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 책 출간 소식에 관한 글입니다. 제가 ‘한국의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젊지만 사연많은 벤처기업인들의 창업 스토리를 지난 2년여간 블로그와 신문, 잡지 등에 연재해왔는데요, 그 중 정수를 모으고 못다한 이야기를 더해 ‘멀리보면 길을 잃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저에겐 이 책의 한장 한장이 지난 2년간의 취재 여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가 책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내용을 검토하느라 알려드리는게 늦어졌는데, 벌써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먼저 알려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한국경제신문 김광현 IT전문기자, 필명 광파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 분께서 서평도 써 주셨습니다. 서평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최근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제목은 '스티브잡스를 꿈꿔봐'입니다.토토북이라는 어린이 청소년 전문 출판사에서 책을 펴냈습니다.'내가 꿈꾸는 사람'이라는 시리즈물로 책이 계속 나오는데 그 첫번째 책을 제가 쓰게 됐습니다.
작년에 노조에 파견나가 근무할 때 출판사분들을 만나 기획을 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노조에 있는 기간이라 가족들과 시간을 좀 보낼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그러면서 두번째 책은 아이들을 위해서 좀 써보자 라고 생각했습니다.다행히 좋은 만남이 있어서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선 많은 책들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쓴 것은 그 사람의 시시콜콜한 성공 비결을 조망하기보다는 성장과정과 이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조망하고 그 사람의 직업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싶어서였습니다.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고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저는 저 자신에게 아직도 말하고 있습니다.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의 아이들을 포함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었습니다.그런 이야기들이 제가 어릴 적부터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즘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이 듣는 '꿈과 용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진부하다고 생각하기에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구요.어려운 결정의 상황이 왔을 때 꿈과 용기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바로 드러나는데,그것을 잊고 살아갑니다.나의 살아왔던 날에 대한 아쉬움과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들이 보잘것없지만 이 책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제 단독으로 쓰는 두번째 책입니다.첫번째 책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황금부엉이) 이후 몇차례 공동 저자나 역자 형태로 책에 참여했지만 단독으로 쓰는 것은 두번째 입니다.
처음 쓸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 책을 쓰는 것은 누구보다 가장 자기자신을 위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쓰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긴 글을 쓰면서 호흡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글쟁이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책을 내면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생겼습니다.첫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은 큰 딸 해나의 돌잔치날에 출간이 됐습니다.두번째 책은 아들 요나의 돌잔치때 나왔습니다.돌 때마다 책이 나온다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용으로 책을 쓴다는 것이 오히려 저처럼 심각한 글만 써 본 사람(기자로서)에게는 더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어린이들 눈높이에 다가가기 위해 딸 해나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동화책을 CD로 틀어주면서 구연동화하시는 분들의 어투를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그런 면에서 보면 해나가 자신도 모르게 아빠가 책 쓰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 셈입니다.
'-요'체로 끝나 어른들이 보기엔 어색하다 싶을 수도 있는데,다행히 회사 선배들의 반응은 괜챦더군요.어른들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책이니 아이가 있으시거나 주변에 아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책을 쓰면서 그리고 출간되고 나서도 제대로 지인들께 알리지도 못했습니다.회사에서 인사가 있고 아이들 생일이 이어지면서 막상 책 홍보를 할 짬을 잡지 못했습니다.
직접 다니면서 한권씩 드려야 하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곧 들고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만약 미디어의 역사에 작은 변화가 있어서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 컴퓨터 게임이 먼저 개발됐다면 어찌 됐을까? 만일 그랬다면 갑자기 낯선 책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게 됐을 때 사람들은 책이라는 미디어에 저항적으로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을 한 사람이 있다.재밌지 않은가? 미국 작가 스티븐 존슨이 그의 저서 'Everything bad is good for you'에서 책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 사람들 또는 여론의 반응을 상상해봤다.
"책은 만성적으로 감각을 저하시킨다.오랜 전통을 가진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을 각종 동영상과 인상 깊은 음악들로 가득 찬 생동감 넘치는 3차원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복잡한 근육 운동을 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게끔 한다.책은 단순히 종이 한쪽 면에 낱말들이 가지런히 나열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컴퓨터게임은 뇌의 감지 능력과 역동적인 기능 전체를 요구하는 반면에 책만 읽는 뇌는 아주 일부만 활동하게될 것이다.게다가 책은 서글프게도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컴퓨터 게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친구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왔다.그러나 책은 그들을 주위의 다른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조용한 장소에 가두도록 강요한다.최근 새로 생겨나 독서를 촉진시킨다는 이른바 '도서관'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여느때 같으면 활발하고 생기있게 서로 어울려야 될 어린아이들이 말없이 무감각하게 독서 속에 파묻히고 말테니 말이다."
나는 그의 이런 상상을 보면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상당한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얼마나 기발한가..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고 하더라도,그의 상상력은 분명한 한 가지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지금의 온라인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이다.온라인게임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걱정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그것이 주류 미디어로서 성장하면서 생길 수많은 파생 산업과 막대한 파급력의 아주 초창기 시행착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게임은 단순히 콘솔류나 한국에서 주류처럼 인식되는 MMORPG의 괴물때려잡기식 놀음에서 언젠가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온라인에서 사람이 만나고 가상 공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고 결국엔 오프라인의 삶과 구별이 희미해지는 순간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 전에 인쇄술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책에 대해 또는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충격으로 받아들였을까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