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의 수많은 홈페이지, 웹사이트 중 가장 지저분한 곳은 어딜까. 여기서 지저분하다는 것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또는 심지어 보기 싫은 광고로 뒤덮여 있다는 뜻이다. 생각이나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한글로 된 웹사이트만 따지면 언론사 홈페이지 아닐까. 특히 영세한 곳일수록 더욱 그렇다. 뉴스를 보기 위해 들어갔지만 글씨를 제대로 읽기 힘들 정도로 광고로 뒤덮여 있는 경우가 많다. 기사 옆은 온통 낯 뜨거운 광고로 도배돼 있다시피 해서 아이들이 이런 사이트에 들어오면 어쩌나하는 걱정마저 든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물론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광고를 덕지덕지 갖다 붙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들을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경로나 대상을 타겟팅해야하는지 매체들은 모르고 광고 기획사들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답은 명확하다. 사이트가 지저분하다고 느끼면 고객은 목적만 이루고 점점 더 빨리 해당 사이트를 벗어난다. 고객 분석과 루트가 분석이 안되니 돈을 벌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그러니 더 많은 광고를 갖다 붙이게 된다. 광고를 붙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애드오피(ADOP) 이원섭 대표다.

비전을 찾아가는 여정

그는 명함에서부터 대표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냥 애드오피 이원섭이다. 법적으로, 등기상으로는 엄연히 대표이자 최대주주이지만 그런 게 어딨냐는 투다. “그냥 영업 담당하고 있어요.” 아주 잠깐만 봐도 매우 특이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될 듯하다.

그는 본래 광고나 미디어쪽 인물이 아니었다. 동양공전을 졸업하고 자동차 내 에어컨 등의 도면 그리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공이나 종사했던 분야나 모두 지금 하고 있는 분야와는 완전히 다른 쪽 일이다.

3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일의 자부심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얼마나 오랫동안 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3년을 넘기진 않은 셈. 1999년 그는 쇼핑몰을 창업하면서 IT(정보기술) 분야에 들어왔다. “한국의 옷을 중국에 도매로 판매하는 일을 했어요.” 처음으로 인터넷 기반 창업이란 것을 한 건데, 잘 됐을까. 잘 안됐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다. 2004년에는 검색광고 대행사업을 했다고 한다. 번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전이 보이질 않았다. 특히 하는 일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이랄까,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이랄까 이런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뒤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모니터를 보면서 키워드 광고 입찰액을 조정하는 일이 너무 단조롭고, 보람을 찾을 수가 없는 일이더군요. 직원들이 그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한탄도 하는 것을 듣고 안되겠다 싶었어요.”

때마침 와이즈넛에서 인수 제안이 들어왔다. M&A인 셈이었지만 거창한 인수합병이라기보다는 인력승계에 가까웠다. 와이즈넛에 합류한 그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 회사에서 일했다고 한다. 와이즈넛의 생활을 일종의 전환점이 됐다. 처음으로 매체에 대해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수많은 매체들을 접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매체를 위해 고민하는 광고회사

매체를 생각하고 매체를 위해서 고민해주는 그런 광고회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회사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광고회사들이 광고주만 바라보고 있는데, 매체를 위한 회사도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게 생각의 출발점이 됐죠.”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2010년 와이즈넛을 나와 판도라TV로 옮겨 일을 했다. 온라인 매체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20115000만원으로 창업을 했다. 회사 이름은 애드오피라고 지었다. ADOP. 이름부터 광고와 관련된 뭔가라는 느낌이 온다. 하지만 ADOP는 정확하게는 All distribution optimization platform의 약자다. 회사가 광고와 관련된 것은 맞다. 하지만 이름에서부터 광고를 위한 회사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즉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보다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콘텐츠가 보다 잘 노출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한국은 온라인광고 밸류체인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그가 볼 때 제대로된 생태계가 되려면 양질의 콘텐츠와 함께 그에 걸맞는 최적의 광고가 결합되야 한다. 그래야 광고주는 원하는 광고 효과를 얻고 콘텐츠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며 더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상생의 선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이런 이상적인 구조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국내 언론사 사이트는 이처럼 지저분해지게 된 것이다.

그는 나름의 해결책을 최적화에서 찾았다. 검색을 통해서 콘텐츠들이 독자를 만나는 경로가 최적화될 때 콘텐츠를 위한 상생의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첫 출발이 가능해진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그의 고객은 광고주가 아니라 미디어다. 온라인커뮤니티나 작은 온라인 매체들, 언론사들이 그의 주된 고객이다. 이들에게 트래픽을 올려주고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해준다. 이것이 애드오피가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인 것이다. “매체가 이익을 보게끔 광고를 최적화해줍니다. 흔히들 잘못 생각할 수 있는데,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매체도 이익을 내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라인 광고시장이 제대로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광고주들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게 도와 준다

그의 말처럼 매체들이 제대로 독자들에게 노출되고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면 트래픽을 올라감은 물론 광고 단가도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이런 것을 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구글은 이런 시도를 많이 해 왔고 해외에선 상당히 효과를 거두고 있다-그의 지적처럼 국내에서는 이런 시도가 상당히 미흡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일단 네이버, 다음을 필두로 한 국내 포털 시스템에서는 검색을 통해 제대로 콘텐츠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자사 콘텐츠 위주, 도무지 기준을 알 수 없는 콘텐츠 배열 순서(그들 나름대로는 다 알고리듬이 있다고 한다) 등을 고집하고 있어 콘텐츠, 미디어 분야와 상생을 도모하기 힘들다.

