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10.31 한국의 스타트업-(207)홈클 전주훈 대표 1
  2. 2015.10.27 한국의 스타트업-(206)코자자 조산구 대표

서울에서만, 하루에 (공식적으로) 7만여 건의 가사도우미 구인계약이 체결된다고 한다. 계약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냥 하루 가사도우미를 쓰는 것이다. 그런데 비공식적으로, 즉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사도우미 구인은 이의 몇 배가 되는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니, 오늘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가사도우미를 찾고 있을 것이다.

영세한 용역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는 전혀 없다. 전국으로 따지면 분명 수조원대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겠지만, 수천 수만개의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지역별로 파편화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시장의 강자가 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마진도 박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홈클 창업자 전주훈 대표는 이런 시장에 뛰어들어 IT를 활용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가사도우미 시장에서 무엇을 본 걸까. 그리고 어딜 바라보고 있는 걸까.

사업이 너무 하고 싶었던 청년

전주훈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02학번이다. 그런데 졸업을 한 뒤 종합상사 세 군데에만 지원서를 냈다. 특이하다.

전공이 적성에 안 맞았어요. 저는 계속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학교에 가고 나서 그 생각이 더 굳어졌죠. 다만 부모님이 바로 사업을 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셨어요. 사회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하신거죠.”
전공 수업 성적은 나빴지만 틈만 나면 가서 들었던 경영학과 수업은 성적이 좋았다. 결국 졸업하고 대우인터내셔널에 취직했다. 그런데 여길 가서 그의 특이한(?) 전공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맡게 된다.

제 전공이 미생물학과라고 하니 부장께서 곡물 트레이딩을 하면 딱 되겠네 이러면서 그쪽 분야로 보내셨어요. 그래서 내심 쌀 이런 거를 거래하는 곳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웬걸. 고기(육류)를 트레이딩하는 그런 곳으로 간 거에요.”

고기를 트레이딩한다. 육류를 거래하는 곳인가?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런 것이 아니라 육류업자들이 갖고 있는 고기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업무였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사실 처음 들어봤다. “그때는 마장동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어요. 고기 업자분들이 그쪽에 모여 계시거든요.”

하여간 일은 제대로 배운 것 같다. 심지어 식육 관련 학교도 다녔단다. 거기서 도축업자들의 고기 칼질법도 배웠다. 수많은 식당과 사업자들에게 고기를 공급하면서 여러 사람도 알게 됐다. 그러다 어느날 아예 식당을 한번 운영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마침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동기가 있어서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나와 레스토랑을 경영하게 된다. 그가 대우인터내셔널에 들어간 지 2년도 안된 시점이었다.

저는 정말 사업이 하고 싶었어요. 아마 그런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결국 사업의 길로 뛰어든 것 같아요. 은행에서 처음에 7000만원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간도 컸죠? 하하. 그런데 6개월도 안되서 벌어서 다 갚았어요. 그만큼 장사가 잘 됐죠. 그리고나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역시 내가 사업을 잘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죠.”

그는 은행에서 대출을 더 많이 받았다. 다른 레스토랑을 또 하나 오픈했다. 그런데 이번엔 쫄딱 망했다. 사업은 잘 됐는데 소스를 만들어서 판매하려고 일을 벌인 것이 패착이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잘 되고 있던 레스토랑마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일을 모두 접어야 했다.

<논현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홈클 전주훈 대표. 뒤에 청소를 안하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는 글이 쓰여진 포스터가 붙어있다.>

에어비앤비에서 찾은 기회

레스토랑을 시작하고 불과 2년여만에 너무 엄청난 일들을 겪은 그는 사업을 모두 그만두고 훌쩍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2013년 한해는 그냥 놀았어요. 힘들기도 했고, 좀 쉬고 싶었죠.”

그는 우연히 모 자동차회사의 이벤트에 응모를 했다가 덜컥 유럽투어에 당첨이 됐다. 이탈리아에 910일짜리 일주 여행을 가게 된다. 그리고 유럽 여행지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제가 레스토랑 사업을 하다가 다 망해서 여행이나 왔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다음엔 호텔이나 리조트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하는 일에 투자를 하시겠다고 하더라구요

포부는 당찼지만, 호텔이나 객실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게 흠. 사업을 정리하면서 남은 돈을 다 끌어모아 오피스텔을 임대하는 일을 했다. 그냥 임대를 하면 객실업무를 배울 수가 없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에 Host로 등록을 했다. 여기서 완전히 다른 사업 아이템이 생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만.

에어비앤비에 호스트 등록을 하고 관광객을 받았어요. 객실업무를 해보려고 시작한 일이니까 청소를 직접 해 봤어요. 어휴. 그런데 청소가 정말 너무 힘들더군요.”

