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아직 일천한 한국 IT(정보기술) 산업 역사에서, 특히 창업사에서 조원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창업을 해 성공한 경험을 가진 매우 보기 드문 인물이다. 새롬기술을 창업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다이얼패드를 개발해 한국 인터넷 창업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에서 한 차례의 창업을 더 거쳐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의 한국법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런 쟁쟁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최근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다. 나이 오십이 돼서 새로운 창업에 도전하는 그는 아직도 시도하고픈 아이템 리스트가 너무 많아 혼자 소화하기 힘들 정도의 왕성한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새롬기술과 다이얼패드, 구글 등을 거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는 이제 한국 벤처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고 있다.

새롬기술 창업 7

조원규는 한게임과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엔씨소프트의 김택진과 동갑내기다. 1966년생. 인터넷 발흥기의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세대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영화인의 길을 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고 지금도 영화에 빠져 지내는 나날이 많다. 어쨌든 그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마치고 유학을 가려고 했다가 아내와 만나 결혼을 하면서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박사 과정 중이던 19937, 조원규는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센터 연구원이자 학교 선배인 오상수, 최진근, 최환익 등과 함께 새롬기술을 창업했다. 조원규는 새롬기술의 핵심 사업 분야인 소프트웨어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오상수와 조원규는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창업이 꿈이었다. 다만 때가 무르익길 기다렸을 뿐이다. 실제로 이들은 카이스트에서 만나 매주 한 차례씩 Portware라는 소프트웨어 창업 준비 모임을 가졌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은 정도가 아니라 사업 아이템과 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첫 아이템으로 컴퓨터로 팩스를 주고 받는 사업을 생각해냈다. 컴퓨터와 통신이 연결되면 문서를 주고받는 일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오상수가 5000만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멤버가 5000만원을 모아 1억원의 자본금으로 역삼동에 오피스텔을 구했다.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돈을 못 벌면서 자금난이 심화됐다. 이들이 창업할 때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는 비전이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들은 금방 깨달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걸고 시작한 이들은 사무실 유지를 위해 뭐든 닥치는 대로 했다고 한다. 프린터 드라이버 개발 용역도 하고 홈페이지 만드는 작업도 대신 해줬다. 우여곡절 끝에 팩스맨’(FAXMAN)이라는 문서 송수신 프로그램이 나왔다. 지금이야 문서를 이메일로도 보내고 웹하드나 구글드라이브 등에 공유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당시엔 문서를 원거리로 전송하는 게 쉽지 않았다. 팩스맨은 문서를 팩스로 보내듯 원거리로 송신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컴퓨터에서 마우스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였다.

팩스맨을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일어났다.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새롬기술은 보이스맨, 데이터맨, 페이저맨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매출이 성장해 나갔다.

국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새롬기술은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한 것이다. 조 대표는 당시엔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로선 해외 시장 진출은 숙명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아무도 하지 못한 것을 누군가는 해야만 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오기 직전, 새롬기술 역시 해외 진출을 추진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던 조원규는 해외 시장 개척팀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문을 두드린다.

다이얼패드와 구글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새롬기술 경영진과 초기멤버들은 얼마 안 돼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처했다. 대한민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평가절하)하고 국내 경기 상황과 함께 모기업의 상황도 크게 악화된 것이다.

갑자기 본사로부터의 자금 지원이 끊겼어요. 어떻게 할지를 문의했는데, 일단 국내 상황이 어려우니 해외 팀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답변이 왔죠.”

본사 도움이 없을 것이 명확해지자 이들의 생존 본능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새롬기술의 기존 사업 영역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1997년에 처음 새롬기술의 해외 사업 개척 임무를 맡았던 안현덕, 조원규, 김도연 등 세 사람은 1998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된다. 아이디어는 김도연에게서 왔다.

1998년 말 크리스마스에 인터넷광고 단가가 올라가고 전화비는 내려가는 것을 본 김도연은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공짜 전화를 제공하는 수익모델을 구상했다. 조원규, 안현덕과 상의한 뒤 이들은 이듬해 19993월 한국계 투자회사로부터 자금과 사무실을 투자받아 실리콘밸리에서 다이얼패드 법인을 설립하고 그 해 1013일 제품을 출시했다. 인터넷전화의 대명사가 된 다이얼패드는 이렇게 탄생했다.

