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뜻밖의 발언이었다.발끈한 어투라고 생각할 만큼 강한 발언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나왔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수요스터디에 강사로 참석했다가 이런 돌발 발언을 했다.한참 구글 검색 엔진의 재밌고 유익한 기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던 중 어떤 기자가 ‘구글 데스크톱서치가 기능이 좋은데 왜 윈도비스타에서는 계속 에러가 나느냐’고 물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원진 사장이 “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합니까”고 반문한 것이다.자리에 동석했던 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담당 이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구글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다 나온 돌발적인 질문에 순간적으로 너무 솔직하게(?) 답한 이원진 사장도 바로 분위기를 눈치채고 당황해하기 시작했다.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던 분위기였는데 이 대목부터 이원진 사장이 일어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걸치고 있던 자켓도 벗었다.땀 나는 상황이었을 것 같다.

 원래 질문이 기대했던 답변은 (스터디라는 마일드한 분위기를 고려해볼때) ‘앞으로 에러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던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중에 기술자의 상담을 받도록 해서 해결하겠다’ 정도인 것 같았다.하지만 답이 너무 멀리,세게 나갔다.그렇다고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일.바로 수습에 들어간 이원진 사장.

 이원진 사장은 이때부터 약 10분간에 걸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폐쇄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개발단계부터 제품이 판매된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시스템(OS)에 대한 폐쇄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제품 출시에 맞춰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물론 상황 수습을 위해선 MS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부족했다.

 구글은 이와 전혀 다른 정책으로 고객 위주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 이어졌다.최근 공
개한 안드로이드에서 보듯 구글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코드를 개방해 개발자들과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구글의 속셈이야 다른 곳에 있겠지만 어쨋든 틀린 말은 아니었다.MS의 그런 정책은 지금의 MS를 있게 해줬지만 그 덕에 여기저기서 욕도 많이 먹게 만들었다.

 수습을 위해선 더 나가는 것이 필요했다.이원진 사장은 한국 온라인광고 시장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고 강조하면서 그만큼 한국 시장이 구글에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했다.(구글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구글이 왜 이제서야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가 안 가긴 한다.어쨋든 한국 유저들 입장에서는 구글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구글코리아 현재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3배가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구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년새 직원이 3배 이상 늘어난 곳도 한국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원진 사장의 답은 “한국 시장만큼 어려운 시장이 없다는 것을 구글 본사에서도 잘 알고 있다.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이 그만큼 앞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까다롭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통하는 서비스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루하고 따분한 구글 자랑이 이어질 것이라고 당초 예상한 자리였는데,뜻밖의 상황과 재미난 발언이 이어진 ‘스터디’였다.끝은 당초 예상대로 진부하게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

처음부터 난 기분이 좀 상해있었다.중국 CDC게임즈의 샤오웨이 첸 사장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였다.중국 베이징까지 찾아가서(물론 그 사람때문에 간 것은 아니었지만) 힘들게 만날 약속을 정했다.당초 첸 사장 본인이 내가 묵고 있는 호텔로비로 오겠다고 했지만 갑자기 급한 일정이 있어서 오전 10시까지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오라고 했다.이 정도야 사장님께서 바쁘시다고 하시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기분이 상한 것은 약간 감정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왜냐하면 나는 정말 기를 쓰고 시간에 맞춰서 가려고 노력했는데 상대방이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였다.나는 익숙하지 않은 베이징 시내길을,말도 잘 통하지 않은 중국인 기사가 모는 택시를 타고 손짓발짓으로 설명해가면서 하얏트호텔에 정확히 10시1분전에 도착했다.혹시나 첸 사장이 기다릴까봐서였다.잔돈을 챙기는 것도 잊고 헐레벌떡 들어갔지만 1층 로비에 첸 사장은 없었다.로비에는 직원 한명과 통역만 나와 있었다.좀 기다렸다.20분이 지나서야 첸 사장은 나타났다.

 이 정도까지만 해도 나는 그냥 웃으면서 ‘많이 바쁘시죠.얼른 시작하시죠’라고 말하고 인터뷰에 들어갔을꺼다.바쁘다고 하니 어쩌겠는가.그런데 첸 사장이 오자마자 한 말은 이거였다.“제가 시간이 없어서요.10분만에 끝내야 합니다.”
 아니 이럴 거면 뭐하러 나왔나? 내가 언제 만나달라고 사정한 것도 아니다.내가 베이징에 간다고 하니깐 만나자고 한 사람은 첸 사장이다.시간도 본인이 정해놓고,그것도 멀리서 온 손님한테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오라고 해놓고선,자기가 늦게 나오고선,시간이 없댄다.

