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와 첫눈을 창업해 대박을 냈던 인물.그리고 지금은 엔젤 투자회사와 온라인게임 회사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는 한국 벤처의 산 증인이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벤처인.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블루홀스튜디오 이사회 의장)다.

 그를 따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인터넷,게임 뿐 아니라 IT(정보기술) 업계에 한번이라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에 대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에 그를 초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유명해서만은 아니다.그는 매우 특이한 위치에 있다.기업을 찾아다니며 발굴해 투자하는 일과 직접 게임회사를 경영하는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무래도 벤처 업계와 스타트업 회사들을 보는 안목이 보다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그 동안 충실히 쌓아올린 업력과 경험이 더해져 한국의 스타트업 전반에 대해 한번쯤 짚고 넘어가기에 그보다 적합한 인물은 없을 듯 싶었다.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어느 날 서초동 블루홀스튜디오로 장 대표를 만나러 갔다.

◆창업 열기는 어느 날 갑자기 뜨거워진 게 아니다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또 투자할 회사를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 스타트업을 많이 알고 있을 터.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나왔다.
 “숫자상으로 보면 1990년대말 벤처 열풍 이후 올해 창업 열기가 가장 뜨겁다고 하는데,실제로 다녀보시니 어떻습니까.”
 “요즘 창업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뉴스도 많이 나옵니다.하지만 창업 열기가 어느 날 갑자기 뜨거워진 건 아닙니다.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어느 시기나 있어왔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왜 더 두드러져 보일까요?”
 “모바일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이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가 일상에서 그런 회사들이 만든 소비재를 접하면서 그런 사례를 더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2010년이 역사에 남는다면 아마 모바일인터넷을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사실 브로드밴드로 인터넷 산업의 토양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NHN도, 엔씨소프트도, 네오위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지금 모바일 분야의 사용 기반 마련이 마련됐기 때문에 또 다른 벤처 신화를 기대할 시기가 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아이폰이 이런 환경의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우리가 아이폰에 의미 부여를 하는 이유이고요.”

◆벤처 열풍, 과열인가?
 지금의 벤처 열기는 그럼 과열일까? 그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회사가 많이 만들어져도 닷컴버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에 토대를 두고 있다.아울러 스마트폰과 모바일이 일으킨 새로운 산업의 형성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 벤처투자자들이나 엔젤투자자들을 만나고 다니다보면 과거 1990년대 벤처버블시대에 창업을 했거나 투자자였던 사람들이 많습니다.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이들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그는 10년 전 벤처가 크게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DJ정부의 벤처 정책 때문이기도 했지만 국가적으로 경제구조가 변화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한국은 그 이전까지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을 해 왔죠.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토지,노동력이 필요한 산업이었습니다.정부 지원은 필수적이었죠.하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그런 산업 영역이 많이 생겨야 했죠.비제조업 IT분야는 이에 딱 맞는 산업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인터넷과 온라인게임이라는 분야에서 사업을 해 왔지만 그 분야가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제가 인터넷 분야를 강조하지만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잘 해온 제조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다만 이 분야가 발전하고 커지면서 새로운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겁니다.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도 되구요.”

◆제2의 NHN이 곧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애플이나 구글같은 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될까.왜 NHN은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그냥 국내 기업으로 주저앉았을까.
 장 대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다.

 “우리의 벤처 역사는 기껏해야 15년입니다.비제조업 IT창업이 본격화된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습니다.대략 15년전부터 좀 intangible한 그런 분야에서 벤처 창업이 시작됐죠.40-50년씩 되는 미국과 바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그는 단일 타이틀로 매출 1조원을 낸 경우가 딱 그 산업의 역사에 비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비디오게임,온라인게임의 역사를 한번 살펴봤습니다.매출 1조원 달성 타이틀이 몇 개나 될까요? 영화는 10개 비디오게임은 5개 정도 있는데, 온라인게임은 WOW 딱 한 개 뿐이더군요. 산업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역사만큼 흥행작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곧 제2의 WOW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닷컴에서도 제2의 NHN같은 기업이 곧 나올 겁니다.아직 이 시장은 초기이고 기회는 준비하고 있는 이에게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벤처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것
 벤처를 하는 사람의 삶은 어떨까.몇년전 일본에 갔을 때 NHN재팬을 창업해 일궈낸 천양현 당시 NHN재팬 대표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었다. “벤처는 피를 먹고 사는 겁니다.그래서 저는 벤처를 하라고 누구에게나 권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은 정말 누가 들어도 수긍할만큼 너무나 힘든 환경 속에서 극심하게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그는 그 힘든 길을 가라고 선뜻 이야기하질 못하겠다고 했었다.장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벤처를 하는 삶이란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딱히 다른 일을 하는 것과 비교하긴 힘들 것 같구요.”

 사무실에서 나와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뱅뱅사거리 근처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면서 그의 말이 이어졌다.
 “사실 대기업에 들어가 임원이 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입니다.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하는 것과 아마 비슷할 겁니다.단순 확률로 비교해보면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그런데 마치 대기업에 들어가면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고 벤처를 창업하면 대단히 힘든 삶을 사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죠.왜 그럴까요?”

 그의 말이 맞다.인생에 있어서 성공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것을 아무나 쟁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자기 사업을 하던,대기업에 들어가던,전문직이 되던,정부에 들어가던 마찬가지다.그런데 왜 유독 그런 인식이 있을까.장 대표의 말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것 아닐까요.이런 분야에서 창업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의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분명한 것은 현실과 인식 사이에서 괴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창업가 출신 투자자의 시대
 실리콘밸리에는 회사를 창업해 성공을 거둔 후 자금을 회수한 창업가가 벤처투자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전문 투자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엔젤투자자도 많다.아주 초기 상태의 벤처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엔젤투자자들의 활약 덕분이다.
 

비교하자면 좀 그렇지만 그에 비해 한국의 현실은 확실히 열악하다.“실리콘벨리에서는 창업을 했다가 exit을 한 뒤 엔젤투자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도 그런 사례들이 점점 나타날 겁니다.이런 사례들이 정착되면서 벤처 창업 환경이나 문화도 만들어질 겁니다.지금 한국에서는 김범수 사장이 대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엔젤투자자로서 역할을 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블루홀스튜디오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지만 장 대표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내년 1월 이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장병규 대표 본인이 하고 있는 본엔젤스의 성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아직은 저도 배우고 있는 단계입니다.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었지만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죠. 수익률에 대해선, 3-4년 뒤쯤에나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

<서초동 블루홀스튜디오 사무실에서 장 대표와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사진= BK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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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그러니까 6월27일 오후에 NHN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사장을 만났을 때 모바일 분야에서 소셜네트워크 말고 어떤 쪽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는 게임은 아니라고 했다.당시 이것을 정리한 블로그에서 이 얘길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그는 당시 ‘교육’이라고 답했었다.

