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수학포기자)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비트루브!. 이들은 심지어 수학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과목이라고 한다!! 짐작했겠지만 비트루브는 수학 교육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수포자 자녀를 두고 애를 태우고 있는 수많은 학부모들이 비트루브의 이런 주장(?)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사실 이런 말을 할 만한 사람들이다.


 비트루브의 창업멤버들은 전부 수학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과 박사거나, 유명 수학학원 강사 출신이거나, 수학이 가장 재밌고 쉬웠다는 이들이다. 게다가 이들의 자신감의 근거는 이게 다가 아니다. 자녀가 있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수학 학습에 대해 비트루브는 어떤 솔루션을 갖고 있을까.


오답에도 패턴이 있다

비트루브 창업자 4인방 오태형, 김세훈, 정두섭, 안명훈은 모두 한성과학고 1기 동기동창이다. 넷은 전부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 오태형과 정두섭은 수학과, 안명훈은 전산학과, 그리고 김세훈은 재료공학과에 들어갔다. 다들 학창 시절 공부로는 다들 한가닥씩 했던 인물들임을 알 수 있다.


 오태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 재학 중이던 2011년 학원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수학을 주로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틀리는 것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즉 오답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다는 걸 알게 된거죠.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는 수학이 일종의 논리 과정의 집합이라고 봤다. 결국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은 이런 논리 과정에 맞는 경로를 따라가서 답에 이르는 것인데, 오답이 나오는 것은 이 논리 과정 중 어딘가를 잘 모르거나 착오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정 논리 과정을 건너뛰거나 잘못될 경우 오답이 나오기 때문에 오답 경우의 수가 무한대로 나오지는 않는다.

문제를 풀이단계별로 해체해 구분해 놓으면 아이들이 어디에서 문제를 풀다가 틀리는지 파악이 가능하겠다


 이것이 그의 최초 문제의식이었다. 이걸 떠올린 후 그는 재밌겠는걸? 흥미롭다. 이걸로 한번 사업을 해 볼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비트루브 창업멤버 4인방. 왼쪽 두 번째가 오태형 대표>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그는 친구들과 얘기를 했다. 정두섭은 서울대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수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김세훈은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신소재연구소에서 일했고 안명훈은 장미디어인터랙티브, 비티웍스 등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 넷은 20139월 비트루브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수준이 다르고, 개념에 대한 이갸가 다른 학생들한테 같은 문제를 풀게 하면 안된다는 게 비트루브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이들이 창업을 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맞춤형 교육방법으로 지도를 한다는 곳이 해당 학생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개선하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기존 학원이나 교육기관들은 어느 분야를 보완하라는 식으로 보통 지도를 합니다. 예를 들어 미분 문제를 자꾸 틀리는 학생한테는 계속 미분 문제를 풀게 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미분 문제를 자꾸 틀리는 학생의 취약점이 사실이 전혀 엉뚱한 곳에 있을수도 있는데 그건 들여다보지 않는거죠. 취약한 논리 과정과 개념을 찾아내고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인 뒤 그 다음에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면 된다고 가르치면 어떨까. 이렇게 본 겁니다. 어디에서도 제시해주지 않는 학습경로를 제시해주기로 했습니다.”


취약점 진단 치료 서비스 마타수학

비트루브가 개발한 마타수학은 학생들의 취약점을 파악한 뒤 약점을 치료해준다. 이를 위해선 각자의 수준과 취약점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게 한 뒤 어떤 개념의 이해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분석을 한다.


 다양한 문제도 확보해야 하고, 분석의 틀도 마련해야 한다. 수학과 출신 내부 연구원 4명과 외부 전문 위촉연구원 등이 기존 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고사, 평가원 기출 문제 등을 조금씩 변형시켜 문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20164월 현재 2만개의 문제가 확보돼 있고 올해 말까지 3만개의 문제를 축적할 계획이다.


 단순한 개념 파악형 문제부터 다양한 수학 개념과 논리 연산 과정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구성을 해 학생들에게 제시한 뒤 오답 유형을 분석해 데이터를 쌓는다. 마치 딥러닝을 하듯이 수많은 데이터를 돌려 오답 유형에 따라 어떤 개념적 이해가 부족한 지 진단을 하고 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준다. 이 문제를 따라서 풀다보면 자신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마타수학 문제를 풀어본 학생들의 90% 이상이 성적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메가스터디를 통해 마타수학 문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본 결과다.


 외부 반응은 좋다. 2013년과 2014년 중소기업청 주관 창업맞춤형 사업에 선정됐고 20146월에는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입주했다. 지난해에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현재까지는 웹으로 서비스를 하고, 메가스터디를 통해 문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 달 중에는 닥터마타라는 수학 공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틀리는 문제를 찍어서 앱에 올리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취약점을 분석해 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학습경로를 제시한다. 부분 유료화 개념을 도입, 어느 정도까지는 질문이 공짜로 할 수 있지만 이후엔 유료 결제 모델을 붙일 계획이다.


 이 서비스의 좋은 점은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 수학은 그 자체가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의 차이에 따른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미 올들어 대만 시장에 진출했고 내년에는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고등 교육 과정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중등 교육 과정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비스를 하면서 중학교 수학에서도 이에 대한 수요가 상다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자기주도 학습이 안되는 이유는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무작정 유형별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특성에 맞춘 공부방법을 제시해 수포자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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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또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있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의 자기 방을 바꾸고 싶을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든다


 꼭 이렇게 돈이 드는 방법만 있을까. 돈을 좀 적게 들이고도 궁극적인 목적, 즉 내가 있는 공간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는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

 

 버킷플레이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 자신이 있는 공간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는 소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서 출발한 회사다. 버킷리스트에 플레이스를 결합했다. 버킷플레이스는 꼭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안목을 높이면 되고 좋은 사례를 많이 보고 따라하다보면 점점 낫게 할 수 있다고도 한다. 오늘의 집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서비스 오늘의 집을 내놓은 버킷플레이스 이승재 대표가 주인공이다.


공간에 대한 관심

이승재 대표의 첫 창업은 이큐브랩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도 이큐브랩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에 재학중이던 이 대표는 소셜컨설팅그룹(SCG)이라는 모임에서 권순범(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이성구(고려대 경영학과), 구종현(서울대 경영학과) 등을 만났다. 금방 친해진 이들은 자주 모여 식사를 하고 창업 아이템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2010년 권순범이 아이디어를 내 이큐브랩을 설립한 게 20117월 무렵이었다. 이큐브랩은 태양광을 이용해 쓰레기통에 있는 쓰레기를 압축, 부피를 줄이고 IT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수거하는 제품을 고안해냈다.


 이승재 역시 이큐브랩의 창업멤버로서 한동안 이들과 함께 했지만 2012년 해외에 나갔다가 그의 관심사가 변하게 된다. “그때 처음으로 이케아를 봤어요. 정말 충격을 받았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처음 들더군요. 누구나 자기가 살고 싶은 집이나 공간에 대한 어떤 바람, 로망 이런 게 있을텐데 대부분 현실에서는 실현을 하지 못하고 살쟎아요. 하지만 그런 시도를 가능하게 해 주면 사람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그는 그때부터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할 때 사람들이 자신이 있는 공간(집이나 사무실 등)을 바꾸려고 할 때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큰 돈이 들거나 대대적인 공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선뜻 일을 벌이기 쉽지 않게 된다.(나 역시 그렇다)


 그는 큰 돈이나 공사가 필요한 방식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판단했다. 바로 정보였다. “정보가 제일 중요해요. 집이나 사무실의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그 다음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거든요.”


