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현 NHN 창업자(45)가 돌아왔다.인터넷 1세대인 그가 한게임재팬을 설립하러 2000년 일본에 건너간 지 10여년 만에 한국 시장에 복귀했다.한게임재팬을 일본에서 가장 큰 온라인게임회사로 키웠던 그는 이번에는 교육 서비스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그는 최근 한국에 코코네코리아를 설립하고 코코네일본어의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코코네코리아 일로 한국을 찾은 천 대표를 지난 24일 만났다.

◆10년전 옛 꿈에 도전
천 대표는 일본에선 ‘온라인게임의 전설’로 통한다.그도 그럴 것이 2000년 9월 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4년 만에 당시 일본엔 존재하지도 않던 온라인게임이라는 새 시장을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게임 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전체를 봐도 일본 시장을 개척해 성공한 매우 드문 한국인이다.이런 그가 2009년초 NHN재팬 회장직을 그만두고 일본에서 벤처기업 코코네(Cocone)를 창업했다.코코네코리아는 코코네의 한국 법인이다.

정상의 자리에서 그는 왜 내려왔을까.“10년전 꿈을 다시 생각했습니다.일본에서 공부하면서 하고 싶었던 언어교육사업을 꼭 해보고 싶었죠.그런데 NHN에서 하는 것보다 나와서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10년 전 꿈은 뭘까.천 대표는 일본 게이오대학 정책미디어대학원에서 인지언어학을 전공했다.언어의 미묘한 차이가 사회와 문화 현상에 미치는 영향,외국어 학습에서 모국어가 간섭하는 현상(모국어가 걸림돌이 되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다.게이오대학원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언어교육 관련 사업을 꿈꿨다.1999년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한국에 들어오게 됐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동기동창인 김범수씨(현 카카오 사장)를 만나 한게임을 창업했다.

천 대표는 2000년 일본 시장 공략을 책임지고 일본에 돌아가 한게임재팬을 만들었다.그리고 전공이 아닌 게임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천 대표는 그러나 게임 사업을 하면서도 교육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을 억누르기 어려웠다.NHN재팬이 현지에서 완전히 자리잡는 것을 확인한 뒤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학교 다닐 때부터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하자.”

◆일본에서 두 번째 창업
코코네는 마음의 소리라는 일본어 ‘코코’(心音)에 ‘네트워크’를 합성한 말이다.어려워도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겠다는 그의 다짐이 담겨있다.코코네에 대해 설명하다가 천 대표가 문든 옛날 이야기를 꺼냈다.“예전에 같이 갔던 그 식당 있죠? 그 식당 이름이 코코네였습니다.그 집이 좋아서 자주 갔었는데,창업을 하려다보니 그 식당 이름과 같은 회사명을 짓게 됐어요.그래서 식당을 찾아가서 그 이름을 쓰겠다고 허락을 받고 이름을 아예 샀습니다.”

 천 대표와 나는 지난 2007년 7월께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한 소박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물론 나는 식당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못했지만) 그 식당이 바로 코코네였다.코코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코코네를 차린 천 대표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났다.우연치고는 재미있다.그 식당은 소박했지만 음식이 참으로 맛있었다.그 뒤로 많은 이들에게 나는 그 식당에 대해 말하곤 했다.일본의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듯한,정갈하고 주인장의 성실함과 실력이 돋보이는 식당이었다.무엇보다 분위기가 따뜻하고 진정성이 있었다.식당에 진정성이 있다...는 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말이다.식당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암튼 그렇게 천 대표는 코코네를 차렸다.

◆그 힘든 창업을 왜 다시 했나?
 여기서 다시 한번 천 대표와 내가 나눈 대화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나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천 대표와 기존에 여러차례 대화를 나눴었다.이 블로그에서도 몇차례 인용한 적이 있었지만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이 그가 벤처 창업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얘기한 점이었다.그는 벤처가 사람의 생명을 바탕으로 자란다고 했었다.잘못되면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정도로 어렵다는 뜻이다.

 천 대표는 그런 말을 할 만하다.그는 극도로 고생을 했었다.우리나라에 어느날 제3세계 국가의 한 젊은이가 들어와서 듣도보도못한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누가 그를 인정해주고 이해해주고 도와주겠나? 그런데 그런 제3세계 젊은이가 3-4년 만에 회사를 엄청 키우더니 우리나라의 기존 대기업들까지 따라하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새로운 산업을 일궈내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자.거의 있기 힘든 일 아닐까.그런데 그가 일본에서 그랬다.한국의 한 젊은이가 일본에서 사업을,그것도 처음으로 해 보겠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법하다.
 그는 그렇게 아무 기반도 없이 2000년 9월 한게임재팬을 시작했다.그리고 불과 4년여만에 한게임재팬을 일본 최고의 온라인게임회사로 만들었다.일본에서 콘솔게임이 주류 시장이었던 탓도 있지만,어쨋든 그는 외국에 나가서 빈손으로 새로운 시장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몸도 많이 상했다.내가 책(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에서도 일부 내용을 쓴 바 있지만,잠을 잘 때도 계속 생각하는 희귀한 증세에 시달리기도 했고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

 그렇게 심하게 고생을 했으면서 왜 다시 창업을 했을까? 이제 상당한 성공도 거뒀으니 좀 쉬고 싶지 않을까? 그런데 그는 다시 도전했다.앞서 그의 말이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그는 10년전 옛꿈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사람은 해 보고 싶은 것은 꼭 해봐야 한다.천 대표는 의지가 강하고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이다.자신의 마음의 중심에 있는 것을 끝까지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추진한다.무엇보다 아직도 젊다.그의 2번째 도전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한일 문화 교류의 다리를 놓고 싶다
 코코네는 지난해 일본에서 영어 교육 서비스를 시작했다.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동영상 강좌 중심의 영어 강좌 사이트가 아니었다.러닝스페이스,커뮤니티 스페이스,유징 스페이스 3가지 코너로 나뉘어 있다.러닝스페이스에서는 가벼운 퀴즈나 게임을 하듯이 영어를 공부할 수 있고 커뮤니티 스페이스에서는 회원끼리 정보를 나눌 수 있다.핵심은 유징스페이스다.

