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2.0 Expo 취재를 전후해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내 신분을 밝히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거였다.

"그래서,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이런 질문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1)신문이 가치 있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위치를 이미 상실했다는 것, 2)기꺼이 돈을 주고 사 볼만한 신문들이 이제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그것이다.그리고 그런 전제 하에 과연 신문산업이란 게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사실상 결론이 나온-질문인 것이다.

웹2.0 엑스포 마지막날(4월3일) 식사를 하면서 참석자들과 나눈 난상 토론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했던 것도 이 주제였다.나는 이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어 질문을 던졌고(사실 내가 하지 않았더라도,분위기상 그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선수를 쳤다), 상당히 의미있는 발언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토론에는 나를 포함해 기자가 3명(블로거 기자1명,신문기자 2명),인터넷기업 팀장급이 1명,공학 석사과정의 학생 1명,교수(연사로 나왔던 컴퓨터 디자인 분야 전문가)가 1명,실리콘밸리 지역 웹2.0기업 대표 1명 등 총 7명이었다.

신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다.다만 신문산업 입장에선 위기라고 할 만한 이런 상황에서 원인을 잘 살펴본다면 어떤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론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실 '위기'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 지 모른다.최소한 미국에서 미디어 분야의 종사자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신문산업이란 미국에선 이미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이미 1990년대후반부터 이들은 신문산업에 대해 'vanishing'이란 표현을 썼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웹 2.0 엑스포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적된 것은 기본적으로 신문의 위기가 인터넷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신문의 위기는 이미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었다.

인터넷의 보급과 블로그 등 1인 미디어의 활성화로 인해 시민 저널리즘이 발달하면서 신문의 위기가 촉발된 것이 아니다? 분명 맞는 말 같다. 그런 현상으로 인해 신문의 위기가 가속화됐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일부에서 제기되는 신문의 전문성 부족(또는 깊이 있는 정보의 부재)도 핵심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인가?

Integrity and Impartiality. 이 두가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다.(각각을 어떻게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특히 Integrity라는 단어는 감은 오지만 도저히 정확히 옮기기 힘들었다.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듯)

즉 신문산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신문이 언제부터인가 integrity를 상실하고 균형잡힌 일관된 논조로 독자를 설득해 나가는 것에 실패하고 실망감을 주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미 내부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미국의 사례에선,주로 9.11과 관련된 미국 주요 신문들의 보도 행태가 언급됐다.그때부터 독자들이 미국 주요 신문들로부터 본격적으로 등을 돌리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신문이 독자의 신뢰를 상실하게 된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인데,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작년 쇠고기 파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물론 인터넷의 발달과 독자들의 생활 변화 등을 배제할 수는 없다.대안 미디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개개인의 생활이 점점 바빠지면서 차분하게 앉아서 신문을 이리저리 들춰볼 시간이 없어진 것도 중요한 이유이긴 하다.( 이와 관련해 참석자 중 하나는 이런 말을 던졌다. "도대체 누가 어제 일어난 일에 더 이상 관심을 갖는단 말인가?")

결국 전문성에 있어선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뒤지고,속보성에 있어선 블로거들에 미치지 못하며,신랄한 비판에 있어선 인터넷 논객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신문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건인데,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기란 쉽지 않다.

reasoned cogency를 신문이 다시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비록 해당 신문의 논조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끌어안거나 혹은 수긍하게 할 수 있는,그런 힘이 되게 때문이다.그리고 그것만이 신문이 자신의 길을 다시 모색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게 난상 토론의 미약한 결론이었다.

그러면,신문은 미래를 위해,혹은 너무나 힘든 현재를 위해 어떻게 대비하고 싸워야 하는가? 원인이 그렇다치면,reasoned cogency를 쌓아가면 되는 것인가?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건가? 인터넷이나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에는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몇가지 대안이 제기됐다.다음 글에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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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립대 교수인 Aaron Barlow가 2007년에 쓴 'The rise of the Blogosphere'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펼치는데, 지금 인터넷에서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블로그가 21세기의 현상이 아니라 18세기부터 있었다는 것이다.즉 그는 블로그가 기술의 발전에 의해 느닷없이, 또는 전혀 새롭게 나타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주장을 저널리즘의 역사를 통해서 전개하고 있다.그에 따르면 블로그는 과거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이 목격했던 18세기말-19세기초 미국 사회 풀뿌리 언론의 재현이다.(그의 주장이 전개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대학원 시절 교수님이 그렇게 강조했던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번역본으로 대충대충 읽었던 것이 정말 후회가 되곤 한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블로그는 기술의 발전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 존재해왔던 미디어의 모습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터넷에서도 가능해진 것 뿐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토크빌이 미국 사회에서 목격했던 것은 철저하게 지역적인 언론이었다.그것은 지금처럼 상업화된,거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언론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부정기적인 간행물이나 또는 (심지어) 카페,레스토랑,거리 등에서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정보를 주고받고 사회 현상에 대해 논평을 하는 것을 가르키기도 한다.

