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동남아서 인기 부활

게임이야기 2010. 2. 4. 18:25 Posted by wonkis

200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베트남,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은 ‘위기’라고 부를 만한 상황이었다.(관련 글) 베트남에서는 중국 게임 등에 밀려 인기게임 Top 10 중 한국 게임은 비앤비와 오디션 2개 뿐이었다.싱가포르와 태국에서도 중국 게임 및 현지 게임들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한국산 게임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였었다.태국의 경우 한 때 한국 게임 점유율이 70%를 웃돌았지만 2007년엔 40%대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한국 게임들의 인기가 부활하며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베트남에서는 오디션과 비앤비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크로스파이어가 새로 가세해 욱일승천하던 중국 게임 검협정연과 정도 온라인의 기세를 꺾었다.태국에서는 라그나로크,오디션,스페셜포스,열혈강호,포인트블랭크 등 한국산 게임들이 게임 순위 1-5위를 휩쓸며 한국 게임 점유율이 다시 50%를 넘어섰다.싱가포르에서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이 워크래프트3,WOW,Left 4 Dead 등 외산 게임과 경쟁하고 있다.필리핀과 같은 신흥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아예 한국 게임이 PC방을 장악하다시피 했다.라이브플렉스가 서비스하는 스페셜포스는 압도적인 비율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동남아에서 2006-2008 고전하던 한국 게임이 다시 이 지역에서 부활하고 있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한국에서 새롭게 출시되거나 이들 지역으로 진출한 게임들이 높은 게임성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한국 게임 부활을 이끌었다.특히 아이온 효과는 무시 못한다.아이온이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주요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많은 게이머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크로스파이어나 서든어택 등 비교적 최근에 이 지역에 진출한 게임들이 안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중국산 게임이 다수 출시됐지만 상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정서적으로는 동남아 지역에 어필했지만 게임의 완성도 면에서 아직 부족한 게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국산 게임을 해봤다가 실망한 유저들이 다시 한국 게임으로 유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동남아 지역 유저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운 중국 게임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다 현지에서 직접 제작한 게임들도 출시되면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수준이 아직은 한국산에 미치지 못하지만 나날이 좋아지고 있고 게이머들도 그 사실을 안다”며 “보다 더 다양한 스토리와 게임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중국 게임과의 경쟁이 날로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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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말 게임전시회 지스타때 만난 유럽(독일)게임업체 Game Forge 관계자는 한국 게임에 대해 계속 극찬을 했다.그러면서 "양질의 한국 게임을 확보하는 것이 유럽 게임업체들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라고까지 했다.

 그가 이렇게 한국 게임을 극찬한 것은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메틴2'때문이다.Game Forge는 메틴2를 서비스하면서 유럽 지역에서 경쟁사인 빅포인트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지스타때 Game Forge는 자사의 B2B관에서 하루종일 메틴2 관련 영상을 틀었다.

메틴2는 한국에서는 열혈 유저나 업계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많이 알려지지 못한 게임이지만 유럽에서는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메틴2만 그런 것이 아니다.국내에서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국내산 게임 중에는 해외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수두룩하다.국내 게임업계의 자체 평가와 현지 게임 순위 등에 기초해서 10개 정도를 간추려 봤다.(번호는 순위는 아님)

1.컴뱃암즈

넥슨에서 개발한 FPS게임.2008년 10월과 2009년 1월에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정식서비스에 돌입했다. 이후 미국에서 회원 수 300만 및 최고 동시접속자 2만 명을 돌파했으며, 유럽에서 회원 수 100만 돌파, 최고 동시 접속자 1만 7000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특히 유럽에서는 e스포츠 전문 사이트 ‘E-Sports League(www.ESL.eu)’의 유럽국가 전체 게임순위에서 ‘콜오브듀티(Call of Duty)’, ‘레프트포데드(Left 4 Dead)’, ‘팀포트리스2(Team Fortress2)’ 등 세계 유명 FPS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7위에 랭크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붉은 보석

국내의 평범한 성적에 비해 일본에서 대 히트를 치면서 유명해진 게임.엘엔케이로직코리아가 2003년 5월 개발한 MMORPG. 200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시접속자 3만5000명을 돌파하고 2년 연속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일본에서는 게임온이 서비스중.