물론 그도 대뜸 포털과 경쟁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일단 국내 시장이 작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들과 효과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매체들이 있는 곳이면 그에게 최고의 시장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거점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나 중소형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사람들이 검색을 했을 때 이들의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도록 인덱싱 작업을 해 주고 키워드 맞춤광고를 가능하게 해 준다. 그렇게 해서 트래픽이 높아지면 DB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광고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최근 고객사가 급격히 늘면서 1년여전 6명 이었던 직원은 올해 26명까지 불었다. 하지만 기술 인력이 더 필요해 10여명의 엔지니어를 더 충원할 계획이다. 급성장을 위해선 자급도 필수적인데, 마침 올 초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실탄도 확보했다. 

170개 고객사를 확보한 그는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미 진출했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중국에도 내년초 진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동남아 시장에서 거점을 넓히고 중남미 시장에 진출을 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고 했다.

헤어지기 전, 그는 상당히 인상적인 말을 했다. 나로선 이것이 그가 갖고 있는 신념이라고 생각했고, 부디 그가 이 신념을 지킬 뿐 아니라 보란 듯이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업을 해 보니 목적보다는 비전이, 비전보다는 철학이 더 중요하더라구요. 기업의 목적은 물론 돈을 버는 것이지요. 하지만 돈만 벌면 장사꾼에 그치고 말아요. 저는 나름대로 뚜렷한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다고 봐요. 제가 갖고 있는 기업 경영의 철학은 기업은 세상에 올바르게 기여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비전은 작은 언론사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지원해나가는 것. 이게 저의 비전이고 철학이죠.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끄럽지 않게 돈을 벌 겁니다.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보람차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어요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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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부터 그는 언젠가 다시 창업에 나설 인물처럼 보였다. 신념이 있고, 자신의 생각이 뚜렷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는 당시 공동 창업을 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뭔가에 목말라 있는 듯했다. 공동 창업을 했던 회사가 온통 풍파에 휩싸이면서 그와는 한동안 연락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그는 다시 나타났다. 좀 더 홀가분한 모습으로, 하지만 여전히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비데이즈 유범령 대표다.

◆정수환을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

학생 유범령은 국민대학교에 입학했다가 미국 학교에 도전했다. 미국 사립 명문대인 코넬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경제학과 통계학을 배웠다. 국내 대학에 다니다가 외국 대학으로의 진학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인생에서 엄청난 결단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대학이 유명대학이라는 이유 뿐 아니라 완전히 다른 문화 속에서 온갖 인종들,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섞여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그에겐 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한다.

그가 사업가의 길을 가는 것은 코넬이 제공해주진 않았다. 당초 그는 로스쿨에 진학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로스쿨에 가기 위해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만난 정수환이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꿔놨다. 유범령과 정수환을 비롯해 또래의 대학생들은 청년과 미래라는 사조직(?)을 결성하기도 했다.

학비 마련을 위해 유범령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두 사람은 자주 봤다. 그리고 유범령이 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쿨 진학 등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정수환이 제안을 했다. “창업 같이 합시다!”

IT창업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던 그의 인생에 창업이 들어온 순간이었다. 얼마쯤은 친구의 아이디어와 열정에 끌려서 얼마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시작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그의 행적을 보면 코넬대학 시절 어떤 동기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해외 시장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하고픈 꿈 같은 것 말이다.

앱디스코의 급성장, 그리고...

두 사람이 시작한 회사는 앱디스코. 앱디스코의 사업 모델과 초기 창업 스토리는 이 코너에서도 설명한 바 있다.

정수환, 유범령 등이 2011년 7월 설립한 앱디스코의 주력 서비스는 애드라떼. 광고를 보면 커피 한 잔이 나온다는 컨셉트로 시작된 서비스다. 정수환 대표는 당시 불과 한 학기 남은 학교(고려대)를 그만두고 사업에 ‘올인’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사업에 목숨을 걸었다고 한다.

처음 애드라떼의 경쟁력은 영업이었다. 어차피 영업을 통해 광고를 따내야 했고 다행히 이들은 이 분야에 경재력이 있었다. 젊었고, 뭐든 해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했으며, 마침 시장이 매우 초기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애드라떼는 광고주들이 올린 광고를 볼 수 있는 앱이라고 보면 된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에 단순 광고는 아니었다. 광고를 열심히 보면 적립금이 쌓였다. 친구를 초대하면 500원씩 현금이 생겼다. 이것으로 진짜 커피를 사먹을 수 있었다. 이런 보상 요인 때문에 애드라떼는 급성장했다.

