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을 처음에 들으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사실 회사 이름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회사 이름이 노예스런이라니. 직원을 채용할 때 잘못하면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래도 이 이름에는 제법 이들이 추구하는 바가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스타트업다운 유머러스함과 끼를 반영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240회는 노, 예스, 런의 창업자 오홍석 대표와 김진수 CTO의 이야기다.


결국, 할 사람은 한다

오홍석 대표와 김진수 CTO는 한성과학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동창이다. KAIST 산업공학과 99학번으로 입학한 오홍석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약 7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 소프트브릿지라는 회사에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 관련 업무를 하기도 했다.


 회사 생활을 잘 하다가 왜 나와서 창업을 했을까. “답답했어요. 이렇게 하는 게 답이 아닌 것 같은데, 회사에서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하게 되면, 아닌 것 같은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많더라구요. 그게 싫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하면 일이 잘 돼도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기도 했구요.”


 결국은 자신의 일을 찾아 창업을 했으리란 얘기지만 혼자서 하긴 힘들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데는 친구와의 우연한 만남도 한 몫 했다. 친구 결혼식장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친구가 김진수 CTO였다.


 두 사람이 결혼식장에서 느닷없이 조우했던 2011년에 김진수 CTO는 레블릭스에 있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 제 21회에서 아주 초창기에 소개한 바 있는 레블릭스는 훗날 엔써즈에 인수됐는데 김진수 CTO는 윤종일, 신화용 등과 함께 이 회사를 창업했다.


 오 대표는 이번이 자신의 첫 창업이지만 김진수 CTO의 창업 경력은 10년을 훌쩍 넘긴지 오래다. KAIST 00학번인 그는 학교 동기동창인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와 함께 이미 지난 2002년 중소기업창업경진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때 받은 상금 1억원으로 에빅사라는 인터넷 회사를 설립했다. 2005년까지 사업을 했지만 창업멤버들이 모조리 군에 입대하거나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신하게 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당시 김진수 CTO는 병역특례로 그래텍에 갔다가 넥슨으로 옮겼다. 이들이 다시 모여 레블릭스를 창업한 게 2010년이었다.


 동영상 검색업체인 엔써즈가 2012년 레블릭스를 인수한 뒤 김진수CTO도 엔써즈에 들어갔다. 두 사람이 우연처럼 결혼식장에서 만난 뒤 201320142년 동안은 창업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 “이 때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테스트를 해 봤어요. 그래도 제가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이 따로 있었죠.”


 2014년말 김진수 CTO가 엔써즈에서 나왔고 비슷한 시기 오 대표도 회사를 나와 두 사람은 함께 창업을 했다. 회사 작명은 김 CTO가 했다. 과거 레블릭스 등 회사 이름을 직접 짓는데 소질을 보였던 그는 이번에는 약간의 재치와 유머감각, 그리고 듣는 이의 여유가 필요한 독특한 이름을 지었다. ‘노예스런의 탄생이다.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최고의 방법, 미프.

노예스런 회사의 소개서 첫 페이지에는 이런 말이 써 있다.

No apps for your needs?

Yes, there will be!

Run our app

각 문장의 첫 글자를 따면 노예스런이 된다. “노예스런은 생활의 윤택함을 주기 위한 모바일 서비스 개발회사입니다


 오 대표가 회사를 차리고 해 보고 싶었던 사업은 이거였다. “이태원에 가면 외국인들이 많이 있죠? 많은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합니다.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욕구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문화권의 친구를 만나고 싶은 욕구때문인 경우도 있고,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다양하죠. 그런데 무작정 오프라인에서 헌팅으로 만나는 건 실패 확률이 너무 높고 위험한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한 오 대표는 스마트폰에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눠본 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앱 ‘Meeff’를 개발했다. 2014년말 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해 앱 개발이 완료됐다. 지온네트웍스, 엔써즈, YAP 등에서 일한 유민정 이사가 디자인 책임자로 합류했다.


