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NHN CSO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그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은 최근 3-4년간 회사에 대한 안팎의 다양한 우려때문이다.사내 게시판을 보면 NHN이 혁신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신문 기사 등에서 보면 ‘NHN이 안주하고 있다’ 이런 말도 많이 들렸다.회사에 대해 안에선 직원들끼리 공장이라고 하거나 회사가 ‘혁신의 동력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NHN은 그 동안 혁신을 해 왔나?”

◆조직을 2배로 키운 것도 혁신이다.
 NHN이 혁신적이지 않는다는 말을 왜 듣는가.이 CSO는 3년 전부터 그런 말을 듣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1등 됐다고 하면 너무 높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홈페이지 1000만 돌파할 때는 너무 기뻤습니다.그런데 1억 페이지 돌파할 때는 정말 괴로웠습니다.이 많은 사람들이 쓰는데 우리 홈페이지,우리 서비스가 사용자 데이터를 잘 지키고 있나,그만큼 잘 하고 있나,사용자가 볼 만한 콘텐츠 보여주고 있나,정말 자신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그때부터 회사를 더 키우고 조직의 혁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게 대략 3년전 쯤 부터입니다.”

 그때부터 이해진 CSO는 조직을 2배로 키웠다고 한다.그는 만들어진지 5년 남짓한 회사가 규모를 2배로 키우는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3년 동안 조직을 2배로 키우는 혁신을 한 겁니다.그 과정에서 문제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정말 대단한 일을 해 냈습니다.조직을 2배로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3000명 회사가 됐습니다.그걸 정말 잘 끝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밖에서 보면 NHN이 뭐 새롭게 하는 것도 없는데 사람만 많이 뽑는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하지만 그렇지 않다.사람이 많아지면서 할 일도 정말 많아진다.“10년전엔 아무것도 없는 회사였고 7명 밖에 없었습니다.4-5년 전에 야후와 다음을 잡았지만 시스템 정비된 것 없었고 그래서 각계의 전문가를 많이 모셔와야 했습니다.그게 가장 큰 일이었죠.지금 DB 코어 기술 가지고 있고 언어를 통일해 놓은 회사는 지금까지 우리밖에 없습니다.신문 기사에서 써주지 않더라도,우리는 정말 바꾼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검색 서비스 시도
 그는 일본 검색 서비스를 재시도 하는 것도 혁신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우리의 혁신 작업이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네이버가 일본 검색 서비스를 런칭했는데 이거 엄청난 혁신이고,엄청난 리스크고,엄청난 각오를 갖고 하는 것입니다.이걸 위해 검색 본부장을 빼고 사람을 100여명을 빼서 큰 돈 들여서 하고 있는데,사람들은 이런 리스크를 안 봅니다.커뮤니티 서비스 같은 것도 작년에 엄청나게 혁신했습니다.카페 점유율은 아직 다음보다 적지만 많이 좋아졌습니다.”

 모바일 서비스에 있어서 준비가 늦다는 것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모바일 얘기 한 번 해봅시다.전부 아이폰 들고 다니면 모바일 서비스 되는 건가요?아이폰 어플 만들어서 상위 100개 점령하면 우리가 정말 모바일 잘 한 건가요? 본질적인 것을 잡아야 합니다.최고의 킬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뭔지 아십니까? SMS입니다.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이게 최곱니다.메일도 중요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가계부나 일정도 필요할 것이고 결국 내 데이터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할 것겁니다.그래서 작년에 많이 준비했습니다.앱 몇 개 나오는 것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제대로된 서비스 하나 나오려면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 번도 안주한 적 없다.
우리가 왜 안주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걸까.너무도 답답한 마음에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그랬더니 나오는 얘기가 이거였다.지도가 다음보다 나빠요.음악서비스 멜론보다 후져요.시멘틱검색 나온다는데 신문에서 검색 뒤집힌다는데 괜챦은 가요?아니 구글은 모바일 OS까지 만든다는데 우리는 뭐하나요? 이거 PC에 너무 안주하는 것 아닌가요?

그는 하나하나씩 반박했다.“지도스트리트뷰가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혁신적이거나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음악 서비스를 보죠.멜론보다 나쁜 거 맞습니다.우리 음악 담당 2명 정도 되나요? 다른 데는 이런 걸로 회사 하나를 차립니다.