 김 사장은 그때 이미 교육 분야에서 사업을 상당히 진행하고 있었다.약 5개월 정도 지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그리고 그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올 7월 설립된 포도트리는 김범수 사장이 당시 말했던 바로 그 교육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김범수 사장이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22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카카오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김범수 사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더욱 큰 차이점은 사업 아이디어와 기획,그리고 집행에 이르기까지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현 포도트리 창업진들이 모두 주도가 되서 했다는 점이다.이 대표는 창업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들고 김범수 사장을 올 3월 찾아가 함께 인큐베이팅을 하기로 했다.내가 6월말에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을 때 김 사장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미 확정된 사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설이 좀 길었지만 나에겐 이런 스토리를 좀 장황하게 나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아마 그것은 계속 이어지는 스타트업 관련 글에서 따로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김범수 사장은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만들 때부터 벤처 기업 100개를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했었다.아이위랩이 카카오로 명칭이 바뀌고 김범수 사장이 직접 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포도트리는 아마 그가 말한 벤처 기업 100개 중 1호 벤처가 아닐까 싶다.어딘가 성경 말씀이 생각나기도 하고, 가지런하고 탄탄한 느낌을 주는 포도트리(podotree)라는 회사의 이진수 대표를 만나러 역삼동 사무실로 달려갔다.

◆치밀한 준비
12월이 되고 해서 올해 소개받은 스타트업을 한번 쭉 추려봤더니 족히 100개는 되는 것 같았다.물론 그 중에는 정말 아직 아이디어 차원인 곳도 있고 해서 일일이 다 카운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하여간 스타트업을 만나면서 첫 만남에서 할 일이란 대개 뻔하다.회사에 대한 소개를 받는 것이다.아무리 자료를 들여다보고 홈페이지를 가서 공부를 해도 창업자를 만나서 회사의 비전과 수익 모델을 듣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포도트리는 처음으로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강렬한 인상이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한 회사인 것 같다.무엇보다 놀란 것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의 엄청난 준비성이었다.(사실은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계속 스타트업을 만나다보니 격식 없음과 즉흥성에 어느 정도 길들여져 있었는데 포도트리는 처음 찾아간 순간부터 달랐다.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도트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목소리부터 범상치 않은(어딘가 방송 앵커를 연상케 하는 낭랑한 목소리) 이진수 대표는 첫 만남부터 스케줄을 짜 놓고 있었다.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프레젠테이션,임원진 소개,스튜디오 탐방,그리고 마무리 발표 등 총 4단계로 이어지는 치밀한 회사 소개였다.이 대표는 이진영 이사,신종훈 CTO,차상훈 이사,박윤호 이사,박종철 이사,하성철 이사 등 창업 멤버를 일일이 다 소개했다.그리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그가 직접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진 회사 관련 내용은 글의 뒷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고 일단 이들의 창업 스토리부터 간략히 들여다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서울대-프리챌-NHN 네트워크
 서울대 경영학과 92학번인 이진수 대표는 제대후 복학했을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첫 직장으로 컨설팅 회사가 아닌 P&G를 택했다.1999년에는 전제완 사장이 창업한 프리챌에 합류해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다.유료화 직전인 2002년 9월 IBM으로 옮긴 그는 2004년에 NHN으로 갔다. 그는 NHN에서 미국법인 전략마케팅그룹장, 광고상품기획실장, 마케팅센터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프리챌 시절부터 그와 함께 일하며 창업을 논의했던 이진영 이사도 이때 NHN에 있었다.이 대표와 이 이사는 치열한 직장 생활 가운데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 ‘10년 전우’인 셈이다.

 이 대표는 창업 멤버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바닥부터 시작해 주요 보직을 경험하며 창업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온 탄탄한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은 과히 틀리지 않았다.이진영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프리챌,NHN,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거치며 서비스 기획의 경력을 쌓아왔다.차상훈 이사 역시 서울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NHN,KTF를 거쳐 올초 포도트리에 합류한 케이스다.김유진 이사는 미시간대를 나와 NHN에서 해외 사업 개발 및 해외퍼블리싱 업무를 맡아 했다.김범수 사장과 함께 미국 개척도 함께 한 ‘미국통’이다.

 포도트리의 창업멤버들은 서울대를 나와 프리챌-NHN등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으로 결합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예외적인 인물인 신종훈 CTO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했고 네오위즈에서 세이클럽 개발팀장을 역임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경력을 쌓았다.박종철 이사는 연대경영학과 출신으로 이랜드전략기획실 출신으로 단신으로 건너가 5년간 일본에서 모바일사업관련 벤처를 창업했던 국내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경험의 소유자다.포도트리의 일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아이폰을 써본 뒤 창업 결심
 창업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직접적인 동기 부여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이 대표는 NHN에 있던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을 구입한 뒤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아이폰을 구매하고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받으며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인터넷 열풍이 불던 시절보다 더 큰 변화가 오고 있다.지금이 창업을 할 마지막 때다.지금 안 하면 평생 창업 못 한다.”

 그는 즉각 이진영 이사에게 연락을 했다.1초도 기다리지 않고 ‘OK’답이 나왔다.그리고 바로 전화를 돌렸다.신종훈,박종철,차상훈,김유진 이사 등에게 차례로 연락했다.모두가 참여하기로 했다.그리고 이 대표는 올 3월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사업에 승부수를 준비 중이던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고 김범수 사장의 후원과 코칭 속에서 모바일컨텐츠를 소재로한 사업기회 발굴과 상품모델, 그리고 회사에 대한 밑그림 작업을 4개월간 진행했고 7월에 포도트리 법인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창업에 영향을 미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프리챌 시절 전제완 사장과 NHN 시절 김범수 사장을 꼽았다.창업가로서의 롤모델을 전 사장이 제시했다면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에 있어서 가장 최근까지 영향을 받고 도움을 받은 인물은 김범수 사장이다.

◆Studying-Books-Toys
 그는 창업 아이템으로 studying,books,toys를 뽑았다.한 가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세 가지 씩이나?
 이 대표가 준비한 회사 소개 발표 자료는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용하는 방식을 연상케 했다.포도트리가 추구한 사업은 ‘something common but global and huge’였다고 한다.이런 차원에서 학습과 책,그리고 장난감이 선택된 것이다.게임산업에 몸담았던 인물들로 구성된 창업진이 볼 때 한국은 게임을 제외하고는 콘텐츠에서 한번도 전 세계적인 도전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교육이나 책,장난감에 대한 수요,그리고 시장은 게임 못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다.그렇다면 새로운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그래서 이들은 세가지 테마를 모두 영어 및 다국어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하나의 스튜디오를 구축했으니 스튜디오가 3개인 셈이다.그리고 제작라인은 4개로 구성했다.가장 중점을 두는 플랫폼은 아이패드.기본적으로 각 스튜디오에서 아이패드용 앱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포도트리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을까? 이 대표는 ‘5년내 10억 다운로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그리고 앱 1회 다운로드 가격은 기본적으로 0.99$다. 이 대표는 이를 priceless 0.99$라고 표현했다.가격은 비록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그 이전의 어떤 서비스나 앱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앱의 가치를 정하는 포도트리의 슬로건은 ‘apps that breathe’로 정했다.살아 숨쉬는 앱이라 어떤 뜻일까? 아이패드가 됐건 갤럭시탭이 됐건,아이폰이 됐던 모바일과 태블릿이라는 환경에서 최적화된 그래서 마치 살아숨쉬는 것 같이 생생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포도트리 기준에서 보면 기존의 제품이나 정보를 그대로 가져다 나열하는 것은 죽은 제품이나 다름없다.