 유징스페이스는 그 동안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서 불가능했던 대화 상대를 만나게 해 준다.기존 교육 사이트는 일방적이다.코코네는 한국어에 관심있는 일본인과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인을 연결해준다.그들이 사이트에서 만나 채팅을 하고 화상대화도 한다.일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상대방과 함께 대화를 하며 연습한다.온라인교육에 소셜 기능을 접목한 소셜러닝 시대를 연 셈이다.

 유징스페이스는 아직 한국 사이트에서는 오픈하지 않았다.조만간 일본에서 한국어 배우기 서비스를 시작한뒤 이 사이트에 들어오는 일본인과 코코네일본어에 들어오는 한국인을 연결할 계획이다.예를 들어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나 한국 관광을 다녀오고 나서 한국어에 관심이 생긴 일본인이 코코네의 일본 사이트에 가입을 하면 반대로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코코네코리아의 한국인 회원과 서로 연결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전문 강사와 일반인의 만남이 아니라 학습을 매개로 해 일반인들끼리 연결되는 것이다.이들이 서로 배운 것을 온라인에서 나누면서 학습을 하다보면 친구도 사귀고 언어도 배우고 문화도 익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의 꿈은 단순히 어학 교육이 아니다.“대화를 하면 장벽이 낮아집니다.일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그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사라질 겁니다.일본인들 역시 마찬가지구요.그러면 우리가 더 문화적으로 풍요로워지고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by wonkis
(아래는 신문에 실었던 천 대표 관련 기사의 이미지입니다.관련 기사 http://bit.ly/h56o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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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NHN을 창업해 대박 신화를 일궈냈던 김범수 카카오 사장이 평소 즐겨하던 말이다.인터넷을 개척한 것처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한 말의 주인공이 됐다.그가 NHN을 나와 선보인 카카오톡은 모바일 앱 중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김범수 사장과 21일 급히 전화통화를 했다. 그는 카카오톡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웹에서의 성공 기억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이어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카페 블로그 등이 떴던 것처럼 모바일에서도 그런 소통의 도구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하지만 UI(사용자인터페이스)나 서비스 형태 등은 전혀 다른 모양새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과거 웹에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모바일에 적용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1990년대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면서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며 “지금은 모바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웹에서의 서비스 방식을 모바일에 그대로 적용하는 회사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메신저라는 웹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를 도입해 카카오톡을 만들었다.하지만 모바일에 맞게 전화번호부를 연동하고 집단채팅 등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카카오톡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 모델이 아닐까.하지만 김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그는 “현재 추세면 연말에 이용자수가 2000만명을 넘어설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수익 모델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그것보다는 모바일 환경에서 수많은 앱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웹을 통해 링크가 엄청난 비즈니스를 만든 것처럼 모바일 시대에도 따로 활동하는 수많은 앱들을 연결하는 것이 더 큰 시장을 만드는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고민을 하다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남궁훈 CJ인터넷 대표,김정주 넥슨 대표,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박성찬 다날 대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다.김 사장은 “모바일 시장은 웹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그래서 혼자서는 하기 힘들 것 같아서 많은 분들과 함께 사업을 하기로 했다”며 “단순 지분투자가 아니고 게임을 비롯,다양한 엔터테인먼트,서비스 등과 연결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사장은 카카오톡을 모바일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소셜네트워크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앱스토어에 올리면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도 쉽기 때문에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이미 지난해말 실험적으로 진출한 중동 시장에서 전체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김 사장은 “카카오톡은 결국 싸이월드를 넘어서는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며 “앱스토어에 있는 수많은 앱들을 카카오톡 중심으로 연결하면 카카오톡이 모바일 시대의 첫 소셜허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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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그러니까 6월27일 오후에 NHN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사장을 만났을 때 모바일 분야에서 소셜네트워크 말고 어떤 쪽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는 게임은 아니라고 했다.당시 이것을 정리한 블로그에서 이 얘길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그는 당시 ‘교육’이라고 답했었다.

 김 사장은 그때 이미 교육 분야에서 사업을 상당히 진행하고 있었다.약 5개월 정도 지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그리고 그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올 7월 설립된 포도트리는 김범수 사장이 당시 말했던 바로 그 교육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김범수 사장이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22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카카오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김범수 사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더욱 큰 차이점은 사업 아이디어와 기획,그리고 집행에 이르기까지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현 포도트리 창업진들이 모두 주도가 되서 했다는 점이다.이 대표는 창업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들고 김범수 사장을 올 3월 찾아가 함께 인큐베이팅을 하기로 했다.내가 6월말에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을 때 김 사장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미 확정된 사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설이 좀 길었지만 나에겐 이런 스토리를 좀 장황하게 나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아마 그것은 계속 이어지는 스타트업 관련 글에서 따로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김범수 사장은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만들 때부터 벤처 기업 100개를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했었다.아이위랩이 카카오로 명칭이 바뀌고 김범수 사장이 직접 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포도트리는 아마 그가 말한 벤처 기업 100개 중 1호 벤처가 아닐까 싶다.어딘가 성경 말씀이 생각나기도 하고, 가지런하고 탄탄한 느낌을 주는 포도트리(podotree)라는 회사의 이진수 대표를 만나러 역삼동 사무실로 달려갔다.

◆치밀한 준비
12월이 되고 해서 올해 소개받은 스타트업을 한번 쭉 추려봤더니 족히 100개는 되는 것 같았다.물론 그 중에는 정말 아직 아이디어 차원인 곳도 있고 해서 일일이 다 카운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하여간 스타트업을 만나면서 첫 만남에서 할 일이란 대개 뻔하다.회사에 대한 소개를 받는 것이다.아무리 자료를 들여다보고 홈페이지를 가서 공부를 해도 창업자를 만나서 회사의 비전과 수익 모델을 듣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포도트리는 처음으로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강렬한 인상이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한 회사인 것 같다.무엇보다 놀란 것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의 엄청난 준비성이었다.(사실은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계속 스타트업을 만나다보니 격식 없음과 즉흥성에 어느 정도 길들여져 있었는데 포도트리는 처음 찾아간 순간부터 달랐다.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도트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목소리부터 범상치 않은(어딘가 방송 앵커를 연상케 하는 낭랑한 목소리) 이진수 대표는 첫 만남부터 스케줄을 짜 놓고 있었다.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프레젠테이션,임원진 소개,스튜디오 탐방,그리고 마무리 발표 등 총 4단계로 이어지는 치밀한 회사 소개였다.이 대표는 이진영 이사,신종훈 CTO,차상훈 이사,박윤호 이사,박종철 이사,하성철 이사 등 창업 멤버를 일일이 다 소개했다.그리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그가 직접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진 회사 관련 내용은 글의 뒷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고 일단 이들의 창업 스토리부터 간략히 들여다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서울대-프리챌-NHN 네트워크
 서울대 경영학과 92학번인 이진수 대표는 제대후 복학했을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첫 직장으로 컨설팅 회사가 아닌 P&G를 택했다.1999년에는 전제완 사장이 창업한 프리챌에 합류해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다.유료화 직전인 2002년 9월 IBM으로 옮긴 그는 2004년에 NHN으로 갔다. 그는 NHN에서 미국법인 전략마케팅그룹장, 광고상품기획실장, 마케팅센터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프리챌 시절부터 그와 함께 일하며 창업을 논의했던 이진영 이사도 이때 NHN에 있었다.이 대표와 이 이사는 치열한 직장 생활 가운데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 ‘10년 전우’인 셈이다.