3.실크로드

두 말할 필요가 없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대표적인 해외 히트작.조이맥스가 개발한 MMORPG로, 전 세계 180여 개 국에서 2000만 유저들을 보유.실크로드온라인의 해외선전으로, 조이맥스는 2006년 80억원, 2007년 174억원, 2008년 310억의 해외수출액을 달성.국내 온라인 게임의 불모지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터키 등 아랍권은 물론이고 북미와 유럽에서 높은 인기.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좁은 해외 시장 틀을 깬 대표적인 게임.

4.미르의 전설2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MMORPG.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8년 동안 서비스되고 있다.특히 중국에서 오랜 인기를 누려왔다.중국 내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2003년 80만 명을 기록한 이래 지난 2008년에는 누적가입자수 2억 명을 넘긴 대표적인 장수게임.중국에선 샨다(Shanda)가 서비스하고 있는데 얼마전 샨다가 투자해 영화로 제작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5.메틴2

유럽과 중남미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20개국 언어로 번역돼 서비스되고 있으며 한때 유럽에서 동시접속자수가 8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지금도 순항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대표적인 한국 온라인게임.

6.라그나로크

한국 온라인 게임 해외 신화의 원조격인 작품.그라비티 창업자인 김정률 회장과 개발자인 김학규씨를 유명하게 만들었다.국내에선 별 재미를 못 봤지만 미국,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특히 온라인게임 초창기 시절 일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7.크로스파이어

스마일게이트가 2004년 7월 개발하고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FPS 게임.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물론 국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중국에서 성적이 워낙 부각되는 게임이다.) 중국에서는 작년 10월 기준으로 동시접속자 수 150만명을 기록했다.현지에서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최고 게임 자리를 다투고 있으며 중국에서 게임 한류를 유지하는 1등 공신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는 2008년 3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베트남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올라서기도 했으며 최고동시접속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현재 누적회원은 1000만명에 달한다.

8.프리프

이온소프트가 2004년 개발한 MMORPG.아시아,유럽 및 북미 등 13개 국가에서 10개 언어로 정식 서비스 중. 특히 유럽에서 인기.2006년 서비스를 시작해 독일 게임 포털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9.테일즈위버

넥슨과 소프트맥스가 소설 ‘룬의 아이들’을 원작으로 공동개발한 MMORPG이다.2003년 6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국내에선 PC방 순위 100권 작품이지만-국내에서도 실패했다고 하긴 힘들다-대만 등 해외에선 호평을 받으며 넥슨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10.아틀란티카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MMORPG.히트 제조사로 명성이 높은 김태곤 엔도어즈 이사의 최신작이다.국내에서도 오픈 당시 화제가 됐었고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작품성에 대해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태국에서 열린 최대 게임쇼인 ‘TGS(Thailand Game Show)’에서 심사위원들이 올해 최고의 온라인게임으로 선정했다.이에 앞서 북미 최대MMORPG커뮤니티 사이트인 MMORPG.COM에서 유저 투표순위 1위,상용화된 게임 중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게임 1위에 선정된바 있다.지금 현재도 상용화된 게임 중 유저 투표 순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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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논란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계기가 마련될까?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던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 게임머니인 ‘아덴’을 거래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4)씨와 이모(3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이들은 지난 2007년 게임 아이템 중개사이트에서 아덴 2억3400여만원 어치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뒤 2000여명에게 되팔아 약 2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었다.
 검찰이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이 아닌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를 사고판 행위에 게임법을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김씨 등은 2008년 3월 약식재판에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이들은 부산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각각 벌금 400만원과 200만원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법원,왜 무죄 판결 내렸나
 지난해 7월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리니지의 아덴은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로 볼 수 없다”며 이들의 게임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당시 재판부는 게임머니인 아덴은 우연적인 요소보다는 게임 이용자들의 노력이나 실력에 의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해석했다.  이번에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것도 리니지와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아이템(게임 머니)에 대해 사행성보다는 게이머의 노력에 따른 결과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재판부는 “아덴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속칭 ‘노가다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아덴의 획득은 게임 내 캐릭터의 능력과 경험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크므로 관련법에서 규정하는 ‘우연적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과 유사하다.