 그가 생각한 것은 인테리어 분야에서 정보는 넘쳐나지만 실제로 의미있는 정보는 적다는 것이었다. 정말 훌륭한 인테리어 분야의 잡지가 많지만 이건 일반인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그런 경지라는 것. 그렇다면 이런 정보보다는 실제로 하나씩 자신이 사는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는 오히려 부족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옷을 쉽게 사 입는 것처럼 인테리어도 쉽게 할 수 있게 해 주자. 이런 결론이죠.”


인테리어 콘텐츠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아직 재학중이던 20147월 이승재 대표는 버킷플레이스 법인을 설립한다. 버킷리스트의 버킷에 플레이스를 결합한 조어다. 꿈꾸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혼자 시작했다. 매쉬업엔젤스에서 엔젤 투자를 받아 혼자 창업을 했다. CTO를 비롯해 주요 멤버들을 하나 둘씩 영입했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사업 모델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덕분에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입주해 1년간 지냈고 이 후 SK텔레콤의 상생혁신센터에 들어와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4월에는 초기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2014년 창업 초기 버킷플레이스 창업팀의 모습.>


 버킷플레이스의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콘텐츠와 제품 구매 관련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관련 정보에 초점을 맞췄고 최근에는 점차 구매 관련 정보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대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도저히 따라하거나 비실용적인 그런 인테리어보다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하지 못하고 있었던, 하지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거나 거창한 공사 없이도 할 수 있는 그런 인테리어 정보가 담겨있다. 이 중에는 홈스타일링 전문가가 가이드성으로 올려놓은 콘텐츠도 있지만 일반인 가운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집을 잘 꾸며놓고 사는 사람들의 콘텐츠도 상당수 있다.


 특히 인테리어를 직접 해 본 적이 없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앱에서 건물 형태, 스타일, 평수 등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맞춤형 인테리어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속에 있는 태그를 클릭하면 가구와 소품 정보도 볼 수 있다. 이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목이나 다른 쇼룸 등의 사례로 바로 연결도 된다.


 앱을 실행해 들어가보면 20, 30대 여성들의 눈길을 확실히 끌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많다. 결혼하기 직전이나 집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테리어 관련 정보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계속 정보를 접하다보면 이 중 마음에 드는 게 나오기 마련이고 이를 구매할 수 있는 가이드까지 있으니 한번에 정보 확인과 구매까지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비자로서는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가구나 인테리어 업체들로서는 인테리어나 소품 등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앱에서 광고나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다.


 그의 최종 목적은 가구, 소품, 인테리어 관련해 소비자들의 고민을 없애주겠다는 것. 무엇보다 인테리어 때문에 검색을 하다 지친 소비자들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앞으론 인테리어 콘텐츠 서비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 향후 가구나 소품 관련 랭킹 정보도 제공해 검색 노가다가 필요없도록 하겠습니다.”

<버킷플레이스의 최근 모습. 앞 줄 가운데가 이승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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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캐시슬라이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슬라이드가 있다! 스마트폰의 화면 잠금 서비스는 확실히 매력적인 비즈니스다. 일단 여기를 장악할 수 있으면,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수익모델을 붙이기 좋다. 한국에선 이미 NBT의 캐시슬라이드가 이 시장을 장악했는데, 머나먼 인도 시장까지 나가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한국 업체가 있다. 슬라이드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42컴퍼니다. 이 회사의 창업멤버들은 나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이 코너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울트라캡숑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서울대 컴공과+울트라캡숑팀이 다시 뭉쳤다

42컴퍼니의 ‘42’는 무슨 뜻일까. 42컴퍼니 창업멤버들에 따르면 이렇다. “영국의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게 있어요. 영국에서는 영화로도 제작되고, 널리 알려졌는데 여기서 이런 게 나옵니다.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인 답을 컴퓨터에 물었습니다. 컴퓨터는 ‘42’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밑도 끝도 없지만, 어쨌든 그런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뭔가 있는 것 같다. 이 팀이 뭔가 궁극적인 것을 찾는지, 이미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들 역시 이런 미스테리한 성향을 지향하는 듯하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회사명을 42컴퍼니라고 지었다.


 허승 대표를 비롯해 이성원, 김규덕 등 이 회사의 주요 창업 멤버들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다. 창업멤버 8명 중 허승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멤버는 울트라캡숑을 창업했던, 창업 경험자들이다. 이들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와플스튜디오라는 동아리에서 활동을 같이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42컴퍼니 창업멤버들. 오른쪽끝에 우뚝 서 있는 인물이 허승 대표.>


 허승, 이성원 두 사람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04학번 동기동창이다. 김규덕은 같은 학교 07학번. 2011년 설립됐던 울트라캡숑은 클래스메이트, 너말니친 등의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2014년 여름 카카오에 인수됐다. 이성원 김규덕 등이 권도혁 대표 등과 함께 울트라캡숑을 창업하고 회사를 매각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허승은 대학을 졸업하고 안랩에 입사해 약 3년 동안 착실하게(?) 직장인의 삶을 살았다.


 울트라캡숑이 카카오에 인수되고 난 뒤에도 이들이 다시 창업에 나선 것은 역시나 이들의 못 말리는 끼 때문 아닐까. 카카오에 들어가고 나서도 이들은 수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다음에는 뭘 해볼까라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뜻밖의 기회가 오게 된다.


Emerging market의 기회

저희 팀에는 비밀병기가 있어요.”

 대화 도중 이들이 불쑥 던진 말이다. 비밀병기가 창업의 동기를 제공했다. 비밀병기는 현재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이들의 창업을 외부에서 돕고 있고 언제든 합류할 수 있는 인물이란 뜻인 것 같다.


 하여간 이 비밀병기가 인도에서 회사 행사차 나갔다가 이벤트를 하던 중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통신비 부담이 커요. 그쪽 소득 수준에 비해서요. 그렇다보니 스마트폰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앱에 대한 반응이 아주 뜨거웠죠.”


 이 소식을 듣고 직접 인도까지 날아가 실상을 확인한 이들. 뭐든 확실하게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인도 시장의 잠재력과 열기에 놀란 이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뿌옇게 안개가 낀 것 같은 도시. 공기 오염이 심하고 빈부 격차가 대단히 큰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한편에서는 통신비 부담에 힘들어하면서도 다들 스마트폰에 달려들고 있고 우버가 대단히 잘 작동하고 있는 나라였죠. 뭐가 될 것 같았어요.”


