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는 놀라움 자체였다! ‘국내 최초, 최고 시설이라고 이들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오로지 VR(가상현실) 콘텐츠 제작만을 위해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흔치 않으리란 건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리얼리티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3D 가상화 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온 손우람, 그리고 네 차례의 창업과 세 차례의 성공 경험을 가진 노정석 두 사람의 기술과 노하우가 결합해 탄생했다.


3D와 가상현실에 대한 꿈

건국대학교 컴퓨터 공학과(04학번)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방사선응용생명과학)에 진학한 학생 손우람. 공학 기술과 의료 분야의 접목된 사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이때부터 아니었을까.


 군 생활을 대신하기 위해 병역특례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이 그의 이런 관심사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3D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품에서 작동하는지를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카메라에 들어가는 3D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했거든요.”


 이후 그는 3D 기술을 갖고 사업을 할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그가 처음 찾아낸 사업은 3D 스캐너 솔루션이었다. “신체를 스캔해서 3D 모형으로 만들어내는 걸 생각했어요. 정밀하게 스캔을 할수록 쓰임새가 많아질 것은 분명하구요. 특히 일단 성형외과를 비롯해 의료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0144월 그가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서 만든 람테크놀로지는 페이스박스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페이스박스는 포터블 3D 스캐너를 이용, 성형수술 전에 환자의 신체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의사에게는 수술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환자에게는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즉 성형외과를 찾은 환자가 수술 전에 자신의 수술 후 모습을 정밀하게 예측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솔루션이다.


 성형외과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했지만 사실 치료 목적 뿐 아니라 모형물을 제작해야 하는 곳이나 상상의 것을 현실화해서 봐야 하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손 대표는 람테크놀로지 시절 그해 11KBS 황금의 펜타곤이라는 창업 공개 오디션에서 시즌2 6주차 우승을 하기도 했다. 11월말에는 대한민국 창조경제박람회 2014에 나가 3D 스캐닝 기술을 시연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손 대표는 생각지도 못했던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꿈꿨던 3D 스캐닝 기술의 확장 기회를 얻게 된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된 재도전

2014년 겨울은 11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찾아왔다. 밖은 한겨울 날씨였지만 창조경제박람회가 열린 코엑스는 더웠다. 땀을 뻘뻘 흘리며 손 대표는 부스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3D 스캐닝 기술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에게 회사의 기술과 비전을 알려야했기 때문이었다. 3D 스캐닝 기술은 충분히 관심을 받을 만했고, 즉각 쓰일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중소기업청장부터, VC 관계자들, 대기업 임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손 대표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고 있을 때 노정석은 창조경제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손 대표의 열정적인 설명 장면이 들어왔다. 이미 네 차례의 창업을 했고 세 번이나 성공을 한 경험을 갖고 있는 노정석 전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유심히 손 대표의 설명을 들었다. 노 전 대표가 손 대표에게 그처럼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역시 3D 가상화 분야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 전 대표는 즉석에서 손 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저랑 같이 사업을 하시죠. 더 큰 시장이 열리는 곳에서.”


 그야말로 길거리 캐스팅으로 공동 창업자를 찾아낸 격이다. 3D 스캐닝 기술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든 이미지를 찍은 다음 이를 가상의 공간에서든 실제 현실에서든 실물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손 대표가 축적한 이 기술을 갖고 의료업계에서 쓰이는 수준을 뛰어넘어 좀 더 큰 시장에서 활용하려고 했던 게 이들의 의도였다. 아직 어떤 시장이 열릴지, 어떤 분야에 적용을 할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했다. 현실의 생생함을 그대로 살리는 3D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20154월 킵코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나중에 리얼리티리플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노 전 대표와 과거 아블라컴퍼니 시절 같이 일했던 김준수 이사가 합류하게 된다. 3D 기술로 출발한 이 회사는 점차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실의 인물 캐릭터를 가상세계에서 구현하는 기술 개발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사명도 현실을 반영한다는 뜻의 리얼리티 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 ; RR)으로 지었다.


<리얼리티리플렉션 창업멤버들. 왼쪽부터 노정석 CSO, 손우람 대표, 김준수 COO.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5년 하반기는 언론과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VR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던 시점이었다. 노정석 손우람 김준수 등이 VR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는 소문도 퍼져나갔다. 그런데 웬걸? 관심이 많은 분야인 듯 했지만 막상 투자 유치조차 쉽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해도 VR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별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VC들 중에도 실제 투자와 관련된 관심을 보이는 쪽은 거의 없었습니다.”


