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홍대앞 V-Hall에 열린 트위터 파티에는 무려 200명이 넘는 국내 트위터인들이 모였다.누가 강제하지도 않았는데,참으로 많이들 모였다.인터넷 문화의 얼리 어답터이자 140자 트위터의 마력에 푹 빠진 이들의 모임은 참으로 요란+시끌벅적했다.모처럼 만나는 활기였다고나 할까.

이번 트위터 파티는 인터넷기업협회 허진호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허 회장이 지난 달 중순께 몇몇 지인들과 '트위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볼까?'하고 제안한 것이 시발점이다.메타브레인 강미나 대표,구글의 체스터님,다음의 박재범님,앤써미의 꼬날님 등 실력있는 행사 기획자(?)들이 뭉쳐서 9월10일로 날짜가 결정됐다.

당초 200명으로 제한했지만,참가 신청이 몰리면서 250명으로 늘렸고 예상대로 파티 당일날 V-Hall은 정말 넉넉하게 서 있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붐볐다.스탠딩 파티라는 한국적이지 않은 이런 형식에 이들은 어찌나 적응들을 이리 잘 하시는지.

오직 트위터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금방 그 자리에서 친구가 되고,즉석에서 트위터 아이디를 교환하면서 서로의 follower가 됐다.미국의 twitter에서 이를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생각을 금방금방 표현하고,쉽게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럼 가장 큰 단점은?

현장에서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눈 이찬진 대표의 말이 재밌다. "블로그는 한참 동안 생각하고 1시간은 끙끙거려야 글을 쓸 수 있는데,트위터는 정말 잠깐이야.빠르고 편리해서 좋더라구.그래서 요즘엔 블로깅도 트위터로 그냥 하게 돼.140내로 생각이 제한된다는 게 단점이라고나 할까?(웃음) 몇 번씩 끊어서 올리면 되지 뭐"

 

혹시 신청하셨다가 못 가신 분들,뒤늦게 알고 땅을 치신 분이 있다면 사진으로나마 분위기를 엿보시길..