이때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토론을 할 수 있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수집했다.동의와 반박,새로운 정보 제공 등이 모두 오프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졌고 그런 행위 자체가 직업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활이었던 것이다.

사실 토크빌이 목격한 미국 사회의 시대엔,지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저널리스트라는 것 역시 직업으로서가 아닌 활동 자체를 뜻하는 것이었다.(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지 않은 나는 이런 내용이 무척 재미있었지만 저널리즘 전공자에겐 학부 1학년 수업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20세기 들어서 직업으로서의 저널리즘이 등장하고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의 미디어도 사라졌다고 할 수 있고,사람들은 그때부터 철저하게 정보에 소외된 채 직업적인 저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그런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한 블로그 시대의 도래는 잃어버렸던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원인 시민 미디어의 재등장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이런 관점에서는 블로그의 확산과 일반화 자체가(블로그가 전문적이냐에 전혀 관계없이) 사라졌던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물론 엄청난 혼란 또한 내재된)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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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미래

뉴미디어 세상 2008. 12. 21. 23:24 Posted by wonkis
얼마 전 한 후배가 대뜸 이런 말을 해 왔다.

"후배들에게 또는 기자가 되고 싶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뉴미디어 시대의 기자상에 대해 얘기를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요"

진지한 모습인 것 같아서 사실 좀 난처했다.왜? 나도 모르니까.
그래서 일단은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미디어를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신 분이나 경험이 더 많은 고참 선배들에게 부탁하면 어떨까."

누가 나에게 공개적으로 물어본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기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기자의 미래 모습을 어떨까.아니 몇년 후의 먼 미래 모습보다 눈 앞에 닥친 그림은 어떻게 될까.

일단 기자들이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과거 꼭 언론을 통해,훈련된 기자들을 통해 중요 사실을 릴리스하던 관행들이 사라지고 있다.때로는 기자들보다 해당 분야를 훨씬 더 잘아는 전문가들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기자들의 현장 절대 우위도 끝났다.이미 숱한 동영상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기자들보다 더 많은 일반인들이,현장에서 직접 생생하게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특종의 의미가 사라졌다.남보다 1분,1초 앞선 보도를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온라인으로 뉴스가 급속도로 전팟되는 요즘같은 시대에 특종의 효과는 1시간에 불과하다고 한다.실제 특종의 의미,또는 남들이 알아주는 시간은 채 10분도 안된다는 분석도 있다.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를 알기 쉽게 풀어쓰는 기자들의 강점도 '전 국민의 블로그화' 시대엔 그리 두드러지는 장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곳곳에 숨어 글솜씨를 닦아온 수 많은 이들의 절묘한 비유와 풀어쓰기가 얼마나 놀랄만큼 재밌고 재치가 번뜩이는지 우리는 이미 인터넷에서 매일매일 확인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 이렇다면 기자의 미래는 없는 것인가? 기자는 그냥 점점 사라져가는 직업이 될 것인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등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널의 위기일진 몰라도 저널리즘의 위기는 아니다'라고 했는데,그가 이런 말을 한 뜻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시대가 변하는 만큼 기자상도 변해야 하고 이미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나는 종종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 왔다.'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위기임은 분명하지만-그것도 아주 오래됐지만-이런 환경이 기자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기자들에겐 언론환경의 변화와 언론의 위기가 바로 기회다.'

