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로거 문성실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2008. 2. 16. 21:45 Posted by wonkis

하루 평균 방문자 3만명,누적 방문자 1020만명에 달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블로거 문성실(32세)씨.6살 쌍둥이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틈틈이 올린 블로그로 한국에서 ‘와이프로거’(주부블로거)란 말을 만든 그녀는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넘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블로거다.

 그녀가 요리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언 3년 7개월.그녀가 운영하는 두 개의 블로그 ‘둥이맘 문성실의 아침점심저녁’(blog.naver.com/shriya)과 ‘문성실의 맛있는 밥상’(
www.moonsungsil.com)은 요리에 대한 정보 제공 수준을 뛰어넘는다.‘그녀가 블로그에서 추천한 요리 재료는 마트에서 품절이 된다’
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요리 정보 뿐 아니라 주부들의 식생활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깊어가는 늦가을 오후,땅거미가 깔릴 시점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 카페 ‘모우’에서 그녀를 만났다.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미인이시네요.”
 그녀를 처음 보고 한 말이다.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지 거침없는 대답이 나왔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제가 사진이 좀 안 받는가 봅니다 ㅎ ㅎ”
 이미 문성실님과 잘 알고 지내온 태터앤컴퍼니의 꼬날님과 태터앤미디어의 한영 팀장께서 동석해 주셔서 첫 만남이었음에도 훨씬(?) 편안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3년7개월전 아이들 키우며 집안에만 있다보니 삶이 문득 공허하더라구요.그래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주제로 블로그에 글 올리자.이렇게 해서 시작했어요.정말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죠”

 요리에 관련한 책자만 4권을 낸 사람치고는 뜻밖에 평범한 시작이었다.이렇듯 단순하게 블로그를 시작한 그녀지만 그녀가 블로그로 이렇게 엄청나게 유명해질 수 있었던 데는 역시 비결이 따로 있었다.남들이 다 하는 요리 블로그를 하면서도 전혀 다르게 운영했던 것이 그녀의 경쟁력이었다.
 “시중에 요리책이 많지만 막상 그걸 보면서 요리를 따라하려고 하면 너무 재료도 많이 필요하고,정작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건너 뛰더라구요.요리 전문가가 아닌 일반 주부 시각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의 지론은 ‘마트에서 바로 살 수 있는 흔한 재료로,거창한 조리기구 없이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다.항상 같은 식탁에서 비슷비슷한 음식을 먹게 마련인 가족들에게 새로움을 주면서도 부담이 가지 않는 음식.하지만 그녀의 가이드를 따라가다보면 흔한 가정식 음식도 요리도 둔갑한다.그녀의 블로그가 주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재밌다.9살때 처음 음식을 만들어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당시 어머니께서 병원을 자주 드나드셔서 장녀인 문씨가 혼자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어느 날 어머니가 콩나물 무침을 만들기위해 먼저 콩나물을 삶을 것을 시키고 갔다고 한다.

 “콩나물을 삶을 때 뚜껑을 너무 일찍 열면 비린내 나니깐 충분히 삶은 다음에 열어”
 어머니가 당부하고 가셨지만 처음 해 보는 9살 소녀는 언제 뚜껑을 열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그래서 거의 콩나물죽이 될 때까지 콩나물을 삶았다고 한다.그 뒤로 그녀는 콩나물국을 끓이면서 국간장을 쓰지 않고 일반 양조간장을 쓰면 국이 시커멓게 된다는 것을 배우는 등 콩나물을 갖고 부엌에서 씨름을 하면서 요리의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쌍둥이를 낳고 나서 그녀는 더욱 요리에 관심을 쏠렸다고 한다.대학때 미술을 전공했지만 전업주부로 생활을 하면서 엄마가 요리를 직접 해 먹이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2004년 4월부터는 자신이 만들어본 요리를 블로그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이렇게 올린 음식 종류만 지금까지 1000가지가 넘는다.그녀는 블로그에 올린 음식들을 2005년 발간된‘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부터 시작해 최근 ‘문성실의 아침점심저녁’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요리책 4종에 담았다.

 그녀의 부엌이 남들과 다른 점은 항상 가까운 곳에 카메라가 있다는 것이다.식탁 풍경도 사뭇 다르다.요리를 만든 다음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반드시 먼저 사진을 찍고 식사를 시작한다.남편과 두 아들도 이젠 그것에 익숙하다.“엄마 얼른 사진 찍으세요”라고 말하며 두 아들이 먹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기다린다고 한다.

 그날의 요리는 그날 바로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온다.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2개씩 글을 올렸다고 한다.(하루에 2개의 글을 블로깅하다니...정말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블로그를 해 본 사람은 안다.이틀에 1개씩 올리기도 쉬운 일이 아니건만,이 성실성 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지금도 그녀는 매일 하나꼴로 블로그에 올려놓고 있다.블로그에 그날 만든 요리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려놓고 사람들의 댓글에 답변을 하다보면 5∼6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는 예사다.저녁 설겆이를 끝내고 시작한 작업이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이어진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결국 블로그는 그녀를 변화시켰고 남편과 아이들의 지지속에 그녀는 내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대학원에 입학,식생활문화 전공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밟는다.이미 남편 뒷바라지에 쌍둥이 아이들 키우기,블로그 운영에 홈쇼핑 출연까지 1인 3역을 하고 있는 그녀가 4번째 역할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런 도전에도 뚜렷한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그녀는 집에서 해먹는 음식은 사람들이 점점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반대로 외식은 좀 비싸더라도 집에서 먹기 힘든,그러면서도 건강에 좋은 웰빙음식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블로그로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평정했다면 음식 문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해서 외식 부분을 마스터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 달 올릴 글 20여개를 항상 준비하고 산다” 고 할 정도로 블로그가 삶의 기반인 그녀.양육에 소홀하기 싫어 두 쌍둥이 아들이 잠든 후에 짬짬이 PC에 앉아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업주부로서 삶이 변화됐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그런 분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당차게 말하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성실님을 소개해 준 꼬날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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