<트위터파티 운영진들의 함성이 느껴지십니까? ㅋㅋ>

<인디밴드의 공연 모습>

<공연시작 전 자유로운 대화..수다..자세히 보면 조기 안쪽에 저도 보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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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업계의 동향을 보면 싸이월드 출신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가히 싸이월드 출신들이 한국의 SNS산업을 앞장서서 선도하는 분위기다.국내 최대의 SNS를 구축했던 SK컴즈의 싸이월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이들이 최근 2-3년새 회사를 나와 SNS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우선 대표적인 인물로 싸이월드 창업 멤버 중 한 명이자 싸이월드재팬의 대표를 맡았던 이동형씨가 있다. 그는 지난 해 SK컴즈를 나와 런파이프라는 SNS를 새로 차렸다. 이동형 런파이프 대표는 싸이월드재팬의 철수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 회사를 나와 국내로 복귀,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일본에 있을 당시부터 품고 있던 마이크로블로그의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기기 위해서다. 런파이프는 이야기가 파이프를 타고 흐르듯 인터넷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윤지영 미디어레 대표이사 역시 SK컴즈의 임원 중 하나였던 인물로 인터넷미디어연구소장을 지내다 작년에 SK컴즈를 나와 회사를 차린 케이스다.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당시 유현오 SK컴즈 사장의 부름을 받아 SK컴즈에 입사했었다. 윤 대표는 글을 이어쓰면서 온라인에서 거대한 지식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글을 쓰는 가운데 사람들 가운데 SNS가 형성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박지영 넥슨 부장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기획,‘싸이신화’를 터뜨린 싸이월드 초기 멤버 중 하나다. 그는 미니홈피의 ‘미니룸’과 ‘페이퍼’를 만든 핵심기획자로 싸이월드가 설립된 지난 1999년부터 회사에 몸담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미니홈피의 차세대버전 ‘홈2’가 실패하자 상당한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부장은 지난 해 넥슨별팀에 합류,SNS 게임이라는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싸이월드 원년멤버로 가상현실서비스 ‘미니라이프’ 론칭을 진두지휘한 신병휘 그룹장도 지난해 박 부장과 비슷한 시기에 퇴사해 네오위즈 인터넷으로 옮겼다. 그는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이 대표로 있는 네오위즈 인터넷에서 새로운 인맥관리서비스(SN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싸이월드 출신들의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싸이월드의 성장 정체가 본격화되던 2007년을 전후로 해 조직의 활력이 저하되고(물론 지금의 싸이월드는 다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개혁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오면서 이들이 회사를 나왔다고 할 수도 있다. 싸이월드에서 한가닥 했던 이들이기에 자신이 생각하는 SNS의 다른 가능성을 찾아 떠났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이 퇴사하기 전 시도한 서비스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끼와 아이디어를 갖춘 이들이 제2의 싸이월드를 만들어낼 각오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그 자체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도전에 너무 인색한 요즘같은 시대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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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미국은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한국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IT전문 인터넷매체 씨넷은 25일 미국통신노동자협회(CWA)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인터넷 속도가 평균 20.4mbps로 가장 빠르다고 보도했다.한국에 이어 일본(15.8mbps)이 2위를 차지했으며, 스웨덴(12.8mbps), 네덜란드(11.0mbps) 등이 그 뒤를 이었다.미국은 평균 5.1mbps로 조사대상 58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접근성에서도 싱가포르 네덜란드 덴마크 대만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C WA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미국보다 무려 4배나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미국이 한국의 현재 인터넷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15년이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미국은 그동안 인터넷 속도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내 모든 가정에 광대역 통신망을 보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초고속 인터넷 구축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뉴스를 보면서,정말 미국에서 인터넷 쓰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통상 집에서 사용하는 무선인터넷의 경우 다운로드하는데 100kbps가 나오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뉴스에서는 4배라고 했지만 체감하는 수준은 그보다 더한 것 같다.아울러 뉴스에서는 미국의 평균 속도가 5.1mbps라고 했지만,과연 이 정도 속도,아니 이 것의 5분의 1 정도의 속도가 나오는 데가 과연 얼마나 될까?

동부의 경우 그나마 좀 낫다고 하는데,내가 있던 서부의 경우 100-200kbps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수준으로 다운로드하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끊기기도 일쑤다.그런 환경에 있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인터넷을 사용하면 정말 놀랄 수 밖에 없다.

왠만한 파일은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자마자 종료돼버리는...20mbps를 실제로 체감하진 못했지만 12-13mbps 정도는 어디서나 가뿐하게 나오는 것 같다..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이...

인터넷 환경은 역시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별로 없다.그런데 이 빠른 인터넷으로 한국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주제를 살짝 바꿔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사실 우리는 속도 얘기는 그만할 때가 됐다.우리에겐 어찌보면 더 이상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속도 빠른 것은 다 알고 있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속도가 빠른 만큼 우리의 인터넷엔 얼마나 가치 있는 정보가 있는가? 그 빠름을 활용할만한 무엇이 있는가.속도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 그 다음은 무엇인가를 논의해봐야하지 않을까.그런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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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산업에 최근 5년간 혁신이 없었다."

지난 연말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취임한 주형철 대표가 오자마자 직원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업계 뿐 아니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염두에 두고,혁신을 주문한 것이긴 하지만 그의 발언은 혁신 부재로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인터넷산업의 고민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아바타,지식검색,싸이월드 미니홈피,카페 등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등장한 지는 벌써 5-6년도 훨씬 넘은 옛날 일이 됐다.그 이후로 국내 1위 인터넷기업인 NHN 뿐 아니라 어떤 주목할 만한 혁신이 이 산업에서 등장하지 않았다.지금도 국내 주요 인터넷기업들을 먹여살리고 있는 것은 과거 등장했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었다.

