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본 적이 있으신지? 어느 덧 올해도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생각을 하노라면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좋은 의미로, 어떤 이에게는 나쁜 의미로.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아무러해도 좋은 그런 의미로.

돌이켜보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반드시 어떤 극적인 순간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하루하루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다는 것이 지금의 모습으로, 하나의 결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일 뿐. 그 과정에서 특별히 극적인 결단의 순간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다만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게 아쉬울 뿐. 오늘도 시간은 흘러가고, 알 수 없는 미래를 보면서 한 가지만 붙들고 간다. 나는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누군가에게, 세상에는 어떤 존재와 의미가 될 것인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리나소프트 김성관 대표는 ‘그래 결심했어!’ 따위의 극적인 순간 없이 창업의 길에 들어서 반평생을 창업과 개발에 바쳤다. 그는 삶을 통해 어떤 질문을 던졌고, 무엇을 발견했을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홈페이지 만들면서 시작한 창업인생

부산 동의대학교 컴퓨터공학과 92학번으로 입학한 부산 사나이 김성관. 그는 대학교 3학년때인 1990년대 후반부터 홈페이지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정말 코딩이 재밌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코드 짜는 걸 배우긴 하죠. 하지만 자기가 재밌어서 열심히 파지않으면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갈 수가 없어요. 저는 정말 재밌었어요. 매일 새벽 2-3시까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열심히 코딩을 했죠.”

재밌어서 한 일이 돈이 됐다. 당시 친구가 디자인을 맡고 김성관이 프로그램을 짰다.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외주를 받아 홈페이지를 만들어준 셈이었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들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한달 동안 합숙해서 친구와 둘이 홈페이지를 만들면 500만원은 거뜬히 벌었다고 한다. “당시 한 학기 등록금이 150만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죠. 벌어서 둘이 나눠도 충분히 등록금은 커버가 됐어요.”

코딩을 하다보면 재미있고, 돈도 벌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이렇게 좋은 일이 있다니! ‘이렇게 쭉 하면 되겠다’라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고 있었다. 홈페이지 경지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하는 등 제법 인정도 받았다. PC통신 천리안 나우누리가 유행하던 시절에 그에게는 일감이 더욱 쏟아져 들어왔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 석사과정까지 끝마친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LG전자에 갈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그는 창업을 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어찌보면 철없는 생각일 수 있죠. 그렇게 해서 언제 돈을 버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창업을 하기로 했죠.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일이기도 했구요.”

그의 공식적인 첫 창업은 2002년. 당시 웹에이전시 회사를 차렸다. 그런데 그는 창업을 하고나서 현실의 벽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한다. “‘아 그냥 등록금 벌 요량으로 홈페이지 외주 제작을 하는 것과 창업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지 않더라구요.”

<리나소프트 김성관 대표>

◆모바일에서 기회를 찾다

창업은 했지만 하고 싶은 분야는 잘 손에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전자책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전자책 세상이 곧 올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PC나 휴대폰으로 책을 보는 그런 세상. 이건 좀 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석 달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밤을 새서 전자책 솔루션을 만들었다. 이름 하여 리얼뷰. 생각만 했던 것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감도 생겼다. 이메일 수집기로 전자책 솔루션을 무작정 뿌렸다.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 그때 모 과자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제법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이 회사와 계약을 맺고 카달로그를 전자책으로 만들어주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업체별로 e북도 만들었고 직원들 10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점차 자신감이 생긴 그는 온라인잡지 사이트를 만드는 등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그런데, 결제를 잘 안하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보긴 했는데 결제를 하질 않으니 돈이 안 된거죠. 그때는 비즈니스를 너무 몰랐던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그런 투자나 창업 환경이 아니었는데..”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개인이 만든 동영상(UCC)을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하는 등 관심을 끌었는데, 2007년말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터지면서 회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2008년은 그에게 가장 혹독한 해였다. 왜 내가 창업의 길로 들어섰을까. 이런 생각을 수도 없이 하지 않았을까. 직장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계속 창업만 해와 그러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에 잠깐 회사에 취직해 일도 했다고 한다. 그 와중에도 그는 창업의 기회를 계속 찾았다. 2010년 아이폰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갔다가 모바일 분야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개발의 욕구에 불탄 그는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150만원 짜리 맥북을 ‘질렀다’고 한다. 당시 세 살 난 아들을 주려고 ‘공룡대탐험’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그가 처음으로 만든 앱이었다. 심심풀이로 만든 앱이었는데 제법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많이 받았다.

