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휴대폰 어딨어요?

San Francisco&Berkeley 2009. 4. 4. 02:39 Posted by wonkis
이건 내 얘기가 아니고,구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인 Vic Gundotra의 이야기다.웹 2.0 엑스포 마지막날 오전 그와 팀 오라일리와의 공개 대화에서 오라일리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 나왔다.

O'Reilly :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다가 구글로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 예전에 했던 얘기가 재밌었는데,여기에서도 소개했으면 좋겠다.

Gundotra : 아 그 tiger 이야기 말인가?

O'Reilly : 아마도..아이와의 대화였던 것 같은데

Gundotra :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을 때였다.어느날 친구가 찾아와서 당시 4살된 딸아이를 데리고(우리는 이 아이를 Tiger 라고 부른다) 같이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친구와 나는 둘이서 테이블 한 쪽에 앉고 딸 아이는 테이블 끝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따로 놀 수 있게 했다.대화를 나누던 도중 친구가 나에게 뭘 물어봤는데,내가 잘 모르겠다고 했다.내가 모르는 거라고..그런데 그 순간 딸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아빠 휴대폰 어딨어요?"
이 아이는 항상 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모르는게 나오면 휴대폰(나는 아이폰을 쓴다)을 꺼내들고 구글 서치를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을 봐왔던 거다.그런데 그날은 아빠가 모른다고 하고 가만히 있자 이상해서 물어본 거다.당시 내 휴대폰은 내가 깜박 잊고 차에 두고 온 상태였다.
4살 밖에 안 된 아이도 모르는 것은 휴대폰에서 구글 서치를 통해 찾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이게 내가 회사를 옮기게 된 동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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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엑스포 둘째날 오후에 있었던 웹의 진화에 대한 강연 (Darwinism on the Web : Surviving and Thriving in a Web 2.0 World.)에 일견 보기에도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기술적인 문제 못지 않게 웹의 변화에 대해 그만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아주 독특한 내용이 많지는 않았지만,내용이 깔끔하고 정리가 잘 돼 있었다.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한다.

웹 진화의 7가지 결과
1.Increasing Dynamics
2.Rising Complexity=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so better stay agile
3.increasing transparency = 예로 든 것이 http://ratemycop.com
4.Global synchronization = creates opportunities and crises
5.collectively smarter or collectively dumber
6.Abundance of options
7.Exponential Growth

강연을 맡은 Core media의 Soren Stamer는 웹 진화는 웹 뿐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했다.(좀 심하게 말하면,안정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유용한 10가지 패턴이 있다고 했으니,
1.empower your community and your tibe.
2.engage in conversations
3.Be personal--Emotions connect us.
4.Make your ideas more contagious
5.Use established paradigms
6.open up and do less (개인적으로는 가장 와 닿았던 부분.사이트건 커뮤니티건 일단 열어놓고 나면,자꾸 개입하지 말고 자연스런 흐름대로 가게 내버려두라는 뜻)
7.Let it go --- (because evolution is hard to predict)
8.Provide ways to open att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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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nable multiple touchpoints for your services
10.find smart ways to offer a great service for free (좋은 서비스는 공짜로 제공해라?)

그가 내리는 웹 진화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The Art of letting Go"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real time engagement가 가능케 하라는 것.그것이 enterprise 2.0의 핵심이라고 한다.

가급적 번역을 하지 않고 영어 그대로 옮겼는데 이해해주시길.좀 더 자세한 내용은 그의 발표 자료 원문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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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오라일리의 샌프란시스코 WEB 2.0 EXPO 기조연설(2009년 4월1일).
사진 찍고,내용 받아적고,동영상 촬영하느라 제가 빼먹은 내용들이 좀 있던데,원본을 보시면 도움이 될 듯.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O'Reilly Ra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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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엑스포 둘째날

San Francisco&Berkeley 2009. 4. 3. 08:08 Posted by wonkis

둘째날(4월1일,미국 시각)은 확실히 오라일리의 키노트 스피치도 있고 그래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분위기도 훨씬 활기찼다.시간대별로 이뤄진 개별 세션 역시 첫날의 워크샵보다 훨씬 영양가가 있었다.사진을 통해서 간략하게나마 분위기를 엿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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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EXPO홀에 마련된 전시장.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200여명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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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곳곳에서 즉석 강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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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인 점심식사.이날 점심은 IBM이 제공했는데,나는 두부샐러드와 소면을 선택했다..먹으면서 계속 후회했다.탄두리 치킨을 고를 껄...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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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media가 주관한 스폰서세션.자리가 꽉 찼을 뿐 아니라 100여명은 서서 들거나 바닥에 낮앉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내용도 괜챦았다.이건 따로 올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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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미팅이 동시에 이뤄졌던 2층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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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부터 시작된 키노트스피치 시간.사회를 맡은 이번 EXPO의 공동 주최자인 오라일리 미디어의 Brady Forrest(왼쪽)와 Techweb의 Jennifer Pahl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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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적응의 척도?