전통적인 기자의 모습-특히 한국에서-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배정받은 출입처에 나가 관료들 또는 기업인들을 만나 취재하고 거기서 얻은 정보를 갖고 기사를 쓴 뒤 하루를 마감하는 생활이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지금처럼 수백개의 언론사(방송,신문,인터넷 등등)가 똑같은 현상을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전하는 것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즉 그냥 발생한 일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 지금처럼 많은 언론사가 필요없다.무엇이 언제,어디서 발생했느냐보다 왜 발생했고 그래서 앞으론 어떻게 될 것이란 분석과 전망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그리고 이것은 기자들에게 정보 수집 능력과 인맥보다 자체적인 분석 능력,즉 전문성을 더욱 요구하게 되는 것 같다.

기자들이 언론사에서만 일하는 시대도 점차 그 끝이 보이고 있다.지금도 많은 독립 언론,블로그 기자 등이 활약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영향력은 언론사에 비할 바가 아니다.하지만 지금의 진행 상황을 보건대 '기자=언론사에 소속된 사람'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게 될 것 같다.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발생한 일을 갖고 정리하고 분석해서 발행하는 그런 업무 방식도 크게 변화될 것 같다.기자들의 업무에서 전통적인 기사 작성이 차지하는 부분은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면 이제 기자들은 뭘 하나.기자들이 직접 독자들과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아닌가 싶다.독자와 괴리된 채 자신만의 특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수요자와 온오프라인에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주고받고 계속 접속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즉 기자들 개개인의 자신들의 정보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미디어그룹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다.오히려 소수에 집중돼 그들의 파워는 더 막강해질 수도 있다.미디어가 분절화될 수록 결정적인 순간엔 기존의 권위에 기대려는 심리도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대 미디어그룹의 의미가 변화될 수는 있다.이것은 시간이 더 한참 걸리는 일이겠지만 예를 들어 영향력 있는 미디어란 '우수한 정보 커뮤니티를 조직한 기자들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언론사'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로 인해 제한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자들 개개인의 능력은 한층 더 중요해 질 것 같다.다른 어떤 개인 미디어나 다른 기자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경험으로 축적된 정보 네트워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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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즐기기

뉴미디어 세상 2008. 12. 18. 22:36 Posted by wonkis

한동안 그러지 않았다가 요즘 다시 가끔 블로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었다.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내가 존경하는 블로거들이나 선배들이 해 주신 말씀을 떠올리고 괜히 포장할 필요 없는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들어 유난히 많이 떠오르는 것은 '블로그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을 전하는 곳'이라는 the lab H 김호 대표의 말씀이다.(물론 내가 전적으로 동감을 했기 때문에 깊이 와 닿았을 것이다)

출근해서 하루종일 '오늘은 무슨 기사를 쓸까'를 고민하는 사람 입장에서 집에 와서 또는 지하철타고 이동하면서 또 블로그에 올릴 글 고민을 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요리사가 집에 들어오면 음식 만들기 싫어질까?' 그런 생각도 종종 해본다.

고민을 하는 순간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잘 안 써지는 것 같다.고민을 하는 것은 뭔가 거창한 걸 쓰고 싶기 때문일 것이고,거창한 것이란 것은 물론 기자적인 마인드에서 출발하는 거다.즉 남들이 모르는 뭔가를 쓰고 싶다는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시작된다.그러면 그걸 기사로 우선 써야 하지 않나?)

이러다 보면 아무것도 못 쓴다.대단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마음을 버리면 블로그 생활이 편해진다.자꾸 대단한 걸 쓰고싶다는,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마 욕심이 생겨서일거다.

'지식보다 마음을 남기자'..이것도 다시 되뇌이는 말이다.어차피 블로그가 자신에 대한 기록이라면 중요한 것은 마음 아니겠는가.내가 오늘 무엇을 알았고,내일은 무엇을 새로 알게 됐고..이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나의 정신상태 아니겠는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오고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관심을 갖고 어떤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지.

때로 과거 내가 블로그에 썼던 글 중에는 다시 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글도 있다.왜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했을까.사람들의 반응으로 당혹스러운 부분도 있다.하지만 어쩌겠는가.그것이 나인걸.

뭔가를 잘못 알 수도 있고,잘못된 견해를 가졌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나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그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나중에 봤을 때 최소한 정말 떳떳하게 내 생각을 남겼구나.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다시 블로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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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3이라고 하는 의미 크다.세번째 버전이라고 하는 것은 거의 완결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번에 3세대 윈도라이브는 그래서 의미가 각별하다.MS가 생각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의 완결판에 근접한 모습이 이번에 구현됐다고 보면 되겠다."

