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 좌담회

뉴미디어 세상 2008. 2. 15. 10:59 Posted by wonkis

지난 2007년 5월말에 있었던 좌담회입니다.

<대담중인 린든랩 윤진수 부사장>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 상륙했다.지난달 29일 한국어 사이트를 업그레이드 하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이제 세컨드라이프 서비스의 90%가 한글화된 셈이다.
 세컨드라이프는 미국 린든랩이 2003년에 시작한 인터넷 기반의 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다.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한 뒤 로그인 하면 가상세계 속의 내가 나온다.분신인 아바타다.이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에서 ‘세컨드 라이프(또 다른 삶)’를 살 수 있다.

 윤진수 린든랩 부사장은 세컨드라이프를 ‘웹브라우징’이라고 정의했다.자기네는 가상세계의 장(場)을 제공할 따름이라는 의미다.세컨드라이프를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는 데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전혀 다르다고 했다.한국어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것에 맞춰 방한한 윤 부사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위정현 중앙대 교수(콘텐츠경영연구소장)와 세컨드라이프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임원기 IT부 기자가 사회를 맡고 김율 린든랩 한국지사장이 동석해 토론을 도왔다ㅏ.

▲윤 부사장=한국에서 세컨드라이프 서비스를 하려고 2004년에 방한했다.그때 15개 온라인게임 회사 사람들을 만났다.그들은 세컨드라이프를 보고는 ‘참신하다’‘재미있다’고들 말했다.그리고 나선 똑같은 질문을 했다.‘이 서비스의 정체가 뭐냐.온라인게임이 아니냐.’그러나 세컨드라이프는 온라인게임이 아니다.온라인게임 사용자는 80%가 남자지만 세컨드라이프는 여자가 40%나 된다.타깃 연령층도 다르다.세컨드라이프 사용자의 평균연령은 32세이고 25~34세 연령층이 가장 많다.왜 온라인게임과 같다고 생각하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3차원 그래픽이라서 그런가(웃음).

▲임 기자=게임의 정의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게임을 MMORPG에 국한시키면 세컨드라이프는 전혀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하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가상의 세계 정도로 정의를 하면 세컨드라이프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게 된다.

▲위 교수=그 말씀에 동감한다.온라인게임 얘기가 나왔으니 좀더 논의해보자.온라인게임이 비디오게임,아케이드게임과 가장 다른 점은 활발한 상호작용이다.사용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는 뜻이다.세컨드라이프는 게임,커뮤니티,인터넷몰,인터넷 광고 등이 융합된 새로운 모델의 서비스라고 생각한다.세컨드라이프 열풍을 보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한국이 온라인게임 강국이긴 하지만 아직도 미흡하고 뒤집어 생각하면 발전 가능성이 있다.

▲윤 부사장=게임,블로그,미니홈피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는 환경과 방식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사용자들이 즐기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물론 편리할 수 있다.하지만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세컨드라이프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다.차세대 웹브라우징이라고 할 수 있다.세컨드라이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세컨드라이프를 과거의 잣대로 규정할 수는 없다.
 애써 만든 아바타에는 만든 사람의 정체성이 반영된다.고유의 창작물이자 분신이다.사람들은 여러가지 목적으로 세컨드라이프를 이용한다.세컨드라이프는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될 수 있다.세컨드라이프의 중심은 사용자다.사용자가 창조하지 않으면 세컨드라이프도 없다.15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했을 때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세상이 바뀌지 않았나.세컨드라이프도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다.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임 기자=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아주 간단한 질문이지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만약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누군가가 도박장을 만들거나,살인을 저지르면 그것을 누가 책임지고 통제를 해야 하는가? 린든랩은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위 교수=맞다.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탈,범법행위 등에 대한 우려가 많다.실제로 아동 아바타와 성인 아바타가 성추행하는 모습도 발견됐고 아바타 살인사건도 발생했다.또 린든 달러(세컨드라이프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실제 달러로 교환할 수 있어서 가상세계 카지노에서 온라인 도박이 성행할 수도 있다.게다가 총기류도 사고 판다.인기 있는 누드비치와 섹스숍도 문제가 될 것 같다.

▲윤 부사장=예를 들어 얘기하겠다.어떤 네티즌이 범죄를 짓자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치자.그 사람이 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른다.그렇다면 범죄를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도 잘못일까.이메일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됐기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회사도 책임을 져야 할까.것을 보낸 사람을 경찰이 추적해서 붙잡는 것이다.세컨드라이프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다.린든랩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다.
 물론 정부 당국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인터넷 환경과 온라인게임 등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이다.우리는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규제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이 서비스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교수=세컨드라이프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다양한 성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든 기업이든 사용자든 모두가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우선 개념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할 것 같다.한국 서비스 계획이 궁금하다.

▲김 지사장=한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다.지난달 29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한국만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았다.이제 메뉴의 90%가 한글화됐다.그러나 이번 한글 버전이 본격적인 서비스 런칭은 아니다.기존 서비스의 부족한 점을 업데이트 한 수준이다.아직 완벽하지 않다.앞으로 꾸준히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다.

