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한 사람에 대한 이미지나 그 사람의 인간관계, 나아가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옷이 날개’라고 흔히 말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말을 들으면 ‘별 볼 일 없는 사람도 좋은 옷을 입으면 그럴듯해 보인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옷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강하늘 와이디어(Ydea)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옷을 입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남자였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으면 되는지 잘 모르고 매일이 괴롭고 판단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어했다. 옷 잘 입는 전 세계의 프로 또는 아마추어 코디들이 옷을 잘 못 입거나 어떤 옷을 입으면 되는지 몰라 헤매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그런 세상을 그는 그리고 있다.

◆개발자는 꼭 내부에 둬야겠다

상명대 경영학과 03학번인 강하늘 대표에게 와이디어는 그의 첫 창업은 아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로 계속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 창업에 생각이 있어 그 쪽 분야를 기웃거렸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경영은 주로 대기업 경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직접 사업을 해봐야 알겠다고 생각하고 2008년 크라우드소싱사이트를 운영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당시 그는 외부업체에 개발을 외주를 맡겼다고 한다. “사실 처음 일을 하면서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어요. 외주 개발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외부 업체에 고정비로 개발비용이 꼬박꼬박 나가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는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비용만 들어가고 제 뜻대로 되는 게 없었죠.”

 이런 경험을 겪으면서 강 대표는 나중에 창업하면 개발자는 꼭 내부에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당시 경험을 6개월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교훈을 얻은 셈. 여러가지 창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함께 사업을 할 만한 개발자를 찾는 일. 실력도 있어야했지만, 무엇보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 의기 투합만으로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런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예전에 연희동에서 살 때 동네에서 같이 잘 알고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창업 생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주인공은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과 출신의 이유석.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났지만 서로의 뜻을 확인했고, 힘을 합쳐 창업을 하기로 한다. 두 사람은 2010년 7월 우선 개인사업자로 와이디어를 창업했다. 때마침 서울시 2030 청년창업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와이디어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이디어(Idea)란 단어에서 앞에 I 대신 Y를 넣은 겁니다. Y가 두 팔을 하늘로 벌리고 선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두 팔을 벌린 것처럼 세상의 많은 아이디어와 관점들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일념을 사명에 담은 겁니다.”

◆옷 구매하다가 창업 결심

처음에 와이디어는 ‘캘린덕’이라는 사업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개인사업자로 출발했어요. 자본금도 없었죠. 제대로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선 중요했어요. 그래서 둘이서 서비스를 기획해 만들게 됐습니다.”

 캘린덕은 온라인에서 옷 할인 정보를 공유해주는 서비스다. 그가 이런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은 자신의 옷 구매 경험때문. “여자친구를 사귀고 교제를 계속하려면 옷 차림에도 제법 신경이 쓰이쟎아요. 그런데 어디서 어떤 옷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어요. 일단 제가 그런 서비스가 필요했구요. 그래서 창업을 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각종 패션 상품 할인 정보를 날짜별로 쉽게 알 수 있게 정리해서 달력에 표시해준다고 해서 이름이 캘린덕이었다. 할인 정보는 사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지만 막상 아쉬울 때, 급하게 필요할 땐 찾기 힘들기 마련. 특히 이런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다. 그의 이런 생각처럼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찾았다. 지금도 이 서비스는 매달 1만5000명씩 쓰는 스테디서비스다. 하지만 그는 좀 더 대중적인, 보다 파급력이 큰 서비스를 하고 싶었다. 특히 보다 직접적인 구매행위와 연관이 되면서도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그에게 조카의 인형놀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날 조카가 놀고 있는 것을 봤는데, 종이 인형 놀이를 하고 있더군요. 인형놀이를 하듯이 사람들이 옷이나 패션 액세서리 사진을 자신의 이미지 위에 겹쳐 보면서 직접 코디를 해보면 재미도 있고, 실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사는데 더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그는 조카의 인형놀이를 실제 옷 사진을 프린트해서 한번 해봤다. 인터넷에서 그림으로만 보던 옷을 출력해서 자신의 사진 등에 입혀보니 훨씬 실감이 났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옷을 구매하거나 구매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용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옷을 코디해주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코디북’이 탄생했다. 2011년 12월이었다.

◆소셜 패션 코디, 코디북

코디북은 얼핏 보면 개인 쇼핑몰의 집합 같다. 또는 많은 사람들의 패션 자랑터 같기도 하다. 앱을 실행해 들어가면 수많은 옷들의 조합이 올라와 있다. 패션의 페이스북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기능에서도 두 가지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이 코디한 다양한 패션을 올려놓으면 이것을 보고 단순히 정보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실제 구매 활동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상품 정보 를 제공하는 곳과 연계가 돼 있기 때문에 즉시 구매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든다. 어떤 옷에 어떤 소품을 조합하면 잘 어울리는지 등은 쇼핑몰이나 의류업체 사이트 등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상품 판매업체나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이 올리는 정보보다 사람들은 일반 사용자들,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이 올린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서비스의 장점은 사람들이 멋지게 잘 조합된 코디를 둘러보다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점. 옷이 단순히 하나씩 있는게 아니라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코디를 해 놨기 때문에 집에 있는 자신의 옷가지 하나를 연상하면서 둘러보다보면 ‘아 이렇게 입는 방법도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물론 재미도 느낄 수 있얼 것 같다.

 물론 이런 가능성들이 원활하게 작동되려면 사람들이 그만큼 모여 있어야 한다. 입소문도 타야 하고 여러 사람을 만족시킬만큼 다양한 코디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현재 약 25만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고 35만개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코디 숫자. 50만개에 달하는 코디 수는 비교적 앱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여진다. 강하늘 대표는 “현재 12개 쇼핑몰과 제휴를 맺었고 하루 1000여개씩 신규 코디가 올라오는 등 사용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저들끼리 올린 보다 믿을 수 있는 정보공유를 통해 쇼핑에 대한 두가지 Dis, 불편(Discomfort)과 불신(distrust)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by wonkis

,

부동산 시장은 정보가 대단히 비대칭적인 시장이다. 무엇보다 정보에 접근하는 루트가 대단히 제한적이고 이 제한적인 루트로 접근해도 매우 왜곡된, 또는 불만족스런 정보를 얻게 된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뒤에도 부동산 매매나 임대와 관련된 불편함은 크게 개선된 것이 없었다. 매물 정보는 허위인 경우가 많고, 가격도 대체로 맞지 않으며, 충분한 상품 정보도 없다. 오프라인으로 가면 그야말로 정글이다. 그저 맘씨 좋은 공인중개사를 운 좋게 만나기만 바랄 뿐이다.

 좀 극단적인 감이 없진 않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런 설명이 전혀 틀린 주장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시장에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다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부동산다이렉트가 정답을 제시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이 회사는 열린 듯 닫혀있던 이 시장에 해답을 들고 나왔다.

◆외국유학 접고 사업가로 전환

부동산다이렉트 창업자 이용균 대표는 결국 창업의 길에 들어설 때까지도 사업을 하고 싶다거나 사업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고 한다. 서강대 경영학과 02학번인 이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즈앨런앤해밀턴이라는 유명 컨설팅회사에 입사했다. 2006년에 시작된 컨설턴트로서의 생활은 2011년까지 계속됐다. 컨설턴트로서의 삶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는 배우는 게 있다는 생각에 몇년간 그 생활을 했다. 그의 삶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아는 선배가 미국에서 부동산 플랫폼 모델을 들고 한국에 들어와 유사한 사업을 한국에서 해보겠다고 그를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그때 미국에서 주택 거래를 중개해주는 그런 사이트들이 많이 생겼구요, 그런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한국이 부동산 가격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고 검색하는 것은 훨씬 먼저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대부분 정보만 얻을 수 있쟎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바로 주택이나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매매하는 것까지 연결해줬어요. 이 부분은 미국이 빨랐죠.”

 컨설턴트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이용균 대표. 하지만 선배가 하던 사업을 도와주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일이 재미있었고, 가능성을 발견했고, 사업을 한다면 굳이 유학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2011년 그는 선배가 하던 이 사업을 그대로 받아서 하게 된다. 그런데 선배가 하던 일을 받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게 분명하다.