새롬기술과 별개의 법인으로 설립됐지만 이후 다이얼패드는 오히려 새롬기술의 중요한 사업이 된다. 한국에서 영업이 악화된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에서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다. 새롬기술은 실제 다이얼패드에 투자도 하고 국내외에 다이얼패드를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다이얼패드의 사업성이 부각되면서 새롬기술 주가는 2000년 한 때 300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고객이 최고 1400만명까지 불어나고 투자자금을 6000만달러나 받았다. 직원 수도 170명으로 늘어나는 등 미국에서 급성장을 거듭했고, 한국에서도 다이얼패드에 투자한 새롬기술이 액면가의 640배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런 호시절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00년초 나스닥 붕괴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인터넷산업에 대한 실망감이 번졌고 다이얼패드의 수익성에 대한 논란, 제품 품질에 대한 불만이 확산됐다. 다이얼패드 미국 조직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조직 관리에 어려움도 많아졌다. 결국 창업 210개월만에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다이얼패드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던 조원규 대표는 다이얼패드를 정리한 뒤 미국에서 오피니티란 인터넷 평판평가 업체를 창업했다가 2007년 구글코리아 연구개발부문 대표를 맡으면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실리콘배리에서 창업을 하면서 새 출발을 한 지 만 7년이 넘어 8년에 접어들던 시점이었다.

새로운 출발, 스켈터랩스

그는 구글에 오면서 기대한 것이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해보는 거였다. 초기 구글코리아에서는 그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구글이라는 세계 자체가 너무 커진 거에요. 구글이 커지다보니 저는 신문 기사 한 줄 읽을 시간도 없을 만큼 내부에 몰두할 수밖에 없게 되더군요.”

구글이라는 세계 자체가 워낙 거대하고 그 안에서도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서 다른 일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구글에서 독려했던 20% 프로젝트가 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구글은 원래 업무 시간의 20%를 딴 짓을 하는 데 쓰라고 독려했었다. 그 시간에 구상된 새로운 아이디어, 독창적인 비즈니스, 엉뚱한 사업 계획이 구글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는 구글의 창업가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경영철학이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 매출이 커지고 글로벌화되면서 20%의 의미가 점점 줄어들었다. “업무 시간에 다른 것을 구상해서 사업을 만들어도 몇 년 뒤에 고작 매출 1억 달러 정도를 올릴 뿐이에요. 벤처 기업 입장에서는 이게 엄청난 매출이고 의미있는 일이지만, 구글에서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게 되버린 거죠.”

구글에 오고 난 뒤 7년이 넘었다는 걸 알게 된 어느 날. “7년마다 새로운 일을 했더라구요. 때가 됐다 싶어서 나왔죠.” 20146월이었다.

그는 구글에서 진정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을 이번에 새롭게 시작했다. 그것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 작지만 빠르고 능력있는 실행조직을 만들어 이들이 실험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이런 과정을 거쳐 다수의 스타트업을 배출해내는 것이다.

<스켈터랩스 창업멤버들. 오른쪽 두번째가 조원규 대표.>

의 뜻을 듣고 과거 다이얼패드를 함께 창업했던 막강한 인물들이 모였다. 김도연, 안현덕 등이 그들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박철준·홍용완씨 등이 설립한 창업기획사 앤드비욘드(&Beyond)에서 자금을 투자했다. 앤드비욘드 내부의 기술창업팀으로 시작했다.

조 대표 등 구글 출신 엔지니어 4명이 앤드비욘드 사무실 한 켠에 터를 잡았다. 열다섯 명 팀원 중 60% 이상이 엔지니어다. 회사명은 스켈터랩스(SKELTERLABS)로 정했다. ‘SKELTER’사방으로 흩어진다는 뜻이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사방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가 스켈터랩스를 만든 것은 미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한국 창업 생태계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구글을 그만두고 한국의 창업 기업들을 돕는 한편 그들의 현실을 알기 위해 TIPS 심사위원을 맡았어요. 그런데 사실 너무 실망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벤처가 아닌 사업을 하려고 하더군요. 그냥 작은 시장에서 의미있는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도 나쁘진 않죠. 하지만 그것은 기술 기반의 벤처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냥 사업일 뿐인 거죠. 누군가는 제2의 구글, 페이스북을 만들어서 하키스틱(J모양) 같은 성장 곡선을 그려야 합니다. 그게 벤처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인 겁니다.”

