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경제가 함께 기획해서 IT기업들 탐방기를 만들어가는 '파워블로거,IT기업에 가다'가 드디어 시작됐다.관련 기사는 링크 참조.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177.asp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036.asp

 지난 번에 간단하게 내용을 올렸는데,헤럴드경제에서 그날 나왔던 대부분의 이야기를 소화했다.상당히 많은 내용이었는데,권선영 기자께서 워낙 깔끔하게 정리를 잘 했다.
 
 사실 나로서는 파워블로거니 하는 부류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 아니지만 당초 처음부터 태터앤미디어와 이런 일종의 행사를 기획한 초기 멤버란 점에서 동행하게 됐으니,영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브루스님이나 후글님이 질문을 많이 하면서 이날 분위기를 주도했는데,개인적으로는 이원진 사장님의 답변 중 '구글은 실패도 빨리 경험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콘텐츠를 내부적으로 계속 생산하면서 사용자들을 가두고 있는 네이버가 지금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닫힌 인터넷이 결국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지적도 공감이 갔다.)

 사실 구글이 내놓는 서비스들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에서 별로 재미를 못 보고 있는데,이에 대해 구글에서는 실패도 빨리 경험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아주 신중하게 고민하고 개발해서 하나씩 선보이기 보다는 최대한 시장 상황에 맞는 서비스들을 빠르게 선보이면서 맞을 매는 맞고,실패도 경험하면서 생존 법칙을 찾아간다는 말이다.

 어차피 영원히 베타서비스일 수 밖에 없는 인터넷의 속성상 실험적인 서비스들을 계속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 같다.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읽어내고 그들의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인터넷 기업도 서비스 업체라는 측면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그리고 그런 점에서 구글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은 구글이 빨리 실패를 경험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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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기업체를 방문할 때와 블로거로서 방문할 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7일 ‘블로거간담회’의 첫번째 대상으로 구글코리아를 방문하면서 처음에 그런 궁금증이 있었다.내가 취재를 목적으로 갈 때와 그저 관심이 있어서 갈 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점이었다.나의 자세도 궁금했고 구글코리아쪽의 반응도 알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많은 차이가 있었다.일단 자리가 비교할 수 없게 편했다.(내가 기사를 안 써도 된다는,즉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었을까?)질문도 차이가 났고 분위기가 아주 자유스러웠다는 점도 분명히 달랐다.어쨋든 마치 기자간담회처럼 진행된 구글코리아 블로거 간담회는 재밌는 얘기들이 제법 나왔다.역시 사람들이 좀 모이면 자리는 재밌어진다.

 우선 참석자를 소개하면 이날 구글에 대한 대표적인 블로거인 후글님과 브루스님,그만님,버섯돌이님,소금이님,김태우님,멜로디님,그리고 나까지 총 8명의 블로거가 구글을 찾았다.구글에서는 이원진 사장,조원규 사장,황성현 상무,그리고 김경숙 이사께서 나오셨다.자리를 주관해 주신 태터앤미디어의 젊은영 팀장과 꼬날님도 배석했다.블로거들의 방문기를 취재하기 위해 헤럴드경제의 권선영 기자까지 왔으니 제법 모양새가 갖춰진 셈이다.

 제목으로 뽑은 ‘국내 포털의 이중적인 태도,이해가 안간다’는 구글코리아 조원규 사장의 말씀이었다.가만히 있었으면 절대 이런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지만 브루스님과 후글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지다 이런 말씀도 하게됐다.(블로거들은 기자들보다 훨씬 질문이 많았다.이런 부분은 차이점이라고 할 만 하다.그런 점에서 정말 나는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상대방이 답변을 잘 안 할 거라고 지레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사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든 물어보러 간 사람은 질문을 해야 한다.그게 존재 이유다.)

 이 대답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복합적인 반응이 이어지다 내린 결론이었다.브루스님의 질문은 ‘네이버에 대한 구글의 시각과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지’였고 후글님의 질문은 ‘모바일에서 유투브를 비롯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였다.관련이 없는 질문처럼 보이지만 대답을 하시는 분들의 입을 통해 교묘하게 연결이 됐다.

 조원규 사장과 이원진 사장 대답의 흐름이 재밌다.그대로 쭉 옮겨보겠다.

 조원규:“네이버는 아주 훌륭한 회사입니다.한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잘 만들고 있는 회사죠..하지만 네이버를 따라한다는 말을 듣기는 싫습니다.”(웃음)
 꼬날:“아 따라한다는 말씀은 듣기 싫으시군요?”
 이원진:그렇죠..어쨋든 네이버는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다만 우리와 비교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포털과 검색 회사를 비교한다는 것은 좀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포털이 아닙니다.구글은 오픈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포털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오픈시스템이 아닐 때는 할 수 없는 것들이 구글에는 많습니다.구글의 서비스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조원규:“굳이 전망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전 세계에서 포털과 검색을 1등으로 하고 있는 회사가 거의 없습니다.그런 점에서 보면 네이버는 아주 특이한 회사입니다.검색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것이 아주 중요한데,벽이 있는 서비스는 오픈된 서비스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많은 콘텐츠를 한 회사에서 결정하고 컨트롤하려고 하는 사례를 네이버가 보여주는 셈인데,사실 컨트롤하는 회사에서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그 양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그렇게 되면 오픈 시스템에 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동안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후글님의 질문이 나왔다.