<'노예스런'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유민정 CDO, 김진수 CTO, 오홍석 CEO>


 미프는 외국인 친구를 모바일 앱 상에서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인 친구를 만나고 싶은 외국인이나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한국인을 연결해준다. 서로 원하는 국적과 언어, 스타일 등을 선택하면 외국인 친구를 미프에서 만날 수 있다.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부작용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1년 동안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현재까지는 대부분 실제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에 들어오는 이들이 많다고. 20만 명이 가입했고 월간 실 사용자 수는 10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내년 말까지 이 숫자를 35만으로 끌어올리는 게 이 회사의 목표.


 특정 국적이나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해 놓으면 회원 중 선택 조건에 맞는 인물들 사진과 프로필이 내 화면에 뜬다. 이를 보면서 대화하고 싶은 사람을 클릭한 뒤 상대방이 이를 수락하면 대화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상대방이 수락해야만 대화가 가능하지만, 사이버 머니를 조금 쓰면 바로 대화창을 열 수도 있다.


 미프는 국가별 서비스라는 게 특징이다. 일본과 대만,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즉 일본인을 친구로 사귀고 싶은 외국인과 외국인을 만나고 싶은 일본인을 위한 별도의 미프가 나오는 식이다.


 대화방을 바로 여는 유료화 모델 외에도 다양한 유료화 모델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언어 교환 콘텐츠도 제작중이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중인 고객층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높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이다. 당초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의 친구 맺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친구 맺기가 많다. 오홍석 대표는 점점 외로운 사람이 많아지고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다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가장 좋은 통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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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갈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역시 ‘어디서 잘 것인가’다. 편히 쉴 수 있어야 경치도 눈에 들어오고, 여행을 다닐 힘도 난다. 무엇보다 어디서 먹고 자느냐가 가장 중요한 여정 중의 하나다.

 미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것은 하루 전날, 심지어 당일에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편히 쉴 수 있는 호텔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점.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게 영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싼 방에 대한 정보도 그렇게 많지 않고, 가족들과 쉴만한 호텔도 많지 않아서 그럴까. 그래서 전국의 콘도가 언제가 꽉꽉 차 있고 예약을 하려면 몇 개월 전에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된 걸까. 

 하여간 이런 이유로 시작된 회사가 이번에 소개할 봉봉랩. 이름도 통통 튀고, 왠지 좀 코믹하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 사탕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봉봉(bonbon)에 연구실의 랩(lab)을 붙여 만든 조어다. ‘맛있는 이름을 지으면 대박난다!’는 농담을 하다가 탄생한 이름이란다.

◆부산여행중 창업아이디어를 떠올리다

봉봉랩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 그의 창업 동기는 ‘왜 빈 방이 많은데 호텔 방을 잡기가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물음이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물음이다. 하지만 그는 이 물음을 한때의 스쳐 지나가는 넋두리에서 멈추지 않고 창업으로 연결시켰다.

 날씨가 좋아서 무작정 놀러간 부산 해운대. 그런데 방이 없다! 여행의 묘미는 무작정, 계획없이 떠나는 것이니 이런 사람들이 많을 법도 하다. 김가영 대표 역시 그랬다. 그리고 주위에 물어보니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 처음에는 당일 빈 방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생각했다고 한다.

 “오늘 빈 방이 있다면 할인해서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숙박업소 입장에서는 업소를 알리고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더 높일 수 있고 고객은 할인 받아서 예약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죠.”

 서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있던 김 대표였지만 창업의 생각이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물론 그의 인생 진로가 어느날 갑자기, 혁명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그의 삶과 의식 속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 구체화됐고 그는 그것을 어느날 실현한 것 뿐이다.

 “법대에 들어갔지만 애시당초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미디어였어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고, 미디어 관련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로스쿨 준비도 했었다. “그냥 남들처럼, 그렇게 살았던거죠. 어느날 문득 내가 아무 관심도 없는 일을 그저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거구요.”  

 실제로 그는 잡지사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그런데 잡지사에서의 경험이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줬다. “거의 보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 잡지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미디어에서 일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미디어 관련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생각도 바뀌게 됐구요.”

 결국 창업을 결정한 그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학 동기 두 명이 합류했다. 지난해말부터 사업 준비를 개시, 올초 법인 봉봉랩을 설립했다.