 “사업이 잘 안됐어요. 한국에서 정착하는데 뜻밖에 어려움이 있었죠. 당시 주택 임대차 중개를 하고 있었는데 정보도 부족하고 손님들을 유치하기도 힘들었어요. 제가 다시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맡아서 하게 됐죠. ”

 잘 안되는 일을 하게 됐으니 변화를 줬을 게 분명하다. 이 대표는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다시 했다고 한다. “그전에는 우리의 업을 IT서비스업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저는 부동산업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사이트 구축에 앞서 우선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부터 훑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는 매물 대상도 변경했다. 주거용을 계속 해 왔지만 과감하게 사무용 부동산 전문 사이트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정보 수집·제공 뿐 아니라 임대차계약진행까지 한다. 정보제공 및 정보컨설팅제공 수수료가 이 회사의 주된 수입원이다. 그야말로 온라인 부동산업이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의 솔루션


주거용 아파트, 주택 등을 하다가 사무용 분야로 전환한 이유가 궁금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이용균 대표를 비롯해 이 회사 창업멤버들 중 공인중개사가 없기 때문. 주택에 대한 매매나 임대 계약을 중개할 때는 반드시 임대차 계약서를 써야 하고 이를 위해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업무용 사무실 임대 계약을 할 때는 임대차 계약서도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필요엇다. 일종의 컨설팅 계약서만 작성하면 계약이 이뤄진다.  

 정보가 대단히 비대칭적인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는 점도 업무용 부동산에 주력할 필요성을 높여줬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게 물건을 내놓는 사람(법인)으로부터 풍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 그런데 수천만명의 개인이 물건을 내놓는 주거용 시장은 당사자가 너무 많아서 정보를 획득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반면에 업무용 부동산은 건물주나 빌딩을 여러 채 갖고 있는 법인 등으로부터 한꺼번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사무실은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중개를 하는 입장에서 한 건 성사시킬때마다 받는 수수료 등 수입이 주택에 비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사무실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많아도 임차인을 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간단치 않았다.

 즉, 이 대표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상당한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했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자신이 우선 할 수 있는 것이 사무용 부동산 시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무용 부동산 시장의 중개업소들도 주택 관련 시장과 크게 다를바 없는 영업을 하고 있더라구요. 대부분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 중개 사무실을 열고 그 지역 정보만 파악하는 식이죠. 그러다보니 서초동에 있던 회사가 잠실로 옮기면 부동산 업소 2곳을 거쳐야 하고, 탐색비용과 수수료가 비싸지게 되죠. 무엇보다 업소들이 제한된 정보만 갖고 있다 보니 어딜 가야 제대로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조차 오랜 시간이 걸려야 알 수 있다는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 의식하에 그는 정보 파악에 우선 나섰다. 건물 정보를 얻기 위해 그는 6개월 동안 건물주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다. 건물마다 직접 찾아가 건물주와 만나기도 하고,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기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잡상인으로 오해를 받아 쫓겨나오거나 욕을 먹는 일은 숱하게 많았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 정보가 차곡차곡 모였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의 빌딩과 상가 5만여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강남지역 상가의 매물 상황과 가격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어떤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사이트보다 많은 정보다.

◆알스퀘어 B2B 앱 이달 중 출시

부동산다이렉트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싼 가격에, 시간 낭비 하지 않고 사무실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일단 정보가 많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좋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다이렉트를 통해 사무실을 구하려는 사람이나 법인에게는 이 방대한 정보가 공개된다. 물론 중개업소 등이 정보만 빼내기 위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이트는 오픈했지만 자세한 모든 정보가 다 공개되지는 않는다. 

 정보가 많고 실제 가격이니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다 알 수 있으니 발품을 파느라 고생을 할 필요도 없다. 부동산다이렉트 직원들은 사무실을 구할 때 필수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정보들, 예를 들어 화장실의 위치 및 남여공용 여부, 현재 인테리어 상황, 주변 환경 및 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일일이 찍은 사진과 작성한 글로 상세히 제공한다. 임대차 중개 수수료도 법정 수수료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한다. 

 이런 입소문이 퍼지면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전에 최근 1년 동안 티켓몬스터, 앱디스코, 엔써즈, 캡콤코리아 등 50여개 벤처기업들이 부동산다이렉트를 이용해 사무실을 이전했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업체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최근 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장점을 갖고도 서비스를 알리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이 대표는 입소문에 더해 적절한 마케팅 방법을 찾는 한편 특히 임차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일단은 강남 서초 송파에 집중하지만 여의도 분당 판교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국 서비스로 넓혀나가야죠.”

 부동산다이렉트는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통해 실거래 가능한 사무용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알스퀘어(Rsquare)’ B2B 용 앱과 개편된 공식홈페이지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by wonkis


,

1년전인 지난 2012년 10월 만났던 북잼은 당시 ‘소장하고 싶은 전자책’을 모토로 했었다. 그 뒤로 1년이 지났다. 조한열 북잼 대표는 자신이 세웠던 그 원칙대로 높은 수준의 퀄러티를 보장하는 그런 책을 전자책으로 계속해서 냈다. 단행본만 내는데 그치지 않고 삼성경제연구소 세리북스와 제휴해 연구보고서를 책으로 묶은 것들도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꾸준히 시도했지만, 시장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폭발적인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요원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진출은 계속됐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북잼도 생존을 위해선 살 길을 모색해야 했다.

<북잼 사무실에서 만난 조한열 대표(왼쪽)와 이명우 매니저>

◆북잼의 약점

본래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회사가 갖고 있는 약점을 말하는 것은 누구나 꺼리기 마련이다. 이것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대비책이 있거나, 이미 약점을 극복한 경우다. 지난 1년여 시간 동안 북잼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설명하면서 조 대표는 북잼의 약점을 스스로 말했다. “북잼의 약점은 자기 이름으로 낸 콘텐츠가 없다는 겁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책을 냈으면서 이건 무슨 소리일까.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북잼은 기존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출판사의 특정 종이책을 전자책 앱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축적해왔어요. 북잼이 개발한 것은 맞지만, 콘텐츠의 원 저작권은 출판사가 갖고 있고, 소비자들도 해당 책에 대해 기존 출판사의 이미지를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즉 쉽게 말해 자체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다. 개별앱으로 전자책을 계속 냈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다. 이런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묶어서 보여주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있긴 하지만 그대신 그만큼 많은 콘텐츠들이 각기 다양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자책을 구매하는대로 저장하는 것은 소장의 기쁨과 독서의 편리함 측면에선 장점이지만 메모리 용량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전자책이라는 분야는 콘텐츠 확장이 빠르게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가 없다는 약점은 반드시 시정될 필요가 있다. B2B로만 사업을 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콘텐츠를 반드시 하나의 앱에 다 묶어서 보여줄 필요는 없다. 대신 어디서든 불러와서 볼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북잼은 클라우드 방식을 이용,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일부 콘텐츠에 대해선 이 방식을 시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가칭 북잼앱(클라우드 서재앱)은 다음달 11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시험적으로 적용하는 서비스보다 적용 범위가 훨씬 확대된다. 

 북잼앱을 다운로드받으면 개별앱으로 구매했던 전자책을 북잼앱에서 모두 불러와 볼 수 있다. 클라우드 방식이기 때문에 저장 용량의 제한도 받지 않는다. 한번 구매하면 어떤 기기에서든 전자책을 볼 수 있다. 북잼이 만든 전자책을 구매한 사람에게 확실한 혜택을 주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북잼은 기존의 종이책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춰왔다. ‘소장하고 싶은 전자책’이라는 모토도 거기서 나왔다. 하지만 기존 종이책의 전자책화 사업은 한계가 너무나 많다는 게 조한열 대표의 생각. 이런 생각은 사실 전자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에겐 뼈아픈 일이지만, 그래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 대표는 성장을 위해선 종이책의 전자책화에만 의존해선 안된다고 보고 소셜출판과 1인 출판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분야는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계속 성장해야 하는 벤처기업이 여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죠. 하지만 소셜출판과 1인출판 쪽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아직 초기 단계이고, 이 분야의 절대 강자도 없구요.”

◆대규모 투자 유치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변화를 겪으면서 북잼은 재도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사업을 확대하면 그만큼 돈도 더 필요하다. 그래서 투자 유치에 나섰고, 성과도 있었다. 제법 큰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플랫폼화와 소셜출판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책은 정말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콘텐츠는 일단 숫자가 확보되야 하는데 책이라는 분야는 저작권자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서 절대적으로 우월한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다. 콘텐츠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도 어렵다. 저작권자 개개인들의 이해관계도 틀린데 사업을 위해선 이들과 일일이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싸게, 아니 아직도 공짜 콘텐츠를 바라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한다.

 “가끔은 왜 이 분야에 들어와서 이 고생을 할까 생각할 것 같은데요?”

 이런 질문에도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저라고 왜 그런 생각을 안하겠어요. 그래도 차근차근 하면서 길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어렵긴 하죠. 그런데 일하는 게 좋더라구요.”