 이 대표는 창업 멤버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바닥부터 시작해 주요 보직을 경험하며 창업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온 탄탄한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은 과히 틀리지 않았다.이진영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프리챌,NHN,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거치며 서비스 기획의 경력을 쌓아왔다.차상훈 이사 역시 서울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NHN,KTF를 거쳐 올초 포도트리에 합류한 케이스다.김유진 이사는 미시간대를 나와 NHN에서 해외 사업 개발 및 해외퍼블리싱 업무를 맡아 했다.김범수 사장과 함께 미국 개척도 함께 한 ‘미국통’이다.

 포도트리의 창업멤버들은 서울대를 나와 프리챌-NHN등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으로 결합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예외적인 인물인 신종훈 CTO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했고 네오위즈에서 세이클럽 개발팀장을 역임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경력을 쌓았다.박종철 이사는 연대경영학과 출신으로 이랜드전략기획실 출신으로 단신으로 건너가 5년간 일본에서 모바일사업관련 벤처를 창업했던 국내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경험의 소유자다.포도트리의 일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아이폰을 써본 뒤 창업 결심
 창업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직접적인 동기 부여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이 대표는 NHN에 있던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을 구입한 뒤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아이폰을 구매하고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받으며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인터넷 열풍이 불던 시절보다 더 큰 변화가 오고 있다.지금이 창업을 할 마지막 때다.지금 안 하면 평생 창업 못 한다.”

 그는 즉각 이진영 이사에게 연락을 했다.1초도 기다리지 않고 ‘OK’답이 나왔다.그리고 바로 전화를 돌렸다.신종훈,박종철,차상훈,김유진 이사 등에게 차례로 연락했다.모두가 참여하기로 했다.그리고 이 대표는 올 3월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사업에 승부수를 준비 중이던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고 김범수 사장의 후원과 코칭 속에서 모바일컨텐츠를 소재로한 사업기회 발굴과 상품모델, 그리고 회사에 대한 밑그림 작업을 4개월간 진행했고 7월에 포도트리 법인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창업에 영향을 미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프리챌 시절 전제완 사장과 NHN 시절 김범수 사장을 꼽았다.창업가로서의 롤모델을 전 사장이 제시했다면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에 있어서 가장 최근까지 영향을 받고 도움을 받은 인물은 김범수 사장이다.

◆Studying-Books-Toys
 그는 창업 아이템으로 studying,books,toys를 뽑았다.한 가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세 가지 씩이나?
 이 대표가 준비한 회사 소개 발표 자료는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용하는 방식을 연상케 했다.포도트리가 추구한 사업은 ‘something common but global and huge’였다고 한다.이런 차원에서 학습과 책,그리고 장난감이 선택된 것이다.게임산업에 몸담았던 인물들로 구성된 창업진이 볼 때 한국은 게임을 제외하고는 콘텐츠에서 한번도 전 세계적인 도전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교육이나 책,장난감에 대한 수요,그리고 시장은 게임 못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다.그렇다면 새로운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그래서 이들은 세가지 테마를 모두 영어 및 다국어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하나의 스튜디오를 구축했으니 스튜디오가 3개인 셈이다.그리고 제작라인은 4개로 구성했다.가장 중점을 두는 플랫폼은 아이패드.기본적으로 각 스튜디오에서 아이패드용 앱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포도트리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을까? 이 대표는 ‘5년내 10억 다운로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그리고 앱 1회 다운로드 가격은 기본적으로 0.99$다. 이 대표는 이를 priceless 0.99$라고 표현했다.가격은 비록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그 이전의 어떤 서비스나 앱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앱의 가치를 정하는 포도트리의 슬로건은 ‘apps that breathe’로 정했다.살아 숨쉬는 앱이라 어떤 뜻일까? 아이패드가 됐건 갤럭시탭이 됐건,아이폰이 됐던 모바일과 태블릿이라는 환경에서 최적화된 그래서 마치 살아숨쉬는 것 같이 생생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포도트리 기준에서 보면 기존의 제품이나 정보를 그대로 가져다 나열하는 것은 죽은 제품이나 다름없다.

◆Redesign
 말로 설명하자면 상당히 복잡해지지만 3개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포도트리의 주요 앱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Redesign’이다.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포도트리가 내년 3월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인 오즈의 마법사 앱은 고전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담고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 새롭게 구성이 됐다.

 이진영 이사가 보여준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포도트리 버전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의 눈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멋졌다.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오즈의 마법사 원전을 해석해 80여페이지 분량으로 새롭게 구성했다.기본 줄거리는 유지하지만 각 등장인물의 특징과 개성을 보다 살리고 책을 보면서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홍대 미대 출신으로 동화작가가 꿈인) 하성철 이사가 직접 손으로 그렸다.(그는 수천장에 달하는 손으로 그린 삽화를 보여줬다.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고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직접 손으로 삽화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아이패드에서 다운로드 받아 이용한다고 해 보자.동화책이지만 게임적인 요소와 장난감같은 요소가 결합됐다.아이패드는 기울이거나 좌우로 흔들면 그에 따라 풍경이 바뀌고 캐릭터가 움직인다.도로시를 손을 클릭하면 움직이는가 하면 숨겨져 있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그야말로 오즈의 마법사를 Redesign한 것이다.