MS 컨슈머&온라인사업본부 이구환 상무의 이와 같은 모두 발언으로 MS의 3세대 윈도라이브 공개 행사가 시작됐다.

생각해보니 지난 2005년 11월 윈도라이브가 처음 출시된 지 딱 3년만이고 지난해 11월 2세대 윈도 라이브가 나온지 1년여만에 MS가 스스로 완결판이라고 하는 3세대가 출시된 것이다.

그러면 MS의 3세대 윈도라이브의 핵심은 뭘까? 이구환 상무는 그 동안의 작업에 대해 "어떻게 파트너들과 상생의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고 사용자들에게 연결과 통합의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관련된 사업 모델을 알려주는 시간이었다"고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윈도라이브의 방향성은 세가지였다. 즉 1)클라우드 컴퓨팅..소프트웨어+서비스의 실체. 2)연결과 통합. 3) 파트너들과의 협력.

소프트웨어(클라이언트)..메일 포토갤러리,메신저 툴바 가족보호설정 라이터 등
서비스(웹)…핫메일,Home.live.com 클럽 사진 캘린더 이벤트 스카이드라이브 스페이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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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연결과 통합의 의미는,쉽게 말하면 이런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사용자가 일일이 다니면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나 클라이언트 단에서 다 확인하고 사용할 수 ㅣ있게 한다는 것이다.MS는 자사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이를 인터넷상에서 API를 공개해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날은 다음과의 제휴 사례도 공개했다.

그러면,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가치는 무엇일까?
MS에 따르면 3세대가 2세대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각각 독립적인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된다는 것.즉 메신저 파일 공유 기능에 25G 스카이드라이브 연동,핫메일에서 메신저 연동 등.
또 소셜 네트워크 기능의 확장이다..프로필,홈라이브닷컴 등을 강화된 인맥관리 서비스.타사 블로그나 커뮤니티 서비스와의 직접적인 연결.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 활동의 허브 지향.하나의 ID로 모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이용.

MS는 이번 3세대를 준비하면서 메신저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 기울였다고 한다.내가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는 메신저 상단의 스킨 바꾸기 가능을 많이 쓸 것 같았다.메신저가 개인 플랫폼화되고 인터넷에서 지인들 또는 업무용으로 쓰일 때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쓸모가 많을 것 같다.PC에 있는 사진으로 바로 스킨 바꾸기도 가능하다.

메신저에서 많이 쓰는 공개 사진의 경우 이번에 웹캠과 연결을 강화한 것도 특이한 부분이다.이 부분은 MS의 이소영 차장이 설명했다.예를 들어 공개 사진에 동영상을 올릴 수도 있고 즉석에서 웹캠으로 사진을 찍어 이를 메신저의 텍스트와 연동해 내가 특정 글을 쓸 때마다 찍은 사진이 뜨게 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대화상대 별로 효과음을 다양하게 설정하거나 친한 대화 상대를 강조해서 표현하거나 따로 관리할 수 있게 한 부분도 소소하지만 눈에 띄었다.무료 웹하드에 사진 등을 올리고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용량이 5G에서 25G로 크게 강화됐다.

아직까지는 MS의 설명에 의존한 부분이 많다.더 구체적인 부분은 직접 체험을 해봐야 알 것이고 아직 미완결판이니 자세하기 알기 위해선 MS의 말처럼 완결판이 나오는 내년 2월 이후에나 명확해질 것 같다.

다만 분명한 것은 MS는 인터넷의 플랫폼이 되는 것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나로서는 꼭 모든 사람들이 MS가 제공하는 인터넷상의 특정 서비스나 클라이언트에서 모든 서비스를 시작해야 MS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인지가 궁금하다.(MS는 계속 자신들이 인터넷의 플랫폼이 되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MS의 과거 윈도 소프트웨어 발상에서 나온 것인지,그것의 단순 연장은 아니겠지만,연관성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공개를 외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자신들이 모든 서비스의 중심이 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모든 개별적인 서비스단에서 무한 경쟁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얼마나 부합되는지 모르겠다.일단 국내 로컬 기업들의 성과를 인정하면서 자신들이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1등을 하기보단(그렇게 하기도 힘들다고 결론을 일찌감치 낸 것 같기도 하고) 공개를 해서 사용자를 어떻게든 늘려보려는 생각인 것 같다.