 20분 정도 늦는 거야 원래 별 상관이 없다.아침에 준비를 하다 늦을 수도 있다.첸 사장이 미리 그렇게 시간을 강조하지 않았으면 나도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첸 사장은 이날 미팅에 앞서 10시라는 시간을 세번이나 강조했다.'제가 다음 일정이 있으니 10시를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세번이나 강조한 시간을 어겨놓고선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그런데 첸 사장의 행동은 계속 내 심사를 뒤틀리게 했다.
 “시간이 없지만 사진을 잠깐 찍고 하시죠.그래도 인터뷰인데”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제가 지금 사진 찍을 상태가 아닙니다.”
 평상시면 상대방이 사진 찍기 곤란하다고 하면 ‘그렇지,정말 사진 찍기 힘드시겠네’ 하면서 이해를 하고 넘어가거나 오히려 사진을 찍자고 말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곤 했는데 이날은 정말 이래저래 신경질만 계속 났다.(솔직히 당시 기분은 ‘정말 이런 엉망진창인 인터뷰는 처음이군’이었다.)
 결국 사진을 못 찍고 첸 사장이 나중에 사진을 보내오긴 했다.그날 사진을 못 찍은 대신 아래 사람을 시켜서 사진을 보내준 것이었다.그런데 그 보내준 사진이란 게 정말 가관이었다.

 날 놀리는 것 같았다.내가 무슨 PC바탕 화면에 깔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나.물론 난 이런 사진을 PC에 깔고 싶은 마음도 추호도 없다.첸 사장 본인이나 자신의 PC 바탕 화면에 깔던가 말던가 할 사진이다.

 원래 기자는 현장을 중시한다.특히 난 하나의 신조 같은게 있는데,기사를 쓸 때 인터뷰할 때의 상황을 다시 머리 속에 떠올려가며 기사를 쓴다.기사를 쓸 때 인터뷰나 현장 취재때의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쓰기 위함이다.(물론 이게 잘 안되면 기사가 엉망이 되기도 한다.좋은 버릇은 아닐 수도 있다.)이를테면 그때 어떤 호텔에서 그 사람을 만났고,어떤 음악이 나왔고,주변에 누가 앉아 있었으며 나와 상대방이 어떤 옷을 입고 있었고,그날 날씨는 어땠고,호텔이나 식당의 조명 밝기는 어땠으며,어떤 부분에서 미소를 짓고,어떤 부분에서 표정이 변했는지 따위를 말이다.

 상황을 반추하는데 사진은 중요하다.서툴게나마 당시 상황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 당시 상황을 복기하는데 도움이 된다.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편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안 할 수도 있다.어쨋든 이날은 이것조차 용납이 되질 않았다.나로서는 첸사장이 나에게 기사를 쓸 어떤 환경도 만들어 주지 않은 것이다.날 놀리는 듯한 사진을 받아보고 기가 막히다 못해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이게 원래 전략이라면 정말 잘 한 것 같다.기사 쓸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암튼 계속 말한 대로 도무지 기사 쓸 만한 내용은 없었다.내가 이미 인터뷰 대상에 대한 애정을 상실한 상태에서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더 그런지 모르겠다.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엠게임에 대해 샤오웨이 첸 CDC게임즈 사장이 계속 독설을 퍼부었다는 거였다.

 “엠게임이 계속 예상치 못한 일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할 지 모르겠다.그래서 협상을 낙관하기 힘들다.결렬될 수도 있다.”
 “우리가 열혈경호만 있을 때는 힘들었지만,지금은 열혈강호 말고 다른 게임도 많이 서비스하고 있다.내년에는 10여개 정도의 신규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다.우리가 아쉬울 것이 없다”
 “엠게임은 열혈강호에 대해 업데이트나 A/S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심지어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샤오웨이 첸 사장은 사실 그날 엄청난 결례를 한 것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고 막대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만회할 수 있는 정말 많은 기회가 있었다.최소한 미리 조금 늦을 수도 있다고 말 할 수 있었다.그걸 예상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으니 늦은 데 대해 미안하다고 한마디 할 수도 있었다.인터뷰 시간이 짧지만 최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자고 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었다.미리 분명히 사진을 찍겠다고 말했음에도 거절할 때는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지만 보여주면 됐었다.이 중에 단 한가지만 했어도 그 작은 사소한 행동으로 인터뷰는 기분 좋게 끝났을 것이다.하지만 그런 모든 기회를 그는 다 날려버렸다.

 아마 그가 한국 기자에 대한 반감 때문에 그랬을 지 모른다.내가 혹시 그를 화나게 한 뭐가 있을지 모를 일이다.하지만 모든 정황을 다 따져보더라도 그의 행동은 결코 사장으로서의 행동은 아니었다.기자 생활하면서 국내외 CEO 1000여명을 만나본 나의 기준에서는 그렇다.내가 아는 다른 사장님들 중에 그런 사람은 없다.사장은 결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예의와 협상,시간약속에 철저하다.무서울만치.

 그러고보면 첸 사장이 아직 순수해서 그럴 것이라고 좋게 봐줄수 있을지도 모른다.아직 그런 세상의 때가 뭍지 않았다는 거다.하지만 그는 나에게 “이러니깐 엠게임이 CDC게임즈와 계속 까칠하게 나가는군”이라고 생각하게끔 했다.사소한 거지만 CEO의 이런 행동에서 외부 사람들이 그 기업의 비전을 짐작한다는 것을 그는 알까.