그는 한국에선 왜 글로벌 벤처가 잘 안나올까를 고민했고 A급 인재가 모이는 창업 플랫폼을 만들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A급 인재가 모이게 하려면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대기업에 모여있는 A급 엔지니어들을 나오게 하려면 투자자의 역할이 지금 한국과 같은 방식이 되선 곤란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들은 그냥 자금만 투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금도 투자하지만 경험과 네트워크, 인사이트 등 방대한 분야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한국엔 파이낸스 투자자밖에 없는 것 같아요.”

 조 대표는 스켈터랩스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투자자-창업가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창업가는 실행하는 사람, 투자자는 목표 설정과 펀딩을 도와주고, 심지어 후속 투자까지 이끌어주는 존재라는 것. 창업가가 돈 구하러 뛰어다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일단 조 대표 본인이 스켈터랩스의 대표이자 이런 창업가 자신이 됐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켈터랩스 내에서 구체화해 비즈니스가 성장하면 스핀오프를 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컴퍼니 빌더로서의 첫 프로젝트를 자신이 스스로 시작한 것이다. 그게 201412월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새 추가되고 추가돼 이제 프로젝트 4개를 바라보게 됐다. 프로젝트별 대표들은 기업가로서 해당 사업을 책임지지만 스켈터랩스는 컴퍼니빌더로서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수행한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 배출해내는 컴퍼니빌더된다

썸데이(Thumbday)는 스켈터랩스의 첫 번째 아이템이지만, 조원규 대표가 갖고 있는 수많은 아이템 리스트의 하나일 뿐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 대표 본인이 기획하고 직접 총괄 지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그는 기록을 남기는 것은 좋아하지만 텍스트 입력은 싫어하는 자신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한다. 썸데이는 기록을 남기는 앱이다. 그런데 기록을 남기는 데 타이핑을 할 필요가 없다. 앱을 깔면 스마트폰 주소록에 있는 친구들이 자동으로 등록된다. 이 친구들이 앱을 같이 쓴다면 자신이 남긴 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혼자만 보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위한 기록이고 다른 이들과의 공유는 선택 기능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영화 관람을 하면 영화 항목을 관심사로 담고 같이 본 친구를 찾아서 추가하고 사진을 넣고 함께 저녁 먹으러 간 위치를 표시하거나 사진을 올릴 수도 있다. 여행 중의 기록도 엄지 손가락으로 툭툭 치듯이 몇 번만 클릭하면 상세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텍스트를 입력할 필요는 거의 없다. 앞으로 하려는 일, 계획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기록도 가능하다. 이것 역시 주로 영상과 이미지, 위치 지도, 타임테이블 등으로 대부분 표현할 수 있다. 매 순간 기록을 남기고 이것이 축적되면 개인에게도 상당히 의미있는 데이터가 되겠지만 썸데이 차원에서도 엄청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많이 다니거나, 외부 활동(외부 손님과의 미팅 등)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 많다. 기록을 그때 그때 남기고 싶어도 번거로워서 못 했던 사람들이나 스마트폰에서 글 쓰기가 힘든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외부 활동이 많지 않더라도 쓰임새는 얼마든지 다양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 즐겨듣는 책이나 음악 등에 대한 기록을 쉽게 남길 수 있다. 자신이 최근 생각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간단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엄지손가락 클릭 몇 번이면 가능하다.