“아, 앱이 장사가 되는구나. 그런 느낌이 왔어요. 그래서 다시 1인 기업부터 시작했죠. 그게 벌써 2011년이네요. 지긋지긋할 법도 한데, 다시 창업에 뛰어든 셈이죠.”

◆계속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2012년 그는 지금의 회사를 ‘공식적으로’ 설립했다. 리나소프트란 이름을 붙여줬다. “딸 이름이에요. 김리나. 스티브잡스가 딸 이름을 붙인 컴퓨터를 만들었쟎아요? 리사라고. 그 생각이 났어요. 부끄럽지 않은 그런 회사로 키우고 싶은거죠.”

리나소프트는 줄기차게 앱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만든 앱만 15개쯤 된다. 그 중에는 ‘싸가지없는 영어이메일’ 앱과 같은 히트작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넌 얼마나 쓰니’ 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1월에 출시된 이 앱은 지금까지 20만건 정도 다운로드됐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적도 아니다. 다만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넌 얼마나 쓰니 앱’은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패턴을 분석하는 일종의 개인 스마트폰 관리 앱이다. 리나소프트는 이를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이라고 설명한다.

'넌 얼마나 쓰니'는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하고, 어떤 앱을 주로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분석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사용 패턴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화면을 켜는 횟수 측정, 목표 사용시간 설정, 사용시간 알림 등의 다양한 부가기능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복잡한 상세 데이터를 다루지만 깔끔한 디자인과 편리한 조작법으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려나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익적인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게임 앱과 같이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과 제휴를 맺고 사람들의 스마트폰 사용패턴을 분석하는 쪽으로 B2B 사업 개발도 가능하다. 사업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

사용자가 느끼는 장벽이 낮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 이미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버전에 이어 독일어 버전도 출시됐다.

자못 진지해 보이는 그는 성격 못지 않게 앱도 그런 앱을 주로 만들었다고 한다. 좋은 앱을 만들어 (물론 돈도 벌어야겠지만) 사회에 기여도 하는 것. 무엇보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찾아가고, 도전해가는 과정이 그에게 기쁨인 것 같다.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서 해보고 싶어요. 오래전부터 그랬죠. 그러니까 창업을 해서 이렇게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대학때 컴퓨터 언어를 배웠고 거기에 푹 빠졌어요. 어려운 일도 많았었지만 그때 그 기억과 당시 배운 기술로 인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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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 근처 치킨집이 새로 생겼지만 배달주문 하기 찜찜한 생각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맛있는지 검증이 안됐기 때문이다.이런 집은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신생업체라 잘 안나온다.
 #2.피자를 시켜먹고 싶을 때는 꼭 피자 전단지만 안 보인다.반면 자장면이 간절할 때는 주위에 온통 피자 전단지만 넘쳐난다.

‘배달’과 관련된 이런 소소한 애로 사항들은 누구나 평소에 종종 경험하는 일들이다.스마트폰용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 민족’은 이런 고민타파를 기치로 걸고 만들어졌다.이 앱을 만든 회사는 회사 이름인가? 하고 고개를 한번 갸우뚱할 만큼 특이한 ‘우아한 형제들’. 앱 명도 톡톡 튀고 회사 이름도 독특한 이 회사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확 들어오게 만들었다. ‘21세기 최첨단 찌라시’. 소셜커머스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지역 광고 플랫폼이 되겠다는 우아한 형제들을 찾아갔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사장(오른쪽)과 김광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자신들이 만든 앱 ‘배달의 민족’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어보이고 있다.이들 앞에는 그동안 이 앱에 등록된 배달업소들의 전단지 수백장이 깔려 있다>.

◆치밀한 형과 튀는 동생의 새로운 시작
 우아한 형제들을 만나러 간 날은 장마의 끝자락에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던 시점이었다.선릉공원 인근의 골목길에서 찾아낸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 들어가니 머리를 빡빡 민(...이라고 하면 너무 센 표현이고), 머리를 아주 극단적으로 짧게 커트한,비슷하게 생긴 두 남자가 맞이해 준다.우아한 형제들을 만든 김봉진 대표,김광수 CTO(최고기술책임자)다.

 창업자인 김봉진 사장은 4형제의 막내이고 김광수 CTO는 셋째다.위로 형들을 두고 두 형제는 유달리 친했던 것 같다.아무리 형제라도 서로 마음이 통하고 사이가 돈독하지 않으면 같이 창업할 엄두를 내질 못했을 것이다.