 샤오웨이 첸 사장이 엠게임과의 문제에 대해 논한 일은 나중에 시간을 두고 정리할 생각이다.하필이면 이날은 날씨도 엄청 추웠다.영하의 날씨에 바람은 왜 이리 세게 부는지.이래저래 뭐 하나 받쳐주는 게 없는 날이었다.그는 인터뷰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약속을 잡기 위해 노력한 CDC게임즈 코리아와 본사 통역 분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CDC게임즈에 대한 인식은 더 나빠졌다.인터뷰라고 할 수도 없는 이상한 자리를 끝내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못내 허망했다.

,

와이프로거 문성실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2008. 2. 16. 21:45 Posted by wonkis

하루 평균 방문자 3만명,누적 방문자 1020만명에 달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블로거 문성실(32세)씨.6살 쌍둥이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틈틈이 올린 블로그로 한국에서 ‘와이프로거’(주부블로거)란 말을 만든 그녀는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넘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블로거다.

 그녀가 요리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언 3년 7개월.그녀가 운영하는 두 개의 블로그 ‘둥이맘 문성실의 아침점심저녁’(blog.naver.com/shriya)과 ‘문성실의 맛있는 밥상’(
www.moonsungsil.com)은 요리에 대한 정보 제공 수준을 뛰어넘는다.‘그녀가 블로그에서 추천한 요리 재료는 마트에서 품절이 된다’
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요리 정보 뿐 아니라 주부들의 식생활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깊어가는 늦가을 오후,땅거미가 깔릴 시점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 카페 ‘모우’에서 그녀를 만났다.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미인이시네요.”
 그녀를 처음 보고 한 말이다.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지 거침없는 대답이 나왔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제가 사진이 좀 안 받는가 봅니다 ㅎ ㅎ”
 이미 문성실님과 잘 알고 지내온 태터앤컴퍼니의 꼬날님과 태터앤미디어의 한영 팀장께서 동석해 주셔서 첫 만남이었음에도 훨씬(?) 편안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3년7개월전 아이들 키우며 집안에만 있다보니 삶이 문득 공허하더라구요.그래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주제로 블로그에 글 올리자.이렇게 해서 시작했어요.정말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죠”

 요리에 관련한 책자만 4권을 낸 사람치고는 뜻밖에 평범한 시작이었다.이렇듯 단순하게 블로그를 시작한 그녀지만 그녀가 블로그로 이렇게 엄청나게 유명해질 수 있었던 데는 역시 비결이 따로 있었다.남들이 다 하는 요리 블로그를 하면서도 전혀 다르게 운영했던 것이 그녀의 경쟁력이었다.
 “시중에 요리책이 많지만 막상 그걸 보면서 요리를 따라하려고 하면 너무 재료도 많이 필요하고,정작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건너 뛰더라구요.요리 전문가가 아닌 일반 주부 시각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의 지론은 ‘마트에서 바로 살 수 있는 흔한 재료로,거창한 조리기구 없이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다.항상 같은 식탁에서 비슷비슷한 음식을 먹게 마련인 가족들에게 새로움을 주면서도 부담이 가지 않는 음식.하지만 그녀의 가이드를 따라가다보면 흔한 가정식 음식도 요리도 둔갑한다.그녀의 블로그가 주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재밌다.9살때 처음 음식을 만들어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당시 어머니께서 병원을 자주 드나드셔서 장녀인 문씨가 혼자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어느 날 어머니가 콩나물 무침을 만들기위해 먼저 콩나물을 삶을 것을 시키고 갔다고 한다.

 “콩나물을 삶을 때 뚜껑을 너무 일찍 열면 비린내 나니깐 충분히 삶은 다음에 열어”
 어머니가 당부하고 가셨지만 처음 해 보는 9살 소녀는 언제 뚜껑을 열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그래서 거의 콩나물죽이 될 때까지 콩나물을 삶았다고 한다.그 뒤로 그녀는 콩나물국을 끓이면서 국간장을 쓰지 않고 일반 양조간장을 쓰면 국이 시커멓게 된다는 것을 배우는 등 콩나물을 갖고 부엌에서 씨름을 하면서 요리의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쌍둥이를 낳고 나서 그녀는 더욱 요리에 관심을 쏠렸다고 한다.대학때 미술을 전공했지만 전업주부로 생활을 하면서 엄마가 요리를 직접 해 먹이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2004년 4월부터는 자신이 만들어본 요리를 블로그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이렇게 올린 음식 종류만 지금까지 1000가지가 넘는다.그녀는 블로그에 올린 음식들을 2005년 발간된‘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부터 시작해 최근 ‘문성실의 아침점심저녁’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요리책 4종에 담았다.

 그녀의 부엌이 남들과 다른 점은 항상 가까운 곳에 카메라가 있다는 것이다.식탁 풍경도 사뭇 다르다.요리를 만든 다음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반드시 먼저 사진을 찍고 식사를 시작한다.남편과 두 아들도 이젠 그것에 익숙하다.“엄마 얼른 사진 찍으세요”라고 말하며 두 아들이 먹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기다린다고 한다.