 1월중 한국,중국,일본에서 출시될 iStudy 스튜디오의 영어 어휘 공부 앱 역시 기존 흔한, 하지만 꼭 필요하고 글로벌한 영역의 영어 공부 교재를 Redesign한 것이다.이 대표는 “세상에 제일 재미없는게 아마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일 것 같다”며 “그렇지만 이 앱은 사용자의 이런 경험을 redesign해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앱”이라고 설명했다.박종철 이사는 이 앱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최다 어휘,최고 디자인,놀라운 가격”
 “이 정도면 사람들이 사지 않겠습니까. 5년내 10억 다운로드가 결코 허황되지 않은 것 같죠?” 박 이사의 설명을 듣던 이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iRead 스튜디오에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양질의 콘텐츠인 책을 모바일 환경에 옮겨놓은 앱이다.현재 다산북스의 ‘Who?’ (세계인물학습만화) 시리즈에 대한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이 제품은 12월 중순께 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모바일 직접 출판도 계획

 이 대표는 모바일 직접 출판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은 책에서 습득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있습니다.그런데 그것을 꼭 정형화된 책 형태로만 가지고 가려고 하면 한계가 많죠.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사람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는 그에 최적화된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그 시장을 노리고 모바일 직접 출판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너무 많아서 내가 일일이 그것을 거론하기 힘들 정도였다.이미 시간은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아직 남아있는 못다한 아이디어와 창업 스토리 등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포도트리는 다음 주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소비자에게 처음 존재를 알릴 예정이다.12월중 Who 시리즈의 아이패드 버전이 출시되고 내년 1월에는 한,중,일에서 영어어휘앱이 공개된다.2월에는 영어를 비롯한 8개국 언어로 영어 학습 앱이 선보일 예정이다.디지털 강아지 캐릭터를 소재로 한 장난감 앱도 같은 시기 나온다.내년 3월에는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앱을 필두로 재미있는 동화책 시리즈들도 선보인다.포도트리의 이 대표가 10년을 준비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포도트리의 브랜드 동영상을 직접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듯..

<포도트리의 전 직원이 모였다.스타트업 답게 밝고 활기찼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앉은 이가 이진수 대표.그의 오른쪽은 이진영 이사,왼쪽은 신종훈 CTO.사진은 유저스토리랩의 김봉간님께서 수고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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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결국 중국에서 하던 게임 사업을 중단했다.중국 아워게임에 대한 지분을 전량 매각, 중국에서 철수키로 결정한 것이다.이로써 지난 2004년 NHN이 10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진출한 지 만 6년여 만에 NHN의 중국 게임 현지 사업은 실패한 시도로 끝나게 됐다.

 27일 NHN은 "중국 해홍사와 제휴를 통해 합작 설립한 ‘Ourgame Assets Ltd.(이하 아워게임)’에 대한 지분 55%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HN은 2004년 중국 해홍사와 아워게임 서비스에 관한 제휴를 체결하고 중국 내 온라인게임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마작>, <두지주> 등 중국 전통 게임에 온라인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효과로 재미를 더해 각 지방의 특색을 살린 룰을 적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2007년 이후 매출이 정체되고 손실이 계속 늘어나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회의가 커져갔다. 특히 NHN이 중국에 진출한 이후 텐센트,샨다,넷이즈,더나인 등 당시엔 소규모였던 중국 현지 게임업체들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 NHN의 중국 비즈니스를 위협해 왔다. NHN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시장 기회를 살리지도 못한채 다른 경쟁사들의 성장에 밀려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08년부터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론이 NHN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김상헌 대표는 지난해말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사업을 정리할 것을 내비치기도 했다.

 NHN은 이번 공시에서 주식 매각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WDWF (Beijing Wei De Wo Fu Investment Consulting Co., Ltd.)라는 회사에 55%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키로 했다는 것만 밝혔다. NHN 관계자는 "매각 금액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NHN이 투자한 금액이나 매입한 금액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을 받고 매각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누적된 손실과 매각 손실까지 하면 NHN이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글 -  기로에 선 NHN 해외 법인             -  NHN 중국 진출은 실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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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올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웹2.0이 화두가 되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 당시 웹2.0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실체가 없는 웹2.0에 휩쓸려서 따라가지 않고 네이버 서비스의 본질에 충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결론을 내렸었다.이 의장의 말처럼 NHN은 UCC다 웹2.0이 어떻다 하는 시기에 그와 관련된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가 소셜과 모바일을 떠드는 시대다.이런 트렌드에 대한 이 의장의 생각은 어떨까? 28일 NHN은 2010년 하반기 네이버 전략을 발표했다.이 자리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이 의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이 의장은 소셜에 대해선 웹2.0과 다르게 접근하는 것 같았다.소셜은 대세고,NHN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네이버는 전략이라고 발표했지만) NHN의 소셜이 발흥하는 현상에 대한 ‘대책’ 정도로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

◆네이버의 소셜 대책
 네이버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의 요지는 소셜 서비스 강화라지만 사실상 네이버의 첫 소셜서비스 시도다.네이버미(Naver Me)라는 개인화된 소셜홈을 구축하고 네이버톡이라는 소셜커뮤니케이터를 개발해 올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네이버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네이버미는 지금의 포털 네이버와 별도로 구축돼 마치 페이스북처럼 소셜허브 기능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 NHN의 복안이다.미투데이와 네이버톡은 모바일,웹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네이버미와 연계성을 높여 시너지를 추구한다.

 네이버와 별도로 구축할 경우 (유인책을 쓰겠지만) 그 파괴력은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하지만 국내 1위 업체가 (드디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서비스들의 장점을 모조리 도입해 종합적인 소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형식만 따라한 소셜 대책
 그런데 네이버가 내놓은 대책의 내용을 뜯어보면 새로운 것은 없다.네이버에겐 새로운 시도지만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서비스 형태들을 모조리 따라했기 때문이다.네이버가 전혀 새롭지 않은 내용을 대책으로 들고 나온 것은 네이버의 다급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만큼 소셜미디어의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새롭지 않다는 데만 있는 게 아니다.네이버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은 형식만 따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이미 구글이 했고 야후도 했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의 집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물론 여전히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가 자신들의 고객(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UI와 편의성에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친숙한 서비스를 집합적으로 내놓았다는 게 의미라면 의미일 수 있겠다.

