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렬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장은 문화부에서 역대 게임산업을 담당했던 팀장(과장) 중 가장 솔직한 사람으로 손꼽힌다.소탈하고 선뜻 말하기 어려울 것 같은 발언도 그는 거침없이 한다.그렇다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말하길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문제가 주어졌을 때 발언을 회피하는 등 뒤로 빼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대 게임산업팀장들과 차별화된다는 평을 듣는다.

<이영렬 팀장.한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모습.그는 개인적으로는 집에 가서 아들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이기도 하다.>


 PC방 등록제 문제로 최근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사무관 둘과 함께 나온 그는 여전히 기운차고 익살스러워(?) 보였다.PC방 등록제 시행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6개월 시행이 연기된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요즘 게임사들이나 PC방 업주 및 관련 단체들과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입법 취지에 기반해 등록제 자체를 무효로 할 수는 없죠.하지만 등록을 하게 하되 편의를 보도록 하고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규제 부분을 완화해주면서 조정하면 충분히 마찰을 줄이면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문제가 됐었던 PC방의 면적 제한과 관련해서도 그는 "탁상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솔직한 그의 스타일다운 발언이다.

 "건교부하고 계속 얘기를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도대체 면적을 제한하는 것이 사행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답이 안나온다는 것이 뻔하거든요.그런데 일단 제한을 가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물러서지를 못하는 겁니다.나중에 문제가 혹시 생길 경우 처음에 제한을 했다가 왜 풀었냐라는 문제가 제기됐을 때 누군가 책임져야 하거든요.그게 싫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상식적으로 너무나 뻔하고 도무지 현실과 맞지 않는 그런 규제가 이뤄지는 거죠.어쨋든 이 부분도 계속 문제제기가 되면서 다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위축되면서 폐지 주장까지 일어나고 있는 지스타와 관련해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영렬 팀장은 "지스타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인지,말을 아꼈다.

 "지스타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이미 내부적으로도 2회때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구요.하지만 지스타가 이뤘던 성과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분명히 의미가 있었습니다.그런 부분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중입니다."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그는 "완전히 없애 버릴 수도 있고,처음부터 기획을 다시 해서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아무 변화없이 지금 이대로 끌고 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헀다.하지만 그의 말하는 어투를 봐서는 아무 변화가 없을 것 같진 않았다.그가 단정짓진 않았지만 지스타는 완전히 없어지거나 또는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두가지 안건을 놓고 논의중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게임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는 겁니다.어떤 산업을 봐도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드러낼 만큼 잘하고 있는 분야가 별로 없습니다.실행 방법에 대해서 조금씩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잘 조정해 가야죠.그게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니겠습니까.자원의 권위적 배분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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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에 올린 글을 통해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께 국제 게임 전시회를 표방한 지스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전했다.나 자신의 개인적인 판단을 올리기 전에 게임 분야에서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연구하고,직접 비즈니스를 해 온 사람들의 시각을 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내가 본 시각에서 지스타 관람평을 써보고자 한다.

◆위기의 지스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지스타의 현실은 ‘위기’라는 한 마디 말로 압축할 수 있다.백 마디 말이 필요없다.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그것을 느낄 수 있다.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의 3홀과 4홀에 걸쳐서 구축된 지스타2007 B2C 전시장의 3홀쪽 입구에는 Xbox360부스가,4홀쪽 입구에는 GPAX가 데드식스란 게임명으로 부스를 구성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휑~한 전시관>

 데드식스 부스는 조금 낫지만 Xbox360부스는 ‘성의 없음’ 그 자체였다.아마 도쿄게임쇼나 E3 등 다른 국제 게임 전시회를 가 본 사람들이라면 그 곳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전시관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알 것이다.지스타 Xbox 전시관은 ‘전시관의 치욕’이라고 불렸던 작년 Xbox 전시관보다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버스를 한 대 배치해 성의 표시를 하려고 한 것 같지만 부스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휑함은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더욱 가슴아픈 것은 그래도 Xbox 전시관에 사람이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왜? 그래도 여기서는 간단하게 즐길만한 게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비록 돈은 거의 들이지 않고,마치 등떠밀려 구성한 듯한 전시관이었지만 할 만한 게임 콘텐츠가 있다는 면에서 Xbox 전시관은 실용적이었다.