 작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명은 앞서 설명한 42컴퍼니. 안랩에 있던 허승이 합류해 대표를 맡았다. 통신비 부담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워드 앱을 만들기로 일찌감치 정했다. 한국의 캐시슬라이드도 하고 있는, 스마트폰 잠금앱 서비스였다. 서비스명은 슬라이드. 앱을 깔면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이들이 설정한 각종 콘텐츠, 광고 등이 뜬다. 앱을 쓰면서 열심히 화면을 밀면, 조금씩 보상이 주어진다.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현금이 쌓이는 것이다.


인도 화면잠금 서비스 1위 된다

이렇게 쌓인 현금을 통신사 대리점 등에 가서 보여주면 통신비로 충당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불결제폰을 써요. 사용요금을 미리 충전을 한 다음에 폰을 쓰는 방식이죠. 슬라이드를 쓰면서 보상액이 충분히 누적되면 이 보상액으로 선불결제폰의 사용료를 충전하는 데 쓰는 겁니다.”


 작년말 서비스를 출시했고, 6개월도 안돼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사용자 수 늘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올 연말께 1000만 다운로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이들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지난해 22000만명에 달했던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내년에는 320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년에 1억명이 늘어나는 엄청난 곳이다. 물론 대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가 대단히 크고 아직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해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는데 한계는 있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도 어느 순간에 한계에 닥치지 않을까. 이들도 그런 현실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곳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에 각각 3명의 현지인을 창업팀에 합류시켰다. 현지에도 법인을 설립하고 슬랙으로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서비스를 조율하고 있다.


 그래도 현지 사정을 그때 그때 즉각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결국엔 이르면 가을께 인도로 건너가 서비스를 직접 관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인도는 13억 인구 중 8억명이 청년입니다. 성장성이 엄청 납니다. 한국에서 이미 일상화된 것들이 여기선 시작 단계인 것도 많구요. 결국은 일부는 한국에 남고 일부는 인도에 넘어가서 서비스를 챙겨야할 것 같아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 인도의 국민앱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그 시장에 정착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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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브랜드 남자 구두는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다 비슷한 디자인일까. 그렇다고 아주 개성있는 것을 찾으면, 너무 과해서 평소 일하러 갈 때 신을 수가 없을 정도다. 나의 경우는 구두에 대해서만 가끔 그런 생각을 했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거나 그 쪽에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더 갈증이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 이름이 붙은 패션 의류나 잡화는 너무 비싸거나 개성이 너무 과하고, 그냥 대중 브랜드 제품은 너무 평범하거나 비슷비슷하고.


 그런데 이런 불만이나 불편함은 패션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이드의 고민일 따름이지 마찬가지로 한다. 옷을 디자인해도 대량 오더가 아니면 어디 공장에 맡기기도 힘들고, 만들어도 손님을 찾아서 판매하기도 힘들고. 그러다보면 항상 비슷비슷한 상품들만 나와 있게 된다.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느끼고 있는 이런 갈증을 해소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브라켓디바이는 이렇게 시작됐다.


어느 날 보니 창업을 하고 있었다!

브라켓디바이 창업자 김다정 대표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창업을 생각해본다던가, 자신이 기업을 세운다던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신을 차렵니 이미 창업을 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그는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걸까.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04학번인 김다정 대표는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L사에 취직했다. 본래 패션이나 옷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약간은 막연하게) 의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그 회사에 들어갔다. 처음엔 인턴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회사 생활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인턴 시작부터 크게 어긋났다. 그는 옷에 관심이 있었지만 회사는 유통회사였고 그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선배가 물어보더라구요. 너는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 왔니, 아니면 유통 쪽에서 일하고 싶어서 왔니? 옷이 좋아서 들어왔다고 했더니, 그러면 이런 데서 일하지 말고 옷을 사는 사람이 되라고 하더군요. 하하


 그래서 그는 유통회사를 나와 진로를 바꾸게 된다. 삼성전자에 입사를 했다. 이번에도 의류쪽은 아니었다. 사실 의류나 패션 쪽에 명확한 진로 의식이 없을 때였어요. 옷을 파는 것과 사서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의 차이가 뭔지만 어렴풋하게 알게 된 거죠.


 그가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어렵던 시절이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단말기 쪽으로 갔으면 좀 재미를 붙였을 지도 몰라요. 그런데 전 통신 장비, 통신 기술? 이런 분야에서 일을 했거든요. 2년 반 정도 있었는데 별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는 다시 학업으로 돌아갔다. 서울대에 가서 MBA를 마치고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네모파트너즈라는 국내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했다. 국내 로컬 컨설팅업체로서의 한계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래도 일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결국 자신의 관심사를 떨쳐내지 못했다. 그것과 완전히 무관한 삶을 계속 산다는 게 그에겐 힘든 일이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의류 생산과 유통에 대한 불만, 불편. 이런 것을 누군가는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일을 하고 싶으면 창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길 들었어요. 하지만 바로 창업을 하기엔 전 큰 회사에서만 일해봐서 스타트업이 뭔지 너무 몰랐죠.”


초보 창업자가 구성한 막강 멤버들

그래서 그는 지인의 권유로 스타트업 리니어블에 입사했다. 그에겐 처음 경험하는 스타트업의 세계였다. 리니어블은 미아방지용 팔찌를 만드는 회사다.


 “회사를 설립한다는 거, 창업가가 된다는 거, 사실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스타트업의 문화도 잘 몰랐구요. 그런데 가서 일하면서 스타트업의 창업가, 벤처기업 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거죠. 특히 문석민 대표를 보면서 대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뭐랄까.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대표라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 리니어블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보니 기존 직장생활에서 봤던 직장인들과는 다른 사람이었어요.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자세. 전 그런 사람을 별로 못 봤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으로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 이렇게 김다정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그 세계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이었다. 창업을 하면서 사람 모으는 게 가장 힘들다면 힘들 수도 있는 일이다. 마음이 맞고, 실력이 있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다행히 그에겐 절친이 한 명 있었다.


 서을선 마케터는 김다정 대표의 친구다. 8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거기서 한 일이 대박이다. 의류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왔더니 김다정 대표가 창업을 하겠다고 덤비고 있었다. 1순위 협력자가 될 수밖에.


 다음으로는 네모파트너즈에서 전략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김다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장찬미. 장찬미 마케터는 호주 유학시절 동대문에서 옷을 사다 현지 마켓에서 옷을 팔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김다정 대표는 무엇이든 다 팔 수 있는 능력자라고 소개했다.


 김다정 대표가 주저없이 브라켓디바이의 핵심멤버라고 소개하는 정안나 MD. 김 대표는 그녀를 자신이 종종 다니던 의류상에서 처음 봤다. 내심 영입순위 1순위로 꼽고 있었는데 정안나 MD는 그새 동대문에서 도매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사업을 접고 진로를 고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녀도 기꺼이 합류했다. 개발자의 경우 일찌감치 합류가 결정된 멤버가 있었으나 결혼 문제로 합류를 뒤로 미뤘다. 하지만 외부에서 개발 업무를 하기로 했다.


<브라켓디바이 창업멤버들. 앞줄 오른쪽이 김다정 대표. 이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정안나MD, 서을선 마케터, 장찬미 마케터.>


 이들은 절실했다. 모두에게 최소한 하나 이상씩의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올해초 팀을 구성하고 빠르게 움직여서 지난달 사이트를 오픈하고, 628일 드디어 이들의 첫 제품을 와디즈를 통해 공개했다. 제품이 있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려고 한 것이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Backer/8916

첫 제품은 착한 여름 스카프다.