  우리는 그 동안 최고의 일꾼들을 일본 검색에 투입했습니다.우리가 그것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뭔가 했을 겁니다.결국 우선순위,선택의 문제지 혁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치도 안주한 적 없습니다.치열하게 싸워왔습니다.주저주저하면서 돌다리도 두들겨왔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정말 리소스가 부족하습니다.우리는 배 열 두척 갖고 싸우기 때문에 정말 리소스를 투입할 때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NHN은 결코 대기업이 아니다.
 그가 정말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회사가 대기업 됐다'는 얘기라고 한다.3000명이면 대기업이라는 말 들을 수도 있고,회사 설립해서 10년만에 시가총액 30등 안에 드는 기업 됐으니 대기업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대기업이라고 하기엔 NHN은 아직 너무 약하다는게 이 CSO의 생각이다.

 “우리가 한국에서는 구글을 아직 잘 막고 있는데..사실 구글이 아직은 정말 한국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구글이 중국에서 1등에 올라서고 일본에서도 최고가 된 뒤 한국에서도 1등 하겠다고 하면 정말 더 큰 리소스를 쓸지도 모를 일이죠.이런 친구들과 일본에서 싸워보겠다고 하고 있는데,지금 벤처 끝났고 대기업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정말 어이없습니다.우리 뒤에 누가 있나요? 아무도 없습니다.벤처기업 아닌 것은 맞죠.그런 시기는 지났죠.하지만 이런 큰 일을 하려면 리소스가 있어야 하고 시스템도 있어야 하고 사람도 필요합니다.우린 더 가야 합니다.안정적인 대기업이라고 하기엔 턱도 없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일부 표현을 수정,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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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라고 하면 뭔가 다들 거창한 것을 떠올리기 쉽다.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아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것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전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물론 이것이 혁신의 사전적인 정의는 아니지만 혁신에 대해 우리는 이런 식으로 개념 정리를 해 놓고 있는 것 같다.

NHN을 창업하고 지금 NHN의 최고전략책임자(COO)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해진씨는 이렇게 막연하게 알고 있는 혁신에 대해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근을 해 정의를 내렸다.이해진판 '혁신의 재정의'다.이 CSO는 지난 1월28일 성남시 분당구 NHN 본사에서 열린 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2010 NHN 연단'에서 장장 2시간 동안의 강의를 통해 창업 10년을 넘긴 NHN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가 강의 초반에 밝힌 것처럼 "인터넷 사업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 이들에겐 횡재나 다름없는 진솔하고 알찬 강의였다.그의 강연 내용을 몇 차례 나눠서 요점만 정리해봤다.

◆구글 어스를 처음 접했을 때의 좌절

이해진 CSO는 기술 분야에서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어스를 들었다.세르게이 브린이 처음에 구글 어스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이해진 CSO에게 보여줬을 때 이해진 CSO가 느낀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내가 이런 회사랑 경쟁을 하겠다고 했다니.졌다고 해야 하나 항복하고 들어가야 하나"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고 한다.

◆서비스 분야의 혁신은 기술 분야의 혁신과 다르다

 이해진 CSO는 기술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인정했다.창조적인 생각이 갖는 힘도 인정했다."기술에서는 터치스크린 같은..이런 게 나오면 관련 어플이 뻥뻥 터져나오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하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본질적으로 그런 것들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예를 들면 엊그제 PC를 제가 한 대 샀는데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데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설치하고 나니 끝이더군요..10년 전이나 똑같습니다.아이폰 다 들고 다니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거기서 다 해결된다.몇개의 어플로...아니 내가 인터넷을 이렇게 안 쓴단 말인가?"
 그는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네이버 메인 서비스를 살펴봤다고 한다.그가 느낀 것은 세상이 바뀐다 어쩐다 하지만 사람들의 본질적인 욕구 니즈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냥 사람들은 얘기하고 싶고 음악듣고 싶고 책 읽고 싶고 글 쓰고 싶고 그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그런 것이다.오랫동안 그래왔다.기술의 발달로 방법이 변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즉 없던 욕구가 갑자기 생긴 것은 없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NHN은 서비스 기업이다.
그렇다면 NHN은 기술 기업인가,서비스기업인가.그는 명쾌하게 NHN은 서비스 기업이라고 단정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입니다.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딱 붙어서 해야 하는 겁니다.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느끼고 잘 해주면 이 회사는 무지 강한 회사.사용자가 뭘 원하는지 잘 아는 경영진이 있는 회사는 안전한 회사.하지만 다른 모든 장점이 있어도 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영진이 있는 회사라면 아주 위험한 회사입니다.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회사는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이것이 10여년간 이 사업을 하면서 제가 내린 나름의 결론입니다."