데이터가 쌓이면 차차 개인화된 추천 기능 등 추가를 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최근 Facebook SNS 에 지친 사람들이 탈 SNS 경향을 보이고 있다개인화 Application 에 대한 필요성 대두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by wonkis

*이 글은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의 스타트업 스토리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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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한국형 초기 화면 포기

뉴미디어 세상 2010. 9. 3. 17:14 Posted by wonkis

구글이 한국형 초기 화면을 결국 포기했다.지난해 12월 단행한 지 9개월여 만에 다시 원래대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 2일 구글코리아 최원준 프로덕트매니저(PM)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코리아 홈페이지 플랫폼 및 디자인을 글로벌 홈페이지와 동일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PM은  “이전까지는 플랫폼이 달라서 국내에는 도입을 하지 못했던 기능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새로 도입되는 혁신적인 기능들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그 시작으로 구글 글로벌 홈페이지에 최근 도입되었던 첫화면 배경 이미지 설정 기능과 구글 페이드-인 기능을 이번 개편과 동시에 국내 사용자들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코리아가 다시 본사의 초기 화면으로 복귀한 것은 지난해 12월 도입했던 한국 포털 방식의 초기 화면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구글은 지난해말 '한국 사용자의 특성에 맞춰서 포털 방식을 도입한다'고 설명했었다.하지만 그 뒤로도 구글코리아의 검색 점유율은 전혀 상승하지 못했다.구글에 사용자들이 오지 않는 것이 초기 화면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구글의 이번 설명이 꼭 변명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실제로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만 특화된 초기 화면을 만든 이후 유일하게 다르다는 점 때문에 본사의 서비스를 그대로 옮겨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여러차레 내부적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사의 다양한 기능들이 들어오는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 그것 또한 의문이다.검색이 기본인 사이트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검색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구글을 모바일에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 구글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 아닐까.

한편 기존 구글코리아 첫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이 시간 인기토픽’은 한국형 iGoogle 기본 설정에서 바로 이용이 가능하며, ‘인기 블로그’도 구글 블로그 검색 첫페이지에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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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해 12월 구글코리아의 웹페이지 초기 화면을 한국적 특수성에 맞춰서 개편한 바 있다.간단한 구글 검색창 하나만 달랑 있는 전 세계적인 공통 초기 화면 디자인을 한국에서만 특수하게 바꿔서 적용한 것으로 화제가 됐었다.당시 구글은 www.google.co.kr의 검색 초기 화면에 검색창 밑에 인기 블로그,화제의 인물,그리고 이 시간 인기 토픽 등을 배치,한국의 포털들이 쓰고 있는 백화점식 정보 카테고리 나열 방식의 일부를 도입했다.물론 그대로 따라하진 않았고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가장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정보성 섹션을 전면에 배치했다.

 그 뒤로 7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지금까지의 결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구글코리아측에서도 "방문자수나 페이지뷰 등에서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실제로 코리안클릭이나 랭키닷컴 메트릭스 등 인터넷 조사업체들의 조사 결과를 봐도 여전히 구글코리아의 검색 점유율은 2%대에 머물고 있고(간혹 주간 기준으로 3%대를 넘어서긴 했지만) 월간 순방문자수도 500만명-600만명에서 오가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구글의 최대 장점은 검색인데,전면에 콘텐츠가 부각됨으로써 검색 유인이 좀 사라지는 결과도 있었고 콘텐츠 부문에 있어서는 기존 한국의 다른 포털들과 차별성이 희석되면서 부각되기 어려운 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즉 개편에 따라 검색과 콘텐츠 양쪽 모두에서 실리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하지만 7개월의 시간은 아직 결론을 내리긴 이른 시점이다.방문자의 숫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페이지뷰 등이 꾸준히 상승하는 등 일부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현재 구글코리아는 음성검색을 선두로 한 모바일 검색 및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 서비스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모바일에서는 한국에서 초기부터 자리를 잡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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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구글코리아 사이트(www.google.co.kr)를 한국 포털 방식으로 완전히 개편한다.구글이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단순한 검색창 위주의 초기 화면을 버리고 현지 사정에 맞춰 사이트를 바꾸는 것은 처음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는 20일 “초기 화면에 다양한 정보가 담길 수 있도록 콘텐츠 목록과 내용을 개편하고 있다”며 “포털의 백화점식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구글은 개편된 초기 화면을 다음달 초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개편되는 구글의 초기 화면은 단순·간명함을 지향하는 구글의 색깔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테고리를 첫 화면에 노출한 점이 특징이다.구글 로고와 검색창이 조금 위로 올라가고 검색창 바로 아래,즉 사이트 중앙에 네이버,다음 등과 유사하게 블로그,인물,핫 이슈 등 세 가지 콘텐츠가 초기 화면에 배치된다.초기 화면 하단부에는 텍스트큐브,피카사,지메일 등 구글의 주요 서비스가 배치된다.