해외에서,특히 미국에서 새로운 혁신들이-검색과 SNS,동영상과 이미지,디지털 라이브러리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계속해서 나오면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활기를 불어넣는 동안 우리가 혁신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 대표의 지적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운 시도에 인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답 또한 정확히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그것은 기업들의 잘못인가?
포털 위주의 산업에서 안주한 것인가?
아니면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인가?
그렇다고 해도 소비자를 원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혹은 애매한 크기의 한국 시장이 지닌 한계인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진 혁신만으로도 시장이 이미 포화에 이르고,그로 인해 더 이상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지금 한국의 포털들은 자신들을 있게 해 준 네티즌들로 인해 급성장하고 혁신을 이뤘지만,이제는 그 소비자들에게 매몰돼 혁신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 몰린 것인가?

그렇다면 전형적인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여기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겠지만-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다 보니 그런 결론에 온 셈이지만- 더 이상의 혁신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이 자랑해왔던 인터넷의 경쟁력은 빠르게 사라질 것 같다.

한국의 포털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지금 자신들이 성공에 이르른 기반을 탈피해야 할 것이고 그것은 어찌보면 자신들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 될 지 모른다.그렇기에 어려운 노릇이다.어쩌면 그런 시도는 지금의 포털들이 하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

지금 시장의 질서가 한번쯤 뒤집히기 위해선 다른 모험가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10년 남짓한 한국의 인터넷산업.벌써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진 이 산업에서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을 내가 유심히 보는 이유다.때가 무르익고 있는 것 같다.성공과 실패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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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들어온 뒤 주요 인터넷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과 몇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대화를 나눌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그 분들과의 대화를 복기하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모두 대화 중에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는 거였다.

"한국의 포털,아니 인터넷 기업이 꼭 해외에 나가야 할까요? "

 이런 질문릉 대부분 해외 사업 성과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다 불현듯 이뤄졌다.

회사는 다 달랐지만 놀랍게도 발언 내용은 다 비슷했다.발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지금껏 10년 동안 한국 인터넷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는 모두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별 시도를 다 해봤다고 자부했지만 아무것도 안 됐다.
3.인터넷 비즈니스는 문화적인 영역이 너무나 큰 데, 한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서비스는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외국에서 통하기 힘들었다.
4.해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국내 경쟁도 치열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꼭 해외 진출을 해야 할까?

어떤 분은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정리해서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금으로선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하기 힘들겠다고..한편으론 아주 솔직한 대답이기도 하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답이 보이지 않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그 많은 시간과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그러면서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 필요한 인재와 투자 비용을 소모해 왔다는 것이다.한국 인터넷산업사를 주름잡았던 인물들이 대부분 해외에 나가서 쓴 맛을 본 마당에 또 다시 그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을까?

대화를 나누다보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들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 같다.정말 그런가?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 서비스에 주력하고 충분히 경쟁력이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을 쌓을 동안 외국 기업들도 자기네 시장에 안주하면서 놀기를 기대하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1년간 한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콕 집어 얘기하지 않아도 짐작하실 것이다- 수장들이 바뀐 것을 보면서 어쩌면 해외 진출은 앞으로 당분간-또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고 '돌진 앞으로!' 할 수 있는 창업자 또는 창업 공신 CEO의 시대가 가고 전문 경영인의 시대가 오면서 더욱 그렇다.당장의 실적이 중요하다면 해외 시장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비용만 날리고 경영 지표만 나쁘게 할 뿐이다.주가만 떨어뜨린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지적한 것도 정확하기 그지없다. 현실적으로 그들의 발언은 모순이 없어 보인다.비록 기업가의 야수적 본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하지만 말이다.그렇기에 더욱 한국 인터넷기업의 해외 진출의 미래가 우울해보인다.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보다 더 젊은-돈은 더 적지만 시장을 가리지 않고,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만 더 열정이 넘치는-벤처인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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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벤처 2.0 시대