물론 여기엔 어두운 측면도 있었다. 보상을 노린 사용자들이 급증하면 단기 자금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하나하나는 푼돈이지만 모이면 큰 돈이 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때도 있었지만 이들은 부지런히 자금을 확보했다. KT에서 투자도 유치했다. 물론 나중에 KT로부터 받은 이 투자로 인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KT와 관련된 수사가 마무리되고 관련성이 없음이 입증된 뒤 그는 앱디스코를 나왔다. 타이밍이 공교롭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는 본래 계획했던 일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1년만 같이 하겠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늘어나 3년이 됐죠. 3년째가 되면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준비를 했죠. 때가 돼서 나온 거에요.”

◆광고 시장에 아직 할 게 많다!

일단 나왔지만 그는 당장 진로를 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광고 시장에 대한 미련이 아직 있었다. 어찌보면 그가 앱디스코에서 했던 광고 상품은 틈새시장이었다. 그는 모바일 시장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믿었고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구체화하고 싶었다.

그가 애드라떼를 서비스하면서 만난 수많은 앱 개발사들은 모두 수익모델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광고를 탑재했고 많은 광고상품들, 모바일 광고대행사와 미디어렙 등이 이들을 위한 상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운로드 수가 많고 이용자 수가 많은 상위 10%의 스마트폰앱은 이런 형식의 모바일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걸 유 대표는 알게 됐다. 왜? 앱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앱이 지저분해지면 사용자가 떠나고 사용자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상위 10%의 앱들은 바라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이것 말고도 다른 수익모델이 있기에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이런 최상위 앱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를 ‘유니클로가 아니라 테일러메이드 양복같은 상품’이라고 표현했다. 월 평균 사용자수(MAU)가 최소 10만 이상 되는 100개 앱을 고객사로 모시는 것. 내년까지. 이게 그가 정한 구체적인 목표였다. 영업력은 검증됐고 업계가 돌아가는 구조는 이미 앱디스코 시절에 다 파악했다.

앱디스코 시절에 그가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개발력의 중요성.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 글로벌 서비스 등을 염두에 두고 통합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에 필요한 개발인력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이번엔 처음부터 개발력을 갖추는 데 총력을 다했다고 한다.

2014년 7월, 그는 이런 생각을 구체화하는 모비데이즈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을 하자마자 그의 사업모델은 쟁쟁한 인물들의 인정을 받았다. 프라이머의 이택경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YJM엔터테인먼트 민용재 대표, 다음카카오의 조민식 사외이사 등이 엔젤투자자로 투자를 한 것이다.

모비데이즈는 ‘국내 최초 모바일 전문 마케팅 기업’을 모토로 미디어 렙, 모바일 게임 마케팅, 에드 네트워크, 글로벌 모바일 광고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20개국 100여개이상의 광고대행사, 애드네트워크, Ad Exchange, SSP와 협업하는 광고 플랫폼 ‘모비 더블유(Mobi W)’를 앞세워 글로벌 비즈니스를 활발하게 계획하고 있다.

“옛날로 치면, 대우정신? 그런 게 저한테는 좀 있는 것 같아요. 국내 시장은 너무 좁아요. 해외로 가야죠. 할 게 정말 많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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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모바일 광고 시장에 혜성처럼 신예가 등장했다. 자체 미디어를 보유하지 못했고, 자금력이 풍부하지도 못했지만 출시 1년여만에 모바일 광고 시장의 강자 카울리를 제치고 다음의 아담과 맞짱을 뜰 정도로 성장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모코플렉스는 광고를 통해 돈을 벌고 싶어하는, 아니 하다못해 최소한 운영비라도 벌고 싶어하는 많은 앱 개발사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부상했다. 앱 개발사들에게 광고가 막연한 기대치가 아니라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수의 광고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보여준 것이 먹힌 것. 모코플렉스는, 이 도저히 새로울 것 없어보이는 ‘광고’라는 분야에서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아냈을까.

◆한게임에서 시작된 인연

모코플렉스 창업자 박나라 대표는 흔히 공대 출신 창업가들이 그렇듯 창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 왔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학 재학 시절이던 지난 2001년 NHN 한게임에서 아르바이트 겸 일을 하러 갔다가 거기서 최병민씨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창업을 생각해오지 않았던 박나라 대표가 창업이라는 길에 들어선 것은 이 사람을 만났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은 나이차가 10살이나 됐지만 오히려 그런 차이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창업을 함께 하게 된다. “저는 사실 지금까지 계속 개발자로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최병민 이사는 정말 기획력과 비즈니스 사업화가 탁월한 분이죠. 저는 처음에 이분이 생각한 것을 그냥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면 사업이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배워나갔죠.” 최병민은 삼성SDS 유니텔사업부에서 일하다 NHN 한게임, 소리바다 등을 거쳐 훗날 창업을 하면서 박나라 대표와 힘을 합치게 된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박 대표는 가톨릭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그래텍에서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신했다. 병특을 마치고 2007년 박나라 대표는 최병민과 힘을 합해 오픈베이라는 중고장터를 열었다. “당시 penny auction이 유행을 탔었어요. 우리식으로 말하면 10원 경매죠. 국내에서는 저희가 그런 방식을 처음으로 했어요. ”