좀 더 자세한 얘기는 MS 윈도 라이브 3세대 정식 버전을 써 본 뒤에 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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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전의 일이다.평소 가깝게 지내는 다른 회사 선배와 저녁을 함께 하게 됐다.처음엔 사람이 몇명 더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그 선배와 나만 남아 얘기를 하고 있었다.광화문의 어느 허름한-광화문연가,pianoman 등 옛날 노래가 나오는-바였다.

 기자 생활만 20년 가까이 한 이 선배는 언론 분야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대선배이지만 내가 평소 느끼기로는 인터넷이나 뉴미디어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근데 이 선배는 최근 내가 쓴 책을 봤다고 하면서 먼저 얘기를 시작했다.이 선배가 불쑥 던진 질문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원기야,네이버가 언론사를 조만간 인수하지 않을까?"
"왜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니 책 읽다보니 난 그런 생각이 들던데..야,네이버가 언론사 인수하면 파워가 엄청나겠구나.사람들이 지금도 네이버 통해서 기사 보고 네이버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데,언론사 하나만 제대로된 거 하나 갖고 있으면 거기서 나오는 미디어권력,온라인 파워가 장난이 아니겠구나.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두 장악하겠구나.이런 생각이 들더라구"
"글쎄요...다음이라면 혹시 몰라도 네이버는 좀 생각하는게 다를 것 같은데"
"그래? 다음은 그럴 가능성이 있어?"
"저도 정확히는 모르죠.그런 소문만 들었기 때문에..하지만 다음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면 얼마든지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데요"
(사실 2-3년전인가,다음이 한겨레를 인수하려고 검토작업을 했다는 얘기를 업계에서 들은 바 있어서 한 말이었다.물론 결국 철회했다고 했지만)

글로 옮기기엔 너무나 긴 대화가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선배는 계속해서 네이버가 언론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했고,나는 하더라도 다음이 먼저 할 가능성이 높고,네이버가 설사 인수하더라도 내 생각에는 결코 최선의 선택은 아닌 것 같다는 요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
(하긴,내가 네이버 속을 어찌 알겠는가? 얘기하다보니 내가 선배를 설득하고 있는 것 같아 결국 대화가 중단되긴 했다)

사실 이런 대화는 기자들이 가진 두려움을 보여준다.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기자들이 갖고 있는 특권? 또는 장점? 이런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시대에서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언론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기자의 미래상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두려움.

그날 먼저 자리를 뜬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정말 궁금하지.궁금해.그런데 걱정만 하고 있는 거지.모르니깐.뭘 좀 알아야 고민도 하고 그러지.사실 제대로 뭘 알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아직은 소수일지 몰라.넌 좀 알겠니?"

기자들은 광범위한 정보를 다룬다는 점,그리고 매체가 주는 신뢰성-이를 부정하는 이들은 코웃음도 안 치겠지만-훈련받은 글쓰기를 통해 절제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었다.하지만 동시에 모든 기자들은 점점 깨닫고 있다.인터넷이 수십억명의 개인에게 열어놓은 수많은 글쓰기와 정보 제공의 기회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자들의 대체제로 부각하고 있는지를.

그들은 개개인으로 따지면 광범위한 정보를 다루지도 못하고,얼마나 정확한지 신뢰도 주지 못하며 따로 훈련을 받지도 못해 글도 엉망인 경우가 많다.하지만 위키피디아를 비롯해 숱한 집단지성,웹20.이 보여주듯 하나하나의 개개인들이 모인 웹의 모습은 기자들의 각 분야의 영역을 떄로 능가할 만큼 무섭게 단련되고 발전하고 있다.누가 시키거나 돈을 주지도 않는데 그들은 서로 교정해주고 데스크를 보며,남들이 모르는 신기한 정보를 열심히 찾아 올려놓는다.

얘기가 약간 빗나간 듯 하지만,그 선배의 의도는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진 플랫폼을 소유한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또는 인터넷서비스기업)이 언론 권력마저 장악할 때 그야말로 빅브라더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인 것 같다.무엇보다 그 선배가 보기에 포털사로서는 충분히 시도할 만한 일이지 않겠냐는 것이다.포털에서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다.