◆Redesign
 말로 설명하자면 상당히 복잡해지지만 3개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포도트리의 주요 앱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Redesign’이다.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포도트리가 내년 3월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인 오즈의 마법사 앱은 고전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담고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 새롭게 구성이 됐다.

 이진영 이사가 보여준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포도트리 버전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의 눈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멋졌다.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오즈의 마법사 원전을 해석해 80여페이지 분량으로 새롭게 구성했다.기본 줄거리는 유지하지만 각 등장인물의 특징과 개성을 보다 살리고 책을 보면서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홍대 미대 출신으로 동화작가가 꿈인) 하성철 이사가 직접 손으로 그렸다.(그는 수천장에 달하는 손으로 그린 삽화를 보여줬다.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고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직접 손으로 삽화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아이패드에서 다운로드 받아 이용한다고 해 보자.동화책이지만 게임적인 요소와 장난감같은 요소가 결합됐다.아이패드는 기울이거나 좌우로 흔들면 그에 따라 풍경이 바뀌고 캐릭터가 움직인다.도로시를 손을 클릭하면 움직이는가 하면 숨겨져 있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그야말로 오즈의 마법사를 Redesign한 것이다.

 1월중 한국,중국,일본에서 출시될 iStudy 스튜디오의 영어 어휘 공부 앱 역시 기존 흔한, 하지만 꼭 필요하고 글로벌한 영역의 영어 공부 교재를 Redesign한 것이다.이 대표는 “세상에 제일 재미없는게 아마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일 것 같다”며 “그렇지만 이 앱은 사용자의 이런 경험을 redesign해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앱”이라고 설명했다.박종철 이사는 이 앱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최다 어휘,최고 디자인,놀라운 가격”
 “이 정도면 사람들이 사지 않겠습니까. 5년내 10억 다운로드가 결코 허황되지 않은 것 같죠?” 박 이사의 설명을 듣던 이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iRead 스튜디오에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양질의 콘텐츠인 책을 모바일 환경에 옮겨놓은 앱이다.현재 다산북스의 ‘Who?’ (세계인물학습만화) 시리즈에 대한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이 제품은 12월 중순께 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모바일 직접 출판도 계획

 이 대표는 모바일 직접 출판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은 책에서 습득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있습니다.그런데 그것을 꼭 정형화된 책 형태로만 가지고 가려고 하면 한계가 많죠.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사람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는 그에 최적화된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그 시장을 노리고 모바일 직접 출판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너무 많아서 내가 일일이 그것을 거론하기 힘들 정도였다.이미 시간은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아직 남아있는 못다한 아이디어와 창업 스토리 등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포도트리는 다음 주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소비자에게 처음 존재를 알릴 예정이다.12월중 Who 시리즈의 아이패드 버전이 출시되고 내년 1월에는 한,중,일에서 영어어휘앱이 공개된다.2월에는 영어를 비롯한 8개국 언어로 영어 학습 앱이 선보일 예정이다.디지털 강아지 캐릭터를 소재로 한 장난감 앱도 같은 시기 나온다.내년 3월에는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앱을 필두로 재미있는 동화책 시리즈들도 선보인다.포도트리의 이 대표가 10년을 준비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포도트리의 브랜드 동영상을 직접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듯..

<포도트리의 전 직원이 모였다.스타트업 답게 밝고 활기찼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앉은 이가 이진수 대표.그의 오른쪽은 이진영 이사,왼쪽은 신종훈 CTO.사진은 유저스토리랩의 김봉간님께서 수고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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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부터 블로그에 게재했던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가 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서 10월초부터 연재되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연말까지 계속됩니다.

 

(1)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2010.10.13  <준비된 창업자...소셜 게임 잇따라 '대박'>

(2)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2010.10.20   <소셜커머스 돌풍 주역...월 매출 20억>

(3)픽셀베리 김태훈 대표 2010.10.27  <패션 소셜 게임 '개척'..해외 시장 진출>

(4)엔써즈 김길연 대표 2010.11.3. <세계 최고 '동영상 검색 기업' 노린다>

(5)스픽케어 심여린 대표 2010.11.10.  <전화영어 인터넷판...기획력 돋보여>

(6)파프리카랩 김동신 대표 2010.11.17. <소셜 게임 '주력'..해외 시장 공략 '한우물'>

(7)유아짱 전제완 대표 2010.11.24. <벤처 1세대..동영상 플랫폼 '승부'>

(8)넥스알 한재선 대표 2010.21.1. <클라우드 바람 타고 '한국의 아마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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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이럴 때 무엇을 하는게 좋을까.’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할 수 있다.회사를 다니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서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면 착실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이런 변화를 주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정도의 고민을 하게 되면 자기가 몸담고 있는 곳이 어디든 가만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 힘들게 된다.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창업을 하던가 그럴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또는 기업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인터넷업계에서 일하면서 이런 고민을 해 온 4명의 젊은이가 있었다.이들은 NHN과 다음이라는 국내의 성공한 인터넷기업에서 일하면서도 다가오는 변화에서 자신들이 주역이 되고 싶어했다.그들이 뭉쳐서 올초 회사를 차렸다.이 회사의 이름은 씽크리얼즈다.

◆30대 초반 훈남 벤처
 씽크리얼즈를 차린 사람들은 30대 초반 엇비슷한 나이의 4명의 남자들이다.김재현,전태연,김현학,김태년.

<김재현 대표가 씽크리얼즈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제공=꼬날>

이 중 김재현 대표와 전태연 이사,김현학 이사 세 사람은 숭실대학교 전산학과 대학원에서 만났다.2004년의 일이다.그 뒤로 계속 같이 일하고 고민하고 창업까지 하게 됐으니 횟수로 7년째 이어지는 관계다.예전에 소개했던 레블릭스나 티켓몬스터처럼 오래 알고 지내 죽이 맞는 남자들이 의기투합해 차린 스타트업이 씽크리얼즈다.씽크리얼즈를 방문했던 9일, 자리에 함께 있었던 본앤젤스의 이미나 팀장은 “대표적인 훈남 벤처”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학부 학번으로는 김재현 대표가 98학번,전 이사가 99학번,김 이사가 00학번이지만 세 사람은 마음이 맞아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고 한다.사람의 인연은 묘한 일이다.2006년 NHN에 입사한 전 이사는 김 대표를 추천해 회사로 끌어왔고 김 대표는 김현학 이사를 2008년 회사로 끌어왔다.세 사람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

 NHN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김재현 대표는 계속 창업을 고민해왔다.그래서 2008년에 김 대표는 오픈업이라는 창업 모임에 자주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한다.“거기 오시는 분들은 전부 스타트업 사장님들이었는데 저만 혼자 NHN 검색개발팀 대리였죠.좀 뻘쭘하긴 했습니다 하하” 거기서 그는 다행히(?)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창업에 관심이 있었던 김태년씨를 만날 수 있었다.

