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정오. 식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거리엔 온통 차가 뒤엉켜 있다. 유명 식당이 있는 건물 앞이나 골목길에는 진입을 하기도 힘들 정도로 차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슬쩍 끼어들기라도 하려다간 사방에서 삿대질과 경적을 각오해야 한다. 운전을 잘 하는 사람도 이쯤되면 짜증이 날 법.

이때! 어디선가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혼잡한 도로에 서 있는 한 차량으로 간다. 차주에게 차 키를 받아들고 차를 몰고 유유히 사라진다. 차주인 여성은 뒤엉켜있는 다른 차 주인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을 한 눈에 받으며 식당 안으로 표표히 사라진다.

이 여성은 주차대행 서비스 솔버에 연락을 했다. 솔버의 발렛파킹 전문가가 나와서 주차를 고민하는 이 여성 대신 주차를 해 준 것이다.

지금까지 주차난을 겪는 운전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며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지만 이런 서비스는 처음이다! 처음 이 서비스의 개념을 들었을 때 별천지였다. 그래,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발상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한 분야의 고수가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서비스를 만든 김정태 솔버 본부장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으면서 확실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문제의식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안을 만들었다. 일견 듣기에도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한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야말로 기존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의 아이디어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야든 혼신을 다해 그 분야에 매진하고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한국의 스타트업 일백여든세번째 주인공은 주차대행 서비스 솔버의 창업자 김정태 본부장이다.

발렛파킹 13년 경력자의 문제의식

김정태 본부장은 발렛파킹 분야에서 13년을 종사했다. 13! 한때 대리운전 사업을 하기도 했던 그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발렛파킹 분야에 뛰어들었다.

처음에 그는 발렛파킹 일을 잠깐 하는 일로 생각했다고 한다. 계기도 우연히 이뤄졌다. 아는 식당에서 주차를 하려는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 주차를 대신 해주는 일을 하다가 그 모습을 본 주변 식당에서 하나둘씩 요청이 왔다.

이거 사업이 되겠는걸?” 이렇게 생각한 그는 아예 사업자 등록을 하고 발렛파킹 사업을 시작했다. “‘주차대행이라는 사업자로 등록을 한 사람은 아마 제가 처음일걸요? 하하

발렛파킹을 하면서 그는 이 시장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우선 주차시설은 한정돼 있는데 차량이 늘어나면서 발렛파킹을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등 강남에서 사람들이 식당을 잡을 때 뭘 제일 먼저 보는지 아세요? 그 식당에 발렛파킹이 되는지를 확인합니다. 안되면 그 식당에 안가요. 발렛파킹이 되는지 보고 그 다음에 음식의 맛과 식당 분위기를 살펴볼 정도에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식당으로선 무조건 발렛파킹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식당은 발렛파킹 업체와 계약을 맺고 업체는 식당에 직원을 파견한다. 일반 고객들이 식당 등에 갔을 때 마주치는 발렛파킹 해주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들이다. 1명을 쓰는데 매달 3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고객이 많아지면 사람이 더 필요하다. 3명만 파견을 받아도 1000만원에 육박한다. 그런데 고객이 항상 많은 것은 아닐 터. 분명히 식사시간, 밤 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고객이 몰릴 때는 주차대행해주시는 분들을 여러명 고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1명만 고용하고 이렇게 하면 좋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발렛파킹 용역업체들이 그렇게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질 않아요.”

비용이 부담이 되다보니 대부분의 발렛파킹 운영 매장에서 비용의 일부를 고객에게 받고 있다. 발렛파킹을 하면 1000, 2000원을 내는 게 이런 경우다. 서비스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 것도 그가 발견한 문제점. 용역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게 운영되다보니 친절한 발렛파킹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왜 고객이 주차창을 찾아 헤매야 하는가!