 옆에 같이 있던 이명우 매니저가 거들었다. “조 대표는 지독한 일벌레에요. 하루종일, 일년 내내 일 밖에 몰라요. 아마 그래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 대표의 말이 이어졌다. “소장하고 싶은 전자책에서 이젠 서점 위의 서점을 지향하고 있어요. 서점에서 볼 수 없는 그런 책들도 있는, 모바일 서점이 되는 거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쯤 자신도 있고, 방법도 보여요. 올 연말께 BEP (Break Even Point)찍고, 내년엔 진짜 보여줘야죠.”

by wonkis


,

김범섭 대표는 한국의 스타트업에 한번 등장했던 인물이다. 아주 초창기에. 2010년 세번째 이야기(http://limwonki.com/334)에 그를 소개했었다. 당시 그가 창업했던 회사는 ITH. 미니블로그인 톡픽을 만들었던 회사였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창업 스토리는 사실 자세히 소개를 하지 못했다. 그가 우여곡절끝에 다른 회사를 차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드라마앤컴퍼니라는 새로운 회사다. 당연히 그의 이야기를 이어가야겠지만 아쉽게도 이번 회에서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그와의 만남은 어긋나고 공동 창업자인 최재호 대표를 만나 회사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글은 최재호 대표와 드라마앤컴퍼니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했던 김범섭 대표의 생각은 드라마앤컴퍼니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장사하면서 드러난 끼

장사를 하면서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점검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인 것 같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00학번인 최재호 대표는 대학 4학년때인 2005년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창업가의 길을 걷기 전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테스트를 하게 된다. 그가 테스트를 하려고 쇼핑몰을 운영한 것은 아니었다. 돈을 버는 길이 보였고, 그걸 해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한다.

 하려간 그는 1년 반동안 ‘장사’를 했다. 의류, 화장품, 장신구 등을 동대문에서 싸게 들여와 인터넷에서 판매를 했다. 돈도 제법 벌었다. “재밌었어요. 번거로운 일도 많았지만 하면서 사업을 하는 감각이 뭔지도알게 됐고 좋은 경험을 하기도 했죠.”

 그래도 그는 바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진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가 택한 길은 컨설턴트.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컨설팅을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들어간 그는 뜻밖에 꽤 오랫동안 컨설팅업계에서 일하게 된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일을 배우고 싶어서 들어갔어요.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바로 창업하긴 어렵다고 봤거든요. 일도 배우고, 큰 조직도 경험하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6년 가까이 컨설팅 분야에 있으면서 그가 느낀 것은 조언하는 자의 한계. 무엇보다 그는 조언을 하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적성에 더 맞았고 컨설팅을 하면서 그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자기가 책임지고 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거죠. ‘언젠가 꿈을 이뤄야하는데, 더 늦어지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시작하지 못했던 것은 적절한 아이템을 찾지 못했기 때문. 그런데 간절하게 원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나 할까. 계속 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는 그에게 우연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훈수두다 본게임에 뛰어들다

최재호 대표는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중 학교 선배를 통해 VENSTER라는 회사의 김범섭 대표를 소개받게 된다. 그런데 사실 김범섭 대표 역시 최 대표와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 당시 벤스터는 벤처전문리크루팅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프로필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있었다. 

 처음에 김범섭 대표는 최 대표에게 컨설팅을 제안했다고 한다. “네 번 정도 만났어요. 한 번 만날 때마다 세 시간씩 토론을 했죠. 컨설팅 겸해서 만난 거였지만 사실 컨설팅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발전시키는 토론에 가까웠죠. 그런데 그렇게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니 그동안 고민했던 창업 아이템이 어떻게 사업화되는 건지도 알게 됐고, 관심도 생기더라구요.”

 결국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만나 토론하던 이들은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훈수 두다가 직접 참여하는 셈이다. 공동대표로 오면서 회사 이름도 드라마앤컴퍼니로 바꿨다. Dream and Make it을 줄여서 회사이름을 만들었다. 그가 합류한 시점은 올 6월1일이었다.

 이들의 첫 작품은 프로필미(Profeel.me). 개인 프로필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관리하고 다른 사람과 손쉽게 주고받게 해 주는 것이다. 드라마앤컴퍼니는 프로필을 통한 네트워크의 핵심이 명함이라고 판단했다. 아직도 오프라인에서 손으로 주고받는 종이 명함. 이 명함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들여오는 것이다. 

 “종이 명함이 불편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늘 챙겨 다니기에는 지갑이 두꺼워지고, 받은 명함들을 관리하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죠. 또 종이 명함만으로 상대방을 기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명함을 많이 받은 날은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구요, 잃어버려서 말짱 도루묵이 되는 일도 허다합니다.언제까지 이런 명함의 불편함이 계속될까요. 영원히 그렇지는 않겠죠. 언젠가는 변화가 생기겠죠. 저희가 그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런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명함을 받으면 즉석에서 인식하는 방법이 대표적이었다. 최 대표는 자신들이 어떤점에서 차별화됐는지 이렇게 설명했다. “명함을 둘러싼 우리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만들고, 전달하고, 관리하는 단계죠. 그런데 종이 명함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이전의 노력들은 받은 명함을 관리하거나, 주고받는 방식을 개선시키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저희는 발상을 뒤집어, 종이 명함을 만드는 것부터 바꿔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바일 시대, 명함의 대안

그러다보니 이들은 프로필미를 모바일 시대 명함의 대안이라고 부른다. 물론 명함의 대안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관계의 새로운 형성과 확장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프로필미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모바일 명함을 만들고, 전달하고,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 6개월 간의 개발과 시범서비스를 거쳐 올 8월 20일 안드로이드 앱과 모바일 웹으로 정식 출시됐다. 최 대표가 합류한 지는 석달이 채 안 된 시점이었다.

 프로필미로 만들어진 모바일 명함은 프로필 이미지, 자기소개 글, SNS 링크들을 포함해 좀 더 세련되게 ‘나’를 상대방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 연락처 정보들은 클릭 한 번으로 연결이 되고 나와 비즈니스에 관련된 이미지, 동영상을 명함과 함께 보여줄 수도 있다.

 내가 내 모바일 명함을 한번 만들어 놓으면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손쉽게 전달할 수 있고 인터넷 페이지로 확인도 가능하다. 심지어 사람을 만나기 전이라도 그 사람에게 미리 내 명함 프로필미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종이 명함에서는 불가능했던 부분이다. 받은 모바일 명함을 클릭 한 번으로 프로필미 명함첩에 담아 필요할 때마다 스마트폰에서 검색해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프로필미는 출시 전 8월 1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3에서 스타트업 피칭 행사에 참여한 19개 서비스 중 청중 인기투표 1위를 하는 등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프로필미는 확실히 편리한 서비스다. 아날로그의 불편함을 개선한 부분도 많다. 보다 미래지향적이라는 것도 수긍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은 어떤 문화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만나서 명함을 주고받으며 악수하고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 확인하는 오랫동안 익숙해진 그런 관행들의 중심에 명함이 존재해왔던 것이다. 물론 이때 이 명함이 꼭 종이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만나는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를 기억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즉 종이명함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만남과 인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 전까지는, 누구는 종이 명함을 주고 누구는 프로필미를 쓰는 것을 불편해할 것 같다. 하지만 최 대표는 프로필미가 당장 종이 명함을 전면적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완전 대체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시장이 있을 것이고, 한동안 함께 공존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빠른 시간 내에 비즈니스를 하는, 약 10만여명의 사람에게 정착될 수 있다면 활용방법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화된 광고나 상품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처럼 주소록과 연동되면 좀 더 확산이 용이하지 않을까. 현재 방식은 프로필미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로 내 프로필을 보내는 방식인데, 좀 불편하다. 

 “모바일 명함은 먼 훗날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 우리에게 다가올 비즈니스 환경의 필연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필미가 앞장서서 전 세계인의 명함 패러다임을 바꾸겠습니다.”


,

어떤 시장이나 산업에 굉장한 불합리성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 분야를 바꿀 경험이나 노하우, 또는 아이디어가 자신에게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물론 여기까지 도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런 단계에 왔다면 그 다음은 용기와 결단력의 문제다. 그리고 실행력과 행운이 따라줘야 할 것이다.

파킹스퀘어의 김태성 대표는 창업을 목적으로 달려온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적성을 찾다 알수 없는 운명의 힘에 이끌리듯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그래도 일을 하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방법을 고민했기에 누구 못지 않게 창업 동기가 강력하다. 그가 생각한 주차혁신은 어떻게 현실화될까.

◆창업을 위한 배움들

세종대 호텔경영학과 00학번인 김태성 대표는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12월 한화개발에 입사했다. 여기서 3년반 동안 근무한 그가 종사한 분야는 부동산 관련 업무. 호텔과 리조트를 신규개발하는 한편, 프라자호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건설, 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일하던 그가 주차장과 직접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것은 2010년 윌슨파킹이라는 외국계 업체에 근무하면서부터다. 윌슨파킹은 주차장 운영 및 개발 전문업체. 주차장 개발, 운영, 관리,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다. 그는 여기서 주차장 운영 및 개발 팀장을 맡았다. 