◆혁신의 핵심은 "소비자의 니즈를 해결해주는 것"

 그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앞서가고 생존해가고 이기는 방법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파랑새는 멀리서 찾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답답해서 우리에게 얘기해주고 있다.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강연을 듣다 보니 미국 대선때 사용됐던 문구를 패러디하고 싶어졌다. "문제는 사용자야 멍청아!!!"

 다시 그의 강연으로 돌아와서 여기서 핵심은 사용자 니즈를 찾는 것이다.그런데 이 CSO는 이건 우리가 다 안다고 했다."모른다면 말도 안되죠.인터넷이 좋은 게 우리가 직접 사용자라는 것 아닙니까.우리가 겪는 불편이 사용자가 겪는 불편이기 때문입니다.저는 그래서 사원 아이디어 게시판에 별로 관심없습니다.이미 아이디어는 너무 넘쳐나기 때문이죠.모바일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 모집해봤는데 특이한 거 없었습니다.물어보면 다 같은 것 나옵니다.사용자 니즈? 다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니즈에도 본질적인 니즈가  있고 가벼운 니즈가 있다.하지만 니즈를 알면 뭐하나.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예를 들어 이메일과 관련된 소비자의 니즈 중 중요한 것은 스팸과 관련된 것일 거다.이메일의 스팸을 줄였으면 좋겠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데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그래서 다들 하다가 만다.니즈를 확실하게 해결해주는 것.그게 바로 혁신의 초점이다.

◆혁신은 What이 아니라 How다.

 "혁신은 what에 대한 혁신이 아닙니다.혁신의 90%는 How에 대한 혁신이다.내가 전에 했던 일을 전보다 낫게 하는 것.그 사람이 혁신가입니다.인터넷 앞선 트렌드 아는 것 다 필요없습니다.내가 맡고 있는 일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에 부합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해 실행하는것.거기서 회사 승부가 나옵니다."

 그는 이 말을 한 뒤 그가 자주 언급하는 '냉장고 혁신론'을 거론했다.

"처음에 회의실 냉장고를 채워달라고 요구하면 이런 일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용서받지 못할 사람들이라고 봅니다.회사는 동호회가 아닙니다.주어진 일을 똑바로 못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회사는 노젓는 경주같은 것인데,어떤 사람은 노를 젓지 않습니다.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노를 더 저어야 하고 고생해야 하는 거죠.
 두번째는 아무 생각없이 계속 물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혁신 의지가 없는 사람들입니다.왜 혁신 의지가 없나? 너무 단순해서 내가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자기가 너무 하챦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그런데 냉장고 채우는 것만 해도 혁신할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냉장고를 채워놓고 쓰다보면 많이 마시는 음료가 있기 마련이고,그러면 그것을 더 자주 채워줘야 한다.이게 CRM이고 고객에 대한 마인드입니다.사용자 분석이구요,새로운 음료 나오면 좋아하는지 테스트도 해 보고.더러워지면 닦아주기도 하고 여름엔 온도를 더 낮추고 겨울엔 너무 차갑지 않게 좀 올려주는 것.그런데 이렇게 일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들어보면 당연한 소리같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이 게 바로 그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이냐 못하는 사람이냐를 가르는 기준입니다.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일을 똑바로 못하냐,혁신이 없냐고 하면 나에게 맞지 않는,또는 하챦은 일을 해서 그렇다고 합니다.하지만 10년 이상 이 업무를 해 온 나의 기준에서 보면 이런 뻔한 일에서 혁신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혁신가입니다.이 사람들이 결국 나중에 서비스 혁신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을 위해선 Discipline이 필요하다
이 CSO는 "혁신과 Discipline이 반대말이 아니다"는 말로 그의 혁신론을 마무리했다.

 "두 말은 반대말이 아닙니다.혁신을 외치면서 하던 일을 똑바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규율하는 것이 서로 모순된 행동이 아니라는 겁니다.혁신에는 크리에이티브가 문제가 아니라 Discipline이 필요하다고 봅니다.혁신을 하려면 해외 사례 보고 트렌드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딱 붙잡아야 합니다.이거 하려면 책상에 앉아서 엉덩이 붙이고 붙들어야 합니다.흔들림없이...그렇게 해서 발견해야 합니다.인터넷은 자유로운 곳이다 뭐 이런 일 자꾸 얘기하는데 인터넷분야의 회사도 회사는 마찬가지입니다.회사에서 혁신의 방향은 자기 업무를 얼마나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느냐 그거에 의해 좌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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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산업에 최근 5년간 혁신이 없었다."