물론 나는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르게 생각을 했었다.그렇기 때문에 언론사를 인수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얘기한 거였다.언론이 정보 독점력을 지닌 권력기관에서 개개인이 참여하는 새로운 미디어로 변화되는 시기에 더 무서운 것은 포털이 언론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인터넷,온라인에서의 블로그나 커뮤니티,또는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거리낌없이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그게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일지,맞춤형 뉴스가 될지,전국민블로거 서비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즉 언론사 입장에선 정보가 완전히 열릴 때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과거 정보 장악 또는 콘텐츠 공급 방식의 대응이 결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 일부 국내 포털이 아직 닫힌 방식을 고수하면서 자신들 사이트내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위주의 승부로 가는 것이 아직 언론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 역시 답은 모르겠다.내가 옳다고 생각지도 않고,그 선배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았다.우리의 그날 대화는 별 결론 없이 끝났다.어차피 무슨 결론을 기대했다기 보다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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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자리를 옮겨가면서 인터넷을 써야할 일이 많다.광화문에서 기자 회견이 있다고 하면 달려가고,삼청동에서 인터뷰 한다고 하면 그리로 가고,양재동에서 만나기로 하면 그리로 넘어가기도 하고.

얼마 전에도 기자 회견 때문에 낯선 장소에 갔다가 인터넷을 쓰게 됐다.그런데 그곳의 인터넷이 속도가 잘 안 나왔다.페이지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열리는 거였다.바쁠 때는 정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도 모르게 신경질이 나곤 한다.국내 왠만한 사이트들은 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한국 상황에 근거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체로 화려하고 복잡하게 꾸며져 있기 마련인데,특히 포털의 경우 더 심하다.온갖 광고부터 시작해서 첫 화면부터 동영상이 돌아가기 일쑤고 무슨 플래시는 그리 많은지.그러다보니 특히 포털 페이지를 열 때 페이지가 천천히 열리는 현상을 가장 자주 겪는다.

그런데 해외에 출장이라도 나가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네이버,다음,네이트,파란 등 왠만한 국내 사이트들은 어쩌면 그리도 천천히 뜨는지...

얼마 전 베트남에 출장을 가서 현지 회사를 방문했다가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다.한국 회사였는데,초기 화면이 다 구글이었다.

"와 여기선 검색할 때 구글이 잘 찾아지나봐요?"
"아뇨 꼭 그렇진 않아요.한국 콘텐츠를 찾는 일이 많은데,아무래도 네이버로 찾는게 더 결과가 잘 나오죠."
"그런데 왜 다 구글을?"
"페이지가 너무 늦게 떠서요.여긴 인터넷이 좀 느린 편이라서 네이버 띄우려면 하세월이거든요.ㅋㅋ."

뭐 인터넷이 느리니 그렇다고 치지만,국내 포털들은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초기 화면부터 검색 해서 펼쳐지는 화면까지 천지 사방에 등장하는 번쩍번쩍하는 동영상과 광고들이 전부다 사용자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것 같아서다.아주 극소수는 그걸 보고 도움을 얻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내가 찾는 검색 결과 등과는 무관하다.

 그야말로 포털만 들어갔다 하면 정보를 먼저 접하기 전에 온통 공해부터 만나게 되는 셈이다.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인터넷이 느린 환경에 처하면 문득문득 느끼게 되는 것이 새삼 생각나서 적어봤다.

포털은 과연 이를 인터넷강국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적 특성이라고 치부할 것인지? 한국과 같은 포털 형식을 띄고 있는 야후도 네이버,다음만큼 심하진 않다.

꼬우면 안 쓰면 그만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이미 너무 오랫동안 써 온것을..게다가 이메일도 다 연결돼 있고..이래저래 사용자 입장에서는 딜레마다.이게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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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는 왜 해외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할까? 검색보다는 훨씬 게임성을 갖추고,지역성 못지 않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SNS라는 서비스를 갖고도 해외시장에서 번번이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라는 걸출한 SNS는 한국에서의 큰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일본,중국,대만,유럽,베트남 등지에 진출했다.이 중 미국,일본,유럽 등 이른바 큰 시장에서 모두 실패했다.중국에서도 기대했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의 기존 글에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도 지적했듯이 싸이월드가 해외에서 잘 안되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다.그분들이 보기엔 뻔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나는 싸이월드가 왜 그렇게 맥없이 물러나는 역사를 반복해오고 있는지에 대해서 몇년전부터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싸이월드가 아무리 노력해도 태생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오로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국어를 기반으로한 서비스라는 점.싸이월드 서비스의 글로벌화는 사실상 이 한국기반의 인맥 서비스를 언어를 바꿔서 서비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거기에 사실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면서 생길 수 밖에 없는 한국 문화적인 요소,한글에 편하게 만들어진 UI,한국식 네이밍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니치 마켓 정도는 얼마든지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런 의문을 계속 가져왔지만,뭐든 혼자서는 잘 안풀리는 법이다.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주로 전현직 싸이월드 직원이다.