뉴미디어 세상 2009. 6. 19. 15:38 Posted by wonkis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최근 두드러진 점은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벤처를 창업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나 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에서 2005년을 전후해 웹2.0 기업들이 본격화되면서 제2의 벤처붐이 일었다면 웹2.0기업의 활약이나 산업에서의 파급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혹은 한국에서는 애시당초 웹2.0 성격이 상당히 반영된 1세대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것을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도 2기가 시작됐다고 표현하고 싶다.또는 유행처럼 일었던 말을 활용한다면 인터넷 벤처 2.0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굳이 한국에서 웹 2.0보다 1세대들의 복귀 또는 재도전을 2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과 함께 이들이 시도하는 서비스들의 동향,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움직임이 한국적인 벤처 창업 현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벤처 1세대들의 새로운 도전.
이런 경향은 2007년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NHN의 창업자이자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손꼽히는 김범수 사장이 그해 여름 NHN USA 사장을 그만두고 공식적인 모든 직함을 내놓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김범수 사장은 작년에 위지아이닷컴을 오픈하면서 벤처 창업 일선에 복귀했다.
 나성균 사장과 함께 네오위즈를 만들었던 장병규 사장이 비슷한 시기 움직인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장병규 사장 역시 게임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를 만들고 벤처 창업 일선에 다시 뛰어들었다.장병규 사장은 이미 그 이전에 첫눈이라는 매우 실험적인 검색 벤처를 시도한 바 있으니 그는 공식적으로만 3번째 창업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대부로도 불리던 허진호 전 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일선에 복귀했다.그는 물론 창업이라는 형태를 띄진 않았지만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기에 그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1999년 프리챌을 창업해 한국 인터넷 벤처 1세대 인물에 속하는 전제완 사장도 최근 유아짱을 창업하면서 일선에 복귀했다.전제완 사장은 신개념의 쇼핑몰이란 컨셉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옥션 창업자였던 이준희 사장은 하루에 딱 한가지 물품만 파는 원어데이라는 쇼핑몰로 이 분야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잘 알려진 형용준 사장은 최근 신개념의 오디션 사이트 스토리투필름닷컴(story2film.com)을 오픈,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이와는 조금 사례가 다르지만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은 지난 해 4년여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왜 1세대의 복귀인가.
1세대들 복귀의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서다.그리고 아주 실험적인 일을 하기엔 기존의 조직은 덩치가 너무 크다.이들의 DNA 자체가 벤처 DNA라는 설도 있지만,Who knows? (어떤 이들은 몸속에 벤처의 피가 흐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공동 창업자 또는 자신이 만든 조직과의 갈등 때문인 경우도 있다.이 역시 기존의 조직에서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어려워진 케이스다.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안정된 곳을 뛰쳐나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케이스라면 정말 이들이야말로 일찌기 경제학자 케인스가 언급한 야수와도 같은 기업가 본능을 가진 인물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1세대들의 복귀를 매우 한국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이는 새로운 벤처 기업 발굴,지원에 인색한(혹자는 전혀 없다고도 한다) 한국적인 벤처 투자 상황에 비춰 볼때 기존의 성공을 통해 자금력을 갖춘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벤처 창업을 하는 사례 자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벤처 창업 환경이 1세대들의 복귀를 이끌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년전과 다른 점? 같은 점?
사람은 같다.하지만 그들의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이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성공의 경험이다.그리고 이것은 바로 가장 큰 독이 될 수도 있다.어쨋든 이들의 성공 경험은 일찌기 보기 힘든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이들의 움직임이 항상 주목되는 이유다.
성공 경험만 있는 게 아니다.일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의 성공을 기반으로 자금 기반을 갖추고 있다.외부에서 돈을 끌어올 필요도 없고,혹 그런 시도를 하다가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자기 돈을 투자해서 하면 된다는 거다.
 돈도 있고 경험도 있지만,이게 다는 아니다.이들은 여전히 아이디어로 반짝인다.김범수,전제완,장병규,이찬진 등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은 팔팔한 20대들 못지 않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로 의욕에 불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또 다른 대박을 낳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건 아무도 모른다.아이디어와 돈,그리고 경험의 3박자를 모두 갖췄지만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불확실한 시장의 힘이기도 하다.
 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뭘까? 사람이다.그러고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보여도 역시 사업은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다.정말 적재 적소의 쓸만한 인물을 찾기란 그들이 창업하던 10년,15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왜? 이제는 이 분야에도 NHN,엔씨소프트,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안정된 직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인재들을 흡수해간다.인력 시장에서의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은 끝났는지도 모른다.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이들의 두번째(혹은 세,네번째)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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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 소식을 해외에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한국에서도 그렇지만 금요일 오후인 미국에서도 주요 언론들은 민주국가의 바로 전직 대통령이 자살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에 대해 급보를 올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나 정치 철학에 100% 동의하지 않았었지만,그가 추진해 왔고 진행하고 있었던 인터넷을 통한 민주주의 실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그것도 너무나 젊은 나이에-노 전 대통령이 추진해왔던 인터넷 민주주의의 다양한 실험이 무위로 끝나버릴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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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터넷 섬나라?