검색 결과 페이지도 완전 개편된다.구글은 기존의 페이지 우측에 별도로 나타나던 동영상과 이미지 검색 결과를 모두 좌측 메인 검색 결과로 이동시켜 한 눈에 보기 쉽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우측에는 ‘관련 검색’ ‘관련 토픽’ ‘HOT(핫) 토픽’을 상시 배치해 검색어와 관련된 이슈를 쉽게 찾아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오바마 대통령’을 검색하면 ‘이명박 오바마 정책’이 관련 검색어로 나오며 밑에는 ‘한미정상 북핵 일괄타결’과 같은 최신 토픽들이 제시된다.‘HOT 토픽’은 검색어와 상관없이 최신 이슈를 추천해 준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런 한국 포털식 개편을 ‘구글의 굴복’으로 평가하고 있다.지난 2006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뒤로 자사의 서비스 방식을 고집해 왔지만 점유율이 2-3%대에 머물며 고전을 거듭하자 결국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춰 서비스를 바꿨다는 것이다.인터넷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 11월 16일 현재 구글코리아의 검색 점유율은 고작 2.23%에 머물고 있다.검색 광고 분야에서도 최대 고객인 다음과 최근 결별하면서 광고 영업이 극도로 위축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구글측은 이번 개편을 한국에서 지난 3년간 공들인 현지화 작업의 완결판이라고 보고 있다.그 동안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한국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온 결과라는 것이다.포털 사이트와 달리 초기 화면에 지저분한 광고를 일절 노출하지 않는 등 ‘광고로 소비자 편의를 해치지 않는다’는 구글의 원칙은 살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얼핏 보기엔 포털 사이트와 유사해보이지만 첫 화면이 뜨는 시간을 0.01초까지 계산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콘텐츠 배치를 최소화했다”며 “광고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주인이라는 구글의 원칙은 한국에서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구글로서는 Don't be evil 이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한국 소비자의 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타협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구글코리아측이 이번 사이트 개편에 대해  "그 동안 한국 소비자들이 '구글 사이트에 들어오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해왔다. 현지 소비자에게 맞추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구글의 이번 개편을 요약해보면 한국에서 네이버,다음,SK컴즈 등 포털들이 제공하는 놀이터 기능을 사이트에 적용한 것이다.검색창만 달랑 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것을 반영해 놀이 기능을 일부 더한 것이다.그렇지만 추가된 놀이 기능에 새로 유입되는 고객이 많을지,구글의 변화에 실망하는 고객이 많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다만 구글 본사가 이것을 허락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구글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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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글코리아가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다.구글이 한국에서 인터넷기업을 인수하는 첫 사례로 태터앤컴퍼니를 선택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구글이 왜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했을까? 태터앤컴퍼니는 왜 구글의 품에 안겼을까?

 태터앤컴퍼니 경영진의 선택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우선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다.태터 내부에서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수익 모델에 대한 답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인터넷에서 서비스의 질보다 확장성과 범용성,그리고 모델에 의해 수익성이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태터가 수익원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태터는 광고 수익 쉐어 및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로 수익원 발굴에 힘썼지만 장기적인 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보여진다.

 두번째는 서비스의 글로벌화에 대한 갈망이다.노정석 대표나 김창원 대표 모두 인터넷 서비스는 글로벌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특히 노 대표의 경우 창업을 준비하던 2005년부터 회사를 설립하면 초기부터 해외로 갖고 나갈 생각을 했다고 한다.이런 입장에서 구글은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코드 문제다.태터앤컴퍼니는 내가 볼 때는 국내의 다른 포털들과는 좀 코드가 맞지 않는다.지나치게 착한 척을 하긴 하지만 구글이 분명 국내 포털들보다 사용자들의 환경 개선에 보다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물론 그것은 자기네들의 더 장기적인 이익 창출을 위한 무서운 전략에서 나오는 것이지만)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즉 국내에선 아직 덩치도 작고 코드도 맞는 구글과 힘을 합해야 태터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더 용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럼 구글은 왜 그랬을까?구글로서는 작은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지난 2006년 첫눈 인수전에서 NHN에 선수를 뻇긴 구글코리아로서는 이번에 전력을 가다듬은 상태에서는 다음 등 다른 유력 기업들이 달려든 태터앤컴퍼니 인수전을 자신들이 마무리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구글이 태터를 인수한 것을 보면 국내에서도 역시 구글은 구글이라는 생각도 든다.다른 동영상 포털 등을 인수함으로써 자신들의 색깔을 해칠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한편으로는 구글이 국내에서 큰 모험을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는 점도 엿보인다.