◆고객보다는 네이버를 위한 소셜 전략

즉 형식만 따라했다는 것은 시각에 따라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이해진 의장이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고객에게 최고의 유용함과 편의를 제공해주면 된다.소셜이 유행이라면 고객에게 소셜의 혜택을 주면 된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네이버의 서비스가 과연 고객들에게 소셜네트워킹의 혜택을 주는가? 현재까지는 네이버는 트렌디한 소셜의 외양을 입히면서 내용은 기존 네이버를 벗어나지 못했다.네이버 안에서 갇혀 있는 서비스가 된 것이다.외부와의 교류가 없는,네이버 안에서의 소셜 왕국을 구축하려고 한 것이 네이버 소셜 전략의 현재 모습이다.고객의 편의를 증대시킬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보다는 네이버의 지위 고수를 위한 목적이 더 크다.이 또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달리 더 할 말은 없다.기업은 고객의 편의와 자사의 이익 증대 사이에서 계속 고심을 할 수 밖에 없다.두가지 모두를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무게 중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네이버는,소셜을 도입하면서도 자사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벽 세우기에 일단 무게 중심을 뒀다.

 네이버가 소셜을 도입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소셜이 결국 나중에 검색의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바일과의 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네이버가 소셜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무엇보다 소셜네트워킹이라는 것이 현재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분야라는 것이 분명한 만큼 소비자 만족을 위해서라도 네이버가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기존 포털 네이버는 사용자의 시간 잠식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었다.네이버가 검색사이트가 아닌 검색 포털을 계속 지향해 왔던 것은 검색의 외양을 쓴 채 포털 서비스 안에서 사용자들이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네이버 안에서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웹2.0은 네이버의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네이버로부터 소비자들의 시간을 별로 뺏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소셜네트워킹은 다르다.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정보 검색 못지 않게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소셜네트워킹은 그런 점에서 네이버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관심 유도 또는 시간 잡기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네이버가 서둘러(그들 나름대로는) 소셜 전략을 발표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다고 분석된다.하지만 네이버가 포털 모델에 고착돼 있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외양을 도입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네이버는 아직 1990년대말 그들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포털 모델에 그대로 갇혀 있다.이게 네이버 소셜 전략의 가장 큰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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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국내 월 방문자수가 나란히 400만명을 돌파했다.회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문자수가 적었던 페이스북의 경우 최근 급격하게 방문자수가 증가하면서 트위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다.반면 국내의 대표적인 마이크로블로그인 NHN의 미투데이는 트위터보다 회원수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월 방문자수에서는 아직 200만명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568,490명에 불과했던 트위터의 월 방문자수는 올 7월 4,342,569명으로 늘어났다.1년만에 방문자수가 8배 증가한 것이다.같은 기간 페이스북 월 방문자수는 512,111명에서 4,339,683명으로 역시 8배가 넘게 늘었다.NHN이 서비스하는 미투데이의 경우 지난해 7월 775,997명에서 올 7월 1,646,020으로 두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하지만 미투데이의 경우 올 6월 방문자수(1,789,691)보다 7월 방문자수가 14만명 이상 줄어드는 등 월별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아직은 뚜렷한 성장세에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페이스북의 월 방문자수는 아직 싸이월드의 월 방문자수(1664만여명)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하지만 최근 엄청난 상승세에 있음을 감안하면 방문자수에 있어서 싸이월드의 절반 정도에 근접하는 것은 빠르면 올해 말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올 2월에 월 방문자수가 106만여명이었던 페이스북은 불과 반년만에 방문자수가 4배로 늘었다.특히 5월 이후엔 매달 100만명씩 방문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위의 수치가 모바일앱을 통한 접속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방문자수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스마트폰이 확산될수록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기 용이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가입하거나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 숫자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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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와 한국 게임

게임이야기 2010. 8. 3. 12:47 Posted by wonkis

3년전 중국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마틴 라우 대표를 서울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만 해도 텐센트는 중국 1위 인터넷기업은 아니었다.강력한 QQ메신저라는 서비스를 갖고 있었고 게임 사업으로 진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결코 우월한 위치에 있지는 못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무렵만 해도 텐센트는 한국의 최대 인터넷 기업인 NHN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NHN으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도 상당히 있었다.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으로 탄생한 NHN이라는 회사가 한국에서 최대 인터넷기업이 되는 것을 보면서 메신저 서비스를 기반으로 회원을 모았고 게임으로 진출한 텐센트 역시 비슷한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시 텐센트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NHN의 모델을 중국에서 적용해 어떻게 중국 시장에 적합한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사라고 요약할 수 있었다.

<텐센트 실적 추이/ 단위:백만달러>

그 뒤로 불과 3년만에 텐센트는 가볍게 NHN을 넘어서버렸다.2007년까지만 해도 NHN에 매출과 이익에서 크게 밀리던 이 회사는 2008년 NHN과 어깨를 나란히 한 데 이어 2009년에는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18억2190만 달러)을 달성하며 1조2000억원대에 그친(분할한 NHN BP를 합치더라도 4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NHN을 앞섰다.올해 들어서도 매 분기 4000억원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NHN에 비해 텐센트는 올 1분기에 6억달러가 넘는 매출액을 올리며 NHN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텐센트의 성장을 보면서 한국의 NHN을 거론하는 것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땅에서 비슷한 수익 모델을 추구하면서 성장해왔다는(성장 과정과 주력 사업은 전혀 다르지만) 측면도 있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텐센트라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동력 중 하나를 (NHN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이 제공해왔다는 점이다.텐센트의 성장 이면에는 한국의 게임 산업이 있었고 한국 게임 산업 역시 텐센트를 통해 급성장하는 중국 게임 시장의 혜택을 일부나마 받아 왔다.그런데 이제 그 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엄청나게 몸집을 불린 텐센트가 더 이상 한국 게임에만 만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NHN 실적 추이/ 단위: 억원>

◆텐센트는 어떤 회사?
1998년 11월 설립된 텐센트는 우리에게도 QQ메신저로 잘 알려져 있다.큐큐닷컴이라는 인터넷포털 사이트를 통해 메신저,게임,커뮤니티 등을 서비스하며 10여년만에 5억6800만여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한 중국 최대 인터넷업체다.

