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부부경영 본격 개시!

게임이야기 2008. 11. 4. 10:04 Posted by wonkis


윤송이 박사가 엔시소프트 김택진 사장과 결혼한다는 보도가 나왔던 지난 여름,소식을 접하고 게임업계의 몇몇 지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윤 박사가 그냥 집에서 살림할 리는 없고,새로 창업할 것 같지도 않고,엔씨소프트 부사장 정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그때 우연한 그 멘트 하나를 진작에 써 놓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예상대로 윤 박사가 엔씨소프트 부사장으로 4일 전격 선임됐기 떄문이다.

그런데 당시 그 대화 자리에서 '윤 박사가 엔씨소프트 부사장으로 간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그런 상황이 엔씨소프트에 긍정적일지,부정적일지 하는 논의도 이뤄졌었다.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부정적일 것이란 의견이 좀 더 강했다.

왜 그럴까? 김택진 사장으로서는 자신의 가장 확실한 우군이자 천재로 통할정도로 명석한 아내를 회사 부사장으로 영입함으로써 경영권과 지배구조 모두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무엇보다 윤 박사의 아이디어와 참신한 기획력이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주로 엔씨소프트 내부의 상황을 좀 더 아는 사람들이었다.오히려 엔씨소프트 내부의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엔씨소프트는 내부의 갈등 조정 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회사인데 이번 영입으로 개발자와 경영진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지나친 우려인지 모른다.윤송이 박사가 전략기획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 준다면 차세대 게임 분야 뿐 아니라 인터넷 비즈니스를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보고 엔씨소프트를 게임회사 틀에서 벗어나게 해 줄지도 모른다.어쨋든 순전히 이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대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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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는 왜 해외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할까? 검색보다는 훨씬 게임성을 갖추고,지역성 못지 않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SNS라는 서비스를 갖고도 해외시장에서 번번이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라는 걸출한 SNS는 한국에서의 큰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일본,중국,대만,유럽,베트남 등지에 진출했다.이 중 미국,일본,유럽 등 이른바 큰 시장에서 모두 실패했다.중국에서도 기대했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의 기존 글에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도 지적했듯이 싸이월드가 해외에서 잘 안되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다.그분들이 보기엔 뻔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나는 싸이월드가 왜 그렇게 맥없이 물러나는 역사를 반복해오고 있는지에 대해서 몇년전부터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싸이월드가 아무리 노력해도 태생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오로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국어를 기반으로한 서비스라는 점.싸이월드 서비스의 글로벌화는 사실상 이 한국기반의 인맥 서비스를 언어를 바꿔서 서비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거기에 사실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면서 생길 수 밖에 없는 한국 문화적인 요소,한글에 편하게 만들어진 UI,한국식 네이밍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니치 마켓 정도는 얼마든지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런 의문을 계속 가져왔지만,뭐든 혼자서는 잘 안풀리는 법이다.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주로 전현직 싸이월드 직원이다.

그 중 중요한 인물로는 싸이월드 창업자인 형용준 사장,그리고 초창기 대표였던 이동형 싸이월드 재팬 대표,유현오 사장,SK컴즈 내의 박지영 부장,NHN의 이람 본부장,싸이월드 차이나의 전주호 대표,2005년에 싸이월드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파견됐다가 퇴사한 린든랩코리아(세컨드라이프)의 김율 한국지사장 등이다.

김율 지사장은 뜻밖에 이런 지적을 했다.그는 언젠가 나와 한 인터뷰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해외 시장 공략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가 SK그룹에 속해 있는데 모회사를 포함해 전 계열이 대부분 해외 시장 공략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해외 시장에 처음 나가서 초기에 필요할 땐 과감하게 투자하고 베팅을 걸기도 하고 리스크를 줄이고 한국에선 거들떠보지도 않던 작은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한국에서와는 사뭇 다른 접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SK는 그것이 안된다는 거였다.