◆아이템 현금 거래 양성화될까
 현재 게임법은 게임의 결과물을 돈으로 거래하거나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은 베팅의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우연적으로 얻은 게임머니 등의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다.즉 포커 고스톱 등 사행성 게임을 제외하고 리니지와 같은 MMORPG의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뚜렷한 법적 규정이 없었다.아이템 현금 거래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리니지,던전앤파이터,아이온 등 MMORPG의 게임 머니 거래는 온라인게임이 탄생했을 때부터 이뤄져 왔지만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이 ‘음성적’으로 이뤄져왔던 것이 사실이다.때문이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던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이 양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거래 규모는 2001년 100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2003년 4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05년에는 1조원 규모로 커졌다.(아래 그래프 참조)

 

이는 문화관광부가 매년 편찬하는 대한민국게임백서2005에 따른 수치다.(관련 기사 참조) 문화부는 2006년 백서부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백서 내용에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 규모를 추산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2006-2007년 주춤했던 이 시장이 2008년 이후 다시 제 2의 성장기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2006년 이후는 업계 추산)
 음성적으로 이뤄져왔던 시장이지만 작년 시장 규모만 최소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다.3조원 가량인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던 이 시장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IMI, 아이템베이 등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는 등 시장 확대와 대중의 이미지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아이템 거래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아이템 거래에 대해선 그 동안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어왔다.이런 부분이 아이템 거래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다.우선 사행성 게임 머니의 환전은 법적으로 금지되지만 MMORPG 등의 게임 머니에 대해선 법적으로 근거 조항이 없다.이에 그동안 게임 개발회사들은 온라인 게임의 필수 요소인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약관 등을 통해 불허해 왔다.게이머들이 게임을 통해 획득한 사이버 재화지만,소유권이 회사 측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게이머들은 게임 속 게임머니와 아이템이 현실의 재화와 다를 바 없고 이미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용자 권리 침해라고 반발했다.

 대법원은 이 논란에 대해 게이머들의 손을 들어줬다.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환전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 ‘우연한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에 온라인 게임의 게임머니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결의 요지다.고스톱이나 포커 등의 게임머니 환전은 여전히 불법이지만,시간을 들여 게임을 하면서 얻은 게임머니는 정당한 노력의 대가로 게임 이용자들이 얻은 것이라는 판단에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법원이 MMORPG의 아이템의 소유권 귀속을 게임업체가 아닌 게이머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여겼다는 점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뤄져왔다.위의 그래프에서 보듯 게임 아이템 거래 규모가 주춤했던 해는 영락없이 한국 게임 산업 자체가 정체됐던 시기였다.2008년 이후 다시 고속 성장기를 맞이한 것은 아이온이라는 걸출한 게임이 등장하면서 아이템 현금 거래도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즉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 된 게임이 떴고,이는 게임 산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게임업체들은 아이템 거래를 일관되게 부정해 왔다.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상당수 게임업체들은 게임머니 양성화를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를 높이고 있다.아이템 거래가 게임을 뜨게 하는 역할도 있지만 게임업체들로서는 곤혹스런 부분도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해킹이나 범죄 등과 연결될 수도 있고 게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거나 초보 유저들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어서다.게임업체 관계자는 “시스템 장애 등으로 게임 이용자의 게임머니가 없어지는 등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게임머니가 너무 많아져 인플레가 생길 수도 있다”며 “게임 서비스 업체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 양성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업체들이 거론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재산상 손실이다.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게임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이다.이 역시 아이템 현금 거래에 대한 석연치 않은 요소 중 하나다.즉 지금은 게임 아이템 거래가 회색 지대에 놓여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아이템 거래는 이뤄지고,업체들은 이로 인해 게임 활성화라는 이익을 얻는다.하지만 약관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템은 회사에 귀속되고 게이머들의 거래는 모두 음성적인 행위로 돌릴 수 있다.양성화되면 게이머들의 아이템 거래에 대한 통제력이 사라지고 이를 불법행위로 간주하지 못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만 늘어나게 된다.