디자이너와 소비자 만나는 오픈플랫폼 꿈

브라켓디바이가 하려는 건 뭘까. 첫 상품이 착한 스카프인 이유는 뭘까.


 브라켓디바이의 의도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디자이너의 다양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의 의류나 잡화 등을 상품화해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고객을 만날 수 있으니 좋고,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질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이게 안되고 있는 이유는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상품화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멋진 옷을 디자인해도 브랜드가 없으면 옷가게에서 팔기 힘들다.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다는 전제가 돼야 옷을 공장에 맡겨서 만들어낸다. 일정 수량이 안 나올 것 같으면 생산 비용이 확 올라간다. 그래서 희귀한 디자인의 옷은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 옷을 잘 선택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차별적 디자인의 제품을 거의 원가 수준에 판매함으로써 기존 유통업체들이 가져갔던 마진을 소비자와 디자이너에게 돌려주자! 이걸 하려고 하는 게 브라켓디바이다.

이번에 와디즈를 통해 올려놓은 착한 여름 스카프의 경우 가격이 12500원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마진 없이 원가에 부가세, 카드 수수료 정도만 붙은 가격. SPA 제품 가격이 2만원대 후반 정도 되는 걸 감안하면 확실히 싸긴 싸다.


 이처럼 브라켓디바이는 처음엔 디자이너들을 선별, 상품 디자인을 올려놓게 한 다음 소비자들이 이걸 보고 구매 의향을 표시하면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소량 주문이 들어가도 브라켓은 할 수 있다. 다른 상품 여럿과 함께 의류 공장에 주문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량을 만들어줄 수 있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오픈플랫폼 만드는 게 꿈이란다.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올려놓고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수량이 몇 매 이상 되면 공장에 주문해서 만드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가격이나 평가 등도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다 알아서 하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이너들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면서 자신의 옷을 좋아해주는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들은 독특하고 개성있고 쓸모 있는 다양한 옷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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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가든이라는 스타트업이 서비스하는 '레츠고'는 레고를 대여하는 사업이다. 그래 여기까진 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레고 부품 검수를 위해 검수 기계를 직접 만들었다. 실제 가서 실물을 보고는 입이 딱 벌어졌다


이거 제법 끼가 있는 회사인걸?”


 일단 현재까지의 모습만 봐도 오렌지가든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흔히 나오는, 레고 대여 사이트 운영업체가 아니다. 부품 검수를 위해 들이는 노력이나 실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 바라보는 시장과 나아갈 방향에 있어서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회사다.


8년 주기설(?)

오렌지가든의 권정근 대표는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92학번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리얼미디어코리아라는 미디어랩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이 회사의 사번 2번일 정도로 초기 멤버였다고 한다.


 그가 IT(정보기술)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터넷광고라는 분야에 종사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2001년 그는 출장 차 뉴욕에 갔다가 내비게이션을 처음으로 봤다고 한다. “그때 사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있는 곳을 다 추적할 수 있고, 어디 있는지 파악해서 길을 알려주는 기기라니! 당시엔 한국에서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조악하지만 화면에 지도도 나왔구요. 내비게이션을 본 뒤 IT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겼죠. 이게 뭔가 세상을 바꿔놓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언젠가 IT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때가 처음. 리얼미디어를 거쳐 메조미디어 등 인터넷 광고 업무만 8년을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생명보험 회사에 들어가서 라이프플래너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도 그는 8년간 일을 했다. 마흔 살이 훌쩍 넘어서 그는 다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8년마다 그에겐 직업을 바꾸는 주기가 돌아오는 걸까.


 “창업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언제까지 계속 고민만 할 것인가. 이런 결론을 내린 거죠. 저지르자고 결론짓고 르호봇이라는 비즈니스센터에 입주 신청을 하고 기존에 하던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이미 여러 가지가 있었다. 어쨌든 모바일 앱을 만들어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오렌지가든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20145월이었다.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도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툴이 그의 관심이었다. “사람들의 의사 소통이 텍스트에서 사진, 그리고 동영상으로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불편하더라구요. 수요는 있을 텐데 제대로 된 서비스는 없다는 판단? 어차피 시장이 이런 쪽으로 간다면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본 거죠.”


 이름하여 커넥트라는 서비스. 기획은 했지만 개발자를 구해야 했다. 그는 개발자를 찾기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다니다가 메조미디어 시절 함께 일했던 개발자가 팀을 이뤄서 창업을 한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개발자가 속한 팀과 뜻이 맞았어요. 그래서 같이 손잡고 일하기로 했죠. 아예 회사를 합치자고 해서 이 개발자가 속한 팀이 대표까지 포함해 전부 오렌지가든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시행착오와 피보팅

합쳐서 넷이 된 오렌지가든 팀은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앱 개발에 착수했다. 기획과 개발이 진행됐지만 얼마 안있어 이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가 되더라구요. 제대로 동영상으로 대화를 하고 서비스가 관리가 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되는데 이걸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구요. 그렇게 해서 개발을 하더라도 돈을 벌기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있었구요.”


 그냥 사업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네 사람은 워크샵을 떠났다. 난상토론을 했다. 어떤 아이템으로 하는 게 좋을까. 그때 레고 대여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과거에도 고민을 해 본적이 있는 아이템인데, 미국의 레고 대여 사업인 플레이닷컴(pley.com)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이미 해외에서 하고 있는 사업. 확실한 수요가 있는 비즈니스. 그리 창조적인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사업은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았다. 권정근 대표를 포함해 창업 멤버들 가운데 아빠들이 좀 있었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레고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도 도움이 됐다. “다들 레고를 사주다 사주다 지쳤다고나 할까요. 레고가 너무 비싼데 아이들은 자꾸 사달라고 하고. 그런데 막상 사 줘도 한 번 만들고 나면 다시 해체해서 조립하는 건 흔치 않죠.”


 레고 대여 전문 서비스 이름은 레츠고(Letzgo)로 지었다. 레고가 연상이 되기도 하고, 기억하기 쉬운 편이다. PC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주문을 하면 택배사와의 제휴를 통해 레고 제품을 집으로 가져다 주고 회수해 간다. 12개 시리즈, 330여종의 레고를 취급하고 있다.

이들은 레고 부품 수에 따라 제품 가격을 단순화했다. 가장 부품이 많은 700 piece 제품은 대여 가격 3만원이다. 시중에서 사려면 10만원 가량 하는 레고는 3만원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부품 수가 줄어들면 가격도 2만원, 1만원으로 낮아진다. 서비스는 210412월 시작했다.


 빌려 줄 때마다 레고를 세척하고 부품이 다 있는지 확인해서 대여를 했다. 고된 일이었지만 레고를 고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직원들이 레고 부품 검수를 하고 있다.>


렌탈비즈니스에서 IT 사업으로

레고는 비싸다. 특히 스타워즈과 디즈니, 히어로즈 시리즈처럼 캐릭터 제휴가 붙은 레고는 더욱 그렇다. 이 비싼 레고를 대여하면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은 이미 많은 사람이 했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어느 누구도 체계적으로 하질 못했다. 왜 그럴까. 실제로 해 보기 전에는 그도 몰랐다. 해 보고 나니 알게 됐다.