2012년부터 김정태 본부장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발렛파킹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어도 비용부담 때문에 못하는 음식점, 매장들이 많아요. 그런 집 중에는 정말 맛집도 많고, 발렛파킹을 제외하면 다른 서비스가 훌륭한 곳도 많죠. 그런 곳이 발렛파킹이 된다면 고객도 좋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도 득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가 볼 때 문제 해결은 간단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편한 것이 무엇일까. 식당을 갈 때 발렛파킹이 되는지 미리 알아보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고, 어딜 가든 편하게 주차를 맡기고 들어가는 방법. 그 고객이 있는 곳에 주차를 대신 해주는 사람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주차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더라구요. 그런데 그건 고객에게 수고를 전가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고객에게 식당 근처 주차할 건물을 찾아준들 결국은 그 고객이 그 건물을 찾아서 가야하는 거거든요. 고객으로서는 주차장을 찾아야 하고, 차를 대고 나와서 다시 걸어서 자신의 본래 목적지(식당이든, 백화점이든)로 가야하는 거죠. 주차 공간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구요.”

왜 고객이 주차장을 찾아 헤매야하는가!’ 이게 그의 서비스 정신이다. “주차는 전문가에게 맡기시면 되요.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주차 때문에 망치거나 주차 때문에 만남의 시간이 줄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2012년부터 이런 생각을 했지만 구체화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일단 앱 개발이 쉽지 않았다. 제가 워낙 이런 분야에 전혀 아무런 감이 없어서요, 처음엔 외주를 맡겼죠. 그래서 앱이 나왔지만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두 번을 엎었어요. 결국 지금의 창업팀을 꾸리고 나서야 앱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만들어야되더라구요.”

회사명, 서비스명은 솔버(Solver)로 정했다.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뜻. 솔버를 실행하고 마치 우버를 쓰듯 내가 가는 매장 위치를 클릭한 뒤 서비스를 요청하면 끝이다. 그러면 해당 장소에 주차대행자, ‘솔버맨이 달려온다. 키를 맡기고 그냥 가면 된다. 나올 때 다시 솔버맨을 부르면 차를 몰고와 갖다 준다.

앱을 만들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차대행을 할 만한 선수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의 경력으로 이 부분은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창업멤버도 구성됐다. IT 분야 경영 경험이 있는 길아성씨가 대표이사를 맡았고, 소셜커머스 플랫폼 등을 개발한 경력이 있는 이정욱씨가 CTO(최고기술책임자), 영업 및 운영은 오경석 COO가 맡았다. 김정태 본부장은 주차대행 현장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주차가 끝이 아니다

초기엔 서비스 안착을 위해서 강남 일대를 서비스 지역으로 정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강남에만 국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단다. 그가 추산하기에 서울 시내 주차 대행 서비스 시장만 1조원. 강남에만 매일 200만대의 차량이 출입한다. 서울 시내 뿐 아니라 에버랜드, 종합운동장(야구장) 등 차량과 인파가 몰리는 곳은 어디든 서비스 대상지다.

솔버는 편리하기만 한 게 아니다. 차를 맡기면 1시간 기본 이용료가 5000. 2시간이면 8000원이다. 1시간 이후로는 10분에 500원이니까 강남에서는 그냥 기본 주차장 이용 금액 정도밖에 안된다.

주차를 대신해주는 것이 끝이 아니다. 바쁜 고객은 차를 맡기면서 다른 일도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진오일을 간다던가, 차량 정기점검을 한다던가, 세차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비만 부담하면 끝.

카드사나 커피매장과 제휴를 해 포인트, 할인쿠폰 등을 발급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 하러 이동하려는 사람이 많다. 솔버를 이용하면 차는 그대로 두고 할인쿠폰을 받아 저렴하게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서비스 신뢰를 위해 솔버는 고객이 솔버맨을 부르면 주차대행을 해주는 사람의 이력과 사진을 띄워준다. 얼굴 확인을 하라는 뜻이다. 차량을 받으면 계기판, 미터기, 기름 게이지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준다. 차량에 흠이 있는지 없는지 등도 미리 알려줘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한다.