 김봉진 사장은 NHN을 다니면서부터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NHN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김 사장은 창업을 고민하면서 실력있는 앱 개발자가 가장 절실했다.그에게는 천만 다행인 것이 친형들이 다 엔지니어라는 점이었다.그는 개발자로 SI(시스템통합)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셋째형(김광수)을 찾아가 같이 사업을 하자고 했다.먼저 깃발을 든 김봉진씨가 사장을 맡고 형인 김광수씨가 CTO가 됐다.지난해 1월 둘이서 창업할 때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는데 올 3월에 법인 등록을 하고 직원도 11명으로 불어났다.

 두 형제는 지난해 앱을 출시하기 전 전국 전단지 광고 대행사업자들을 서울역에 불러모아놓고 사업 설명회를 가졌다.전국 전단지 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우선 구축한 뒤 사업을 시작했다.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 형제들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다.꼼꼼하고 치밀한 형과 톡톡 튀고 발랄한 동생의 환상적인 조합이다.

◆국내 최고 배달 정보 센터
 이런 작업을 했기에 이들은 기존의 그 어떤 배달 관련 정보 사이트나 포털보다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었다.김봉진 대표는 “현재 10만 업소의 정보가 등록돼 네이버나 114 전화안내보다 배달 관련 업소 정보가 더 많다”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배달 전단지를 앱에 넣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목표는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다.모든 배달 전단지를 다 넣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일단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다.지난해 7월 출시돼 벌써 200만명이 이 앱을 쓰고 있다.배달 관련 국내 앱 중 단연 1위다.올 3월과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엔젤투자회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외부의 인정도 받았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가장 방대한 정보를 갖췄다는 점 때문이겠지만 ‘배달의 민족’이라는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이름 탓도 있을 것이다. ‘배달의 민족’ 앱은 실행하면 일단 피자,치킨,중국집,족발 등 음식 종류가 먼저 뜬다.이 중 하나를 터치하면 지금 현재 위치 근처의 모든 배달 업소 정보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UI(사용자인터페이스)는 아주 간결하면서도 기존 지역 정보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소비자 참여형 방식을 택해 신뢰를 높이고 있다.배달을 시켜보고 그 업소의 배달 수준과 음식의 맛과 질,서비스 등을 평가해 별점으로 표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찌라시에만 의존해 배달을 할 때는 얻을 수 없는 정보다.네이버에 검색해서도 쉽게 찾기 힘든 정보다.일단 포털 등을 통하면 이 집이 배달이 가능한 집인지 아닌지를 전화하기 전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별점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주문하는 음식점이라도 어느 정도 사전의 기대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국 지역 상인들의 광고플랫폼이 목표
 이들의 목표는 배달 전단지를 앱에 전부 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전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는 모든 중소상인들의 광고 플랫폼이 되는 것이 그 다음 목표다.실험적으로 지난달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이 앱을 실행했을 때 맨 위에 업소 정보가 뜨게 하려면 월 2만원을 내면 되는 식이다.시작한 지 2주만에 매출이 1억원을 돌파했다.첫 매출치고는 괜챦은 편이다.빠르면 이달말,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배달 업소를 찾을 때 이 앱을 실행시키면, 예를 들어 치킨집을 찾는다고 할 때 집 근처 치킨집이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뜬다.업소입장에서는 어차피 배달의 민족에 등록할 거 이왕이면 월 2만원을 내고 맨 위나 잘 보이는 곳에 정보가 노출되는 게 낫다.

 이런 방식은 업소들 간의 경쟁도 유발하고 있다.“경쟁 업소에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알고 온 업소 주인분들께서 자기도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김봉진 사장의 설명이다.네이버의 검색 광고 모델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어쨋든 현재로서는 업소들은 그리 큰 부담을 들이지 않고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배달의 민족은 향후 소셜커머스와의 접목도 꾀하고 있다.이 앱에서 음식을 배달 주문하면 10%,20% 할인해주는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김 사장은 “배달 업소를 앱에 등록하면 업소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며 “앞으로는 각 업소들이 자신들의 페이지를 관리하면서 소셜커머스처럼 할인도 하고 광고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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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포도트리’라는 회사를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 소개한 적이 있었다.(참조 ; 한국의 스타트업-(25)포도트리 이진수 대표)

