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또는 대범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든 사업이 되게끔 밀어주는데 한국에서는 깎아내리기 바쁩니다.”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별천지인 줄 알았지만 나와보니 한국과의 차이점은 사실 딱 하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항상 깎아 내림을 당해서 그런지 창업가들이 투자자들 앞에서 자신이 없고 너무 주눅이 들어 있다”며 “포메이션그룹의 임무는 이런 창업가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다”고 했다.

구 대표는 LS가의 장손이다. 구태회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이다. LS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지 않고 도미(渡美),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나와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고 실리콘밸리에서 몇 차례 창업에도 도전하고 쓴 맛도 경험한 ‘튀는’ 인물이다. 

 2011년엔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회사 포메이션8을 설립했다가 지난해 11월 해체하고 포메이션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포메이션그룹에는 쑨원의 증손자 조엘 쑨(Joel Sun)을 비롯, 유기돈 전 유튜브 및 페이스북 CFO, 치 청(Chee Cheong) 전 2G 캐피털 대표 등 실리콘밸리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스카이프를 연결해 화상대화를 했다. 마침 구글IO 취재차 미국에 있었던 이호기 기자가 사진을 찍었다.

 구 대표는 포메이션8을 해체한 이유에 대해 “어느날부터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과 함께 기업가 정신으로 헤쳐나가고 성장하는 투자회사가 되고 싶었는데 투자 회사가 너무 많아지면서 그냥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관리) 회사가 된 느낌이 들었다”며 “이래서는 기존의 다른 VC(벤처캐피탈)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메이션그룹은 4억 달러 규모의 그로스펀드를 통해 소수의 벤처기업 투자에 집중한다. Bowers&Wilkins, 옐로모바일, 미미박스 등 6개 회사가 중심이다. 그는 “5억, 10억 이렇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최소 수백억원을 투자해 회사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시장에서 각 업종의 1등 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구 대표는 “모바일에서는 6개월만 뒤쳐져도 따라잡기 힘들다”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1등 사업자가 되는 것을 전폭 지원하는 것이 당장의 실적만을 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스타트업 중 그가 투자했던 쿠팡이나 옐로모바일 등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불공평(unfair)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 성장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수익을 내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며 “이들은 실리콘밸에서 봤을 땐 아무 문제없는 회사”라고 했다.

 그는 쿠팡이나 옐로모바일 모두 적자인 상태이지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흑자 내려고 발버둥치는 회사가 계속 적자가 난다면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이나 쿠팡은 그렇지 않다. 성장성이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얘기하자 말자고 이상혁 대표에게 말했다. 더 성장하자고 했다.”

 구 대표는 창업가에겐 겸손의 미덕이란 말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는 맞는 말이지만 겸손과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한끝차이지만 대단히 큰 차이”라며 “한국에서는 교수님 말씀이면 다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런게 어딨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교수가 됐건, 누가 됐던 논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최근 창업 열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가 많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몇몇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다는 것에도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인도, 심지어 동남아에서 온 창업가들이 실리콘밸리를 다니며 투자자들, 벤처기업가들과 논쟁하고 발표하며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생존하고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은 뭐하고 있냐는 것이다.

 정부지원금을 받은 스타트업에 대해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서는 매우 평가를 낮게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 상당수는 정부 자금의 지원을 받지만 성공한 스타트업은 대부분 해외 VC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 자금이나 정부 행사에 의존해서는 결코 기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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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게임 개발자 세 명이 모여서 게임을 만들었다. 원래 하던 일인데, 다만 죽이 잘 맞는 이들끼리, 좀 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좀 더 시의적절하게 내놓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일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미 갖고 있는 게임 IP(저작권)도 있고, 출시 하자마자 돈도 어느 정도 벌고 있다. 스타트업 같지 않은 스타트업, 229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싱타의 박재성 대표 이야기다.

서울대 출신 개발자 3인방

싱타의 창업자 박재성, 고동일, 임준석 등 세 사람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창들이다. 박재성 대표와 임준석 이사는 94학번 동기동창이고, 고동일 이사는 93학번으로 1년 선배다.