 내가 만났던 한 벤처기업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다음커뮤니케이션의 최대 리스크가 이재웅 사장이고,NHN의 최대 리스크가 규제라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최대 리스크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이다"

사실 싸이월드의 이번 미국 법인 철수는 그의 말을 전적으로 증명해준 것 같았다.SK텔레콤이 전무급의 두 사람을 동시에 내보내서 일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옆에서 보는 사람이나 본인들 모두 무척 헷갈리게 한다.즉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누구를 책임자로 하고 그에게 얼마나 권한을 주며 그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얼마나 뭉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과연 원칙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물론 이에 대해 대기업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심지어 국내 인터넷업계의 한 벤처기업 사장은 인터뷰 중에 이런 말도 했다."사실 저희는 창업과 동시에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방식은,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은 SK컴즈가 하는 방식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이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했느냐는 논외로 치더라도 그만큼 SK컴즈의 해외 시장 공략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물론 이것이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SK컴즈 내부 분들이나 해외 법인에 나가 계신 분들은 좀 더 다른 측면을 지적하곤 한다.예를 들어 일본 법인을 이끌어왔던 이동형 대표의 경우 "너무 늦게 왔다"고 한탄하곤 했다.아울러 이 대표는 "일본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파악하고 다른 접근을 했었어야 했다"고도 말했다.

중국법인의 전주호 대표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다."1년 정도 서비스를 해보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한국의 싸이월드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고 1,2년이 지난 다음에 알게 됐다는 거다.다른 경쟁자들도 놀고만 있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성공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여기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싸이월드라는 서비스에만 놓고 보면 의외로 답은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게 나온다.싸이월드라는 서비스는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할 만한 서비스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범용 제품이 됐다.그것이 해외 시장 공략이 어려운 중요한 이유가 되기 충분할 것이다.

즉 처음 나왔을 때 싸이월드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 어디에서든 성공할 만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참신한 서비스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그래서 한국 사람이면 몰라도 해외에서는 굳이 그걸 다시 찾아서 쓸 필요가 없는 서비스로 전락한 것이다.결국 너무 늦게 진출했고,시장별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다가 시간만 지나갔으며 언어 문화적인 장벽을 극복할 만큼의 차별화를 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굳이 싸이월드에만 냉혹하게 적용할 문제는 아니다.어차피 게임을 제외하고는 어떤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도 쉽게 해외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다음은 제대로된 해외 시장 공략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고 NHN은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한 차례 철수한 바 있고 이제 다시 일본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인터넷 산업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측면에서 싸이월드 미국 시장 실패가 꼭 부정적인 뉴스만은 아니다.분명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계속 도전한다는 전제만 가능하다면 싸이월드의 경험은 분명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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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말하다

책 다시보기 2008. 11. 2. 21:59 Posted by wonkis
난 미국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한국 사람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폴 크루그만이 쓴 '미래를 말하다'를 읽다보면 더욱 그것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반문하게 된다. "과연 내가 생각하고,내가 알고 있던 미국이란 나라는 어디 있는가?"

'미래를 말하다'는 미국에 대한 책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미국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된다는 점.미국에 대해 평소 쉽게 생각지 못했던 관점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아 새삼 다시 주목받게 됐지만 그 전에도 이미 충분히 유명했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이면서 저널리스트(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인 폴 크루그먼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미국의 역사에 대한 담담한 서술이다.

하지만 노벨경제학상을 아무나 타는 것이 아니듯,담담한 서술이고 일부 회고하듯 쓴 부분이 많지만 날카롭고,때론 거침없는 그의 글빨이 어디로 가진 않는다.복문을 많이 써서 좀 복잡하게 읽히는,그래서 떄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그의 전작들과 유사하다.

