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력 종합 게임회사 중 하나인 웹젠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지금의 웹젠은 침몰하는 배나 다름없다.실적,조직,주가 등 어디를 봐도 성한 데가 없고,회사는 엉망진창이 됐다.하지만 창업자인 김남주 사장은 이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그는 게임산업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사람이지만 이제 그 공은 다 사라지고 과만 남게 생겼다.이것이 김남주 사장 개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고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안타깝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추락하는 실적
웹젠의 코스닥 및 나스닥 상장 신화는 바로 게임업계의 그림자가 됐다.웹젠은 상장할 때 실적이 꼭지였고 바로 추락해버린,가장 안 좋은 사례를 보인 회사다.
상장하던 2003년 569억원의 매출액에 328억원의 영업이익,3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웹젠은 이듬 해인 2004년 매출액 531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급락했다.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2005년엔 매출액이 반토막이 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그해 웹젠은 290억원의 매출액과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2006년엔 매출액이 더 줄어들고 손실은 더욱 늘었다.매출액은 219억원,영업손실은 무려 301억원에 달했다.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03억원의 적자를 보였다.2006년 수준은 아니겠지만 2007년에도 연간 실적 기준으로 매출에 버금가는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해 보인다.
◆바닥을 모르는 주가
이러니 주가가 좋을 리가 없다.웹젠 주가는 작년 말 한 때 8850원까지 추락했었다.최근 일부 세력의 대규모 매집 등으로 인해 주가가 1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실적과 전혀 무관한 일시적인 주가 반등이다.2006년 초 3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주가는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지금이 웹젠 주가의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주가가 안정적으로 오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멀었다.
일각에선 웹젠의 주가가 싸다고 한다.실적 악화로 주가가 계속 떨어지니 이를 틈탄 M&A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계속 신작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현재 주가 수준에서 M&A시도가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M&A시도가 당연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난 웹젠 주가가 싸다는 것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웹젠의 지금 주가는 결코 싸지 않다.꿈을 먹고 사는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미래 가치를 현재에서 환산해 평가하는 것이다.웹젠의 미래 가치가 있는가? 없다.시도하는 모든 게임마다 망하고 있고,창업멤버들과 개발자들이 모두 떠나는 회사에 무슨 미래 가치가 있겠는가?웹젠이 갖고 있는 유일한 가치는 자산가치다.웹젠의 주가를 평가하려면 자산 가치로만 평가해야 한다.웹젠은 게임주도,성장주도 아니다.
◆계속되는 M&A 시도의 이유는?
이렇게 가치가 없는 웹젠에 대한 M&A 시도가 계속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 웹젠이 잘 나가는 회사가 아니니 일단 그 의도에 불순한 마음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만약 게임에 대한 애정이나 이해도가 대단한 기업이 M&A를 시도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다.‘아,위기에 빠진 웹젠의 가능성을 찾아내 다시 시작해보려는 거구나.’
하지만 지금 웹젠에 대해 M&A를 시도하는 세력들은 결코 웹젠을 화려하게 부활시키겠다거나 주주들의 가치를 다시 한번 세워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웹젠의 주가가 최저일 때,웹젠의 최대주주 지분이 분산됐을 때,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한 최악의 상황에서 들어온 이들에게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그들이 설명을 하지는 않지만,정황상 웹젠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 때문으로 추정된다.
웹젠은 2003년 코스닥과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18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게임회사로서는 매우 큰 자금이었기 때문에 그 뒤 매년 엄청나게 까먹었음에도 여전히 300억원에서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정도 돈이면 여전히 게임 회사 몇 개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금액이다.보유한 현금 만으로도 웹젠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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