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많이 하지 마십시오.건강에 해롭습니다”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국내 최대 게임업체 회장의 발언치고는 뜻밖이었다.25일 SBS가 주최하는 서울디지털포럼이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 연사로 나선 김정주 넥슨 회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청소년보호법(일명 셧다운제)을 언급하면서 20여분에 걸친 짧은 강연을 끝냈다.

그는 ‘소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점점 더 많은 시간을 휴대폰을 통해 대화를 하고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왜 항상 소통이 안된다고,왜 소통이 항상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게임 회사 대표가 하는 강연으로 당연하게 생각할 만한 주제는 아니었다.그가 게임을 많이 하지 말라고 농담하듯 당부하면서 끝을 맺은 것도 신선했다.그는 소통을 얘기하면서도 게임 산업의 변화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앞으로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도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오프라인에 이어서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리고 그것이 게임 회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고 김 회장과 대화를 나누려는 때에 이용경 국회의원이 나타나 먼저 말을 걸었다.그는 직설적으로 셧다운제에 대한 넥슨의 입장을 묻는 한편 게임업계 공동의 대응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실제로 게임을 늦게까지 하면 건강에 좋지 않고 게임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놀이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넥슨은 사용자들이 게임을 즐겁게 즐기면서도 해를 입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이 의원에게 설명했다.이 의원이 사라지고 난 뒤 김 회장과 따로 자리를 가졌다.그와는 지난 2005년 이후 거의 6년만이었다.기사에서도 다룬 바 있지만 그와 나눴던 대화,그가 발표했던 내용 등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다.


-셧다운제에 대해 넥슨이 앞장서 업계의 공동대응을 주도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사업자들은 정부 정책과 각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심야에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게임에 대해 유독 규제가 심하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
 “게임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생각만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긴 하다.게임이 다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게임은 다양한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또 게임 말고 아이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칠 만한 것들이 많다.너무 게임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키지 말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해 주면 게임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모바일 시대 넥슨의 전략은?
 “우리는 콘텐츠 회사다.콘텐츠회사는 플랫폼 영역을 넘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대신 플랫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넥슨 게임이 정말 많기 때문에 그것을 모바일이나 소셜용으로 변환하는 것도 엄청난 작업이다.앞으로도 플랫폼이 점점 다양해지고 사람들은 다양한 기기,플랫폼에서 게임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그런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페이스북용 게임도 출시한다는 뜻인가
 “올 여름 페이스북용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출시한다.메이플스토리는 온라인게임으로도 이미 전 세계에 3억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이지만 페이스북으로 출시되면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메이플스토리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앱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는 것이 게임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예전에는 게임에 접속해 같이 할 사람을 찾는게 일이었다.하지만 이제는 자기가 잘 아는 사람과 온라인에서 만나서 게임을 한다.앞으로 아는 사람들과 즐기는 게임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다.그런데 이건 게임만 그런 것이 아니다.앞으로는 인터넷 자체가 그렇게 변한다.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 네트워크에 들어와 있다.이들이 나와 게임이나 채팅 등 다양한 활동을 끊임없이 한다.이런 모습으로 인터넷이 발전하게 되면 우리 사회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동안 M&A를 성공적으로 해 왔는데,게임회사 인수에 어떤 기준이 있나.
 “당연히 콘텐츠가 중요하다.넥슨이 다른 회사에 비해 강점이 있는 것은 해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서든어택 등 모두 국내에서도 성공했지만 해외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빛을 본 게임들이다.많은 게임업체들이 해외로 가는데 우리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올해 일본에 상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장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하지만 지역이나 시기는 내가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이해해달라.”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등 넥슨이 디즈니처럼 되려한다는 설도 있는데
 “넥슨이 제주도에서 작은 사회공헌을 하고 있지만 테마파크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넥슨은 영화나 음악 등 그 어떤 다른 산업에도 진출할 생각이 없다.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넥슨은 앞으로도 게임에만 집중할 것이다.미디어 회사가 될 생각도 없다.그럴 여력도 없다.게임만 잘 하려고 해도 어렵다.아직 넥슨이 개척하지 못한 해외 시장도 많고 넥슨은 스포츠게임에서 성과를 보인 게 없다.더 노력해야 한다.”

-연극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딱히 그런 것은 아니다.콘텐츠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드라마,연극,콘서트 등 다양한 분야에 다 관심을 갖고 있다.영화나 공연 많이 보러 다닌다.그런 것을 보러 다니면서 이게 다 내가 하려는 게임 사업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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