 그날의 요리는 그날 바로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온다.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2개씩 글을 올렸다고 한다.(하루에 2개의 글을 블로깅하다니...정말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블로그를 해 본 사람은 안다.이틀에 1개씩 올리기도 쉬운 일이 아니건만,이 성실성 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지금도 그녀는 매일 하나꼴로 블로그에 올려놓고 있다.블로그에 그날 만든 요리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려놓고 사람들의 댓글에 답변을 하다보면 5∼6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는 예사다.저녁 설겆이를 끝내고 시작한 작업이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이어진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결국 블로그는 그녀를 변화시켰고 남편과 아이들의 지지속에 그녀는 내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대학원에 입학,식생활문화 전공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밟는다.이미 남편 뒷바라지에 쌍둥이 아이들 키우기,블로그 운영에 홈쇼핑 출연까지 1인 3역을 하고 있는 그녀가 4번째 역할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런 도전에도 뚜렷한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그녀는 집에서 해먹는 음식은 사람들이 점점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반대로 외식은 좀 비싸더라도 집에서 먹기 힘든,그러면서도 건강에 좋은 웰빙음식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블로그로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평정했다면 음식 문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해서 외식 부분을 마스터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 달 올릴 글 20여개를 항상 준비하고 산다” 고 할 정도로 블로그가 삶의 기반인 그녀.양육에 소홀하기 싫어 두 쌍둥이 아들이 잠든 후에 짬짬이 PC에 앉아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업주부로서 삶이 변화됐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그런 분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당차게 말하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성실님을 소개해 준 꼬날님께 감사드립니다>

,

아주 아마추어적인 수준에서 검색 얘기를 해 볼까 한다.

나는 내 이름으로 검색을 많이 하는 편이다.각 포털에서 다 해본다.기사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서이기도 하고 어떻게 인용되는지도 알아보기 위해서다.그런데 네이버에서 내 이름 임원기를 검색하면 블로그와 이미지,뉴스,카페 이런 순서로 통합검색 방식대로 검색 결과가 나온다.내가 유명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나에 대한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나보다 훨씬 잘 알려진 게이머 임원기에 대한 검색 결과가 주로 뜬다.

 그런데 구글에서 임원기를 검색하면 내 블로그‘세상 바꾸는 IT이야기’가 맨 위에 뜬다.내가 나의 콘텐츠를 찾을 때는 구글이 훨씬 유용한 셈이다.이런 차이는 어디서 연유할까.물론 검색 엔진의 차이에서다.검색 DB의 차이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인덱싱해서 랭킹을 매겨 보여주는 방식에서 구글과 네이버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근수 교수가 만든 검색 사이트 위스폰(www.wispon.com)을 방문했다가 검색 결과가 구글과 비슷하게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물론 여기서도 내 이름을 검색하면 내 블로그가 제일 위에 나온다.

 박근수 교수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네이버는 통합 검색에서 인물 DB를 따로 만들었습니다.그 과정에서 유명 인사들에 대해서만 따로 수작업으로 입력을 했기 때문에 유명인을 찾는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프로필과 사진이 잘 정돈되서 보여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하지만 구글이나 저희 위스폰 같은 곳은 수작업을 하지 않습니다.그저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에 의해 기계적으로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물론 원칙은 있습니다.구글은 이른바 널리 알려진 대로 ‘페이지랭크’라는 방식을 쓰고(물론 이것은 구글의 여러 검색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긴 하지만),저희 위스폰은 웹 링크가 많이 연결돼 유명도가 높은 순서대로 보여지는 겁니다.”

 그런데 구글 방식에서는 오히려 유명인을 검색할 경우 검색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다.구글도 최근 유니버설서치로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구글의 검색이 그렇다는 것이다.이런 점이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비슷한 방식이지만 한글 DB에 강점이 있는 위스폰에서는 유명인 검색 결과가 훨씬 유용하다.(불멸의 이순신,하얀거탑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명민씨를 검색해보는 것이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네이버의 방식이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특히 스팸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수작업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이 수작업에 대해선 이준호 박사와 박 교수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는 부분이다) 한글 DB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계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구글이 지금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DB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즉 네이버는 이런 상황을 맞이하기 전에 기술력을 키워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들이 네티즌 입맛에 맞는 서비스로 성공한 것은 분명하지만 기술력이 부족해 앞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가 선보인 검색 사이트 위스폰은 웹 링크의 유명도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즉 여러 사이트에 링크돼 있거나 많이 인용되는 페이지일수록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된다.박 교수는 이런 점이 광고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기존 포털의 검색 방식과 다르다고 주장했다.다시 말해 네이버,다음,엠파스 같은 포털에서 검색하면 스폰서 링크 등 광고 위주로 페이지 상단이 구성돼 사용자가 원하는 웹페이지를 찾기 어려운 때가 많다는 것이다.

 위스폰은 초기화면이 구글과 비슷하다.화면 중앙에 검색 창만 뜬다.박 교수는 “대다수 포털은 각종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이를 검색 DB로 활용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이미 웹 상에 다 올려져 있다”며 “콘텐츠를 나열하지 않고 검색 특화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사실 구글이 항상 말하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박 교수는 2002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 10여명과 함께 HM연구소를 창업했다.초기에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고 지난해부터 검색 엔진 개발에 주력했다.현재 박 교수가 최고경영자(CEO),김성렬 건국대 교수(인터넷미디어학과)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

전업 블로거 김태우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2008. 2. 16. 21:33 Posted by wonkis
김태우씨와의 만남은 사실 나에겐 기자와 취재원의 만남이라기 보다는 초짜 블로거로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한 초보생이 블로그 대 선배를 만나는 자리였다.