San Francisco&Berkeley 2009. 4. 2. 15:39 Posted by wonkis
1.식당에 들어온 지 20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주문을 받지 않아도 신경질내지 않는다.
 (오늘이 가기 전엔 오겠거니 하고 기다린다)

2.교차로에서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뀐지 한참됐는데도 앞 차가 꿈쩍도 하지 않아도 동요하지 않는다.
 (분명 운전자는 심장병이 있거나,혹은 천식이 있거나, 전화통화중이거나,아니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멍하니 앉아 있을 수 있다. 절대로 경적을 울려선 안된다.)

3.차가 한대씩 지나갈 수 있는 주차장 좁은 통로에 진입하자마자 다른 차가 나가는 걸 본다.다른 자리가 많지만 내가 바로 그 자리에 대야겠다고 생각하면 뒤에 있는 차 100만대가 내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든,그 차가 빠지는데 100만년이 걸리든, 내 뜻대로 한다.

4.전기료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그렇게 많이는 낼 수 없다고 싸운다.

5.수퍼마켓에서 바로 앞에서 계산하던 사람이 물건을 잘못 가져왔다며 바꾸러 간다.그 사람이 오기까지 점원이 계산을 중단하고 기다리고 있다.그 사람은 30분쯤 지나서야 왔다.옆칸으로 가도 똑같이 시간이 걸리니 그냥 체념하고 기다린다.

6.인터넷으로 책을 7권 주문했다.재고가 있다고 하면서 3일후에 한꺼번에 온다고 했는데,2주일에 걸쳐서 이틀 간격으로 책이 한권씩 도착한다.한국의 신속함에 감탄하며 그냥 웃는다.

7.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가 없다.하지만 좌회전을 반드시 해야 한다.차를 앞으로 들이밀고 교차 지점을 막아섰다가 노란불로 바뀌는 순간 재빨리 좌회전을 한다.

8.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인데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꼼짝도 하지 말고 다 지나가길 기다린다.다 지나간 다음에도 혹시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이 없나 아주 극도로 조심하면서 천천히 지나간다.

(쓰다보니...운전과 관련된게 많아졌다 ㅎㅎ..더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당장은 생각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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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직도 웹 2.0을 얘기하고 있다니!!"

Web 2.0 Expo의 공식 개막식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Web 2.0의 창시자인 Tim O'Reilly(팀 오라일리)의 연설로 시작됐다.예의 그 변함없는 회색 수염에 긴팔 티셔츠,골덴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오라일리가 처음에 한 말은 "오늘 새벽 1시에 할아버지가 됐다.오늘은 나에게 너무나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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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히 2000여명은 될 것 같은 참석자들의 열렬한 축하 박수를 받으며 오라일리는 말을 이었다.
 "아니 아직도 웹 2.0을 얘기하나..웹 3.0은 언제 오나? 이렇게  사람들이 물어보곤 한다..하지만 웹2.0은 무슨 버전 같은 게 아니다"(웹 뒤에 숫자만 붙여서 늘려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 것 같다)

오라일리의 웹 2.0
오라일리가 이미 그의 유명한 글 What is Web 2.0에서 밝혔듯이 그는 웹 2.0이 IT 버블이 꺼지는 가운데 살아남은 인터넷 기업들이 배운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그는 웹2.0이 또는 웹이 여전히 Baby 단계(많이 자라긴 했지만)에 있다고 했다.

"Baby is growing up and starting to go to work."

웹은 더 똑똑해지고,진화하고 있다.
아이가 마치 배워과는 과정같이 웹은 스스로 배우면서 진화하고 있다는게 이날 오라일리 개막 연설의 초반 주요 내용이었다.