◆문화부 대응에 주목.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에 업계의 이목이 일제히 쏠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하지만 지금까지 정부는 애매한 입장만 취해왔다.과거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 시절엔 아이템 현금거래 얘기가 나오면 ‘관할이 아니다’란 말만 되풀이해 왔다.(관련 기사 참조) 문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등급 심사 조건으로 게임 약관에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를 명시하게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정부는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업계 자율에 맡기고 이와 관련한 범죄는 사법당국이,보안 문제는 정통부가 맡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관할권에 전부 문화체육관광부로 넘어간 지난 2008년 이후엔 사정이 달라졌다.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에 대해 문화부가 방침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문화부는 이번 판결의 영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즉 대법원 판결이지만 비슷한 유형의 다른 아이템 현금 거래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선 다른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현재로선 현 상황을 고수하면서(업계의 자율에 맡긴다는) 문화부로서는 아이템 현금 거래의 불법성을 입증하는 쪽에 촛점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김재현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이번 판결은 게임머니 획득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입증 못했기 때문에 내려졌다고 풀이된다”며 “문화부와 게임위, 업계, 학계 등의 전문가 10명 정도로 이뤄진 아이템거래 TF를 만들어서 업자들의 불법성을 입증을 쉽게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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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김정주 창업자(NXC 대표)는 언제부턴가 언론에 그의 실명 멘트나 행보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다.창업자로서 자신은 큰 비전만 세우고 회사를 알리고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부분은 넥슨의 대표에게 맡기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이런 상황일수록 김정주 대표를 잘 보면 넥슨이,더 나아가서는 한국의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약 3-4년 전부터 연극 세계에 푹 빠진 김정주 대표의 행보가 흥미롭다.2006년에는 대학로에서 살다시피하며 연극인과 친분을 쌓고 연기 수업을 받던 김 대표는 2007년부터는 몇 편의 연극에 단역,조연 등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학과에 다니면서 예술과 문화라는 코드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스노보드부터 골프까지 온갖 아웃도어 스포츠에 능통하고 게임,영화,애니메이션에 이어 연극까지 섭렵한 그가 본격적으로 예술과 문화라는 키워드를 경영에 접목하기 위해 장기적인 시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이런 행보는 자신이 직접 개발을 지휘하고 비전도 제시하며 보다 IT라는 키워드에 매진하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사뭇 비교가 돼 더욱 눈길을 끈다.게임을 엔터테인먼트나 IT 영역에 국한해 보지 않고 보다 큰 예술과 문화 영역으로 확장시키려는 그의 의도가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문득 멀지 않은 시기에 그가 전면에 다시 나설 것이란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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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게임 규제의 배경

게임이야기 2009. 10. 14. 14:15 Posted by wonkis

지난 10일 중국의 신문출판총서가 발표한 온라인게임 규제 관련 방침으로 인해 13일 주식 시장이 요동쳤다. 중국 신문출판총서의 발표 원문을 참고.

 이미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또 인기 순위 상위권을 대부분 한국산이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업계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업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일단 영향 부분에 있어선 국내 게임업체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보호 의도가 명확해진 이상 이번 사건의 배경과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향후 이 시장에서 벌어질 일들을 전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깉다.이번 글에선 중국 정부의 최근 온라인게임 규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전후 사정을 다뤄봤다.

우선 사실관계를 따져보자. 중국 신문출판총서가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의 요지는 1)합작투자법인, 2)계약 및 기술 지원 두 가지 경우에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가 개입된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이다.

 키움증권이 중국측 발표를 번역한 것을 살펴보자.

 "어떤 형식의 외국자금의 중국내 투자와 온라인게임운영 서비스가 금지된다. 외국회사는 기타합작회사 설립과 관련협의 혹은 기술제공의 계약 등 간접적 방식은 사실상 통제되고 국내기업의 온라인게임 운영 업무에 참여하는 것은 통과되지 못한다. 통지가 또한 주시하는 것은 현재 온라인게임 영업 중 항상 나타나는 운영기업 변경 혹은 새로운 판본과 자료 그리고 내용 등의 증가 상황은 명확하게 규정한 것이다. 이미 신문출판총서의 심사가 완료 되었거나 수입심사 역시 마쳤으나 운영기업 변경 혹은 새로운 판본과 자료 그리고 내용 등의 상황이 변경된 온라인 게임은 반드시 심사와 수입심사수속을 다시 실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준문건 취소, 운영 중지 접속서비스와 웹사이트 취소 중지 된다."

