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산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01 창업자가 물러나야 회사가 잘 된다? 1
  2. 2008.02.15 5년 만에 200개에서 20개로 줄었어요

 앞서 최근 4년간 14개 게임업체의 실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었다.처음 던진 질문은 5년 뒤에도 살아남을 업체는 과연 어디일까? 하는 점이었고,이야기를 차례로 풀어나가기 위해 과거를 먼저 짚어보는 방식을 택했다.

 7대 게임업체 중 NHN과 넥슨 CJ인터넷 네오위즈 등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업체들과 웹젠,그라비티,엔씨소프트 등 침체되거나 위기에 빠진 업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동일한 질문을 그 다음 순서로 분류됐던 7개 게임 회사에 던져보자.오늘날 어려움에 처한 한빛소프트와 CCR,윈디소프트,YNK코리아 등 4개사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엠게임,액토즈소프트,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3개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아울러 살아남은 회사들과 존폐의 위기에 처한 회사들 각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나는 첫번째 변수를 CEO에서 찾고 싶다.경영 이론을 말하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니 14개 회사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나온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따지고 보면 엄청나게 많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겠지만 CEO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NHN과 넥슨,CJ인터넷 등 가장 앞서가는 회사들의 모습을 보면 창업자가 2선으로 후퇴하거나 CEO에서 물러나고 외부 인물,또는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창업주 본인이나 그 자손들이 여전히 최고경영자로 남아 있는 재벌 그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NHN의 경우 창업자이자 단일 최대주주인 이해진씨가 2선으로 후퇴하고 CEO로 최휘영 사장이 등장하게 되는 2004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물론 최휘영 사장으로 인해 전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것은 아니다.시기상으로 그렇다는 것) 2006년 하반기 들어선 최휘영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던 또 한명의 창업자 김범수 사장이 미국 법인 대표로 한 발 빠지고 2007년부터 최 사장 단독 대표 체제가 확립된다.

 일찌감치 창업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는 방식을 고수했던 넥슨의 경우 이런 가설과 잘 맞아떨어진다.넥슨이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창업자의 움직임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잘 된 회사를 보는 것보다 잘 안된 회사들을 보면 이런 점이 더 눈에 띈다.최근 물러날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창업자이자 개발자 출신인 김남주씨가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있는 웹젠과 역시 비슷한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CCR,YNK코리아를 보면 어쩜 이렇게 같은 길을 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회사의 크기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이들이 처한 위기의 본질은 같다.

 즉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인재가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점,그리고 그러면서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거나 견디기 힘들 정도의 적자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도대체 창업한 지 10년 남짓한 이런 회사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짧은 영화와 함께 긴 어려움의 시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뭘까? 창업자가 CEO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은 이런 회사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왜 유독 게임업체 또는 인터넷 기업에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다른 전통 산업 분야,이를테면 섬유,중공업,자동차,유통 등에서 뚜렷이 보이지 않는 이런 경향이 왜 이 분야에서는 유독 두드러질까?

 나는 계속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쓰고 있다.내가 정말 이게 궁금하고 사실 대답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나는 이어지는 글 들에서 여러가지 나름대로의 대답을 던질 생각이다.그리고 그 첫번째로 인터넷기업,특히 게임 업체의 CEO 리스크를 거론하고 싶은 것이다.

 단언하건데 한국 게임산업,더 넓게는 인터넷 산업의 흥망성쇄는 주요 기업들의 CEO의 흥망성쇄와 운명을 같이 했다고 본다.개별 기업이 그렇고,산업의 운명 역시 그렇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서 창업자,특히 개발자 출신의 창업 멤버들이 CEO 또는 최고 경영자의 지위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현상과 결과는 위에서 다 언급했다.창업자가 CEO의 위치를 계속 고수하면서 회사를 이끌어간 경우와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면서 형식적으로나마 2선으로 후퇴한 회사가 어떻게 다른 운명을 걷게 됐는지.그럼 결과가 그렇다면 창업자가 계속 1인자로 남아있음으로 인해 생긴 어떤 문제점이 회사를 어려움에 처할 수 있게 하는지를 살펴볼 차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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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열심히 인터넷 벤처 기업을 찾아 다닌다고 찾고 있는데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술 벤처인데,이건 더 힘들다.첫눈,코난,그리고 최근의 레비서치 정도? 첫눈하고 코난은 큰 회사로 흡수됐고,그 밖에 몇몇 기업을 더 만났던 것 같은데 사실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대학생 인맥 구축 네트워크 피플2를 운영하고 있는 김도연 사장을 만났을 때 의문이 풀렸다.김 사장은 인터넷 산업의 기술 기업 기근 현상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계속 이쪽에 있었고 아는 사람들도 다 그런지라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납니다.최근엔 사업 때문에 기술적인 자문을 듣고 신기술 동향도 배우고자 기술 벤처 기업 리스트를 작성해 본 적이 있었어요.그랬다가 깜짝 놀랐죠.거품이 꺼졌다 뭐다 했지만 그래도 불과 5-6년 전만 해도 서울 시내 맘 먹고 돌아다니면 기술 벤처들 200여개는 찾을 수 있었거든요,그런데 이제는 없어요.20개 정도나 남았을려나?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벤처는 게임 밖에 안 남은 것 같습니다.검색의 영역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웹 환경을 만드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이제 없어요.”

 국내 시장이 작은 것도 문제긴 하다.이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벤처기업으로서 그 고생을 하기엔 댓가가 너무 적은 것이다.하긴 레비서치의 안상일 사장도 검색 기술을 개발해 바로 해외에서 승부볼 생각을 갖고 있으니.

 시장이 작은 것이 이런 문제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미국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술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끊임없이 시도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기업들이 탄생하고 이것이 구글을 더욱 자극하고 산업이 커지는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한국에서는 왜 그렇게 되지 못할까.이공계로 진학을 하지 않고 설혹 진학을 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들은 고시 보러 빠져나가고 다시 의대로 편입하고 이래서 그럴까.

 퍼피레드를 운영하는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즈의 이용수 사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참고로 그는 카이스트 96학번이다.“제가 거의 마지막인가 봐요.요즘 학교 후배들을 만나면 창업하겠다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요.춥고 배고픈 일을 뭐하러 하냐는 거죠.그냥 고시 보겠다는 친구들,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사실 그 사람들을 설득할 논리가 별루 없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산업에는 어떤 미래가 있을까.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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