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이번엔 제조업체다. 게다가 물건만 만드는 제조업체가 아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나선 회사가 주인공이다.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있다. 시장이 얼마나 될 지 모른다. 하지만 창업자의 경력과 비전이 회사의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한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회사. 제이디사운드의 김희찬 대표를 만났다.

◆음악으로 행복을 주고픈 꿈

만나자마자 그는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왠 기계(?)를 꺼내들었다. 생김새는 그렇게 생기지 않았지만 분명 휴대용 오디오다. 휴대용이라고는 하지만 제법 크다. 그런데 그냥 음악을 재생하는 장치는 아니다. 음악 재생기라고 한다면 MP3플레이어나 스마트폰이 오히려 편리할 것 같다. 이것을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제품에 얽힌 사연과 함께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본래 저는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를 나왔습니다. 전공에 특별히 취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건축가의 길을 갈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저는 왠지 음악이 좋았어요. 처음 들어간 회사의 영향이 컸죠. ”

 물론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된 데는 우연인 듯, 필연이 된 사연이 있었다. 대학때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그는 토목공학을 계속 공부하겠다고 생각하고 국비유학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터널 발파’. 그런데 국비유학은 결과적으로 뜻대로 잘 되질 않았다. 

 그리고 그가 입사한 곳이 일본 종합상사인 가가의 한국 브랜치. 일본에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팠던 그였지만 그가 처음부터 일본 회사에 입사하려고 작정을 한 것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일본 회사에 주로 합격을 하더군요. 가가에 입사해서 처음 맡게 된 분야가 오디오 분야였습니다. ”

 이 대목에서 토목공학 전공과 오디오와의 뜬금없어 보이는 스토리가 연결이 된다. 가가에서 5년 일한 뒤 그는 파인아크라는 일본 회사의 한국 지사장이 됐다. 여기서 그가 한 일도 오디오 프로세서와 관련된 일이었다. “파인아크는 AP 설계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오디오 쪽 담당이었죠. ”

 파인아크에서 그는 지금의 사업을 기획했다. 애초엔 파인아크 차원에서 진행하려고 했다. 그가 생각한 건 뭐였을까. 오디오쪽 일을 하다보니 음악을 쉽게 편곡하고 작사작곡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에 관심이 생겼어요. DJ들이 음악 틀어줄 때 보면 기존의 곡을 즉석에서 재미있게 편곡하고 그러쟎아요. 그걸 할 수 있는 장치들을 전문가들이 많이 쓰는데 일반적으로 누구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즉, 그는 소리의 힘에 반한 것이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꿈이다. 그런데 파인아크에서 하려는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태생적으로 반도체 회사인 파인아크가 음악에 대한 문화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업을 하기엔 적절치 않았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그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믿었지만 기획안을 만들어 여러 회사에 제안을 해도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국내 모 전자회사와 사업 협력을 위한 논의를 하다가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내가 혼자서라도 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결국 그는 2010년 파인아크를 나와 회사를 차렸다.  

◆바닥에서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2010년말,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과 사무 공간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이 그의 사업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자신이 생각한 비즈니스가 외부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 가장 기뻤다고 한다. 2011년 그는 제이디사운드(JD Sound)를 설립했다.

 왜 회사 이름이 제이디사운드일까? 무슨 뜻이 담겨 있을 것 같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두 기업인의 영문 이니셜을 땄습니다. 제이는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디는 할아버지 성함에서 왔습니다. 무일푼에서 시작했지만 회사를 성장시키고 존경을 받은 기업인들처럼 저도 그렇게 되고 싶었거든요. 저 역시 아무것도 없이 바닥에서 사업을 시작하지만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자리까지 마다하고 나와 사업을 벌였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본질이 제조업이라는 게 힘든 점이었다. 일단 국내에서는 제조업이라고 하면 투자회사들이나 정부 기관에서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관심을 받기가 어려웠다. 제품 제작 과정도 난관 투성이였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음악 재생 및 편곡기기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줄이기 위해선 하드웨어 기술도 필요했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이 더 중요했다. 오디오 AP를 비롯, 반도체 관련 분야 일을 해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훌륭한 인재들이 합류하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가 일했던 파인아크에서 직원들이 나오면서 이들을 흡수, 일본 지사를 설립하는데 핵심 인재로 채용했고 국내의 개발진도 보강할 수 있었다. 파인아크를 그만두기 전에 1년여 기간 동안 시장을 미리 조사한 것도 도움이 됐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이 한 가지 생겼다. 음악을 재생하고 편곡하고 DJ처럼 음악을 다루면서 즐기는 것이라면 스마트폰에서 앱을 통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선 충분히 제대로된 기능을 낼 수가 없어요. 스마트폰은 음악을 제대로 구현하기엔 적합한 기기가 아닙니다. 앱을 통해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비록 크기는 작지만, 그는 진짜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일반인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가 꺼내놓은 제품을 갖고 싸이가 부른 ‘뜨거운 안녕’을 틀어봤다. 여기까지는 일반 Mp3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다. 스피커와 연결해 크게 틀어놓고 DJ들이 하듯 디스플레이의 원반 표시를 마치 레코드판을 돌리듯 돌려가면서 여러가지 효과를 내 봤다. 다른 곡을 틀어놓고 두 가지 곡을 믹싱도 해 봤다. 전혀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졌다. 빠르기와 효과음을 조절하는 재미가 있었다.

 재미는 있다. 그런데 이걸 사람들이 계속 하려고 할까. 미국에서는 가능할 것 같다. 파티 문화가 있고, 한쪽에서 누군가 음악을 틀어놓고 DJ처럼 재밌게 진행을 해 준다면 모두가 즐거워질 것이다. 한국에서는 좀 어렵지 않을까. 그 역시 알고 있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도 닫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믿고 살고 있습니다. 안된다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DJ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이디사운드는 다르다. 이런 회사가 될 겁니다.”

 음악가들이나 애호가들에겐 매우 유용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이 사업을 하면서 이 기기가 아니라면 만날수도 없었을 게 분명한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음악가도 많이 만났다. 스티비 원더는 제이디사운드의 제품을 써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편의기능을 더 넣어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중동 시장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동이 폐쇄적이고 외부 활동이 적다보니 오히려 집 안에서 하는 파티가 발달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기기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박태환이 써서 유명세를 탔던 몬스터 헤드폰의 제조사와 제휴를 맺은 게 최근의 가장 큰 호재.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제이디사운드가 만든 제품이 몬스터 브랜드를 달고 나가 팔리는 것이다. ‘ODM(주문자개발생산)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ODM과는 다릅니다. ODM은 수량 등을 주문을 받아 만들어서 납품하는 거지만 몬스터와의 제휴는 우리가 몬스터 브랜드를 쓸 뿐 수량이나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직접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다른 회사와의 제휴도 가능하구요.” 

 제이디사운드가 만든 것은 일종의 휴대용 뮤직스테이션이다. 나 역시 어렸을 때 아버지가 거실에 갖다 놓았던 전축에서 레코드가 돌아가면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음악을 조합해 멋대로 흥얼거리기도 했다. 요즘엔 오히려 이런 낭만이나 멋이 없는 것 같다. 제이디사운드는 이런 ‘음악이 가득찬 거실,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일상’을 복원해낼 수 있을까.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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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었다고 하지만 직장맘들의 현실은 고달프기만 하다. 통계청 통계를 봐도 20대 미혼 여성의 취업률은 높지만 출산을 한 뒤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주위에서 매우 흔하게 보는 장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을 찾는 이들이 너무 많다. 직장에선 직장인의 역할을 해야 하고 집에서는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학교나 유치원 기록부에 엄마 아빠 이름과 전화번호를 다 남겨도 아빠에게 전화를 거는 교사는 거의 없다. 일단 무조건 엄마를 찾는다. 일을 하다 말고 수시로 걸려오는 아이, 남편, 학교 전화에 뛰어나가는 사람들이 엄마들이다. 

 이런 현실을 목격하고 실제로 겪으면서 엄마들을 위한 직장, 여성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고 작정한 여성이 남편의 창업을 보고 용기를 얻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당차게 이야기하는 이 여성은 설보미 대표. 회사 이름은 우아한 언니들. 이번엔 언니들의 도전기다.

◆남편과의 약속

‘우아한 언니들’이라는 회사명을 듣는 순간 당연히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우아한 형제들. 눈치 챘겠지만, 우아한 형제들의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와 우아한 언니들의 창업자 설보미 대표는 부부다. 