 이게 꽤 인기를 끌었다. 한달 매출이 5억원을 거뜬히 넘기기도 했다. 벤처기업으로서는 굉장한 숫자다. 당시 대표는 최병민,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박나라가 맡고 있었다. 기술 개발을 총괄했던 박나라 대표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작 돈은 포털업체들이 다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광고를 집행하는 데 몇천만원씩 돈이 들어가는데 이 돈이 결국 포털로 가더라구요. 매출은 많이 발생했지만 마진율이 낮았어요. ”

◆나에게 가장 필요해서 시작한 일

2009년 애플 아이폰 도입 직후 모바일 열풍이 불자 박나라 대표도 직접 앱 개발에 나섰다. 그런데 앱을 잘 만들어도 앱을 알리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누구를 만나,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광고를 하는게 좋을지 알기 쉽지 않더라구요. 제가 광고 시장에 경험이 없어서 그런 측면도 있었겠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다가 아예 광고 비즈니스를 하기로 한 거에요.”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 시작한 광고 사업. 2011년 5월 박나라 대표는 모코플렉스를 설립하고 최병민 이사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았다. 모코플렉스가 주목한 것은 자신들의 ‘필요’를 다른 앱 개발사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을 거라는 점. 광고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모르고, 효과를 알기도 어렵다는 것을 다른 앱개발사도 절감하고 있을 것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모바일 광고 메디에이션(mediation)이라는 분야를 택했다. 다수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 앱 개발 및 운영의 편의를 제공하는 게 이들의 주된 사업 영역이었다.

 2012년 2월 첫 선을 보인 이후 불과 5개월여만에 500여개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그가 스스로 광고 초짜라고 말하는 것에 비하면 빠른 성장세다. 이 즈음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3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박 대표는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비켜나 있었던 덕분에 견제를 덜 받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다음 등 직접 매체를 갖고 있는 기업이나 카울리와 같이 광고 플랫폼을 갖고 있는 회사들과 달리 광고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매체를 연결해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 “쉽게 말해 좀 더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인 거죠.” 박 대표의 설명.

◆어디로 갈 것인가

모코플렉스의 최대 강점은 뭘까. 앱 개발사 뿐 아니라 광고주의 불편함도 상당히 해결해줬다는 것. 앱 개발사는 여러 광고플랫폼을 직접 앱에 연동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앱에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양쪽 모두 이득이다. 

 모코플렉스의 비즈니스는 철저하게 아이디어와 기술력에 기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한계를 알기에 앱 개발사나 광고주를 일일이 섭외하려고 하지 않고 기존의 광고플랫폼을 끌어다가 이를 분석해 최적의 광고플랫폼과 광고주를 연결해준다는 것. 이를 위해선 기술력도 뒷받침되야 하는데 여기에는 10여년간 엔지니어로 일해 온 박 대표의 역할이 컸다. 

 물론 광고는 기술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영업을 해야 한다. 아무리 플랫폼을 잘 연결해주는 탁월한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래서 모코플렉스는 지난해 4월 애드립과 유사한 모바일 광고 중개업체 ‘시쿠이스’를 인수, 영업 인력을 확충했다.

 엔지니어 베이스의 그에게 광고 영업을 어떻게 해 왔는지 물었다. 그는 CTO가 아니라 CEO이기 때문에 결국 영업과 관련된 일도 최종적으로는 그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쪽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지식도 부족해서 정말 힘들었죠.”

 “이 분야가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꽤 복잡한 영역인데요.”

 “맞습니다. 그리고 벤처기업이 흔히 하기 쉬운 오류가 기존의 광고 산업 질서를 송두리째 무시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하는 건데, 그게 잘 통하지 않거든요. 당장은 사업이 되는 듯 해 보이지만 금방 한계가 드러나요. 그래서 현재 광고산업의 분위기를 최대한 익히고 그들의 룰을 존중하면서 기존 틀에서 부족한 것,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의 이런 생각은 시장에서 통한 것 같다. 내가 박 대표를 만났던 1월말경 모코플렉스의 광고 서비스 애드립의 페이지뷰는 한달에 무려 60억. 이제 국내에서는 아담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그의 목표는 미디에이션으로서 회사의 영역을 플랫폼으로 더욱 넓히는 것. 아울러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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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뭐랄까. 기발하다고 할까. 매거진TV 장대석 대표를 보면서 나는 한편으론 세상엔 이렇게 아이디어를 얻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헤어샵(미용실)에 가서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머리를 손질하는 여성들에게 맞춤형 광고와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발상.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들으면 왠지 예전에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가 다른 점은 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것. 그것도 제법 사회 생활을 해서 몸이 무거워졌을 거란 선입견이 들 무렵에 말이다. 

◆15년 경력 홍보·광고맨의 대변신

장 대표는 홍보와 광고쪽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충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광고기획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0년부터는 드림커뮤니케이션즈라는 홍보 및 IR대행사에서 전략기획팀장과 PR팀장을 맡았다. 이어 에듀토피아중앙교육에서 홍보팀장을 역임했고 코리아나화장품 홍보팀장을 거쳐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라는 홍보대행사에서 홍보 및 광고 업무를 했다.  

