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젊은이들은 게임을 대부분 PC방에서 즐긴다.한국처럼 초고속인터넷이 집집마다 발달하지 않았기에 PC방이나 사무실같이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곳에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PC방을 베트남에서는 인터넷샵(Internet Shop)이라고 한다.베트남의 PC방 역시 한국의 PC방이 전파된 것이라고 하니 한국 PC방의 선구적인 측면에 한번 놀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어쨋든,베트남까지 갔으니 PC방을 안 갈 수가 없다.넥슨의 비앤비를 서비스하는 비나게임을 방문했다가 베트남 PC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한 PC방 내부 모습.20여대의 PC를 갖춘 이 PC방은 베트남에서는 제법 큰 PC방축에 든다.>
비나게임이 위치한 곳은 디스트릭트 3 지역이었는데 이 동네엔 PC방이 별로 없다고 한다.회사를 소개해주고 베트남 게임 시장에 대해 설명해준 비나게임의 호앙 팜 매니저는 PC방이 밀집해 있는 디스트릭트2 지역으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자고 헀다.호치민시는 디스트릭트1부터 8까지와 고유명사 디스트릭트 4개 등 총 12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한국으로 치면 무슨무슨 구 이런 셈이지만 한국 서울이나 부산의 구처럼 지역이 크지 않고 아담하다.도시가 작아서일 거다.그래도 구역이 비교적 정확하게 나뉘어져 있어 지도를 한번만 보면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가 있었다.그런 점은 서울보다 나았다.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한다는 호앙 팜 매니저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호치민 시내 유람 겸 PC방 나들이를 갔다.(오토바이를 사실 난 처음 타 봤는데,남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남자가 뒤에서 타고 간다는 것이 참 뻘쭘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어디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서였다.허리를 잡자니 거시기하고 뒤 손잡이를 잡자니 속도가 빨라지면 떨어질 것 같았다.그래서 할 수 없이 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갔다.호앙 팜 매니저도 무척 어색했을 것이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끼리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은 우리 뿐이었다. -.-;;)
<PC방이 밀집돼 있는 호치민시 디스트릭트2 지역의 사거리.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롯데리아 간판이 보인다.>
베트남에서 PC방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호치민시와 하노이시 뿐이라고 한다.다른 지역에서는 PC방을 거의 보기 힘들다고 하니 확실히 상황은 열악하다.하지만 호치민 시와 하노이시에 집중된 PC방 수를 합하면 2만여개에 가깝다고 하니,한국이 현재 PC방 수가 2만2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물론 PC방당 PC 숫자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겠지만)
PC방 이용 요금은 베트남 화폐로 1시간에 1만동 정도였다.PC방에 따라 이것도 물론 차이가 많이 났다.1만동이면 한국 돈으로 약 700원 정도니,베트남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그리 싼 것은 아니다.그래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새카맣게 주차시키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어보이지 않았다.
PC방에 깔린 PC의 초기 화면은 넥슨의 비앤비(베트남 게임명 붐 온라인)가 많았다.플레이하는 게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넥슨이나 엠게임 등의 게임들이 바탕화면에 아이콘으로 설정돼 있어 베트남어를 몰라도 조금만 조작하다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됐다.
PC방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뭘까? 그 의문은 조금만 둘러보니 금방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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