 중앙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웹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설보미 대표. 김봉진 대표와 만나 결혼을 하고 2004년 첫 아이 출산을 앞둔 시점에 회사를 그만뒀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했지만 몇 년의 공백기가 있어 출산 직후 회사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았다. 스스로도 웹디자인 쪽 일을 하기엔 감이 떨어졌다고 판단했지만 그냥 주부로 살아가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설 대표. 

 남편과 대화를 하던 중 핸드메이드 가구와 관련된 사업을 같이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둘이서 거의 1년 가까이 전국 방방곡곡의 이름난 핸드메이드 가구를 찾아 다녔고 결국 가구점을 열었다. 2008년까지 온라인 판매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매장을 열고 가구를 팔았다. 두 사람에겐 이게 첫 사업인 셈. 그런데 보기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2년이 채 안돼 사업을 접었다.

 그래도 나중에 창업을 할 때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나의 질문.

 “맞습니다. 얼굴이 두꺼워졌죠. 하하” 설 대표의 대답이다.

 어쨌든 일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설 대표는 2009년 이모션이라는 회사에 들어가서 PM 업무를 했다. 중간에 둘째를 출산하느라 휴직을 한 적도 있지만 2012년초까지 회사를 계속 다녔다. 남편이 2010년 우아한 형제들을 창업하면서 그녀는 ‘반드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가 2012년초까지 집에 돈을 제대로 못 갖고 왔어요. 아내가 제 대신 집안 경제를 떠받친 거죠.” 설 대표를 만날 때 함께 자리한 김봉진 대표가 옆에서 아내의 말을 거들었다. 

 하지만 설 대표 역시 남편 못지 않게 사업을 하고픈 열망이 강했다. 비록 첫 도전은 실패했지만 말이다. “저보다 사업가 기질은 더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도 김 대표의 설명이다. 둘이 동시에 창업을 하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이들은 남편이 먼저 사업을 시작했고, 아내는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남편이 차린 회사에 나가 일을 도와주고 배웠다. 그리고 그때 남편에게 다짐을 했다고 한다. “우아한 형제들 자리 잡으면 나도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 할꺼에요.”

 그리고 설 대표는 2012년 초, 이모션을 나왔다. 약속대로 우아한 형제들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여성을 위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회사를 나왔지만 바로 창업을 하진 않았다. 아직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어떤 일을 할 지 고민하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 파트너를 찾는 것도 문제였다. 다행히 이모션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지유경 실장과 뜻이 통했다. 두 사람은 ‘엄마들이 다니기 좋은 회사를 만들자, 아이 키우면서 일하는데 눈치 안봐도 되는 회사를 우리가 만들어보자, 엄마들을 위한 서비스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2013년 2월, 두 사람은 팀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설 대표의 두 번째 도전이다.

 왜 이름을 ‘우아한 언니들’로 했을까.

 “음..남편 덕도 좀 보자 싶었죠. 우아한 형제들은 이름도 좀 알려졌고 독특한 이름때문에 관심도 받았고 그랬거든요. 저희 회사 이름을 들으면 딱 느낌이 오죠?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맞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선 확실히 효과를 볼 것 같다. 우아한 언니들의 창립 이념은 엄마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 엄마들은 무엇을 원할까. 설 대표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경험과 고민들을 서비스에 담으려고 했다.

 “처음엔 엄마들의 카페같은 것을 생각했어요. 특히 요즘 젊은 엄마들은 사진을 올려놓고 공유하고 친구들의 근황이나 사진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 특화된 서비스는 없는 것 같더라구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가 있지만 친구들이 너무 많죠. 나와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섞여 있어서 불편할 수도 있구요.”

 이렇게 해서 ‘수다마마’가 최근 출시됐다. 사진을 올리는 기능에 초점이 맞추져 있고 사진을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며 여러 장을 한꺼번에 올릴 수도 있다. 그리고, 21세부터 50세까지의 여성들만 가입이 가능하다. 남성이거나, 여성이라도 너무 어리거나 50세를 넘으면 가입할 수 없다. 왜 나이 제한을 뒀을까. 여기엔 아주 세심한(?) 비밀이 있다.

◆엄마들의 비밀 놀이터

“시어머니가 들어오면 할 얘기를 제대로 못 하쟎아요. 그래서 연령 제한을 뒀죠. 처음엔 17세부터 50세까지였는데 미혼모들을 배려해야한다는 제안이 있어서 그랬어요. 그런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성인 기준인 한국 나이 21세를 출발점으로 했어요.”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나 역시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여성 직장인이 페이스북을 즐겨 이용하다가 갑자기 그만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에게 이유를 물으니 ‘어느날 시어머니가 페북에 댓글을 달았는데 시어머니가 계속 페북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되니 페북 활동을 더 이상 할 수가 없더라’는 답을 들었다. 개인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친정 어머니같이 편하진 않으리라. 아니, 사실 또래들의 대화는 친정어머니에게 보여주기 껄끄러운 것들도 있을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수다마마는 ‘엄마들의 비밀 놀이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세상에 나왔다. 휴대폰 인증 단계에서 여성임을 확인하기 때문에, 여성이 아니면 가입이 안된다. 물론, 남편이나 아들 등 다른 사람 명의로 된 휴대폰을 쓰는 경우 우아한 언니들에 연락을 해서 가입하면 된다. 

 수다마마에서는 자동으로 친구가 되는 경우는 없다. 친구신청을 해서 서로 맺어져야 친구가 되고 그래야 타임라인에 콘텐츠가 뜬다. 서로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얘기하게하겠다는 것. 

 일상만 공유하는 건 아니다. 마마캐스트라는 콘텐츠 저작 및 유통 코너도 있다. 특정 주제를 정해놓고 글을 꾸준히 써서 발행을 할 수도 있다. 수다마마는 콘텐츠 발행을 통한 수익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마마캐스트가 활성화되면 광고도 가능하다.

 “며칠 운영해보니 여성들이 아이나 가족 얘기만 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런 공간이 필요했다는 뜻이겠죠. 사실 육아에 관련된 정보나 소통 창구는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저희는 여성들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겠다는 뜻으로 기획됐습니다. ”

 21세에서 50세의 여성들은 가정에서는 의사결정권자이자, 돈을 쓰는 사람들이다. 자녀뿐 아니라 자기자신, 남친이나 남편 등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큰 사람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모아 재미난 사업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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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총 액수가 처음으로 한국인을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의 면세점에서 한국 사람보다 중국 사람이 더 많은 상품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의 급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이들의 구매력이 이제는 내국인 여행객들을 능가할 정도가 됐다는 것.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구매력은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이처럼 국내로 몰리는 중국인들의 움직임에 일찌감치 주목, ‘중국인을 위한 여행포털’을 만든 한국인이 있다. 장재영 짜이서울 대표다.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중국 관광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려고 애쓰는 것 같다. 일단 이 회사는 전 직원 중 3분의 1 이상이 중국인이다! 그리고 전 직원이, 너무나 당연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모두 중국어를 할 줄 안다!

◆Global 전에 Asian이 되자!

고려대 경영학과 04학번인 장재영 대표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대학시절부터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 특히 해외에서. 군대를 제대하고 2007년 인도에서 현대차 납품업체에서 인턴 생활을 한 것이 출발범이 됐다. 약 한달 동안의 인도 인턴 생활 뒤에 한국에 들어와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이라는 유명 컨설팅업체에서 4개월 동안 인턴을 경험했다. 

 그에게 창업을 동기를 부여하게 된 계기는 두 차례의 교환학생 경험에서 비롯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갔고 바로 이어서 중국 인민대에 6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대학생 장재영. “1년 동안 완전히 다른 두 나라에서 대학생으로 지냈는데요, 네덜란드도 좋았지만 중국이 저에게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교류에서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중국에서도 그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교환학생으로 있으면 SK차이나에서 3개월 동안 인턴을 한 것. 그리고 그때 그는 ‘Global이 되기 전에 우선 Asian이 되자’고 결심했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에 대 전환점이 있다면 여기 중국에서 보냈던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대형 컨설팅업체나 대기업에서 잠깐이나마 지내보면서 내가 좀 더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구요. 그러면서 자연스럽에 창업에 대한 꿈을 갖게 됐어요. 사실 그 전부터 창업을 계속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었거든요.”

 중국과 창업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만나 짜이서울이 탄생했다. 짜이서울의 짜이는 한자로 있을 재(在)를 중국어 발음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짜이서울 웹사이트>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의 기회

고려대 기업가 동아리 FES에서 활동하면서 그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학교 상점대상의 할인쿠폰 북을 만들었다. 상점별로 5만원씩 받고 쿠폰북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방식. 100개 업소만 가입해도 500만원. 제작비 빼고 40% 가량이 남는 장사였다고 한다. 