 PR과 광고 쪽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그가 배운 것, 그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소비자를 만나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는 것. 하지만 그는 창업에 대한 꿈을 계속 갖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직접 기획해서 만든 일을 갖고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고등학교때부터 해 왔어요. 본의아니게 직장 생활을 생각보다 오래했지만 한번도 그 생각을 놓은 적이 없었죠.”

 그렇게 생각해 왔기에 15년간의 직장 생활 중에도 그는 창업을 염두에 두고 나름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경영 관련 서적을 들여다보고 여러가지 사업 아이템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그가 처음 생각한 것은 ‘주말 여행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 “아이들이 어릴 때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힘들쟎아요. 그래서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으면 쉽게 나올 것 같은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그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아주 일찌감치 준비해놓지 않으면 닥치면 막상 갈 데가 없어요.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게 아닐거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맞는 말이다. 나 역시 주말 여행지를 놓고 거의 매주 고민을 하고 여러 후보지를 떠올려보지만 딱 떨어지는 곳이 나올 때는 많지 않다. 주말에 어디를 놀러가면 좋을지, 여러가지 옵션을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해 준다...그럴 듯하다. 최소한 나에겐 아주 필요한 서비스같다. 

 확신이 든 그는 회사를 나와 창업을 했다. 2010년이었다. 사업을 위해 모아둔 돈을 썼다. 초기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공공기관에서 주는 상도 받았다. 2011년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런데 점점 그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일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콘텐츠가 중요한 일이쟎아요. 그런데 사업을 처음 해서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해야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당시에 여행 관련 콘텐츠를 전부 돈을 주고 사 왔어요. 이게 정보를 확실히 얻는 방법이긴 하지만 정보가 사이트에 갇히는 거거든요. 그럴 필요가 없었죠. 그냥 링크를 걸어서 외부와 연결이 되게 했어야 됐는데..”

 서비스를 당장 접지는 않았지만 돌파구가 별로 보이질 않았다. 돈은 많이 썼는데 돈이 들어올 길은 별로 없었다.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그는 일감을 찾았다. 홍보대행도 알음알음 했다. 어느덧 2012년이 됐다.

◆최대한 빨리 만들어주세요

2012년초 장 대표는 COSTEL이라는 주방용 홈TV를 만드는 업체를 방문하게 됐다. 홍보대행 의뢰가 들어와서였다. 회사를 찾아갔더니 제품을 보여주겠다며 그를 안내했다. 주방용TV가 가득 있는 방에 들어선 순간, 그의 머리 속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화장품 홍보 일을 하면서 미용실을 자주 갈 기회가 있었는데, 미용실에서 장시간 머리손질을 받는 여성들 앞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주저없이 COSTEL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홍보대행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기획을 하고 콘텐츠를 댈 테니 COSTEL에서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것. COSTEL에 나쁠 게 없는 제안이었다. “코스텔에 딱 한가지만 요청했어요. 빨리 만들어달라구요.”

 왜 그랬을까. 당시 상황이 그렇게 급했나?

 “그냥. 내가 이런 생각을 했으니 누군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시장이란 게 선점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물건은 빨리 나왔다. 2012년 4월에 사업을 기획해 그해 9월부터는 미용실에 설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그는 설치를 중단해야 했다. 왜? “처음엔 사진과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를 했어요. 설치 후 반응을 보니 사진을 잘 보질 않더라구요. 사람들이 집중하는 건, 역시 동영상이에요.”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선 기기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이미지는 도저히 안된다고 판단한 그는 빨리 결단을 내리고 설치를 중단했다. 10월부터 그 다음해 1월까지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다. 기기 뿐 아니라 콘텐츠 확보도 필요했다. 케이블TV업체, 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 업체,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광고 및 패션 관련 동영상을 스트리밍방식으로 하기엔 힘들다고 판단한 그는 동영상 다운로드후 재생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을 택한 것은 옳았다. 하지만 문제는 업데이트. “한밤중에 전원만 켜 놓고 가도 자동 업데이트가 될 텐데 미용실은 모두 전원을 꺼놓고 가는 거에요.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절반도 제대로 다운로드를 안하더군요.”

 1시간짜리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데 27분이 소요됐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게 걸림돌이 되겠다고 본 그는 또 디바이스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랬더니 1시간짜리 콘텐츠를 4분이면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다. 업데이트에는 15초면 충분했다. 인프라와 콘텐츠가 준비됐으니 이제 널리널리 확산만 하면 된다. 장 대표는 매거진TV를 조금씩 확장시켜나갔다.

