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은 슈퍼맨. 별명처럼 한국인같지 않은 외모가 우선 눈에 띈다. 미국인을 연상케 할 정도의 큰 덩치에 안경을 쓰면 선해보이지만 안경을 벗으면 갑자기 인상이 부리부리해진다. 타파스미디어를 최근 설립한 김창원 대표는 아블라컴퍼니 노정석 사장과 함께 과거 태터앤컴퍼니 공동 대표를 지내다가 구글에 회사를 매각한 뒤 구글에서 3년반 정도 일을 했다. 태터앤미디어는 구글이 아시아에서 인수한 유일한 벤처기업이기에 그와 그의 회사도 제법 유명세를 탔다. 

 그가 새로 시작한 타파스미디어는 미국에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하려는 사업이 독특하다. 한국에서 태동해 특화된 웹툰이라는 장르의 세계 진출이라는 다소 색다르고 엉뚱한 그런 목표를 갖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지만 한국의 웹툰 문화를 갖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다. 싸이가 자신이 만든 스타일의 음악을 들고 세계 무대로 나가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비교해볼 수 있을까.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을 배우다

김창원 대표는 원래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고 얼마 안 있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물리학과에 입학한 그는 졸업후 삼성전자에 취직했다.

 삼성전자에서 그가 일한 곳은 무선사업부. 글을 쓰기 좋아하는 그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잡지 등에 글을 기고했는데 통신 기술과 무선인터넷의 발전 방향에 대해 쓴 그의 글을 읽고 그를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김창원 대표는 글을 맛깔나게 재미있게 쓰는 편이다. 평소 대화할 때 드러나는 기묘한 유머감각이 글에도 배어 있다.) 인젠을 창업했고 태터앤컴퍼니를 만든 아블라컴퍼니 노정석 사장이었다. 당시 노정석 사장은 두번째 창업인 젠터스에서 쓴 맛을 보고 SK텔레콤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다. 

 무교동의 한 낙지집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금방 친구가 됐다. 벤처업계 젊은 벤처인들 사이에서 형님뻘로 통하는 노정석 사장은 평범함과는 완전한 극단에 있는 인물인데, 이런 사람과 만나자마자 대화가 통하고 친구가 됐다는 점에서 김창원 대표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때 만난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뜻이 통한 두 사람은 태터앤컴퍼니에서 다시 만났다. 2005년말 노정석 사장이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하고 2006년 김창원 대표가 이 회사에 공동 대표로 합류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과 의기투합은 좋은 결말을 맺었다. 2008년 태터앤컴퍼니를 구글이 인수하면서 이 회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구글이 인수한 벤처기업’ 이 됐다. 

 그 뒤로 한동안 김창원 대표는 구글에서 일했다. 2년여 구글코리아에서 PM(프로덕트매니저)로 있었고 2010년 이후엔 구글본사로 넘어갔다. 본사에서 블로그&닷컴의 서비스기획과 리뉴얼을 담당하였으며, 구글플러스 프로젝트의 PM이자 유일한 한국인 멤버로 활약했다.

◆웹툰에 빠져 창업을 꿈꾸다

그가 아마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그 좋은 회사를 다니다 왜 창업을 하겠다고 뛰쳐나왔냐?”는 걸거다. 아무리 예상했던 일이라고 할 지라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창업을 고민하던 시점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는 구글에 다니고 있을 무렵. 구글코리아에서 2년을 일하다 본사로 건너갔기 때문에 “회사에 다시 입사한 것 같았다”고 회고할 정도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살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외국계 기업에서 일해왔고 영어를 구사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한국인. 한국 사람이 외국 회사의 본사에서 일하는 게 녹록했을 리 없다. 더군다나 경쟁이 치열한 구글이니. 

 본래 그는 만화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남들이 흔히 보던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도 그는 전혀 접하지 않았다. “저는 만화책을 즐겨 보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웹툰은 즐겨보게 됐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 방법으로 그가 웹툰을 보게 된 것은 아닐까. 만화책과 달리 웹툰은 호흡이 짧으면서도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그날그날의 이슈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픽보다는 스토리 구성에 더 강점이 있는 게 웹툰이기도 하다. 기묘한 유머감각을 갖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기존의 만화보다는 재치가 넘치고 시대의 이슈가 반영된 웹툰이 더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여간 생전 만화를 안 보다 어느 날 갑자기 웹툰을 열심히 보는 자신을 보면서 김 대표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그가 가장 열심히 찾아본 것은 야후코리아에서 제공하던 웹툰서비스. 