뉴미디어 세상 2009. 5. 21. 14:54 Posted by wonkis
지난주에 열렸던 구글 Searchology 발표를 들으면서 난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게 있었다.바로 일본이었다.이날 발표를 하는 사람들마다,마치 약속이라도 했는지,일본과 관련된 것을 꼭 한가지 이상씩 짚었다.

자신들의 검색 기술이나 새로운 검색 트렌드를 이야기하면서 일본의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거나,일본의 검색 동향,심지어 사람들이 검색을 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들 때도 (영어로 된 다른 단어를 사용하거나,다른 언어를 예로 들을 수도 있을텐데) 꼭 일본어로 예를 들었다. 이를테면 스시를 먹고 싶어서 스시를 검색한다고 치자, 또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벤또를 살 수 있는 음식점은 어디 있을지 모바일 검색을 해보자 등등...

뭣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일본과 관련된 것을 예로 들었을까.중국어 화면이 한 번 비춰진 것을 제외하면 이날 발표장에서 영어권과 관련된 부분을 빼면 나머지는 전부 일본어 자료 화면이나 일본과 관련된 인터넷 자료였다.

구글이 일본에서 잘 하고 있어서 그런가? 일본이 인터넷에서 그만큼 떠오르는 나라여서 그런가? 일본어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라고 하던데,그래서 그런가?

이날 아마 이런 걸 신경쓰고 있었던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것 같다.모르겠다.동양인 기자로는 나를 제외하곤 2명의 일본 기자가 더 있었는데,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는..

내가 이런 게 그날 유난히 신경이 쓰였던 것은(그냥 신경이 쓰였다.궁금하기도 하고..딱히 기분 나쁘다거나,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요즘 비슷한 일들이 자꾸 주변에서 반복되기 때문인 것 같다.

구글 Searchology 발표가 있기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저널리즘쪽 분들과 티타임을 갖다가 내가 한국의 인터넷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내 얘기를 한참 듣던 그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다.

"그러면 일본은 어떤가요?"

(한국 얘기를 한참 하는데,왠 일본?) 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그럴 순 없고,
"글쎄요..일본은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왜 그러시죠?"

"아니 한국 얘기를 듣다보니 일본이 궁금해서요."

그리고 한참동안을 일본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다.내가 설명을 잘 못해서 그런가? 마치 한국에는 별 관심도 없다는 듯한 느낌이었다.내가 자꾸 받는 느낌은-나만의 착각이길 바라지만-미국에서 내가 만나는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라는 분들이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나 미디어의 변화 등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잘 돼 있고,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며,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갖고 있고,온라인 토론장이 활발하다.인터넷으로 아주 발달해 있는 나라이다. 끝.'

맥이 빠질 때도 많다.일본이나 중국 발표가 나올 때는 열심히 듣던 이들도 한국 얘기가 나오면,바로 물어본다. "그럼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요?"

한국에서는 스스로 IT가 아주 발달해 있고,가장 앞서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사실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에 가든 일본에 가든,유럽에 가든 그런 생각은 비교적 우리만의 착각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게 다다.