그때 올 초 포도트리에서 개발하는 태블릿PC 및 스마트폰 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3월 현재 아직 앱이 출시되지 않았다.그 와중에 최근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아직 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투자를 유치했다? 포도트리는 원래 스타트업치고는 꽤 큰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였다.이진수 대표 본인 뿐 아니라 전 직원이 지분 참여를 했고 김범수 NHN 창업자(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가 상당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또 투자를 받았다면 분명 이 회사가 벌이고 있던 일이 더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마침 이진수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그 동안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궁금했다.회사로 가서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간지 & 크레이지
 그렇게 오랫만에 방문한 게 아닌데도 포도트리 직원은 그새 더 많아져 있었다.작년 처음 방문할 때 10명 남짓했던 이 회사는 점점 인원이 늘어나서 최근엔 35명이 됐다.1개층을 쓰다가 좁아서 2개층으로 사무실을 확장하고 지금도 계속 사람을 뽑고 있다.

 좁게 쓰던 사무실이 넓어져서 그런지 특유의 멋스러운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포도트리는 대표 이사의 이미지와 사무실 분위기,회사 이름 등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회사다.(약간 네이버의 느낌도 나고 말이다) 이런 분위기를 한꺼번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마땅히 생각이 나질 않던 와중에 블로거이자 한국의 스타트업 취재단의 일원으로서 함께 취재를 다니곤 하는 꼬날님은 포도트리를 함께 방문한 뒤 포도트리의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간지 & 크레이지’ .

  정확한 표현 능력이나 특징을 잡아내는 점에서 나는 종종 꼬날님에게 두손 두발 다 들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간지와 크레이지라는 포도트리의 두 특징은 그들의 사무실부터 대표이사,제품,직원들 한명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통일된 이미지다.간지는 이 회사의 분위기를 뜻하고 크레이지는 일에 미쳐 있는 직원들의 분위기를 표현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디테일에 미쳐 있다는 점에서 크레이지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아주 섬세하고 자세하게 끝까지 완벽을 추구해서 만든다는 것이 포도트리의 특징이다.아마 그래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건지 모른다.완벽을 추구하다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포도트리가 타이밍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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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국,5월 미국 등 해외 시장 출시
예전에도 소개한 바 있지만 포도트리가 내세우는 것은 놀라운 가격 0.99 달러에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그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3월말 우선 ‘세계인물학습만화 WHO 시리즈’와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슈퍼 0.99’이 한국에서 선보인다.두 제품 다 0.99달러에 살 수 있다.
 큐브독(CUBE DOG)은 조금 달라졌다.아까 디테일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큐브독과 앞으로 나올 오즈의 마법사 앱은 이 회사 디테일의 극단을 보여주는 제품인 것 같다.(사실 눈으로 봐야 해서 말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
 하여간 큐브독이 달라진 것은 무료 앱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무료로 뿌리고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라고 한다.처음 봤을 때 놀라움을 줬던 오즈의 마법사 앱은 더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가지고 놀 것이 많아졌다.포도트리는 여기에 더해 피터팬도 앱으로 준비하고 있었다.이것 역시 단순 옛날 동화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게임성을 가미해 앱을 가지고 놀면서 동화를 즐길 수 있게 구현하고 있다.큐브독과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5월 이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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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버전은 따로 제작,대대적인 마케팅도 준비
 포도트리는 벤처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1등 상금 10만달러인 World Vocabulary Challenge다.총 상금은 15만 달러.올해 안에 전 세계의 슈퍼 0.9 유저들을 대상으로 영어 단어 경시대회같은 것을 열겠다는 것이다.
 슈퍼 0.99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영어 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전 세계에서 누가 영어 단어를 많이 아는지를 이 벤처기업이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열겠다고 하니 일단 그 큰 통에 기가 질리기까지 한다.

 슈퍼 0.99나 큐브독,오즈의 마법사 등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포도트리의 앱들은 모두 디테일에 강하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이는 해외 버전도 국내 버전의 번역 수준으로 내놓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슈퍼 0.99는 책 1000권의 분석 결과이고 WHO? 시리즈 역시 출판사가 한 영문 작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들이 달라붙어서 따로 영문화 작업을 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미국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 특화된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창업멤버인 박종철 이사는 지진 피해의 와중에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출시 일정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 쪽은 미국통인 김유진 이사가 담당하고 있다.미국 마케팅 에이전시를 구하기 위해 이진수 대표가 숱하게 미국 출장을 직접 다니며 영어로 발표를 하고 대상을 물색했다.

