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6.14 인터넷의 틀을 벗어나다-조수용 제이오에이치(JOH) 대표 3
  2. 2008.12.01 디지털 보헤미안 6

조수용 전 NHN CMD 본부장은 NHN 창업 멤버는 아니다.하지만 그가 작년 NHN을 퇴사할 때 쏠린 관심은 창업자에 준하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NHN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을 총괄했던 그가 갖는 권한과 책임때문이었던 것 같다.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트위터에서 그에 대해 ‘디자인의 대가’라고 지칭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NHN을 나와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최근 논현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렸다.그로서는 첫 창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차린 건축디자인 사무소?
그가 두달전 창업한 제이오에이치(JOH) 사무실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그곳은 일하는 공간으로서의 사무실이 아니었다.입구 오른쪽에는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듯한 카페가 마련돼 있었고 왼쪽에는 혼자서 생각에 잠길 법한 작은 방도 있었다.안쪽으로 들어가자 유럽풍의 찻집 분위기가 연출됐다.그리고 칸막이 너머 제이오에이치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이 있었다.

 제이오에이치는 어떤 회사일까?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회사를 방문했다.보통 회사를 취재하러 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NHN 시절에 만났던 조수용이라는 인물이 이번에 어떤 일을 하는가가 궁금해서 갔다.이 사람이 새로 시작한 일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얼핏 사무실 분위기는 건축 관련 디자인을 하는 사무소같았다.조수용 대표의 지난 이력을 생각해보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나 역시 별 정보 없이 갔지만 아마 그라면 디자인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때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었다.그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으로 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틀에 갇혀 있고 싶지 않았다
 조수용 대표는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92학번이다.1999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당시 전제완 프리챌 사장의 요청에 프리챌 초기 멤버로 입사했다.그가 당시 만들었던 게 붉은 와인색의 프리챌 로고였다.그는 2003년 NHN으로 옮겨 작년에 퇴사하기까지 8년 가까이 일했다.인터넷 업계에서 만 11년을 일하면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만한 흔적을 많이 남겼다.2001년 프리챌에 있을 당시 검색 광고 바로 밑에 배너 광고를 넣는 시도를 처음으로 했고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도 그가 최종 디자인했다.검색 창을 밝은 녹색으로 바꾸고 검색창 안을 하얗게 비워 놓은 모습을 NHN의 상징으로 만든 것도 그의 작품이다.

 많은 일을 해왔기 때문일까.그는 인터넷이라는 틀을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더 정확히 말하면 그는 자신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로 돌아간 것 같았다.그는 그것을 ‘브랜드 디자인’이라고 칭했다.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인터넷이라는 틀에 갇혀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사실 프리챌에 근무할 때도,NHN에 와서도 제 관심사는 로고나 검색창이 아니라 브랜드였습니다.프리챌에 있을 당시 브랜드 디자인에 골몰하다보니 로고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거였죠.NHN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프리챌을 그만두고 나서 잠깐 제 사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그때도 제가 추구했던 것은 브랜드 디자인이었죠.보기엔 인테리어 디자인처럼 보였지만요.”

◆브랜드의 최종 단계는 공간 디자인
 그런데 그것을 NHN에 있으면서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왜 그는 NHN을 나와 새출발을 했을까.조직에 속해 있으면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래도 그가 브랜드 디자인이라는 것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은 프리챌과 NHN이라는 시대를 대표할 만한 두 인터넷 회사에서 일한 경험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특히 NHN에서 보냈던 마지막 3년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제이오에이치를 설립하는 직접적인 밑거름이 됐다.그 3년동안 그는 NHN의 분당 본사 건축을 책임졌다.2006년 외주로 맡긴 업체에서 NHN 본사 사옥의 설계도와 조감도 등을 갖고 왔다.그것을 보고 그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런 건물로는 NHN의 정체성이나 특징,NHN이 지향하는 것을 좀처럼 나타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강하게 반대하고 제가 직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됐던 일이기에 안에서 반대가 심할 수 밖에 없었다.그래도 그는 밀어붙였고 다행히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그의 의견을 받아줬다.NHN 사옥을 직접 설계하고 구상하면서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브랜드 디자인의 완결을 경험한 것 같다.

 “브랜드의 최종 단계는 공간입니다.공간과 만나 브랜드가 완성되는 거죠.특정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우리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정점은 결국 공간 입니다.”

 디자인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미지가 공간과 만나 완결된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는 터.취재를 하러 갈때도 일단 상대방이 있는 곳,일하는 곳,주로 머무는 장소로 가는 원칙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기업이나 사람의 이미지 역시 공간에서 완성되고 파악되기 때문이다.