대략 그렇게 생각하고 거기서 끝이다.더 이상 관심이 없다.스탠포드에서 만난 한 파키스탄 출신 기자는 나에게 이런 의견을 말했다. "한국이 인터넷에서 아주 앞서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정보가 많이 제한돼 있는 것 같습니다.제가 동료들에게 어렴풋이 듣기는 한국에서 의미있는 일들이 많은데 그 안에서만 정보가 돌아다닌다고,한국어에 접근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얘기를 듣다보면 한국만 인터넷 섬나라 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오고가는 배도 없고,다니는 길도 없는?) 한국은 인터넷에서도 자기들끼리만 논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뭐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관련된 논의를 하다보면,하도 맥이 빠질 때가 많아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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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 창업 멤버들의 행적

뉴미디어 세상 2009. 5. 1. 23:34 Posted by wonkis

지난해 초 프리챌 창업자 전제완 사장의 소식을 접하게 된 이후로 나는 계속해서 당시 그와 함께 프리챌을 창업했던 인물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제완 사장이 2002년 12월 3일 급작스럽게 구속된 이후 아주 짧은 시간에 전제완 사장이 만든 프리챌이란 기업은 해체돼버렸다.전 사장의 표현대로 200명이 넘는 직원들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회사를 나갔고 창업자는 한명도 프리챌에 남아 있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됐다.1999년 7월 전제완 사장의 집에 모여 (주)자유와 도전을 만들었던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또 2000년 1월 최초로 서비스를 오픈할 당시 주축이 됐던 30여명의 준 창업 멤버들은 어디 있을까?

아직 절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들의 행적을 보는 것은 한국 인터넷을 인물 중심으로 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이들 중 상당수가 그 뒤로도 업계에 남아 계속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제완 사장과 일부 창업멤버들에 따르면 1999년 전제완 사장 집에서 모여서 프리챌의 최초 사명인 (주)자유와 도전을 만들기로 결의한 사람은 모두 7명이라고 한다.전제완,윤태중,김용진,이태신,예덕호,이정수,김정준.이들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조인한 인물들로는 문규동,이확영,변창원,이상원,서해진 등이 있다.약간씩 엇갈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아주 초창기엔 이들 12명이 중심이 됐던 것 같다.

전제완 사장의 행적은 이미 여러 차례 썼으니 생략하기로 하겠다.이 중 가장 특이한 인물은 예덕호씨인데,이 분은 지금은 선교사가 되어 해외에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김용진씨 역시 업계를 떠난 인물인데 이 분은 지금 동화마루라는 기업의 사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계에 남아 있다.이태신 프리챌 부사장은 프리챌에서도 CTO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서 지금은 SK에 인수된 코난테크놀로지의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김정준씨는 넥슨에서 일하고 있고 윤태중 이사는 전제완 사장이 구속되고 새롬기술에 인수된 프리챌홀딩스가 부도처리되는 과정을 보면서 회사를 나와 계속해서 전제완 사장과 함께 하고 있다.지금은 전제완 사장이 새로 창업한 유아짱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이정수씨에 대해선 분명치 않은데,연대 전산과를 나와 삼성SDS에서 일하다 프리챌 창업의 동지가 된 이 분 역시 업계에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창업 멤버 중 몇몇은 NHN으로 갔다.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온 서해진씨는 지금 NHN에서 일하고 있고 문규동씨 역시 NHN에서 일하고 있다.변창원씨 역시 NHN으로 자리를 옮겼고,전제완 사장이 최고의 실력자라고 극찬해 마지 않았던 이확영씨는 NHN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옮겨 재작년까지 NHN재팬에서 일하다 당시 김범수 NHN 창업자가 NHN을 떠나 아이위랩을 새로 창업,위지아라는 일종의 집단 지성 사이트를 오픈하는데 참여해 맹활약하고 있다.이확영씨는 아이위랩의 CTO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00년 1월 프리챌이 사이트를 오픈할 당시에는 인원이 이보다 훨씬 더 많아진 상태였는데(프리챌은 급속도로 직원이 늘어난 회사였다) 앞에 언급한 인물들과 2000년 1월 당시 새로 합류한 인재들의 현재 모습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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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이 SK에 매각됐다면?(1)