<봉봉랩의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가운데)와 김진수(왼쪽), 김찬곤 이사>

◆人生之事塞翁之馬

동갑내기들이 모여 창업을 했지만 시작부터 이들은 영업이란 벽에 부닥쳤다. 봉봉랩의 첫번째 모바일 앱 서비스 호텔나우는 이름처럼 바로 지금 빈 호텔 방을 예약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포인트.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아무런 정보나 네트워크없이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우선 호텔을 직접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무려 300개! 이들이 찾아다닌 호텔 수다. 빈 방이 나올 경우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좋은 정보를 확보하지 않으면 고객이 찾지 않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영업은 쉽지 않았다. 호텔업계가 인맥으로 유지되는 폐쇄적인 구조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아무것도 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선뜻 정보를 주는 곳도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호텔업체들은 기존 대기업과 갖고 있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새로운 업체의 당일 예약이라는 시스템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도 끈질기게 찾아간 끝에 몇몇 호텔 지배인들이 계약을 해줬다. 그때부터 영업이 풀리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호텔업계가 조금씩 문을 연 것이다.

 영업에서 한숨 돌리니 개발에서 일이 터졌다.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서 6월초에는 앱을 출시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뜻대로 안된거죠.”

 6월초라. 너무 급하기 일정을 잡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경쟁사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을 걱정한 측면도 있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앱은 시간에 맞춰 나오질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앱 개발을 외주에 맡겼는데 김 대표가 기대했던 완성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 ““제가 경험이 없던 탓도 있었어요. 외주 업체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시간이 계속 흘렀는데 그냥 그 말을 믿고만 있었던 거죠.”

 결국 김 대표는 외주로 진행중이던 개발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덕에 개발자를 뽑을 수 있었고 이 개발자는 순식간에 완성도 높은 앱을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호텔과 고객들의 기대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압박감이 컸다. 그 사이 경쟁사도 등장했다. 소셜커머스와 대기업도 당일 예약에 뛰어든다는 소문이 들렸다. 초조했지만 남은 시간을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 영업지역도 늘리고, 앱 컨텐츠도 강화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 기간을 그냥 버티는 수준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떠올랐다.

 “전화로 호텔예약을 받아보면 어떨까.”

 7월중순부터 2주동안 전화예약 서비스를 했다. 호텔나우는 런칭이 늦어지는 만큼 고객들에게 빨리 다가갈 방법을 찾고 싶었기 때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홍보도 덜 된 작은 회사치고 전화 문의가 너무 많이 들어왔던 것. 이래저래 악재도 많았지만 그 덕에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됐다. 서비스가 매우 유용하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개봉박두! 호텔나우

사람들이 어떤 호텔을 좋아할까요. 분위기가 좋은 호텔?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호텔? 음식이 맛있는 호텔? 뭐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위치와 가격대가 맞으면 갑니다. 특별히 호텔의 브랜드와 분위기, 이런 거는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더라구요.” 김 대표의 설명.

 여행객이라면, 당일이나 또는 아주 임박해서 쉴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위치와 가격.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연결하고 확인시켜주는 게 필수. 그래서 김 대표는 “복잡하지 않고 아주 심플하게 필요한 정보를 잘 보이게 큐레이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정보 제공과 연결까지는 현재 단계에서 충분히 가능. 문제는 최종 확인인데, 이를 위해선 결제가 필수다. 그런데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씩 하는 호텔비를 결제하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폰 소액 결제는 안되고 모바일에서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무통장입금을 하는 방식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불편해할 가능성이 높다. 불편하다는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다.

 서비스 분야와 서비스 지역의 확장. 두 가지 과제도 있다. 아직은 국내 위주로 서비스를 하지만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서비스다. 그 전에 모텔과 펜션, 콘도 등으로 영업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모텔 수백곳을 다니며 계약을 타진하고 있고 펜션쪽도 알아보는 중. 

 서비스를 내놓고 라인업에 갖춰지면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 아직까지는 자본금 4000만원으로 시작한 상태에서 버티고 있다.