그는 다른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에게도 물어봤다. 다들 공통점이 청소가 너무 힘들다는 거였다. 그럼 그 청소를 대신 해주는 사업을 하면 잘 되지 않을까. 여행지에서 만난 그 투자자도 전 대표의 이런 얘기를 듣고 기꺼이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201410월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을 대상으로 청소 업무를 따내 사업을 시작했다. 비공식적으로 홈클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되려면 객실에 가서 청소를 해 주실 수 있는 분, 가사도우미를 섭외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이 수급과 서비스 품질이 잘 나와야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빨리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확실히 기존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는 게 편하다. 하지만 그는 그 방법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그 판단은 맞다.

그런데 일용 노동을 공급하는 가사도우미 분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분들을 관리하는 게 그에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찌 해야 할지를 몰랐다. , ‘가사도우미 관리 노하우가 그에겐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잠깐만 생각해봐도, 보통 일이 아닐 듯 싶었다. 사업이 제대로 되려면 균질한 청소 상태 유지가 절대적이었다. 고객의 욕구를 만족할 만한 수준의 청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려면 가사도우미들에 대한 교육과 수급 관리가 필수적. 교육과 훈련을 반복하고, 이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 주면서도 고객이 만족하는지를 끊임없이 체크하면서 서비스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이건 정말 전문가의 영역이 아닐까.

악전고투하던 그의 고민이 풀린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인터파크홈스토리 창업 초기 멤버인 인력관리 전문가가 전격적으로 올 8월말에 홈클에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에어비앤비 클리닝 업무를 주로 하던 홈클은 서비스 영역을 일반 가정집을 대상으로 한 가사도우미 시장으로 확대하게 된다. 진짜 큰 시장에 들어온 것이다.

Hospitality가 천직

홈클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가사도우미를 제공한다. 베이비시터 등 다른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 품질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만 일단 한다. 집 평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15평 이하는 45000원이고 이후 점점 가격이 오른다.

홈클은 직접 50여명의 가사도우미들과 계약을 체결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이들이 고객의 주문에 따라 서울 전역을 커버한다. 고객 수가 늘면서 당연히 가사도우미 숫자도 늘리고 서비스 영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홈클 매니저(가사도우미)는 기본적으로 설거지, 싱크대 청소, 세탁, 욕실관리, 바닥청소, 먼지제거, 쓰레기 배출 등 청소의 기본 프로세스를 충실히 따른다. 여기에 집중 청소를 요청하면 침구 및 커튼 세탁, 냉장고 청소, 창틀 및 베란다 물청소, 옷 정리정돈 등도 같이 하게 된다.

진짜 중요한 점은 홈클이 일을 해 나가는 방식이다. 전주훈 대표는 소비자들이 기존 가사도우미를 쓰면서 가장 불편해하는 점이 뭔지를 알아봤더니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방을 깨끗하게 청소해줬으면 좋겠는데 거실만 청소하고 갔다던가,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장소는 치워놓고, 정작 치웠으면 하는 곳은 안 치울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가사도우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상호간에 소통이 잘 안되서 생신 문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홈클은 홈클리모컨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기록으로 남겨놓을 수 있게 하고 홈클 매니저는 어떤 일을 요청 대로 처리했다는 피드백을 남긴다. 만약 고객이 이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매니저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우면 회사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채널도 만들었다.

홈클은 이런 모든 서비스를 앱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고, 앱으로 연결을 해주니 사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측면이 있다.

향후 홈클은 지역 확장과 서비스 품질 제고와 함께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사실 청소 말고도 집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온갖 자잘한 일들과 마주하게 된다. 옷이나 구두 수선, 택배, 쓰레기 처리, 우편물이나 공과금 처리 등등. 집에서 해야 하는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는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사실 전주훈 대표는 본래 호텔 비즈니스를 하려다가 청소 분야의 사업을 하게 됐다. 그에게 아직도 호텔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언젠가 반드시 리조트, 호텔 등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답이 나왔다. 왜 그는 리조트업을 하고 싶을까.

예전에 레스토랑을 운영했다고 했었죠? 그걸 하면서 정말 바쁘고 그랬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저는 사람을 맞이하고, 환대하고, 접객하는 그런 일이 너무 좋습니다. 힘이 나요. 그런 일을 할 때 기쁘고 걱정이 사라집니다. Hospitality 업무가 선천적으로 맞는 것 같아요. 레스토랑 일도 그렇고, 지금 청소도 그렇고, 다 그런 분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언젠가 리조트 사업도 해야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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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 없으면 안되죠. 하지만 사업은 비전으로 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시장이 있는 곳에서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해야하는 게 사업이었어요.”