 당초 텐센트는 게임 머니 환전 수수료를 주된 수익원으로 하는 회사였다.중국에서 흔한 (우리식으로 말하면) 고포류식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현금을 게임머니로,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해주면서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렸었다.2004년과 2005년 중국 정부가 현금과 게임머니 환전에 대해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텐센트는 사업에 위기를 맞게 됐다.
 NHN이 2004년 중국에 건너가 아워게임을 인수할 당시 텐센트의 상황은 대략 이 정도였다.그 당시만 해도 크게 부각되는 회사가 아니었고 오히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위기에 처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텐센트는 2005년을 기점으로 소셜네트워크,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했다.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국게임으로부터 콘텐츠 수혈을 받는 등 외부 게임 퍼블리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 게임을 기반으로 급성장
 텐센트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들이 대박을 친 데 힘입은 바 크다.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동시접속자수 기준으로 1,2위를 다투며 중국 유저들을 사로잡았다.텐센트가 서비스하는 QQ게임 등도 인기를 끌었지만 두 게임의 인기 몰이는 가장 두드러진 성과였다.

 물론 중국에서 텐센트만 한국 게임의 덕을 본 것은 아니다.일찌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도입해 최대 게임업체로 도약했던 샨다나 왕이 완미시공 더나인 킹소프트 등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업체들은 한국산 게임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하튼 한국 게임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업체는 텐센트다.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중국 최대 검색 회사인 바이두의 2배에 육박하는 40조원에 달한다.야후를 능가하는 규모다.텐센트의 급성장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이제는 서구 언론들도 텐센트를 주목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름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 텐센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텐센트를 러시아의 DST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Naspers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온라인 자이언트’로 지목하기도 했다.

 텐센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억명에 이르는 고객을 기반으로 뛰어난 실적을 올릴 뿐 아니라 기술 기업을 지향하는 등 꾸준한 연구개발(R&D)과 지속적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인터넷 메신저,소셜네트워크,온라인 게임,검색,상거래 서비스 등 사업 범위가 넓고 부문별 수익성도 높은 것이 강점이다.중국 인터넷 사용자중 70% 이상이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약 80%가 다름 아닌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인 QQ를 쓰고 있다.

 하지만 서구 언론 중 어디서도 텐센트의 성장을 한국 게임업체들이 만든 콘텐츠가 견인했다고 보진 않고 있다.그 사실 자체를 모를 수도 있지만 콘텐츠의 질 못지 않게 텐센트가 지금처럼 성장하는데는 그들이 닦아 놓은 사용자 및 서비스 기반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역전된 관계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콘텐츠를 받아 서비스하던 회사가 이제는 한국의 어떤 게임 회사보다 큰 업체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가 텐센트다.텐센트도 약점은 있다.한국에서 들여온 게임을 크게 히트시키면서 중국내 게임 퍼블리싱 시장에서도 1위에 올랐지만 내부 개발 게임은 하나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텐센트측은 내부적인 인력의 경험이나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텐센트가 몇번의 실패를 겪었다고 한국 게임에만 만족할 리 만무하다.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성장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텐센트의 자체 개발작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텐센트는 아직까지는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텐센트를 가장 우호적이고 좋은 파트너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자체 콘텐츠가 늘어날수록,한국의 게임이 중국 유저에 걸맞는 콘텐츠를 내놓지 못할수록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최대 업체로 등극한 텐센트가 재량을 발휘할 여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미 2년여전부터 한국 게임업체들과 텐센트를 위시로 한 중국 게임업체들의 관계는 역전됐고 칼자루는 그들이 쥐고 있다.텐센트는 이제 한국에 직접 들어와 자신들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중소 개발사를 찾아 투자도 하고 있다.아직까지는 텐센트가 해외 투자에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텐센트발 M&A 폭풍이 휘몰아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게임업체들은 이미 해외 증시에 상장을 하면서 일찌감치 게임의 자본화를 이뤘다”며 ”“지금까지는 성장세에 있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들과 중국업체들이 협력해왔지만 이들이 한국 게임으로부터 학습을 통해 개발력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의 게임 업체들과 세계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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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의 인터넷포털 네이트가 월간 기준으로 검색 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주간 기준으로는 6월 이후 11%를 처음으로 돌파한 가운데 7월 들어서도 11%대를 유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7월에는 월간 기준 점유율이 1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월간 기준 통합검색 쿼리 점유율이 9.20%였던 네이트닷컴은 6월 들어 점유율이 10.59%로 급상승했다.다음은 21%대 초반을 유지했고 네이버는 처음으로 검색 점유율이 6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5.01%에 불과했던 네이트닷컴의 점유율은 사이트 통합과 시맨틱 검색,대대적인 광고 등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지난해 10월 5.55%,11월에 6.25%로 슬금슬금 올라가던 점유율은 지난해 마지막달 9%를 돌파하기도 했다.올들어서도 9%대를 유지하던 네이트닷컴 점유율은 6월에 마의 10% 벽을 넘어섰다.

 반면 지난해 9월 65.69%였던 네이버의 통합검색 쿼리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다음 역시 점유율이 20%대 초반에서 정체를 보이는 상황이 1년 간 지속되고 있다.

 SK컴즈 측은 시맨틱 검색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써보면서 경험이 축적되야 변화가 생기는 검색 시장의 특성상 지난해 시맨틱 검색을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사용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며 "다행히 입소문이 좋게 나면서 검색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경쟁 업체들을 비롯해 업계 일부에서는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이 마케팅 효과에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있다.실제로 올 4월 네이트 검색 점유율이 다시 8%대로 떨어지자 네이트가 5월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쳤고 그 효과로 5,6월 검색 점유율이 반짝 상승했다는 것이다.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검색 기준을 놓고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네이버는 현재의 검색 점유율이 검색 창에 직접 입력한 검색어를 기준으로 하는 점유율 산정에 부적합하다며 포커스쿼리점유율을 주장하고 있다.따라서 검색 점유율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어찌됐든 지금까지 점유율이 높다고 생각할 때는 가만히 있던 네이버가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준을 거론하는 것 만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한 것 같다.