그 중 중요한 인물로는 싸이월드 창업자인 형용준 사장,그리고 초창기 대표였던 이동형 싸이월드 재팬 대표,유현오 사장,SK컴즈 내의 박지영 부장,NHN의 이람 본부장,싸이월드 차이나의 전주호 대표,2005년에 싸이월드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파견됐다가 퇴사한 린든랩코리아(세컨드라이프)의 김율 한국지사장 등이다.

김율 지사장은 뜻밖에 이런 지적을 했다.그는 언젠가 나와 한 인터뷰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해외 시장 공략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가 SK그룹에 속해 있는데 모회사를 포함해 전 계열이 대부분 해외 시장 공략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해외 시장에 처음 나가서 초기에 필요할 땐 과감하게 투자하고 베팅을 걸기도 하고 리스크를 줄이고 한국에선 거들떠보지도 않던 작은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한국에서와는 사뭇 다른 접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SK는 그것이 안된다는 거였다.

 내가 만났던 한 벤처기업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다음커뮤니케이션의 최대 리스크가 이재웅 사장이고,NHN의 최대 리스크가 규제라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최대 리스크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이다"

사실 싸이월드의 이번 미국 법인 철수는 그의 말을 전적으로 증명해준 것 같았다.SK텔레콤이 전무급의 두 사람을 동시에 내보내서 일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옆에서 보는 사람이나 본인들 모두 무척 헷갈리게 한다.즉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누구를 책임자로 하고 그에게 얼마나 권한을 주며 그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얼마나 뭉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과연 원칙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물론 이에 대해 대기업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심지어 국내 인터넷업계의 한 벤처기업 사장은 인터뷰 중에 이런 말도 했다."사실 저희는 창업과 동시에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방식은,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은 SK컴즈가 하는 방식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이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했느냐는 논외로 치더라도 그만큼 SK컴즈의 해외 시장 공략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물론 이것이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SK컴즈 내부 분들이나 해외 법인에 나가 계신 분들은 좀 더 다른 측면을 지적하곤 한다.예를 들어 일본 법인을 이끌어왔던 이동형 대표의 경우 "너무 늦게 왔다"고 한탄하곤 했다.아울러 이 대표는 "일본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파악하고 다른 접근을 했었어야 했다"고도 말했다.

중국법인의 전주호 대표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다."1년 정도 서비스를 해보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한국의 싸이월드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고 1,2년이 지난 다음에 알게 됐다는 거다.다른 경쟁자들도 놀고만 있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성공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여기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싸이월드라는 서비스에만 놓고 보면 의외로 답은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게 나온다.싸이월드라는 서비스는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할 만한 서비스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범용 제품이 됐다.그것이 해외 시장 공략이 어려운 중요한 이유가 되기 충분할 것이다.

즉 처음 나왔을 때 싸이월드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 어디에서든 성공할 만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참신한 서비스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그래서 한국 사람이면 몰라도 해외에서는 굳이 그걸 다시 찾아서 쓸 필요가 없는 서비스로 전락한 것이다.결국 너무 늦게 진출했고,시장별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다가 시간만 지나갔으며 언어 문화적인 장벽을 극복할 만큼의 차별화를 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굳이 싸이월드에만 냉혹하게 적용할 문제는 아니다.어차피 게임을 제외하고는 어떤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도 쉽게 해외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다음은 제대로된 해외 시장 공략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고 NHN은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한 차례 철수한 바 있고 이제 다시 일본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인터넷 산업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측면에서 싸이월드 미국 시장 실패가 꼭 부정적인 뉴스만은 아니다.분명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계속 도전한다는 전제만 가능하다면 싸이월드의 경험은 분명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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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미국 법인 철수?

