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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2 한국의 스타트업-(38)와플스토어 조지훈 대표 6

벌써 2년 전이다.2009년 막 소셜게임이라는 분야에 대해 듣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몇몇 분들과 이런 얘기를 했었다.“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완벽하게 믹스된 그런 게임이 국내에서도 나올텐데.누가 먼저 해서 치고 나가면 분명히 시장이 있는 분야인데.”

 그때 나눴던 이야기들을 조합해 보면 대략 이런 것 같다.‘현실 세계에서 한 행위들이 가상 세계(게임 또는 SNS)에 흔적으로 남고 그런 행위들이 쌓이면 보상을 받는다.가상세계에서 어떤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현실에서 미션을 수행할 수도 있다.거꾸로 가상 세계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면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어떤 이익을 얻는다’

 미국에서는 이미 몇몇 벤처에서 실험적으로 하고 있던 일종의 게임 서비스로 구현되기도 했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찾아볼 수가 없었다.와플스토어는 2년 전에 한참 이야기했었던 그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한 회사였다.한 스타트업 모임에서 조지훈 대표의 발표를 듣는 순간 그때의 대화들이 떠올랐다.그가 설명한 내용들은 그 당시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바로 그거였다.

◆We bake dreams
 조지훈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와플스토어는 이름만 들어선 IT 업체 같지가 않다.정말 와플회사같다! 게다가 이 회사를 방문하면 실제로 와플도 구워준다고 한다.이 사실을 몰라도 와플스토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달콤한 와플 향이 나는 아기자기한 와플 가게가 떠오른다.

 조 대표가 와플스토어라는 이름을 짓게 된 것은 포도트리의 작명과 비슷하다.두 음절로 된 심플한 단어로 회사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작정했는데 마땅한 이름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와플이었다.기왕이면 나중에 성공하고 나면 본사 1층에 와플가게도 열자고 회사명을 와플스토어라고 지었다.

 와플스토어의 모토는 ‘꿈을 굽는 가게’다.영어로는 ‘We bake dreams’ 라고 만들었다.벤처 기업으로서 사장을 포함해 구성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려는 의도로는 아주 그럴듯한 이름을 지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아이템은 걱정 없다
 조 대표는 프리챌에서 병역특례를 마친 후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5월까지 NHN에서 근무를 했다.한양대 핵공학과 출신(이 분야 벤처기업인으로서는 전공이 특이하다)인 조 대표는 권미영,이충휘 두 사람과 함께 지난해 4월 회사를 설립했다.

 특이한 점은 조 대표가 처음 창업을 할 때 창업 아이템을 못박지 않았다는 점이다.그는 ‘사람을 얻기가 힘들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일은 되기 마련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이런 면에서는 아블라컴퍼니의 노정석 대표와 비슷한 사고방식이다.

 오픈마루 시절 조 대표는 현재 플라이팬의 대표인 정지웅 사장,그리고 권미영님과 스터디 모임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이후 조 대표가 먼저 NHN으로 옮겼고 권미영님도 곧이어 NHN으로 합류했다.디자이너인 이충휘님과는 프리챌 병특 시절에 만난 게 인연이 됐다.이 분의 실력을 보고 조 대표는 ‘나중에 창업하면 꼭 이분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NHN에 있던 2009년 가을,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우선 회사가 재미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고,좋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졌다고 한다.그래서 이충휘님에게 연락을 했다.다짜고짜 창업을 같이 하자고 했다.곧장 OK 답변이 돌아왔다.바로 권미영님에게 연락했다.“좋은 디자이너 한명 확보했는데 같이 창업하실래요?” 권미영 님도 좋다고 했다.그 때까지 권미영,이충휘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세 사람은 창업을 위한 첫 모임을 가졌다.그게 2009년 10월17일이었다.그때부터 세 사람은 매주 모여 스터디를 하면서 창업 준비를 했다.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아직 아이템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조지훈 대표가 와플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휴대폰으로 촬영해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양해해 주십시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짧은 방황
 좋은 사람이 아이템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지금도 확고부동한 것 같다.하지만 창업 초기에는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고생을 좀 했다.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와플빙고라는 대전게임을 만들기도 했고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기도 했다.