일견 매우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의 반응은 조용했다.가장 큰 이유는 이번 발표가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합작투자법인의 게임 서비스 금지는 원래 있던 내용이고 계약 및 기술 지원의 경우도 이번에 명문화는 됐지만 신문출판총서가 계속해서 강조해왔던 입장이었다.참고로 신문출판총서는 지난 9월28일에도 동일한,하지만 보다 상세한 발표를 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 대한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반응은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다 알고 있는 사항들'이라는 점이다.그렇다면 모두들 알고 있는 내용이 갑자기 이렇게 정색을 하고 다시 등장한 이유는 뭘까? 다른 배경과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은 2가지 정도다.지난 2006년 국내에서 문화부-정통부간 게임 관련 주무부서 알력싸움을 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지금 신문출판총서와 문화부 사이에 서로 게임을 주무부서로 하려는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발규제안은 이런 기싸움 과정에서 신문출판총서가 자신들의 영향력과 세력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물론 이미 중국에서 오픈베타 이전의 게임의 총서가,오픈베타 이후의 게임은 문화부가 관장하기로 정해진 상태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최근 중국게임업체 넷이즈가 미국 온라인게임 WOW의 판권을 더나인에게서 가져오면서 생긴 문제점이다.넷이즈는 서비스를 블리자드와의 합자회사에서 서비스하면서 신문출판총서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지적도 있다.총서에서는 엄연히 합자회사의 서비스를 금지하는데 넷이즈가 중국 인기게임인 와우를 버젓이 합자회사에서 서비스한 데 대한 조치라는 점이다.
 키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결론적으로 이번 조치는 외산게임 퍼블리싱 전반을 문제시 삼는 것이 아니라 출판총국의 허가 없이 서비스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며, 서버운영과 이용자 DB 소유권에서의 외국기업 참여를 원천차단하는 것이 골자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지원과 관련된 시비를 중국에서 계속 걸고 있다는 점이다.중국 정부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해 외국 게임기업들이나 투자자들에 대해 기술 이전이나 소스코드 공개 등을 요구하면서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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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게임이야기 2009. 9. 24. 10:32 Posted by wonkis

2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09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성이었다.한국 게임업체들이 잘 하고 있다는 소식을 몇년 전부터 들었고 게임업체들 스스로 꾸준히 일본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한국 업체들이 그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백서를 보고 놀랐다.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2008년 완전히 주저앉았다.문화체육관광부의 전망에 따르면 2009년에도,2010년,2011년에도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작년 한해는 불황때문이었다고 경제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2006년에 전년 대비 45%의 성장을 보이며 7억 47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7년 성장세가 주춤하며 13.5% 늘어난 848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에는 불과 3.1%만 늘어난 874억원에 머물렀다.게임 백서 자료 내용을 그래프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게임 시장의 그래프라고는 믿기지 않는 숫자들이다.향후 5년간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 전망(문화체육관광부)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어찌된 것일까?

불황이라는 변수를 빼 놓고(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변수였으니) 보면 역시 플랫폼의 장벽을 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닌텐도와 소니로 대표되는 콘솔게임 공화국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이 틈새 시장으로서 이 정도 성장한 것이 결국 한계라는 생각도 든다.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은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올해부터 성장세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일본 게임업계에선 "비디오게임 유저들이 PC기반 온라인게임으로 거의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마찬가지로 집집마다 콘솔게임기를 갖고 있고 비디오게임이 메이저인 미국과 유럽에서 온라인게임이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이 정체 상태에 빠지고 향후에도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는 좀 더 다른 이유들이 필요해보인다.

게임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중앙대 경영학과 위정현 교수는 "한국 게임업체들이 일본 게임 시장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한다.달리 말하면 '선진국' 일본 게임 시장에 한국적인 경험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정체로 귀결됐다는 것이다.(일본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사실상 NHN 넥슨 엔씨소프트 등 한국게임업체들이 개척해왔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주장이다.즉 '남의 나라 시장 문제가 우리 업체랑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넘어갈 그런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인가? 시장에서는 '신뢰의 상실'을 이야기한다.아울러 온라인게임이 가진 강점이 일본 시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신뢰의 상실은 한국 게임업체들의 미숙한 대응,또는 몇 가지 결정적인 사고들로 인해 누적된 결과일 수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7년 하반기에 있었던 국내 대형 게임업체 일본 법인에서 발생한 '직원의 게임 아이템 도용 사건'이었다.그 직원은 즉시 해고됐지만 이 일로 해당 업체 뿐 아니라 한국 문화로 대변되고 있는 일본온라인게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물론 이것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이 한가지 사례로 그렇게 됐을 리 만무하다.2006년 2007년을 전후해 일본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는 주로 한국산 게임을 타깃으로 한 해킹 사건 및 아이템 도용 사건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문제는 이런 사건에 대해 일본에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단순히 한국업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위 교수는 "일본에서 직원의 횡령이나 도용,고객 대상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 민형사상 배상은 물론이고 CEO가 석고대죄를 해도 용서가 될까말까할 정도로 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결국 시장 초기에 이미지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이 기본적으로 익명을 기반으로(아이디만 노출되는) 운영되는 것도 일본에서는 약점으로 지적된다.(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그렇지만) 특히 일본의 학부모들은 방에 틀어박혀서 익명으로 온라인게임을 하는 자신의 자녀가 역시 익명의 상대방과 온라인에서 만나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일본 법인 실적이 아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기별로 널뛰기를 한다던가 흑자전환 적자전환을 반복하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시장의 모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장 정직한 숫자로 볼 때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성에 의문이 생기고 있고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해외 법인 실적 중 가장 자랑할 만 했던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들의 해외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것을 뜻한다.이런 현상은 국내 시장에 머물 수 없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한국 게임업계 전반에도 상당한 숙제를 안겨 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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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웹보드 게임은 망했다