 현재까지 버전은 8월말에 호텔나우를 오픈할 계획. 다만 결제를 어느 정도까지 매듭짓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숙박에서 1등이 되야죠! 누구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좋은 방을 예약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제가 바라던 서비스였어요. 실현시켜야죠.”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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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블릭스(Revlix). 회사 이름이 생소하다.당연하다.이 회사는 회사명보다는 그들이 만들었던 앱으로 더 알려졌었다.‘라스트 서퍼-뭘 먹지?’는 레블릭스가 올 초 아이폰용 앱으로 출시해 한때 앱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레블릭스는 앱 개발사가 아니다.‘라스트 서퍼’(Last Supper)는 어찌보면 이들이 본업과 전혀 상관없지만,젊은이다운 재치로 트렌드를 읽고 실험적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이었다.그럼 레블릭스는 어떤 회사일까? 라스트 서퍼로 몇차례 언급된 것을 제외하면 소개된 적이 없는 이 회사 창업자들을 만나러 분당 수내동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다.사무실에서 만난 20대 젊은이 3명은 벌써 8년전에도 창업을 경험했었던 유경험자였다.그리고 레블릭스는 벌써 수익을 내고 있었다.

◆세 청년의 8년 우정
 레블릭스의 대표이사(CEO)는 윤종일 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화용 이사,최고정보책임자(CIO)는 김진수 이사다.윤 대표는 대구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01학번으로 입학했다.신화용 이사는 인천과학고,카이스트 02학번이고 김진수 이사는 한성과학고,카이스트 00학번이다.과학고-카이스트라는 한국 이공계의 정통코스를 밟은 수재들 3명이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다.

 세 사람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리고 이 인연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 여섯번째에 소개한 바 있는 엔써즈의 이준표 이사가 있다.이준표 이사 역시 카이스트 00학번으로 김진수 이사와 함께 2002년 중소기업창업경진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이때 받은 상금이 무려 1억원!

 그런데 상금에 조건이 있었다.최우우상에 입상한 아이디어를 상용화해야 한다는 거였다.당시 아이디어는 네트워크 솔루션과 관련된 분야였다.당시 학생이었던 이준표,김진수는 똘똘한 후배들을 찾았다.함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2학년이었던 윤종일 학생이 합류를 했고 당시 카이스트 방송팀에서 PD를 맡고 있던 신화용 학생은 이들을 취재하러 갔다가 매료돼 학교도 휴학하고 바로 합류했다.이들의 길고 친밀한 인연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이들은 상용화를 위해 에빅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학생들 6명이서 설립한 회사였다.이준표 학생에게 설득당한 스탠포드 졸업생 셔먼 리 역시 이때 에빅사 창업 멤버로 함께 일했다.(따지고 보면 이들 우정의 정점에는 이준표 엔써즈 이사가 있는 셈이다.이들끼리는 이준표 이사에게 ‘낚여’ 맺어진 인연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성장의 토양이 된 넥슨과 그래텍
 에빅사는 2005년까지 계속됐다.에빅사는 일본에 진출해 지사까지 설립하고 일본에서 현지인 사장까지 구했다.이 일본인 에빅사재팬 대표는 지금도 현지에서 엔써즈와 레블릭스의 현지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05년에 이들의 사업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군 문제.창업자들이 모조리 군대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윤 대표는 병특으로 넥슨을 선택했고,김진수 이사는 곰TV로 유명한 그래텍을 거쳐서 넥슨으로 갔다.신 이사 역시 그래텍으로 갔다.이준표 이사 역시 그래텍에서 경력을 쌓은 것을 보면 넥슨과 그래텍을 통해 이들은 계속 인연을 이어간 셈이다.

