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오픈웹,웹2.0,한국형 글로벌 웹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4일(화) 저녁 8시 교대역 근처 큐브아고라라는 곳에서 열린 오픈웹아시아 디너에 다녀온 나의 소감이다.약 100여명이 모인 이날 디너에는 인터넷업계(특히 인터넷 벤처) 관계자들과 해외 웹2.0 비즈니스 관계자들,블로거 등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문화관광부의 박병우 과장도 공무원의 대표로 참석하셨고,KT를 비롯,통신사에서도 임원급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SYMBIO를 비롯해 중국의 몇몇 인터넷 관련 기업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이날 행사를 사실상 주관한 누리엔은 대표이사,이사,홍보담당자 등이 총출동했다.CK님과 꼬날님,태우님,멜로디언 등 행사를 코디네이트한 블로거들이 사전에 열심히 준비한 덕분인지 한국어와 영어가 혼재돼 진행된 이날 행사는 마치 한국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모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중에는 나와 브루스 등이 참여했고 넥스트서치,코드액트,큐박스,엔써즈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분야의 업체 임원들도 만날 수 있어 소중한 기회였다.명함이 떨어져 온라인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름만 교환한 해외 블로거들과의 만남도 재밌었다.

이날 분위기는 대략 이랬다.
1)인터넷 산업의 혁신,그리고 새로운 도약이 현재 쉽지는 않다.(특히 한국에서)
2)한국은 여러가지 규제와 신정부의 몰이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3)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그리고 이날 그런 시도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4)아시아의 많은 곳에서 여전히 한국의 인터넷을 주시하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기꺼이 투자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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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많고 모험을 꿈꾸는 사람"
 
 이재호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했다.성실님이 아래에서 말씀하셨지만,누구나 언제나 생각하는 것도 때로 새삼스러울 때가 있는 법이다.

 이재호 부사장은 자신을 범생이 스타일이 아주 강한,그런데 모험을 꿈꾸는 사람이라고 했다.모험보다는 강하고 일탈에는 좀 미치지 못하는 그런 것을 꿈꾸는데,범생이 기질 때문에 선뜻 나서질 못해,호기심만 커진다고도 했다.

 오랫동안 컨퍼런스콜에서 목소리가 익숙해서 그랬는지,처음 만났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과 같이 있는 것 같았다.안경을 쓰고 차분해 보이는 외모였지만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그의 말처럼 호기심이 많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눠봐도 그는 컨퍼런스콜에서 보여줬던 그의 모습을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역시 사람은 자신의 기질이나 끼는 숨기지 못하는 것 같다.솔직하고 소탈한 스타일이었고 편하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회계법인에 있다가 UN에서 7년간 일하고 삼성증권 M&A 팀장을 거쳐서 2004년 12월 엔씨소프트에 CFO로 합류했다.그가 엔씨소프트에 합류하던 시점은 내가 처음 인사 발령을 받아 게임을 담당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그는 크게 4번 직장을 바꾸는 동안 자신이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서 이뤄졌던 적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어느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제의가 들어왔고,그날따라 무심코 지나치던 1단짜리 기사가 눈에 크게 들어오면서 인생이 바뀌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었던 그가 많이 부럽기도 했다.사실 삶은 엄청나게 많은 우연으로 이뤄져 있는 것 같지만,거기서 생기는 기회는 얼마나 가혹할 정도로 준비된 자에게만 허락되는가...

 기자생활 7년동안 훈련을 받아 그런지 항상 사람을 만나면 인터뷰 모드로 들어가는 나였지만 이날은 편하게 그냥 담소를 나눴다.그리고 그가 자신을 한마디로 축약해 표현한 것처럼 나도 나를 언젠가 누군가에게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을 알아가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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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간담회에서 김택진 사장의 모습.상당히 즐거운 표정이다.뒷자리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은 엔씨 홍보실 윤진원 차장.>

2004년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모습에서 나는 반항아적인 기질과  활기참을 느꼈다.2005년에 김택진 사장은 한참 다른 시도를 하기 위해 생각이 복잡한 듯 보였다.그 다음해에 만났을 때는 그는 매우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었다.방어적이고 신경질적인 반응도 많이 보였던 것 같다.2007년에 김택진 사장은 상당히 지쳐 보였다.

