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맞춤셔츠를 입은 적이 있었지만 어느 날부터 입지 않고 있다.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 기성복에 비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 없는 가격, 단조로운 스타일 등이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돈을 주고서라도 기성복 매장에 가서 만들어진 셔츠나 바지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맞춤셔츠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최근엔 맞춤형 셔츠를 입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조짐도 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스트라입스라는 회사는 이런 맞춤형 셔츠를 판매하는 회사다. 스타트업이지만, 사업 모델은 아주 오래된 기존 사업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 뭐가 다른 걸까. 바로 조금 전 언급했던 그 단점들을 스트라입스는 극복했을까. 그 단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물론 이 회사는 그런 모든 것을 감안하고, 준비해서 시작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일로 밤을 새고프다

2001년 서강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한 이승준. 전자공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08년 아이리버에 입사를 했다.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중요했던 것은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3년이면 끝이 나지만 그는 아이리버에 1년을 더 있었다. ‘좀 더 배우고 싶었다’는 게 그가 말한 이유. 

 그가 입사했을 때 아이리버는 이미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회사였다. 아니, 어쩌면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던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제가 들어가고 얼마 안 있어서 창업자인 양덕준 대표가 회사를 나가셨어요. 그리고 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정말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을 때였죠.” 회사는 약간 어수선했을 수 있지만 그 덕에 그는 좋은 경험을 했다.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전자책 단말기 등 온갖 회사의 새로운 사업들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여러 유형의 사업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 처음 입사해 신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일을 했던 그는 얼마 안 있어 PM(프로덕트매니저)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리고 이 때 훗날 창업을 같이 하게 되는 이창훈씨를 만나게 된다. 이창훈은 UX디자인 담당자였다.

 PM과 UX디자이너는 당연히 함께 할 일이 많았을 것이다. 일이 많을 땐 몇날 며칠을 밤을 새가며 일을 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고 자연히 신뢰도 쌓이지 않았을까. “제가 성격이 급해서인지, 뭘 하게 되면 끝을 보지 않으면 안됐고, 그것도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해내고 싶은 마음이 많았어요. 하루에 4-5시간밖에 잠을 못자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잦았죠.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이렇게 밤을 새가며 일을 할 거면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밤을 새고 싶다’고요.”

 그는 간간이 창업 계획을 이창훈씨와 얘기했다. 그리고 2012년초 아이리버를 나왔다.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일단 회사는 나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심지어 명확한 아이템도 없는 상태였다. 그에겐 여러가지로 준비가 필요했다.

◆지금의 남성 패션은 뭔가 이상하다

 막연하게나마 그는 남성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로 밤을 새고 싶다고 했쟎아요. 남성 패션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와 관련된 일을 하면 얼마든지 고된 일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죠.”

 그가 생각한 것은 남성 패션 시장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 고가 브랜드나 하이클래스 남성 패션은 실제로 그 복장을 하고 어디를 다닐 수도 없는, 잡지에서나 봐야 하는 패션이고, 중가 브랜드의 패션은 가격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기존 패션업체들과 다르게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내세운 것이 ‘상식적인 패션’이었다. 

 2012년 9월부터 창업을 준비했지만 그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자금도 부족했다. 때마침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아시아(FTA)가 2차 CEO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바로 여기에 지원했다. “경쟁이 치열했어요. 큰 그림이나 전략을 들고 가봤자 안먹힐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저의 경력을 살리면서도 실행력이 좋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어요.” 그의 이런 방식은 효과를 발휘, 헬로네이처와 함께 FTA의 지원을 받는 2차 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지원당시 그의 팀은 이창훈씨와 달랑 2명이 전부였다. 개발자가 없는 상태였고, 사업 아이템도 분명하지 않았다. FTA가 달라붙어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남성 셔츠 분야로 도전을 하자고 일찌 감치 계획을 수립했는데 고민이 생기더라구요. 절대로 동대문보다 더 저렴하게 옷을 구해올 수 없다는 거죠. 이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가격이 좀 더 나간다면 무엇으로 승부를 봐야할까 엄청 고민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찾아가는 서비스’였죠.”