 “부품을 확인하는 게 엄청난 일이었어요. 처음엔 사람이 달라붙어서 손으로 다 확인을 했어요. 시간이 오래 걸려요. 얼마나 걸릴 것 같으세요?”

글쎄요. 꽤 걸릴 것 같은데....”

부품 700개짜리를 숙련된 사람이 해도 1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기껏 대여를 했는데 부품이 하나라도 없으면 낭패다. 고객의 항의가 엄청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부품 검수가 필수적. 전 직원이 달라붙어서 매일 부품 검수를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아니, 당장 시간이 모자란 게 문제가 아니라 이래선 사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없었다. 무한정 사람을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이들은 검수 기계를 직접 고안했다. 우선 부품 확인 및 분류 소프트웨어를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고 관련 기계장치를 만들 수 있는 업체에 의뢰해 장비를 사들였다. 조립을 하고 나니 레고 부품 검수 장비 마크I’(권 대표가 붙인 이름이다)가 완성됐다.


 이 장치는 검수에 걸리는 시간을 6분의 1로 단축시켰다. 60분이 걸리는 일을 10분이면 해

치운다. 지금 마크II가 개발 중인데 이게 완성되면 시간은 더 단축된다. 권 대표는 아예 이런 기계를 병렬로 붙여서 수십대를 돌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가 검수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비즈니스의 근본이 대여가 아니라 DB(데이터베이스) 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찾아갔을 때 회사 안쪽 사무실에는 수십만, 수백만 개의 부품이 종류별로 분류, 포장돼 있었다. 그는 부품이 2만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레츠고의 가장 차별화된 장점은 부품을 분실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점.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부담없이 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부품을 분실하면 어떻게 커버를 할까. “해외 직구를 통해서 구매를 합니다.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서 결국 부품을 찾아서 끼워넣어야죠.”


 레츠고가 나오기 전에 이미 블록드림, 브릭온 등 레고 대여 서비스들이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폐업을 했거나 사업이 잘 안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공통적으로 검수 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분실에 대해 벌금을 무는 구조로 돼 있다. 사업을 크게 키우기 힘든 구조다.


<오렌지가든이 개발한 레고 부품 검수 기계장비>


 그의 꿈은 레고 대여 업체가 아니다. 그는 결국 전반적인 장난감 대여 사업으로 업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가 창작 레고, 창작 장난감으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 현재 블록완구 시장은 300억원(추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집에 있는 중고 장난감, 중고 레고를 전부 밖으로 끌어내려고 합니다. 이런 중고 레고나 블록 완구를 저희가 사들여 창작 완구화해 부가가치를 높여서 다시 판매를 하는 거죠. 앞으로 할 게 무궁무진합니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고 특히 레고와 같은 블록완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고, 그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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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다룬 바 있다. 본래 내가 갖고 있었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정보의 불투명성과 가격에 대한 불만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요약하자면 중고차 시장에는 거래 당사자간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시장에 대한 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불행히도 아직 그 누구도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딜러를 통한 중고차 매매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딜러를 배제한 거래를 주창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딜러간 호가의 경쟁을 통해 가격에 변화를 시도한 이들도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미스터픽의 중고차 매매 앱 첫차는 어찌보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이들처럼 보인다. 기존 딜러 시스템에 그대로 의존하고 있고, 별다른 개입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무료다. 이들은 여기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들어보자.


거래 상대방에서 동업자로

미스터픽의 창업자 최철훈, 송우디 두 사람은 학연, 지연, 혈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있다. 일하다 만난 사이다. 대학 때 산업공학을 전공으로 한 최철훈 대표는 졸업 후 주로 게임업계에서 활동했다. 넥슨과 SK텔레콤, 그리고 네오위즈를 거쳤다고 한다. 반면 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송우디 대표는 네이버를 거쳐 그라프라는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송 대표의 경우 네이버(당시 NHN)에서 UX 디자인 업무를 했었고 이런 경험을 살려 퇴사후 UX UI 관련 전문 회사 그라프를 설립했다. 최철훈 대표를 만난 것은 바로 그라프 시절이었다. “게임회사에서 일할 때 UX 디자인 등을 외부에 맡기는데요, 그때 송 대표를 만났어요. 그 뒤로 회사를 옮기기도 했지만 거의 10년 가까이 외주 일을 맡기면서 일을 계속 같이 해 왔죠.” 최 대표의 설명이다.


<미스터픽 최철훈(왼쪽) 송우디 대표가 강남 포스코사거리 인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면서 비록 다른 회사에 있었지만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은 서로의 관 심사가 비슷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비슷하며), 자신의 일을 찾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논의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얘기를 나누고 일을 같이 하면서 뜻이 조금씩 모인 거죠.”


 2012년말께 최 대표가 네오위즈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제법 사회 경력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한다. 그렇게 고심 끝에 찾아낸 것이 중고차 시장이었다.


 중고차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은 상반됐다. 최 대표는 중고차를 처음 살 때부터 좋은 차를  싸게 구매하는 경험을 했다. 이후로 그는 중고차의 매력에 반해서 계속 중고차를 구매하곤 했다. 반면 송 대표는 중고차 첫 구매부터 (일종의) 사기를 당했다. “20km를 넘게 운행한 택시 차량을 3km 정도만 주행한 일반 차량으로 속여서 판 이들에게 당했죠.”

 어쨌든 경험은 상이했지만 중고차 시장에 상당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존재한다는 것,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에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였다.


신차는 가격, 중고차는 정보가 핵심

중고차 매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정보에 대한 불신과 가격 아닌가요? 파는 사람은 싸게 판 느낌을 받고 산 사람은 비싸게 샀다는 느낌을 받는 거요.”


 내가 던진 이런 질문은 두 사람도 당연히 수 차례 생각해봤을 터. 다만 두 사람은 가격보다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불신이 중고차 시장을 레몬마켓화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봤다.

구매를 결정할 때 신차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맞습니다.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중고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차는 정확한 정보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최 대표가 반문했다.

누군가 다가와 중고차를 싸게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면,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드시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상품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이 먼저 들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고차 시장에서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인 가격 문제의 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정보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다. “가격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딜러를 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딜러를 배제한 채로 거래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딜러를 배제한 중고차 거래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고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딜러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우선 차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고 상당히 많은 잡일(?)을 해결해주는 딜러에게 맡기려는 수요가 직거래 수요보다 많다는 것. 즉 딜러 없이 직거래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존의 딜러 시스템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었다. 물론 여기엔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중고차 매물이 거래되는 한국적인 특징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존재한다.