 중국과 연관된 창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 중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 관광객 대상 쿠폰북’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마침 프레인에서 근무하고 있던 이경준씨를 만나게 된다. 

 이경준, 장재영 두 명의 공동대표로 출발한 짜이서울.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자본금이 필요했던 장재영 대표는 고대 앞에서 자신이 살던 집 전세금을 빼서 이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돌렸다. 집이 없어 이경준 대표와 함께 살았다. 전세금으로 사무실 보증금을 얻고 필요한 집기를 사는데 또 일부를 사용했다. “사실 이 때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지 않고 전세금을 뺐거든요. 나중에 엄청 혼났죠. 지금은 다 갚았고 사업하는 것에 대해 격려도 해주시지만 그때는 정말 걱정이 많았죠.”

 두 사람은 쿠폰북을 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여행 관련 카페에서 사람을 찾아 3명의 중국인과 1명의 한국인 등 4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첫번째 확대 전략은 쿠폰북을 잡지 형태로 만드는 것. 짜이서울을 한국 관광에 관심을 갖는, 또는 잠재적인 중국인 한국방문객을 위한 종합정보매거진으로 키우는 것이었다. 

 “제가 현장에서 볼 때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목적은 대개 2가지 입니다. 쇼핑 아니면 미용이죠. 이런 수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된 서비스를 연결해주면 이들을 위한 유용한 창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우선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요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조사했다. 이른바 요우커들의 불만 사항은 자신들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가 막상 한국 여행시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 이를 단계별로 보면, 우선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토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불만족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우선 요우커들 특성을 고려한 여행정보가 부족하다. 호텔에 한정된 숙박시설도 불만족의 이유 중 하나. 중국의 부자들만 한국에 오란 법은 없다. 우리도 과거를 생각해보면 유럽 여행 등을 갈 때 싼 민박집이나 유스호스텔같은 곳에 묵지 않았나.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여행 정보에는 고급 호텔에 대한 내용만 가득하다. 한국 여행과 관련된 경험을 사전·사후에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부족한 것도 이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 

 자신들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기로 한 장 대표는 우선 잡지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원하는 정보를 실었다. 3만부를 찍어내 중국과 한국의 주요 배포처에 배포했다. 좀 더 정확한 수요 파악과 현지인들의 니즈를 알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된 각종 마케팅 대행이나 홍보 및 행사 대행 관련 업무도 닥치는대로 했다. 그러면서 DB가 쌓여갔고 경험도 축적됐다. 본래부터 매거진사업이 주된 목적이 아니었던 이들은 2기 사업에 착수했다.

◆중국인들을 위한 종합 여행포털

2기 사업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종합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것. 우선 올 5월에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기존 활동이 매거진, 홍보 및 행사 대행 등 주로 오프라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5월부터는 웹사이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웹사이트는 기존 잡지의 정보 뿐 아니라 저렴한 숙소, 게스트하우스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하다. 중국 웨이보를 통해 중국 현지인들에게 한국 여행시 짜이서울을 애용할 것으로 알리고 있다. 현재 웨이보의 짜이서울 팬 수는 106만명. 중국의 한국 관련 웨이보 중 최대다.(연애인 등 제외)

 올 7월에는 중소기업청에서 하는 상하이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중국에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다.  “대회 우승하면서 중국 상하이에 있는 사무실을 1년간 쓸 수 있게 됐어요. 중국에 있는 고객들을 직접 현지에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올들어 10월 중국에서 여유법이 실시된 것도 짜이서울에는 호재. 중국 정부가 저가여행상품을 금지하고 쇼핑옵션을 금지하면서 개별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여행객들은 대부분 20대에서 40대의 여성 여행객들입니다. 이들은 단체로 오는 관광객들에 비해 현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꼼꼼하게 체크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원해서 짜이서울이 제공하는 정보와 잘 맞죠.”

 이들을 겨냥해 짜이서울은 가이드매칭서비스도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이드를 소개해주는 일이고, 일종의 고객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의 수수료나 대가 등을 받지 않고 한다고 한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2명이서 시작한 직원 수는 서른명으로 불었다. 특이한 점은 30명 중 25명이 여직원이라는 것. 여직원이 많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겐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 현재는 웹사이트 위주이지만 내년초에는 모바일 서비스도 오픈할 계획.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83만명. 한국관광공사는 이 숫자가 올해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2017년에는 937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가장 친한 한국 방문 친구가 되고 싶다는 짜이서울. 중국을 겨냥한 경쟁사나 경쟁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거세게 밀어닥칠텐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집중이 필요해보인다.

 “내년부터는 지금 하고 있는 각종 행사나 마케팅 대행 등은 점차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올들어 프라이머 등으로부터 3억원의 투자도 받아 자금도 확보했어요. 이제 IT 기반의 여행포털로 도약해야죠. 올 연말에는 짜이부산도 오픈할 계획입니다.”

by wonkis

<짜이서울 직원들 단체사진. 뒷줄 오른쪽 끝이 장재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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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창업가의 가치관과 인격, 자라온 환경과 그가 품은 꿈과 비전으로부터 결코 떨어져 나갈 수 없다. 스타트업은 특히 그렇다. 창업 초기 단계일수록 창업가 본인과 거의 동일시되다시피하곤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장황하게 인터뷰를 하고 기업가에 대해 써 나갈 이유가 별로 없다.)

 최근 만난 스타트업 중에서는 플리토야말로 한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싹튼 꿈과 비전이 창업으로 연결돼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만 하다. 저마다의 독특한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업계이지만 플리토 이정수 대표의 경우 필적할 만한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동에서 자란 소년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쿠웨이트에서 태어났다. 해외 주재원으로 일했던 아버지 덕분에 온 가족이 쿠웨이트를 비롯, 중동 지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한다. 물론 쿠웨이트는 속지주의가 아니라 속인주의라 그는 엄연히 ‘한국인’이다. 쿠웨이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학교에 다닐 무렵, 사우디아라비아로 왔다. 그가 한국으로 들어온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중동’이라는 흔치 않은 환경에서 다양한 외국인들과 오랫동안 생활하며 지내온 그는 이 곳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그가 직접 자신이 받은 영향을 말하진 않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와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 겁을 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며 수많은 규제와 장애물을 뛰어넘는데 필요한 배짱과 용기를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않았을까. 단지 그의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어림짐작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며칠을 보내며 든 생각이었다. 

 우연찮게도 나는 그와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하게 됐고 약 열흘의 이스라엘 방문 기간 중 마지막 나흘간의 일정을 함께 보내게 됐다. 어디에서든 금방 사람을 사귀고,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사람들을 모으는 재주가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본분을 잊지 않았다. 기업의 CEO로서 회사 제품을 알리고 유용성을 넌즈시 알렸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고려대에 입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SK텔레콤에 입사했다. 이 대표는 2009년 9월 SK텔레콤에서 두드림이라는 사내벤처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없애는 플리토 서비스의 기본 기획을 처음 선보였다. 그대로 계속 SK텔레콤의 사내 벤처가 예정대로 잘 됐으면 그의 운명은 어찌 됐을까. SK텔레콤에 계속 남아있었을지, 아니면 SK텔레콤의 투자를 받아 독립했을지 알 수 없는 일. 이런 가정을 하는 이유는 사내 벤처가 도중에 중단됐기 때문. 그래도 그에겐 소득이 있었다. 함께 창업을 하게 되는 김진구, 강동헌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SK텔레콤에서 SK플래닛이 분할되면서 그는 SK플래닛으로 적을 옮겼다.

◆통곡의 벽에서 창업을 결의하다

SK플래닛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일. 이게 단순히 우연이었을까. 사내 벤처 제도를 활용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꿈을 갖고 있던 그가 벤처기업을 만나 투자를 결정하는 일을 맡은 것이다. 어쩌면 스타트업을 다른 시각, 즉 외부 투자자의 시각에서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훈련을 할 기회였을지 모른다. 당시 그는 SK플래닛에 있으면서 Quixey에 투자하는 실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투자할 회사를 국내에서만 찾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해외 출장 기회도 많았다. 그러던 그에게 운명적이라고 할 시간이 찾아왔다. “2011년 10월 이스라엘 출장을 갔었어요. 텔아비브에 갔다가 예루살렘에도 들렀죠. 그때 통곡의 벽(Western Wall)에 갔을 때 쪽지에 이렇게 썼죠. ‘플리토! 꿈을 이루자’ 마음 속으로 다음에 이스라엘에 올 때는 벤처기업 플리토의 대표로 오겠다고 다짐했어요.”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창업을 결의한 그. 1년이 채 지나기 전 2012년 9월 플리토를 설립하고 2013년 10월 정확히 2년 만에 그가 말한 대로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에 다시 섰다. “감개무량하죠. 뭐라고 말 할 수 없는 기분입니다. 딱 2년 만에 그때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니까요.” 