 올초 김재현 김현학 전태연 세 사람이 회사를 차리고 서비스가 시작된 뒤에도 김재현 대표는 자신들의 약점을 메꿔줄 사람에 대한 갈증이 계속됐다.창업자 3명이 모두 개발자라는 점 때문이었다.“셋다 개발자였기 때문에 경영이나 기획쪽에서 약점이 생길 수 밖에 없죠.그래서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그때 김 대표에게 떠오른 사람이 김태년 이사였다.김태년 이사를 영입,4명이 된 그들은 비로소 진용을 갖췄다.

 이들의 만남이 유비,관우,장비 3명의 의형제가 제갈량을 만난 격이 될 수 있을까.이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다.그들의 만남과 관련된 대화를 하던 중 전태연 이사가 김재현 대표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김 대표가 인복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하하”

◆모바일에서 기회를 찾고 싶다
 씽크리얼즈는 처음부터 모바일을 노렸다.포켓스타일과 쿠폰모아는 모두 모바일에서의 소셜커머스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다.씽크리얼즈는 처음부터 자신들의 쇼핑사이트를 구축하기보다는 기존의 쇼핑몰이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한데 모아서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포켓스타일의 경우 그 중에서도 쇼핑에 주력했다.여성들의 심리를 공략하는 한편 모바일에서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보세쇼핑몰의 욕구가 맞아 떨어졌다.때마침 아이폰과 갤럭시가 국내에서 경쟁하며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도움이 됐다.김 대표는 “콘텐츠는 좋은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쇼핑몰들이 많은 것을 보고 여기서 기회가 있겠다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월에 문을 연 포켓스타일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10만 다운로드건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이를 업그레이드한 포켓스타일2를 8월에 선보일 쯤 이들은 지금 한창 뜨고 있는 다양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쿠폰모아를 런칭했다.

 쿠폰모아는 포켓스타일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주일만에 만든 서비스였지만 이게 먼저 떴다.지금도 매일 2만명 이상씩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쿠폰모아나 포켓스타일 모두 입점 비용을 따로 받지는 않고 있다.현재까지 포켓스타일의 수익모델은 일주일에 한두차례 실시하는 반짝쿠폰이 전부다.소셜커머스 요소를 도입하는 한편 참여자들이 많을 수록 세일 폭이 커지도록 조정했다.(물론 한도는 있다)

◆진정한 소셜커머스를 보여주겠다
 전태연 이사는 소셜커머스에서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보고 있다.소셜 요소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그리고 진정한 소셜이 도입될 때 수익모델이 자리잡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소셜커머스가 가격 파괴를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가격결정방식을 파괴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가격 결정방식이 파괴됐지만 그 와중에 아직 진정한 소셜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이제부터죠”

 씽크리얼즈는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이들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개념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김 대표는 “모바일을 좀 더 활용하면 기존 PC기반의 웹에 갇힌 소셜 개념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아직 대부분의 소셜커머스 서비들이 모바일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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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땅이라는 게임이 있었다.텍스트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 게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그 당시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나 프린세스메이커에 대한 추억도 공유할 것이 틀림없다.

 오랫만에 나는 그 시절에 대학 생활을 하면서 게임을 접했던 비슷한 또래의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났다.추억만 공유할 정도가 아니라 그 추억을 제공해준 장본인이다.단군의 땅을 개발한 김지호 대표가 주인공이다.김지호 대표는 올초 이지모드라는 게임 회사를 설립하고 플레이가든이라는 페이스북용 소셜게임을 출시했다.페이스북 최초의 한국업체가 만든 한글 게임이다.게임 개발 1세대가 소셜게임을 들고 컴백한 것이다.

<이지모드 김지호 대표. 사진은 꼬날님께서 수고해주셨다.>

◆게임 1세대의 소셜 게임 도전
 김 대표는 과학고-카이스트를 나온 한국의 전형적인 수재다.카이스트 전산학과 90학번으로 90년대 중반부터 게임 개발이 세계에 뛰어든 엔지니어다.학교에 다닐때 뭐에 관심이 있었는지 그에게 물었다. “학교 다닐 때 인터넷이나 보안 쪽에 관심을 갖고 그 쪽으로 매진한 친구들이 있었고 열심히 게임에 몰두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전 후자에 속했죠”

 그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들어보면 한국 게임산업 초창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알 수 있다.1995년 마리텔레콤 창업 멤버로 단군의 땅을 개발했던 그는 2002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하게 된다.바람의 나라,리니지 개발자이자 카이스트 선배이기도 한 송재경씨와 함께 리니지1을 3D로 바꾸는 리니지포에버 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도 했다.2003년경 리니지포에버 프로젝ㅌ가 Alter Life와 아이온 프로젝트로 분화되면서 김 대표닌 Alter Life를 맡게 됐다.그가 맡았던 Alter Life는 일종이 세컨드라이프같은 컨셉인데 김 대표는 이를 ‘여성 대상의 소셜 MMORPG’라고 설명했다.

 “송재경 대표와 ‘소셜 MMO’를 해보자고 했죠.유저들이 처음에는 게임하러 들어오지만 결국 남아있는 이유는 커뮤니티다.그러니 소셜로 한 번 풀어보자. 이렇게 얘기를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굉장히 막연한 아이디어였어요.명칭도 지금 용어가 있으니 소셜이라고 했지 당시엔 좀 두리뭉실하게 얘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심즈 식으로 아바타도 해보고 시나리오를 베이스로 해서 풀어보기도 하고 사교활동을 넣어보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더 끝까지 밀고 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2006년 5월 엔씨소프트에서 SK C&C로 적을 옮긴 그는 SK C&C에서 가상 세계 서비스를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서울을 그대로 복제해서 마치 세컨드라이프 서비스처럼 3D로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였다.물론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엔씨소프트에서 Alter life를 개발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생활은 그에게 맞지 않았다.대기업에서는 일의 과정은 복잡한 데 성공과 실패에 따른 결과가 분명치 않았다.그는 과거 게임 개발을 했던 시기를 떠올렸다.힘들었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나오는 정직한 field였다.그는 정직한 필드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고심끝에 안정된 직장을 뛰쳐나온 그는 SK C&C 시절 알게된 개발자 2명과 함께 이지모드를 창업했다.

◆한국형 소셜게임
 이지모드가 지난달 18일 선보인 플레이가든은 어떤 게임일까. “간단히 말하면 정원을 가꾸는 게임입니다.꽃이나 과일을 키우고 수확해서 돈도 벌고,집도 세우고 길도 깔고 하는 게임입니다.물론 아바타를 꾸미거나 정원을 확장하고 키워나갈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가든에는 특유의 제작 시스템이 있어서 수확한 재료로 생산을 할 수 있다.이를테면 염색약을 만들어 머리를 염색하기도 하고 빵을 굽거나 꽃다발을 만들 수도 있다.무엇보다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소셜게임이기 때문에 친구들의 정원을 방문해서 도움을 주거나 만든 빵을 같이 나눠 먹는다거나 할 수도 있다.

