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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3 한국의 스타트업-(205)워시온 채주병 대표 2

또 세탁서비스네

솔직히 그런 생각이 강했다. 요즘 세탁앱 서비스가 왜 이렇게 많지? ‘그럴만한 시장이 될까. 그리고 그만한 차별화가 가능할까.’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을 하고 워시온 채주병 대표를 만났다.

채 대표는 백그라운드가 좀 달랐다. 서비스가 지향하는 점도 확실히 다른 회사들과 차이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이런 차이점이 이 사업의 본질적인 영역일까? 그리고 이것이 차별화된 서비스로 나타날 수 있을까. 채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업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것이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워시온 채주병 대표(왼쪽)와 노성산 이사가 세탁물 배달에 나서기 앞서 포즈를 취했다.>

세탁공장장, IT에 도전하다

그는 말이 별로 없었다. 취재원으로서는 취재하기 쉽지 않은 상대다. 불필요한 얘기는 가급적 삼가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세탁업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말투가 강해졌다.

채주병 대표는 다양한 일을 했다고 했다. (그것이 뭔지는 자세히 얘기하질 않았다.) 분명한 것은 그가 5년 전 세탁업에 처음 발을 디뎠다는 것이다. “1년 정도 세탁소에서 일을 배웠어요. 그리고 세탁공장을 4년 정도 직접 운영을 했죠.”

그는 세탁공장을 하면서 별로 일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만큼 일이 힘들었기도 했고, 별로 변화가 없는 분야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마음에 안든다고 그냥 접어버릴 수는 없다. 1년간 일을 배우고 자신이 세탁공장을 차려서 4년간이나 운영했다.

세탁공장을 운영한 지 3년쯤 지났을 때였을까. IT분야의 한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그를 찾아왔다. “세탁 시장이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 친구의 얘기였어요.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죠.”

역시 IT 분야에 있어서인지 그 친구는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알고 있었다. 현재의 세탁 서비스업이 별 경쟁력이 없다는 것, 무엇보다 점점 늘어나는 1인 가구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런 변화에 현 서비스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꿰뚫고 있었다. 바쁜 생활이 이어지고, 예전처럼 가족 중에 누군가 드라이크리닝을 대신 맡겨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빨래나 세탁은 기본적으로 골치아픈 문제다. 며칠 동안 제대로 빨래를 하지 못하다보면 입고 갈 옷이 없다거나 괜히 불필요한 지출을 하는 등 곤란한 상황이 이어진다. 앱을 통해서 서비스를 신청하게 하고 언제든 고객에게 맞춰서 세탁을 해주고 물건을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업의 근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저도 기본적으로는 동의했어요.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었던 거죠. 저는 기본적으로 IT쪽은 전혀 문외한이었으니까요.”

그래도 그가 결국 새로운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 업의 본질이 IT가 아니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그는 세탁서비스의 근본은 IT가 아니라고 봤다. 배달이 본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보다 근본적인, 세탁을 넘어서는 의류에 대한 종합 관리라고 판단했다. 지엽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사람들의 진짜 어려움을 해결해주자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세탁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자!

보통 세탁 서비스들은 배달에 초점을 맞춰요.”

채 대표의 말이다. 그런 것 같다. 일단 현재까지는. “어떤 서비스는 아예 약관에 세탁 품질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장까지 명시를 했더라구요.”

그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탁소를 차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 대표는 그렇게 해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업체는 배달만 한다고 스스로를 규정할 수 있죠. 그걸로 차별화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은 그렇지 않아요. 고객은 토탈 세탁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세탁물을 배달해주는 업체가 어디서 세탁을 하던 신경쓰지 않아요. 그냥 품질 좋고, 가격 싸고, 만족하면 되요. 그런데 이게 배달만 잘 한다고 해결될까요?”

201412월 채 대표는 워시온을 창업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한발 늦게 시작한 셈이다. 그래도 그는 자신이 있다고 한다. “세탁을 좀 편하게 해 주자, 뭐 이런 차원이 아닙니다. 저희는 세탁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그게 워시온의 목표입니다.”

<배달 대기중인 워시온 차량.>

이용 방법은 다른 서비스와 비슷하다. 앱을 다운받고 지역을 선택해 호출을 하면 된다. 사람이 오면 세탁물을 맡기고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 세탁물을 가지고 오는 사람에게 바로 다음 세탁물을 맡길 수도 있다. 가격은 크린토피아와 유사하면서도 일반 동네 세탁소보다 좋은 세탁품질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워시온은 우선 성남 분당 판교 등 수도권 남부권에서 우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용인, 평촌, 서울 송파, 수원, 안양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처음에 서비스 지역명을 듣고 약간 의아했다. ‘강남이 아니고?’

채 대표는 품질을 초기에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기 위해 우선 서울 수도권 남부 지역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워시온은 오토바이가 아니라 자동차로 세탁물을 배달합니다. 오토바이가 위험하기때문이기도 하고, 고객의 소중한 세탁물을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게 좀 그래서요.”

물론 그의 이런 생각은 세탁 공장을 하면서 겪은 체험에서 온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하챦은 세탁물이라도 당사자에겐 내일 입고 나가야할 소중한 옷일 수 있다. 차를 이용해서 배달을 하자니 강남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 주차가 어렵고, 차가 많이 막혀 제때 배달이 어려울 수 있다.

자 그러면 배달은 그렇다치고, 세탁 품질을 어떻게 담보한다는 걸까. 이 문제는 세탁공장을 운영해본 그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해결한다. 다양한 세탁공장과의 네트워크가 있는 채 대표는 업계의 생리도 잘 알고 있다. 품질을 담보할 수 있으면서도 저렴하게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결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워시온은 세탁물 배달이 주목적이 아니다. 채 대표는 옷 보관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세탁물 배달은 출발에 불과한 거죠. 옷에 대한 모든 고민을 덜어줄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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