 구글은 현재 한국에서 매니아 성향이 강한 서비스다.즉 아주 대중화되지는 않았다.태터 역시 마찬가지다.매니아적인 성향이 강하다.둘 다 한국에서는 마이너라고 할 수 있다.해외 시장에서는 아주 보편적이거나 보편적인 성향을 보유한 두 회사의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아주 매니아적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구글은 이번 인수로 자신들의 색깔을 더 강화했다.그리고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벌일 기반도 확보했고 무엇보다 태터라는 회사의 젊지만 스마트한 경영진과 개발진도 손에 넣었다.
 사용자 기반 입장에서는,분명 확대되겠지만 태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나같은 초보자도 있지만 상당한 비율의 하드코어 유저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사용자 가반 확대 효과는 누리지 못할 듯 싶다.이 부분에서도 대폭적인 확대보다는 강화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하지만 구글이 기대하고 있는 검색 콘텐츠 강화라는 점에선 큰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구글의 태터앤컴퍼니 인수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갈 공산이 크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개인적으론 좀 아쉬움이 남는다.솔직히 난 태터가 좀 더 독자적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경영을 안 해 본 사람의 순진한 마인드일 것이다.)

 태터앤컴퍼니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태터의 구글 피인수는 좀 애매한 시점에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아예 일찌감치 넘겨서 초창기부터 글로벌화를 했던가 좀 더 키운 다음에 비싼 값에 팔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한가지 더.지금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는 당장 돈을 벌지 않더라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벤처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그래도 내 기준으로 봤을 때 그런 아이디어가 있는 얼마 안 돼는 기업 중 하나가 구글에 넘어 간 것에 대해 한국 인터넷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봐야 할지,아쉽다고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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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경제가 함께 기획해서 IT기업들 탐방기를 만들어가는 '파워블로거,IT기업에 가다'가 드디어 시작됐다.관련 기사는 링크 참조.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177.asp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4/29/200804290036.asp

 지난 번에 간단하게 내용을 올렸는데,헤럴드경제에서 그날 나왔던 대부분의 이야기를 소화했다.상당히 많은 내용이었는데,권선영 기자께서 워낙 깔끔하게 정리를 잘 했다.
 
 사실 나로서는 파워블로거니 하는 부류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 아니지만 당초 처음부터 태터앤미디어와 이런 일종의 행사를 기획한 초기 멤버란 점에서 동행하게 됐으니,영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브루스님이나 후글님이 질문을 많이 하면서 이날 분위기를 주도했는데,개인적으로는 이원진 사장님의 답변 중 '구글은 실패도 빨리 경험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콘텐츠를 내부적으로 계속 생산하면서 사용자들을 가두고 있는 네이버가 지금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닫힌 인터넷이 결국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지적도 공감이 갔다.)

 사실 구글이 내놓는 서비스들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에서 별로 재미를 못 보고 있는데,이에 대해 구글에서는 실패도 빨리 경험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아주 신중하게 고민하고 개발해서 하나씩 선보이기 보다는 최대한 시장 상황에 맞는 서비스들을 빠르게 선보이면서 맞을 매는 맞고,실패도 경험하면서 생존 법칙을 찾아간다는 말이다.