 ‘플레이가든’이 기존 농장 경영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아바타 요소와 그래픽을 강화한 것이다.온라인게임에서 단련된 한국 게임의 노하우가 담겼다고 볼 수도 있고 이미 오래전부터 소셜게임에 천착해 온 김 대표의 역량이 결집됐다고 할 수도 있겠다.화면에 나타나는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꾸밀 수 있으며, 식물이 자라는 단계도 5단계로 구분돼 보는 재미를 살렸다.또한 세계적인 명작인 ‘비밀의 화원’ 스토리를 기반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것도 특징이다.

◆소셜게임 기반이 부족한 언어권 공략
 이지모드는 아직 프리오픈베타서비스중이다.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오픈베타를 준비할 예정이다.이지모드가 서비스되는 언어가 흥미롭다.영어와 한국어,터키어 그리고 태국어다.영어와 한국어는 그렇다 치고, 터키어와 태국어는 왜?

 “터키어는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4번째 언어입니다.태국어도 20번째 안에 들 정도입니다.한국이 오히려 이들에 비하면 한참 밀립니다.우리는 충분한 언어 베이스는 있는데,즉 해당 언어의 사용자 기반은 충분한데 소셜 게임이 활성화되지 않은 언어권을 공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한 전략이 필요한데 이지모드는 소셜게임 기반이 부족한 언어권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수만개의 소셜게임이 경쟁하는 페이스북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살아남으려면 자신들만의 전략이 필요하다.이지모드의 생존 방식이다.

 그에게 왜 회사 이름이 이지모드(easymode)냐고 물었다. “예전에 PC게임에서 보면 이지모드라는 게 있쟎아요.쉽게 할 수 있는,초보자도 할 수 있는 모드.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합니다.엄마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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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업한 스타트업 중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서비스,또는 회사가 있다면 어딜까? 예년 같았으면 이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화제가 될 만한 회사가 별로 없거나,몇몇 회사가 경쟁을 하기 마련이라서 그렇다.그런데 올해는 자신있게 이 회사를 거론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올 여름 혜성같이 나타나 단숨에 업계 1위가 된 회사.바로 티켓몬스터다.

 

◆창업 첫 해에 매출 100억 돌파 예상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는 올 해 5월 10일에 서비스를 시작했다.사이트를 오픈하자마자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보통 쇼핑몰은 사이트 방문자 100명 중 1명이 실재 구매 행위를 하면 성공한다고 하는데 티켓몬스터는 처음부터 10명 방문하면 1명 꼴로 실재 구매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내가 티켓몬스터를 처음 만난 것은 사이트를 오픈한 지 딱 아흐레가 지난 5월19일었다.당시 아직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이 회사는 창업자 5명이 맥도널드 햄버거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사무실을 못 구해 창업자 중 한 사람(신현성 대표)의 집에서 숙식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었다.

 이런 회사가 창업한지 5개월만인 지난 달 월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이 회사 창업자들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 예상하고 있었을까.늘어나는 인원을 감당못해 한여름에 신 대표 집에서 외부 사무실로 1차로 이사를 했던 티켓몬스터는 최근 두번째로 사무실을 옮겼다.앞으로 얼마나 빨리 회사가 성장하고 직원이 늘어날 것인지에 대해서 창업자들간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한다.신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사용자가 늘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라며 “이런 속도라면 연말에는 월 매출이 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증가추세를 감안할 때 창업 첫 해 매출이 100억원∼1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리다.

 창업 첫 해에 이 정도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최근 발견하기 힘들었다.티켓몬스터가 오픈한 이후 이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하지만 티켓몬스터는 업계의 다른 회사 매출 전체를 다 합친것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독주하고 있다.업계에서는 티켓몬스터가 소셜커머스 분야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티몬의 성장은 네이버에 위협?
 티몬이 벤치마킹한 미국의 그루폰은 올들어 매달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매출이 급증하고 그루폰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면서 그루폰의 성장은 구글에게 가장 위협이 되고 있다.한국에서도 그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네이버에 키워드 검색 광고를 내는 것보다 티켓몬스터를 통해 할인권을 파는게 매장을 알리는데 훨씬 유용하다고 생각되면 네이버를 떠나 티켓몬스터로 옮겨올 수도 있는 것이다.물론 아직은 아니다.하지만 티켓몬스터의 급격한 성장은 그런 시나리오도 한번쯤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티켓몬스터를 통해 구입한 고객이 10만명 정도 됩니다.이 고객이 100만명을 넘어서게 되면 포털에서 위협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르죠.” 신 대표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5월 오픈 당시 서울 강남 지역의 매장 티켓만 팔았던 티켓몬스터는 이후 서울 강북,분당,부산,일산으로 지역을 확장해나갔다.연말까지 12개에서 14개까지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각 지역마다 매일 1가지 종류씩 절반 가격(또는 그 이하 가격)에 티켓을 판매한다.지역 확장 속도와 얼마나 큰 매장과 거래를 하느냐에 따라 매출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지난 주 이사를 앞두고 있는 티켓몬스터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사무실 풍경은 그 자체로 장터였다.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사무실을 북새통이었고 이들은 곳곳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몰려드는 고객의 문의 전화를 받느라 사장부터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정신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다.

‘네이버와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이 회사가 네이버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티켓몬스터의 성장은 쇼핑 분야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포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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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컨설팅은 온라인영어교육사이트 클립잉글리쉬를 서비스하는 업체다.이름을 보면 컨설팅회사 같은데 왠 영어교육서비스? 여기엔 몇 가지 사연이 있다.그 사연을 알기 위해선 임준우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레몬컨설팅 사무실에서 임준우 대표를 만났다.

◆다음에서의 성공과 중국에서의 고난
임준우 대표는 만나기 전 상상했던 모습과 완전 딴판이었다.처음에 예상했던 인상은 이분의 경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다음에 재직하던 시절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임원(CPO)이 됐고 커리어다음 대표,다음 중국법인 대표 등을 역임했던 그의 경력을 보고 젊은 나이에 많은 성취를 이뤄낸 전형적인 기업가의 모습으로 미뤄 짐작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마치 처음으로 출발선에 선 사람 같았다.하고 싶은 것과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었다.과거 자신의 다양한 경험보다는 앞으로 할 일들,자신이 바라고 있는 것 등에 대한 열망이 훨씬 강했다.그 역시 나이에 관계없이 젊은 벤처인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자신이 살아온 역사도 벤처인의 역사였다.1997년 20대 후반의 나이에 그는 외국인민박(홈스테이)으로 첫 창업을 했다.“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중 일반 가정에서 숙박을 하면서 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과 일반 가정 또는 민박집을 연결해주는 일을 생각했던 거죠.그런데 창업을 하자마자 외환위기가 터지고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기면서 99년에 이 일을 접고 다음에 입사를 했습니다.”