 플리토(flitto)는 ‘훨훨 날다’란 뜻을 가진 영어단어 ‘플리터’(flitter)에서 따온 이름이다. 통곡의 벽 앞에서 그가 창업을 결의할 때 꿈을 이루자라고 다짐했듯, 플리토에는 세상을 향해 훨훨 날고 싶은 이정수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보여진다.

 그가 플리토를 생각하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다. 어쩌면 중동의 사막에서 생활할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에 제한이 생기고, 자신의 일을 하는데 힘들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듣고 즐기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이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다. 플리토에는 언어의 벽을 넘어서고 싶은 그의 꿈이 반영됐다.

 시작부터 플리토는 해외의 관심을 받았다. 설립 직후 DSC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영국 테크크런치 인큐베이팅팀에 선정돼 영국 런던에서 네트워킹과 인큐베이팅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언어의 장벽을 없애고 싶은 꿈, 플리토

‘Taking Down the Language Barriers with Crowdsourcing Translation’ 플리토가 내세운 모토.

플리토의 개념은 매우 간단하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 번역이나 통역을 해주는 서비스는 많은데, 기존의 다른 서비스들과 차이점은 뭘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이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구글 등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번역 서비스들은 이른바 기계식 번역 방식이다. 즉 컴퓨터가 번역을 한다. 미리 제작된 번역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번역이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번역이 빠르지만, 문맥이 맞지 않는 이상한 번역이 나오기 십상. 아직 컴퓨터가 대화가 이뤄지는 상황과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다. 플리토는 이것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번역을 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플리토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트위터 등 내가 가입한 SNS에서 자신이 관심갖는 정보나 대화를 번역할 수 있습니다. 번역의 주체는 플리토 사용자. 현재 15개 언어로 번역이 되지만 수백만명에 달하는 플리토의 사용자들은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세계 모든 언어에 대한 번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질 겁니다.” 이정수 대표의 설명이다.

 가수 싸이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여성은 싸이가 트위터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항상 알고 싶지만 싸이가 한국어로 올릴 때는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기계식 번역기에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어감이 잘 전달이 안된다. 플리토를 이용하면 플리토 이용자 중 영어와 한국어가 모두 되는 사람이 싸이가 올린 한국어 트윗을 영어로 번역해준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시간이 짧아진다. 어떤 경우라도 3분 이내에 해결된다는 게 이정수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해 보면 1분 안팎에 왠만한 번역이 다 된다.(짧은 대화 문장에 한해)

 그럼 이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번역을 해 줄까. 번역을 하면 당연히 대가를 받게 된다. 포인트 형태로 대가가 주어진다. 포인트가 누적되면 사이버 상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도 있고 게임 등 디지털콘텐츠에 사용할 수도 있다.

 플리토는 현재 일종의 소셜 번역 플랫폼이지만, 단순 번역기에 머무르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사람들간에 모임이 일어나고 관계가 형성되기 때무이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각종 콘텐츠를 번역하거나 거래하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콘텐츠의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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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빨간 색 싫어합니다.”

녹색 조끼에 녹색 모자를 쓴 두 남자가 불쑥 나타나 던진 첫 마디는 이거였다. 한 회사의 대표라기보다는 어디 배달 나가는 사람들 같은 모양새.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배달을 나가는 중이었다! 철가방이 아닌, 요상한 공구 가방 같은 것을 들고 배달을 나가는 두 남자. 게다가 별로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도 않은데 형제란다. 도대체 이들의 정체는 뭘까. 빨간 색을 싫어하는 이유는 뭘까. ‘만땅’이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들고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마이쿤의 최혁재 대표, 최혁준 부대표를 만났다.


◆용감한 형제의 과감한 시도

그들이 직접 자신들이 형제임을 밝히지 않으면 아마도 그 누구라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리라. 그만큼 형제는 판이하게 달랐다. 생김새와 분위기 만큼이나 걸어온 길도 딴판이었다. 

 형인 최혁재 마이쿤 대표는 공대를 나와 LG전자에서 근무를 했다. 아이스테이션에서 PMP를 만드는 일도 했다. LG전자에서 그는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래저래 개발 경력만 9년에 달하는 엔지니어다. 

 이에 비해 동생인 최혁준 부대표는 장대한 체격에 체육을 전공으로 했고 영업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 그가 일해온 곳은 대창이라는 황동봉제조업체. 동생은 적극적이고 돌파력이 있는 스타일이라면, 형은 신중하고 꼼꼼하며 사려깊은 스타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사이가 매우 좋았던 게 분명하다. 지금도 그래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같이 창업을 한다는 게 아무리 형제지간이라도 쉬운 일은 아닐 터. 이번이 첫 창업 시도도 아니었다. 이미 전에 두 차례에 걸쳐 창업을 기획하고 실행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뭔가 준비가 미진하다는 생각, 창업 아이템이 확실하지 않다는 우려, 여건의 미성숙 등 여러 이유로 창업 직전에 작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먼저 창업 아이템을 생각한 사람은 형인 최혁재 대표. LG전자에서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위해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사용하다시피 했다. 여러 테스트폰도 사용했고 그의 주변엔 항상 스마트폰이 ‘충전중’이었다.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걸 실감했죠. 바로바로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를 바꿔주면 얼마나 편할까 이런 생각도 했구요. 저처럼 테스트폰을 많이 쓰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이용이 많은 사람이면 누구든 그럴 것 같았습니다.”

 아이디어는 형이 먼저 냈지만, 실행은 동생이 더 빨랐다. 배터리 공유 개념의 서비스 컨셉을 들고 나오자, 앞선 두 번의 창업 시도와는 달리 동생이 아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배수진을 친 동생을 보고 형도 회사를 나와 두 사람은 ‘마이쿤’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모바일(Mobile)에 ‘재계의 거물’을 뜻하는 타이쿤(Tycoon)을 합친 말이다.

◆3분 충전 OK

창업은 했지만 두 사람은 마땅히 있을 사무실도 없었다. 마이쿤이 선보인 ‘만땅’ 서비스는 만땅으로 채운 휴대폰 배터리를 배터리가 다 돼 쩔쩔매는 사람에게 배달해주는 것. 적은 인원으로 시작해 전국 어디나 배달을 할 수는 없어 일단 홍대 앞을 거점으로 삼았다. 유동 인구가 많고 밤 늦게까지, 아니 새벽 시간에도 거리에 사람이 넘쳐나는 곳이다. 당연히 이런 곳에는 스마트폰 배터리 교체나 충전을 필요로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를 배달해주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처음엔 이걸 알려야 했다. 형제는 그냥 길거리에 직접 나서서 홍보를 했다. 전단지를 나눠주고, 깃발을 들고 거리에서 소리도 질렀다. 이 형제다운 방식이다. 

 마이쿤이 내세운 슬로건은 ‘3분 충전 OK’. 처음엔 이게 아니었다. 처음엔 ‘배터리 공유’ 컨셉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질 못했다. 직관적으로 무슨 말인지 모르면 관심을 안갖게 된다. 그래서 3분 충전 OK로 바꿨다. 서비스의 본질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대중들은 금방 알아들었다.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이 배터리 충전을 요청하는 시간은 주로 밤 시간대. 특히 자정을 넘어선 경우가 많았다. 형제가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방식은 이렇다. 전화를 받는다. 고객의 휴대폰 기종을 확인하고 풀 충전된 배터리가 가득 담긴 가방(?)을 들고 간다. 현장에서 고객의 휴대폰 배터리가 A급인지 확인한다. 이 배터리를 받고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를 건네준다. 

 이 고객에게서 받은 배터리는 충전한 뒤 다른 고객이 쓰게 된다. 이러면서 배터리가 계속 순환돼 사용되는 방식이다. 홍대앞 대학생이 쓰던 배터리를 그날 밤 신사동 회사원이 쓰게 될 수도 있다. 배터리의 이동 경로가 추적된다면 내 배터리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하여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딘가 거점이 필요하다. 밤새 대기하면서 계속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 형제들은 처음에 거점이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부동산중개사무소, 속칭 복덕방을 다녔다. 복덕방 주인 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밤새 사무실을 빌렸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한 일이죠. 아무것도 없이 정체도 모호한 저희들에게 사무실을 빌려주셨으니까요.”