뉴미디어 세상 2008. 11. 2. 15:27 Posted by wonkis
지난달 중순께 미국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싸이월드 미국 법인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지난 해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맡다가 미국법인 대표로 새로 떠났던 유현오 사장으로부터 떠나기 직전 각오와 계획 등을 들었던지라,놀라운 마음에 이리저리 분위기를 알아봤다.

처음 들은 소식은 유현오 사장의 비서겸,현지 초기 행정 실무를 맡기 위해 함께 나갔던 M 차장이 11월에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온다는 거였다.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이유를 물어본즉슨 "자신의 할 일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장 비서 역할까지 하는 분의 역할이 끝났다? 무슨 소리일까?싸이월드가 사무소를 설립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있는 분들을 통해 소식을 들어보니 '싸이월드 미국 사무소가 올 연말에 정리하고 미국은 뜬다'는 결론이 나왔다.유현오 사장 역시 수개월전부터 사실상 관련 업무를 중단한 상태라는 소문도 들을 수 있었다.주변 지인들을 통해 유 사장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단 유현오 사장과 연락을 취해봤지만 답변이 없었고 결국 국내 본사와 관계사,현지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 홍보실은 공식적인 답변을 통해 "싸이월드 미국 사업이 순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한지 얼마 안돼지 않았느냐"며 "싸이월드 USA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유현오 사장이 사실상 업무를 중단했고 함께 같던 M 차장 등 다른 직원들이 돌아왔거나 돌아올 계획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결국 싸이월드 USA는 현지에서 사업을 접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싸이월드 영문 페이지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서비스를 유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에서 영문 서비스만 열어놓은 수준이다.

현지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이야 익히 알고 있고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왜 이렇게 빨리 접게 된 걸까? 최소 3년간은 인내하고 투자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그곳의 지인으로부터 들은 소식은 유현오 사장과 SK텔레콤이 현지에 파견한 김모 전무와의 역할이 중첩됐기 떄문이라고 한다.SK텔레콤 전무 두 명이 그 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두 사람이 하면 대내외적으로 혼선이 생기고 쓸데없는 경쟁이나 아니면 의욕 상실을 낳을 수있는 법이다.이 정보에 따른다면 결국 어떻게든 정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간 것 같다.

텔레콤이 왜 일을 그렇게 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그것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고(내부 임원들의 다양한 역학관계와 견제 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지만)  다만 텔레콤 입장에선 전망이 불투명한 싸이월드보다는 텔레콤 차원에서 추진하는 현지 인터넷사업에 힘을 더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사업상의 불확실성일 것이다.이미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미국 현지의 강력한 SNS에 비해 싸이월드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접이 많지 않고,인지도나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장기 투자를 힘들게 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어려움은 떠나기 전부터 예상했던 것인데 이렇게 빨리 접게 된다는 것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싸이월드가 미국 사업을 접는 것으로 최종 결정된다면 싸이월드는 이미 정리한 유럽 서비스와 유명무실해진 일본 서비스에 이어 중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해외 서비스를 접게 되는 셈이 된다.(베트남 등에 일부 있긴 하지만 크게 의미 부여를 하긴 힘들다)

싸이월드의 미국 철수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NHN의 일본 검색 시장 진출과 함께 국내 인터넷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비즈니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선 다각도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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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블로그한다

뉴미디어 세상 2008. 10. 28. 21:16 Posted by wonkis
지금은 블로그로 통용되고 있지만 블로그의 당초 명칭은 웹로그(Weblog)였다.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고 나중에 올리는 글이 맨 위로 올라가는 일지 형식인데,이것을 웹에 기록한다고 해서 웹로그로 불렸다고 한다.

1997년 John Barger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는 웹로그가 블로그로 바뀌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1999년 Peter Merholz라는 사람이 원래의 웹로그라는 말을 분리시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

그의 단어 분리 방식이 재밌다.그는 Web + Log로 분리하지 않고 We + blog로 분리했다.'우리는 블로그한다'라는 의미다.논란의 여지는 있을수 있지만 이것이 회자되면서 블로그라는 말이 일반적인 용어로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는 블로그한다'가 블로그의 어원이라니! 웹로그를 하면서 우리는 블로그를 하게 되고,그것이 지금의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 멋진 어원처럼 우리는 블로그한다.전 세계 1억명이 넘게 한다는 이 블로그가 언젠가 모든 이들이 '우리는 블로그'하는 시대가 오기까지..우리는 블로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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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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