 “전국 주요 건물의 주차장에 대해 알아보면서 주차장이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현금이 정말 많이 오가는게 주차장이더군요. ”

 생각해보면 낯선 곳을 방문했을때, 특히 대형 빌딩에 주차를 했을 때 현금으로 주차비를 계산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건물 주차장에 매일 얼마만큼의 현금이 오고갈지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규모가 꽤 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300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건물의 경우 월 주차장 수입만 약 6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건물들이 무수히 많으니 주차장 관리를 하는 게 돈이 될 것은 당연한 이치. 김 대표가 몸 담았던 윌슨파킹이나 GS파크24와 같은 회사들은 이런 대형 빌딩들과 계약을 맺고 주차장 관리를 대행해준다. 예를 들어 1년에 5억원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고 주차장 운영과 수입을 관리하는 것이다. 1년치 계약을 5억원에 했는데 5억원 이상 수입이 들어오면 그 차액만큼은 고스란히 수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 

 수입을 많이 내려면, 주차장의 모든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남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가장 적절한 가격에 주차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차장 관리업체들의 서비스 실태를 보면서 김태성 대표의 머리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파킹스퀘어 창업멤버들. 일부 멤버들은 외부에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태성 대표>

◆두 차례에 걸친 시행착오

그에게 떠오른 것은 주차장 관리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는 것. 주차장 관리업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주차장의 빈 공간을 찾는 수요와 이에 맞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 간에 괴리가 심하기 때문이었다. 즉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한쪽에서는 주차장이 텅텅 비어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주차장이 계속 이렇게 비효율적인 상태로 남아있진 않을 것이다. 언젠가 주차장은 반드시 바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바뀐다면, 그 바꾸는 일을 자신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왜? 뭘 바꾸면 되는지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알고, 아이디어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차장의 남는 공간 판매, 즉 수요와 공급을 맞춰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주차정보 제공방법 및 장치에 관한 특허’를 신청했다. 올 2월이었다. 이는 모바일주차 솔루션을 마케팅하는 것에 대한 특허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처음에 생각한 방법은 심플했다. 우선 앱의 컨셉트는 이렇다. 앱을 실행하면 지도가 뜬다. 지도에는 위치를 기반으로 주차 가능 건물 목록이 나온다. 물론 주차 가능 대수와 가격 등의 상세 정보도 제공된다. 나에게 맞는 건물을 택해 결제를 하면 된다. 결제는 물론 신용카드로 한다. 

 자, 이걸 기술적으로 구현하면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처음 뜻을 함께했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주차장을 공유경제 개념으로 봤다. 별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김태성 대표는 주차장은 결코 공유경제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주차장은 상용 자산을 사서 세일즈를 하는 것이지 공유경제의 개념을 도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결국 서비스의 개념을 놓고 올 2월까지 옥신각신하다 팀이 깨졌다.

 시련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우수한 기술개발진을 구하기 위해 여러 커뮤니티나 지인 등을 통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다 주차장에 관심을 갖는 앱 개발팀을 알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여기에 지분을 나눠 갖는 문제 갖고 잡음이 생겨 결국 5월에 개발자들이 사라지는 사태가 왔다. 그 사이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마음은 초조해졌다.

 김 대표는 창업자가 엔지니어가 아닌 경우 겪을 수 있는 전형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신뢰할 수 있는 동업자이자 기술력이 있는 CTO감을 찾는 것.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렬한 시행착오를 경험한 셈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온전히 목적의식만 갖고 일을 하는게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는 사람을 통해 함께 일한 사람을 찾아보기로 생각을 바꿨죠.” 생각을 바꾸고 다른 관점으로 주위를 보면 답이 보일 때가 있다. 다행히 학교 동기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공학 박사 과정에 있었던 이준혁 CTO를 만나게 됐다. 뜻이 맞는 CTO가 들어오고 난 뒤 개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IT기술로 주차를 혁신한다

김태성 대표를 만났을 때 그가 제일 처음에 한 말은 ‘IT기술로 주차를 혁신하겠다’는 것. 어떻게 하겠다는 뜻일까.

 “세 단계로 주차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우선 편리한 앱을 만들어 사용자들의 경험을 바꿀 겁니다. 소프트웨어로 혁신을 하는 거죠. 두 번째는 기계 분야의 혁신입니다. 이는 지금의 비효율적인 주차 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이 될 겁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주차장의 낡은 기계들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주차 정보화 사업이 있습니다. 주차에 대한 빅 데이터를 수집, 전국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누구나 편리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에 대한 고민을 끝내는 그런 정보화 단계까지 나갈 생각입니다.”

 상당히 거창해 보이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어찌됐든 이런 단계적인 포부와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그는 나름대로 단계별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건물의 주차 공간에 차량 디텐터를 설치, 정확한 자리 예약 뿐 아니라 주차장과 관련된 각종 통계를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똑똑한 주차습관’이라는 부제가 붙은 앱, 파크히어(Park Here)는 8월에 나왔다. 비공개시범서비스(베타서비스)가 시작됐고 9월 27일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차공간이 남는 건물의 주차 관리 업체나 건물주, 주차관리자 등은 정보를 올려놓고, 사용자들이 앱에 접속해 자신이 방문할 지역 근처 건물의 주차장 빈 공간을 찾는 방식. 

 나중에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수요와 공급이 모두 많아지겠지만 처음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는 지역에서 좀 떨어진 건물 주차 공간 정보밖에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이 그 곳에 주차를 하려고 할까? 

 좋은 가격에 예약가능 시스템을 적용하면 조금 더 걷더라도 파크히어를 사용할 거란 게 김태성 대표의 생각. “통상 사람들이 주차하고 걸어가는 최대 거리는 300m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서비스 출시에 앞서 홍대에서 이벤트를 하면서 실험을 했는데 좋은 가격에 예측가능성한 서비스가 제공되면 최대 1㎞까지도 걸을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직 해결할 문제들은 많이 남아있다. 오프라인의 주차장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것은 맞지만, 이것이 온라인화로 인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까. 디지털화로 인해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 배워야 하면서 진입장벽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이것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대비 새롭게 창출되는 가치가 얼마나 의미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또 디지털화했을 때 정작 주차장 관리인들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좌우된다면 사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태성 대표 역시 이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 “어쩌면 주차 서비스는 각 건물 주차장에 있는 관리인이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대우부터 교육과 사후관리까지 많은 과제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제가 이 일에 가장 맞는 사람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호텔비즈니스와 주차장 영업 및 기획, 부동산개발까지 해 봤으니까요. 주차장은 꼭 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건물주들은 입주사나 주차 손님들의 불만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이런 마음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주차를 혁신하는 기본은 갖추고 있는 셈 아닐까요.”

by wonkis

,

북팔 김형석 대표. 애초에 그를 만난 것은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어서였다. 의욕적으로 출범한 카카오페이지는 왜 실패했을까. 콘텐츠플랫폼이 정착하기 위한 조건들은 무엇이 있을까. 콘텐츠 거래 시장이 과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는 특히 전자책과 같은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가 온라인·모바일에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거였다.

 그는 전자책 시장에 올인해 살아온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런 대화를 나누기에 더 적합한 인물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궁금한 것은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이 완성된 콘텐츠로서의 텍스트를 어떻게 접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텍스트는 꼭 전자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김형석 대표 역시 불확실한 미래와 고난 투성이의 현실을 끌어안고 고민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그는 약 2년전부터 나름대로 이 분야에 대한 답을 내리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그의 창업 스토리가 오롯이 배어 있었다.

◆불완전한 실패

김형석 대표는 1994년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사회 생활을 첫발을 내딛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87학번인 그로서는 엔지니어로서의 출발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재미가 없었다고 한다. 아니 무엇보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답답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커리어에 대전환을 꾀했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14년 광고 및 마케팅 분야 경력의 출발점이 됐다. 그가 IT업계로 온 것은 2000년. 당시 트렌디했던 여성포털과, 게임업체 CCR 등에서 광고와 마케팅 관련 업무를 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아예 광고회사에 몸을 담았다. 

 창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2007년 유행을 탔던 블로그를 보면서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 이 생각이 사실 그 이후 그의 창업 스토리를 좌우하게 된다. “그 때 서비스2.0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블로그 콘텐츠를 가공해서 PC에서 e-book 형태로 판매하는 일을 했어요. 오프라인에서 매거진 형태로 발매하기도 했죠. ‘콘텐츠 마켓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땐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결과적으로는 잘 안됐지만요.”

 잘 안된 이유는 뭐였을까. 그는 PC 자체의 성격을 우선 거론했다. “PC는 콘텐츠 소비보다는 생산에 적합한 도구인 것 같아요. 게임 등 특정 콘텐츠를 제외하면 사람들은 PC에서 콘텐츠 소비를 잘 하진 않아요. PC는 일을 하는 도구이자 장소라는 개념이 강하죠.”