▲윤 부사장=나는 5~10년 안에 가상세계를 인풋하는 놀랄만한 시스템이 생길거라 생각한다.메트릭스는 단순한 영화 얘기가 아니다 나는 메트릭스 같은 세상이 올거라고 믿는다.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끼고 컴퓨터 모니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물건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이런 상태라면 머리에 꽂는 잭도 곧 나올성 싶다 15년전 사회를 생각해보라 지금같이 IT가 발달할거라고 상상했겠는가.
 내가 처음에 인터넷이란 것을 접한 것은 1992년 미국에서였다.당시 나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됐다.그 친구는 나에게 정말 놀라운 것이 있다면 인터넷 세계를 처음으로 보여줬다.하지만 나는 그저 시큰둥할 따름이었다.“어이 배가 고픈데..밥이나 먹고 하지..”

 하지만 불과 5년 뒤에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이 변했다.나는 그때 내가 접했던 그것이 세상을 이처럼 놀라게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2000년에 나는 처음으로 지금 린든랩의 필립 사장을 만나서 그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다.흥미롭긴 했지만 사실 어리둥절했다.하지만 그가 2003년 설립하고 불과 몇년 되지 않아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급속하게 성장하게 됐다.이제 세컨드라이프가 하나의 유행이 아닌 중요한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나는 세컨드라이프가 제 2의 인터넷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이것이 세상을 다시한번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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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일 레비 사장>

'한국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패이지를 꿈꾼다’

 구글에 세르게이 브린(기술 총괄 사장)과 래리 페이지(경영 총괄 사장)가 있다면 레비엔 안상일(경영 총괄 대표)과 김형주(기술 총괄 대표)가 있다.서울대 재학생들이 만든 신생 검색 벤처기업 레비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안상일 사장,김형주 CTO의 포부는 이처럼 엄청났다.

 이들은 “구글처럼 세계적인 검색 회사를 만드는게 꿈”이라면서도 “구글이나 네이버는 검색으로 돈을 버는 데만 몰두해 검색 기술인들의 꿈을 저버린 회사가 돼 버렸다”며 전혀 다른 성격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다.“검색 기술은 공공재처럼 모든 이들에게 공개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

 이들이 꿈꾸는 검색 회사는 무엇일까.서울 강남 역삼역 7번출구 앞에 있는 아주빌딩 16층 레비 본사에서 이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검색 알고리즘을 공개한다는 것이 뭔가.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검색으로 돈을 벌지 않겠다는 것이다.검색 기술을 공개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최적의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이런 생각은 검색 기술인들의 오랜 꿈이었고 구글은 그런 바탕위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엔 이런 기대를 많이 저버리고 있다.”

-그러면 레비는 무엇으로 돈을 벌까?
 “개발중인 reputation(명성,이들은 신뢰라고 했다)을 근거로 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중이다.이 솔루션은 리서치나 인사관리 시스템에서 사람들의 평판을 정확하게 판단케 해주는데 유용하다.벌써 국내외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명성에 기반한 검색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이른바 집단지성이다.인공 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개인화된 검색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에 지금 미국 공과대학에선 그 대안으로 집단지성이 떠오르고 있다.개개인의 특성에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도출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사람들의 집단적인 지성에 근거한 검색 결과 도출은 가능하다는 얘기다.레비를 설립하기 전인 지난해 2월 서울대 벤처 시절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가 지난해 8월에 집단지성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했다.우리가 6개월 먼저 시작해 국제 특허도 신청한 상태다.”
-느낌이 마치 ‘첫눈’의 초창기를 보는 것 같은데.
 “사실 첫눈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첫눈은 기술력은 있었지만 결국 네이버에 팔리고 말았다.우리는 네이버나 구글에 흡수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좀 더 큰 뜻이 있고 이를 위해 해외에 진출한다”
-서울대와 긴밀한 관계인 이유는
 “우선 창업자들이 모두 서울대생인 것도 큰 이유다.서울대 공대는 지금 위기다.과 1등 학생이 어느날 갑자기 교수를 찾아가 ‘사법고시 준비를 하겠다’고 하고 과를 떠난다.서울대는 스탠포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스탠포드 공대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다 창업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한다.서울대 공대 역시 취업이 아닌 ‘창업의 길’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비전으로 심어주고자 한다.그런 점에서 공대 내 유일한 벤처기업인 레비가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
-네이버와 닮았다는 점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네이버처럼 레비도 7명이 창업을 해서 그런 말을 좀 듣는다.우리 두 사람과 조민희 한태민 신민규 박석경 김준섭 등 7명이 창업을 했다.지금 입주해 있는 역삼동 아주빌딩도 네이버가 초창기에 거주하던 건물이라고 한다.처음 입주했을 때 경비 아저씨가 ‘네이버가 여기 있다가 커져서 대각선(옛 스타타워)으로 넘어갔는데’라고 말씀하셨다.순간 ‘우리도 그렇게 되야 할 텐데’라고 생각했다(웃음)”

----두 사람은 블로거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태터앤컴퍼니(TNC)의 이미나님이 소개해 주셔서 만나게 됐다.이미나님은 TNC의 노정석 사장과 더불어 나의 기자 생활 기간 동안 만난 여러 사람들 중 가장 독특한 이력과 스타일을 가진 사람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그런 분이 소개를 해 주셨기에(난 유유상종을 어느 정도 신뢰하는 편인지라) 관심이 가는 사람들이다.그들이 한국의 세르게이 브린-레리 페이지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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