<통합검색 점유율> 자료; 코리안클릭

점유율 네이버 다음 네이트
2009년 9월 65.69% 23.57% 5.01%
2009년 10월 66.01% 22.62% 5.55%
2009년 11월 65.36% 22.39% 6.25%
2009년 12월 64.27% 20.45% 9.42%
2010년 1월 64.57% 20.82% 9.12%
2010년 2월 63.98% 20.69% 9.59%
2010년 3월 63.54% 21.10% 9.11%
2010년 4월 62.69% 21.64% 8.28%
2010년 5월 62.79% 21.41% 9.20%
2010년 6월 61.58% 21.4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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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터넷조사업체 랭키닷컴은 ‘다양해진 인터넷, 변화하는 업계 지도!’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랭키닷컴에 따르면 포털 분야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동영상 사이트 분야에서도 판도라TV와 유튜브의 점유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랭키닷컴은 이런 현상을 놓고 “해가 갈수록 많은 사이트가 생겨나고 각 사이트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상위 사이트에 대한 네티즌의 의존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인터넷 주요 분야의 상위사이트간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검색 점유율
 랭키닷컴은 2년 전인 지난 2008년 5월에 비해 2010년 5월에는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70.5%에서 50.4%로,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18.4%에서 40.2%로 변화됐다고 발표했다.숫자를 놓고 보면 네이버의 감소분을 고스란히 다음이 가져간 형국이다.종합포털 점유율에서도 네이버는 소폭 하락한 반면 다음은 23.9%에서 26.5%로 늘어났다.


 하지만 당장 랭키닷컴이 발표한 숫자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네이버는 랭키닷컴의 점유율 산정 방식에 문제를 삼았다.즉 방문자 숫자와 통합 검색 점유율을 가지고 시장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네이버는 검색 점유율은 방문자 숫자에 상관없이 검색 쿼리만 갖고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일견 맞는 말이지만 네이버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거꾸로 해당 기간 동안 네이버의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랭키닷컴의 결과에서 나오듯 방문자수는 분명히 상대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봐도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확실히 하향세다.지난 2007년 80%에 육박하던 검색 점유율(통검 쿼리 기준)은 올들어 60% 초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웹의 성과에 집착하는 네이버
 사실 네이버의 문제는 웹 검색이 아니다.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모바일 분야에서 기존의 성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데 네이버의 더 큰 문제점이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차이점은 모바일 서비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예를 들어 모바일의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위치기반 기능을 다음은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반면 네이버는 모바일의 특성 보다는 기존 웹에서 강점을 보였던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보기에 따라선 모바일을 웹의 보조 수단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란 앱은 네이버에 올려진 검색어 순위를 휴대폰에서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정도다.글쎄.참 성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울궈먹고 울궈먹어도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네이버웹툰,네이버 뉴스캐스트 등도 마찬가지다.물론 네이버 역시 앞으로는 지역 검색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하지만 지금까지의 네이버의 모바일 행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모바일에 대한 네이버의 인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존 PC 기반 웹에서 네이버는 친숙하고 압도적인 서비스임은 분명했지만 그만큼 신선함은 떨어지는 서비스였다.모바일로의 전환은 네이버가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온, 네이버의 재탄생을 시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한국의 웹사이트를 제패한 네이버는 그럴 의지가 별로 없는 듯이 보인다.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PC 의존도가 줄면서 네이버 의존도도 줄어들고 있다
 한게임을 창업한 김범수 NHN 전 대표는 “사람들이 PC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며 “PC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줄어들고 모바일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대입해 보면 네이버의 위기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PC에 대한 의존도가 정확히 얼마만큼 감소하고 있는지는 당장 수치화할 수 없는 사안이긴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모바일에서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아이폰만 예를 들어봐도 1일 현재 무료 앱 순위에서 50위내에 드는 네이버 앱은 N드라이브 하나 뿐이다.구글앱에도 밀리고 KBS뉴스에도 한참 뒤진다.물론 이는 모바일에서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고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웹에서 거의 모든 인터넷 활동을 네이버에서 해결하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즉,모바일에서는 사람들이 ‘네이버 없이도 살아간다’는 뜻이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난다
 드러난 수치보다 더 큰 문제는 네이버가 이제 어느덧 사용자들에게 전혀 새로움을 주지 못하는 회사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네이버의 어떤 신규 서비스도 기존 자신들의 지위를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사람들이 네이버를 너무 오랫동안 사랑해줘서 그런가? 쓸 만한 서비스들은 종종 있었다.하지만 눈만 뜨면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인터넷 세계에서 네이버는 최근 5년간 사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비스를 전혀 내놓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는 것은 분명하다.지금까지의 역사가 그랬고 현재 진행되는 모습도 그렇다.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변화되던 시절에 과거 PC통신을 주름잡던 강자 중 살아남은 자는 거의 없었다.웹 서비스에서도 1.0과 2.0의 차이는 분명했다.야후가 독주하던 1세대가 지나자 지식iN의 네이버,미니홈피의 싸이월드 등이 부상했다.지금은 PC 기반의 웹에서 모바일로 시장의 중심축이 급격하기 이동하는 시기다.시장의 크기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에 의한 시장 기대치에서 그렇다는 것이다.현재까지의 모습만 보면,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네이버는 아직 기존 자신들이 잘 나가던 웹의 성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그러면서 네이버 독주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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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NHN 전 대표를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게 참 많았다.오랫만에 만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NHN은 왜 떠나게 됐는지,게임 사업을 다시 할 건지,1999년에 남궁훈,문태식 대표 등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할 때나 NHN을 설립할 때와 비교해 지금의 국내외 인터넷 비즈니스 상황은 어떤지,국내 게임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사전에 메모를 해 놓은 내용만 해도 수첩에 빼곡했다.하지만 미처 준비된 질문을 할 겨를도 없었다.대화가 계속 이어지며 나름의 흐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결국 미리 생각해 놓은 질문은 모두 포기하고 그냥 흐름에 맡겼다.그래도 충분히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가 재작년 설립한 아이위랩은 분당 정자동,과거 NHN이 있던 그 건물 바로 코 앞에 있었다.왜 하필 여기를 잡았냐고 하자 “그냥 분당이 좋아서요.여기가 살기 좋쟎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사무실에서는 탄천이 내려다보이고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눈이 부실 정도였다.우선 옛날 이야기부터 물었다.미국에서 어땠는지,얼마나 막막했을지가 궁금했다.

-미국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습니까
 “처음엔 정말 막막했죠.한국의 어떤 회사라도 미국에 가서 그냥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겁니다.그런데 아무 기반도 없이 갔으니..그래도 소득은 있었습니다.가보니 미국에선 보드게임으로 승부 보기가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그래서 퍼블리싱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BEP 정도는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회사를 만들어놨습니다.”