 인력을 충원하고 사람들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이들은 법인을 설립했다. 2012년 1월이었다. 회사 이름도 오디너리(Ordinary)에서 스트라입스(Stripes)로 확정했다. 옷을 떠올리면서도 누구나 쉽게 알 만한 단어라는 것도 중요했다. 처음에 팀 이름을 오디너리로 할 때 생각을 보통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셔츠를 제공하기 위해 스트라입스 창업 멤버들은 올초 동대문 시장과 종로바닥, 광장시장 등을 샅샅이 뒤졌다. 손발이 척척 맞을 맞춤셔츠 봉제공장을 찾는 작업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찾아가는 서비스 구현을 위해 스트라입스는 로드 테일러(Road Tailor) 3명을 채용했다. 모두 여성이다. 이들은 패션을 전공으로 했으며 옷 구매나 사이즈 측정을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찾아간다. 셔츠 구매에 필요한 사이즈 측정은 물론이고 컨설팅도 해 준다. 남성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 스타일에 대해 잘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잘 알고 있더라도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새로운 경지가 열릴 수도 있다. 평소에 패션이나 옷차림에 대해서 누군가 대화를 하는 적 자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대한 대화 자체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대표의 이런 생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 같다. “로드 테일러분들이 찾아가서 피부색, 체형, 얼굴형 등을 고려한 셔츠를 제안합니다. 이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도 알게 됐구요.”  

◆7월 바지, 9월 정장 서비스도 오픈

 4월말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제 막 두달이 된 것이다. 그 동안 3000여명의 사이즈를 쟀다. 이 숫자가 1만명에 도달하면 본격적인 서비스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게 이 대표의 예상. 현재는 셔츠만 주문할 수 있지만 앞으로 상품은 더욱 확대된다. 우선 7월에 바지, 9월에는 정장과 자켓 판매도 시작한다. “지금은 셔츠만 판매하지만 곧 바지 서비스와 정장 서비스도 시작되기 때문에 고객을 방문했을 때 몸 전체 사이즈를 다 측정합니다. 물론 동의를 받고 하는 거죠. 한번 사이즈를 측정해 놓으면 이분들은 언제든 원하는 옷을 주문하실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사이즈를 측정하면 약 닷새 후 옷을 받아볼 수 있다. 와이셔츠뿐 아니라 캐주얼 남방도 맞춤형 주문이 가능하다. 가격은 4만9000원대부터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 손님 1명당 평균 주문 가격을 5만원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보다 금액이 훨씬 올라갔다. “손님 1명당 평균 구매금액이 10만원을 넘습니다. 반응이 썩 괜챦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왕 사이즈를 쟀는데 한 벌 사기는 뭐하다는 심리도 있지 않을까. 

 기꺼이 돈을 내고 살만한 그런 합리적인 가격, 좋은 퀄러티, 유행이나 개인의 취향 반영 등 세 가지를 충족하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는 1만명의 DB(데이터베이스)가 모이면 양복 판매 뿐 아니라 남성용 소품(가방, 구두, 벨트 등)에 대한 판매와 연계해 거대한 개인 맞춤형 남성 패션 서비스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어지기 전, 그에게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해보니 어떤지를 물었다. 

 “정말 힘들더군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입니다. 회사를 다니던 때도 하루에 4-5시간밖에 안 잤기 때문에, 사실 스타트업을 해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일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그때보다 늘어난 것은 아니죠. 그런데 스트레스와 고민은 비교가 안됩니다.”

 “책임감 때문 아닐까요. 대표는 어디 도망갈 데가 없죠.”