 어차피 영원히 베타서비스일 수 밖에 없는 인터넷의 속성상 실험적인 서비스들을 계속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 같다.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읽어내고 그들의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인터넷 기업도 서비스 업체라는 측면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그리고 그런 점에서 구글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은 구글이 빨리 실패를 경험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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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기업체를 방문할 때와 블로거로서 방문할 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7일 ‘블로거간담회’의 첫번째 대상으로 구글코리아를 방문하면서 처음에 그런 궁금증이 있었다.내가 취재를 목적으로 갈 때와 그저 관심이 있어서 갈 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점이었다.나의 자세도 궁금했고 구글코리아쪽의 반응도 알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많은 차이가 있었다.일단 자리가 비교할 수 없게 편했다.(내가 기사를 안 써도 된다는,즉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었을까?)질문도 차이가 났고 분위기가 아주 자유스러웠다는 점도 분명히 달랐다.어쨋든 마치 기자간담회처럼 진행된 구글코리아 블로거 간담회는 재밌는 얘기들이 제법 나왔다.역시 사람들이 좀 모이면 자리는 재밌어진다.

 우선 참석자를 소개하면 이날 구글에 대한 대표적인 블로거인 후글님과 브루스님,그만님,버섯돌이님,소금이님,김태우님,멜로디님,그리고 나까지 총 8명의 블로거가 구글을 찾았다.구글에서는 이원진 사장,조원규 사장,황성현 상무,그리고 김경숙 이사께서 나오셨다.자리를 주관해 주신 태터앤미디어의 젊은영 팀장과 꼬날님도 배석했다.블로거들의 방문기를 취재하기 위해 헤럴드경제의 권선영 기자까지 왔으니 제법 모양새가 갖춰진 셈이다.

 제목으로 뽑은 ‘국내 포털의 이중적인 태도,이해가 안간다’는 구글코리아 조원규 사장의 말씀이었다.가만히 있었으면 절대 이런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지만 브루스님과 후글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지다 이런 말씀도 하게됐다.(블로거들은 기자들보다 훨씬 질문이 많았다.이런 부분은 차이점이라고 할 만 하다.그런 점에서 정말 나는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상대방이 답변을 잘 안 할 거라고 지레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사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든 물어보러 간 사람은 질문을 해야 한다.그게 존재 이유다.)

 이 대답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복합적인 반응이 이어지다 내린 결론이었다.브루스님의 질문은 ‘네이버에 대한 구글의 시각과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지’였고 후글님의 질문은 ‘모바일에서 유투브를 비롯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였다.관련이 없는 질문처럼 보이지만 대답을 하시는 분들의 입을 통해 교묘하게 연결이 됐다.

 조원규 사장과 이원진 사장 대답의 흐름이 재밌다.그대로 쭉 옮겨보겠다.

 조원규:“네이버는 아주 훌륭한 회사입니다.한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잘 만들고 있는 회사죠..하지만 네이버를 따라한다는 말을 듣기는 싫습니다.”(웃음)
 꼬날:“아 따라한다는 말씀은 듣기 싫으시군요?”
 이원진:그렇죠..어쨋든 네이버는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다만 우리와 비교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포털과 검색 회사를 비교한다는 것은 좀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포털이 아닙니다.구글은 오픈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포털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오픈시스템이 아닐 때는 할 수 없는 것들이 구글에는 많습니다.구글의 서비스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조원규:“굳이 전망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전 세계에서 포털과 검색을 1등으로 하고 있는 회사가 거의 없습니다.그런 점에서 보면 네이버는 아주 특이한 회사입니다.검색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것이 아주 중요한데,벽이 있는 서비스는 오픈된 서비스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많은 콘텐츠를 한 회사에서 결정하고 컨트롤하려고 하는 사례를 네이버가 보여주는 셈인데,사실 컨트롤하는 회사에서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그 양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그렇게 되면 오픈 시스템에 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동안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후글님의 질문이 나왔다.

