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와보니 국내 주요 포털 3사의 대표가 모두 바뀌어 있었다.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분들을 만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됐다."한국 포털도 이제 3세대로 접어들었구나."
NHN,다음커뮤니케이션,SK커뮤니케이션즈 모두 창업자들이 2004년을 전후로 해 일선에서 물러나고 최근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지난 해 하반기에서 올 상반기에 걸쳐 수장들이 바뀜으로 인해 전문경영인도 벌써 2기로 접어든 것이다.
3세대로 접어든 포털의 CEO들은 엔지니어링 기반 일색이었던 1세대나 기자출신들로 특징되는 2세대와 달리 저마다 독특한 컬러로 각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각 CEO들의 면면과 경력,특징이 그 회사의 가장 주요한 사업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우선 NHN의 3세대 대표이사인 김상헌 사장은 법률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선후 관계가 어쨋든,김 대표의 취임은 최근 미디어법을 비롯해 저작권법 분쟁 등 다양한 법적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NHN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다.대표이사가 반드시 법률 전문가일 필요는 없겠지만,국내의 복잡한 법적 이슈를 처리하고 조직을 추스리면서 회사가 나갈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면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큰 조직을 겪어봤고 법률 문제에 정통한 그가 적임자임은 분명해 보인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고 차분한 성격에 첫 만남에서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내부적으로는 인화를 중시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소문나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신임 최세훈 대표는 역대 다음 대표들과는 리더쉽의 유형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창업자인 이재웅 전 대표나 석종훈 전 대표가 모두 카리스마형 지도자라면 최 대표는 보다 실용적인 리더십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두 전임 대표가 '전진!'을 외치는 스타일로 공격적인 경영 방침을 구사하는데 비해 그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여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을 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주로 미디어 관련 분야를 전공했거나 경력을 쌓은 전임 대표들에 비해 최 대표는 미국 명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전형적인 금융/회계 통 인물이다.그가 맡은 역할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대표이사 시절부터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후발 주자로 고전하던 회사를 안정적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그의 등장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다음이 미디어화에 올인했던 과거의 흐름에서 조금 벗어나 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형철 SK컴즈 대표는 SK그룹 내의 IT 부문을 차근차근 거친 엔치니어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지만 MI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경영 분야에 대한 학업도 착실히 했다.작년 하반기 SK컴즈 대표 이사로 온 이후 SK컴즈는 검색 강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올들어 뉴스 부문에서 네이버를 따라잡았고 올초 있었던 사이트 통합을 계기로 만년 3등 자리를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확실히 하고 있다.
검색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이해하고,다음을 넘어서 2위로 올라서겠다는 깃발을 들고 나선다는 점에선 앞선 두 대표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그가 부임한 뒤로 SK컴즈의 내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대내외적인 평가도 나온다.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그가 핵심 사업으로 검색을 강조하면서 포털의 판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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