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회사에 개발자로 취직했다가 게임을 극도로 싫어하는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간 사람이 있었다.이분이 당시 부모님께 들었던 핀잔은 이거였다. "아니 남자가 왜 하필이면 게임을 만들어?"
그 뒤로 그 분은 완전히 다른 업종에 종사했고 온라인게임 세계에서도 잘 볼 수 없게 됐다.그런데 몇년이 지나 이 분이 다시 돌아왔다.주변 사람들이 물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에요? 게임 안 한다고 하더니?"
이 분의 대답이 걸작이다.
"아니 저는 별로 안 하려고 했는데..어머니께서 최근 소셜게임을 하시면서 같이 할 사람이 있어야 된다고 저보고도 하라고 하셔서 들어왔어요."
온라인게임이 10년 이상 발전을 지속하면서 그 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이 세계로 끌어들였다.MMORPG는 30,40대 남성,FPS는 20,30대 남성이 주로 하는 등 게임의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게임 효과로 10대에서 30대까지 여성이 게임 세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역할은 그 정도였다.40대 이상 여성이나 게임 자체에 관심이 없는 상당수의 사람들을 유인하기에는 부족했다.클라인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게임 조작 방식을 익혀야 하고 잘 모르는 사람과 어울려서 해야 하는 등 초보자나 여성에겐 너무나 높은 진입 장벽이 있었다.
그 장벽을 소셜게임이 깨고 있는 것일까? 즉 기존 온라인게임도 하지 못했던 게임에 관심없는 사람들의 시장 진입을 소셜게임이 해내고 있는 걸까? 수치상으로는 이에 대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소셜게임 이용자들 중 35%는 소셜게임을 하기 전에 비디오 게임과 같은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즉 소셜게임 이용자 중 35%는 소셜게임이 만들어 낸 완전히 새로운 게임 수요라고 할 수 있다.특히 소셜게임을 하는 여성의 경우 57%가 소셜게임이 처음으로 하는 게임이었다고 응답했다.NPD 측은 “연령이 높을수록 소셜 게임을 통해 새롭게 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람들이 기존 온라인게임보다 소셜게임에서 오히려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비용이 소셜게임은 1인당 연간 약 50달러로 40달러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나 20달러의 비디오게임을 능가하는 액수였다.NPD는 “아는 사람끼리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물이 빈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셜게임의 급격한 성장세나 높은 1인당 구매 비용,신규 유저 창출 등은 과거 닌텐도의 급격한 성장세를 떠올리게 한다.1990년대 중반까지 소니에 밀려 맥을 못추던 닌텐도는 소니와 완전히 다른 전략을 채택,심플한 게임성과 캐릭터,낮은 사양을 앞세워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여성과 중장년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무작정 낙관만 하기는 힘들다.소셜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paying rate(유료 이용 비율)가 온라인게임이나 비디오게임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소셜게임 애니팡,애니사천성 등을 개발한 소셜게임업체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는 "온라인게임이 paying rate가 10% 정도인 데 비해 소셜게임은 2-3%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낮다"며 "1인당 지불 금액은 소셜게임이 높지만 이런 면을 보면 소셜게임은 아직 수익모델이나 다양한 방식의 광고 모델 등을 더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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