이 책의 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국의 역사,그 중에서도 정치적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그는 거의 이를 흔히 말하는 '꼴보수' 관점에서 썼다)의 상호 투쟁과 대결의 구도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그리고 그 역사속에서 그는 묻는다."미국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폴 크루그먼은 진보적인 성향을 지녔다.보수적인 경제학자는 분명 아니다.자신이 케인스주의자임을 밝히고 있으며 시장의 실패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이 정부의 개입에 의해서 일정부분 조절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무엇보다 1%에 불과한 극소수의 상위계층,또는 지도층에 촛점을 맞추는 보수적인 정당들의 경제 정책에 반감을 품고 있다.그는 이것을 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언급하고 강하게 비판하기 때문에 논점이 분명하고 일견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는 특이한 경제학자다.그는 경제가 정치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정치적인 지형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부의 분배가 달라지고 행복감도 달라진다고 믿는다.시장을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여 알아서 부를 분배하고 불균형을 최소화한다는 것에 극도로 반감을 드러낸다.

이 책이 의미있게 읽히는 것은 비록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전세계적인 소득 불균형에 대한 그의 해결책을 엿볼수 있다는 점이다.발전과 침체,성장과 경제위기를 번갈아 겪으면서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그의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어떨까?

그는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특히 상속세를 대폭 감면하거나 폐지하고 소득세 누진율을 조정함으로써 부자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하는 것이 당장 성장에 좋은 것 같지만 사실 사회 전반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하고 그것이 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주의의 퇴보를 부른다고 강조한다.그의 글이 항상 그렇듯 충분히 논쟁이 될 만한 주장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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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미국 법인 철수?

뉴미디어 세상 2008. 11. 2. 15:27 Posted by wonkis
지난달 중순께 미국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싸이월드 미국 법인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지난 해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맡다가 미국법인 대표로 새로 떠났던 유현오 사장으로부터 떠나기 직전 각오와 계획 등을 들었던지라,놀라운 마음에 이리저리 분위기를 알아봤다.

처음 들은 소식은 유현오 사장의 비서겸,현지 초기 행정 실무를 맡기 위해 함께 나갔던 M 차장이 11월에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온다는 거였다.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이유를 물어본즉슨 "자신의 할 일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장 비서 역할까지 하는 분의 역할이 끝났다? 무슨 소리일까?싸이월드가 사무소를 설립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있는 분들을 통해 소식을 들어보니 '싸이월드 미국 사무소가 올 연말에 정리하고 미국은 뜬다'는 결론이 나왔다.유현오 사장 역시 수개월전부터 사실상 관련 업무를 중단한 상태라는 소문도 들을 수 있었다.주변 지인들을 통해 유 사장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단 유현오 사장과 연락을 취해봤지만 답변이 없었고 결국 국내 본사와 관계사,현지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 홍보실은 공식적인 답변을 통해 "싸이월드 미국 사업이 순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한지 얼마 안돼지 않았느냐"며 "싸이월드 USA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유현오 사장이 사실상 업무를 중단했고 함께 같던 M 차장 등 다른 직원들이 돌아왔거나 돌아올 계획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결국 싸이월드 USA는 현지에서 사업을 접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싸이월드 영문 페이지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서비스를 유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에서 영문 서비스만 열어놓은 수준이다.

현지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이야 익히 알고 있고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왜 이렇게 빨리 접게 된 걸까? 최소 3년간은 인내하고 투자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그곳의 지인으로부터 들은 소식은 유현오 사장과 SK텔레콤이 현지에 파견한 김모 전무와의 역할이 중첩됐기 떄문이라고 한다.SK텔레콤 전무 두 명이 그 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두 사람이 하면 대내외적으로 혼선이 생기고 쓸데없는 경쟁이나 아니면 의욕 상실을 낳을 수있는 법이다.이 정보에 따른다면 결국 어떻게든 정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간 것 같다.