◆디자인에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그는 디자인이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사람들이 아이폰을 처음 접했을 때 반하는 것은 보기에 예쁘기때문만은 아닙니다.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죠.그런데 아이폰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아이폰이 그럴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디자인됐기 때문인데,다른 제품들도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말을 해 줍니다.‘나를 이렇게 쓰면 돼’라고요.디자인이 행동을 유발하는 거죠.결국 디자인에는 의도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가치는 그가 직접 설계하고 만든 제이오에이치 사무실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우리는 흔히 그런 말들을 하쟎아요.‘아 카페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때로는 창가에서 생각에 잠기고도 싶다.그러면 일이 더 잘될텐데’.. 이런 생각만 하지 말고 정말 이런 환경에서 일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사무실을 만들었습니다.저 역시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기도 하구요.제가 생각하기엔 진짜 일하고 싶은 사무실은 일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됩니다.모순적으로 들리지만 현실은 그렇습니다.”


 창업한 지 불과 석달도 되지 않았지만 제이오에이치는 벌써 대형 고객사로부터 브랜드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그는 이 일을 NHN 출신 프로그래머와 정통 디자이너,건축 설계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NHN 사옥을 지을 때 제가 추구했던 디자인을 일부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너무 튀지 않고 묵직하지만 혁신의 이미지를 담고 있고,평범해 보이지만 주변의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런 디자인.그리고 무엇보다 있고 싶고 쓰고 싶은 느낌을 주는 그런 디자인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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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헤미안

책 다시보기 2008. 12. 1. 23:31 Posted by wonkis
'보헤미안'하면 이런 느낌이 든다.뭔가 많이 가진 것은 없지만 아주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이고 어찌보면 좀 괴짜처럼 보이는 그런 사람.

홀름 프리베,사샤 로보가 쓰고 두행숙씨가 옮긴 디지털 보헤미안은 이런 보헤미안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하지만 디지털 시대 그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디지털'도 다루지만 '보헤미안'도 다루기 때문이다.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 환경과 인식이 변화되면서 과거 괴짜들, 또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이들이 신세계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책에 나오는 직장 생활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여러번 무릎을 치곤 했다.

이를테면 64페이지에 있는.."고용주들에게 중요한 것은 원래 특정한 근로 실적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할 때,계약에 의해 정해진 근로시간제라는 것은 얼마나 괴상한 임시변통인가? 지식사회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아직도 고용된 사람의 생산성이 그가 사무실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이어서 나오는.."현대은 근로 상황에서 자율성과 자아실현의 보장이라는 것은 사실 근로자의 자아실현에 대한 생각을 오직 그가 속한 부서와 부서장이 갖고 있는 목적들과 결부시키는 데만 이용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가꿔온 인간관계의 허무함에 대해 쓴 부분도 재밌다...68페이지에 보면, "얼마 안가서 직장이 서로 갈라지면 그들 사이의 느슨했던 결속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고,거의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우정이라는 것이 드러난다.그런 관계는 직장생활 뿐 아니라 개인생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자들은 2-3년에 한번씩 부서를 이동하면서 이런 경험을 더 많이 한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그의 이런 글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결국 이런 '비참한 직장생활'을 극복하고 창조의 시대를 맞아 가치있게 사는 방식은 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을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디지털 보헤미안의 삶은 두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그것은 오직 불확실한 것을 향해서 새로 출발한다는 것과,서로 협력하되 마치 놀이를 하듯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일을 즐길 때 엄청나게 높은 집중도와 생산성이 발휘된다는 것은 나 역시 여러번 경험해서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벤처 기업 중 성공하는 기업들은 예외없이 이런 엄청나게 높은 생산성을 내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지난 주 Spark Party에서 꼬날님이 성공한 Startup 컴퍼니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적했던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자유로운 디지털 보헤미안적 삶의 필수 조건으로 블로그를 들고 있다.자신을 표현하고 네트워크상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최적의 방식이라는 것이다.블로그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보헤미안들이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지금은 구글에 인수됐지만 태터앤컴퍼니의 모토가 너 자신을 브랜드하라(Brand Yourself)였는데,문득 이 책의 이 부분을 읽다가 그 생각이 났다.물론 이 주장은 저자들이 한 것이 아니라 톰 피터스라는 경영학자가 1997년에 최초로 얘기했다고 한다.확실히 어느 분야나 선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모든 사람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주장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인터넷 시대가 가져다준 좋은 소식 중 하나가 누구나 탁월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스스로 깊이 새겨둘 만한 가치가 있는 하나의 상표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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