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초 나는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어바인(Irvine)의 NHN USA 사무실을 방문했다.족히 200여명은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의 사무실에는 40여명의 직원들이 앉아 있었다.휑했다.같은 날 저녁시간에 방문한 LA 넥슨아메리카의 사무실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넥슨아메리카가 어느 정도 자리잡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면 NHN USA는 (사무실을 마운틴뷰에서 어바인으로 옮긴 이유도 있겠지만 ) 아직 어수선하고 정돈되지 못한 느낌이었다.지난 2005년 2차 도전으로 시도된 NHN 미국 비즈니스가 4년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동반 부진에 빠진 해외 법인

미국,중국,일본 3개국을 중심으로 진출한 NHN의 해외 사업이 매출 정체와 수익성 감소로 동반 부진에 빠졌다.중국의 경우 현지에서 철수설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고,잘 나가던 일본 법인은 매출이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던 미국 법인 역시 3분기 매출 감소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NHN 일부에서는 '안되는 해외 사업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NHN의 해외 법인이 기로에 선 것이다.

◆정체된 매출,불안한 수익성

지난해 3분기 NHN 미국 법인의 매출액은 243만 달러로 2분기의 277만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소규모긴 하지만 순손실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4분기에도 매출액은 늘었지만 여전히 적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법인의 경우 지난 해 3분기 매출액이 3080만 위안으로 2분기 3200만 위안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다.555만 위원의 적자도 기록했다.일본 법인은 29억엔의 매출을 기록,2분기(28억엔)보다 조금 늘었지만 최근 2년동안 매 분기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이익도 적자와 흑자를 왔다갔다 하며 불안정한 상황이다.

 최근 NHN 해외 법인들의 특징은 매출은 제자리,수익성 불안으로 요약할 수 있다.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매출이 늘어나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 볼 기회가 생기겠지만 현재 NHN 해외 법인들의 모습은 어느 한 쪽으로도 기댈 대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들에 치이고,일본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부진에 속이 타고,미국에서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밀리고 있는 게 NHN 해외 법인의 현 주소다.

◆세대 교체와 해외 법인의 위상

 NHN이 해외에서 왜 부진한가는 이어지는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 일단 이 글에서는 실적 부진과 맞물린 1세대의 퇴진을 주로 언급하려고 한다.

 지난 2007년에서 2008년에 걸쳐 NHN 해외 법인은 큰 변화를 겪었다.대표들이 대거 세대교체된 것이다.창업자들이 이끌던 해외 법인들은 이 시기 2세대로 모두 교체됐다.창업자인 김정호 대표가 이끌던 중국 법인은 프리챌 출신 김현수 대표로 수장이 바뀌었고,한게임 창업자인 김범수,남궁훈 대표가 진두지휘하던 미국 법인은 소니 출신의 윤정섭 대표로 사령탑이 교체됐다.2000년부터 일본 법인을 개척해 일본 온라인게임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천양현 대표 역시 재작년 NHN을 떠났고 지금은 소니 출신의 모리카와 대표가 일본 법인을 맡고 있다.

 창업자가 물러나고 2세대가 물려받은 해외 법인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강력한 카리스마로 각종 난관을 뚫고 해외 시장을 개척했던 김범수,남궁훈,천양현,김정호 등 창업자들과 2세들과는 같은 대표라도 '급'이 다를 수 밖에 없다.물론 지금 2세대 대표들 역시 실력자들임엔 분명하지만 NHN 내부에서 창업자들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창업자들이 이끌던 시기 NHN의 해외 법인은 한국 본사에 눌리지 않고 사업을 논의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각각의 대표들이 최고 결정권자로 이뤄진 8인회의 멤버들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재로서는 그야말로 해외 법인에 지나지 않게 됐다.실적이 뒷받침이 됐더라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해외 법인의 위상이 갈수록 나빠질 수 밖에 없다.

 해외 법인의 국내 본사에서의 위상 약화(대표자의 교체로 인한)는 해외 법인의 사업 추진과 새로운 시도 등에 어려움을 한층 배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뀐 지휘부,달라진 생각

때마침 NHN 국내 본사의 대표 이사도 교체가 이뤄졌다.작년 3월 취임한 김상헌 대표는 전임 최휘영 대표와는 입장이 사뭇 다르다.김 대표로서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해외 사업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지난해 기자들과의 미팅에서 김 대표가 '중국 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중국 법인의 대규모 조정 또는 폐쇄를 염두에 둔 것일수도 있지만 전체 해외 법인에 대한 NHN 정책이 본격적으로 변화될 것이란 점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NHN 내부에서는 지난해 중반부터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해외 법인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국내 시장의 녹록치 않은 환경 역시 해외 법인에 대한 시각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한게임의 고포류 게임에 대한 계속되는 규제 움직임이나 검색에서 네이트가 약진하면서 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국내 시장의 본 게임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회사의 초점을 이동시키고 있고 자연스레 실적이 나오지 않는 해외법인에 대한 우려와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실적이 1세대의 퇴진과 맞물리면서 NHN의 해외 법인은 가장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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