 다음에 예순번째 직원으로 입사한 임 대표는 불과 3년여 뒤에 임원(CPO)이 됐다.다음에서 당시 최연소 임원이었다.2년뒤에는 커리어다음을 창업하고 대표이사가 됐으며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법인 대표가 됐다.다음의 중국법인이었지만 국내에서 창업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 한다.임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다섯배쯤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2008년 다음 중국 법인에서 물러난 그는 뜻밖에 다섯번째 창업으로 식당을 택했다.왜? 그냥 해보고 싶었단다.1년반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중국어도 늘었지만 과거 번듯한 회사의 중국 법인 대표 시절에는 할 수 없었던 온갖 경험을 했다.“1년이 15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다”

 에피소드 하나.임 대표는 중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는데,어느날 이 친구가 몸이 아파서 나오질 못했다.임 대표는 직원이 아프다기에 집으로 한번 찾아가봤다.그랬다가 충격을 받았다.그 직원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빈 공간에 판자대기로 지붕을 삼고 문도 제대로 달려 있지 않은,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에서 10여명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길거리에서 지내고 있던 셈이다.중국의 현실을 처절하게 느끼는 한편 자신이 중국법인 대표로 지내왔던 시절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내가 느끼기에 임 대표는 중국에서 식당을 하면서 어찌보면 다양한 이전 회사의 대표 시절 느끼지 못했던 가난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임준우 대표가 클립잉글리쉬 사이트를 보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레몬컨설팅으로 여섯번째 창업 도전
 그리고 그 가난한 마음으로 그는 한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기로 했다.그리고 여섯번째 설립한 회사가 레몬컨설팅이다.왜 하필이면 이름이 레몬컨설팅이냐. 이 회사가 지금 주력하고 있는 업태와 이름을 연결시키기가 선뜻 쉽지 않아 누구든 물어볼 법한 질문이다.“제가 겪은 여러번의 창업 경험,그리고 거기서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에서 나온 교훈들을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을 발굴하고 초기 단계에 컨설팅하는 일을 하려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레몬컨설팅이라는 회사를 2008년 다음을 그만둘 무렵에 차렸다.그때 같이 한 사람들이 지금도 레몬컨설팅의 사외 이사로 있는 류한석 김지현 김형철 김중일 대표 등이다.

 처음 의도한 것은 컨설팅이었다.이름에 딱 맞는 일을 하려고 했던 셈이다.그런데 막상 컨설팅을 할 회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그 당시엔 아직 지금처럼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하여간 그래서 임 대표는 자신이 직접 스타트업을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2009년 한국에 들어왔을 때 밸류스페이스에서 일하던 이무영 이사를 불렀다.이무영 이사와는 커리어다음 대표시절 교육팀장으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었다.이렇게 해서 이름과 달리 컨설팅이 아닌 비즈니스를 직접 하는 레몬컨설팅의 2기가 시작됐다.

◆비운의 서비스 펀펀지닷컴
 기운차게 시작한 레몬컨설팅의 첫 서비스 작품은 펀펀지닷컴.글을 많이 써야할 것만 같은 블로그의 무거움을 보완하면서도 한줄블로그보다는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블로그 형태의 서비스였다.텀블러와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첫 시도였던 이 서비스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왜 그랬을까?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하고 싶은,구현하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시간과 리소스가 부족하다보니 충분히 구현하지 못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크게 낙심하진 않았다.그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아직 4-5개는 더 있기 때문이었다.그는 가장 공을 들여온 서비스 오픈에 박차를 가했다.클럽잉글리쉬다.

◆클립잉글리쉬
 이야기를 풀어가다보니 막상 해야할 이야기가 좀 늦게 나왔다.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실 임 대표도,레몬컨설팅도 아닌 클립잉글리쉬다.주인공은 원래 좀 늦게 등장하는 법이라고 치자.

 클립잉글리쉬는 쉽게 말하면 영어교육사이트다.앗, 너무 평범한게 아닌가 생각할 지 모르겠다.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콘텐츠로 따지고 보면 소셜 에듀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교육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유튜브에서 얻는게 클립잉글리쉬의 특징이다.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동영상 중 영어 교육을 할 만한 콘텐츠를 골라 거기서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을 뽑아낸다.영어 강의를 하고 있는 캐나다 원어민 직원이 자막과 퀴즈,화상 대화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를 재가공한다.월 이용료는 1만1000원. 확실하게 수익 모델을 갖고 시작하는 사업이다.

 반응은 어떨까? 이 서비스는 이달초 오픈했다.지금까지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거창하게 마케팅을 할 수가 없어서 오픈하면서 트위터를 통해서 신청자를 대상으로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쏘겠다고 했습니다.그런데 1000명이 넘는 신청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클립잉글리쉬가 지향하는 영어 공부 시스템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클립잉글리쉬는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 뿐 아니라 뉴스,사용자들이 편집한 동영상 등 2-3분내외의 영어 콘텐츠를 갖고 자기가 직접 스케줄을 짜면서 공부하는 시스템이다.임 대표는 “시험 위주의 영어공부나 현실과 괴리된 영어 학습에 진력이 나 학원을 가기 꺼려하는 이들,시간이 없어서 짬짬이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했습니다.영어공부의 일상화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의 동영상을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면서 업무 지식도 얻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현재 400개의 동영상이 서비스되고 있고 이 숫자는 곧 600개로 늘어난다.

 클립잉글리쉬 외에도 그는 트위터로 로그인해서 물건을 직거래할 수 있는 장터닷컴이라는 사이트도 오픈했다.다음에서의 경험을 살려 카페 이후 명맥이 끊긴 국내 커뮤니티의 부활을 노리는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도 준비중이다.창업 할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들이다.아직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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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알짜배기 스타트업이 궁금하다구요? 선데이토즈에 물어보세요"

선데이토즈에 대해 벤처나 IT업계에서 하는 말들이다.창업한 지 고작 2년반 정도 밖에 안 된 이 회사가 어떻길래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로 거론되고 있을까.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창업자들과 그 조직

선데이토즈의 창업자는 이정웅,임현수,박찬석 등 3명.세 명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이정웅 대표는 트랙나인,신텍정보시스템,NHN 등을 거쳤다.NHN에서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했다.임현수 기술이사(CTO)는 고슴도치플러스,엔씨소프트 등에서 실력을 쌓아왔다.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에서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역할은 나뉘어져 있지만 세 사람은 공통적으로 엔지니어다.경영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그들은 조직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했고 타이트하게 운영했다.회사를 앞장서서 포장하기보다는 제대로된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당연한 일 같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너 자신을 알라

이정웅 대표는 이제 갓 서른의 젊은 사장이지만 서두르거나,쉽게 흥분하거나,과욕을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창업시 그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고 한다."게임 개발은 많이 해봤지만,창업 전문가는 아니다.그러니깐 내가 모르는 것은 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자."(이 대표는 한게임에 있던 시절 1년에 50개씩 플래시 게임을 만들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작은 재미난 게임들을 끊임없이 계속 만드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는 작은 게임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작은 게임을 오픈플랫폼과 결합해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다."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오픈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우리가 열심히 사람을 모을 필요 없이 오픈 플랫폼에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선데이토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데이토즈의 첫 작품은 실패하고 말았다.내가 이정웅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겨울,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비즈스파크 행사장이었다.그는 그때 '친구에게 게임을 만들어서 선물하자'는 컨셉으로, 즉 소셜네트워크와 UCC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이 소셜RPG게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다.하지만 첫번째 시도는 무참하게 실패했다.회사 문을 닫을 뻔한 위기였다.