 2008년에 김택진 사장을 다시 만났다.그의 모습은 또 달라져 있었다.약간은 장난끼있고 반항적인 듯 보이는 반짝이는 눈빛과 활기찬 어투가 다시 살아나 있었다.분명 그의 모습만 보면 그는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 4년 동안 내가 만났던 김택진 사장의 모습 속에서 엔씨소프트의 현황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블로거가 간다’ 행사를 위해 블로거들 앞에 나타난 김택진 사장은 분명 작년과는 달라 보였다.

그 스스로 지난 3년간을 ‘우왕좌왕했던 시기’라고 표현했다.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면..

“회사가 규모가 커지면 필요한 인재가 많아지고 그런데 준비는 내부적으로 안돼고 그러면서 떠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힘든 성장통을 겪었다. 힘든 시기를 겪다보니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과연 좋은 회사란 무엇인가?”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내셨습니까?”

“작고 알차고 강한 회사가 되자.이걸 우리 회사의 모토로 삼았다.”

“작고 알찬 회사라..이게 무슨 의미인지?

”사람들이 많아지니깐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말도 전달 잘 안돼고 컨센서스가 잘 안돼니깐..엣날을 그리워하기도 했다.작은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는 회사.그래서 작게 느껴질 수 있는 회사.
 강한 회사는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잘할 수 있는 일을 잘 하는 회사가 강한 회사다.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알찬 회사는 무엇인가.NC의 약자가 많은데 Neverending Change의 약자로 한다. 요즘엔.창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잘 개선하는 것 그것이 창조인 것 같다.창조에 대해서 우리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한다.창작의 고통은 너무 크다.계속 고치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는 그런 순간이 온다.그럴 때 그것이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엔씨는 여전히 검색도 준비하고 있고 메신저도 구상하고 있다.그만둔 것이 아니다.오픈마루는 다양한 실험을 하게 될 것이다.실험에 그치지 않고 정말 이제까지와 다른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기대해 달라“

내 느낌은 김택진 사장은 다시 본연의 꿈꾸는 소년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누가 밖에서 뭐라고 하든 그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를 한국에서 만드는 꿈을...불법복제가 횡행하는 그런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것.

이런 꿈을 꾸고 있기에 그는 여전히 소년처럼 보였다.어쩌면 영원히 철이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한국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유일한 피터팬이 있다면 그는 김택진 사장이라고 나는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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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간담회 전경.칫솔님의 표정이 마치 이렇게 말씀하는 듯 하다."자 다음은 김택진 사장님,발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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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웸2.0과 뉴미디어에 대한 현실적인 강의를 경영학과에서 하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때문에 가끔 저널리즘학과 교수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뉴미디어 영역에 무엇보다 비즈니스 모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의 강의는 5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를 최근에 만나 뉴미디어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밌는 말을 들었다.'청와대 홈페이지와 백악관 홈페이지의 차이점'에 대해 그가 물은 것이다.솔직히 나는 두 곳의 홈페이지를 가끔 들어가기는 해도 유심히 구조를 들여다보거나 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청와대 홈페이지가 일방적이라면 백악관 홈페이지는 쌍방향적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부 홈페이지는 기본적으로 신문고 스타일에서 시작했습니다.억울한 게 있으면 여기 들어와서 정부 정책을 좀 들여다보면서 이해도를 높이고 그래도 정 힘들면 신고하라는 방식이죠.그런데 이게 점점 더 일방주의적으로 되고 있습니다.전 세계적인 웹2.0 트렌드와는 전혀 동떨어집니다.청와대 홈페이지 한번 들어가보세요.일방적인 주장과 언론의 보도에 대한 반론 내용으로만 가득차 있습니다.그야말로 자신들의 입장 대변하는 곳으로,국민을 대상으로 주장을 펼치는 곳으로만 홈페이지를 활용합니다.