대학시절부터 창업 얘기를 (농담처럼) 서로 하고, 언젠가 우리들의 회사를 만들어보리라 생각하곤 했던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들 게임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고동일 이사는 그 유명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버를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석사과정) 시절에 당시 박사 과정으로 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개발을 한 것이다. “1998년 이었어요. 리니지 서버프로그래밍 작업을 했었죠.”

전설적인 업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서울대 학부 재학 시절 고동일 이사는 컴퓨터공학과 동아리 애니뮤를 만들기도 했었다. 과동아리도 시작된 애니뮤는 지금은 서울대 공대 동아리로 승격돼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동아리를 만든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 그냥 혼자만의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동아리까지 만들어 활동했던 것 보니 심상치 않았던 인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엔틱스소프트, 누리엔소프트 등을 거쳐 2010년엔 싸이월드USA에서 유현오 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싸이월드를 끝으로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심이 많았던 사람답게 일본 애니를 주제로 한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 이사가 다양한 게임회사를 거치는 동안 박재성 대표는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했다.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홈 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을 거쳐 스마트TV 분야에서 꽤 오랜 기간 종사했다. 스마트TV 콘텐츠 개발 업무를 하면서 그가 맡게 된 게 게임이었다. 이로써 그도 게임 분야로 발을 딛게 됐다. “디지털솔루션 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면서 게임쪽 일을 하게 됐죠.”

이게 끝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나와 컴투스에 입사하면서 그는 대학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컴투스에 입사했던 임준석 이사를 컴투스에서 만난 것이다.

<싱타 창업 멤버들. 왼쪽부터 고동일 이사(CTO), 박재성 대표, 임준석 이사>

사실 컴투스에 간 것도 둘이서 홍대에서 만나서 얘기하다 가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얘길 했어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창업을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임준석 이사랑은 항상 함께 하고 싶었죠. 그래서 대학때부터 계속 얘길 했던 건데, 다만 계기가 없었을 뿐이었죠.”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컴투스에서 창업을 꿈꾸고 있을 때 고동일 이사는 이미 창업을 해서 자신이 만든 게임까지 출시한, 창업선배였다. 세 사람이 힘을 합하면 뭔가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됐다. 2014년부터 창업 준비에 돌입, 그해 10월에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가 창업 전에 몸담고 있었던 XL게임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싱타’(SINGTA)라는 이름은 박 대표가 직접 이었다. 뭔가 주술적인 느낌마저 뭍어나는 이름이지만, 사실 별 뜻은 없다고 한다. 의미는 작명 이후에 추가됐다. “씽나게(신나게) 창조해봅시다!!”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게임 만든다

이들의 첫 작품은 고동일 이사로부터 왔다. 그가 만든 마법학교 루시드의 IP를 활용해 시드 이야기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국내 매출이 전체의 100위안에 오르는 등 순항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60만을 기록했다.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매일 약 3만명의 유저가 접속하고 있다.

시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집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카드를 모으는 것 자체가 재미인 게임. 마법학교 루시드의 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성이 이미 상당히 검증된 모델이다. 하지만 이들이 시드 이야기와 같은 류의 게임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을 만드는 것 등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싱타는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게임과 국내 시장 지향성 게임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게임은 아무래도 보다 다양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호흡으로 가야한다. 게임을 콘텐츠로 보기보다는 서비스로 보고, 라이프사이클을 더 길게 생각하며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유저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임준석 이사가 개발중인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명 자이언드(GIANT). 정통 RPG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이미 많은 RPG게임들이 나와 있지만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성을 추구한다는 설명. 올 연말께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일 이사가 맡고 있는 라인에서는 크로스로드라는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는 시드 스토리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보드 RPG.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는 김치찌개를 정말 잘 끓여 낼 수 있는 그런 식당과 같은 게임사가 되고 싶습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면 할수록 새로운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임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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