게임이야기 2009. 8. 3. 10:28 Posted by wonkis
"미국에서 웹보드 게임은 망했다."

7월31일-8월2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렸던 게임즈온라인컨벤션(GOC) 기자회견장에서 NHN 한게임의 김정호 대표가 한 말이다. 정말 김정호 대표다운 발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미국에서 웹보드 게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웹보드 게임은 망했다"고 대답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의 말은 아주 현실적이다.보통 CEO들이 하듯이 포장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좀 부진하지만 잘 해보겠다" 거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거나, "조만간 계획을 발표하겠다" 는 식으로 질문을 피해가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다. 또는 현실을 완화시켜서 표현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 대답에 이어서 미국에서 웹보드 게임을 아주 없앨 생각도 없지만 확대/강화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정말 질문에 딱 맞는 대답이다.

김정호 대표의 말처럼 NHN이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이지닷컴은 웹게임에 있어서는 미국 현지 게임들 사이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게임이 자랑하는 웹보드 게임이 미국에서는 전혀 안통한다는 말이다.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하는 그의 스타일은, 취재하는 입장에서만 보면 CEO로서는 만나기 힘든 유형이다. 거꾸로 회사 홍보담당자나 다른 경영진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한편으로는 오히려 속시원하게 얘기해서 편하다는 내부 얘기도 들었다)

2006년 중국 상하이에 있는 기자회견장에서 그의 강력한 직설 화법에 충격받았던 일이 떠오른다. 그는 당시에도 향후 NHN 중국법인 롄종의 중국 시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선 "2005년에 하마터면 망할 뻔 했다"는 답변으로 시작했다. 홍보담당자들 뿐 아니라 기자들까지 경악케 했던 솔직한 화법이었다. 어떤 CEO가 공개 석상에서 "망할 뻔 했다"는 말을 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점이 김정호 대표의 강점이기도 하다. 왜? 솔직하면 더 이상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괜히 꼬치꼬치 캐 물을 필요도 없고, 거기서 다음 화제로 넘어가게 된다. 혹시 이런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하는 의도적인 직설화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의 천성 때문인 것 같다.

하여간 절대로 빙빙 돌려서 이야기 하지 않는 김정호 대표의 성격상, 게임쪽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아주 즐겁거나(속 시원히 들을 수 있어서), 아주 막막할(가져간 질문지들이 별로 쓸모없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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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대박을 터뜨릴 날은 언제일까?