 백악관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심지어 대통령을 자신의 행사에 초대할 수도 있어요.대통령 이메일 뿐 아니라 주요 직원들 이메일 주소가 다 기록돼 있습니다.연락처도 있어요.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는 2002년부터 주요 국가 정부의 홈페이지를 연구하면서 차이점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2002년에도 그랬는데 5년 넘게 지났지만 지금도 우리나라 정부 기관의 홈페이지는 기본적으로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청와대에 전화를 걸 수 있게끔 마련해 놓지도 않았죠."


 이 교수가 보기에 이것은 참여와 개방을 전제로 하는 인터넷에 대해 한국의 권력 상층부가 얼마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상호 활발하게 의사 소통을 해야 하는 인터넷을 아직도 대자보 수준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증거다.


 "한국은 아직도 인터넷이라는 세계의 진정한 의미와 활용도,가치에 대해 사회 상층부부터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한국이 인터넷 인프라라는 환경을 잘 구축해 놓고도 정작 그 활용과 발전에선 서구 사회에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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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버스터는 그야말로 어떤 장벽을 깬다는 말이다.그 말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쓰이면 그 어려운 성공의 장벽을 다 깨부술만큼 대박이 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많이 존재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웹젠의 뮤,넥슨의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드래곤플라이(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게임하이(CJ인터넷)의 서든어택,네오플(NHN)의 던전앤파이터,티쓰리엔터테인먼트(예당온라인)의 오디션 등이 대표적이다.단기 매출액은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게임(NHN)과 넷마블의 고스톱·포커류의 게임이나 윈디소프트의 겟엠프드,넥슨의 마비노기와 비앤비 등도 준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일일이 다 나열하긴 힘들다)


 이런 게임들은 비록 10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긴 하지만 아마 앞으로도 한국 게임사 기록에 남을 만한 작품들이다.이들 중에는 한국의 게임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킨 작품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로 흥행성 못지 않게 작품 자체로서의 의미가 큰 경우도 많다.


 그런데 넥슨재팬의 수장이자 지난해까지 넥슨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대표는 “사실 지금까지 한국 게임 시장에서 대박 게임들이 과연 긍정적인 효과를 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외부인사와 대화할 때 비교적 완곡하게 표현하곤 하는 그의 성향을 고려할 때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대박 게임이 한국 게임산업을 망친 부분도 분명히 있다”인 것 같다.즉 블록버스터의 빛과 그림자인 셈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대박게임들이 게임 시장을 키웠을 수도 있지만 게임의 혁신을 가로막은 측면도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그에 따르면 대박 게임의 출현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게임산업이 자꾸 보수적으로 되고,잘되는 게임을 따라하려는 경향이 크다.판타지 영화가 뜨면 판타지 영화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비슷한 영화들이 자꾸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반지의 제왕,해리포터가 성공을 거두자 나르니아연대기,황금나침반 등이 잇따라 영화화되는 것과 비슷하다.그 원작들의 독창성과 작품성에 상관없이 영화화되는 기준만 보면 그렇다.


 한국 게임 산업에서 유독 고스톱포커류게임에 이어 MMORPG,스포츠게임,슈팅에 이어 이제는 댄스게임과 횡스크롤게임에 이르기까지 장르별 편중이 극심한 것도 대박 게임에 따라 이리저리 쏠림 현상이 심했기 때문이다.데이비드 리 대표는 이런 점을 지적한 것 같다.업체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을 무작정 탓하기는 힘들다.블록버스터가 존재하는 장르는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최소한 아주 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선택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또 하나 분명한 것은 대박 게임으로 인해 산업의 혁신성이 저해된다는 점이다.최근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흐름을 보면 그의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그가 지적한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게임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유저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히트작 부재 속에 산업은 계속 침체하고 있다.


 데이비드 리 대표는 ‘온라인게임에서 블록버스터의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블록버스터가 여전히 나올 수는 있지만 이제 그 의미가 축소됐다는 것이다.영향력이나 파급효과,시장성 등 모든 측면에서 블록버스터는 이제 예전과 같은 파워를 갖기 힘들다는.


 어찌보면 온라인게임에서도 롱테일 법칙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말로 들린다.데이비드 리 대표는 “50만 동접 게임 1개보다는 10만 동접 게임 5개가 있는게 산업에 더 좋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넥슨도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인다.롱테일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그렇다.그래서 중요해지는 것은 해외 시장이다.

