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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디아 김형철 대표

게임이야기 2010. 10. 26. 09:19 Posted by wonkis

김형철 브리디아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은 아니다. 2006년 웹젠에 합류해 지난해까지 3년 남짓한 기간동안의 경력이 전부다. 그나마도 대표이사나 개발자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던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담당했었다. 그런 그가 게임 회사를, 그것도 개발사를 창업해 게임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있다. 처음으로 창업을 한 데다 전공 분야가 아닌 개발쪽으로 도전하는 그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을까? 양재동 브리디아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회계 전문가에서 CEO로 변신
 사무실에 들어가보니 김 대표는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브리디아가 개발중인 ‘르네상스’라는 FPS(1인칭슈팅게임)이었다. 연말께 비공개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단다.
 그는 첫 인상부터 인터넷분야에서 업력을 쌓은 깔끔한 비즈니스맨을 연상케 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세무사 자격증을 딴 그는 회계법인 KPMG 산동에서 근무를 했다. 잘 나가는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다음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2006년 웹젠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그의 게임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이때부터다.

 그는 웹젠이 잘 나가던 시절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뮤의 대박과 코스닥 상장 신화 등 과거의 숱한 영광을 뒤로 하고 웹젠이 막 몰락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웹젠에 들어왔다. 웹젠이 돈이 부족한 회사는 아니었지만 주식시장에서 여러차례 적대적 인수합병 대상이 되기도 하는 등 풍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CFO로서 고초를 많이 겪고 다른 회사에서 10년간 겪을 일을 단기간에 겪었던 것 같다.

 그는 웹젠에서의 고생을 그대로 묻어버리기가 아까웠는지도 모른다. 고생을 하면서 오히려 게임 산업의 성공 방정식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됐다고 한다. 그가 밝히는 게임 비즈니스의 성공 방정식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3개의 허들을 넘어설 수 있으면 된다는 거였다. 첫째는 게임을 온전히,제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그가 게임업계에서 느낀 것은 의외로 게임을 끝까지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거였다. 두번째는 시장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게임을 만들 줄 알아도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을 적시에 내놓을 수 있는 곳은 또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마지막으로 이 기간을 버틸 자금이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회계전문가다운 결론이다. 이런 확신을 가진 그는 웹젠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게임회사를 차렸다.

◆탄탄한 인적 구성과 풍부한 노하우
 스스로 ‘나는 게임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는 그가 게임 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믿을 만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인물이 웹젠에서 헉슬리를 만들었던 강기종 PD. 두 사람은 웹젠에 함께 있던 시절부터 창업에 대해 의논했고 같이 의기투합해 회사를 차렸다.강 PD는 브리디아에서 부사장을 맡았고 개발을 총괄하게 됐다.

 강 부사장은 개발사로 이미 오랫동안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강 부사장은 자신과 함께 그동안 게임을 개발하던 핵심 인력들을 함께 데리고 왔다. 이른바 강기종 사단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위메이드의 박관호 사장, 그리고 김남주 전 웹젠 대표의 투자도 받았다. 위메이드는 회사 차원에서 투자를 했고 김남주 사장은 개인 자격으로 투자를 했다. 김남주 사장은 투자자에 머물지 않고 브리디아가 개발중인 게임의 개발 고문 역할도 맡았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한다
 웹젠에서의 경험때문일까. 그는 이런 준비를 하고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보였다. 일단 잘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나 크게 욕심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다. 지난 8월에 창업하고 1년 넘게 조용히 게임 개발에만 주력해 왔다.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강기종 부사장의 전문 분야인 FPS와 투자자인 김남주,박관호 사장의 트레이드마크인 MMORPG가 핵심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려는 브리디아는 첫번째 작품으로 FPS를 내놓는다. 프로젝트 다빈치라는 이름으로 시작, 르네상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게임은
기존의 장르에 질린 유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총싸움 게임의 기본 요소는 충실히 갖추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절의 느낌이 나는 배경과 도구를 도입했다. 게임 플레이를 보니 기본적으로 기존 서든어택 등 FPS를 해 본 유저들은 불편함 없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흔적이 강했다.

 한국은 올해 말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하고 내년 2분기쯤 공개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서비스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FPS 외에도 MMORPG 장르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장르 특성상 개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를 위해 위메이드의 투자도 받고 김남주 웹젠 창업자의 기술 고문도 받는다. 브리디아가 궁극적으로 내놓고 싶은 것은 바로 이 MMORPG인 것 같다.

◆순발력있고 창조적인 회사 지향
 브리디아가 추구하는 것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젊은 열정으로 무장한 순발력있는 개발회사다. 김 대표의 이런 의중은 회사 이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브리디아(Bridea)는 BRilliant 와 IDEA가 결합된 명칭이다. 직원들의 공모로 만들어진 이름인데 크리에이티브가 강한 회사를 지향한다.

 김 대표로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첫 회사다. 그는 게임을 개발해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적은 인원으로 틈새를 뚫어 세계로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교육 등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분야에도 도전에 영역을 넓히고 모바일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언뜻 보기엔 소박하지만 당찬 꿈을 갖고 있었다. 한 사람만 잘되는 회사가 구성원 모두가 잘 되는 회사, 게임 전문 개발사로 함께 즐겁고 일하고 싶은 회사가 그것이다. 이는 각오라기보다 콘셉트고 지금도 잘 지켜지는 듯하다. 소수 정예로 회사가 잘 되면 끝까지 갈 수 있고 애사심도 높아진다. 그의 첫 작품을 보면 그의 꿈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까. 첫 작품 '르네상스'는 연말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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