◆여성들을 위한 디지털매거진

장 대표가 이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이유는 고객의 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여성이 파마를 하거나 커트를 한다는 것은 정해진 시간 동안 무조건 앉아서 화면을 봐야 하는 특수한 상황. 타깃도 20대에서 40대 연령대의 여성. 상황과 고객층이 확실하다. 미디어간의 경쟁은 누가 소비자들의 시간을 얼마나 더 많이 가져가느냐의 싸움. 그는 절묘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일단 시간을 확실히 가져왔다. 무조건 일정 시간 볼 수 밖에 없는 유리한 시장을 선택한 셈.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확장을 시작해 현재 서울과 수도권 800개 미용실에 8000여개의 매거진TV가 깔렸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빠른 속도의 확장보다는 서비스의 안정화와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실 그리 적은 수도 아니다. 8000대의 매거진TV를 보는 이용객의 수는 매일 30만명. 웬만한 매체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 

 미용실이라고 다 매거진TV를 설치하는 것도 아니다. 비교적 까다롭게 기준을 정했다. “쉽게 말하면 남성 헤어컷 2만원 이상을 받는 매장이 타깃입니다. 그 정도 가격을 받는 매장을 방문하는, 저희는 이것을 상위 20% 여성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지역도 처음엔 가렸다. 강남, 서초, 송파, 명동, 신촌, 분당, 일산 등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중심이다. 박승철헤어, 박준뷰티랩, 이철헤어커커, 리안헤어, 권홍헤어, 제오헤어 등 프랜차이즈점이 대부분. 좌석, 흔히 말하는 경대 수가 10개를 넘는 곳들이다. 물론 10개는 넘지 않더라도 손님 수가 많거나 프리미엄급 매장이면 설치 대상이 된다. 

 그는 이것을 단순 매체로 접근하지 않았다.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는 것. 헤어샵과 매거진TV를 연결하는 거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게 플랫폼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할 게 많아져요. 그냥 광고만 틀어주고 동영상이나 보여주는 게 다가 아니라 물건도 팔 수 있고 멤버십도 운영하고, 다양한 부대 사업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첫번째 단계로 그는 쇼핑몰을 시작한다. 다음달부터다. 여성전용 쇼핑몰 2040W.com이 그것. 헤어샵에서 머리를 하다가 광고 상품을 본 고객이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또는 헤어샵에 주문을 하고 나중에 받아볼 수도 있다. 제휴카드를 만들어서 포인트를 누적하게 해서 헤어샵에서 할인이나 제품 구매시 포인트 활용 등 다양한 방법도 가능하다. “매장마다 우수 고객이 50여명씩은 있거든요. 전국 1000개 매장으로 하면 5만명이죠.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VVIP 매거진을 만들 수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5만개 부수를 찍어내는 잡지를 발행하는 셈이죠.”

 그는 유통 비즈니스 또는 MRO 비즈니스와의 연계도 고려중이다. “헤어샵에는 각종 헤어용품이나 부대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거진TV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이런 것도 연계해서 할 수 있어요.” 성형외과, 피부과 등 전국 주요 병원들에 특화된 상품을 만드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친다. 쓸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오프라인에서 시작됐지만 온라인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그가 추구하는 동영상 네트워크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벌써 나는 그의 다음 계획이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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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 근처 치킨집이 새로 생겼지만 배달주문 하기 찜찜한 생각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맛있는지 검증이 안됐기 때문이다.이런 집은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신생업체라 잘 안나온다.
 #2.피자를 시켜먹고 싶을 때는 꼭 피자 전단지만 안 보인다.반면 자장면이 간절할 때는 주위에 온통 피자 전단지만 넘쳐난다.

‘배달’과 관련된 이런 소소한 애로 사항들은 누구나 평소에 종종 경험하는 일들이다.스마트폰용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 민족’은 이런 고민타파를 기치로 걸고 만들어졌다.이 앱을 만든 회사는 회사 이름인가? 하고 고개를 한번 갸우뚱할 만큼 특이한 ‘우아한 형제들’. 앱 명도 톡톡 튀고 회사 이름도 독특한 이 회사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확 들어오게 만들었다. ‘21세기 최첨단 찌라시’. 소셜커머스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지역 광고 플랫폼이 되겠다는 우아한 형제들을 찾아갔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사장(오른쪽)과 김광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자신들이 만든 앱 ‘배달의 민족’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어보이고 있다.이들 앞에는 그동안 이 앱에 등록된 배달업소들의 전단지 수백장이 깔려 있다>.

◆치밀한 형과 튀는 동생의 새로운 시작
 우아한 형제들을 만나러 간 날은 장마의 끝자락에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던 시점이었다.선릉공원 인근의 골목길에서 찾아낸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 들어가니 머리를 빡빡 민(...이라고 하면 너무 센 표현이고), 머리를 아주 극단적으로 짧게 커트한,비슷하게 생긴 두 남자가 맞이해 준다.우아한 형제들을 만든 김봉진 대표,김광수 CTO(최고기술책임자)다.

 창업자인 김봉진 사장은 4형제의 막내이고 김광수 CTO는 셋째다.위로 형들을 두고 두 형제는 유달리 친했던 것 같다.아무리 형제라도 서로 마음이 통하고 사이가 돈독하지 않으면 같이 창업할 엄두를 내질 못했을 것이다.

 김봉진 사장은 NHN을 다니면서부터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NHN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김 사장은 창업을 고민하면서 실력있는 앱 개발자가 가장 절실했다.그에게는 천만 다행인 것이 친형들이 다 엔지니어라는 점이었다.그는 개발자로 SI(시스템통합)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셋째형(김광수)을 찾아가 같이 사업을 하자고 했다.먼저 깃발을 든 김봉진씨가 사장을 맡고 형인 김광수씨가 CTO가 됐다.지난해 1월 둘이서 창업할 때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는데 올 3월에 법인 등록을 하고 직원도 11명으로 불어났다.