 첫 석달은 여러 시도를 하면서 후딱 지나갔다.회사를 세우고 몇달 지나면서 조 대표는 자신이 가장 해보고 싶은 분야에 대한 윤곽을 잡았다.Crowd Sourced service가 그거였다.쉽게 말하면 ‘소셜’한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도 말 할 수 있지만 좀 더 상호 작용이 많고 가상과 현실이 결합된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그가 항상 관심을 가졌던 것은 가상과 현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모두에서 즐거움과 편익이 증대하는 거였다.

 처음엔 Yocruit(요크루트)라는 일종의 소셜 채용 서비스를 내놓았다.쉽게 말해 SNS를 기반으로 채용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그게 작년 8월 15일이었다.그런데 이 시기에 와플스토어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난다.그때까지 창업멤버 3명이서 꾸려가던 이 회사는 안팎으로 인수 제의나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하게 된다.결국은 다 무산되거나 안하기로 최종 결정하긴 했지만 요크루트가 수익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동시에 알게 되면서 방황이 시작됐다고 한다.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내가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런칭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도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했고,주변에서 외주를 통해 돈을 잘 버는 사례를 보면서 외주를 해서 돈을 벌어가면서 사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기 시작했습니다.나는 서울대도 아니고 KASIT를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것 때문에 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지,우리가 그래서 더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했었죠.”

 그가 외주를 받아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 마음 가짐을 다시 되새겼기 때문이다.“돈을 버는 게 우선이라면 아마 빨리 외주를 받아서 수익창출을 하는게 우선이었겠죠.하지만 돈부터 벌겠다는 것이 처음 사업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편안하게 돈을 벌려면 NHN에 그냥 있는게 훨씬 나은 선택이었겠죠.함께 창업하신 분들도 그런 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위치기반 소셜 게임 ‘플레이스탭’ 출시
 두달여간의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10월부터 ‘플레이스탭(PLACETAB)’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다.위치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면서 퀘스트 기능이 들어가 가상과 현실을 잇는 게임 요소가 강한,그가 하고 싶었지만 명확히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분야가 구체화된 것이다.

 와플스토어는 플레이스탭을 향후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할수 있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었다.QuestAPI는 와플스토어의 게임화 플랫폼으로서 소셜커머스나 SNS,광고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게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이폰앱으로 지난달 출시된 플레이스탭은 실행하면 위치 기반의 퀘스트 목록이 제시된다.그 중 하나를 선택해 이를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실행하면 된다.예를 들어 명동 맛집 탐험이나 제주 올레길 여행 등 다양한 퀘스트가 가능하다.올레길 여행 퀘스트를 선택하고 퀘스트가 요구하는 것들,이릍테면 길을 실제로 가보고 사진을 올리거나 주변 음식점을 찾아가서 Check-in을 한다거나 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이 포인트를 잘 적립하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와플스토어는 이런 사업을 기업들은 물론 지자체들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퀘스트를 마련하고 있다.업체들 뿐 아니라 음식점,지자체 등도 이를 통해 자신의 매장,회사를 홍보하거나 알리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와플스토어 입장에서는 이런 제휴를 통해 누적되는 포인트가 자신들의 수익 모델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일상생활의 게임화, 그리고 그런 게임화로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그것이 와플스토어가 추구하는 방향이다.현재는 아이폰 용으로만 나와 있지만 다음 달 중 웹 버전과 안드로이드용으로도 출시된다.플랫폼을 지향하기 때문에 웹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플레이스탭의 서비스를 경험해보면 아주 절제가 됐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는다.극도의 퀄러티를 추구하는 조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좀 늦어지더라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높여서 출시하는 것이 와플스토어의 스타일입니다.하지만 타이밍을 무시할 수는 없죠.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밤을 새는 일이 많네요.타이밍에서도 늦어지지 않게 속도를 좀 높이고 있습니다”

 와플스토어가 추구하는 것은 소셜게임,SNS,소셜커머스 등 소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게임화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이 모두를 담아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와플스토어가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받는 이유이기도 하다.앞으로 관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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