“앞으로 한국 게임업체들은 해외 매출에 더 신경쓰게 될 겁니다.한국 시장이 작을 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국내 경쟁력있는 게임회사들은 곧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하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한국 온라인게임의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개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롱테일을 생각한다면 다양성을 위해 중요한 또 다른 한가지는 장르의 복합화다.달리 말하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엔터테인먼트의 전 영역을 커버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도 그의 이어지는 말은 내 생각을 마치 읽고 있는 듯했다.“넥슨은 단순 온라인게임 회사가 아닌 즐거움을 주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단순한 틈새 시장이 아니라는 거죠.이미 온라인에서 게임과 커뮤니티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습니다.게임은 점점 커뮤니티화되고 오락성을 극대화한 커뮤니티는 게임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장르 구분이 점점 의미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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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문화관광부 게임산업팀장은 문화부에서 역대 게임산업을 담당했던 팀장(과장) 중 가장 솔직한 사람으로 손꼽힌다.소탈하고 선뜻 말하기 어려울 것 같은 발언도 그는 거침없이 한다.그렇다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말하길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문제가 주어졌을 때 발언을 회피하는 등 뒤로 빼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대 게임산업팀장들과 차별화된다는 평을 듣는다.

<이영렬 팀장.한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모습.그는 개인적으로는 집에 가서 아들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이기도 하다.>


 PC방 등록제 문제로 최근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사무관 둘과 함께 나온 그는 여전히 기운차고 익살스러워(?) 보였다.PC방 등록제 시행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6개월 시행이 연기된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요즘 게임사들이나 PC방 업주 및 관련 단체들과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입법 취지에 기반해 등록제 자체를 무효로 할 수는 없죠.하지만 등록을 하게 하되 편의를 보도록 하고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규제 부분을 완화해주면서 조정하면 충분히 마찰을 줄이면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문제가 됐었던 PC방의 면적 제한과 관련해서도 그는 "탁상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솔직한 그의 스타일다운 발언이다.

 "건교부하고 계속 얘기를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도대체 면적을 제한하는 것이 사행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답이 안나온다는 것이 뻔하거든요.그런데 일단 제한을 가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물러서지를 못하는 겁니다.나중에 문제가 혹시 생길 경우 처음에 제한을 했다가 왜 풀었냐라는 문제가 제기됐을 때 누군가 책임져야 하거든요.그게 싫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상식적으로 너무나 뻔하고 도무지 현실과 맞지 않는 그런 규제가 이뤄지는 거죠.어쨋든 이 부분도 계속 문제제기가 되면서 다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위축되면서 폐지 주장까지 일어나고 있는 지스타와 관련해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영렬 팀장은 "지스타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인지,말을 아꼈다.

 "지스타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이미 내부적으로도 2회때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구요.하지만 지스타가 이뤘던 성과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분명히 의미가 있었습니다.그런 부분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중입니다."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그는 "완전히 없애 버릴 수도 있고,처음부터 기획을 다시 해서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아무 변화없이 지금 이대로 끌고 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헀다.하지만 그의 말하는 어투를 봐서는 아무 변화가 없을 것 같진 않았다.그가 단정짓진 않았지만 지스타는 완전히 없어지거나 또는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두가지 안건을 놓고 논의중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게임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는 겁니다.어떤 산업을 봐도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드러낼 만큼 잘하고 있는 분야가 별로 없습니다.실행 방법에 대해서 조금씩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잘 조정해 가야죠.그게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니겠습니까.자원의 권위적 배분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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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에 쓰여졌던 글입니다>

신유진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께 안부 겸 전화를 했다가 내년초를 목표로 다다월드를 전면 개편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자세한 내용을 더 듣고 싶어서 광운대를 방문하겠노라고 하고 월계동에 있는 광운대 참빛관 10층 신유진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신 교수는 긴장과 흥분,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다다월드로 한 번 실패를 겪었던지라 그 시절의 악몽이 다시 기억날 법도 하다.먼저 그에게 7년 전의 상황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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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23에 대해 설명하는 신유진 교수>

-다다월드가 사실상 문을 닫은지 벌써 7년이 지났다.
 “다다월드 오픈했을 때 3개월여 만에 회원이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두 달만에 가상 세계의 건물 200여 곳에 대한 분양 대금으로 6억원이 현금으로 들어왔다.매달 현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증자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그게 패착이었다.당시 삼성증권에서 주당 3만원(액면가 5000원)으로 하면 이틀 새 100억원을 끌어오겠다고 제안했었는데 호통을 치고 쫓아냈었다.