등록 승용차 수가 2000만 대를 넘겼다고 하고, 차가 너무 많다고들 하죠. 하지만 그래도 주차 공간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걸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주차 걱정은 하지 마시길.”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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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장이나 산업에 굉장한 불합리성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 분야를 바꿀 경험이나 노하우, 또는 아이디어가 자신에게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물론 여기까지 도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런 단계에 왔다면 그 다음은 용기와 결단력의 문제다. 그리고 실행력과 행운이 따라줘야 할 것이다.

파킹스퀘어의 김태성 대표는 창업을 목적으로 달려온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적성을 찾다 알수 없는 운명의 힘에 이끌리듯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그래도 일을 하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방법을 고민했기에 누구 못지 않게 창업 동기가 강력하다. 그가 생각한 주차혁신은 어떻게 현실화될까.

◆창업을 위한 배움들

세종대 호텔경영학과 00학번인 김태성 대표는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12월 한화개발에 입사했다. 여기서 3년반 동안 근무한 그가 종사한 분야는 부동산 관련 업무. 호텔과 리조트를 신규개발하는 한편, 프라자호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건설, 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일하던 그가 주차장과 직접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것은 2010년 윌슨파킹이라는 외국계 업체에 근무하면서부터다. 윌슨파킹은 주차장 운영 및 개발 전문업체. 주차장 개발, 운영, 관리,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다. 그는 여기서 주차장 운영 및 개발 팀장을 맡았다. 

 “전국 주요 건물의 주차장에 대해 알아보면서 주차장이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현금이 정말 많이 오가는게 주차장이더군요. ”

 생각해보면 낯선 곳을 방문했을때, 특히 대형 빌딩에 주차를 했을 때 현금으로 주차비를 계산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건물 주차장에 매일 얼마만큼의 현금이 오고갈지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규모가 꽤 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300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건물의 경우 월 주차장 수입만 약 6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건물들이 무수히 많으니 주차장 관리를 하는 게 돈이 될 것은 당연한 이치. 김 대표가 몸 담았던 윌슨파킹이나 GS파크24와 같은 회사들은 이런 대형 빌딩들과 계약을 맺고 주차장 관리를 대행해준다. 예를 들어 1년에 5억원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고 주차장 운영과 수입을 관리하는 것이다. 1년치 계약을 5억원에 했는데 5억원 이상 수입이 들어오면 그 차액만큼은 고스란히 수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 

 수입을 많이 내려면, 주차장의 모든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남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가장 적절한 가격에 주차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차장 관리업체들의 서비스 실태를 보면서 김태성 대표의 머리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파킹스퀘어 창업멤버들. 일부 멤버들은 외부에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태성 대표>

◆두 차례에 걸친 시행착오

그에게 떠오른 것은 주차장 관리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는 것. 주차장 관리업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주차장의 빈 공간을 찾는 수요와 이에 맞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 간에 괴리가 심하기 때문이었다. 즉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한쪽에서는 주차장이 텅텅 비어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주차장이 계속 이렇게 비효율적인 상태로 남아있진 않을 것이다. 언젠가 주차장은 반드시 바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바뀐다면, 그 바꾸는 일을 자신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왜? 뭘 바꾸면 되는지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알고, 아이디어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차장의 남는 공간 판매, 즉 수요와 공급을 맞춰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주차정보 제공방법 및 장치에 관한 특허’를 신청했다. 올 2월이었다. 이는 모바일주차 솔루션을 마케팅하는 것에 대한 특허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처음에 생각한 방법은 심플했다. 우선 앱의 컨셉트는 이렇다. 앱을 실행하면 지도가 뜬다. 지도에는 위치를 기반으로 주차 가능 건물 목록이 나온다. 물론 주차 가능 대수와 가격 등의 상세 정보도 제공된다. 나에게 맞는 건물을 택해 결제를 하면 된다. 결제는 물론 신용카드로 한다. 

 자, 이걸 기술적으로 구현하면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처음 뜻을 함께했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주차장을 공유경제 개념으로 봤다. 별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김태성 대표는 주차장은 결코 공유경제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주차장은 상용 자산을 사서 세일즈를 하는 것이지 공유경제의 개념을 도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결국 서비스의 개념을 놓고 올 2월까지 옥신각신하다 팀이 깨졌다.