 국내 최초의 전업블로거이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기 구독자를 확보했다 등등 그를 수식하는 많은 말들을 일일이 검증할 필요는 없었다.그저 그의 블로그에 올라가 있는 콘텐츠와 블로그를 이미 3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를 만나는 의미를 충분했다.

 그런데 그는 대단히 높은 학력까지 갖춘 사람이었다.‘한국의 수준 높은 IT를 세상에 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영어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기에 범상치 않은 사람인 줄은 짐작했지만...

 사실 그는 국내에 얼마 되지 않는 영어블로거로서 웹2.0이라는 주제로 블로그를 개설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영어블로그‘테크노김치’(technokimchi.com) 로 유명해지면서 최근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기까지했다.


 CNN을 통해 보여진 그는 유창한 영어에 지적인 이미지가 가득했다.실제로 만나본 그는 화면에서 보던 것보다 더 어려보였다.김태우씨는 용산고 1학년까지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명문 코넬대학교에서 컴퓨터사이언스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한국에 돌아온 그는 2003년 삼성SDS에 입사했다.삼성SDS에서 그는 웹 기획과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직장을 잘 다니던 그는 5년째되던 올 4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나왔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학력에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던 전도 유망한 청년인 그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전업블로거로 전향한 이유는 뭘까.이것이 전업블로거로서 그를 만났을 때 든 가장 큰 의문이었다.

 그는 “웹 2.0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말한다.그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2004년 10월에도 이미 국내엔 상당수의 블로그들이 형성돼 있던 시기였다.그가 블로거로서의 출발은 결코 빠르지 않은 셈이다.2004년 1월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컨퍼런스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김태우씨는 “당시 컨퍼런스에 갔다가 인터넷 세상이 웹2.0으로 인해서 완전히 바뀔 것 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며 “나도 그 세상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5000명이 넘는 정기 구독자를 가진 국내 최고의 인기 블로그 ‘태우’s Log’(www.twlog.net) 등 도합 5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5개의 블로그를 충실하게 운영하자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그의 수첩은 만날 사람들과의 약속으로 빽빽하게 차 있었다.

 전업블로거에 대한 또 다른 의문점은 ‘생계를 어떻게 해결할까’다.일단 그는 독신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고 한다.

 김태우씨는 “보통 강의와 외부 기고가 많아 생계는 그닥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그는 올 4월 ‘웹2.0여행’이라는 것을 떠나겠다고 블로그를 통해 알리면서 처음으로 블로그 구독자들의 금전적인 도움도 받았다.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웹2.0 컨퍼런스와 기업들을 직접 다니면서 만나고 오는 여행이었다.그의 블로그에 공지만 했음에도 300만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하지만 이런 도움을 받고 나니 그는 오히려 블로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영어 블로그는 미국식으로 광고도 붙이겠지만 한국 블로그만큼은 그냥 순수하게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나누는 의사소통의 공간으로 삼겠다.”

 그동안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그의 생각들은 책으로 출간된다.내가 주인공이 되는 인터넷의 새로운 경제학이라는 뜻을 지닌 ‘미코노미’(Me+Economy)라는 책이다.

 “전업블로거로서의 삶은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고 있음에도 콘텐츠를 왜 계속 올려야되는 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제일 어렵다.하지만 이 작은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이 인생을 걸게 만든 매력인 것 같다”.



*태우님을 소개해 준 꼬날님께 감사드립니다.

,

“한국의 인터넷 벤처 창업은 인터넷 산업이 태동한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 한국에 들어와 그동안 80여개의 벤처기업을 발굴,투자해온 일본 소프트뱅크가 한국의 벤처 창업 상황을 최악의 시기로 규정했다.류한석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소장은 1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있는 소프트뱅크코리아 사무실에서 ‘리트머스’ 소개 및 향후 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의 벤처 발굴·지원 프로그램인 ‘리트머스’가 지난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첫번째 지원 대상으로 삼은 6개 벤처사 중 3개사의 창업자가 함께 참여했다.

 류 소장은 “리트머스라는 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본사의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한국의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한국의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최근엔 투자할 회사가 없으니 만들어서라도 한국벤처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 한국의 벤처 투자 환경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아울러 이날 함께 참석한 루키,스토리베리,온오프믹스 등 3개 벤처를 소개하고 프레젠테이션을 도왔다.