 한동안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을 빌려쓰던 이들은 자신들의 사무실을 구해 자리를 잡았다. 아울러 배터리 교환과 교체 거점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 한없이 배달을 늘려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배달을 기다리기 보다는 어디든 근처 교체 장소에 가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교체장소로는 이통사의 휴대폰 매장이나 액세서리 판매장 등이 선정됐다. 벌써 40여개에 달하는 교체지점이 만들어졌다. 매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직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한 뒤 배터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방식이다. 강남, 건대, 홍대 인근에서는 배달을 직접 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700개의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고 있는 마이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최혁재 대표>

◆전국에 5000개 이상 교체지점 만들겠다

이 서비스를 보면 누구나 하게 되는 생각이 있다. “배터리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는데, 배터리 교체 서비스는 언젠가는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보다 네트워크 진화와 사람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더 빠르게,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언젠가’가 언젠가 오기는 하겠지만 아주 빠른 시일 내 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편의점이나 시내 곳곳에 있는 급속 충전소와의 경쟁 문제다. 현재 배터리가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쓰는 방식이 급속충전을 하는 것. 편의점이나 지하철 역에 드문드문 설치돼 있다. 이런 편리한 것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마이쿤의 만땅 서비스를 쓰려고 할까. 그런데 최 대표는 급속 충전소를 쓰면 스마트폰에 해가 된다고 말한다. “급속충전기는 과다한 용량의 전기를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음식으로 치면 짧은 시간에 과식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지나치게 과식을 하고 이를 반복하면 위장을 망치듯이 급속 충전은 결국 배터리 뿐 아니라 휴대폰 자체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알기에 마이쿤은 급속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정품 충전기만 쓴다고 한다. 실제로 회사에 가보니 수백개의 정품 충전기를 통해 배터리 충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이쿤은 최근 만땅 앱도 출시했다. 이 앱은 서울 시내 배터리 교체지점을 알려주고 불필요하게 작동되고 있는 앱을 정리해준다. 자연히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아니, 사람들이 배터리를 빨리 닳게 하는게 마이쿤에게 좋지 않을까? 최 대표는 “사람들이 휴대폰의 배터리를 낭비하는 패턴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것도 마이쿤같은 회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터리 교체지점이 현재는 서울시내 수십곳에 불과하지만 이를 단시간내 5000곳까지 늘리는 게 단기 목표다. 이 정도로 늘리기 위해선 휴대폰 매장 뿐 아니라 커피숍 등과도 제휴를 맺어야 한다. “담배처럼 구하기 쉽고, 짜장면처럼 어디나 배달되는 그런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전국으로 서비스를 해야죠.”

 이 서비스는 당연히 공짜가 아니다. 배터리 배달을 원할 경우 지역 등에 따라 요금이 25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하다. 교체지점에 가서 배터리를 교체만 할 경우 2000원 안팎이면 된다. 처음엔 배달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교체지점을 늘려가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얘기를 하다보니 이들이 빨간색을 왜 싫어하는지 의문이 풀렸다. 항상 배터리가 충전돼 있는 만땅의 상태, 즉 녹색이 마이쿤의 상징 컬러다. 그래서 배터리가 방전된 빨간색이 싫다는 거다. 

 현재는 주로 B2C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B2B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 “통신사나 제조사와 제휴를 맺을 수도 있어요.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회사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도 있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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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문자를 보낼 때 말투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상대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나 부모님께 문자를 보낼 때와 친구나 동생에게 문자를 보낼 때 말투는 물론 내용이 다른 것도 당연하다. 애인과 대화를 나눌 때는 물론이다. 문자만 그런 게 아니다. 상대방에 따라 당연히 대화나 행동이 달라진다. 

 스캐터랩은 오고가는 문자 대화 속에 담긴 감정을 분석해내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냥 재미있게, 가볍게 즐길만한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회사의 대표는 아주 진지하다. 소소한 일상생활상의 고민 해결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거대한 데이터를 구축, 컨설팅 보고서를 만들어 다양한 관계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을 하고 싶다는 것.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다.

◆음악청년의 창업 도전

대학시절 그는 음악청년이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사업을 시작한 후 바빠서 미처 예전만큼 활동을 못할 뿐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03학번인 김종윤 대표는 밴드활동도 하고, 자신이 만든 음악웹진도 운영하는 등 음악에 푹 빠져서 살아왔다. 그가 운영한 음악웹진 이름은 ‘스캐터브레인’. 지금 회사 이름 스캐터랩도 여기서 유래가 됐다. ‘scatter’는 ‘뿌리다’는 뜻을 갖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을 세상에 뿌리고 확산시키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밴드활동을 하면서 그는 외교부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외교부의 대외적인 행사와 관련된 홈페이지 관리, 온라인 홍보 등의 일을 했다고 한다. 낮엔 인턴, 밤엔 공연을 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체력도 좋다. 그가 활동한 밴드의 이름은 매드라마(MAD LLAMA). 라마는 동물 이름이다. 왜 이런 이름으로 했을까. 좀 쌩뚱맞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더니 김종윤 대표의 설명이 이어졌다. “라마가 좋아요. 뭔가 세상을 초월한 포스가 있는 동물이에요.”  그의 말을 듣고 문득 에버랜드에서 봤던 라마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글쎄.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취향도 특이하다.

 그는 음악이 좋았고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학에서 들었던 수업 하나가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사회학을 복수전공으로 했어요. 사회학 수업이 재밌더라구요. 사회학 강의를 더 열심히 들은 것 같아요.”

 대학 4학년때 들은 사회학 수업은 팀을 짜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게 과제물이었다. 그때 그는 문자와 감정의 상관관계에 대한 프로젝트를 했다고 한다. 아무 주제나 해도 됐을텐데, 왜 하필 이런 어려운 주제를 했을까. “여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특정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문자에는 분명히 감정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죠. 여기까지는 당연한 건데, 이걸 문자나 글에 대한 의미분석을 통해 파악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 거죠.”

 일단 다양한 감정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수집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과제물을 할 때는 설문조사 방식으로 사람들의 문자메시지를 수집했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어떤 문자를 보내는지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데이터수집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끄럽지 않은 서비스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게는 친한 친구 2명이 있다. 중산고등학교 동기동창들이다. 셋은 2011년 8월 스캐터랩을 창업했다. 때마침 정부의 예비기술창업자 프로그램에 선정돼 7000만원의 지원금도 받게 됐다. 이 자금은 이들의 시드머니가 됐다. 

 그가 생각한 서비스의 특징은 개발을 외주로 맡길 수 없다는 점. 서비스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 얼마나 기술력이 뒷받침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핵심을 외부에 맡길 수는 없다. 친구들이 개발을 맡았다. 2012년 3월에 서비스를 오픈했다. 서비스명은 텍스트앳(TEXTAT). 

 베타서비스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어느날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가면서 갑자기 하루 방문자 수가 급증했다. 동시접속자 수가 평소에 20명에서 30명 수준이었는데 이날은 2000명을 넘어섰다. 하루 방문자 수도 평소의 100배에 가까운 7만명에 달했다. 감당이 안 됐다.

 “갑자기 방문자 수가 늘어나니깐 우리 힘으로 감당할 수가 없더라구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어요. 우리 서비스가 데이터를 많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인데 앞으로 이런 일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봤죠.”

 그런데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이들에게 너무나도 큰 과제였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베테랑급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스타트업에 올까? 우선 이런 의문이 든다. 게다가 실력이 있는 개발자야 있겠지만 서로 신뢰하고 뜻이 맞으면서 창업과 개발이라는 힘든 과정을 함께 할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오늘날 서비스를 출시하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 답을 찾았기 때문.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사무실 근처에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 프로그래머 두 분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엔 조언을 구하려고 찾아갔었죠. 대용량 데이터 처리하는 것에 대해 조언을 구하려고 했는데요. 서로 말도 잘 통하고 마음도 맞는 것 같았죠. 그래서 아예 팀을 합치기로 했어요. ”

 여러가지로 다 갖춰졌는데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나오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부끄럽지 않게 서비스할 수 있는, 그런 품질을 갖추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개발을 할 수록 생각지 못했던 문제들이 계속 등장했어요.”