 3D TV나 스마트TV와 같은 꼴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를 뒤집어쓰고 힘들게 경험해야 한다는 VR의 태생적인 한계가 시장의 정확한 전망을 가늠하게 하는 데 상당한 진입장벽이 된 것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16년초부터였다. “CESMWC 이런 국제IT컨퍼런스에서 VR에 대해 대대적으로 조망을 하면서 관심이 갑자기 늘었습니다. 투자자들이나 같이 사업을 제휴하고 싶다는 이들의 문의가 이때부터 급증하기 시작했죠.”


실제보다 생생한 가상현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RR 사무실을 찾았을 때,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곳곳에 있는 VR 장비였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열명 남짓한 이들의 화면에는 전부 다 인물 캐릭터를 3D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그래픽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사무실 한 층 아래에 있는 별도의 스튜디오였다. 이 스튜디오는 가상 현실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영상 촬영 장비였다. 즉 사람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아주 정교한 3D 가상현실 이미지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사진에서 보듯 무대장치처럼 꾸며진 스튜디오에는 무려 160개의 DSLR(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가 구비돼 있었다. 카메라는 각각이 인체를 부위별로 정교하게 찍을 수 있도록 위치가 고정돼 있었다.


<리얼리티리플렉션 스튜디오 촬영장비 앞에서. 왼쪽이 손우람 대표. 오른쪽이 노정석 CSO>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나요?”

 “특히 얼굴 부위는 정교한 표정이 나와야 합니다. 얼굴 표정이 변하는 게 캐릭터의 생생함을 살려주는 데 가장 중요하거든요.”


 이들이 추구하는, 그리고 상당히 진행된 VR 캐릭터는 지금 VR 게임이나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VR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VR 기기를 쓰고 나타난 캐릭터가 나에게 반응을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눈을 크게 뜨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면 같이 손을 흔들며 안녕이라고 말하는 등 반응을 보인다. 아무런 반응이 없이 그냥 만들어진 영상을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만 하는 듯한 기존의 VR 영상과 다른 점이다.


 반응하는 VR 인물 캐릭터는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양한 실험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관객 앞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VR 음악 게임을 선보인다. 손우람 대표의 강권(?)VR 기기를 뒤집어쓰고 직접 게임을 해봤다. 익숙치 않으니 허공에 대고 이리저리 스틱을 휘두르기만 하다가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C게임이나 모바일게임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이었다. 우선 몰입도가 대단했다. 만약 정말 생생한 영상이나 캐릭터가 눈앞에 펼쳐지고 이와 대응해서 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한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것 같았다.


 “어느 날 스마트폰 시대가 왔쟎아요. 이제 VR 시대가 들이닥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가 오면 사람들이 스마트폰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눈앞에 바로 영상이 펼쳐지고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즐기게 될 겁니다.”


 VR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손 대표와 노정석 CSO(최고전략책임자. 그는 RRCSO를 맡았다)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현실과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생생한 캐릭터와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측이었다. 하다못해 VR상에 나의 비서를 만들고 비서와 대화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반응하는 캐릭터가 훨씬 낫지 않겠는가. 이런 시대를 대비해 VR 시대 적절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려는 게 손 대표와 노정석 CSO, 김준수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목표다.


 3D 가상화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손우람)과 다양한 창업 성공의 경험을 보유한 사람(노정석)의 만남으로 탄생한 리얼리티리플렉션. 이들은 어쨌든 VR이라는 로켓에 올라탔다. 어디를 향해 날아갈지 확인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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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율적인 직장 문화를 꿈꾼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일하는 과정에 시시콜콜히 개입하지 않으며 쉬고 싶을 땐 아무 이유 없이 쉬는 그런 문화. 퇴근할 때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 갈 때 사유를 작성하지 않으며 집안에 일이 있을 때 걱정 없이 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문화.


 하지만 이런 문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직장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문화 속에서 일할 때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생산성이 엄청나게 오를 것 같지만, 도입할 수가 없다. ?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또는 그럴 것이라고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장담하건대, 반드시 있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라고 하면 출근 시간이 한도 없이 늘어질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쉬라고 하면 갑자기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자율적인 환경 하에서 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말이다.


 이러다보니 우리가 일하는 환경은 이와 정 반대인 경우가 많다. 출근 시간 1분 지각할까봐 전전긍긍하기 일쑤고, 하루 종일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실제로 일을 하기 보단) 보고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가며,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쉰다는 것은 꿈도 못 꾼다. 휴가 갈 때 사유를 고민하는 건 당연지사고, 정기 휴가를 갈 때조차 눈치를 보는 게 일반 직장인들의 삶이다.