 1999년말에는 아무 수익도 없는 벤처기업도 주당 가격이 40-50만원씩 하던 시절이어서,수익성이 있는 사업이 그 정도 가치 밖에 안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최소 수십만원은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당시엔 현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증자에 성급할 필요도 없었다.그런데 몇 개월 안 가서 IT버블이 꺼져버렸고,모든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다.줄을 서서 대기했던 사람들이 모두 투자도 안하고 다다월드에 입점도 안 하겠다고 통보를 해 왔다.정말 눈 깜짝할 새 일이었다.

 당시 직원이 벌써 70명이었는데 자본금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었겠나.그 뒤로 6개월 버틴 게 한계였다.계약하겠다고 하고,도와주겠다고 했던 사람들도 막상 IT버블 꺼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싹 다 돌아섰다.그 사람들을 이해는 했지만....참으로 힘들었던 시기다.”

그는 잠시 말을 중단하고 옛날 기록들을 보여줬다.프로젝터로 스크린에 비춰 1999년과 2000년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던 다다월드 관련 기사와 방송을 하나씩 끄집어냈다.1999년에 이미 다다월드는 세컨드라이프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던 시기다.당시 인터넷,닷컴이라는 말만 나오면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던 시대적 분위기도 한 몫 했을 거다.

-다다월드를 다시 부활시킨 이유는.
 “앞으로는 가상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진정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될 것이다.우리가 제일 먼저 가상 세계를 구축했지만 실패하는 바람에 세라에 주도권을 내주게됐다.다행히 세라는 현실에서 못하는 일을 한다는 식으로 개념화돼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약하다.도박과 섹스의 천국으로 변질되는 등 문제점도 많다.아직은 린든랩도 세라를 활용해 무엇을 어떻게 할 지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아직까진 다행히도 구글이나 MS처럼 글로벌 거대 기업이 가상세계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움직임도 별로 없다.나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마지막으로 우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지금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터23이 세라와 다른 점은 뭔가
 “세라보다 그래픽이 훨씬 좋고 사용자 편의성이 뛰어나고,이런 것들은 다 부차적인 부분이다.터23은 21세기형 미래 도시를 가상의 공간에 세우는 것이다.그냥 제2의 삶을 산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그냥 심심풀이나 자극거리를 찾으로 들어오는 공간이 아니라 진짜 비즈니스가 열리는 곳이다.어찌보면 첫번째 삶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자신의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친다.”

-‘터23’이란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나.
“다다월드 이름이 안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문 닫아(다다)’와 발음이 유사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이번에 공간을 터 보자고 생각했다.23세기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23을 붙였다.이미 준비는 끝마쳤고 투자자들과 서비스 개시 시기를 놓고 협의중이다.영어와 한국어 2개 국어로 매뉴얼을 구성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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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음을 보면 기운을 많이 차렸다는 느낌을 받는다.다시 만난 석종훈 대표에게서 그런 느낌을 더욱 확실히 받았다.제주도에 구글캠퍼스와 같은 다음 캠퍼스를 짓겠다고 하는 석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긴 호흡을 갖고 다시 출발선에 선 운동선수를 보는 것 같았다.

 확실히 반가운 일이다.한참동안 헤멨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다시 기운을 내고 있다는 것은 산업 발전이나 한국 인터넷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결코 나쁠 게 없다.요즘 다음을 보면 한참 동안 1등을 하다가 병에 걸려 1등을 내 준뒤 다시 건강에서 회복해 교실로 복귀한 우등생을 보는 것 같다.

