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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8 한국의 스타트업-(193)콘크릿(Conkrit) 권원일 대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라는 공공기관이 있다. 이름처럼 어떤 기술이나 제품이 기준에 맞는지, 제대로 작동을 하는지를 테스트하고 검증해서 인증을 해 주는 기관이다. 제품이 오류없이 작동하고 기대했던 대로의 품질을 내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제품 자체를 잘 만드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할 것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이런 기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작업은 공공기관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민간 차원에서도 비슷한 검증은 필요하고 이를 해 줄 곳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별 재미는 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주 필수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테스트(Test) 분야의 사업 기회에 일찌감치 눈을 뜨고 창업에 나선 권원일 대표가 한국의 스타트업 193회 주인공이다. 게다가 그는 벌써 두 번째 창업에 나선 연쇄창업가다.

SW 테스트 전도사

사실 테스트 분야에서 창업을 한 사람이 권원일 대표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아마 맨 처음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가장 빨리 깨달은 사람 중의 하나였다.

1993년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권원일 대표는 현지 유학으로 전환하고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에서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게 된다. 1997년이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진학한 그는 IT Management 분야에서 석사를 딴다.

석사학위를 마치고 그가 들어간 직장이 한국 정보통신기술 연구의 산실이라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에서 그가 처음 맡아서 하게 된 일이 바로 테스트였다. 왜 그런지 그는 테스트에서 어떤 운명적인 것을 느낀 것 같다. 테스트의 중요성, 테스트의 미래에 대해 하도 설파하고 다녀서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도사로 불렸다고 한다.

사람이 한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공부도 더 하고 싶고, 그 분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듣고 싶고, 뜻이 맞는 사라들끼리 모여서 토론도 하고 싶고, 그런 거다. 권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시험 분야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낀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이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 커뮤니티를 하나 만들었다. 이름 하여 스텐(STEN). Software Testing Engineer Network의 약자다. 만들자마자 수백명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자신이 관심이 있어서 커뮤니티를 만들었지만 이로 인해 그의 인생도 바뀌는 결과가 온 것 같다.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계속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면서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지식이 넓어지면서 여기서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는 2002STA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테스팅 분야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다. 소프트웨어테스팅 컨설팅과 교육, 테스트 아웃소싱 및 실행서비스, 테스트 자동화 서비스, 테스트 관리 솔루션을 제공했다. B2B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급격하게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테스팅 컨설팅 분야와 교육 분야에선 업계 1등 회사가 됐다.

회사는 순항했지만 권 대표에겐 뭔가 갈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시장의 변화에 따른 변화와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새로운 실험을 하기 위해선 컨설팅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STA컨설팅이라는 조직은 적합지 않았다.

글로벌 크라우드테스팅 플랫폼 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확산, IoT의 발달 등 환경이 변화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었다. 앱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직접 접하는 소프트웨어가 늘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시장이 확대되는 것에 따라 당연히 소프트웨어 출시에 앞서 완성도를 테스트하려는 수요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시장의 테스트는 기존 테스팅 관련 조직이나 인력풀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테스팅이 필요한 경우 상당한 테스팅 인력이 있어야하는데, 이를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수시로 테스팅이 필요한 경우도 늘고 있는데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테스트를 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면 그때마다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구조. 콘크릿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이유다.

콘크릿은 크라우드 방식의 테스팅을 제공한다. 10년 넘게 운영해온 커뮤니티를 통해서 충분한 인력도 갖춰 놓고 있는 상태. STEN을 통해 확보된 전문 테스터만 해도 26000여명에 달한다. 본래 STEN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엔지니어거나 테스팅에 관심이 많거나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국내 최고의 전문인력들을 최대로 확보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방식은 어렵지 않다. 잠재적인 고객이 앱이나 서비스, 홈페이지 등을 개발하면서 테스트 대상 서비스와 기간, 인력 등을 명시해 요청하면 크라우드 방식으로 테스터를 모집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쇼핑몰 서비스가 각 항목의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여성들의 수요나 필요에 맞게 서비스가 운영되는지 등을 알아보고 싶다면 이런 테스트를 할 수도 있다. 물론 10년 넘게 테스팅 관련 컨설팅을 해 온 노하우를 살려 테스팅 방법 자체에 대한 대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권 대표는 이렇게 하면 우선 테스팅 비용이 절감된다고 했다.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적의 인력을 쓰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더 큰 장점은 글로벌 테스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유럽 지역에 진출하려는 서비스가 유럽 지역의 테스터들을 대상으로 테스팅이 가능하다는 것.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콘크릿 공동 창업자로 합류한 스튜어트 리드(Stuart Reid) 박사 덕분. 글로벌 소프트웨어 테스트 컨설턴트인 리드는 국제 소프트웨어 테스팅 자격시험인 ISTQB의 초대 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해당 분야에서 3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콘크릿의 공동 창업자이자 CTO(최고기술책임자)로 함께 일하고 있다. 그의 다년간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로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테스팅 플랫폼을 꿈꿀 수 있게 됐다는 것.

세계 시장을 무대로 앱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라면 반드시 테스팅이 필요할 겁니다. 해외의 네트워크 상황이나 한국과 분명히 다를 낯선 환경에서 이게 제대로 돌아갈지 당연히 검증해야 하거든요.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회사가 콘크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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