 150여개 업체가 전시관을 구성했다고 지스타 조직위는 발표했지만 관람객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업체 부스 수는 10개 남짓이다.나머지는 모르고 지나칠 정도의 부스이거나 시늉만 낸 부스들이었다.참여 업체가 많지 않고 신작 게임이 부족하니 게임 전시회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

◆시간이 아깝다!!
 지스타 관람료는 5000원.사전 등록을 한 경우는 3000원이다.기자들은 프레스 출입증을 따로 받기 때문에 따로 관람료를 받지는 않는다.하지만 작심하고 지스타를 취재하러 간 입장에서 돈보다 더욱 중요한 시간이 아까운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아침 8시에 도착해서 오후 6시까지 있었지만 결론은 ‘시간이 아깝다’였다.오전 10시부터 관람을 시작할 경우 아무리 꼼꼼이 들여다봐도 2시간이면 충분했다.3박4일동안 봐도 다 못 보는 예전 E3 같은 대회는 물론이고 하루가 부족했던 도쿄게임쇼와도 비교할 바가 못 됐다.
 지스타의 모습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현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영렬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장도 “지스타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한국 게임산업이 크게 위축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탄식했다.

◆새로운 게임은 없어도 관람객은 북적.
 이렇듯 형편없는 지스타의 외형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은 북적댔다.전체적으로 관람객 숫자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니,면적당 관람객 수는 훨씬 많은 셈이다.부스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축소됐는데 관람객이 비슷하게 들어왔으니 KINTEX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 것 처럼 보였다.

 신작 게임도 별로 없고,참가사도 적었는데 관객은 왜 지스타를 많이 찾았을까? 일단 관람료가 싸다.물론 그 비용도 아깝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그리고 초기부터 걸스타로 비아냥을 들을 만큼 지스타의 핵심은 늘씬한 여성 도우미들이다.도우미들을 보려고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부스를 돌아다녀 보면 게임을 해보는 사람보다 도우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다.

 와서 하루종일 도우미 사진만 찍어가는 사람들이 과연 정말 게임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까?이런 장면을 보는 참가업체 관계자들의 속은 어떨까? 이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전시회 참여를 안하게 되는 것이다.게임 홍보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 관람객으로 북적인 한게임 부스>

 개인적으로는 한국 사람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볼 게 많지 않음에도 아이들 손을 붙잡고 온 부모들이나 학교를 파하고 교복 차림으로 곧장 온 학생들의 모습에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꼈다.게임은 여전히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콘텐츠이고 누구나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엔터테인먼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게임 보다는 레이싱걸이나 수퍼모델급 수준의 모델들 사진을 찍으려고 오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기념품 건지려고 오거나 공연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었다.물론 이런 것이 게임 전시회의 흥을 돋구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고 이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요소(공연,기념품,모델 등)가 게임 전시회의 본질적인 면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다.있으면 좋고,없으면 그만인 것이다.조직위원회가 이런 것을 내세워 지스타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포장을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전시 준비에 한창인 엔씨소프트부스 도우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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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지난 8일 개막한 '지스타2007'.개막 첫날 전시장 부스를 돌아다니다가 흔히 말하는 유명인들과 게임업계,인터넷업계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첫날이 비즈니스데이였던 데다 행사가 집중되는 바람에 업계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그들과 나눴던 대화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간추렸다.

"국제 전시회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해외 업체들이 이렇게 참가를 안 하다니" 

-강신철 넥슨 공동대표

 

"업계 입장에서 지스타는 이제 참가할 필요가 없는 행사가 됐다.비용대비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부스 참가한 한 게임업체 부스디자인 책임자

 

"지스타가 업계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일부 회사들은 신작 게임과 새로운 계획으로 가득차 있지만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는 업체들이 너무나 많다."

-서원일 네오위즈 해외사업본부장

 

"오늘날 한국온라인게임이 처한 위기 상황을 지스타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G스타의 G가 Game이란 뜻으로 알려졌지만 작년까지는 Girl 스타로 불리다가 올해는 Good-bye 스타가 됐다" 

-석주원 PC플레이어 기자

 

"아니,NHN 한게임 부스가 넥슨 부스보다 작다니! 한게임,더욱 분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리카와 아키라 NHN재팬 대표

 

"우리는 좀 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게임의 온라인화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애정과 자존감이 필요할 때다"

-데이비드 리 넥슨 재팬 대표

 

"지스타를 국제 전시회로 키우기 위한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게임전시회 부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민 것이 먹히고 있다고 본다."

-김창근 NHN 퍼블리싱 본부장

 

"올해 정말 걱정이 많이 되는 한해였는데,슬기롭게 잘 버텨나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내부적으로 논란이 많았지만,내가 끝까지 지스타 부스 참가하지 말자고 주장해 안 오게 됐다.회사를 위해서는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모 게임업체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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