지난 연말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취임한 주형철 대표가 오자마자 직원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업계 뿐 아니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염두에 두고,혁신을 주문한 것이긴 하지만 그의 발언은 혁신 부재로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인터넷산업의 고민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아바타,지식검색,싸이월드 미니홈피,카페 등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등장한 지는 벌써 5-6년도 훨씬 넘은 옛날 일이 됐다.그 이후로 국내 1위 인터넷기업인 NHN 뿐 아니라 어떤 주목할 만한 혁신이 이 산업에서 등장하지 않았다.지금도 국내 주요 인터넷기업들을 먹여살리고 있는 것은 과거 등장했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었다.

해외에서,특히 미국에서 새로운 혁신들이-검색과 SNS,동영상과 이미지,디지털 라이브러리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계속해서 나오면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활기를 불어넣는 동안 우리가 혁신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 대표의 지적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운 시도에 인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답 또한 정확히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그것은 기업들의 잘못인가?
포털 위주의 산업에서 안주한 것인가?
아니면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인가?
그렇다고 해도 소비자를 원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혹은 애매한 크기의 한국 시장이 지닌 한계인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진 혁신만으로도 시장이 이미 포화에 이르고,그로 인해 더 이상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지금 한국의 포털들은 자신들을 있게 해 준 네티즌들로 인해 급성장하고 혁신을 이뤘지만,이제는 그 소비자들에게 매몰돼 혁신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 몰린 것인가?

그렇다면 전형적인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여기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겠지만-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다 보니 그런 결론에 온 셈이지만- 더 이상의 혁신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이 자랑해왔던 인터넷의 경쟁력은 빠르게 사라질 것 같다.

한국의 포털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지금 자신들이 성공에 이르른 기반을 탈피해야 할 것이고 그것은 어찌보면 자신들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 될 지 모른다.그렇기에 어려운 노릇이다.어쩌면 그런 시도는 지금의 포털들이 하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

지금 시장의 질서가 한번쯤 뒤집히기 위해선 다른 모험가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10년 남짓한 한국의 인터넷산업.벌써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진 이 산업에서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을 내가 유심히 보는 이유다.때가 무르익고 있는 것 같다.성공과 실패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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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위기때 나타난다

San Francisco&Berkeley 2009. 5. 19. 10:52 Posted by wonkis
"경제 위기가 기업가에겐 혁신의 기회"

최근 스탠포드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강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스티브 발머가 이날 강조한 것은 '위기시에 혁신이 가능하며,그 혁신이 다음 경제 발전을 이끌게 된다는 것' 이었다.다분히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미국의 현실을 의식한 주제의 강연이었지만,그의 자세나 그가 보여준 열정은 충분히 공감을 살 만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기라기보다는 Reset
그는 경제 위기라기보다는 'economic reset'이라는 표현을 쓰는게 맞다고 지적했다.(세상이 망하지 않는한 그의 낙관론에 보다 수긍이 간다.)

economic reset이 보다 타당한 이유는 경제 위기의 시대에 기업들은 빚을 줄이고,생산성을 향상하는데 주력하며 혁신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결국 미래에 대한 낙관론을 가능케 한다"

그는 지금 이런 시기가 start-up을 계획하거나 막 시작한 기업들에게도 기회라고 주장했다.
"과연 펀딩이 많을 때 혁신이 더 많이 일어나고,더 많은 기업이 성공했는가?"
그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역사를 살펴볼 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위기시엔 벤처캐피털 등의 벤처 기업에 대한 펀딩 규모 역시 줄어들거나 조심스러워지겠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경쟁력있는 start-up의 생존력을 높이고 더욱 혁신에 주력하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All the right Ingredient, Dream Big"

30년만에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을 기억하라
그는 스탠포드 대학에 있다가 (빌 게이츠 회장이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할 1980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내가 MS에 입사한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자,그 분들은 처음엔 무슨 금융회사인 줄 알았던 것 같다.내가 PC관련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하자,부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도대체 우리가 살아가는데 컴퓨터가 왜 필요하니?' 부모님은 내가 MS에 입사하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으셨다."

그는 그 뒤로 PC가,특히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켜왔는지에 대해 강조했다.인터넷이 등장한 뒤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그는 떠오르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4가지로 요약했다. 1)Many core processing  2) screens everywhere  3)natural UI  4) All contents digital.

소프트웨어가 에너지 문제 해결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것이 스티브 발머의 생각이다.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가 20세기 제조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것 처럼 앞으로 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혁신의 기회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할까? secience /  health  / education.

MS가 이 세가지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시도할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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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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