 두 형제는 지난해 앱을 출시하기 전 전국 전단지 광고 대행사업자들을 서울역에 불러모아놓고 사업 설명회를 가졌다.전국 전단지 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우선 구축한 뒤 사업을 시작했다.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 형제들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다.꼼꼼하고 치밀한 형과 톡톡 튀고 발랄한 동생의 환상적인 조합이다.

◆국내 최고 배달 정보 센터
 이런 작업을 했기에 이들은 기존의 그 어떤 배달 관련 정보 사이트나 포털보다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었다.김봉진 대표는 “현재 10만 업소의 정보가 등록돼 네이버나 114 전화안내보다 배달 관련 업소 정보가 더 많다”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배달 전단지를 앱에 넣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목표는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다.모든 배달 전단지를 다 넣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일단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다.지난해 7월 출시돼 벌써 200만명이 이 앱을 쓰고 있다.배달 관련 국내 앱 중 단연 1위다.올 3월과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엔젤투자회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외부의 인정도 받았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가장 방대한 정보를 갖췄다는 점 때문이겠지만 ‘배달의 민족’이라는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이름 탓도 있을 것이다. ‘배달의 민족’ 앱은 실행하면 일단 피자,치킨,중국집,족발 등 음식 종류가 먼저 뜬다.이 중 하나를 터치하면 지금 현재 위치 근처의 모든 배달 업소 정보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UI(사용자인터페이스)는 아주 간결하면서도 기존 지역 정보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소비자 참여형 방식을 택해 신뢰를 높이고 있다.배달을 시켜보고 그 업소의 배달 수준과 음식의 맛과 질,서비스 등을 평가해 별점으로 표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찌라시에만 의존해 배달을 할 때는 얻을 수 없는 정보다.네이버에 검색해서도 쉽게 찾기 힘든 정보다.일단 포털 등을 통하면 이 집이 배달이 가능한 집인지 아닌지를 전화하기 전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별점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주문하는 음식점이라도 어느 정도 사전의 기대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국 지역 상인들의 광고플랫폼이 목표
 이들의 목표는 배달 전단지를 앱에 전부 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전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는 모든 중소상인들의 광고 플랫폼이 되는 것이 그 다음 목표다.실험적으로 지난달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이 앱을 실행했을 때 맨 위에 업소 정보가 뜨게 하려면 월 2만원을 내면 되는 식이다.시작한 지 2주만에 매출이 1억원을 돌파했다.첫 매출치고는 괜챦은 편이다.빠르면 이달말,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배달 업소를 찾을 때 이 앱을 실행시키면, 예를 들어 치킨집을 찾는다고 할 때 집 근처 치킨집이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뜬다.업소입장에서는 어차피 배달의 민족에 등록할 거 이왕이면 월 2만원을 내고 맨 위나 잘 보이는 곳에 정보가 노출되는 게 낫다.

 이런 방식은 업소들 간의 경쟁도 유발하고 있다.“경쟁 업소에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알고 온 업소 주인분들께서 자기도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김봉진 사장의 설명이다.네이버의 검색 광고 모델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어쨋든 현재로서는 업소들은 그리 큰 부담을 들이지 않고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배달의 민족은 향후 소셜커머스와의 접목도 꾀하고 있다.이 앱에서 음식을 배달 주문하면 10%,20% 할인해주는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김 사장은 “배달 업소를 앱에 등록하면 업소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며 “앞으로는 각 업소들이 자신들의 페이지를 관리하면서 소셜커머스처럼 할인도 하고 광고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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랙션(Raction)은 잘된다 싶은 것을 따라하기를 거부하는 회사다.벤치마킹 같은 것도 안한다고 한다.컨퍼런스나 세미나 같은 데 다니면서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 따위엔 관심도 없다.아니,그런 것은 철저하게 싫어한다.이게 랙션을 세운 박성호 대표의 인생철학이자 사업관이다.

 그럼 랙션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할까.다른 회사들은 최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온갖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겠다는 것인가.박 대표는 “그럴 시간에 내면의 진지한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게 훨씬 유익하다”고 일갈한다.인간 내면이 원하는 것을 탐구하다보면 세미나같은 거 따라다닐 필요가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남들이 뭘 하건 개의치 않는 회사,세살짜리도 알아들을 만큼 아주 심플하지만 아주 강력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랙션의 박성호 대표를 만났다.

◆15년을 준비한 창업
 박성호 대표는 본인 스스로 ‘IT 업계에서는 생소한 인물’이라고 말한다.틀린 말은 아니다.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정보통신 분야보다는 광고와 마케팅 분야의 일을 해 왔다.대학 졸업후 첫 직장은 신세계백화점이었다.여기서 그는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했었다.

 1997년 그는 자기 일을 해보고 싶어 회사를 나와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이때 그가 시작한 것이 광고 에이전시였다.그런데 광고 분야의 일을 하면서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기초를 닦았다.