 시련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우수한 기술개발진을 구하기 위해 여러 커뮤니티나 지인 등을 통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다 주차장에 관심을 갖는 앱 개발팀을 알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여기에 지분을 나눠 갖는 문제 갖고 잡음이 생겨 결국 5월에 개발자들이 사라지는 사태가 왔다. 그 사이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마음은 초조해졌다.

 김 대표는 창업자가 엔지니어가 아닌 경우 겪을 수 있는 전형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신뢰할 수 있는 동업자이자 기술력이 있는 CTO감을 찾는 것.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렬한 시행착오를 경험한 셈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온전히 목적의식만 갖고 일을 하는게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는 사람을 통해 함께 일한 사람을 찾아보기로 생각을 바꿨죠.” 생각을 바꾸고 다른 관점으로 주위를 보면 답이 보일 때가 있다. 다행히 학교 동기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공학 박사 과정에 있었던 이준혁 CTO를 만나게 됐다. 뜻이 맞는 CTO가 들어오고 난 뒤 개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IT기술로 주차를 혁신한다

김태성 대표를 만났을 때 그가 제일 처음에 한 말은 ‘IT기술로 주차를 혁신하겠다’는 것. 어떻게 하겠다는 뜻일까.

 “세 단계로 주차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우선 편리한 앱을 만들어 사용자들의 경험을 바꿀 겁니다. 소프트웨어로 혁신을 하는 거죠. 두 번째는 기계 분야의 혁신입니다. 이는 지금의 비효율적인 주차 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이 될 겁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주차장의 낡은 기계들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주차 정보화 사업이 있습니다. 주차에 대한 빅 데이터를 수집, 전국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누구나 편리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에 대한 고민을 끝내는 그런 정보화 단계까지 나갈 생각입니다.”

 상당히 거창해 보이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어찌됐든 이런 단계적인 포부와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그는 나름대로 단계별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건물의 주차 공간에 차량 디텐터를 설치, 정확한 자리 예약 뿐 아니라 주차장과 관련된 각종 통계를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똑똑한 주차습관’이라는 부제가 붙은 앱, 파크히어(Park Here)는 8월에 나왔다. 비공개시범서비스(베타서비스)가 시작됐고 9월 27일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차공간이 남는 건물의 주차 관리 업체나 건물주, 주차관리자 등은 정보를 올려놓고, 사용자들이 앱에 접속해 자신이 방문할 지역 근처 건물의 주차장 빈 공간을 찾는 방식. 

 나중에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수요와 공급이 모두 많아지겠지만 처음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는 지역에서 좀 떨어진 건물 주차 공간 정보밖에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이 그 곳에 주차를 하려고 할까? 

 좋은 가격에 예약가능 시스템을 적용하면 조금 더 걷더라도 파크히어를 사용할 거란 게 김태성 대표의 생각. “통상 사람들이 주차하고 걸어가는 최대 거리는 300m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서비스 출시에 앞서 홍대에서 이벤트를 하면서 실험을 했는데 좋은 가격에 예측가능성한 서비스가 제공되면 최대 1㎞까지도 걸을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직 해결할 문제들은 많이 남아있다. 오프라인의 주차장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것은 맞지만, 이것이 온라인화로 인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까. 디지털화로 인해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 배워야 하면서 진입장벽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이것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대비 새롭게 창출되는 가치가 얼마나 의미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또 디지털화했을 때 정작 주차장 관리인들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좌우된다면 사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태성 대표 역시 이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 “어쩌면 주차 서비스는 각 건물 주차장에 있는 관리인이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대우부터 교육과 사후관리까지 많은 과제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제가 이 일에 가장 맞는 사람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호텔비즈니스와 주차장 영업 및 기획, 부동산개발까지 해 봤으니까요. 주차장은 꼭 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건물주들은 입주사나 주차 손님들의 불만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이런 마음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주차를 혁신하는 기본은 갖추고 있는 셈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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