텔레콤이 왜 일을 그렇게 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그것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고(내부 임원들의 다양한 역학관계와 견제 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지만)  다만 텔레콤 입장에선 전망이 불투명한 싸이월드보다는 텔레콤 차원에서 추진하는 현지 인터넷사업에 힘을 더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사업상의 불확실성일 것이다.이미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미국 현지의 강력한 SNS에 비해 싸이월드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접이 많지 않고,인지도나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장기 투자를 힘들게 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어려움은 떠나기 전부터 예상했던 것인데 이렇게 빨리 접게 된다는 것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싸이월드가 미국 사업을 접는 것으로 최종 결정된다면 싸이월드는 이미 정리한 유럽 서비스와 유명무실해진 일본 서비스에 이어 중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해외 서비스를 접게 되는 셈이 된다.(베트남 등에 일부 있긴 하지만 크게 의미 부여를 하긴 힘들다)

싸이월드의 미국 철수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NHN의 일본 검색 시장 진출과 함께 국내 인터넷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비즈니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선 다각도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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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게임이야기 2008. 10. 31. 23:13 Posted by wonkis
만약 미디어의 역사에 작은 변화가 있어서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 컴퓨터 게임이 먼저 개발됐다면 어찌 됐을까? 만일 그랬다면 갑자기 낯선 책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게 됐을 때 사람들은 책이라는 미디어에 저항적으로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을 한 사람이 있다.재밌지 않은가? 미국 작가 스티븐 존슨이 그의 저서 'Everything bad is good for you'에서 책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 사람들 또는 여론의 반응을 상상해봤다.

"책은 만성적으로 감각을 저하시킨다.오랜 전통을 가진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을 각종 동영상과 인상 깊은 음악들로 가득 찬 생동감 넘치는 3차원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복잡한 근육 운동을 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게끔 한다.책은 단순히 종이 한쪽 면에 낱말들이 가지런히 나열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컴퓨터게임은 뇌의 감지 능력과 역동적인 기능 전체를 요구하는 반면에 책만 읽는 뇌는 아주 일부만 활동하게될 것이다.게다가 책은 서글프게도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컴퓨터 게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친구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왔다.그러나 책은 그들을 주위의 다른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조용한 장소에 가두도록 강요한다.최근 새로 생겨나 독서를 촉진시킨다는 이른바 '도서관'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여느때 같으면 활발하고 생기있게 서로 어울려야 될 어린아이들이 말없이 무감각하게 독서 속에 파묻히고 말테니 말이다."

나는 그의 이런 상상을 보면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상당한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얼마나 기발한가..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고 하더라도,그의 상상력은 분명한 한 가지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지금의 온라인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이다.온라인게임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걱정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그것이 주류 미디어로서 성장하면서 생길 수많은 파생 산업과 막대한 파급력의 아주 초창기 시행착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게임은 단순히 콘솔류나 한국에서 주류처럼 인식되는 MMORPG의 괴물때려잡기식 놀음에서 언젠가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온라인에서 사람이 만나고 가상 공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고 결국엔 오프라인의 삶과 구별이 희미해지는 순간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 전에 인쇄술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책에 대해 또는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충격으로 받아들였을까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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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

책 다시보기 2008. 10. 28. 21:33 Posted by wonkis

제시카 리빙스턴이 쓰고 안철수연구소 김익환 부사장이 번역한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은 사실 작년에 나온 책이다.당시 회사로 책이 처음 왔을 때 '아니 무슨 책이 이렇게 두꺼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paperback 스타일이지만 페이지가 무려 660쪽에 달하니 책이 무겁고 클 수밖에 없다.처음엔 엄두가 안 나서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다.(문학작품은 두꺼울수록 좋아하지만,이런 종류의 책이 두꺼운 것은 싫어하는 편이라 그렇기도 했다.)