 게다가 병행한 오프라인 매거진, 이 분야는 그야말로 죽어가는 시장이었다. 이 와중에 그는 개발툴과 생산자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고 있었다. “차라리 콘텐츠 소싱을 했으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물론 그래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콘텐츠 소싱에 주력해서 좋은 콘텐츠라도 좀 확보를 해놓고 있었으면, 실패를 했을 때라도 남는 게 있지 않았을까. 여기서 남는 것이란 ‘다른 도전을 하기 위한 여지’? 일종의 그런 것을 뜻하는 것 같다. 

 하여간 그에게 그런 ‘여지’는 허용되지 않았다. 2년여만에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한편으로는 너무 여유롭게, 스타트업치곤 별로 부족함없이 사업을 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창업은 좀 쪼들려서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절박함을 갖고 뭔가 결과물을 내놓으려고 하거든요. 첫번째 창업은 방향만 못 잡고 시간만 보냈던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첫 창업에서 그가 겪었던 어려움은 이거였다.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확실한 방향성은 없었다. 그래서 회의를 거듭하면서 회사는 계속해서 ‘개발중’이었고, 뭐든 만들고 있다는 현실이 ‘그래도 우리는 뭔가 하고 있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어쨌든 아이디어와 열정만 갖고는 안된다는 깨달음이 성과였다면 성과였다. 결국 경험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게 그의 결론. 그가 첫 창업에 대해 ‘불완전한 실패’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때문이었다. 시도조차 제대로 해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

실패를 겪은 뒤 후유증은 분명히 있었다. 돈도 잃었지만 그에겐 다른 도전을 하기 위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자책감이 더 컸다. “고객DB든, 서비스든, 콘텐츠 등 뭐든 남았어야 해요.” 

 홍보대행사에 들어가 일하던 그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때마침 불어닥친 ‘스마트폰 붐’. 첫 창업당시 그를 괴롭혔던 문제의식, 즉 ‘PC는 콘텐츠 소비를 하기 적합한 도구가 아니다’라는 의문을 스마트폰은 일거에 해소해줬다. “스마트폰은 확실히 콘텐츠 소비도구에요. PC와는 완전히 다르죠! 이건 되지 않을까? ”

 순식간에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창업을 하고픈 욕구가 다시 꿈틀거렸다. 그렇게 고생하고 자책의 시간을 가졌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당연히 자금은 부족했고, 과거 창업을 같이 했던 동료들이 다시 힘든 길을 가려고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말이에요,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하다가 망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만약 남이 먼저 하는 것을 본다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어느날 남이 먼저 해내는 것을 본다면? 내가 당장 좀 편하게 살기 위해 선택하지 않았던 그 길에 누군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도전해 성공해내는 것을 본다면? 이건 정말 못 참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죠. ”

 그래서 그는 다시 도전에 나섰다. 2011년 3월이었다. 옛 전우 박대령 이사가 달려왔다. 이번엔 정말 바닥에서 시작했다. 사무실을 구할 돈도 없어서 커피숍에서 모였다. 커피숍에서는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낮 시간에 모여 회의를 하고 각자 집에 돌아가 개발을 해서 다시 모여 회의를 하는 식이었다.

 일이 시작되면 도와주는 손길이 있는 법. 지인이 3000만원을 빌려줘 종로에 창문도 없는 골방을 사무실겸 얻었다. 절박함은 속도를 높여줬다. 5월 앱개발을 시작했는데 6월에 바로 출시됐다. 앱 이름은 북팔. 회사 이름과 같다. 책(book)에 친구(pal)를 합성했다. 무료책을 기치로 내걸었다. 처음에 200권을 공짜로 풀고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계획으로 출발했다. 그에겐 사람들이 일단 책을 보게 하는 게 중요했다. 

 “처음 앱을 내면서 연말까지 앱 다운로드 10만건만 달성할 수 있으면 대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왠 걸, 10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죠.”

 북팔을 시작할 때 그의 생각은 ‘3년 동안 비즈니스 생각하지 말고 콘텐츠만 쌓겠다’는 것. 첫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보다 ‘콘텐츠’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만건이 넘는 어마어마한 다운로드가 이뤄지자 생각이 달라졌다. “어? 이거 수익이 나겠는걸?”

 종로 골방에 있던 사무실을 강남으로 옮겼다. 엔젤투자이긴 하지만 투자도 좀 받았다. “광고를 붙이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운로드 수가 되니깐요. 그런데 광고 시장이 너무 빠르더군요. 특정 시장을 겨냥해 광고 상품을 개발하다 2-3달 지나가다보면 해당 광고 시장이 사라져버리는 거에요.”

◆죽음의 골짜기, 끝이 보인다!

예상을 뛰어넘는 다운로드 성과를 보이긴 했지만 이것이 그대로 눈에 보이는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다시한번 헝그리 정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김 대표. 사무실을 상암동으로 옮기고 조직도 추스렸다. 

 북팔은 기존 종이책을 전자책화해 서비스하기도 하지만 모바일에 특화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콘텐츠를 만들어 올려놓고 독자들을 만나게 해 주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즉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전자책을 사고 파는 장터 역할도 하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기존 책의 전자책 버전이 아닌 소셜 퍼블리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셜퍼블리싱은 오프라인의 출판방식으로 출판되지 않는 개인화된 출판방식을 뜻한다. 그는 모바일 전자책 시장이 바로 이 소셜퍼블리싱의 성장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왜?

 “한해 국내 출판물 시장을 최대한 크게 잡아 2조원이라고 볼 때, 이중에서 최대 20%가 전자책으로 팔린다고 해도 4000억원을 넘지 못합니다. (2016년 전세계시장 종이책 대비 전자책의 비중은 17.6%, 한국콘텐츠 진흥원 기획조사 자료) 출판 사업 구성을 원작-출판-유통-플랫폼으로 구분해 볼 때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서비스를 통해 출판 또는 유통이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은 전체의 15% 수준이죠. 즉 전자책 업계가 기대하는 전체 매출이 500억원에서 600억원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상위 두세개 업체가 나누고 1위 업체가 50%를 챙긴다고 해도 300억원에 불과하죠. 이는 미래의 성장성을 담보로 사업을 펼치는 벤처기업이 할 몫이 아닙니다.”

 자 그럼 소셜퍼블리싱은 왜 희망이 있을까. 커머스와 광고에서 수익을 찾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 두 시장은 합쳐서 수십조원에 달한다. 좋은 작가의 글을 무료로 출판하고 광고, 커머스와 결합해 수익을 내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 그래서 김 대표는 우선 기성출판시장에 소외된 개별 작가들을 네트워킹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출판의 소셜화’라고 불렀다. 이를 전자책으로 제작하여 무료콘텐츠로 배포하고 광고 비지니스와 결합시켜 수익을 만드는 게 북팔의 역할. 여기에 작가를 매니지먼트하고 수익을 쉐어하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까지 지향하고 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차근차근 실현되는 중. 북팔은 8월말까지 누적 다운로드 240만건을 기록했다. 북팔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는 1200명에 달하며 이들이 만들어낸 전자책은 무려 2000여권이다. 소비자들은 4000만권에 달하는 전자책을 다운로드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3가지.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하고 서비스를 유료로 하는 방식이 첫째다. 예를 들어 책장에 꽂을 수 있는 책의 수를 제한하는 방식 등이다. 일부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이 두번째 BM. 마지막으로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그는 콘텐츠의 경우 플랫폼이 직접 콘텐츠를 소싱하는 능력 뿐 아니라 책임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면서 여기에 참여하는 출판사나 유통업자들에게 각자 자신들의 책임하에 제품을 알아서 가져오고, 판매하라고 하면 시장 형성 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도 제이커브의 골짜기에 있는 상황입니다. 죽음의 골짜기를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어요. 그래도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팀웍을 유지하고 꿋꿋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연말께는 월 BEP를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 매출은 내년부터죠. 이제부터는 서비스 고도화가 숙제입니다.”

by wonkis

,

요즘 가끔 이런 회사들을 만나곤 한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경우다. 직원도 30-40명에 달해 초기 벤처기업의 수준이 아니다. 스타트업 코너에 소개하기 약간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 회사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특출난 회사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장의 변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가의 창업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NBT파트너스가 그런 회사다. 이 회사는 또 최근 1년새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터. 팀이 좋거나, 아이템(시장)이 훌륭하거나, 아니면 창업자의 비전과 목표가 뚜렷하던가, 뭔가가 있는게 분명하다. 

 그런 궁금증을 갖고 NBT파트너스와 만났다. 사업 시작한 지 1년 남짓에 벌써 매달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는 분명 환상적인 팀 조합이 최강의 실행력을 발휘할 때 어떤 결과가 가능한지를 맘껏 보여주는 사례인 듯 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스타트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에 대한 동경

서울대 경영학과 04학번인 NBT파트너스 창업자 박수근 대표는 대학 1학년때부터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벤처로 큰 성공을 거둔 창업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학교 1학년때부터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일종의 동경같은 것을 갖고 있었어요.” 박수근 대표가 전하는, 그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창업의 의지가 싹튼 시점에 대한 설명이다. 