뉴미디어 세상 2009. 4. 22. 16:20 Posted by wonkis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가정을 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허무한 일이다.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그런 가정을 많이 하곤 한다.그러면서 과거를 재구성하기도 하고,역사와 현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도 하게 된다.새롭게 가정하게 되는 과거의 그 사실이 자기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면,게다가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었다면 한번쯤 그런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프리챌을 창업했고 지금은 유아짱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전제완 사장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그가 감옥에 있던 중 프리챌과 SK사이에 진행되던 매각 딜은 무산되고 프리챌은 결국 새롬기술에 팔리게된다.전 사장은 프리챌이 SK에 매각됐다면 부채 문제도 해결되고 회사가 지금의 상황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며 SK의 싸이월드 인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물론 이것은 그의 ‘가정’이자 ‘주장’이지만,프리챌의 창업자로서 대기업의 투자를 추진해왔던 그의 말을 전혀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무시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런 가정 자체가 인터넷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것 같다.메신저로 그와 오랜 시간에 걸쳐 나눴던 대화들을 재구성해봤다.
(참고로 전 사장이 창업한 프리챌의 지난 이야기와 전 사장의 현재 스토리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그가 최근 오픈한 블로그 를 직접 방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일 수 있겠지만 구속되던 당시 얘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다.
 2002년 12월 3일 주금가장납입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한양대에 강의가 있어 오전 7시에 옷을 입고 있었는데,갑자기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자 "서울지검 OOO호 검사실에서 나왔습니다. 전제완씨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긴급체포하겠습니다." 라는 소릴 들었다.그야말로 아침에 일어나보니 감옥이었다.

-전혀 아무런 조짐이 없었나?
직전까지 나는 전혀 그런 조짐을 알지도 못했다.가장납입 부분은 결국 무죄 판결을 받게 됐지만 나중에 문제가 됐던 것은 프리챌 대표로 있을 당시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부채를 대신 지고 있던 부분이었다.내가 구속되고 나서 새롬과의 딜이 진행되면서 대표이사가 바뀌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과정이 있었는데,상식적으로 그렇게 되면 대표이사 명의로 지고 있던 회사의 부채 역시 새로운 대표에게로 옮겨가야 하는데 나는 구속중이라 이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그 누구도 나에게 이런 과정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출소하고 나서 정말 분통이 터졌지만 결국은 모든 위험을 관리하지 못했던 나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출소하고 나서 공백이 좀 있었던 것 같다.그 기간중 어떤 일이 있었나?
 2004년 12월 출소한 뒤에도 내가 갖고 있던 가장 큰 의문은 2002년 당시 내가 왜 그렇게 갑자기 구속됐고 회사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거였다.그래서 출소한 뒤 내가 긴급 체포되던 시점을 전후로 해 어떤 일이 있었고 그 뒤로 회사가 어떻게 됐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또 한가지는 내가 지고 있던 240억원의 부채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서 이것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부채는 해결됐나.
 2월20일자로 신분이 회복됐다.법원에 파산신고하고 면책 결정을 받기까지 1년이 걸렸다.세금문제도 있었는데 그것이 해결되는 시기가 올해 2월20일이었다.5년 동안 이것 때문에 계속 고생을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한 개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여러번 죽으려고도 했다.한동안 내 친구 하나는 아침마다 전화해서 내가 살아있는지 확인을 하곤 했다.하지만 기업인으로서 내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서 다시 나서게 됐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파악이 좀 됐나.
 나로선 철저하게 당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내가 파악한 것은 프리챌이란 회사를 헐값에 매각하고 그 과정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당시 프리챌 이성복 상무(CFO)와 일부 경영진,그리고 새롬기술에 철저하게 당했다는 거다.

-좀 더 자세히 들어봐야 할 것 같다.
2002년 12월 3일 구속되기 전까지 같은 해 9월부터 KT와 프리챌 매각관련 딜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KT와 딜을 하는 과정에서 SK그룹과도 인수협상을 진행했었다.
 2002년11월 28일 이상열사장(프리챌부사장 및 드림챌대표이사)과 함께 저녁 늦게 라마다르네상스 근처에서 와이더댄닷컴사장이었던 서진우사장(현 SK텔레콤 전무)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프리챌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KT와 SK텔레콤과 같은 기간통신 사업자에게 프리챌을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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