두꺼운 책 치고는 책은 술술 넘어갔다.하지만 한글 제목을 잘 달았을 뿐이지,이 책에서 뭔가 거창한 통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이 책의 원제(Founders at work-stories of staret-ups early days)는 그저 초기 벤처창업자들의 스토리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구글(지메일),어도비,야후 등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이런 기업들의 초기 창업 모습을 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할 수 있다.나는 약간 그런 기대감을 갖고 책을 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책은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진 못했다.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한글 제목이 주는 중압감을 책의 내용이 감당하지 못한 것 같았다.항상 인터뷰를 하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경험상 이렇게 많은 인터뷰가 한꺼번에 실리면 사실 독자를 지치게 한다.32개가 아니라 12개,아니 단 2개의 통찰력에 대해 다루더라도 다양한 인터뷰가 기술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보다 재밌게 읽히지 않았을까.사람은 많고 책의 분량은 한정돼 있으니,질문에 비해 의미있는 대답이 나오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그러다보니 책을 읽고나면 버릴 페이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사실 인터뷰를 하면 그 중 절반 이상은 글로 옮기기 힘든 내용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글쓴이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32명에 대한 인터뷰 자체는 훌륭했고 그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하지만 거창한 한글 제목과는 달리 그냥 그 사람들의 초창기 어려움(어찌 보면 뻔한)을 마치 앞에서 듣는 것처럼 들을 수 있다는 것(약간은 지루하게)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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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블로그한다

뉴미디어 세상 2008. 10. 28. 21:16 Posted by wonkis
지금은 블로그로 통용되고 있지만 블로그의 당초 명칭은 웹로그(Weblog)였다.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고 나중에 올리는 글이 맨 위로 올라가는 일지 형식인데,이것을 웹에 기록한다고 해서 웹로그로 불렸다고 한다.

1997년 John Barger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는 웹로그가 블로그로 바뀌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1999년 Peter Merholz라는 사람이 원래의 웹로그라는 말을 분리시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

그의 단어 분리 방식이 재밌다.그는 Web + Log로 분리하지 않고 We + blog로 분리했다.'우리는 블로그한다'라는 의미다.논란의 여지는 있을수 있지만 이것이 회자되면서 블로그라는 말이 일반적인 용어로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는 블로그한다'가 블로그의 어원이라니! 웹로그를 하면서 우리는 블로그를 하게 되고,그것이 지금의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 멋진 어원처럼 우리는 블로그한다.전 세계 1억명이 넘게 한다는 이 블로그가 언젠가 모든 이들이 '우리는 블로그'하는 시대가 오기까지..우리는 블로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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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킨들을 써보면서 처음에 그런 생각을 했다.
"아,정말 좋구나.편하구나.이러다 종이책이 사라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어떤 아날로그 미디어에든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다.책이 가장 포괄적이긴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 등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킨들은 무척 가볍다.300g이 채 안되지만 책은 200권이나 저장할 수 있다.디스플레이를 오래 보고 있어도 피곤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나는 보통 가방에 책을 두권 정도 넣고 다니는데(읽건 안읽건)...아침에 출근할 때 항상 고민을 하곤 한다.노트북에 책 2권까지 가방에 넣으면 상당히 무거워지기 때문에 최소한 책 1권은 아주 얇고 가벼워야 하기 때문이다.

킨들은 이런 고민을 없애준다.페이지를 넘기기도 쉽고 여러 종류의 책 중에서 메뉴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 것을 골라 볼 수 있다.들고다니는 도서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킨들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소니가 이미 단말기를 공개했으니 이 분야의 발전은 더 가속화될 것 같다.전자책 시장은 분명히 성장할 것이고 5년쯤 뒤에는 빠른 속도로 책 시장의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아니 사라지기는 커녕,좀처럼 종이책 시장이 빠르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물론 현실적으로는 전자책에 마뜩챦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출판업계나 일부 저작권자들떄문이기도 하지만 전자책의 보편화는 점점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무리 편해도 킨들에는 감성이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종이책 한권이 주는 '완결성'이 전자책에는 없다.첫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종이책의 완결 느낌을 전자책은 제공하지 못한다.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며 책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전자책에선 불가능하다.파라락 책장을 빠르게 한꺼번에 넘길 때 나는 종이 냄새와 손에서 느끼는 촉감,이런 것도 책이 줄 수 있는 장점이다.