 

 어쨌든 그래서 미스터픽은 중고차 거래의 기존 시스템을 존중했다. 대신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20151첫차라는 이름의 중고차 구매 앱을 출시한 이들은 1년여만에 국내 1000여명의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등록하는 중고차 매물을 소비자와 연결하고 있다. 당초 미스터픽이 주창했던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첫차 앱을 통해 제시되는 자동차 정보에는 이른바 3대 안전정보, 즉 차량시세, 성능검사, 사고유무와 판매딜러정보까지 첨부돼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정보 앱 만든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출시 5개월 만에 10만 다운로드, 2000만 뷰를 돌파했고 지난해 5월말에는 등록 차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 6월에는 다음카카오청년창업펀드를 운용하는 동문파트너스로부터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복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최근까지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6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운로드는 70만을 넘어섰다.


 중고차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존 중고차 딜러들이 감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우선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차종, 연식, 마일리지 수 등에 따른 기본 가격표를 책정했다. 여기에 사고 유무 등의 기록을 추가했다.

 실거래에서 판매딜러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첫차 담당자가 직접 상사와 딜러 탐방을 진행했다. 심사기준을 통과한 딜러들에게만 활동 자격을 부여했다. “기존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나오는 중고차 매매상들의 정보도 물론 있죠.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가짜 사진이거나 허위 정보입니다. 남의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도 수두룩하죠. 우리는 실제 딜러인지를 확인하고 진짜 딜러 여부와 평판, 실적 등을 모두 체크했습니다.”

 

 뜻밖에 이들의 이런 활동에 딜러들도 반색을 했다고 한다. “사실 성실하게 열심히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는 딜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일부 허위 매물을 올려놓는 딜러들 때문에 이런 사람들도 피해를 보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딜러분들이 허위딜러들이 이 시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미스터픽 창업자들은 딜러들을 엄선하고 이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놓는다면 이들의 노력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잊기 쉽지만 딜러들은 나름대로 차를 팔기 위해 공을 들입니다. 세차도 하고 광도 내고, 흠이 난 부분은 고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팔기 좋은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거죠. 이런 작업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차를 사고 싶은 마음도 드는 거구요. 이런 노력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요. 이걸 어느 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낯선 이를 만나 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거래를 하는 것보다는 신뢰를 쌓아온 딜러가 올려놓은 매물을 잘 이용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미스터픽의 첫차는 무료 서비스다. 아무런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딜러들 입장에서는 광고를 공짜로 올릴 수 있는 셈이니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첫차는 어떻게 돈을 벌까. “일단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신뢰를 딜러와 소비자 모두에게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다음에 수익 모델을 붙일 계획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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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게임 개발자 세 명이 모여서 게임을 만들었다. 원래 하던 일인데, 다만 죽이 잘 맞는 이들끼리, 좀 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좀 더 시의적절하게 내놓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일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미 갖고 있는 게임 IP(저작권)도 있고, 출시 하자마자 돈도 어느 정도 벌고 있다. 스타트업 같지 않은 스타트업, 229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싱타의 박재성 대표 이야기다.

서울대 출신 개발자 3인방

싱타의 창업자 박재성, 고동일, 임준석 등 세 사람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창들이다. 박재성 대표와 임준석 이사는 94학번 동기동창이고, 고동일 이사는 93학번으로 1년 선배다.

대학시절부터 창업 얘기를 (농담처럼) 서로 하고, 언젠가 우리들의 회사를 만들어보리라 생각하곤 했던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들 게임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고동일 이사는 그 유명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버를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석사과정) 시절에 당시 박사 과정으로 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개발을 한 것이다. “1998년 이었어요. 리니지 서버프로그래밍 작업을 했었죠.”

전설적인 업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서울대 학부 재학 시절 고동일 이사는 컴퓨터공학과 동아리 애니뮤를 만들기도 했었다. 과동아리도 시작된 애니뮤는 지금은 서울대 공대 동아리로 승격돼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동아리를 만든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 그냥 혼자만의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동아리까지 만들어 활동했던 것 보니 심상치 않았던 인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엔틱스소프트, 누리엔소프트 등을 거쳐 2010년엔 싸이월드USA에서 유현오 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싸이월드를 끝으로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심이 많았던 사람답게 일본 애니를 주제로 한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 이사가 다양한 게임회사를 거치는 동안 박재성 대표는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했다.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홈 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을 거쳐 스마트TV 분야에서 꽤 오랜 기간 종사했다. 스마트TV 콘텐츠 개발 업무를 하면서 그가 맡게 된 게 게임이었다. 이로써 그도 게임 분야로 발을 딛게 됐다. “디지털솔루션 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면서 게임쪽 일을 하게 됐죠.”

이게 끝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나와 컴투스에 입사하면서 그는 대학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컴투스에 입사했던 임준석 이사를 컴투스에서 만난 것이다.

<싱타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고동일 이사(CTO), 박재성 대표, 임준석 이사>

사실 컴투스에 간 것도 둘이서 홍대에서 만나서 얘기하다 가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얘길 했어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창업을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임준석 이사랑은 항상 함께 하고 싶었죠. 그래서 대학때부터 계속 얘길 했던 건데, 다만 계기가 없었을 뿐이었죠.”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컴투스에서 창업을 꿈꾸고 있을 때 고동일 이사는 이미 창업을 해서 자신이 만든 게임까지 출시한, 창업선배였다. 세 사람이 힘을 합하면 뭔가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됐다. 2014년부터 창업 준비에 돌입, 그해 10월에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가 창업 전에 몸담고 있었던 XL게임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싱타’(SINGTA)라는 이름은 박 대표가 직접 이었다. 뭔가 주술적인 느낌마저 뭍어나는 이름이지만, 사실 별 뜻은 없다고 한다. 의미는 작명 이후에 추가됐다. “씽나게(신나게) 창조해봅시다!!”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게임 만든다

이들의 첫 작품은 고동일 이사로부터 왔다. 그가 만든 마법학교 루시드의 IP를 활용해 시드 이야기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국내 매출이 전체의 100위안에 오르는 등 순항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60만을 기록했다.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매일 약 3만명의 유저가 접속하고 있다.

시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집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카드를 모으는 것 자체가 재미인 게임. 마법학교 루시드의 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성이 이미 상당히 검증된 모델이다. 하지만 이들이 시드 이야기와 같은 류의 게임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을 만드는 것 등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싱타는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과 국내 시장 지향성 게임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게임은 아무래도 보다 다양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호흡으로 가야한다. 게임을 콘텐츠로 보기보다는 서비스로 보고, 라이프사이클을 더 길게 생각하며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유저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임준석 이사가 개발중인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명 자이언드(GIANT). 정통 RPG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이미 많은 RPG게임들이 나와 있지만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성을 추구한다는 설명. 올 연말께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일 이사가 맡고 있는 라인에서는 크로스로드라는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는 시드 스토리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보드 RPG.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는 김치찌개를 정말 잘 끓여 낼 수 있는 그런 식당과 같은 게임사가 되고 싶습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면 할수록 새로운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임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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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바닥에는 온갖 전기 전자 부품들이 가득했다. 벽에는 해체했거나 테스트중인 드론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사무실 한 구석에선 드론이 윙윙 날고 있었다. 큰 모니터가 딸린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복잡한 기계의 회로도를 구상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유비파이(Uvify) 사무실은 제품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의 사무실이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라고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어수선하고 복잡해보이지만,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이 활기차게 도전하고 만들고 있는 그런 풍경이었다.