<열변을 토하고 있는 류한석 소장>

-벤처 창업이 얼마나 부진한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이렇게 심각한 경우가 일찌기 없었다.웹2.0쪽은 더 심하다.정말 샅샅이 파헤치고 다니며 창업 준비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고작 17팀을 봤다.그래도 이 정도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도전정신이 완전히 실종됐다.”
-이유는 뭘까.
  “루키 창업한 주상돈씨가 서울대 게시판에 같이 벤처 창업하자고 글을 올렸더니 이런 댓글이 붙었다고 한다.‘아직도 이런 것에 낚이는 사람이 있나요.우리 정신차리고 공부합시다’.주상돈씨가 마음 상해서 글을 바로 뺐다.이게 뭘 의미하겠는가.젊은 사람들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 직업을 택하고 있으니 창업이 이뤄질 턱이 없다.미국에선 웹2.0벤처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난리라고 하는데 우리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생각에 잠긴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황재선 책임>

-리트머스의 목적은.
 “창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신규서비스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잠재력이 있는데 너무 지지부진한 한국의 웹2.0벤처 창업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다.하지만 우리는 투자를 하는 쪽이기 때문에 검증을 통해서 제대로 된 기업을 발굴하고 싶다.리트머스는 비공개시범서비스,시범서비스,상용화의 단계를 거쳐 테스트를 하며 상용화 단계에서 외부 펀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리트머스 다음 단계는.
 “모르겠다.리트머스 자체가 벤처고 매우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다.내년 2월쯤 이 실험이 성공적이라고 판명되면 계속 운영되겠지만 안된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지금으로선 안되는 걸 되게 하자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서 하고 있다.내 좌우명이 ‘진정한 리얼리스트가 되자,하지만 가슴속에 불가능한 일에 대한 꿈을 갖자’다.”

 참고로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은 차세대 미디어 전략을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올 7월 한국에 설립됐다.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의 벤처 투자 전략을 위한 기본 리서치,신규 서비스에 대한 가상 인큐베이팅,차세대 인터넷 서비스 발굴 및 개발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이 지원하고 있는 벤처 중 ‘루키’(대학생 네트워크 서비스),‘스토리베리’(신세대 표현 플랫폼),‘온오프믹스’(이벤트 및 모임 관리) 등 3개가 첫 선을 보였다.

,
요즘에 세이클럽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채팅사이트라니..너무 옛날 느낌이다.시계를 10년전쯤으로 돌려야될 것 같은,실제보다 더 옛날 느낌을 주는 말이다.채팅사이트라는 말은.

 채팅으로 자리잡은 세이클럽은 그래서 더욱 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도 그런 점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솔직히 올 4월에 네오위즈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네오위즈게임즈,네오위즈인터넷,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로 분할될 때 네오위즈게임즈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다 구색맞추기처럼 보였다.연간 매출 집계도 어려운 네오위즈인터넷은 특히 그랬다.

 그런데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사장을 만나기 전 사이트를 오랜만에 들어가보고 트래픽도 조사해봤다가 적지않게 놀랐다.여전히 세이클럽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이트였다.예전처럼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일 정도는 아니지만 과거의 방문자수에서 크게 빠지지 않는 수치가 여전히 나왔다.상대적으로 네이버,다음,싸이월드 등이 엄청 커졌기 때문에 작아보이는 것 뿐이었다.
 사이트도 거의 변한게 없었다.메뉴나 화면 구성 등이 그대로였다.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세이클럽에 들어가보니 여기는 여전히 2003년,세이클럽이 잘 나가던 그 시절 그대로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기원 사장을 만났다.올 7월 네오위즈가 기업 분할 하면서 지주회사인 네오위즈 자회사인 네오위즈인터넷의 대표가 된 이기원 사장은 1997년 네오위즈 창업 멤버의 한 사람으로 네오위즈 재팬 대표,네오위즈 감사를 역임했다.
 내 느낌을 그대로 얘기했다.이기원 사장도 그걸 인정했다.“사실 4년 동안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제가 7월에 와서 보니 거의 그대로더라구요.최근 Ditto란 서비스를 새로 달았는데 정말 이게 얼마만에 새로 나온 서비스인지..네티즌들이 굉장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4년동안 거의 아무것도 안 했지만 사용자들도 거의 떠나지 않았다.이기원 사장은 이걸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지금의 회원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면서 조금씩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의 일차적인 구상은 세이클럽을 음악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중심의 사이트로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이기원 사장은 “현재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세이클럽의 음악방송인 세이캐스트를 중심으로 사이트를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선 개편된 세이클럽을 연말께 선보이고 내년 3월께는 기존 세이클럽과 전혀 다른 새로운 SNS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내년 3월께 선보인다는 전혀 새로운 사이트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페이스북 등을 언급하는 것으로 봐서 세이클럽보다 훨씬 SNS에 특화된 사이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우선 음악을 테마로 한 SNS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개념의 SNS도 준비중이다.이 사장은 “어차피 인터넷 사업의 주류는 검색,쇼핑,SNS인데 이 중 네오위즈인터넷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SNS”라며 “공통의 음악적 관심사를 가진 네티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마음껏 음원과 음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SK텔레콤의 미국 인터넷사업 법인 대표를 맡게 된 유현오 사장을 최근 만날 기회가 있었다.현재 SK텔레콤의 글로벌 인터넷 사업개발 단장(전무)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는 이달 중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서게 된다.SK그룹의 미국 사업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맡았으니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하건만 표정을 밝아 보였다.머리가 많이 자라 ‘머리를 기르시나 보다’하고 물었더니 ‘최근 한 두달여 정도 머리 자를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자꾸 새로운 일만 하는 인생
 유현오 사장은 “자꾸 새로운 일만 하는 인생이다”라며 웃었다.유공에 입사해서는 난생 처음 통신업무를 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정보통신 분야로 박사를 받고 들어와 막상 통신업체에 들어오니깐 이번엔 인터넷 사업을 총대를 메고 나섰다.인터넷 사업이 어느 정도 무르익자 이번엔 광활한 미국 시장에서 가서 새로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그냥 팔자려니 생각하니깐 담담합니다.”
 SK텔레콤의 미국 인터넷 시장 개척을 담당했지만 아직 법인 설립도 안 된 단계다.유현오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팔로 알토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홀딩 컴퍼니 법인을 설립한다.한국에서 준비 작업을 한 뒤 미국에 건너가 마무리할 예정이다.