 우선 그는 ‘공짜’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공짜로 제공하면서 큰 혜택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은 그의 1997년부터 시작된 이런 고민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게 따지면 창업 준비에 무려 15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셈이 된다.

 2005년경 그는 사색의 향기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쉽게 말해,이 사이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레터를 보내주는 사이트였다.레터를 보내 사이트를 알게 하고 사이트 방문해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책을 보내주는 방식이었다.많은 출판사가 기꺼이 참여를 해 한동안 활발하게 활동이 이뤄졌다.

◆노출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반응이 문제다
 그가 온라인상의 배너광고에 대해 회의를 갖고 제대로된 광고 모델을 고민한 것은 이런 경험에서 기반한 것 같다.인터넷에서 광고는 넘쳐나지만 대부분은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아무리 많이 노출을 해도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다.

 “노출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사람들의 반응이 훨씬 중요하죠.사람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광고는 광고가 아닙니다.지금 포털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광고는 그런 면에서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그는 온라인광고의 문제점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광고 모델을 깊이 고민했다.그러다가 2007년 랙션을 창업했다.처음엔 자신이 하고 싶은 지금의 사업을 하기 위한 개발 자금이 절실히 필요했다.그래서 자금 마련 용도로 블로그마케팅을 하면서 기획 및 개발을 했다.그런데 잘 안됐다.

 “블로그마케팅은 돈이 안됐습니다.그런데 돈이 안되는 것에 인력을 쓰면서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하기가 힘들었죠.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그때문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결국 블로그마케팅은 접었습니다.내가 하고 싶은 것에 올인하자고 작정했습니다.그게 작년이었습니다.”

 막상 올인하려고 마음먹고 보니 쓸만한 인재가 부족했다.특히 시각디자인을 전공으로 한 그로서는 개발자가 필요했다.그는 무작정 서울시대학생개발자연합동아리(SOPT)를 찾아갔다.자신이 준비한 사업 구상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표했다.다행히 4명의 학생이 휴학계를 던지고 그의 사업에 합류했다.그때부터 개발진이 꾸려졌다.

◆마피아 오더=결코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랙션의 모바일 광고 핵심은 ‘소비자들이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겠다’는 것이다.그는 이것을 마피아 오더라고 불렀다.랙션이 지향하는 것은 자주,많이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짧더라도 강렬하게 노출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거기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어낸다는 것이다.

 하루에 딱 2분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어내면 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랙션은 아주 심플하다.스마트폰에서 랙션 앱을 다운로드받은 후 개인 정보 입력도 없이 바로 동영상 광고를 하나 보고 스마트폰을 마구 흔들면 된다.시간 제약은 있다.월,수,금 오후 1시에 벌어지는 랙션 이벤트에 맞춰 ‘흔드세요’ 라는 메시지가 뜨면 스마트폰을 열심히 흔들면 된다.그 시간에 광고를 보고 스마트폰을 흔든 사람 중 가장 많이 흔든 사람부터 순위가 매겨진다.이 중 1등부터 100등까지 그날의 광고 상품을 주는 것이다.

 광고 상품은 청소기일 수도 있고 노트북일 수도 있고 Mp3플레이어일 수도 있다.심지어 자동차도 가능하다.이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광고를 하는 기존 푸시형 광고와 달리 ‘놀이’에 참여해 반응하는 쌍방향 형식이다.소비자는 광고 시청 후 공짜로 상품을 제공받으며 광고주는 소비자들에게 짧은 시간 동안 자사의 상품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다.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집중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제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동영상 광고를 보는 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매일매일 랙션 타임,세상을 흔들겠다!
 현재 랙션은 일주일에 세번 이벤트를 하고 있다.소비자들은 이벤트로 인식하겠지만 광고주들에겐 집중도가 매우 높은 광고가 된다.조만간 랙션은 이를 하루 7번 매일 이벤트로 늘릴 계획이다.그리고 하루에 여러번 하는 것도 빠른 시일 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사람들은 너무 명확하게 광고 티를 내는 것에 대해선 짜증을 내는 경향이 있다”며 “랙션의 광고 기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행운이라고 생각하지 광고라고 인식을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랙션은 참여하는 재미가 있는데다 실시간으로 당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박 대표는 광고 기획사와 접촉을 하면서 해외 진출 방안도 모색중이다.이르면 다음달 중 해외에서도 이런 광고 기법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의 말 처럼 랙션은 사람들에게 분명 기다리게 하는 묘미가 있는 것 같았다.나 역시 그의 설명을 듣고 그 다음날 랙션 타임인 오후 1시를 나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었다.제품 리뷰를 쓰는 것도 아니고,복잡한 개인 정보를 넣어야할 필요도 없고 얼마 이상 물건을 사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짧은 광고 동영상 하나 보고 흔들기만 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으니 마다할 까닭이 없다.

 “온라인 광고가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적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지만 달리 할 방법이 없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앞으로 랙션은 회사들이 브랜드나 제품 런칭을 할 때 네이버보다 훨씬 앞단에서 진행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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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랙션의 광고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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