그는 낙담했을까? 물론 크게 실망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첫 실패를 겪고 나서 우리가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봤습니다.그랬더니 우리가 부족한 게 참 많더라구요."

뭐가 부족했을까? " 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는게 일단 약점이었습니다.제품을 만들 줄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케팅할지,그리고 이후에 어떻게 고객 관리를 하고 서비스를 해 나갈지에 대해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사실 소셜게임은 개발 이후의 단계가 중요한데 말입니다.너무 큰 게임부터 시작한 것도 문제였습니다.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페이스북에 없는 것을 만들자라고 한게 무리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는 '선데이토즈 전략'이라는 것을 2009년 상반기에 수립했다.첫 실패의 교훈이 반영된 게임이 '애니팡'과 '사천성'이다.이 게임들은 2009년 10월 오픈한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대히트를 쳤다.


◆소셜 게임은 일시적 유행인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모든 산업은 저마다의 라이프 사이클이란 게 있다.IT 분야에선 그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소셜게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 대표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보면 온라인게임이 과거 10년동안에 이룬 성과를 소셜게임은 3년 만에 이뤄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그리고 온라인게임에서 나타났던 카니발라이제이션(신작 게임이 나오면 구 버전의 게임 유저를 잠식하는 것) 효과가 소셜게임에서는 거의 없는 것도 발견했습니다.성장 초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없던 유저를 새로 창출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셜게임은 오래갈 것 같다는 뜻인가? 그는 부가가치가 어디에서 형성되서 어디로 가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웹2.0 얘기가 나왔을 때 그 효과나 지속성에 대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왜냐하면 웹2.0이란 것은 상황을 지칭하는 용어로서는 적절하지만 산업적으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봤습니다.웹2.0의 성과물이라는 것은 결국 M&A에 의해 촉발되고 다시 재투자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반면 지금 소셜게임 업계를 보면 확연히 구별됩니다.소셜게임의 성과들은 다시 소셜게임에 투자되고 있습니다.웹2.0보다는 소셜게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훨씬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스타트업,그 이후를 준비할 때

이 대표는 3개월 주기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소셜게임은 트렌드가 중요하고 사람들의 수요를 잘 읽어야 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3개월 안에 개발을 끝내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셜 게임이 아니더라도 기존 다른 게임 장르에서도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의 인식과 괴리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이런 생각은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지금 선데이토즈가 걱정하는 것은 스타트업 이후다.2년반이 지난 선데이토즈는 이제 매출도 발생하고 수익도 기대가 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견실한 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2008년초 이 대표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의 방 한 칸을 빌려서 3명이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 직원수만 10명에 이르고 분당에 자기 사무실을 가진 회사가 됐다.마케팅 담당자도 채용하고 3개월마다 하나씩 게임도 출시한다.그러면 그 다음은?

이정웅 대표는 플레이돔의 '시티오브원더'나 최근 징가가 출시한 '프런티어빌'을 보면서 소셜게임의 다음 세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마치 온라인게임이 성장해온 것처럼 소셜게임도 이제 대형화 대자본화 시대가 개막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형화와 함께 탈플랫폼화도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완전하게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을 벗어난다기보다는 우선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다.그를 위해 징가가 시도하는 offering 형태의 광고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셜게임은 유저의 지불 비율은 온라인게임보다 낮지만 1인당 지불 금액이 더 크고 파이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지금 부각되는 미국,일본 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매출 5조원짜리 소셜게임 기업이 3-4년 안에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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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베리 김태훈 대표를 특징짓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우선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석사학위까지 캐나다,미국의 명문 학교에서 공부를 한 수재라는 점이다.사업을 할 때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큰 액수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았다는 것도 꼽을 수 있다.그리고 사업을 통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실리콘밸리의 유명투자자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5년이 넘는 소셜게임 분야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는 것도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픽셀베리 김태훈 대표가 삼성동 사무실에서 마이스타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은 꼬날님께서 수고해주셨다.>

 특이한 점이 많은 것 치고는 픽셀베리는 무척이나 생소한 회사다.그도 그럴 것이 언론은 고사하고 블로그를 비롯한 어떤 미디어에도 단 한번도 단 한 줄도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혹시 누리엔이라는 회사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픽셀베리는 누리엔에서 올해 spin off했다.김태훈 대표는 누리엔의 공동창업자였다.

 픽셀베리의 서비스는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다.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싸이월드를 통해 런칭할 예정인 소셜게임 ‘마이스타일’이 픽셀베리의 첫번째 작품이다.'또 소셜게임업체구나 '하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픽셀베리가 준비한 콘텐츠의 수준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나 역시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누리엔에서 축적한 3차원(3D) 그래픽과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경험,고민이 픽셀베리의 마이스타일에 묻어나오기 때문이다.이것이 마이스타일이 갖는 첫번째 강점이다.마이스타일 캐릭터를 보면서 어딘가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은 픽셀베리가 누리엔 시절에 구축한 캐릭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기본적인 캐릭터 컨셉이 동일하고 일부 의상과 애니메이션 아트에셋을 누리엔의 엠스타와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긴다.마이스타일은 도대체 뭔가? 무슨 서비스이고,누리엔의 엠스타와는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가?
 간단히 말하면 마이스타일은 패션을 주제로 한 소셜게임이다.김태훈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마이스타일은 온라인에서 개개인이 자신만의 의류매장을 열 수 있고 자신의 브랜드를 내 걸고 패션쇼를 열 수도 있게 해 줍니다.다른 사람의 매장에 들어가 옷을 사 입거나 옷을 팔 수도 있습니다.자신의 개성을 살린 옷을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브랜드를 키워서 오프라인 브랜드로 런칭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죠.”

 기존 누리엔의 엠스타와 캐릭터를 공유하고 있지만 소셜게임이라는 분야로 장르를 명확하게 설정했다.소셜게임에 맞춰 눈높이도 낮췄다.엠스타가 사용했던 언리얼3D엔진을 쓰려면 대용량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해야 하고 그러려면 용량과 시간 면에서 사용자들에게 진입장벽을 주게 된다.픽셀베리는 지난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이를 웹브라우저에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이스타일의 장르에서 두번째 강점이 나온다.마이스타일은 여성을 주고객층으로 확실하게 설정했다.온라인에서 자신의 분신인 캐릭터를 입맛대로 꾸미고 이상형으로 설정하고 다양하게 가꾸는 것은 아주 오래된,검증받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이를 마이스타일은 3D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했고 UCC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패션 구현을 가능하게 했다.패션을 주제로 대화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패션쇼를 열고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와 기존 소셜게임의 요소를 도입한 부분이다.