종이책은 단순히 내용 뿐 아니라 소유 및 전시 효과도 상당히 있다.하나의 책을 손에 쥐었을 때,또는 책장에 전시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그런 것이다.전자책에서 이런 것을 구현하기란 힘들것 같다.책장에 가지런히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을 도서관에서만 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쉽사리 하기 힘든 이유다.

디지털제품이 아날로그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게 되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조건들을 생각해봤다.편리성,비용(가격),성능(질) 이 정도가 기본일 것이다.사용하기 훨씬 편리한데 가격이 싸지고 성능마저 훌륭하다면 디지털이 아날로그 시장을 대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만족감,행복 이런 감성적인 부분이 추가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질 것 같다.제공하는 만족감이나 행복이 서로 다른 차원이라면 종이책은 전자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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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인간론

책 다시보기 2008. 10. 17. 08:08 Posted by wonkis
앞서 잠깐 다룬 적이 있지만 '웹인간론'은 우메다 모치오와 소설가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웹과 인간에 대한 대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는 것.사실 난 이 분야는 대답보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그 질문을 2-3페이지마다 던지고 있어 웹과 인간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장점이다.

'책은 사라지는 것일까?','구글은 세계정부인가?','웹=인간관계'와 같은 질문은 나도 역시 던지고 있던 질문들이어서 흥미를 끌었다.어차피 이 책에서 무슨 결론을 내리진 않는다.같이 질문해보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사람은 블로그에서 성장한다","블로그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다","기술이 인간의 변화를 재촉한다",'링크된 뇌"와 같은 소제목들은 나에겐 무척 공감할 만한 명제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많이 됐고 공감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론 힘이 빠지기도 했다.뭐야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거쟎야.이 사람들은 벌써 1년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책을 썼네......

역시 인터넷이 발전할수록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남들도 다 알고 있다는 것,내가 느끼는 것 역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느끽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우메다 모치오의 말...블로그를 통해 사람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과 블로그의 세계는 아직 1%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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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오픈웹,웹2.0,한국형 글로벌 웹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4일(화) 저녁 8시 교대역 근처 큐브아고라라는 곳에서 열린 오픈웹아시아 디너에 다녀온 나의 소감이다.약 100여명이 모인 이날 디너에는 인터넷업계(특히 인터넷 벤처) 관계자들과 해외 웹2.0 비즈니스 관계자들,블로거 등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문화관광부의 박병우 과장도 공무원의 대표로 참석하셨고,KT를 비롯,통신사에서도 임원급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SYMBIO를 비롯해 중국의 몇몇 인터넷 관련 기업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이날 행사를 사실상 주관한 누리엔은 대표이사,이사,홍보담당자 등이 총출동했다.CK님과 꼬날님,태우님,멜로디언 등 행사를 코디네이트한 블로거들이 사전에 열심히 준비한 덕분인지 한국어와 영어가 혼재돼 진행된 이날 행사는 마치 한국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모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중에는 나와 브루스 등이 참여했고 넥스트서치,코드액트,큐박스,엔써즈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분야의 업체 임원들도 만날 수 있어 소중한 기회였다.명함이 떨어져 온라인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름만 교환한 해외 블로거들과의 만남도 재밌었다.

이날 분위기는 대략 이랬다.
1)인터넷 산업의 혁신,그리고 새로운 도약이 현재 쉽지는 않다.(특히 한국에서)
2)한국은 여러가지 규제와 신정부의 몰이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3)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그리고 이날 그런 시도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4)아시아의 많은 곳에서 여전히 한국의 인터넷을 주시하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기꺼이 투자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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