 윤 대표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 중 하나인 넥슨에서 온라인게임의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조직운영과 새로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김 이사와 신 이사는 그래텍에서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경험을 체득할 수 있었다.
 “스무살때 처음 창업을 했기 때문에 좌충우돌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여전히 조직 운영이나 해외 사업,신규 채용,법률 문제 등 모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넥슨과 그래텍에서 각자 경험을 쌓은 것이 결과적으로 다시 모여서 창업을 하는데 큰 보탬이 됐죠” 윤 대표의 말이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의 최고 기술 기업 지향
 레블릭스는 어려운 이름만큼이나 비즈니스 분야가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회사다.데이터 분석과 계량화,네트워크 솔루션 등이 이 회사의 주력 분야다.데이터 계량화와 관련돼 다양한 기술을 개발,이를 라이센싱하거나 네트워크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다른 기업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시대가 오면서 레블릭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요즘 등에서 네티즌들이 만든 수많은 텍스트,사진 등 콘텐츠 데이터를 모아서 트렌드를 분석하는 일도 레블릭스가 하고 있는 일이다.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광고 키워드는 무엇인가 등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레블릭스가 하고 있는 영역입니다.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있는 내용을 뽑아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그것에 최적화된 단단하고 실력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레블릭스의 목표이구요.”

 라이센싱과 컨설팅 등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증자를 하지도,투자를 받지도 않고 있다.2009년초기 창업 당시 달랑 5000만원으로 창업을 했는데 창업자 셋이서 지분을 나눠 가지며 아직도 자본금 변동 없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올들어 몇몇 투자회사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하는 바람에 한편으론 그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하고 ‘무슨 벤처가 투자도 안 받으려 한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투자를 거절하는 이유는 뭘까. 윤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가장 큰 이유는 지금 운영에 부족함이 없이 돈을 벌고 있기 때문입니다.처음부터 운영자금도 못 벌어서는 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가장 주력했습니다.과거 창업 경험을 하면서 외부 투자를 받으면 아무래도 의사 결정에 있어서 창업 정신이 훼손되거나 창업자들의 의지대로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일단 당분간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수익 모델로 회사를 키워갈 생각입니다.”

<레블릭스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신화용 이사,윤종일 대표,김진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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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가 피인수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오히려 다른 인터넷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죠.”

 사실 이 대사는 기존 이승일 대표 시절부터 야후코리아 대표이사님들의 공통된 멘트다.성낙양 전 대표가 그랬고 현재 김진수 신임 대표이사도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하지만 어쨋든 야후코리아가 국내 포털을 인수한 사례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반면 밖에서 야후코리아가 인수될 것이라는 설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야후코리아가 ‘잊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저마다 특색이 분명한 네이버,다음,싸이월드 3강의 틈바구니에서 야후코리아의 분명한 색깔이 없는게 사실이다.검색은 네이버에 뒤지고,메신저와 커뮤니티는 싸이월드,네이트온 등 SK커뮤니케이션즈의 서비스에 밀린다.한때 내세웠던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한참 뒤쳐졌고 결국 음란 동영상 파문 등이 일면서 동영사 서비스는 접은 상태다.

 야후코리아의 승부수는 뭘까? 이 대답을 듣고 싶어서 김진수 야후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를 어제 만났었다.김 대표는 “글로벌 서비스를 도입하고 현재 진행중인 서비스들의 퀄러티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여타 국내 포털들이 방대한 영문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야후코리아는 27개국 전 세계 야후의 글로벌 콘텐츠를 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뉴스를 야후코리아 사이트에 노출하는 등 외국 콘텐츠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거나, 반대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회사들에게 해외 야후 사이트의 디스플레이 광고 노출을 해주는 해외광고 툴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플리커의 예를 들었다.한국에서 볼 수 없는 해외 사진들이 올라오고 이것을 사용자들끼리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파워풀하다는 것이다.심지어 한국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한국 포털 등에서 발견하기 힘든 사진을 플리커에 들어가면 찾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플리커는 거의 유일한 글로벌 사진 공유서비스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야후코리아의 경쟁력이나 전략 등을 듣고 별로 새롭다거나 ‘되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그의 말처럼 기본 서비스의 강화가 가랑비에 옷 젖듯 점차 야후코리아에 대한 신뢰를 높여갈 순 있겠지만 포털을 찾는 사람들의 니즈와 별로 맞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야후코리아에 반드시 들어와야 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는데,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 야후코리아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변화되지 않으면서 현실 타개를 노린다?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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