이런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준비하는 한국 게임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WOW의 성공으로 미국에서도 온라인게임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대부분의 시장을 WOW가 장악함으로 인해 아직까지 한국 게임의 위치는 틈새 시장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 게임사들의 미국 도전 2기
엔씨소프트,넥슨,NHN,그라비티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1기 업체들이라면 네오위즈게임즈,CJ인터넷,엠게임,엔도어즈 등은 비교적 최근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몇 명의 직원을 실리콘밸리 지역에 파견해 지사 설립을 준비케 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미국 지사를 LA남쪽 얼바인(Irvine)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네오위즈게임즈는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 관련 인력 확보 등에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지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관계사인 네오위즈인터넷 역시 네오위즈게임즈의 얼바인 이전과 비슷한 시기에 미국으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LA에 지사를 설립한 엔도어즈는 최근 그라비티 미국 지사장을 역임한 강한근씨를 영입하고 LA 국제공항 인근에 사무실을 오픈,직원 규모를 확충하는 등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미국 평론가들 사이에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아틀란티카를 필두로 현지에서 게임을 소싱하거나 자체 개발하는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엠게임은 주로 서비스 운용 인력 위주로 미국 지사를 꾸려나가고 있다.미국 서비스를 위한 기본적인 지원은 한국 본사에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엠게임은 미국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지원 인력을 추가로 보내거나 규모를 키워 하나의 독립 법인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CJ인터넷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을 놓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다른 메이저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에 있어서 보수적인 입장이었던 CJ인터넷은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재 확보와 결제시스템
2003년 그라비티 미국 지사장으로 미국에 처음 와서 6년이 넘게 생활하고 있는 강한근 엔도어즈 미국 지사장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재 확보'를 꼽았다.단순한 고급 인력의 부재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는 최적화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NHN이 2006년 미국 시장에 재도전을 개시하던 당시엔 실리콘밸리 인근 마운틴뷰에 자리를 잡았다가 작년에 Irvine으로 내려온 것도 인력 문제가 가장 컸다고 한다.윤정섭 NHN USA 대표는 "얼바인 지역에는 블리자드가 자리를 잡고 있어 근처에 관련 산업이 형성돼 있는데다 인력을 스카웃 하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자들을 만나기엔 실리콘밸리가 좋지만 펀딩이 어느 정도 된 다음엔 자리를 옮기는 벤처기업들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넥슨의 경우 온라인게임 쪽 인재를 구하기 위해 아예 LA 한인 타운 근처에 사무실을 연 케이스다.2006년 당시 넥슨아메리카의 초대 대표를 지낸 존 치 사장은 처음 사무실을 구할 때 한국 온라인게임 관련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위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강한근 지사장은 "그나마 직원들을 뽑고 나서도 상당한 기간의 재교육을 거쳐야 활용할 수 있는게 미국 게임 시장의 현실"이라며 "콘솔 게임과 전혀 다른 온라인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 운용 방식을 이해할 만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선 일단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 문제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들의 생사를 좌우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아직도 남아있다.대부분의 한국 게임업체들이 이 문제 때문에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할 정도다.

한국처럼 휴대폰 결제가 용이하지 않은 데다가 pre-paid card(선불카드) 시스템마저 여의치 않아 대부분 신용카드 결제를 사용하고 있는데,사용자들이 결제를 하고 난 뒤 지불을 거부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윤 대표는 "이 경우 미국에서는 신용카드 업체들이 일단 무조건 서비스 업체에게 돈을 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소비자도 상당하고 자칫 이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신용카드 결제 방식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결제 방식을 확고히 하지 않을 경우 게임 서비스를 잘 하고도 돈을 못버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넥슨의 경우 이런 문제를 자주 겪으면서 일종의 선불카드인 nexon game card를 만들어 Target 을 비롯한 대형 마트와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 뿌려서 정착하는데 성공했다.미국에 진출한 다른 한국게임업체들의 경우 이와 유사한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버릴 수는 없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넥슨의 경우 2006년 지사를 설립해 서비스하기 전 메이플스토리를 한국에서 지원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때 이 게임의 동시 접속자수가 5만명을 넘어설 정도였으나 정식으로 지사를 설립해 서비스를 한 뒤로 오히려 동접자수는 감소하고 있다.넥슨은 그 뒤로 게임을 계속해서 선보여왔지만 넥슨 내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27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넥슨이 이 정도니 다른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 유저들은 WOW를 겪으면서 PC로 온라인게임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지만 대부분 MMORPG나 FPS 정도에 아직 국한돼 있다.캐주얼게임이나 보드 게임을 통해 많은 수익을 냈던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고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WOW의 과점 시스템으로 인해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것도 고충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업체들 입장에서 미국은 절대 버릴 수 없는 시장이다.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서비스의 안착이 뜻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유럽이나 남미,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파급 효과 역시 미국에서의 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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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영국 국립과학기술재단(NESTA)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19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한국은 총점 190점 만점에 129점을 획득,171점의 미국,133점의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한국에 이어 120점의 캐나다,105점의 영국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점수보다는 세부 항목 내용이 흥미로웠다.NESTA는 한,미,일을 비롯해 중국,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 등 게임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8개 나라를 비교분석했는데 일본과 미국이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데 비해 한국과 중국의 경우 항목에 따라 점수가 아주 극단적으로 나왔다.온라인게임 위주로 발달된 두 나라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온라인게임에 대한 해외의 시각을 엿볼수도 있었다.