 후글:유투브나 이런 구글의 서비스들을 휴대폰에서 언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될까요? 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이원진:저희도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그 문제의 열쇄는 저희보다는 이통사들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한국과 같은 모바일 환경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조원규:“모바일에서 웹을 이용하는 것이 폐쇄적이기 때문이죠.국내 포털들이 많이 주장하는 겁니다.그런데 사실 국내 포털들 역시 웹에서 사용자들을 가둬놓고 있습니다.웹에서는 자신만의 세계에 있는 국내 포털들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통사때문에 닫혀 있다고 불평하고 있는 겁니다.그렇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다.뭣 때문에 그렇게 된지는 논란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모습은 딱 그렇다.
***이 자리에서는 이것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날 취재를 하러 온 권선영 기자를 생각해 이 정도에서 일단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추가적인 이야기는 권 기자가 기사를 올리는 시점에 나도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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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원기입니다.지난 3월2일자로 정치부로 발령을 받고 이후 한동안 블로그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핑계는 새로 바뀐 부서와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거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인터넷/게임 기업들의 CEO,창업자를 비롯한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썼습니다.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제가 IT부 기자였기 때문이었는데,제 처지가 바뀌는 바람에 정체성 고민이 시작된 겁니다.그래서 그러면 안되는데,블로그를 열어놓고 아무런 콘텐츠 생산을 못 해 왔습니다.너무나 죄송하고,그 동안 여러 방면에서 저를 지지하고,격려하고 질책해주셨던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민이 끝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사람들의 이야기는 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대신 정치부에 있으면서 새롭게 경험하는 정책적인 부분이나,소비자로서 느끼는 부분을 새롭게 추가할 것 같습니다.과거 썼던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전략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내일(17일) 블로거들의 구글코리아 방문을 기점 삼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구글코리아의 이원진 사장님과 김경숙 이사님 등 여러분을 만나뵙고 구글코리아의 기업문화와 구글코리아만의 서비스 동향 및 계획 등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잊지 않고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새롭게 시작하는 임원기닷컴이 되겠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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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뜻밖의 발언이었다.발끈한 어투라고 생각할 만큼 강한 발언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나왔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수요스터디에 강사로 참석했다가 이런 돌발 발언을 했다.한참 구글 검색 엔진의 재밌고 유익한 기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던 중 어떤 기자가 ‘구글 데스크톱서치가 기능이 좋은데 왜 윈도비스타에서는 계속 에러가 나느냐’고 물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원진 사장이 “윈도비스타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합니까”고 반문한 것이다.자리에 동석했던 김경숙 구글코리아 홍보담당 이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구글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다 나온 돌발적인 질문에 순간적으로 너무 솔직하게(?) 답한 이원진 사장도 바로 분위기를 눈치채고 당황해하기 시작했다.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던 분위기였는데 이 대목부터 이원진 사장이 일어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걸치고 있던 자켓도 벗었다.땀 나는 상황이었을 것 같다.

 원래 질문이 기대했던 답변은 (스터디라는 마일드한 분위기를 고려해볼때) ‘앞으로 에러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던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중에 기술자의 상담을 받도록 해서 해결하겠다’ 정도인 것 같았다.하지만 답이 너무 멀리,세게 나갔다.그렇다고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일.바로 수습에 들어간 이원진 사장.

 이원진 사장은 이때부터 약 10분간에 걸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폐쇄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개발단계부터 제품이 판매된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시스템(OS)에 대한 폐쇄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제품 출시에 맞춰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물론 상황 수습을 위해선 MS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부족했다.

 구글은 이와 전혀 다른 정책으로 고객 위주의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 이어졌다.최근 공
개한 안드로이드에서 보듯 구글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코드를 개방해 개발자들과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구글의 속셈이야 다른 곳에 있겠지만 어쨋든 틀린 말은 아니었다.MS의 그런 정책은 지금의 MS를 있게 해줬지만 그 덕에 여기저기서 욕도 많이 먹게 만들었다.

 수습을 위해선 더 나가는 것이 필요했다.이원진 사장은 한국 온라인광고 시장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고 강조하면서 그만큼 한국 시장이 구글에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했다.(구글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구글이 왜 이제서야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가 안 가긴 한다.어쨋든 한국 유저들 입장에서는 구글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구글코리아 현재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3배가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구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년새 직원이 3배 이상 늘어난 곳도 한국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원진 사장의 답은 “한국 시장만큼 어려운 시장이 없다는 것을 구글 본사에서도 잘 알고 있다.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이 그만큼 앞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까다롭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통하는 서비스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루하고 따분한 구글 자랑이 이어질 것이라고 당초 예상한 자리였는데,뜻밖의 상황과 재미난 발언이 이어진 ‘스터디’였다.끝은 당초 예상대로 진부하게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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