 “웹툰을 너무 자주, 많이 보면서 한편 느낀 것은 약간의 허탈감이랄까. 왜 그런 거 있쟎아요. 만화를 너무 열심히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도 풀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 내가 괜히 시간 낭비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할 일도 많은데 말이죠. 그러다가 어느날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 웹툰을 보면서 시간낭비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웹툰으로 사업을 해보면 되겠구나!’ 그래서 이 분야를 알아보기 시작했죠.”

 그가 발견한 것은 웹툰이라는 장르는 한국에서 시작해 한국이 키워낸 놀랍고 혁신적인 IT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것. 하지만 한국의 시장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네이버 다음 등 극소수 포털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고 이들이 국내 시장에 안주한데다 독점 구조라서 성장이나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도, 계획도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웹툰 시장이 전무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지만 웃음과 재미라는 코드는 어차피 모두 같은 법. 형식이 문제가 아니기에 점차 웹툰 방식의 서비스를 하려는 업체들이 생겨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이 원조인, 희귀한 분야인데 뺏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동지들을 규합했다. 

◆웹툰으로 세계시장에 새로운 한류 모델 만든다

그의 이런 열정과 준비태세를 보고 UC 버클리 하스 스쿨을 졸업한 장영준씨가 CCO(최고콘텐츠책임자)로 공동 창업을 하기로 했다. 장영준씨가 합류하면서 하스 스쿨 출신 또는 버클리 출신의 우수한 실리콘밸리 인재들이 타파스미디어에 합류했다.

 창업진들에 대해 장영준 공동창업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직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거나 가진것을 모두 버린 사람들이 여기 타파스 미디어에 모였습니다. 공동창업자 김창원 대표님, 자식이 둘이고 멀쩡히 수억대 연봉 받으시던 분이 이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 하나, 저와의 신뢰 둘, 이렇게 무기 삼아 회사 때려치우고 새로운 도전에 온 몸을 던졌고,  저는 그 약속에 답하기 위해 학교를 한학기 조기 졸업하고 모든 안정된 취직 자리를 던졌습니다. 우리 웹개발자들 역시 대기업의 기회를 버리고 우리의 비전에 동참해주셨으며, 마케팅 팀은 모두 하스출신의 유능한 제 친구들로서 역시 대기업 자리대신 우리의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었습니다. 작가들 역시 모두 출중한 실력이 있으나 대기업이 시키는대로 그림만 그리는 환경보다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우리를 선택해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다른 기회를 포기하였고, 이제 두 손에 가진것이 없이 시작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 한다면, 열정과 실력에 대한 자신감, 그 두가지 가슴에 품었을 뿐입니다.”

 타파스미디어에서 타파스(Tapas)는 스페인어로 핑거스푼, 또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소량의 음식을 뜻한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콘텐츠와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는 지향점이 담겨 있다.

 타파스미디어는 웹툰을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전문 포털 타파스틱(www.tapastic.com)을 10월8일 오픈했다. 모바일 앱도 만들었다. 타파스틱의 미션은 우선 2가지. 웹툰 문화가 거의 없다시피한 미국 등 서구 사회에 한국의 시작한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표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일으키고 이를 선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 한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겠다는 것. 타파스틱에는 현재 50여 편의 작품들이 연재 중인데 지금까지 10편의 한국 작품을 선정해 현지에 최적화된 번역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연재를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타파스미디어의 목표는 타파스틱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하고 시장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의 별명은, 모두에서도 밝혔듯이 수퍼맨이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글로벌기업, 벤처기업을 두루 다니며 경험하고 학습한 그가 처음으로 하는 창업은 그의 별명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만화라는 분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수퍼맨을 포함한 영웅히어로를 앞세운 DC와 마블 코믹스의 수퍼맨 군단과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됐다. 수퍼맨과 수퍼맨의 대결인 셈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스타트업 100회째로 손색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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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간 세계 인터넷 업계는 ‘웹2.0’ 열기에 휩싸였다.그런데 국내에서는 “웹2.0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터넷 업계가 침체돼 있다.투자도 부진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도 없다.