코자자 조산구 대표는 힘들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주 굉장한 보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헌 보자기에 싸서 내놓는 것처럼. 하지만 재밌다고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제야 제가 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알게 됐다는 게 자신의 지난 창업 역정에 대한 스스로의 돌이킴이었다.

LG유플러스 시절 처음 만나 이제는 꽤 오래 알고 지낸 조산구 코자자 대표의 4년에 걸친 창업스토리와 그 이전의 이야기를 들으러 북촌에 갔다.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던 그날은 10월의 절정이었다. 서울의 다른 곳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한옥을 배경으로 따뜻한 10월의 햇살과 산들바람을 즐기며 그는 스토리를 풀어나갔다.

실리콘밸리에서의 첫 창업

그냥 미국에 있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조산구 대표는 광운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석사까지 하고 KT에 입사했다.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는 공부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텍사스 에이앤앰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부 Bay Area로 가게 된다. U.C. Berkeley Lawrence Lab이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그의 미국 첫 직장이었다. 1998년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2000년초까지 일한다. 아마 그 어떤 계기가 없었다면 그는 계속 그곳에서 일을 했을까. 그렇다면 다른 인생을 살았을까. 조 대표가 아마 숱하게 던졌을 법한 물음일 것이다. 모른다. 그렇지 않았더라도 결국은 창업을 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서 계속 뛰어다니고 있었을지도.

그 어떤 계기라는 것은 버클리 로렌스 랩에서 마이클 양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마이클 양은 가격비교사이트인 마이사이먼을 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당시 조 대표는 위치기반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마이클 양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같이 창업을 하게 됐다. 바야흐로 2000년초. 1차 닷컴 버블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의 첫 창업 서비스명은 넷지오(Net Geo)였다. 위치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정보를 전달해주는 서비스였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접속하는 위치를 파악해 그 사람이 관심가질 만한 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서 접속한 사람이라면 IT(정보기술)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사람이 찾는 최신 기술 관련, 또는 IT 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한때 5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나중에는 Access 경로를 파악하는 서비스로 발전해나갔다. 하지만 마이클 양과의 공동 창업 형태였던 이 서비스는 약 5년여만에 끝나게 된다. 기대를 했던 대형 제휴건이 무산된 탓도 있지만 역시 IT버블이 꺼지고 난 뒤 대규모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큰 돈은 아니었지만 버블붐이 꺼지고 난 뒤 그 힘든 환경에서도 회사 매각에 따른 약간의 이익을 낼 수는 있었다고 한다. 2005, 조 대표는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오랜 열망

한국에 들어와서 조 대표는 아루바네트웍스에서 일한다. 아루바에서 2년을 거쳐 2007년엔 다시 KT로 들어가 자회사인 KTH에서 일했다. 10년이 훨씬 넘어 친정격인 회사로 돌아온 것이다.

처음에 KT로 복귀해서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를 기획했어요. 출시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서비스들을 기획한 동력으로 로컬스토리, 올레톡과 같은 서비스를 출시했죠.”

결과적으로 이런 서비스들은 다 성과가 별로 나질 않았다. 실행단에서의 문제일 수도 있고, 기획이 애시당초 잘못됐을 수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그가 처음에 기획하고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는 2010LG유플러스로 옮기게 된다. KT 시절부터 잘 알고, 함께 일하기도 했던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부름을 받고서다. LG유플러스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을 하나씩 풀어냈다. 그 결과물이 와글, 딩동, 플레이스북 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역시 처음 구상했던 것과 너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KT 시절과 결과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요.”

이에 대해 그는 통신과 인터넷이라는 세계가 너무 다르다고 설명했다. 즉 함께 공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통신이라는 분야는 정부 규제와 경쟁 제한, 그리고 이를 통한 독과점과 독점적 수익모델이 산업을 지배하는 키워드인 반면, 인터넷은 무한 경쟁 속에 스스로 수익모델을 만들어가야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대신 자유롭게 어떤 시도라도 해 볼 수 있었는데 두 산업의 비즈니스적인 속성이 너무 달라 융합이 어려웠던 것이다. 어찌보면 통신사들이 하는 인터넷 서비스 중 제대로 성공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졌던 와글 서비스 문제를 뒤로 하고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LG유플러스의 미국 업무를 맡았지만 결국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때 그는 공유경제라는 것에 눈을 뜨고 있던 시점이었다.

공유경제가 될 것 같았어요. 이왕이면 회사에 얘기를 해서 투자도 받고 내부 팀으로 시작해 독립적으로 운영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그런 제안을 회사에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나오게 됐죠.”

