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이들이 잠든 틈에) 랭키닷컴이라는 인터넷조사업체가 발간한 인터넷트렌드북2010을 보다가 재밌는 지표를 발견했다.지난해 포털,블로그,UCC,뉴스의 연령대별 사용자 지표에서 10대의 비중이 일제히 급감해버린 것이다.10대의 인터넷 사용 자체가 감소한 것인가 해서 연령대별 인터넷 사용 지표를 봤더니 그렇진 않았다.인터넷을 사용하는 전체 연령대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이후 조금씩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긴 했지만 꾸준히 25%에서 27%를 유지하고 있었다.그런데 주요 서비스별 지표에서는 크게 감소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연령별 방문자 구성에서 2007년 22.2%였던 10대의 포털 사용자 비중은 지난해 5.4%로 크게 줄었다.대신 28.0%였던 30대가 39.5%로 급증했다.쇼핑몰의 경우도 2007년 19.6%였던 10대의 비중은 지난해 4.0%로 급감했고 30.9%였던 30대가 43.5%로 늘었다.뉴스 서비스에서도 2007년 21.1%였던 10대의 비중은 지난해 5.2%로 줄었고,블로그는 같은 기간 25.9%에서 6.5%로 감소했다.동영상 UCC 사용자 비중에 있어서도 28.1%에서 8.4%로 크게 줄었다.게임포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30.9%에 달했던 10대 비중이 10.7%로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인터넷을 사용하는 10대의 비중,즉 10대의 인터넷 사용자 수 자체는 27.5%에서 26.4%로 소폭 줄었을 뿐이다.체류 시간은 조금 줄었지만 이들이 방문하는 사이트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결국 사용자 수나 이들의 활동성 역시 줄어들지 않았는데 주요 서비스 지표에서는 일제히 비중이 감소했다는 뜻이다.10대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부분적으로는 30대와 40대의 인터넷 이용자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일부에서는 10대들이 모바일로 많이 옮겨갔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하고 있지만 모바일 웹 인구를 고려해봤을 때 충분치 않다.조사 자체가 잘못된 것일까?

 잘 이해가 가질 않아서 몇 군데에 문의를 했었는데 신통한 대답이 돌아오질 않았다.10대들이 어디로 자취를 감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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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2006년 2월말 다음이 제주도 본사로 기자들을 초청했을 때 석종훈 대표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이다.그 자리에 다른 다음 직원은 없었고,이 말을 직접 들은 사람도 나를 제외하면 불과 3-4명 뿐이었을꺼다.

새삼스럽게 당시 대화가 생각나게 된 것은 요즘 다음이 여러가지 이유로 화제가 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되고 과거 취재 노트를 펼쳐보다 발견하게 된 것이다.(사실은 싱가포르에서 한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정말 뜬금없이,문득 생각났다.이유는 모른다)
 그의 이런 말은 2년이 넘은 올해 들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뉴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실화됐고,그의 예측 또한 맞아떨어진 것 같다.

석 사장은 그때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당시 배경을 좀 살펴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제주도 본사 이전에 대해 한편으로는 자랑을 하고 싶었고,또 한편으로는 라이코스 껀을 비롯해 계속되는 다음의 투자 및 사업 확대 실패에 대해 변명 또는 해명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느낌상 두번째가 더 강했다.해명을 하려고 하다보니 예민해졌을 수도 있지만 석 사장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많이 언급했던 것 같다.즉 미디어의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다음이 기존 올드미디어와 차별화되며 새로운 가치를 찾을 거라는 식의 대화가 이어졌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미국에서 벤처를 창업해 봤던 석 사장은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 답게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확실히 새겨들을 만한 식견을 갖고 있었다.그는 미디어가 1.0에서 2.0으로 변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세상이 이미 열렸고 기존 미디어들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중앙일보 뉴스 정도는 빼도 다음 트래픽엔 손실이 없다는 발언이었다.사례를 왜 중앙일보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요지는 소비자들은 이제 뉴스를 선택할 때 과거처럼 언론사의 신뢰도를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는 거였다.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는 독자들은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는 역할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과거와 뉴스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다는 거였다.

아마 그가 중앙일보와(또는 다양한 다른 많은 매체와) 뉴스 공급건으로 상당히 시달렸는지 모른다.하지만 표면적으로 내세운 것은 언론사 뉴스의 문제였다.즉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물론 그가 그 사례로 중앙일보를 든 것은 아니었다.그냥 하나의 예였던 것 같다.

나름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취재하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기자라고 할 지라도 뜨금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기분이 나쁘고 이런 것을 떠나서 언론사 선배였던 그의 지적을 겸허하게 생각하면 그의 지적은 정말 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사실 우리는 똑같은 주제,똑같은 제목,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수백,수천개 기사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하루를 낭비하고 있는가.)

즉 그렇게 비슷비슷한 뉴스로 넘쳐나는 현실에서는 언론사 몇 개 정도 공급이 중단되도 다음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거였다.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얻고,기대하는 것이 상당히 달라졌고,소비자들이 공급자가 되면서 정말 대단한 특종이 아닌한 뉴스에 대한 갈증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인 것 같다.

 3개 신문사와 뉴스 공급을 해지한 뒤에도 다음의 트래픽은 별 영향이 없고 3개 언론사 사이트가 오히려 영향을 받는 것을 보면 그의 그런 자신감있는 발언은 상당히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계속 이렇게 가다간 언론사들이 먼저 안달이 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언론사와의 관계에서는 자신만만했던 다음이 이메일 파동으로 정신없는 것을 보면서,다음이 너무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메일 파동에 다음이 대처하는 것을 보면,다음은 아직은 결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미디어2.0 기업은 아닌 것 같다.오프라인의 제조업체와 그들의 대처방식이 다를게 뭐가 있나? 미디어 업체가 미디어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중앙일보 등 3사 언론사 뉴스를 빼도 다음에 전혀 지장이 없을 진 모르지만 보안이 한번 잘못되면,네티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면,개방된 인터넷 사회에서 숨기는데 초점을 맞추면 엄청난 폭풍이 몰아친다는 것을 다음이 이번엔 배웠을까.이번에 석 사장은 뭐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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