 인터넷 순위조사기업 알렉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대 웹사이트 중 4개가,30대 웹사이트 중 14개가 웹2.0 사이트이다.반면 한국에서는 10대 웹사이트 중에는 웹2.0 사이트가 하나도 없다.30대 웹사이트까지 뒤져야 3개가 나올 뿐이다.웹2.0이 이렇게 부진한 이유는 뭘까.한때 ‘인터넷 강국’이란 말까지 들었는데 왜 이렇게 침체됐을까.각계 전문가 5명이 모여 한국 웹2.0의 현황과 문제점,대책 등에 관해 토론했다.토론에서 오간 얘기들을 간략히 정리해 봤다.

오른쪽부터 박병우 팀장,김태우 블로거,문규학 대표,김창원 대표,이경전 교수,임원기 기자

<토론회 참석자>(가나다순)
김창원 태터앤컴퍼니 공동대표
김태우 전업 블로거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박병우 문화관광부 뉴미디어팀장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임원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 기자=당초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께 웹 2.0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토론회를 한번 갖자는 말씀을 드렸는데,이렇게 빠른 답변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만나뵙기 힘든 각 계의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주신 것 만으로 큰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초 말씀드린 대로 오늘 자리는 웹2.0의 한국적 현실을 짚어보고자 만들어졌습니다.한국의 웹2.0이 처한 현실은 어떤가? 왜 우리는 주변에서 웹2.0을 말만 많이 들을 뿐 구체적인 기업활동을 보기 힘든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이 외국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대책은 없을까?
 이런 다양한 주제를 논하기에 시간이 짧을 수 있겠지만,기탄없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자리를 마련하는 부탁을 드려놓고선,사회까지 맡아달라고 부탁드려 죄송합니다.문 대표님,부탁합니다.

 

▷문 대표=우선 도대체 웹2.0이란 무엇일까 정의가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정의를 내리는 데 있어서는 역시 교수님이 최고죠.이 교수님 좀 부탁드립니다.

 

▷이 교수=솔직히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요.제가 볼 때 가장 간략한 정의는 최근 몇 년간에 걸쳐 발생한 웹의 환경 변화와 방향성을 웹2.0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웹이 구조화됐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구조화된 웹입니다.참여,공유,개방을 보통 키워드로 말합니다.

 

▷문 대표=개념 정의하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관점에 따라 다르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웹이 변화된 것을 그러면 웹2.0이라고 할 수 있는데 김태우씨께서는 1.0과 2.0이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지요.

 

▷김태우-웹의 구조 자체는 본래 분산화되고 민주적인 것이 많았습니다.이게 웹의 원래 성격이었는데 웹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기존의 미디어의 성격을 많이 닮아가게 됐습니다.그러던 것이 2004년을 넘어서면서 일반인들이 만들어가는 웹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한 겁니다.이것을 사람들은 웹2.0이라고 부릅니다.

 

▷문 대표=2003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세계 강국’으로 통했습니다.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이나 인터넷 이용자수에서 세계 1위였죠.그런데 2004년을 기점으로 주도권을 상실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초고속인터넷에서 일본이 추월하기 시작했고,미국과 유럽은 웹2.0에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인터넷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매출이 적어도 100억원은 돼야 합니다.그런데 한국 웹2.0 기업 중에는 매출 100억원 이상인 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김 대표=저는 매출보다 웹2.0은 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웹 사용 형태를 바꿨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봅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네이버 뉴스,다음 카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즉 웹2.0이 일반화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행태가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겁니다.이것이 한국 인터넷 산업과 웹2.0의 한계이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 팀장=수년 전 많은 사람들이 문화부로 찾아와서 ‘웹 기반의 서비스’에 관해 묻곤 했습니다.그들 중에는 웹2.0 초기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이도 많았고 지금 생각해봐도 혁신적인 서비스들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니 창업에 성공한 이가 거의 없습니다.창업을 포기했거나 창업했지만 실패한 거죠.대부분 대기업 관리자로 들어간 이가 많았습니다.


▷문 대표=제가 지난해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고 다녔습니다.설득해보려고 했던거죠.벤처를 한 번 해보라고.그런데 체험적인 한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요즘 젊은이들은 고등학생 시절 ‘닷컴 버블’이 꺼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가족이나 친지가 벤처를 했다가 망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그러다 보니 진로를 정할 때 무엇보다 안정성을 따지는 성향이 강합니다.벤처 창업 하겠다고 하면 정신나간 사람 취급받는 게 현실이죠.지금 한국에는 웹2.0 벤처 정신이 없습니다.