 후글:유투브나 이런 구글의 서비스들을 휴대폰에서 언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될까요? 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이원진:저희도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그 문제의 열쇄는 저희보다는 이통사들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한국과 같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조원규:“모바일에서 웹을 이용하는 것이 폐쇄적이기 때문이죠.국내 포털들이 많이 주장하는 겁니다.그런데 사실 국내 포털들 역시 웹에서 사용자들을 가둬놓고 있습니다.웹에서는 자신만의 세계에 있는 국내 포털들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통사때문에 닫혀 있다고 불평하고 있는 겁니다.그렇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다.뭣 때문에 그렇게 된지는 논란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모습은 딱 그렇다.
***이 자리에서는 이것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날 취재를 하러 온 권선영 기자를 생각해 이 정도에서 일단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추가적인 이야기는 권 기자가 기사를 올리는 시점에 나도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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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원기입니다.지난 3월2일자로 정치부로 발령을 받고 이후 한동안 블로그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핑계는 새로 바뀐 부서와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거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인터넷/게임 기업들의 CEO,창업자를 비롯한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썼습니다.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제가 IT부 기자였기 때문이었는데,제 처지가 바뀌는 바람에 정체성 고민이 시작된 겁니다.그래서 그러면 안되는데,블로그를 열어놓고 아무런 콘텐츠 생산을 못 해 왔습니다.너무나 죄송하고,그 동안 여러 방면에서 저를 지지하고,격려하고 질책해주셨던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민이 끝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사람들의 이야기는 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대신 정치부에 있으면서 새롭게 경험하는 정책적인 부분이나,소비자로서 느끼는 부분을 새롭게 추가할 것 같습니다.과거 썼던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전략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내일(17일) 블로거들의 구글코리아 방문을 기점 삼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구글코리아의 이원진 사장님과 김경숙 이사님 등 여러분을 만나뵙고 구글코리아의 기업문화와 구글코리아만의 서비스 동향 및 계획 등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잊지 않고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새롭게 시작하는 임원기닷컴이 되겠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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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뜻밖의 발언이었다.발끈한 어투라고 생각할 만큼 강한 발언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나왔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수요스터디에 강사로 참석했다가 이런 돌발 발언을 했다.한참 구글 검색 엔진의 재밌고 유익한 기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던 중 어떤 기자가 ‘구글 데스크톱서치가 기능이 좋은데 왜 윈도비스타에서는 계속 에러가 나느냐’고 물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원진 사장이 “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합니까”고 반문한 것이다.자리에 동석했던 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담당 이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구글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다 나온 돌발적인 질문에 순간적으로 너무 솔직하게(?) 답한 이원진 사장도 바로 분위기를 눈치채고 당황해하기 시작했다.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던 분위기였는데 이 대목부터 이원진 사장이 일어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걸치고 있던 자켓도 벗었다.땀 나는 상황이었을 것 같다.

 원래 질문이 기대했던 답변은 (스터디라는 마일드한 분위기를 고려해볼때) ‘앞으로 에러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던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중에 기술자의 상담을 받도록 해서 해결하겠다’ 정도인 것 같았다.하지만 답이 너무 멀리,세게 나갔다.그렇다고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일.바로 수습에 들어간 이원진 사장.

 이원진 사장은 이때부터 약 10분간에 걸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폐쇄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개발단계부터 제품이 판매된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시스템(OS)에 대한 폐쇄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제품 출시에 맞춰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물론 상황 수습을 위해선 MS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부족했다.

 구글은 이와 전혀 다른 정책으로 고객 위주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 이어졌다.최근 공
개한 안드로이드에서 보듯 구글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코드를 개방해 개발자들과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구글의 속셈이야 다른 곳에 있겠지만 어쨋든 틀린 말은 아니었다.MS의 그런 정책은 지금의 MS를 있게 해줬지만 그 덕에 여기저기서 욕도 많이 먹게 만들었다.

 수습을 위해선 더 나가는 것이 필요했다.이원진 사장은 한국 온라인광고 시장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고 강조하면서 그만큼 한국 시장이 구글에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했다.(구글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구글이 왜 이제서야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가 안 가긴 한다.어쨋든 한국 유저들 입장에서는 구글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구글코리아 현재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3배가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구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년새 직원이 3배 이상 늘어난 곳도 한국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원진 사장의 답은 “한국 시장만큼 어려운 시장이 없다는 것을 구글 본사에서도 잘 알고 있다.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이 그만큼 앞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까다롭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통하는 서비스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루하고 따분한 구글 자랑이 이어질 것이라고 당초 예상한 자리였는데,뜻밖의 상황과 재미난 발언이 이어진 ‘스터디’였다.끝은 당초 예상대로 진부하게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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