-NHN을 나온다는 발표가 있던 시점에 참 뜻밖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랄까..의욕이 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제가 생각했던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나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물론 지금의 NHN보다 더 큰 목표를 세울 수도 있었겠지만 1999년 한게임을 만들던 시절엔 그정도까지 생각은 못 했죠.회사가 커지면서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 점점 커진 것도 저에겐 별로...제가 삼성SDS를 다니다 나온 것도 그런 게 싫어서였는데,다시 그렇게 되니 뭐 나와야죠”

-그래도 자식같은 기업인데,너무 빨리 나오신 건 아닌지.아이도 키우면 대학 보낼 정도까지는 보살펴줘야하쟎아요?
 “하하 물론 그렇죠.아이가 지금 몇살이신지? NHN은 대학은 보낸 것 같은데요..(웃음)”

-직원으로서 계실 때 그런 조직문화가 싫다고 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사장님으로 계시면서도 그런 거대 조직이 싫다고 하시니 참 뜻밖입니다.여전히 젊으십니다 하하
 “그러게요.젊게 살려고 하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처음에 위지아라는 서비스를 하실 때와 달리 최근엔 완전히 모바일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위지아는 실험적인 서비스였는데,잘 안됐습니다.사실 그때만 해도 아직 방향을 잘 못 잡고 있던 때였고 중간에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작년말에 아이폰이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이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그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에 올인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습니다.특히 아이폰에 집중하자고 했죠”

-NHN에 계시면서 하실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NHN에서 제가 나오던 시절만 해도 아직 분위기가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죠.아직 새로운 시장이 열리거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 본격화되기 전이어서 그때 그런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NHN을 나오면서 느낌은
 “아쉬움도 있었지만...기억나는 것은 NHN을 나올 때 출사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하지만 배의 본연의 모습은 아니다.’ 당시에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이대로 안주하기엔 아직 젊다는 생각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고,그러기엔 NHN 밖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어떻게 보면 기존 인터넷기업의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맞습니다.기존의 인터넷에서 성장한 지금의 인터넷 강자들은 기존의 웹을 버리는 것을 하지 못합니다.그리고 결국 그게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웹에서 우리가 카페를 아주 유용하게 썼지만 모바일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다만 모바일의 카페는 웹의 카페와 전혀 다른 UI와 서비스 형태를 띠겠죠.기존의 웹에 집착해서,성공한 기억을 버리지 못하면 모바일에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모바일로 인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기가 지금입니다.패러다임이 바뀌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 것이 이치죠.1990년대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던 것과 분위기는 비슷한데 시장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를 앞세운 애플 진영과 안드로이드를 앞세운 구글의 경쟁 구도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됐다.얼마전 와이디온라인 유현오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동일한 주제와 관련해 “결국은 폐쇄적인 애플이 안드로이드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하지만 김범수 전 NHN 대표는 전혀 다른 전망을 했다.그는 “애플이 과거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다가 윈텔리즘에 밀린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거기서 분명 교훈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그는 지금 애플의 정책을 보면 과거와 달리 완전히 폐쇄적인 방식을 쓰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자신들의 시스템안에서는 모든 것을 개방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김 대표는 애플이 쉽사리 구글에 추월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아이폰에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도 그의 이런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아이폰에 최적화된 앱을 하나 만들고 나면 그 뒤로 애플의 다양한 기기나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쉽고,또 글로벌 진출에도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모바일은 글로벌 서비스의 비용을 확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사업 비용은 줄이고 기회는 많아진 거죠”

-과거 해외에서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리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성공할 만한 국내의 서비스나 콘텐츠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오랫동안 해외 시장을 다니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장벽도 높고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 기회는 적고..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서는 글로벌화의 비용이 확 줄어듭니다.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장점이죠.”

-지금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주로 SNS를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가실 건지
 “사실 카카오톡을 내놓을 때 계획은 분기마다 3개씩 1년에 10개 이상의 앱을 출시할 계획이었습니다.그런데 카카오톡이 완전히 뜨면서 기존의 다른 팀을 다 정리하고 이거 하나에 집중하자는 쪽으로 갔죠.지금 한 팀만 빼고 전부 카카오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뜨긴 했지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선 얘기가 좀 다릅니다.저는 모바일에서 2개의 비즈니스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우선 커뮤니케이션인데,이와 관련해서 직원들하고 얘기하면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사람들의 기본적인 니즈가 크게 변할까? 사람들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방식이 변화되는 것 아닐까.모바일에서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그래서 카카오톡 카카오아지트와 같은 것을 선보인 겁니다.두번째는 콘텐츠입니다.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분명 콘텐츠 산업이 새롭게 부각될 겁니다.기존 PC 시절엔 불법 복제 때문에 게임을 제외하곤 (특히 국내에서) 다른 콘텐츠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스마트폰에서는 콘텐츠 시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아이위랩에서도 콘텐츠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그렇지 않습니다.따로 회사를 설립해서 그곳에서 전담할 예정입니다.이미 준비중에 있습니다.”

 김 대표는 그가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해 기대감이 큰 것 같았다.게임이라고 묻자 게임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게임은 한번 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것으로 승부를 봐야죠.게임 말고 다른 분야에서 승부를 볼 겁니다.”그는 살짝 힌트를 줬지만 그의 비즈니스를 위해 여기선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이번에도 NHN처럼 큰 회사 만들 건가
 “글쎄..큰 회사라기 보다는..NHN 창업할 때도 큰 회사보다는 100년 짜리 기업을 만들자고 했었습니다.국내 기업사를 보면 100년 넘긴 기업이 별로 없습니다.기업이 100년을 가면 그 자체로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겁니다.NHN은 100년을 영속할 기반을 갖췄다고 보고,또 다른 100년짜리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모바일은 그런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벤처기업 100개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신다는 건가?
 “제가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 설립에 자문을 하고 컨설팅을 해주고 자금을 모으는데 도움도 주고 벤처 설립에 있어서 각종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오랫동안 수익을 내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그런 기업들을 여럿 만드는데 이바지하자는 생각입니다.”

<김범수 NHN 전 대표와 분당 아이위랩 사무실에서 만났다.(햇살이 워낙 강해 사진이 좀 어둡게 나왔다.)그는 아이폰을 손에 들고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아이위랩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대표로 나서지는 않고 이제범 대표이사에게 일을 맡겼다.그는 앞으로 만들 100개의 기업에 대해서도 자신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아이위랩 이름 지을 때 좀 고민스럽지 않았느냐고 물었는데,지금도 이름때문에 고민이라고 했다.카카오 시리즈가 지금의 분위기를 쭉 이어간다면 회사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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