 “맞습니다. 그런 것도 있구요, 또 제가 직원으로서 일할때는 전체적인 그림으로 그리고 전략을 세우는 것에 대해선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창업을 하니 이 모두를 해야되더라구요. 무엇보다 이것으로 인해 여러사람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거죠. ”

 그래도 그는 창업을 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에 만족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꿈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꿈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이 더욱 중요하더군요. 당장 그 꿈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죠.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그 말씀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by wonkis

,

연도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02년인가 2003년쯤이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 공부중인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받기 원하는 선물이 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그의 대답이 ‘아이리버’였다. 그는 아이리버가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며 미국의 젊은 사람들이 (비싸서 쉽게 사지 못할 뿐이지) MP3 플레이어로 아이리버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그의 말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의 어떤 분위기를 반영한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 정도로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2000년대 초반의 특정 시기에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단순히 인기있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멋진 휴대용 IT 기기의 상징이었다. 자랑스러운 한국산 제품이라고 해도 아주 심한 과장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뒤로 불과 1년이 지났을까. 어느날 갑자기 아이리버의 신화가 사라져버렸다! 이 현상은 해외에서 먼저 나타났다. 국내에선 아이리버가 한동안 버텼다. 하지만 해외엔 애플의 아이팟에 밀려 아이리버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아이리버 신화가 해외에서 25%를 넘나드는 MP3플레이어 점유율을 보이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추락하면서 아이리버의 신화 역시 추락했다. 이후 아이리버는 국내에서도 삼성에 밀리고 애플에 고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MP3플레이어로서 아이리버를 말하는 사람이 없다.

 책 ‘거인과 싸우는 법’은 이런 아이리버의 신화와 몰락을 양덕준 레인콤 창업자의 입을 통해 직접 들었다. 아이리버를 만든 레인콤의 창업자들 이야기와 그들의 꿈, 그들이 성공하는 과정을 저자가 분석한 것이 아니라 양덕준 사장에게 직접 들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이점이다. 아이리버가 몰락하게 된 원인과 과정 역시 양 사장에게 직접 들었다.

 저자는 ‘모두가 아이리버 신화에 취해 있을 때, 신화는 추락하고 있었다.(p.173)’며 아이리버 신화의 몰락을 기술하고 있다. 아이리버의 몰락 과정 중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내부의 다툼과 부의 분배 문제 등을 다룬 점도 신선하다. 양 사장과 함께 레인콤을 창업했던 창업자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본 양 사장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이 책의 특장점이다. 한 명의 걸출한 CEO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 특히 동업자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흔히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양 사장은 분명 한국이 낳은 이 시대의 위대한 CEO 중 한명일 것이다. 최소한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수긍할 것 같다. 하지만 위대한 인물도 약점이 있고, 무엇보다 그 약점이 두드러지는 시기를 맞이하면 자신의 장점으로 이를 커버할 수 없게 된다. 애플의 등장과 MP3플레이어 경쟁의 패러다임 변화는 아마 그런 시대적인 변화였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과거 아이리버 몰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됐던 부분, 즉 MP3 플레이어 자체가 고도 기술 집약적인 사업이 아니라서 대기업이나 후발주자에게 쉽게 추월을 허용할 수 있는 분야였다는 것, 애플이 콘텐츠와 플랫폼, 기기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면서 판을 바꿔버렸다는 것 등에 대해선 자세히 기술하지 않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를 감안하고 있다고 본 것 같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10번 시도해 1번 성공했다면, 이는 9번 실패하고 1번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냥 1번 성공한 것이라고. 레인콤과 아이리버를 만든 양덕준 사장 역시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그만두는 것이다. 꿈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책에 따르면 양덕준 사장은 여전히 아이리버를 되찾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레인콤 시절에는 기다림에 대해서 잘 몰랐다며 그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고 한다. “김치의 맛은 양념의 맛이 아니라 저온에서 오랜 기간을 거쳐야 하는 숙성에서 나오는 건데, 과일로 친다면 잘 익어서 열매가 밖으로 벌어져서 나와야 하는데, 그걸 억지로 끄집어내서 으깬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다리지 못한 것이다. 레인콤때는. ” (p.327)