 석 대표는 나날이 건강해져 가는 것 같았다.다음 송년회 자리에 갔다가 우연히 일찍 가게 돼 석 대표와 나란히 앉아 얘기를 하게 됐다.
 “얼굴이 더 좋아 보이시네요.운동하시나봐요”
 “맞습니다.제주도에 있을 땐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나옵니다.”
 “어휴 그렇게 일찍 나오시면 뭘 하시나요?”
 “회사에 가서 운동을 해요.회사에 가면 6시가 좀 못되는 데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1시간 가량 계속 걸어요.적당히 땀을 흘리고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운동 하고 나서도 7시반도 안 되겠네요”
 “네 예전엔 8시에 회의도 하고 그랬는데,요즘엔 그렇게 일찍 회의는 안 합니다.그래서 보통 아침에 책을 읽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책을 많이 보시겠네요”
 “거의 중독된 것처럼 봅니다.책을 열심히 보는 직원들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요즘엔 한달에 15권 정도 책을 보는 것 같아요”

 석 대표는 요즘 책을 읽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다.스스로 이틀에 한권씩 책을 읽어나가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수준이다.그는 책을 읽어야 창의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제가 요즘 깨달은 것은 이겁니다.창의력은 상상력에서 나온다.그런데 상상력은 독서,대화,여행에서 발현된다.직원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직원들이 독서와 여행과 대화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저 자신부터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고 체득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여행은 뜻대로 하긴 힘들더라도 말입니다 하하..서강대를 비롯해 몇몇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다닙니다.”

 정말 맞는 말이다.정확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상상력을 발휘하게끔 도와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혼자 사색에 빠지거나.하지만 그 어떤 것도 책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대화는 사람과의 대면접촉이라는 점에서 영감을 떠올리게 하고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통한 창의력을 북돋워준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다는 말씀에 사실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다.본래 책이란게 의욕이 항상 앞서지 않는가.의욕이 앞서지만 몸이 잘 따라가지 않는 대표적인 것이 독서와 운동이다.그 두가지를 그는 다 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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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석종훈 사장은 올해 성적을 스스로 어떻게 매기고 있을까? 그에게 물었더니 놀라운 점수가 나왔다.90점.

 아쉬운 부분을 얘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애초에 세웠던 목표를 많이 달성했고 새로운 목표에 대한 비전을 세울 수 있는 한해 였다고 한다.
그러면 석 대표는 이제 본격적으로 네이버를 추월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솔직히 당장 네이버를 제치고 1등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겠습니까.검색이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데,우리가 너무 늦게 깨달은 것도 있고,막상 해보니 검색이란 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겁니다.아마 시간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엔 그걸 인정하고 있습니다.우리가 분명 예전에 1등을 했던 거는 맞다.하지만 지금은 2등 기업이다.그것도 1등하고 격차가 많이 나는.1등을 하다가 뺏긴 경우 다시 1등을 탈환하기는 더 어렵고 전 세계적으로 별로 사례가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그렇지만 이렇게 계속 우울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답이 안 나옵니다.원래 기록이란 건 다 깨지기 위해 있는 거구요.
 그래서 직원들과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2등을 하더라도 행복한 2등이 되자..2등을 하게 해 준 고객에게 감사해 하고 우리가 스스로 행복해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하고자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겠냐.”

 티스토리나 동영상 서비스 등 최근 다음이 선보였던 서비스의 성과에 대해 석 대표는 무척 만족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 제주도 글로벌미디어센터의 성과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다음이 제주도에 다음 캠퍼스를 세우려고 하는 것은 이런 성과를 만들어낸 환경을 장기적으로 회사의 문화로 키우려고 하는 시도인 것 같았다.

 “사실 네이버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것에 이제는 감사해하고 있습니다.다음이 있어서 네이버가 크게 발전했듯이 지금은 네이버가 있기에 다음이 긴장을 잃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외용 멘트일지 모른다.하지만 그가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라면,골방에 들어가 혼자 생각에 잠겼을 때는 진실로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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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네이버와 비교 대상이 됐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비 전문적인 영역으로의 끝없는 사업 확장이었다.하지만 다음은 최근 다음자동차보험 지분 매각을 끝으로 사실상 99년부터 시작해 2005년까지 7년동안 지속했던 확장 사업의 정리를 마무리하고 있다.