드론에 심취한 항공우주공학 박사 3인방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뭔가를 직접 조종하는 것보다 저절로 움직이게 해 놓고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저절로 작동하게 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갈 때 그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했다.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2010년 서울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국가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중 영상기반 항법을 연구하게 된 것이다.

영상기반항법이란 게 말 그대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현재 상태를 파악해 즉각 대응하는 그런 항법을 뜻합니다. 제가 했던 일은 항공기 자동착륙에 관한 연구였는데, 항공기가 착륙할 때 활주로의 영상을 촬영해 자동으로 방향을 잡아주는 거였죠. 단순히 영상촬영만 해서는 안되고 인공지능 기술의 뒷받침이 필요했어요.”

연구는 팀으로 이뤄졌는데 그때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박철우, 이경현 두 사람과 함께 했다. 임현 대표를 포함해 세 사람은 모두 서울대 기계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각자 나름대로 특화된 분야도 있었다. 임 대표는 영상기반항법에,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드론 컨트롤 시스템에, 이 이사(CPO)는 자동조종장치에 장점이 있었다.

연구 주제는 매력적이었지만 이들은 좀 더 구체화된 뭔가를 원했다. 영상기반항법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실제 인공지능으로 날아갈 수 있는 드론이 가능한지,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등등. 이걸 하려면 연구 단계에서는 힘들었다. 펀드의 제약도 있고, 연구 방향도 맘대로 잡기 힘들었다. 결국 창업을 해야 한다는 게 이 팀의 결론이었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정말 드론이 시장이 열릴까?”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영상기반 실시간 실내위치인식 기술을 개발했고, 2013년에는 한국 항공 우주 논문상에서 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2013년 후반기가 되면서 사회적으로 드론이 크게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면서 이들도 확신을 갖게 됐다.

20143, 세 사람은 유비파이를 창업했다. 유비파이(UVify)‘Unmanned Vehicle’의 앞 두 글자를 따고, 로봇을 무인화 하려는 뜻에서 ~ 화 하다의 접미어인 ify를 합성했다. 즉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높은 자동화 수준의 날아가는 로봇 시스템을 만들려는 목표를 담았다고 한다.

사람이 드론을 힘들게 조종할 필요없이 드론이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서 임무를 수행하고 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이게 가능하다면 드론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조종 미숙으로 인한 추락, 좁은 공간에서 사람·사물과의 충돌 문제도 해결될 수 있구요

눈 달린 인공지능 드론 개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후문(낙성대) 인근 유비파이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임현 대표와 서너명의 직원들이 드론 실험 비행을 하는 등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임 대표는 인공지능을 드론에 적용하면 힘들게 조종할 필요없이 드론이 알아서 목표에 날아가 필요한 일을 하고 온다사람의 개입이 필요없기 때문에 고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영상촬영 등 기존 드론이 하기 어려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드론이라는 거창한 것을 만드는 회사지만 일단은 제대로 날 수 있는 드론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 임 대표는 스스로 평형을 잡아서 목표지점까지 똑바로 날아가는 게 인간으로 치면 소뇌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게 인공지능 드론의 기초라며 대부분 이 단계에서 잘 안돼서 실패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말했다.

제대로 날 수 있는 드론이 완성되면 여기에 영상장비를 장착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주입해야 한다. 그는 인공지능 드론을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인공지능이 들어간 컴퓨터 기술과 영상장비, 그리고 최종적으로 날게 해주는 모터와 동력전달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실전이 결합돼야 드론이 완성된다는 것. 그가 드론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기계항공우주공학까지 공부한 자신의 전공을 두루 살리기에도 좋은 분야라는 것.

유비파이는 우선 드론레이싱 대회에 나갈 만한 고성능 드론을 만들었다. 시제품이 나와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드론은 가을께 출시된다. 창업후 케이큐브벤처스에서 3억원을 투자받는 등 외부 자금이 수혈됐지만 향후 크라우드 펀딩이나 추가 투자 유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유비파이는 휴대가 간편하고 다양한 탑재체를 장착 할 수 있는 상용 드론을 출시해 안전, 검사 등 기존 드론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유럽등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드론 레이싱, Public Safety 드론 등 새로운 시장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로 치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프리미임 드론을 누구나 살 수 있게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게 목표에요. 지금의 헬기나 촬영장비가 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드론을 만들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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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BM왓슨의 데이비드 케니(David Kenny) 사장을 만났을 때 이런 말을 들었다. “인공지능이 공헌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신약 개발이고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이번에 소개하는 스탠다임이 바로 그런 회사다. 스탠다임은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할 때 어떤 효과와 이점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었다. 인공지능과 생물학(바이오) 분야의 박사 출신으로 구성된, 탄탄한 스타트업이다.

삼성 나와서 창업한 인공지능과 바이오 전문가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과(95학번)를 졸업한 김진한은 이후 나모인터랙티브와 엔씨소프트 등에서 개발자로 일하게 된다. 생물화학을 전공했지만 그는 컴퓨터공학도 복수 전공을 했다. 대학 시절 코딩을 배우고 그쪽 분야 일에 재미를 느껴 일도 그 쪽으로 선택했다.

그의 삶에 본격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200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면서부터다. 이 때 인공지능에 눈 떴다.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학위는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에딘버러 대학에 진학해 받았다.

한때 영어에 미쳐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덕에 영국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로 미쳐 있었나요?”

그야말로 ABC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완전 기초부터요. 제가 영어를 너무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서울대까지 진학한 사람이 영어를 다시 기초부터 공부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의 인공지능과 생물학에 대한 고민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였다. 학부 때 생물학을 전공으로 했고 석박사를 인공지능 분야로 한 그에겐 당연한 귀결이다.

석사 과정 시절부터 그는 인공지능을 통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돌아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기술원 내부 다른 팀과의 협업 과정에서 송상옥, 윤소정 두 연구원을 만났다. 세 사람은 DNA가 손상을 입은 뒤 어떻게 복구되는가를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하면서 팀웍을 다졌다고 한다. 이 연구에는 김 대표의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송상옥 윤소정 두 사람의 바이오 지식과 기술이 필요했다.

예전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함께 창업을 할 사람도, 자금도 없었기 때문에 주저했던 게 사실입니다. 두 사람을 만나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없었더라도 실제 창업에 이르게 됐을까. 2014년말, 삼성종합기술원은 김진한 송상옥 윤소정이 공동 진행하던 연구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몇 년 뒤 계획까지 세워놨던 그는 크게 낙심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신약을 만드는 데 어떤 공헌을 할 것인지를 직접 증명해보고 싶었던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리라 마음먹고 20154월말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불과 나흘 뒤 스탠다임을 창업했다. 송상옥 윤소정 두 사람은 흔쾌히 동참했다.

이미 결혼을 하고 자녀까지 있었지만 아내에게 말했을 때도 전혀 놀라운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오래 전부터 노래를 불렀거든요. 언젠가 자기 일을 갖고 창업을 하리란 걸 알고 있었던 거죠.”