"Build a simple system and let it evolve"

그는 검색이 처음 나왔던 1994년부터 검색의 진화 역사를 열거하면서 웹은 웹 그 자체를 넘어서고 있음을 지적했다.그렇다면 웹이 웹을 벗어난다면 무엇이 될까? 오라일리는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또는 역사의 과정이 그런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웹2.0의 진화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라일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인터넷에서 구축한 것을 통해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이날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인터넷 또는 미디어업계 종사자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바텔(the search의 저자)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얻은 아이디어도 소개했는데,요약하자면

Web 2.0 + World = Web Squared

즉,웹 2.0을 현실세계와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그것이 진화하는 웹이 가는 방향이라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같다. (그의 이런 문제의식은 아마 Expo 마지막날 열리는 Government 2.0 과 같은 세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웹2.0은 숫자만 바뀌는 버전이 아니다 -  웹은 똑똑해지고,진화하고 있다 - 진화하는 웹은 현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나갈 것이다.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medium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사진 및 공식 동영상은 곧 이어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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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시대의 웹 2.0

San Francisco&Berkeley 2009. 4. 1. 11:21 Posted by wonkis
3월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Moscone Center에서 개막한 Web 2.0 Expo 2009의 첫 느낌은 '썰렁'이었다.

Expo 입구에서 만난 한 웹진 대표는 "첫 날이니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작년보다 스폰서 숫자나 질적인 수준도 저하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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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 2009 스폰서 전체 리스트.작년에 다이아몬드 스폰서였던 이베이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플래티넘으로 한단계 내려갔고,국내 기업으로 참여했었던 스프링노트가 빠졌다>

Web 2.0 Expo의 진짜 개막은 4월1일 웹 2.0 개념의 창시자인 팀 오라일리의 키노트 스피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첫 날은 보통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하지만 이 날은 사람이 정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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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Moscone Center의 1층 등록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나눠서 총 10개의 방에서 진행된 workshop에 참석한 사람도 한눈에 보기에도 적어보였다. 일단 400여명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각 방에는 각각 30-40명에 불과한 사람들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전체 참석자수가 400명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경제적인 어려움때문만은 아니리라. 몇몇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바로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미 웹 2.0은 너무 일반화되서 거론할 것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왔다는 Lu 라는 중국계 미국인은 "세션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내용을 다룰 뿐 관심을 끌 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경제 위기 분위기는 Economics 2.0 세션에서 더 강하게 드러났다.여기선 아예 경제 위기 시대에 웹2.0를 기업 경영과 위기 관리에서 활용하는 방법이 발표되기도 했다.

 12시에 시작된 점심식사는 예상보다는 훌륭했지만,한 켠에서는 이런 소리도 들렸다."작년보다 점심도 별로네...이번에는 아침도 안 주고..." (계속 참석해온 사람들은 자연히 비교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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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점심....터키와 이탈리안,베지터블이 있었는데,난 이탈리안을 택했다.초콜릿케잌처럼 보이는 브라우니케잌이 맛있었다>

이번 Web 2.0 Expo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가운데, 경제 위기 속에서 기업 경영, 펀딩, 인재 확보, 전략 프로그래밍,전자 정부 구축 등에 있어서 웹 2.0의 의미와 역할을 조명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 될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자세한 내용은 4월3일까지 계속되는 Expo 참관기를 통해 계속 전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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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에 갔다가 5년 전 미국에 와 이곳에서 사업을 하며 정착해 사시는 분을 만났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미국 사람들의 삶이란,평생 빚 갚고 소송에 대비해 저축하며 사는 인생이라고 할 것 같아"

한국에서 미국에 건너온 지 불과 5년이 안 돼 각종 소송에 시달리는 분이시라 그런가 싶었지만,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이분의 말씀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빚 문제는 대학에 갈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극빈자의 경우 얘기가 다르지만 가정의 소득이 6만 달러가 넘는 경우 대학에 갈 때 기본적으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출발한다고 한다(공부를 잘 해서 장학금을 받는 경우는 예외지만) 등록금이 주립대도 2만달러가 넘고 사립대의 경우 5만달러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학자금 대출이 시작된다.대학원까지 공부를 할 경우 학교 등록비와 생활비 대출로 인해 쌓이는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취직을 할 무렵이 되면 심한 경우 빚이 수십만달러에 달한다.여기에 집 사고 차사는데 빚을 지기 시작하면 이자에 원금까지 봉급 생활자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된다고 한다.빚이란게 대출할 때는 눈깜짝할새에 되지만 갚으려면 정말 오랜세월이 걸리는 것이어서 평범한 미국인들 역시 취직해서 평생 이 빚을 갚는다. "빚 갚으려고 직장 다니는게 미국인"이라고 할 정도라고 하니..

뭐 어느 사회든 그런 문제가 없을까.다만 빚이라면 한국도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한국이 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인데 비해 미국은 대학 등록금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 같다.오죽하면 결혼할 때 배우자의 조건으로 학자금 대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내세울까.학자금 대출이 없는 사람은 이성친구를 만날 때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한다."난 학자금 대출 안 받았어.아주 깨끗하지."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인들에게 일상화돼 있는 소송 문제 역시 미국인들의 삶을 죄는 것 같다.수십만달러를 훌쩍 넘기곤 하는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너도나도 저축을 한다고 하니,실제로 쓸 수 있는 자금은 얼마 안된다.저축을 열심히 하는데,그게 미래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소송을 위해서라면,휴...