 석 대표를 만나 이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그는 다음자보 지분 매각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리고 내년부터는 다음이 핵심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지난 1999년 100% 지분을 출자해 온라인 전문 여행사 투어익스프레스를 세우면서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2000년 3월에는 쇼핑 분야까지 넓혀 디앤샵을 시작했다.그 해 7월에는 다음금융플라자를 오픈했고, 2001년엔 연예기획사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음반판매 업체인 오이뮤직을 인수해 주목을 끌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2003년엔 각 언론사의 뉴스와 함께 다음이 독자적으로 뉴스를 생산해 네티즌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 다음’을 오픈했고, 2003년 6월엔 보험에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겠다며 자회사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설립한다. 또 2004년 8월엔 미국의 인터넷 포털 라이코스를 인수합병하면서 해외 진출 의지를 내세웠다.

 다음이 달라진 것은 2005년부터였다.다음은 2005년부터 사업을 차례차례 정리하기 시작했다.우선 라이코스 내 매치메이커, 쿼트닷컴, 와이어드뉴스 등을 차례로 매각했고 국내에서는 오이뮤직,JYP 등 계열사를 줄줄이 팔았다.올해 들어선 투어익스프레스도 매각하면서 여행 사업에서 손을 뗐고 보험 사업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이미 99년 여행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결코 핵심이 아닌 사업에 계속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다.다음이 뛰어든 분야가 대부분 온라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원래 산업이 형성돼 있던 것을 온라인으로 끌어와 단순히 온라인을 이용한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운 경우가 많았다.

 7년이 지난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미국,일본,중국을 막론하고 해외 사업은 그 어떤 것도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다음이 인수하거나 새롭게 진출했던 사업 영역들은 전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그 사이 다음의 경쟁자인 네이버는 핵심 역량에만 집중해 따라잡기 힘들 만큼 저만치 달려나가고 있다.

 석 대표에게 물었다.“결국 지금까지의 7년 시도가 모두 헛수고였다는 말이네요”
 그가 허탈하게 웃었다.물론 지금까지의 이런 투자 결정을 한 것은 석 대표가 아니었다.그는 지금 정리 작업을 맡고 있다.하지만 그는 헛수고라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진 않습니다.의미는 나름대로 있었습니다.우리는 우리가 잘 하는 것을 해야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사실 처음에 다음자동차보험을 시작할 때는 오프라인의 보험을 온라인에서 하면 훨씬 싸게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싼 가격으로 경쟁력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구요.하지만 막상 이 사업을 해보니 보험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싼 가격에 팔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험금을 자산으로서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에 달린 것이었습니다.”

 모두 맞는 말이다.수긍도 간다.하지만 경쟁자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잘 하는 것만 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에 비해 7년이나 시행착오를 벌인 끝에 깨달았으니,그것이 지금 다음의 모습을 만든 것 같다.석 대표의 말이 모두 수긍이 가지만 보험 사업을 해보고 알았다는 것에 대해선 정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아니 보험 사업의 근본이 그렇다는 것을 정말 해보기 전에는 몰랐단 말인가?기본적인 시장 조사와 원칙만 리서치했어도 알 수 있는 것 아니었나?”
 이렇게 계속 생각하다보면 생각이 결국 이렇게 미치게 된다.그걸 몰라서 보험 사업에 무모하게 진출한 것이 아니라,뭔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진출한 것이라고 말이다.이를테면 주가를 끌어올릴 계획이었다든가 하는 등등

 하지만 그걸 확인할 수는 없다.어쨋든 석 대표의 말씀을 최대한 존중한다면 다음은 과거의 시행착오들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다음은 지금까지 많은 댓가를 치뤘다.엉뚱한 사업으로의 확장으로 인해 네이버와 시가총액은 12배나 차이가 나게 됐고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그리 돋보이지 않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다음은 2005년부터 오늘날까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과거의 실수들을 지우는 일에 주력해왔다.지금까지 계속해서 움츠려왔던 다음이 정신을 차렸을 때 얼마나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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