 창업의 방법을 찾던 그에게 마침 첫 시도로 좋은 기회가 왔다. 선배들과 함께 이토프라는 회사를 창업하는 경험을 하게 된 것. 2008년 이 회사 창업 초기 창업멤버로 들어간 박 대표. 이토프는 2G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쿠폰을 만드는 회사였다. 하지만 당시 그에겐 학교 생활이 우선이었다. 학교로 복귀하면서 6개월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고 2010년 졸업한 그는 졸업하자마자 컨설팅업체인 BCG에 입사했다. “별다른 경험없이 맨주먹으로 창업하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면 큰 그림을 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컨설팅 회사에서 그가 느꼈던 것은 ‘한계’였다. 대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하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업무의 한계, 현재의 중요 이슈에만 매몰돼 그 다음의 그림을 그릴 수 없는 한계가 무겁게 느껴졌다. “Next Big Thing을 찾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이 생각을 했어요. 이 염원을 담아 회사 이름도 나중에 그렇게 지은 겁니다.”(NBT파트너스의 NBT는 ‘Next Big Thing’의 약자다)

 그는 BCG 출신의 두 사람과 힘을 모았다. 1년 선배인 김병완 이사,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박광연 이사 모두 BCG에서 배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광연 이사는 창업 경험도 갖고 있었다. 경영과 공학을 전공으로 한 창업멤버들이 모인, 이상적인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CTO(최고기술책임자)가 필요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경험이 축적된, 개발 고수가 필요했던 것. 창업을 생각하면서 박 대표는 2012년초부터 CTO 후보군을 물색하고 다녔다고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어요. 마침 개인개발자 출신으로 여러가지 앱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곽근봉 이사를 만나고 이 사람이다 싶었죠.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석사출신인 곽 이사 역시 창업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와 박 대표는 뜻이 통했다. 곽 이사가 들어오면서 창업 멤버가 완성됐다.

◆스마트폰 초기 화면을 잡자!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자랑하는, 이른바 엄친아들이 2012년 여름 한 자리에 모여 NBT파트너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들이 뚜렷한 아이템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람은 다 모였네. 자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할까?” 이게 이들이 처음 모여 나눈 대화 주제였다고 한다.

 “스마트폰 초기 화면을 잡는 자에게 무한한 기회가 있다!” 이들이 Next Big Thing의 단초로 생각한 것은 바로 스마트폰 초기 화면. 사실 이들보다 앞서 스마트폰 초기 화면을 장악할 필요성을 느낀 기업가들, 마케터들이 많았다. 초기 화면을 잡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문제일 따름이었다. 배경화면을 비롯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초기 화면을 잡으려면 사업모델과 서비스명 모두 심플하면서도 단순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판단. 그러려면 노골적일수록 좋고,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어야 하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꺼이 초기 화면을 내 줄 수 있으려면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필요도 있었다. 즉 명칭만 들어도 사람들이 서비스를 바로 알고, 서비스를 통해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했다. 이런 논의 끝에 캐시슬라이드 서비스를 기획·개발했다. 

 정말 숱하게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서비스명을 들어봤지만, 캐시슬라이드처럼 노골적인 명칭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밀면(슬라이드), 돈(캐시)을 준다고 하니, 얼마나 분명한가! 

 캐시슬라이드 앱을 다운받아 로그인하면 그때부터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캐시슬라이드가 제공하는 광고가 뜬다. 이 광고를 슬라이드할 때마다 소액의 리워드(적립금)가 쌓이는 방식. 잠금 해제만 해도 적립금이 차곡차곡 쌓여 용돈을 모을 수 있다는 컨셉트다. 광고 자체가 정보인 요즘에는 소비와 관련된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광고 뿐 아니라 만화,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기존 앱에 하는 광고 방식에 비해 스마트폰 초기 화면을 직접 공략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파워풀한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캐시슬라이드 사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출시 8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는 700만을 돌파했다. 지난 6월 둘째주 기준으로 일일 액티브 유저수가 23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안드로이드 앱 가운데 일간 사용자 수 기준으로 8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40억원 투자 유치, 이제는 해외로 간다

사용자 급증은 투자 유치에도 효과적이었다. NBT파트너스는 지난 7월초 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스타트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기 큰 규모의 투자 유치다.

 CJ창업투자, MVP창업투자,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3사가 참여했다. 이미 이 당시 캐시슬라이드는 월 매출 20억원을 올리고 있던 시점. 모바일 앱 개발사가 서비스 출시 6개월여 만에 대규모 투자를 받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투자 뿐 아니라 광고 및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다음은 이번 계약을 통해 엔비티파트너스에 지분 투자를 하는 한편, 다음의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휴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NBT파트너스는 투자 유치를 계기로 해외 진출을 확대해 시장을 넓히는 한편, 국내에서는 10대와 20대에 쏠린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사용자는 급격히 늘었지만, 다수의 사용자가 젊은 층에 몰려 있어 이런 쏠림을 완화하는 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기준으로 캐시슬라이드의 사용자 중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 상황. 

 이런 쏠림이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캐시슬라이드는 간단한 설치만으로도 사용자는 쓸 때마다 적립금을 쌓을 수 있고, 광고주는 광고를 할 수 있으며, NBT파트너스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래저래 모두에게 좋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적립금이 지나치게 소액이라는 게 문제다. 즉 슬라이드를 한 번 할때마다 쌓이는 15원에서 150원 수준의 적립금이 30대 이상에겐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적립금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불필요한 광고는 스팸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캐시슬라이드 입장에서는 다른 문제도 있다. 너무 많은 사용자들이 적립금만 노리고 앱을 사용하면 돈은 나가는데 광고 효과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이런 점을 감안해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기는 하다.

 박 대표는 “현재 캐시슬라이드의 경우 해외 진출과 함께 30대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잠금 화면 서비스는 시작일 뿐이고 Next Big Thing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by wonkis

,

남아도는 것은 아깝다. 그냥 두면 가치가 사라져버린다. 다만 아주 싸게라도 팔 수 있다면 그냥 기회를 날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남는 자리가 대표적이다. 개인 사업을 하다보면 언제 얼마만큼의 자리가 남는지 가늠이 된다. 항상 남을 수 밖에 없는 자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라도 팔아서 수익을 보충하는 방식은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이런 식으로 시작해 대박이 난 서비스가 소셜커머스였고 식당 빈자리 할인예약 서비스였다. 그런데 사실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도 호텔 예약 서비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서비스다. 이번에 소개하는 데일리호텔은 호텔 예약 서비스들이 겪을 만한 초기 시행착오를 덜 겪고 빨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표이사가 보유한 개발 능력과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창업의 지름길을 찾다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04학번인 신인식 대표의 이름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지난 2011년.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주최 이매진컵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 대표 자격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이매진컵 글로벌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는 자료에서였다. 당시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했던 그는 미국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대표로 뽑힌 전력을 볼 때 그의 팀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이매진컵에 나갈 당시 그는 대학 4학년이었다. 2012년 졸업을 앞두고 2011년 그는 삼성SDS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얼마 다니지 못하고 나왔다. “글쎄요..그 당시엔 대기업에서 배우는 것들이 궁극적으로 내가 창업을 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들과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 너무 멀리 돌아가는 것 같고, 여기서 배우는 것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론 여기서 그냥 주저앉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너무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본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 즉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것이었는데 향후 창업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판단을 빨리 내린 것이다. 주저없이 회사를 나온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점점 더 그 생각이 강해졌어요. 그래서, 그냥 바로 시작하자고 생각했어요.”

 그가 생각한 창업 아이템은 여행. 누구나 여행 가이드가 될 수 있고, 여행상품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팔 수 있고 소셜 기능을 붙여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방식이었다. 지금은 상당히 널리 알려진 아이템이지만 작년에만 해도 그리 일반화되지는 않은 상태였고 그는 야심차게 준비했다. 그의 첫 창업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또래들과의 의기 투합을 통해 구체화됐다. 

◆첫 실패와 재도전

첫 사업에서 바로 어떤 결실이 나왔다면 지금 사정은 사뭇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행 서비스는 무참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과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학교 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했는데 지분을 똑같이 나눴죠. 그런데 그게 문제였어요.”

 뭐가 문제가 됐을까. 공동 창업자 수는 무려 7명. 게다가 모두 지분이 같았다. 서로 의견 충돌이 잦았다.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보기도 전에 분열이 생겼다. 결국 팀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2012년이 허망하게 지나갔다. 하지만 여행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욕구는 그냥 사라지지 않았다. 2013년이 밝자 그는 새로운 창업을 준비했다. 