10명의 특공대와 함께
유현오 대표는 SK컴즈 대표를 맡았던 시절 키워왔던,또는 함께 일했던 믿을 만한 인물 10명을 간추려 함께 간다.일종의 특공대다.10명이면 좀 숫자가 적지 않을까?일단 홀딩컴퍼니라서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또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을 하기에 앞서 시장 조사와 인프라를 닦기에 적합한,영어에 능통하고 빠릿빠릿한 인물들로 구성됐고 이런 일을 할 때는 인원이 너무 많은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인터넷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지만 그 외 SK텔레콤이 미국에서 하고 있는 유무선 사업은 그가 건드리지 않는다.힐리오 등은 제외된다는 소리다.일단은 싸이월드를 포함해 미국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의 가닥을 잡는 것이 그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
 현재 미국 시장 현황은 어떨까?인터넷 시장은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싸이월드는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유현오 사장도 이 부분은 인정하고 있고 현재 뚜렷하게 이런 상황을 뒤집을 묘책은 보이지 않는다.마이스페이스닷컴,페이스북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SNS 서비스로서 싸이월드의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서비스의 성격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과금 방식에 있어서도 싸이월드가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넥슨이 성공적으로 부분유료화모델( 마이크로 페이먼트 시스템)을 시도해왔지만 그 밖에 다른 한국 인터넷 업체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결제 문제를 놓고 가장 고심하고 있다.시스템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장벽을 넘는 것도 숙제다.
 그래도 유현오 사장은 실패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도전 자체로 의미가 있고 실패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

 


구글에서 한국계로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다는 데이비드 은 부사장을 단독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왔다.3년전 당시 메릴린치 2인자로 명성이 높았던 다우 킴 부사장을 인터뷰할 때처럼 흥분됐다.왠지 예감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구글코리아)에서 데이비드 은 부사장을 만났다.예상대로 첫 인상이 다우 킴과 비슷했다.외모는 전형적인 동양인이지만 고수에게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이 비슷했다.필요 이상으로 거들먹거리거나 물어보지도 않은 잘난 척을 하지 않는 단계다.다우 킴에게서 가장 강하게 느꼈던 기운이었다.
 하루 전날 한국에 도착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에 그 다음날 아침 8시30분에 나를 만났으니 피곤할 법도 했겠지만(미국에서 13시간을 날아왔을 것이 분명한데) 별로 피곤한 기색도 없이 마치 친구랑 얘기하듯 둘이서 김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다.기사 꺼리는 별로 없었지만 그만큼 정말 편안한 자리였다.

 “2년 전 구글에 입사한 뒤 한국에는 처음입니다.한국의 우수한 콘텐츠 업체들을 직접 만나고 이들과 협력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한국에는 정말 훌륭한 인터넷 업체들이 많네요.”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영어를 훨씬 잘하긴 했지만 한국어로도 일상 대화엔 큰 지장이 없었다.그래서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섞어 가면서 얘기를 했다. 그는 2000년 개인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뒤 7년만에 한국에 왔다.

 “그때도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점을 보고 놀랐었는데 이번엔 많은 젊은이들이 영어를 잘하고 경쟁력있는 인터넷기업들이 많아 인상깊었습니다.모국인 한국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2세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버지니아에서 자란 은 부사장은 하버드대학교 행정학과,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는 등 지금까지 계속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타임워너를 거쳐 아츠 얼라이언스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구글에 합류했다.한국어 문법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지난 1989년에 연세대학교에서 6주 단기 코스를 밟기도 했다.

 “부모님이 두 분이서는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셨지만 의식적으로 집에서 저와 대화를 나눌 때에는 영어를 항상 쓰셨어요.게다가 제가 자란 버지니아쪽에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던 관계로 영어가 더 익숙해진 게 사실입니다.”

 그는 덕분에 영어가 빨리 늘고,미국에서 생활하는데 아무 부족함이 없게됐지만 요즘에는 어릴 때 한국말을 좀 더 열심히 배워둘 껄 하는 후회가 생긴다고 했다.그래서 그는 두 자녀에게는 한국어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있다.