20123. 조산구 LG유플러스 상무는 회사를 공식 퇴사했다.

3년에 걸친 시행착오

회사를 퇴사하기 전에 그는 이미 팀을 꾸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회사 내에서 사업을 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2011년부터 팀 빌딩은 상당히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그의 기본적인 생각은 온라인 비즈니스가 오프라인의 비즈니스를 혁신하게 될 것이란 것. 이미 에어비앤비가 있었지만 그는 여기에 멤버십 개념을 더해 승부를 볼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에어비앤비에 소셜네트워크 기능을 더해 오프라인 숙박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를 지향했다. 하지만 사업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저는 한국에서 사업은 처음이었어요. 첫 사업을 배운 게 실리콘밸리였는데, 한국에서 해보니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죠. 온라인 사업의 경력이 대부분이었는데 오프라인 사업을 하려고 한 것도 쉽지 않은 문제였었구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팀 빌딩이었다. 처음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 해외에 있었던 데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있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으니 서비스가 잘 나올 리 만무했다.

숙박 공유라는 비즈니스 자체의 어려움도 그가 간과했던 부분이었다. 그가 생각했던 것은 애시당초 에어비앤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의 남아있는 빈 방을 숙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자는 것. 이를 위해 웹사이트를 열고 게스트와 호스트를 모두 모집해 진행했다. 여행지에서도 집처럼 마음 편하게 잘 수 있게 해주자는 뜻으로 서비스명을 코자자로 지었다. 사람들을 편하게 지내게 해 주자는 서비스였지만 그는 결코 편하지 못했다.

숙박 공유라는 게 양쪽의 고객 요구를 모두 맞춰줘야 하는 서비스더군요. 숙박 시설에 묵는 손님들의 요구 사항도 들어줘야 하지만 숙박 시설, 또는 남는 방을 갖고 있는 집주인들도 저희에겐 중요한 고객인거죠. 양측의 요구 사항을 다 만족시켜주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접점을 이루며 여러가지 언어로 이뤄진 손님들을 상대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구요. 무엇보다 비정형의 상품을 팔아야하는 어려움을 몸소 느끼게 된 거죠.”
사실 이런 부분은 그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문제이기도 했다. 숙박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취향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똑같은 아파트에 여러 명이 동시에 들어가 지낸다고 하자. 그래도 사람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다. 각자 중시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집의 같은 집주인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어떤 고객은 만족해하지만 어떤 사람은 못마땅해 한다. 이유를 콕 집어내기도 쉽지 않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경우도 많다.

결국 예상했던 문제들도 많았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3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그 사이 에어비앤비는 유니콘 기업이 된 데 이어 한국에도 진출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수수료 제로(0)’ 승부수

아직까지 코자자는 에어비앤비에 대해 절대적으로 약한 존재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는 비슷한 서비스 모델을 가져갔다. 빈방 공유에 홈스테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여기에 한국적인 특성을 살린 한옥스테이서비스를 추가했다. 사실 한옥스테이는 빈방 공유나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집의 형태가 한옥이라는 것 뿐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지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오히려 한옥스테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란 인식이 생겼다. 그리고 한옥스테이는 결과적으로 보편적인 인기를 누리기는 힘든 서비스라는 점도 분명하다. 한옥에서 지낸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이다.

결국 에어비앤비와 직접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가 꺼내든 카드는 수수료 제로. 지금까지는 빈 방이 있는 Host와 이 집에서 하룻밤 묵기를 원하는 여행객을 연결하면 결제 금액의 약 10%를 코자자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는 형태를 유지해 왔다. 수수료가 에어비앤비보다는 싸지만 어쨌든 유료 모델인 것이다. 그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수료를 낮추거나 제로로 하면 HostGuest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고 이것이 결국 코자자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 정도의 차별화가 아니면 양쪽 고객들 누구에게도 어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코자자는 수익을 어디에서 얻을까. 프리미엄 서비스가 그가 고안중인 방안이다. 그는 이것의 이름을 원 파인 스테이(One fine stay)라고 명명했다. 그야말로 럭셔리한 홈스테이에 호텔 수준의 서비스, 즉 공항 픽업이나 여행패키지, 세탁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실제 고급 호텔과 어떻게 차별화될 것인가도 숙제이기도 하다. 1박에 30만원 이상인 경우가 될 것이고 이 경우 수수료도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한옥 스테이 서비스도 더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한옥스테이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500여개의 한옥을 확보하고 객실 2000여개와 계약을 마치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Same host, same room, low price. 코자자가 지향하는 경쟁력의 포인트다. 이것이 과연 소비자들과 Host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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