스튜디오 경쟁력에 있어선 한국은 미국과 함께 만점인 10점을 받아 일본(9점)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받았다.한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오프라인게임 분야의 창의력과 기술력(모두 1점),그리고 서비스 경쟁력(3점),플랫폼 경험도(저사양 5점,고사양 2점) 등이었다.특히 오프라인 게임 분야에 있어서 1점을 받았다는 것은-어떤 항목에서든 1점을 받은 나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사실상 오프라인 게임이-사행성 도박을 제외하고- 거의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서비스 경쟁력 점수가 극도로 낮은 것은 오프라인 분야가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아직 글로벌 서비스 역량에 있어서 해외에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서비스 경쟁력은 8개 국가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하지만 정부 지원 분야에선 7점을 받아 뜻밖에도 캐나다,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특히 온라인게임 기술력 분야에 있어선 유일하게 10점을 받았고 온라인분야 창의력에 있어서도 8점을 획득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력에 있어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이날 같이 발표된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아직 순위에 들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꼽히는 것 같다.

주목할 것은 영국에서도 그렇게 평가했지만 캐나다의 게임 분야 경쟁력이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세계적인 스튜디오가 건립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게임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정부 지원 부분과 인력풀 부분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줬고 기술력,창의력,스튜디오 경쟁력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캐나다는 최근 2년간 게임 시장이 매년 2배씩 커질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 이번 보고서에도 반영됐다.

(원래 이 보고서는 영국이 자국의 게임산업을 이대로 방치해놓으면-정부지원도 부족하고 신규 투자도 없이-한국,캐나다,일본 등에 밀려 게임 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문제 의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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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질 게 터졌다.게임 업계에선 항상 '언제고 터지게 될 것'이라고 말이 많았던 현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의 비리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것이다.
(아래는 이와 관련 내가 쓴 기사의 첫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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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15일 ‘게임물 온라인심의시스템’ 구축 계약 과정에서 게임물등급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적발,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인사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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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감사원 자료를 정리한 것)

 감사원에 따르면 게임물등급위원장은  ‘게임물 온라인 심의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행하던  2006년 10월 위원회 근처 식장에 해당 사업 담당자 A씨를 불러 자신의 고교동문인 B씨를 소개했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업 담당자인 부하직원에게 시스템 구축사업을 설명할 것을 지시하고, “시스템 구축과 관련하여 애로사항이 있으면 B씨에게 자문을 받아보라”고 말했다.

 A씨는 며칠 뒤 B씨의 소개로 찾아 왔다는 C(B씨가 회장 직함을 사용하고 있는 회사)사 직원의 방문을 받고 심의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그 결과 사업공고도 나기 전에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업제안서를 미리 작성하고,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세우는 등의 부당행위를 한 C사가 평가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처리돼 시스템 구축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내막을 보면 평가위원들은 이들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위원장이 따로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게임물등급위원장은 자신의 동문인이 C사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며 용역을 수주하도록 도와주고 인센티브를 챙기는 브로커라는 말을 들었고, 직원으로부터 C사가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에 이미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고도 받았다”며 “그럼에도 경위를 파악할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게임물등급위원장은 위원회의 기관장으로서 특정업체 관련자를 사업담당 부하직원에게 소개하는 등 입찰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또 사업 공고 및 사업자 선정 전에 특정업체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의혹이 있을 때는 그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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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감사원 감사 결과 게임물등급위원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사업 입찰을 했다는 것인데,문제는 이런 사례가 이것 하나에 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가 과거에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문제점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는 걸 찾았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  )

게임업계를 담당하던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루머가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의 비리에 관한 것이었다.너무 많아 일일이 기억을 못할 정도였다.사안도 정말 다양했다.당시 기사를 쓰기 힘들었던 것은 제보는 신빙성이 있었는데,결정적인 멘트를 해줘야 하는 사람들이 침묵하거나 번복을 계속했기 때문이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이미 출범 초기부터 입찰 구설수에 휘말리는 등 허다한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게임에 있어서 절대적인 등급을 부여하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기관이 별다른 감시의 눈길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일 것이다.(게임업체 입장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갑중의 갑이다.자신들이 12세로 생각한 게임 등급을 18세로 매길 경우 사업에 엄청난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작은 업체의 경우 사장 및 직원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계,업계에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폐지하고 이를 민간 기구로 전환하는 한편 등급 부여 자체도 절대적인 아닌 권고 수준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것을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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