 그의 진단처럼 기다리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오히려 자기 자식같은 레인콤을 더 빨리 떠나지 못한 것이 원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저자나 주인공이 말하는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이 뭐 대수랴. 어차피 인생에 답이 없고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어긋나 버린 기회들을 생각하며 아쉬워하기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자기 자신조차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스토리를 솔직하게 다뤘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취재 현장에서 만났지만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작은 거인 양덕준의 그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북큐브가 선보인 10만원대 전자책 단말기 B-815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북큐브와 북큐브에 전자책 단말기를 공급하는 넥스트파피루스에 따르면 북큐브가 당초 주문한 1만대의 B-815에 이어 최근 2000대를 추가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큐브 관계자는 "지금 판매되는 속도로 볼 때 곧 물량이 달릴 것으로 예상돼 추가 생산이 피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대 이상 팔리는 전자책 단말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만여대 갖고 무슨 돌풍이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매우 열악한 국내 전자책 단말기 시장을 고려할 때 유례없이 짧은 기간 동안 많이 팔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아이리버,인터파크,북큐브 등에서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가 쏟아져나왔다.하지만 각사가 내놓은 단말기는 2000-5000여대 수준에서 판매가 되는 등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업계에서는 북큐브의 B-815가 출시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전자책 단말기가 3만대가 채 안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미 재작년부터 전자책 단말기가 주목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에서는 아직도 시장이 초기 단계인 셈이다.국내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턱없이 부족한 콘텐츠,상대적으로 비싼 단말기 가격 등이 꼽혀 왔다.

 북큐브가 이번에 선보인 B-815는 가격 측면의 요인을 제거했다.20만원대에서 40만원까지 형성돼 있는 기존 전자책 단말기와 달리 10만원대 중반으로 가격을 책정했다.실제 사용자들이 많이 쓰지 않는 와이파이 기능 등을 제거하고 크기를 줄이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배순희 북큐브 대표는 "올 연말까지 3만대를 파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배 대표의 말이 현실화된다면 올 국내 전자책 단말기 시장은 북큐브가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B-815가 지금까지 나온 다른 단말기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지만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절대적으로 부족한 콘텐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아이패드,갤럭시탭 등 올 하반기 출시될 태블릿PC와의 경쟁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콘텐츠가 충분하게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태블릿PC 물량이 빠른 속도로 풀릴 경우 전자책 단말기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해묵은 이야기이지만 국내에서 전자책 단말기에서 볼 수 있는 e-book 콘텐츠는 소비자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너무 적은 숫자로 파악되고 있다.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것은 1만권-3만권 수준에 불과하다.그나마 최신작,베스트셀러 등은 아예 확보도 못한 상태다.해외 서적도 없고 국내 서적 역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전자책 목록에서 빠져 있다.작가들의 경우 종이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전자책이 인세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출판사들 역시 저작권 문제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보문고 인터파크 북큐브 등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을 섭외해 콘텐츠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속도가 매우 느려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북큐브의 경우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도 확보해 올 하반기 서비스하겠다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태블릿PC 시장도 변수다.삼성전자가 다음달 2일 독일 전기전자박람회 IFA에서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고 KT도 올레 패드(가칭)을 선보일 것으로 예정되는 등 국내외 업체들이 앞다퉈 올 하반기 태블릿PC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미국에서 아이패드가 판매를 시작한 이후에도 가격 인하 등으로 전자책 단말기 업체들이 대응하면서 판매량이 줄지는 않고 있다.하지만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리졸브마켓리서치의 아이패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패드 구매 후 앞으로 사지 않을 단말기로는 e북리더가 49%로 1위에 올랐다.미국과 달리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한국에서 태블릿PC가 쏟아져 나올 경우 어떤 영향이 올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아이패드의 사례를 볼 때 아직까지는 태블릿PC가 들고다니면서 전자책을 보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결국 전자책 단말기가 전자책을 보기에 최적화된 사이즈와 가격,충분한 콘텐츠로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 같다.

,
BLOG main image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by wonki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66)
뉴미디어 세상 (119)
게임이야기 (66)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55)
(책)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그 이후 (61)
夢幻泡影-삶과 꿈,살아가는 이야기 (55)
책 다시보기 (25)
한국의 스타트업 (293)
San Francisco&Berkeley (29)
스타트업 소식 (17)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 (26)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VC (14)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wonkis'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