 무엇보다 유사한 사례가 없어서 참고할 게 없다는 게 이들을 가장 괴롭게 했다. “답이 있을까. 이걸 생각하면 힘들었어요. 견딜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계속 됐죠. 아마 친구들이라서 같이 의지하면서 일을 계속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세상에 없던 감정분석 서비스

텍스트앳은 문자나 대화 메시지의 내용을 통해 보낸 사람의 감정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주로 연애중인 남녀 사이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꼭 그런 경우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여러가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간에 오고가는 수많은 메시지에 숨어있는 감정을 찾아내는 것은 유희로서도 훌륭하다. 분석을 통해 나에게 중요한 어떤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꽤나 유용한 일일 것이다. 재미도 있고, 새로운 시도라는 뜻에서 김 대표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세상에 없던 감정분석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물론 특정 느낌을 검색하거나 문장 속의 뉘앙스, 감정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텍스트앳은 방대한 DB를 구축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이게 얼마나 정확할 것인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일단 초기단계에서는 사용자들이 재미있어하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그리고 알고리즘이 보다 정교하게 되면 결과가 점점 유의미해질 수 있다. 스캐터랩은 이미 대화 DB를 6억건이나 구축했다고 한다. 

 이미 유료 모델도 만들었다. 텍스트앳 앱을 다운받고 대화 메시지를 통해 감정을 분석하는 것은 무료다. 하지만 상담을 받으려면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상담분석 서비스를 7월말에 출시했는데요, 처음에 단순 상담을 해 줄 때에 비해 분석 서비스가 나온 뒤 매출이 2배로 늘었어요.”

 현재 회원은 40만명에 달한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창업을 한 김종윤 대표. 그런데 그는 오히려 창업을 하려고 마음먹고 했으면 지금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단다. “사실 친구들하고 처음 시작할 때 그냥 ‘재밌는 거 한번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회사를 차렸어요. 창업을 같이 하자는 개념이 아니었죠.”

 음악청년이었던 그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음악을 창작하고 공연을 하는 것과 비슷한 희열을 느낀다고도 했다. “밴드를 하면서 자작곡도 쓰고, 앨범도 내고 그랬어요. 누군가 나의 창작물을 돈을 내고 사는 것에 희열을 느꼈죠. 그런데 창업도 마찬가지더라구요. 힘들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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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가 여호와의 낯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 (요나 1:2)

 구약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중 한 명인 요나의 행적을 기록한 요나서 1장2절에는 선지자 요나가 욥바에서 다시스(스페인의 타르테수스)로 가는 배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 욥바는 고대 뿐 아니라 중세 시대까지 현재의 텔아비브와는 비교도 안되는 지중해의 주요 항구 도시였으나 지금은 텔아비브-쟈파(Tel Aviv-Jaffa)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11세기 말 1차 십자군 전쟁 당시엔 십자군과 투르크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텔아비브 해변에서 바라본 욥바>

 텔아비브에서 묵었던 호텔(David Intercontinental)에서 해변을 따라 15분만 걸으면 욥바 항구가 나타난다. 지중해 도시인 텔아비브의 해안가에선 이처럼 어디서나 욥바가 보일 정도로 가깝다. 

 욥바의 구시가지에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성채가 있다. 해안쪽에는 12세기 2차 십자군 직후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채가 있고 보다 내륙쪽에는 이른바 템플기사단이라고 불렸던 십자군 지원부대가 세운 성채가 있다. 어느쪽이든 샅샅이 훑어 보고 비교하기 전에는 성채의 색깔이나 건축 양식 등에 있어서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이런 성채만 해도 1000년 가까이 된 건물들이지만 욥바의 올드시티 지역에 들어서면 족히 수천년은 된 구시가지가 나타난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이슬람교의 역사에 계속 등장하는 도시라는 점이 실감이 간다. 



<욥바에서 바라본 지중해. 환상적인 하늘과 그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의 색을 보라! >

욥바에 있는 베드로 환상교회는 신약성경에서 베드로가 고넬료를 만나기 전 기도하고 환상을 봤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 


<베드로 환상교회. 내부에는 베드로가 환상을 보는 장면이 표현돼 있다>

욥바를 둘러본 시간은 약 4시간. 텔아비브 시내로 들어가야 해서 대략 4000년은 족히 된 이 오래된 도시의 정취를 흠뻑 만끽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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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게 증거다. 시장도 매년 성장세다. 오프라인 쇼핑 매장들이 불황을 겪어도 온라인쇼핑몰이나 각종 커머스 사이트들의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잘 되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 제품을 직접 확인해볼 수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여전히 존재한다. 교환이나 환불이 불편하다는 것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다. 커머스와 온라인서비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온 한 창업가가 이 중 제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을 들고 회사를 창업했다. 위드셀렙을 만든 장노아 대표다.

◆바닥부터 다져온 사업가 기질

장노아 대표는 한·미·일을 오가며 장사도 해보고 회사도 차려보고, 다른 회사에 들어가 일도 해 보는 등 온갖 경험을 다 해 본 인물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그 속에서 체득한 바를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서 충실히 녹여내려고 한다는 게 그의 장점. 

 2000년 미국 U.C. Berkeley 원자력공학과에 입학한 학생 장노아. 그런데 그는 전공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미국에서 현지에서 SAT 과외를 하면서 4000달러 정도를 손에 쥔 그는 부모님께 빌린 돈을 보태 자신의 첫 창업을 하게 된다. “게임기, MP3 플레이어 등의 IT제품을 떼다가 파는 일이었어요. 유통업을 한 셈이죠.” 사업을 하면 자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된 그는 액정보호필름을 싸게 대량 구매해서 파는 루트를 뚫게 된다. “일본 업체 등을 통해 액정보호필름을 한 장에 25센트에 가져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소매로 팔면 하나에 12달러를 받고 팔 수 있었죠. 이윤이 짭짤하죠?”

 2년 정도 액정보호필름과 IT제품을 판매하다가 사업을 확장해 구매컨설팅까지 겸하게 됐다. 그러다가 게임 소프트웨어를 접하게 된 것이 그의 삶에 일대 전기를 마련해준다. “게임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게임 자체도 즐기게 됐구요.”

 뭐든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었는지 FIFA 게임을 좋아하게 된 그는 게임도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한 것 같다. 미국에서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대회에 나가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단다. 

 2005년까지 그는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게임 소프트웨어 유통은 골치아픈 일도 많았지만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는 돌연 2005년 사업을 중단하게 된다. 왜 그랬을까.

 “일은 재미있었어요. 돈도 좀 벌었구요. 그런데 이러다간 그냥 장사꾼으로 살다가 죽을 것 같더라구요. 그럴 순 없다고 생각했죠. 게임 쪽 일이 재미있는 것 같아 이 분야의 일을 좀 배우자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는 당시 엠게임 창업자인 손승철 회장을 만나 그의 제의로 2005년부터 엠게임 미국 시장 초기화 작업을 담당하게 됐다. “2007년까지 미국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국 본사 일이 급해지면서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게 됐죠.” 

 하지만 그의 엠게임 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08년 엠게임을 나온 그는 동영상 검색 벤처기업에서 일하다가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티켓몬스터)의 일부 사이트 구축과 관련된 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커머스쪽을 하다가 게임으로 외도를 했던 그가 다시 커머스로 돌아온 셈이다.

<위드셀렙 창업멤버들. 왼쪽 끝이 장노아 대표>

◆화려한 창업멤버들

 소셜커머스 분야의 컨설팅을 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국내 커머스 시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가 발견한 것은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정보가 너무 많아 고객들의 선택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는데 하나의 키워드에서 너무 비슷한 제품들이 많아 사실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지나친 할인 경쟁, 저가 정책 등으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한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즉 가격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다는 게 그의 결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했던 그에게 마침 기회가 왔다. “가수 아이비가 어떤 중소기업체의 미스트 제품을 홍보한 적이 있었어요. 직접 써 보니 좋았더라 이런 식이었죠. 크게 이벤트를 한 것도 아니고 블로그 등을 통해 써보니까 어떻다는 것을 알려준 것 뿐인데, 그리고 그 제품이 유명한 제품도 아니었는데 바로 완판이 되더군요. 여기서 유명인사가 추천하는 제품의 위력을 실감하게 됐죠.”

 물론 이런 생각은 그가 처음 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이미 많은 유명인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그런 사이트가 이미 많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라고 판단, 함께 사업을 할 만한 사람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티켓몬스터와 게임 업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그는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게된 윤웅아 이사는 미 코넬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석사)으로 했고 삼성전자를 거쳐 IBM 미국 본사 수석 IT Architect 등을 역임했다. 전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알버트 팀장은 CJ E&M 및 삼정KPMG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영업 및 운영을 담당하는 김성겸 팀장은 티켓몬스터에서 벤처업계에 첫 발을 들인 바 있다.