 “제가 한국어를 가르칠 만큼 잘 하지 못하니깐 한국어 선생님을 집으로 모셔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자기의 뿌리를 명확하게 안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주로 개인적인 대화를 계속 나누고 싶었지만 일 때문에 만들어진 만남인 만큼 그럴수는 없었다.그래서 형식적으로나마 한국의 인터넷 환경과 그의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을 조금 들었다.그는 한국에서 빠른 시일 내 책 검색을 실시하기 위해 많은 출판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은 부사장은 “구글과 제휴를 맺으면 글로벌하게 콘텐츠를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구글의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부사장은 최근 있었던 ‘구글이 뉴스뱅크에 포털로의 뉴스 공급 중단을 요청했다’는 설을 부인했다.그는 “구글은 어떤 콘텐츠 업체나 미디어와도 배타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며 “구글 본사에서는 한국의 수준 높은 콘텐츠에 관심이 많으며 전 세계의 네티즌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우수한 콘텐츠를 알리는 통로가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

장세영 페이지온 사장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즉각 이런 대답이 나온다.“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기술들을 현실화시키는 것”
 여자친구와 만나 차를 타고 같이 가면 분위기에 맞춰서 알아서 음악이 흘러나오고,데이트하기 좋은 식당으로 차가 안내해주는 그런 놀라운 인공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

 국내에 얼마 되지 않는 기술 벤처기업인 페이지온은 2005년 5월22일 설립돼 계속해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왔다.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98학번인 장세영 사장(28세)이 재학중이던 시절 같은 학교 동창들을 중심으로 조직해 만든 회사다.하지만 항상 돈이 문제였다.특히 설립 후 1년이 지난 뒤부터 문제가 심각해졌다.(NHN재팬의 경우에도 그랬지만 항상 사업을 시작한 뒤 1년뒤에 본격적인 어려움이 찾아오는 것 같다.자본금이 떨어질 시점이다.)

 처음에 5000만원으로 시작한 뒤 3억원까지 늘렸지만 계속 직원은 늘어나고 작년 하반기부터 자금이 딸리기 시작했다.“항상 일은 많고 사람은 적기 때문에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한번은 직원들 3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누구 한 명은 돈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식당에 앉았는데,아무도 음식값을 계산할 돈이 없다는 걸 알게됐다.탈탈 털었지만 2000원도 채 나오지 않아서 힘없이 식당에서 나왔던 일이 있다.결국 그날은 야근도 못하고 본의 아니게 다들 집으로 일찍 들어갔다.난 집에 가서 라면으로 때웠는데,다른 직원들은 그날 어찌했는지 모르겠다.”
 장 사장이 웃으며 한 말이지만 초기 사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 같았다.월급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던 적이 꽤 있었기 때문에 돈이 없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요즘엔 얼굴이 활짝 피었다.코스닥 상장사인 디브이에스에 인수되고 디브이에스가 최근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자금력이 생겼기 때문이다.장 사장은 “항상 돈이 문제였는데 요즘엔 좀 할만해졌네요”라고 말한다.
 그는 내비게이션 등 자동차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디브이에스와 힘을 합쳐 내년 상반기께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그래서 우선 선보인 것이 아이봇 이라는 인공 지능 에이전트다.‘아이봇’이라는 명칭은 인공지능의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로봇을 뜻하는 ‘봇’을 합성하여 사용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그는 ‘아이봇’을 쇼핑몰,내비게이션,홈 네트워킹,UCC  등에서 사용자를 안내하는 통합적인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로 활용할 계획이다.

 페이지온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전자제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음성 인식보다 크게 진화된 것이다.현재 내비게이션 제품 등에 쓰이는 기술은 단순히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그와 부합되는 결과물을 화면에 띄워주는 수준.하지만 페이지온이 개발중인 기술은 음성을 인식한 뒤 자연어처리 과정을 거쳐 추론해서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한다.에어컨을 예를 들면 현재 기술에서는 ‘온도 높여’,‘온도 낮춰’ 등과 같은 직접적인 명령어만 인식하지만 페이지온이 개발중인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 ‘춥다’라는 말을 듣고 에어컨이 이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추리를 한다.‘추우니깐 온도를 높여야 겠다’는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것이다.
 장세영 사장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실상 모든 종류의 전자 제품에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내비게이션에 이 기술을 적용한 뒤 음성 코드만 넣으면 사람과 대화도 가능해진다.즉 ‘데이트하기 좋은 카페가 어딨지?’라고 말하면 내비게이션이 주변 정보 중에서 카페를 선별해 찾아준다.기술이 더 발달하면 카페별로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해 준다.사용자가 이중 하나를 선택하면 여기에 맞춰 길안내를 해주는 방식이다.

 장세영 사장은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주인공이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분위기에 맞춰서 알아서 음악이 나오고,좋은 장소로 내비게이션이 알아서 길안내를 해주는 기술이 아주 먼 일이 아니다”며 “영화에서나 봤던 꿈의 기술이 내년부터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지온은 우선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UCC 동영상 사이트 맥스피디(
www.maxpd.com)에서 인공지능 로봇 ‘아이봇’을 적용한다.‘아이봇’은 사용자가 맥스피디에서 조회한 동영상 내역을 자체적으로 분석,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아이봇’은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아이큐 개념을 도입,사용자와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지능이 높아진다.

,
BLOG main image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by wonki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66)
뉴미디어 세상 (119)
게임이야기 (66)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55)
(책)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그 이후 (61)
夢幻泡影-삶과 꿈,살아가는 이야기 (55)
책 다시보기 (25)
한국의 스타트업 (293)
San Francisco&Berkeley (29)
스타트업 소식 (17)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 (26)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VC (14)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wonkis'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