 “이번엔 혼자 시작했습니다. 규모도 작게 하고,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때 후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는 여행 가이드를 직접적으로 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아닌, 호텔, 펜션, 모텔 등 숙박시설에 대한 예약을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회사명도, 서비스명도 데일리호텔로 정했다. 매일매일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숙박시설의 인프라는 최대한 활용하면서 모바일을 이용해 당일 예약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그가 직접 개발에 착수했다.

 몸집을 가볍게 하자 서비스는 오히려 빨리 나왔다. 6월말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2일,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데일리호텔은 호텔의 오늘 남은 객실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호텔은 빈 객실을 판매할 수 있어 좋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숙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데일리호텔은 기존 호텔 예약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개선한 서비스입니다. 기존에는 호텔이 미리 정한 판매가격에 따라 예약대행사(여행사 등)가 마케팅을 하여 판매하는 방식이었죠. 예약대행사나 호텔은 미리 예약율을 예측, 판매가격을 정하니 예약율이 낮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데일리호텔에서는 판매 당일까지의 예약율에 따라 호텔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을 책정해, 적극적으로 할인가격을 이용한 판매가 가능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고 쉽게 예약하고 즉시 결제.

데일리호텔의 특징은 서비스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는 것. 앱을 실행하면 당일 예약할 수 있는 5개에서 10개 정도의 호텔 리스트(사진 및 가격 포함)만 뜬다. 원하는 호텔을 선택한 뒤 결제만 하면 된다. 물론 로그인을 해야 한다.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의 정보를 이용하기때문에 30초만에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쉽고 편리한 예약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150개의 호텔을 직접 돌면서 협상을 했고 이 중 50여개 호텔과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당일 예약할 수 있는 호텔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아직까지는 서울과 수도권의 호텔만 가능하지만 곧 부산과 기타 지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웹 서비스 중 당일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특별한 할인없이 정해진 가격대로 판매하거나 여러가지 조건이 많이 붙었다. 데일리호텔은 가격 할인 뿐 아니라 GPS를 이용한 지도보기 기능을 제공,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의 호텔을 찾기에도 편리하도록 했다.

 호텔이 좀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보다 영업이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 신 대표에게 물었다. 그는 한편으론 수긍하면서도 무작정 예약 가능한 호텔만 늘리는 게 능사가 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퀄러티 컨트롤을 잘 해야 합니다. 데일리호텔에서 예약하는 호텔은 믿을 수 있다는 그런 신뢰감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하거든요. 예약을 하고 갔는데 그 호텔이 엉망이더라 이렇게 되면 아주 곤란해집니다.”

 이런 류의 서비스가 갖는 어려운 점은 또 있다. 분명 당일 예약 수요, 즉 빈 방을찾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훌륭한 호텔이 많지 않다. 그런 호텔이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많은 이들이 찾을 때는 빈 방이 별로 없다. 빈 방이 별로 없으면 이런 식으로 싸게 방을 내놓을 이유가 별로 없어지는 것이다. 또 정말 사람들이 빈 방을 애타게 찾을 때, 예를 들어 여름휴가, 겨울방학 등 성수기 시즌엔 이렇게 판매할 만한 방이 별로 없는 것이다. 모텔이나 펜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데일리호텔에서 추구하는 퀄러티 컨트롤이 잘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신 대표는 “일단 호텔에 집중하면서 로열티가 높은 사용자층을 만들어내는 게 우선입니다. 사용자 증가와 서비스 확대가 서로 균형을 맞춰가면서 함께 성장하도록 해야죠”라고 덧붙였다.

by wonkis

,

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밤에 아이가 울면 얼마나 마음을 졸이는지, 아플 때 얼마나 괴로운지, 뭘 원하는지 모를 때 얼마나 답답한지를 말이다. 말 못하는 어린 아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을 하는 나이가 되더라도 아가들의 표현은 서툴기 마련. 뭘 원하는지, 왜 우는지 모를 때가 많다. 특히 첫 아이를 키울 때는 모든 것이 불안하고 답답하다. 

 아이를 키울 때 모두가 이런 똑같은 괴로움을 겪는데 이와 관련된 확실한 솔루션이 없다는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수천년의 시간이 흘러도 비가 오면 우산을 쓰는 극도의 원시적인 방법 외에는 없는 것처럼 아가가 울면 그저 마음을 졸이고 안타까워하면서 수천년, 수만년의 시간이 흘렀다.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부모들이 필요로 했던 정확한 정보, 그리고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시작한 회사가 이번에 소개할 스파코사다. 아빠들이 공통의 문제 의식을 가지게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네오위즈에서 시작된 인연

스파코사는 육아를 하면서 생기는 여러 어려움들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남자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물론 각자의 개성에 맞게, 문제 의식에서 방점을 찍은 분야가 조금씩 달랐고, 각자 다른 솔루션을 구상하고 있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93학번인 조우주 대표는 인터넥스라는 회사에서 병역특례로 군 생활을 대신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네오위즈에 입사했을 당시 네오위즈는 상장을 한 지 얼마 안된 시점. 그는 세이클럽 아바타 제휴 및 콘텐츠 제휴 분야를 맡았고 피망 모바일 사업도 담당하게 됐다. 게임업체에 있다보면 중후장대한 게임 비즈니스를 해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생기게 되서 그런걸까. 그는 2004년 엔씨소프트로 옮겨 길드워 국내사업을 총괄하는 등 해외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런데 그러다가 다시 2007년 친정인 네오위즈인터넷(전략기획실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세 군데 회사를 거치면서, 그리고 이 회사들에서 주로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일을 하면서 그에겐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싹튼 것 같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CJ로 옮겼어요. 지주회사로 갔죠.” 여기서 그는 뜻밖에 교육 관련 일을 했다. CJ가 교육분야를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의 실무를 책임진 것이다. CJ에듀케이션즈 설립 과정에 참여한 뒤 조우주 대표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교육, 특히 영유아 관련 교육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오랜 생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함께 네오위즈에 있었던 김영준, 김원기도 교육 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교육이라는 카테고리에서만 큰 틀에서 비슷했을 뿐 비즈니스 아이템은 조금씩 달랐다. 조우주 대표는 우선 김영준과 뜻이 통해 함께 하기로 했다. 기획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많은 김영준이 합류하게 된 것은 그 역시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조 대표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애들이 점점 커 나가는데, 아이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만들자.”

<스파코사 조우주 대표(왼쪽)와 김영준 이사>

◆육아 어려움 해결! 아빠들이 나서다

2012년 5월 조우주 대표가 스파코사를 설립하고 바로 다음 달에 기술보증기금 보증으로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얼마 안 있어 김영준 이사가 합류했다. 초기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조우주 대표가 생각한 것은 우선 육아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 그 다음에 각종 교육 관련 콘텐츠나 육아와 관련된 상품의 연계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즉 우선 정보와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그 다음에 다양한 분야의 사업 확장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 할 때 정확한 정보나 콘텐츠의 질, 이런 것을 우선시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앱 자체는 외주를 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런데 여기서 차질이 생겼다. 외주를 맡겼는데 그 회사에 어려움이 생긴데다 개발 과정에서 상호간에 원하는 수준이 달라 피차 어려웠다. “그때 알았어요. 스타트업이 외주를 맡기면 안되는구나. 영혼이 없는 서비스가 나오겠구나는 깨달음이 왔죠.”

 주춤주춤하는 사이 다른 서비스들이 먼저 나왔다.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비슷한 법. 이런 고민을 나만 하란 법은 없다. 맘스토리, 해피맘, 스마일맘 등 유사한 발상에서 시작된 서비스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일을 서두르려고 하다가 되레 뒤쳐진 셈이 됐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 내부 개발진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은 대단한 소득인 셈. 때마침 네오위즈 시절부터 실력을 알고 있었던 김원기씨 역시 교육 사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조 대표가 설득에 나섰다. 김원기 이사가 합류해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으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김원기 CTO까지 들어오면서 네오위즈 출신 창업멤버가 완성됐다. 모두가 아이의 아빠들이고, 10년을 훌쩍 넘긴 직장 생활 경험을 통해 육아와 교육이라는 분야의 좋은 서비스에 대한 절실함을 가슴에 품은 이들이 뭉친 것이다. ‘육아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아빠들이 뭉쳤다!’ 이들의 스토리를 들으면서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이 났다.

◆베베박스도 나온다

이렇게 해서 닥터베베가 올 7월 출시됐다. 바른의학연구소와 손잡고 제대로 된 의학정보를 제공한다. 나온 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아직 정보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물론 닥터베베는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을 표어로 삼지는 않았다. 제대로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이들에게 중요하다. 앞으로 콘텐츠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란 게 조 대표의 설명.