 바로 전에 소개했던 와플스토어는 지금까지 만난 어느 회사보다 디테일에 강한 회사이고 그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런데 조지훈 와플스토어 대표도 이런 말을 했다.“디테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와 겨뤄도 자신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두려운 상대가 있다면 포도트리라고 말을 합니다.”
 이진수 대표 표정을 보니 시험 준비를 다 끝낸 것 같았다.이제 시장에서 평가받을 일만 남았다.아직 앱이 출시도 되기 전에 30억원을 투자한 투자회사들이 투자를 잘 했는지 곧 판가름이 날 것 같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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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3월 앱을 출시한 지 6개월만인 9월에 100만 회원을 돌파했고 금주중 200만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스마트폰 가입자 400만명 중 절반 가량이 카카오톡을 쓰는 셈이다.매일 4-5만명씩 가입하고 있는 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안에 300만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관측이다.

 카카오톡의 장점은 기존 휴대폰 메신저와 인터넷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가 가진 장점을 결합한 데 있다.휴대폰 메시지 서비스는 간편하지만 다양한 기능이 없다.웹에서 쓰는 SNS 서비스는 즉시즉시 연락하는데 한계가 많고 무엇보다 내 정보를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볼 가능성이 항상 있다.하지만 카카오톡은 메신저의 편리함,즉시성과 기존 SNS의 다양한 기능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카카오톡때문에 친구나 동료 그룹과 상시적으로 채팅을 하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번개모임’도 가능하게 만들었다.소개팅도 카카오톡의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다.

 카카오톡이 과거 싸이월드의 열풍을 연상케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강력한 네트워킹 기능 때문이다.자신의 전화번호에 등록돼 있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이 서비스는 다른 어떤 종류의 소셜 네트워킹보다 긴밀한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아는 사람들끼리 수시로 모바일 접속으로 모이거나 대화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의 소셜 그래프가 가장 강력하다”고 지적한다.

 카카오톡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카카오라는 업체는 30대 초반의 젊은 이제범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2007년 설립될 때 이 회사는 한게임과 NHN의 창업자로 유명한 김범수 사장이 만든 회사로 더 알려져 있었다.김범수 사장의 이름에 가려 이제범 대표가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

 올 여름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만났을 때 카카오톡의 수익 모델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그때 김범수 의장은 아직 고민중이라고만 답했다.아직은 마땅히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만 한 것이 없다고도 덧붙였다.최근 이제범 대표를 만나서 다시 수익 모델에 대해 물어봤다.뜻밖에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하지만 할 것은 많습니다.아이디어도 많고요.얼마나 적정한 타이밍에 풀어놓느냐가 문제입니다.”라고 답했다.

< 카카오 이제범 대표가 카카오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카카오는 판교벤처밸리로 최근 사무실을 옮겼다.사진은 한국경제신문 신경훈 부장께서 찍어주셨다.>

아이디어가 어떤게 있을까.디지털콘텐츠를 판매하는 것도 고려중이고 선물하는 기능 등도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이 대표는 “카카오톡을 오픈플랫폼화하려는 계획도 있습니다.이 밖에 몇가지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카드를 보낸다고 할 때 모바일에 특화된 카드를 보낼 수 있게 하거나 다른 앱과 연동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벤처간 시너지가 나지 않은 것,토대가 마련되지 않는 것에 대해 김범수 의장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고민중입니다.사내에서 수익 모델과 관련해 논의를 하다보면 롤링페이퍼 이런 아이디어도 있고 많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서드파티와의 협력도 가능합니다.”

 한가지 더 궁금한 게 있었다.통신사들이 유사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선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네트워크효과에 의한 선점이 무섭다고 생각합니다.대기업들이 한다고 반드시 더 뛰어난 것은 아니죠.모바일에서는 작은 조직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오픈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그게 우리의 강점입니다.모바일에서는 게임의 룰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 준비는? 여름에 김범수 의장과 만났을 때 그는 해외 진출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었다.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당초 9월쯤 해외로 나가려고 했었는데 한국에서 유저가 너무 급속히 늘면서 안정화 작업과 서버 확충 등을 우선시 하고 그 다음에 하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안정화가 핵심이라는 소리다.

 “가입자가 200만명이면 하루에 2000만개의 대화가 오고갈 수도 있습니다.수천만의 대화가 오고가도 문제가 없게끔 안정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외 준비는 지속하고 있다.11월에 일본 버전부터 출시하고 영어 버전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톡이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통할까. “일본과 중국은 시장 시장 초기입니다.이럴 때 들어가서 역시 이곳에서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노려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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