 2012년부터 관련 사업을 구상하던 장노아 대표는 인재들을 모아 2013년 8월, 유명인들의 추천 커머스를 컨셉으로 한 위드셀렙을 창업했다.

◆명사들의 추천 커머스

‘유명인사와 함께(with celeb; 위드셀렙)’이라는 영문 기업명처럼 이 회사는 유명인사, 명사, 전문가들이 직접 체험하고 검증한 상품을 추천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 사이트 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셀렙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서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동행한 유 알버트 팀장의 설명이다. 

 위드셀렙에 참여하는 명사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새로운 제품을 체험하고 검증한 뒤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제품만을 위드셀렙 사이트를 통해 추천한다. 명사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명사들이 좋은 제품을 많이 추천할수록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매출 증대도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명사들은 단순히 수많은 제품들 중 좋은 제품을 선별하는 필터링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직접 사용해봤거나 지금 쓰고 있는 물품 중에서 소개할 경우 그 명사가 부여한 새로운 가치가 제품에 더해질 수 있다. 때문에 위드셀렙에서 물건을 살 경우 결코 싼 가격이 장점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고급 추천 커머스를 지향하는 방식이다. 

 위드셀렙의 수익 분배 방식은 상업 광고나 홈쇼핑과 같은 광고비 선지급 형태가 아니라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나누어 갖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셀렙들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정하고 추천하게 된다.


 지난 9월 30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위드셀렙은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스마트 키친’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홍신애씨가 위드셀렙 최초의 셀렙(명사)인 셈이다. 이어 최근에는 영화배우 서태화씨가 요리와 키친 관련 제품을 추천하는 셀렙으로 참여했다. 서씨는 10월 둘째주부터 ‘싱글 미식가’와 ‘누들 마스터’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위드셀렙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대표 셰프와 요리대회 우승 경력의 영화배우 등 푸드·키친 분야의 명사 다수와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 장노아 대표는 “푸드·키친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향후 패션, 레저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과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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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이른바 ‘제2의 벤처붐’이 보여준 특징 중 하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말 1차 벤처붐 당시에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당시에 비해 최근 두드러지는 점은 민간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유독 많다는 것. 

 멘토링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 민간의 특성상 투자와 네트워킹에 대한 지원에 주력하는 곳이 많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보다 벤처 창업가와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고, 실제 창업을 한 경험, 특히 성공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멘토링이나 투자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또는 액셀러레이터로 불리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지원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은 벤처 창업 문화가 그만큼 활성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반영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경쟁으로 인해 과대평가되는 벤처기업이 생겨나는 측면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한국의 와이컴비네이터를 꿈꾸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누구고 이들이 하는 각종 창업 지원프로그램의 장단점과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세대-인큐베이팅

제2의 벤처붐이 시작된 2010년을 전후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 또는 집단(인큐베이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프라이머 파트너스. 

 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는 네오위즈와 첫눈의 창업자인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대표가 만든 엔젤투자회사다. 기존 벤처캐피털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본엔젤스는 태생부터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을 수 없거나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기 전 단계에서 투자를 받기 원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 

 본엔젤스는 2010년부터 MAD(Mobile Application Development) Camp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들이 6주간에 걸쳐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서비스나 모바일 앱을 개발해 실력을 겨룬다. 한 팀은 2명에서 3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미리 팀을 이뤄 참가할 수도 있고 MADCamp에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장병규 대표, 강석흔 이사 등 본엔젤스 리더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멘토링과 비즈니스 코칭을 수행한다. MADCamp에서 1등을 한 뒤 사업화에 성공해 대기업에 인수된 사례로 틱톡을 만든 매드스마트팀이 있다. 

 본엔젤스가 본격적인 엔젤투자와 인큐베이션을 표방한 국내 최초의 회사라고 한다면 프라이머는 인큐베이팅으로 시작해 액셀러레이팅으로 발전한 국내 최초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인큐베이팅은 창업 자체를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액셀러레이팅은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도와주는데 주력한다.) 

 ② 프라이머는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이택경 다음 창업자, 장병규 네오위즈․첫눈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등 5명이 뜻을 모아 2010년 탄생했다. 프라이머는 태생부터 한국의 와이컴비네이터를 지향했다. 전도 유망한 벤처기업, 벤처기업인을 발굴, 육성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업가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으로 출발했다. 

 프라이머는 엔턴십과 투자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엔턴십은 그야말로 스타트업에 입문하는 회사들을 지원하는 것. 2010년 1월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개월동안 진행되며 창업자 온라인스쿨을 통해 지원자를 받고 이들에게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한다. 첫 회에는 30-40여개 팀이 지원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실시된 4회 엔턴십에는 무려 630여개팀이 지원해 국내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자리를 잡았다. 엔턴십 단계에서는 투자를 진행하지 않으며 유망한 팀을 뽑아 멘토링을 통해 사업화로 이끈다. 이렇게 기업의 틀을 가갖춰 나가면 외부 투자 유치를 도와주거나 프라이머가 직접 투자를 하기도 한다. 프라이머의 초기 투자금액은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수준. 프라이머가 투자해 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애드투페이퍼, 스타일쉐어, 온오프믹스, 위트스튜디오, 번개장터 퀵켓, 마이리얼트립 등이 있다.

 본엔젤스나 프라이머 이전에 이와 같은 성격의 인큐베이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네오플라이는 1세대보다 한 발 앞서 벤처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기관이다. 온라인게임업체 네오위즈에서 설립한 네오플라이는 처음 설립 당시에는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싹수 있는 청년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해주고 네트워킹을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올들어 권용길 네오위즈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네오플라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투자와 멘토링, 교육 및 네트워킹에 사무실 지원까지 가장 폭넓은 지원을 하는 액셀러레이터로 탈바꿈했다.

◆2세대-투자와 멘토링 병행하는 액셀러레이팅

 ③ 판교 신사옥에 입주한 네오플라이 사무실 옆 공간에는 18개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독립된 사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미 마이리얼트립, 아이엠컴퍼니, 가치온소프트, 아이디어보브, 스파코사, 랭귀지웍스, 락인컴퍼니, 아르케소프트, 원데이원송 등 9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권용길 센터장은 네오플라이의 목적을 ‘네오위즈 창업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네오위즈 창업정신은 스몰 스타트, 즉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실패를 여러번 빨리 경험할수록 성공과 가까워진다’가 두번째다. 권 센터장은 “제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실제 서비스가 시장에서 통할지는 출시되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며 “중요한 건 실패한 뒤 계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질”이라고 말했다. 권 센터장의 이런 철학이 반영돼 네오플라이는 투자 및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둔다. 

 ④ 패스트트랙아시아(FTA)는 2011년말 국내 최초로 오디션 방식의 스타트업 창업 기업가 선발 프로그램을 시작, 주목을 받았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당시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현 5rocks CSO), 박지웅 스톤브릿지캐피털 수석심사역(현 FTA 대표) 등이 의기투합해 시작됐다.

 FTA는 투자와 인큐베이션을 함께 하는 게 가장 큰 특징. 팀을 제대로 구성조차 못한 1인 기업가나 아이템이 마땅치 않은 창업자라고 하더라도 FTA에서는 투자와 인큐베이션을 동시에 진행해 이들을 기업가로 키워낸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 팀이 없어도, 아이템이 없어도 투자와 지원을 한다는 것은 지원자 개인의 기업가 정신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즉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인재를 찾아서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컨셉트라고 볼 수 있다. 

 선발된 기업가는 FTA의 지원을 받아 서비스나 제품의 개발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홍보, 마케팅, 외부투자 등의 다양한 업무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FTA가 지금까지 투자한 회사들을 보면, 굿닥, 헬로네이처, 푸드플라이, Seworks 등 주로 오프라인-온라인이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분야가 많다.  

 ⑤ 올들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중 하나인 스파크랩스(SparkLabs)는 설립자들 모두가 미국에 기반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버나드 문, 이한주, 김호민 등 3명의 공동대표가 설립한 스파크랩스는 이런 자신들의 장점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 외에도 스파크랩스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벤처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즉 창업자들의 마음을 잘 안다는 점이다. 

