5월18일-20일 사흘동안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6th Innovation journalism conference'의 기조 연설을 맡은 이는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의 빈트 서프(Vint Cerf)였다.
그의 기조 연설 주제는 'The future economics and technologies of journalism'이었다.미국 곳곳에서 모인 150여명의 기자들(대부분 신문 기자)이 그에게 물어본 것도 저널리즘의 생존 방식과 혁신의 가능성이었다.인터넷의 아버지에게 신문의 비전을 들어보는 자리같았다.
하지만,그는 조심스러운 것 같았다.특별한 자료 없이 약 30분간 이어진 기조 연설에서 그는 인터넷의 특징과 그것이 언론사(특히 신문)에 주는 함의를 짚었다.기본적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언론사들은 인터넷에 무작정 진출하기 전에 그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그는 인터넷이 many to many media인 동시에 1대 1 소통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라고 역설했다.(그가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그는 상당한 시간을 인터넷의 특성을 말하는데 할애했다.참석자들 대부분이 인터넷의 특성쯤은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혹시 그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고 온라인 뉴스 사업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가 흔히 인터넷을 쌍방향 미디어라고 단순화시켜서 생각할 수 있지만,그는 그 범주를 더욱 세분화했다.1대 1도 되고 다수 대 다수도 되고,다수 대 1도 되고,경우는 수는 계속 생길 수 있다.
인터넷 세계에서 번영하기 위해선 인터넷의 법칙을 따르던가,전혀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야 할 거다.그런 점에서 보면 일방 통행식인 지금의 뉴스 공급 방식(언론사가 독자에게 제공하는)이 인터넷 시대와 맞지 않을 것이란 점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그러면 이를 어떻게 바꿔야 한단 말인가?
그는 애플의 앱스토어 방식을 주의깊게 보라고 충고했다.콘텐츠를 팔아서 수익을 낸다는 기본 전제에는 동의한 듯 보인다.하지만 좀 더 세분화하고,결국은 개인화로 가야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방향성만 나왔을 뿐 무슨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광고 수익의 중요성과 오프라인 신문의 기본인 editing,reporting은 미디어 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언젠가 나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그는 미디어의 다양화 시대에 신뢰가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브랜드가 강조될 것이라는 점을 계속 반복했다.
뉴스라는 형식 자체가 이제 다른 정보 소스와 경쟁하게 됐다는 그의 지적도 설득력이 있었다.뉴스는 이미 많은 다양한 형식의 정보 소스 중 하나가 됐을 뿐이다.즉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뉴스에는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여기서 말하는 뉴스는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기자들이 생산하는 뉴스는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이 생산하는 뉴스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나 유튜브,트위터 등과 경쟁하고 있다.뉴스도 유저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판이다.
뉴스의 수익자가 독자가 아니라 유저 또는프로슈머라면 뉴스 생산과 유통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까.이건 빈트 서프가 대답할 문제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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