 다양한 플랫폼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마이스타일의 세번째 강점이다.세계 시장에 통할 만한 패션이라는 분야에서 소셜게임을 하이퀄러티로 구현한 것이다.김태훈 대표는 “올 하반기 중 우선 싸이월드 플랫폼을 통해 처음 공개되며 뒤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그는 “DeNA와 같은 일본 소셜게임 업체들을 통해 현지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즉 픽셀베리는 이미 구축돼 있는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소셜게임으로서 마이스타일을 고안했다.힘들게 자기가 사람들을 끌어모으지 않겠다는 것이다.징가나 팜빌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게임들의 기본적인 모델을 충실하게 따랐다.)

 처음부터 확실한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마이스타일의 네번째 장점이라고 할 것 같다.“마이스타일에서 모든 구매와 관련된 행위는 해당 플랫폼의 재화를 따를 겁니다.이를테면 싸이월드 플랫폼에서는 도토리로 마이스타일의 사이버머니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죠”

 김태훈 대표 본인이 5년여 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것도 마이스타일이 갖는 다섯번째 장점이다.그는 이 기간동안 비디오게임 수준의 그래픽 개발,소셜네트워크,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과 서비스 기획 노하우를 쌓았다.픽셀베리의 마이스타일은 이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가장 중요한 경험으로 삼성전자에서 보냈던 3년을 꼽는다.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해외 인재 채용을 위해 기치를 높이 들던 시절인 2002년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로 입사한 그는 상품 기획을 맡으면서 한국의 휴대폰 비즈니스가 놀랍도록 비약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이야기로만 듣기에는 그가 어느 정도의 경험을 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가 처음 2002년에 휴대폰사업부 상품 기획팀으로 갔을 때는 삼성전자의 해외시장,특히 미국에서의 지명도는 제로에 가까웠다고 한다.아직도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이 Microwave(전자렌지) 만드는 회사 아냐?라고 생각할 때였다.그래서 그런지 그가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코넬대 친구들은 그가 삼성전자 입사를 위해 한국에 들어간다고 할 때 말렸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돌이켰다.그도 그럴 것이 국내의 숱한 비즈니스 역사상 손에 쏩을 정도로 희귀한 세계 무대에서 비약적으로 도약하는,그것도 가장 최전선에서 뛰었기 때문이다.“2002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에 있으면서 한국을 알게 되고 스마트폰의 세계와 모바일의 가능성,소셜네트워크와 온라인게임에 대해 배웠습니다.제가 지금 사업할 수 있는 역량의 상당수는 삼성전자에서 배운 것입니다”

 물론 코넬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의 유명인사인 John Nesheim 교수로부터 스타트업 코치를 받은 그의 기본 역량을 무시할 수 없다.NEA와 같은 대형 VC가 장기간동안 그에게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그에게 거는 기대와 신뢰를 짐작할 수 있다.그래서 그런지 김 대표는 진짜 승부처는 미국과 일본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10월 일본에 진출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올해 안에 미국 팔로알토 지역에 픽셀베리 Inc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를 처음 보면 ‘고생을 모르고 자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리얼타임월드코리아 대표때는 3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누리엔때도 자신이 직접 나서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명문대를 나왔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핵심부서에서 일했다는 경력을 알게 되면 더욱 이런 가설이 힘을 얻게 된다.하지만 그는 스타트업의 본질과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적합하게 사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리소스가 없고 시간이 없을 때 아이디어가 나오고 전력을 기울여 영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스타트업의 성공은 꼭 돈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아이디어와 인재,추진력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가 지신의 잠재력에 걸맞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통해 마이스타일의 서비스가 시작되고 올 연말쯤 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픽셀베리 개요>
설립 : 2010년 3월
대표 : 김태훈
주요 주주 : 김태훈 (20%)
주요 투자자 : NEA(실리콘밸리 VC)
직원 : 11명
본사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요 서비스 : 마이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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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분야는 변화가 빠르다.불과 몇달 새에 새로운 제품이 나오거나 주 사업 분야가 변경되기도 한다.대응이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욕구가 항상 많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올초 만났었던 스타트업들은 지금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2회때 소개를 했던 아이쿠의 김호근 대표와 최근 미팅과 전화 등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앞으로 시리즈 자체는 계속 하면서도 기존 업체들의 변화에 대해서도 종종 업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테레비와 트윗온에어를 서비스하고 있는 아이쿠의 경우 지난 2월 세웠던 대표적인 계획은 해외 진출이었다.김 대표에게 해외 진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묻자 위토쿠의 미국 서비스를 시작했고 트윗온에어의 경우 영문 서비스도 오픈했다고 설명했다.수익 모델에 대한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몇 차례 걸쳐 나눴던 대화를 간략히 정리했다.

-그 이후 주된 변화는 어떤게 있었나
 “데이빗 리 대표의 위토쿠라는 회사와 제휴를 맺고 미국 진출을 시작했다.위토쿠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인터넷 또는 모바일을 통해 자유롭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공식적인 인터뷰 뿐 아니라 화상 대화 등도 가능하다.트윗온에어 영문 버전을 20일에 오픈했고 트윗온에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위토쿠와는 어떤 관계인가.인수한 것이 아닌가
 지분 투자를 하긴 했지만 인수한 것은 아니다.제휴라고 하는 게 맞겠다.SNS를 이용한 개인 방송 서비스를 지향하는 아이쿠와 동영상 인터뷰를 메인으로 하는 위토쿠가 협력하면 사용자 기반을 확장하고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데 있어 유리한 점이 많을 것 같아 손을 잡고 같이 일하고 있다.”

-위토쿠는 국내에서도 서비스되나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데이빗 리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는데 9월부터는 실리콘밸리에 정착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어느 정도의 반응이 있나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유저는 많지 않다. 3000명 가량이 쓰고 있는데 이들의 평가는 좋다.유료로 쓰고 있는 비율도 높다.무엇보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다만 수익을 내는 것이 관건이어서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후에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트윗온에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어떤건가
 “기존 트윗온에어가 너무 트위터에 종속적이라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다른 계정으로도 접속할 수 있고 모바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다.이름은 폰에어(Fonair)라고 정했다.개념 자체는 트윗온에어와 유사하다.언제 어디서든 방송할 수 있고 이것을 저장해 다양한 SNS 등을 통해 퍼뜨릴 수 있다.다만 트윗온에어보다 모바일 기능을 강화했다.고화질(HD) 방송도 가능하다.단 이것은 유료다.Pod Cast도 가능하고 유튜브나 다른 동영상 사이트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기존엔 트위터 아이디로 접속할 수있었고 유튜브하고만 연동이 됐지만 이제는 그 대상이 확대된 거다”

-연동할 수 있는 국내 사이트는 없나
 “없다.국내의 대부분 웹 서비스들은 API를 오픈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일이 제안서,계약서를 들고 다니면서 계약을 맺어야 연동 서비스를 할 수 있다.우리같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하면 의사 결정도 오래 걸리고 제안서쓰고 계약 맺으러 다닐 인력이 부족해서 일일이 대처할 수가 없다.API를 공개한 외국 사이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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