인공지능으로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 30% 단축

스탠다임은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인데,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는 이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했다.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최대 30%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인공지능은 사람이 생각지 못한 화학물질의 조합을 통해 신약개발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설명이다.

마치 지난달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이 생각지 못한 의외의 수를 뒀듯이,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거나 사람이 하기 쉬운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의 조합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빠른 속도로 물질의 조합을 만들어내고 이를 검증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단축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이익은 그 다음부터다. 김 대표는 시간과 비용이 30% 줄어들면 신약 개발회사의 이익은 최대 120%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개발 기간 단축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앞당겨지기 때문이란 설명.

김 대표의 에딘버러 대학 박사과정 시절 동료였던 가야트리 나다라잔(Gayathri Nadarajan)도 그의 창업 소식에 서울대 치의대 연구원이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하는 등 인재들은 속속 모여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었다.

때마침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 등이 총 11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정부 지원도 받게 되면서 자금에 숨통이 트였다. 국제 대회에서 실적을 내면서 대내외적으로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영국의 세계적인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 Zeneca)가 개최한 인공지능 신약개발 경쟁 프로그램 드림 챌린지에서 스탠다임 팀은 70여개 참가팀 가운데 중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완성된 버전의 인공지능 신약개발 프로그램 스탠다임 솔루션은 약 2년 후인 2018년께나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에 앞서 국제 대회애서 공인된 개발력을 바탕으로 제약회사, 화장품업체 등과 제휴를 맺고 B2B(기업간) 인공지능 컨설팅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약 개발을 비롯해 생물학에는 인간이 풀기 어려운 숱한 난제들이 있다스탠다임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며 그런 어려운 생물학적 과제를 풀어 인류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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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시장은 불황일지 몰라도 인테리어는 호황이다. 낡은 집에 살면 내부를 바꾸고 싶어지고, 새로 개업을 하거나 이사를 가도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집을 사기 힘든 사람은 많아도 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인테리어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인테리어 분야에서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은 비슷한 가격 대의 다른 소비 행태에 비해 너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간결(?)하다. 가격대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 5000만원 안팎이 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할 때 얼마나 고민하고 비교하고 따져본 뒤에 선택을 할까. 비슷한 가격의 차 한 대를 살 때는 아마 엄청나게 발품을 팔고 정보를 구하고, 시승까지 여러 차례 해 본 뒤에야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인테리어를 할 때는 별로 그런 정보 없이 그냥 부동산 업체를 통해 소개를 받거나 동네 인테리어 업체와 얘기를 해서 공사를 진행한다. 꽤나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 치고는 너무 단순하고 정보가 없다. 인테리어코리아는 이처럼 정보가 차단된 소비자에게 정보와 선택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허지선 대표가 보기엔 이것은 새로운 시도인 동시에, 시장 정상화의 과정이다.

중개업체가 왜 필요할까

허지선 대표는 전남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건축학과를 나왔다. 건축설계가 그의 전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학 시절 그는 좀 더 큰 규모의 건축에 관심을 가졌다. “큰 설계를 해 보고 싶었어요. 큰 규모의 건축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대학원 과정은 도시설계를 택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도시설계를 전공했다고 한다. 건축설계가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라면 도시설계는 하나의 도시 전체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복잡하고 공부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로 도시 설계는 건축설계와는 다른 세계였다. 허지선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수원시정연구원에 들어갔다. 그게 2014년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어요. 글쎄 좀 공허했죠. 너무 규모가 큰 일을 한다는 게 붕 뜨게 만드는 효과도 있더라구요. 도시 설계라는 분야가 꼭 그렇다기보다는 연구원 생활이 제게 안 맞았을 수도 있어요.”

어쨌든 그러면서 연구원 생활은 1년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건축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일을 하면서 너무 큰 그림만 그리는 일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건축이 그런 측면에선 맞지 않을까 생각했구요.”

이렇게 해서 건축설계 쪽으로 돌아섰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건설 분야가 불황이어서 일감이 없는데다 건축사들은 차고 넘쳐나기 때문에 경쟁이 너무 치열했기 때문이었다. 점점 작아지는 시장을 놓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경쟁하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인테리어 사업 분야는 경쟁은 치열했지만 일감 역시 쏟아지고 있었다. 일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업체가 많아도 다들 살 수 있는 구조라는 것. 다만 건축설계 분야에 비해 건당 규모가 작고 마진 폭도 작을 수밖에 없었다.

인테리어쪽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유심히 보던 허지선 대표는 뜻밖의 일을 발견하고 놀라게 됐다고 한다. 소비자가 인테리어 공사를 맡기기 전에 업체들간, 다양한 인테리어간 비교하거나 평가해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거였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단순 중개업체에 의존하고 있었다. 인테리어를 요청하면 중개업체가 주문을 받아 몇 개의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해주고 소비자들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식이다.

도대체 왜 중개업체가 필요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업체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면 될 텐데 말이죠. 중개업체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지만 사실 소비자들과의 연결만 해 줄 뿐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도 아니고,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그는 소비자와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연결하는 사업에서 기회를 찾고자 올초 인테리어코리아를 설립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업체엔 더 많은 기회를

소비자들이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만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다. 검색창에 인테리어 관련 업체를 검색해보면 그야말로 무작위로 나온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인테리어를 잘 하는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고민하다가 집이나 자신이 운영하게 될 매장 근처의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하게 된다. 시중의 중개업체를 통하더라도 결국 2~3군데를 소개받아 결정할 뿐이다. 이렇게 하면 수수료도 떼기 때문에 가격만 오른다. 인테리어 업체들 입장에서는 중개업체를 통하면 입회비를 내는 등 부담이 커진다.

허지선 대표는 소비자가 소수의 몇몇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받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먼저 고르고, 그 다음에 그걸 제일 잘 하는 업체를 찾는 방식으로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업체들이 정보를 올리면 소비자들이 그것을 보고 선택하는 것. 이를 위해선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어떤 스타일로 시공을 해 왔는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인테리어 업체들을 잘 모아야 한다. 업체들의 시공 사례를 모아 포털 형식으로 보여준다.

현재 시범서비스 중인 인테리어코리아 사이트에서는 인테리어 업체들의 시공 사례를 디자인 및 스타일 별로 분류하고 있다. 대표 이미지를 클릭해 들어간 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서 해당 업체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중개가 아니라 소비자가 업체들이 올린 정보를 직접 보고 찾아가는 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중개 수수료나 입회비 같은 게 일체 없다.

수많은 인테리어 업체 중 자신들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관리할 정도로 실적이 있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하는 양질의 업체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 분류를 잘 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핵심이다. 한 해 인테리어 공사 건수만 100만 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허 대표의 판단. 당장은 광고 외 수익 모델이 없지만 업체 등록이 늘어나고 인테리어 분야의 정보 포털로서 트래픽이 늘어나게 되면 클릭 자체에서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인테리어 업체가 35000여개에 달하지만 이 중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곳은 수천개에 불과하다이 업체들의 시공 실적은 인테리어 디자인별로 잘 구별하는 것만 해도 업체들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상당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업체들은 포털에서 확보하기 힘든, 실제 구매로 연결되는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되는 등 양측에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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