 스파크랩스는 해외진출,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위한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http://www.sparklabs.co.kr/ko/programs 페이지를 통해 지원 접수 및 안내를 한다. 3개월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2만5000달러의 투자와 한국, 일본, 미국, 이스라엘 등 세계 18개국에 있는 멘토들과 네트워크를 동원해 멘토링을 한다. 

 ⑥ 최환진 대표가 운영하는 이그나이트스파크(IgniteSpark)는 주로 멘토링과 교육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 대표 거의 혼자서 모든 활동을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혼자서 움직이기 때문에 창업의 전 과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다른 기관과는 달리 외부 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다리 역할을 한다는 특징도 있다. 

 IgniteSpark의 교육프로그램은 여러 외부 기관과 협력을 통해 기업가정신 전파와 비즈니스 개발 및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벤처인큐베이터(SVI), 스마트콘텐츠센터, 삼성SDS, 네오플라이, SK플래닛, KT에코노베이션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IgniteSpark는 최근 CampSpark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런칭, 창업에 특화된 교육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강연, 혁신형 비즈니스개발워크숍프로그램, 비즈니스 모델 협업을 위한 온라인서비스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CampSpark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린이,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IgniteSpark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설립자인 최환진 대표가 국내 1세대 스타트업인큐베이터인 네오플라이의 초대 운영 및 책임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대표는 “청소년 대상의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인 Seed Camp, 그리고 이와 연계된 교육프로그램을 올 4분기께 출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삼성SDS가 실시하는 SDS Open Eco Network, 케이큐브벤처스가 하는  K-Cube Fellow 프로그램, SK플래닛의 프로젝트X, 다음커뮤니케이션의 NIS 등이 있다. 

 ⑦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벤처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투자 활동 외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교육과 멘토링을 병행하고 있다. K-Cube Fellow 프로그램은 일종의 비즈니스 개발지원 프로그램으로서 디자이너, 개발자가 팀을 이뤄 5주간 모바일․웹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⑧ 삼성SDS의 ‘SDS Open Eco Network’는 투자 대상 회사들을 비즈니스 공간에 입주시키고 투자와 멘토링,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sGen Campus라는 대학생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창업을 유도하고 외부 투자사의 투자 유치도 도와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삼성SDS가 대학에 개설한 교양프로그램(수업)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이 수업에서 1등을 한 팀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대학 수업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산학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⑨ SK플래닛의 ‘ProjectX’는 앞서 소개했던 프로그램들과 달리 외부 스타트업 육성이 아닌, 기업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 발제 등을 통해 내부기업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재 4-6개 내외의 팀을 사내에서 지원하면서 비즈니스 교육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은 회사의 다른 사업과 연계되거나 독립적인 법인체로 성장할 수도 있다.

◆멘토링과 교육,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이와 같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최근 3년간 급격히 늘어났지만 대개 교육과 멘토링, 투자, 네트워킹 지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학생 벤처 창업가나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이런 프로그램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이 지나칠 정도로 천편일률적으로 구성되면서 막상 창업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외부의 도움을 받아 쉽게 창업을 하려는 회사들에게만 지원이 몰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정보 왜곡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술창업이다. 기술력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들이나 연구원들의 경우 해당 기술에 대한 지식은 해박하지만 기술을 상품화했을 때의 시장성이나 상품성에 대해선 지식이나 경험이 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사업화나 상품화의 과정에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아주 자잘한 것이라도 물어보고 싶고, 도움을 청하고 싶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물어볼 데가 없다!’다. 

 물론 이들이 물어볼 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이들의 노력 부족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이들이 어쩔 수 없는 환경 탓도 있다. 기술력 개발에만 올인한 사람들은 인간관계나 생활의 폭이 좁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게 새로운 기술이다. 관계와 생활의 폭이 좁은 이들이 물어볼 사람이나 네트워크가 없다고 하는 게 그저 핑계라고만 보기 힘든 이유다. 이들 중에는 제대로된 사업화 멘토링을 받으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채 기술을 썩히고 만다. 

 이에 비해 쉽게 창업을 하는 아이디어성, 또는 트렌디한 사업가들은 멘토링의 기회를 상대적으로 쉽게 얻는다. 멘토링의 주체가 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자나 설립자들도 기술력이 있는 창업가들을 만나기 힘든 반면, 아이디어성 창업가들은 만나기 쉬워 어쩔 수없이 관계나 지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곳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지원 프로그램만 챙기는 사업가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현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를 가리켜 ‘멘토 쇼핑을 하는 가짜 기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또 다른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바로 기본적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 기술 기반의 사업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순전히 시장성이나 상품성에 기반한 사업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철저한 사전 계획이나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시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사장은 “해외에서 쉽게 사업 아이템만 가져오거나 사업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너무 쉽게 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은 최근 벤처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이 민간이든, 공공기관이든, 곳곳에서 넘쳐나기 때문에 실제 사업실행의 성과물보다는 문서와 프레젠테이션에 더 집중하는 기업이 많은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제대로 사업을 해야 되겠다고 판단하는 기업가들의 경우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면 사업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준비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기 때문이 이를 포기하고 사업 개발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실제로 많은 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선정 과정에서 보면 문서의 정리수준도 높고 발표력도 좋지만 실행의 결과물이 없거나,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비해 실제 프로토타입이나 고객테스팅의 중요성에 대해선 인식이 낮은 경우도 많다.  최환진 IgniteSpark 대표는 “경진대회 등의 여파로 고민없이 창업하는 이른바 상상창업가들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미국의 와이컴비네이터의 경우 3개월치 시장 데이터가 없으면 발표도 못하게 하는데 이는 대표이사가 시장에 대해 그만큼 고민을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국내의 벤처지원 프로그램도 창업가들이 시장과 비즈니스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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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달 KT경제경영연구소의 디지에코에 실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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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 정부(Ministry of Foreign Affairs)의 초청을 받아 이스라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기사는 이미 지난 17일~21일 사이에 신문과 온라인 등에 게재가 됐습니다.

기업고시 목매는 청년 이스라엘선 상상 못해

시내 지도에 스타트업 주소 표시..하루 한개꼴 창업

성공신화 많지만, 우린 아직 배고프다 

1만6000개 벤처군단 두뇌과학 키우는 첨병된다

야코브 페리 이스라엘 과기부 장관

군에서 창업 힌트..정부는 좋은 파트너

정부가 스타트업에 돈 쥐어준다고? 좀비벤처 양산하는 꼴

창조경제, 5년짜리 프로젝트?

 출장을 다니면서 출장 기록을 남기는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이번엔 간략하게나마 방문기를 글로 써서 남겨보고자 합니다. 지나간 기억이 안타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출장은 저에겐 개인적으로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할 정도로 인상적인 경험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스라엘 출장을 떠나기전 대략적이나마 찾아보니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약 열흘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앞으로 가실 분들, 방문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솜씨가 부족해 느낌이 제대로 전달될 지 우려하면서도 시도를 해 보렵니다. 

 일단 글은 편의상 열 개의 주제로 나눴습니다. 열흘 간의 일정이지만 하나의 글이 온전히 하루의 일정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시간적인 구성인 것은 맞지만, 저도 그랬듯이 제가 어떤 시간 순서대로 갔다왔다는 것이 앞으로 가실 분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욥바항구-요나의 발자취를 따라

2.텔아비브, Old and New

3.예루살렘, 평화의 골짜기

4.스타트 텔아비브

5.텔아비브 시가 꿈꾸는 것

6.다국적기업들의 R&D센터, 그들이 왜?

7.Shimon Peres, 이스라엘 대통령

8.DLD Conference

9.유대교 회당 옆 첨단 벤처기업

10.예루살렘벤처파트너스(JVP)

방문기를 시작하기 전, 이스라엘로 출장이나 여행을 가시는 분들을 위한 간략한 팁 하나. 이스라엘은 기본적으로 유대인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유대교 국가라는 것을 명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즉, 종교국가입니다. (저도 대충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가 보니 실감이 나더군요) 

여기서 여러 차이점이 파생됩니다. 한 주의 시작이 월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입니다. 일곱번째날인 안식일이 우리로 말하면 토요일이 되는 거죠. 즉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working day이고, 금요일과 토요일에 쉽니다. 금요일 오후 2시부터는 그야말로 확실하게 쉽니다. 일부 택시를 제외한 대중교통이 전혀 다니지 않을 정도니까요. 심지어 (호텔에 따라 다르지만) 요리사가 쉬어서 계란 요리 등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은 호텔에서도 제공이 안되기도 합니다. 현지에서 종교나 민족에 대한 언급은 당연히 자제하는 것이 좋구요. 

본격적인 이야기는 방문기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the Western Wa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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