▷임 기자=한국과 미국의 웹2.0기업들이 현황이 어떻게 다른가요? 이를테면 한국은 몇 개인데,미국은 몇 개 라던가..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문 대표=제가 볼 때는 30여개 기업 정도? 그 정도가 웹2.0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미국에서는 상위 15위의 벤처캐피탈이(2300개 중에) 투자한 웹2.0기업이 164개입니다.기업 하나당 150억원 이상 투자했죠.그런데 한국에서는 전체 웹2.0기업을 통털어서 30-40개 밖에 안됩니다.


▷이 교수=미국에서 인터넷 업체인 구글이 새로운 강자로 뜨면서 웹2.0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는 아직도 웹2.0을 잘 모릅니다.네티즌들도 웹2.0 시대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한국 네티즌들은 아직도 포털식 일방주의적 서비스에 익숙해 있습니다.

▷문 대표=웹은 해당 국가의 문화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쓸 만한 가치와 정보를 인터넷에 얼마나 축적해 놓았느냐가 중요한 거죠.미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많은 정보를 축적했습니다.그것이 공유와 개방이란 새로운 추세와 만나면서 웹2.0을 탄생시켰습니다.한국은 정보 축적이 매우 미흡한 것 같습니다.그래서 (지식검색을 내건) 네이버가 성공하지 않았을까.없으니깐 만든 거죠.


▷이 교수=웹2.0에서 참여·공유·개방은 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입니다.구글은 참여·공유·개방이라고 포장했지만 이를 통해 자기네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투자를 하고,돈이 있어야 웹2.0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또 창업자와 벤처캐피탈이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박 팀장=우리나라 웹2.0은 콘텐츠가 약합니다.문 대표 지적대로 지식 축적이 미흡하다 보니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가 쉽지 않은 거죠.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표현해야 웹2.0이 대중화된다고 생각합니다.지식을 제대로 축적하려면 유저(사용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미 과거 PC 교육 등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교육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웹2.0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이런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 기자=웹2.0의 활용에 있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그런데 한국은 웹2.0의 확산과 전파,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블로그의 모습에서도 외국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태우=미국에서 웹2.0이 확산된 데는 블로거들의 힘이 컸습니다.쓸 만한 지식은 나이든 분들이 축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지식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웹이 활성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블로거들의 평균 연령이 한국은 30대 초·중반인 반면 미국은 50대거든요.콘텐츠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웹2.0 벤처의 영역 자체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산업군에 웹2.0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미디어에 국한시킬 필요가 없는 거죠.헬스케어 같은 분야에도 얼마든지 웹2.0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학계의 블로그 활용 모습도 사뭇 다릅니다.미국에서는 학계 블로그가 활발합니다.한국과 많이 다른 점이죠.미국의 교수 중에는 자신의 책을 온라인에 공개한 사람도 있습니다.The wealth of Networks라는 책을 갖고 만든 블로그가 있습니다.뱅클러 교수의 700페이지 책으로 만든 이 블로그에는 수만명이 참여해 책의 내용의 강의를 만들어갑니다.저는 900명 정도가 회원으로 있는 블로그를 그냥 운영하고 있는데 이 교수는 강의 자체를 위키피디아 형태로 참여를 내세워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김 대표=사실 웹2.0에 대해 논할 땐 실리콘밸리냐 아니냐로 구분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한국은 여전히 잘하고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다만 실리콘밸리엔 많이 뒤져있죠.실리콘밸리를 제외하곤 어느 곳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김태우=맞습니다.실리콘밸리의 웹2.0에 대한 엄청난 기술적,개념적 진보에 좀 기가 질려있긴 하죠.거기서는 금융공학적 기법마저 동원하고 있습니다.수익모델도 잡혀 있죠.그거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멀었지만,사용자들 개개인의 모습에선 결코 뒤쳐지지 않습니다.


▷문 대표=건강한 위기의식,긴장감,이런 것이 우리 인터넷 업계에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웹 생태계를 복원하고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우리나라 웹2.0이나 ‘블로고스피어’는 아주 외롭다는 느낌이 듭니다.자신들만의 ‘섬’에 빠져 있다고 보여집니다.블로고스피어에 있는 네티즌들에게 배를 나눠주고 대중과 함께 호흡하게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여기 계신 분들이 그런 역할의 일부를 담당해야 할 것도 같습니다.오늘 토론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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