 "여기서 통장에 1만달러 갖고 있는 사람은 정말 부자라고 할 수 있지"

캘리포니아가 유난히 더 심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기서 운전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미국인들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아마 이것도 편견의 일종이었는지 모른다.벌써 10년도 훨씬 넘게 지나서 그런 걸까? 1995년 즈음 미군 부대에 있을 때 교차로에서 점쟎게 양보하고,여유롭고 (기본적으로) 친절하던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보긴 힘들다.굳이 샌프란시스코 도심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작은 도로에서 운전할 때도 교차로에서 정지해있다가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고,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면 상향등을 번쩍이면서 신경질을 내고,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든다.

교회에서 만난,미국에서 10년을 살았다는 분의 말씀에 따르자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아주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제가 10년 전 처음에 왔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즘엔 정말 이 사람들도 여유를 잃고 신경질적이 되는 것 같아요.경제 위기 때문도 있겠지만,기본적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오던 정신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그래서 이 사람들이 더 오바마에게 한가닥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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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 Expo를 기대하며

San Francisco&Berkeley 2009. 3. 28. 15:16 Posted by wonkis
작년과 재작년에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출장 일정을 잡지 못해 올 수 없었던 web 2.0 Expo를 올해는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지리적인 잇점 덕분이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가 열렸던 샌프란시스코의 Moscone Center에서 3월31일-4월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Web 2.0 Expo는 일찌감치 알고 미리 신청한 덕분에 금방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EXPO가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Web 2.0 Expo는 온라인으로 등록할 때 각자 프로필을 올려놓고 그 프로필을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해 놓았다.내가 만약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떤 분야의 경력이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쉽게 그 사람을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나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명이 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인이 내가 올려놓은 프로필을 보고 컨퍼런스 장에서 한번 만나 인사하자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내가 이 정도이니 아마 기업인이나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요청을 받고 계획을 잡을지 상상이 간다. 각자의 경력과 관심 분야를 다 공개해놓고 만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나로선 이런 시스템은 처음 보는데, 아주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이런 Expo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집중도나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심지어 요즘에는 웹 2.0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새로운 만남의 기회들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재밌는 시도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혹시 한국에서 이번 Expo에 참석하시거나 참석하시진 않더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이나 블로그 댓글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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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립대 교수인 Aaron Barlow가 2007년에 쓴 'The rise of the Blogosphere'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펼치는데, 지금 인터넷에서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블로그가 21세기의 현상이 아니라 18세기부터 있었다는 것이다.즉 그는 블로그가 기술의 발전에 의해 느닷없이, 또는 전혀 새롭게 나타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주장을 저널리즘의 역사를 통해서 전개하고 있다.그에 따르면 블로그는 과거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이 목격했던 18세기말-19세기초 미국 사회 풀뿌리 언론의 재현이다.(그의 주장이 전개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대학원 시절 교수님이 그렇게 강조했던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번역본으로 대충대충 읽었던 것이 정말 후회가 되곤 한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블로그는 기술의 발전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 존재해왔던 미디어의 모습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터넷에서도 가능해진 것 뿐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토크빌이 미국 사회에서 목격했던 것은 철저하게 지역적인 언론이었다.그것은 지금처럼 상업화된,거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언론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부정기적인 간행물이나 또는 (심지어) 카페,레스토랑,거리 등에서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정보를 주고받고 사회 현상에 대해 논평을 하는 것을 가르키기도 한다.

이때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토론을 할 수 있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수집했다.동의와 반박,새로운 정보 제공 등이 모두 오프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졌고 그런 행위 자체가 직업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활이었던 것이다.

사실 토크빌이 목격한 미국 사회의 시대엔,지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저널리스트라는 것 역시 직업으로서가 아닌 활동 자체를 뜻하는 것이었다.(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지 않은 나는 이런 내용이 무척 재미있었지만 저널리즘 전공자에겐 학부 1학년 수업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20세기 들어서 직업으로서의 저널리즘이 등장하고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의 미디어도 사라졌다고 할 수 있고,사람들은 그때부터 철저하게 정보에 소외된 채 직업적인 저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그런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한 블로그 시대의 도래는 잃어버렸던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원인 시민 미디어의 재등장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이런 관점에서는 블로그의 확산과 일반화 자체가(블로그가 전문적이냐에 전혀 관계없이) 사라졌던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물론 엄청난 혼란 또한 내재된)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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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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