 그런데 꿈에서나 볼 듯한 이런 근무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회사가 있다. 이번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의 우리가 만드는 스타트업 문화강연이었다.


<2016년8월25일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20103명의 창업멤버로 시작한 스타트업 스마트스터디. 이 회사 직원 규모는 이제 113명으로 불었다. 아직 작은 규모라면 작다고 할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의 회사가 됐다. 그의 강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109개국에서 교육앱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핑크퐁 시리즈. 창업 2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흑자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회사. 투자를 받았지만 투자금을 거의 쓰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그는 스마트스터디에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5분 지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고 한다. “1, 2분 늦을까봐, 그 붐비는 아침에 헐레벌떡 나오고, 스트레스 받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렇고 저희 직원들도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없앴습니다.”


 휴가가 무제한이라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 정말 무제한일까.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정말 그렇다고 한다. 아무도 특정인이 얼마나 휴가를 쓰는지 신경쓰지 않고 휴가를 간 것 때문에 인사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회사. 실제로 스마트스터디엔 1년에 한 달 이상 휴가를 쓰는 사람이 무척 많다고 한다. 한꺼번에 한달 이상을 모아서 자리를 비우는 사람도 있다고!


 근무지도 자유다. 꼭 매일 아침 회사의 자기 자리에 와서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언제 어디서나 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누구든 그렇게 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지난해 메르스가 창궐했던 시절엔 전 직원이 자택근무를 하기도 한 회사. 무려 4주 동안이나 말이다.


 김민석 대표가 설명한 스타트업 문화는 이상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아마 그런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 회사엔 파티션이 없고, 회의실에도 벽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김 대표는 자신의 회사의 근무 문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규칙을 만들지 않는다

 그는 이런 현상들은 사실 모두 결과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다. 정책과 혜택으로 보이는 현상들은 그저 어떤 가치관으로 꾸준히 회사를 만들어간 결과물일 뿐이라는 점이다.


어떤 생각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할까요

김 대표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이렇게 대답을 했다. “사람에 대한 신뢰입니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일견 수긍이 갔다.

 “모든 사람에게는 목표가 있고 지금보다 더 잘하기를 원합니다. 어른답게 놀고 어른답게 일하게 하면 됩니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스타트업은 취업하는 곳이 아닙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개개인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스마트스터디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둔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은, ‘최대한 많이 소통을 하라!’

 김민석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사 생활이 곧 삶이고 창업가와 직원들의 삶이 곧 회사 생활이라는 것. 그는 월급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한다고 했다. 월급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낸 수익 중 일부를 가져가고 일부는 회사에게 돌려주는 게 회사의 급여 시스템이라고 봤다.


 그의 발표가 끝나고 누군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회사의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딱 잘라 말했다.

 “사실은 이런 반응이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위험한 반응이라고 봅니다. 사람을 믿지 않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악용할 만한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하는 거죠. 그리고 모두가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고 지킨다면 악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오히려 버텨내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도 했구요.”


 김 대표가 발표를 하기 전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오는 KTX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 이야기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당연히 주제는 그의 발표 내용이었다.


이게 정말 이상적이긴 한데, 정말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그게 궁금하네요.”

어느날 갑자기 기존 조직이 우리도 이런 문화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해서 바꾸려고 하면 아마 안 될 겁니다. 스마트스터디도 그렇게 해서 만든 문화가 아니거든요. 그렇게 할 수도 없구요. 이렇게 하려면 직원을 뽑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채용을 잘 해야 하는 문제죠. 자율적으로 일하는 정도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일을 만들어나가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보면 만들어지는 문화인거죠.‘


 그가 거듭 말했듯이, 이런 문화는 이렇게 만들어보자라고 시작해서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가운데 일하는 최적의 스타일을 찾아내려고 하다보니 생겨난 결과일 뿐이다. 그래도 어느덧 상당히 이상적인 형태가 된 것은 분명하다. 기존 조직을 이렇게 바꾸려고 하면 너무 큰 잡음이 있을 것이고 그의 말처럼 채용 단계에서부터 다른 접근을 해야 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규모가 점점 커져도 이런 문화가 지속될 수 있을까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결국 회사가 계속 성장하다보면 이질적인 사람들이 들어 올 수밖에 없고,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지점에 오게 되면 외부 인력이 대거 유입된다. 이 외부 인력들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일했던 사람들이고 이들이 일정 규모 이상 되면 기존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만에 하나 그렇지 않고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간다면 이 회사는 사내 문화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김 대표 역시 이런 점을 알기에 만들어가는스타트업문화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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