 아이의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성장, 건강, 음식, 놀이 등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아이의 월령에 맞춰 알려준다.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표준성장 데이터와 내 아이의 상태를 비교해볼 수도 있다. 사진이나 글을 올리는 등 육아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고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가진 또래 부모들과 육아를 하며 겪는 고민과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좋은 서비스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항상 나올 수 밖에 없는 문제이지만, 돈을 어떻게 버느냐가 역시 중요하다. 좋은 정보를 큐레이션해서 제공하고 세상에 유익한 가치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무엇으로 수익을 낼까.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닥터베베는 서비스의 출발점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익한 정보로 사람들을 모은 후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수익 모델이 가장 검증된 분야는 게임과 커머스입니다. 저희는 커머스 모델을 곧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단계별로 필요한 물품을 정기배송하는 방식이죠. 이름하여 베베박스라는 것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육아나 어린이 교육과 관련된 섭스크립션 서비스의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베박스에 앞서 패미도 출시될 예정이다. 예정 시기는 9월. 가족들이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갔는지, 지금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가족들간에 애정은 돈독하게 할 수 있다.

 영유아 학습앱 ‘마이 스위트 라라’는 닥터 베베보다 한발 먼저 출시된 바 있다. 자 이쯤 되면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좀 보인다. 영유아와 가족, 교육이라는 넓은 카테고리에서 소셜네트워크와 정보, 커머스, 교육 콘텐츠까지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조 대표와 창업자들이 내세우는 것은 이른바 ‘Family Value’다.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와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육아 및 공간, 쇼핑정보 등의 빅데이터 분석까지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개인화 추천까지 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가족들에게 가치를 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보겠다는 아빠들의 도전이 이제 막 닻을 올렸다. 

by wonkis

,

여행을 갈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역시 ‘어디서 잘 것인가’다. 편히 쉴 수 있어야 경치도 눈에 들어오고, 여행을 다닐 힘도 난다. 무엇보다 어디서 먹고 자느냐가 가장 중요한 여정 중의 하나다.

 미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것은 하루 전날, 심지어 당일에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편히 쉴 수 있는 호텔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점.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게 영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싼 방에 대한 정보도 그렇게 많지 않고, 가족들과 쉴만한 호텔도 많지 않아서 그럴까. 그래서 전국의 콘도가 언제가 꽉꽉 차 있고 예약을 하려면 몇 개월 전에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된 걸까. 

 하여간 이런 이유로 시작된 회사가 이번에 소개할 봉봉랩. 이름도 통통 튀고, 왠지 좀 코믹하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 사탕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봉봉(bonbon)에 연구실의 랩(lab)을 붙여 만든 조어다. ‘맛있는 이름을 지으면 대박난다!’는 농담을 하다가 탄생한 이름이란다.

◆부산여행중 창업아이디어를 떠올리다

봉봉랩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 그의 창업 동기는 ‘왜 빈 방이 많은데 호텔 방을 잡기가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물음이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물음이다. 하지만 그는 이 물음을 한때의 스쳐 지나가는 넋두리에서 멈추지 않고 창업으로 연결시켰다.

 날씨가 좋아서 무작정 놀러간 부산 해운대. 그런데 방이 없다! 여행의 묘미는 무작정, 계획없이 떠나는 것이니 이런 사람들이 많을 법도 하다. 김가영 대표 역시 그랬다. 그리고 주위에 물어보니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 처음에는 당일 빈 방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생각했다고 한다.

 “오늘 빈 방이 있다면 할인해서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숙박업소 입장에서는 업소를 알리고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더 높일 수 있고 고객은 할인 받아서 예약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죠.”

 서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있던 김 대표였지만 창업의 생각이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물론 그의 인생 진로가 어느날 갑자기, 혁명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그의 삶과 의식 속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 구체화됐고 그는 그것을 어느날 실현한 것 뿐이다.

 “법대에 들어갔지만 애시당초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미디어였어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고, 미디어 관련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로스쿨 준비도 했었다. “그냥 남들처럼, 그렇게 살았던거죠. 어느날 문득 내가 아무 관심도 없는 일을 그저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거구요.”  

 실제로 그는 잡지사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그런데 잡지사에서의 경험이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줬다. “거의 보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 잡지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미디어에서 일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미디어 관련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생각도 바뀌게 됐구요.”

 결국 창업을 결정한 그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학 동기 두 명이 합류했다. 지난해말부터 사업 준비를 개시, 올초 법인 봉봉랩을 설립했다.

<봉봉랩의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가운데)와 김진수(왼쪽), 김찬곤 이사>

◆人生之事塞翁之馬

동갑내기들이 모여 창업을 했지만 시작부터 이들은 영업이란 벽에 부닥쳤다. 봉봉랩의 첫번째 모바일 앱 서비스 호텔나우는 이름처럼 바로 지금 빈 호텔 방을 예약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포인트.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아무런 정보나 네트워크없이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우선 호텔을 직접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무려 300개! 이들이 찾아다닌 호텔 수다. 빈 방이 나올 경우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좋은 정보를 확보하지 않으면 고객이 찾지 않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영업은 쉽지 않았다. 호텔업계가 인맥으로 유지되는 폐쇄적인 구조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아무것도 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선뜻 정보를 주는 곳도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호텔업체들은 기존 대기업과 갖고 있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새로운 업체의 당일 예약이라는 시스템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도 끈질기게 찾아간 끝에 몇몇 호텔 지배인들이 계약을 해줬다. 그때부터 영업이 풀리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호텔업계가 조금씩 문을 연 것이다.

 영업에서 한숨 돌리니 개발에서 일이 터졌다.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서 6월초에는 앱을 출시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뜻대로 안된거죠.”

 6월초라. 너무 급하기 일정을 잡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경쟁사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을 걱정한 측면도 있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앱은 시간에 맞춰 나오질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앱 개발을 외주에 맡겼는데 김 대표가 기대했던 완성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 ““제가 경험이 없던 탓도 있었어요. 외주 업체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시간이 계속 흘렀는데 그냥 그 말을 믿고만 있었던 거죠.”

 결국 김 대표는 외주로 진행중이던 개발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덕에 개발자를 뽑을 수 있었고 이 개발자는 순식간에 완성도 높은 앱을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호텔과 고객들의 기대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압박감이 컸다. 그 사이 경쟁사도 등장했다. 소셜커머스와 대기업도 당일 예약에 뛰어든다는 소문이 들렸다. 초조했지만 남은 시간을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 영업지역도 늘리고, 앱 컨텐츠도 강화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 기간을 그냥 버티는 수준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떠올랐다.

 “전화로 호텔예약을 받아보면 어떨까.”

 7월중순부터 2주동안 전화예약 서비스를 했다. 호텔나우는 런칭이 늦어지는 만큼 고객들에게 빨리 다가갈 방법을 찾고 싶었기 때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홍보도 덜 된 작은 회사치고 전화 문의가 너무 많이 들어왔던 것. 이래저래 악재도 많았지만 그 덕에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됐다. 서비스가 매우 유용하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개봉박두! 호텔나우

사람들이 어떤 호텔을 좋아할까요. 분위기가 좋은 호텔?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호텔? 음식이 맛있는 호텔? 뭐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위치와 가격대가 맞으면 갑니다. 특별히 호텔의 브랜드와 분위기, 이런 거는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더라구요.” 김 대표의 설명.

 여행객이라면, 당일이나 또는 아주 임박해서 쉴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위치와 가격.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연결하고 확인시켜주는 게 필수. 그래서 김 대표는 “복잡하지 않고 아주 심플하게 필요한 정보를 잘 보이게 큐레이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정보 제공과 연결까지는 현재 단계에서 충분히 가능. 문제는 최종 확인인데, 이를 위해선 결제가 필수다. 그런데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씩 하는 호텔비를 결제하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폰 소액 결제는 안되고 모바일에서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무통장입금을 하는 방식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불편해할 가능성이 높다. 불편하다는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다.

 서비스 분야와 서비스 지역의 확장. 두 가지 과제도 있다. 아직은 국내 위주로 서비스를 하지만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서비스다. 그 전에 모텔과 펜션, 콘도 등으로 영업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모텔 수백곳을 다니며 계약을 타진하고 있고 펜션쪽도 알아보는 중. 

 서비스를 내놓고 라인업에 갖춰지면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 아직까지는 자본금 4000만원으로 시작한 상태에서 버티고 있다.

 현재까지 버전은 8월말에 호텔나우를 오픈할 계획. 다만 결제를 어느 정도까지 매듭짓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숙박에서 1등이 되야죠! 누구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좋은 방을 예약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제가 바라던 서비스였어요. 실현시켜야죠.”

by wonkis


,
BLOG main image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by wonki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66)
뉴미디어 세상 (119)
게임이야기 (66)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55)
(책)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그 이후 (61)
夢幻泡影-삶과 꿈,살아가는 이야기 (55)
책 다시보기 (25)
한국의 스타트업 (293)
San Francisco&Berkeley (29)
스타트업 소식 (17)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 (26)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VC (14)

달력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wonkis'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