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0000일의 전쟁

책 다시보기 2008. 12. 18. 22:08 Posted by wonkis
혹시 조만간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지? 아니면 언젠가 한번쯤 베트남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나는 그런 분들에게 숱한 베트남 관련 여행 서적보다 마이클 매클리어라는 CBC 특파원이 쓴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을유문화사)이란 책을 권한다.

베트남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나였지만 이 책은 단숨에 나의 이런 무관심을 호기심으로 바꿔 놓았다.

제목에서 예상하듯 이 책은 베트남전쟁에 대한 내용이다.그리고 미국의 기자가 썼기 때문에 미국이 얼마나 이 전쟁을 무책임하게 시작했고 승산없는 싸움을 했는지,아울러 베트남을 희생양으로 만든 당시 국제정치적인 상황과 열강들의 치열한 외교전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때론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달되는 것이 있는 법.저자가 얼마나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미국의 그런 '목표와 전략이 없었던 전쟁'보다는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독립을 갈망해 왔으며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이를 위해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워왔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즉 베트남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웠고,미국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싸우지 못한 것 같다.이것이 승패를 갈랐다.

나는 베트남은 출장으로 몇 차례 다녀온 게 전부지만,'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베트남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느낌을 베트남의 거리에서 받았다.뭐랄까.억척스럽다고 해야 할까.베트남 사람들은 눈빛이 강했다.나는 베트남 시내 곳곳에서 또는 제법 유명하다고 알려진 관광지를 다니면서도 베트남 전통 의상과 모자를 쓰고 우두커니 거리에 서서 관광객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베트남 소녀들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그 눈빛은 외국인에 대한 단순한 동경이나 호기심이 아닌 것 같았다.그렇다고 적개심도 아니었다.강렬한 투지라고 해야 할까.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꺾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눈빛.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을 읽으면 그런 베트남 사람들의 눈빛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왜 그들이 그런 눈빛으로 외국인들을 쳐다보는지.그리고 그건 결코 한이 서린 눈빛이 아니다.말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책 다시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글이 만든 인터넷 룰  (2) 2009.03.01
블로그,당신의 삶을 바꾸는 정보혁명  (8) 2009.02.18
소유의 종말? 접속의 시대!  (3) 2008.12.13
마이 스타트업 라이프  (2) 2008.12.04
디지털 보헤미안  (6) 2008.12.01
,
다녀왔습니다.
월요일에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온 딱 일주일간의 출장이었는데,한달 동안 다녀온 것 처럼 느껴지네요.그만큼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은 전혀 안되고 휴대폰도 수시로 불통되는 지역에 일주일간 살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을 때 부터 블로깅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글이 저장이 안돼고 중간에 접속이 자꾸 끊기면서 계속 실패,결국 오늘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그냥 인터넷은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작년에 베트남 호치민에 갔을 때만 해도 인터넷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하노이는 호치민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데다가 하노이에서 60-7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주로 있다보니 인터넷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라오스의 경우는 최빈국이라고 칭해지듯 현지인들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원시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고 수도인 비엔티앤을 벗어나자마자 저 역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뭐 언제부터 그리 인터넷을 해 왔다고 인터넷이 안되면 큰일날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막상 일주일간 온라인이 전혀 불가능한 지역에 있다보니 또 나름대로 편안하고 여유롭고 다른 사람들의 세상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엔 인터넷때문에 너무 모든 것이 공개돼 있고 인터액션이 많아 피곤함도 큰 것 같습니다.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것이지만 인터넷을 잠시 떠난 생활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오히려 인터넷이라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도 있구요.
,

베트남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

게임이야기 2008. 2. 16. 19:00 Posted by wonkis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게임을 좋아할까? 동아시아 지역에서 어디를 가든 한국 게임이 1위를 달리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베트남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베트남에서는 지금 중국 게임이 가장 인기가 높다.중국의 Kingsoft가 개발한 ‘Swordman Online’이 무려 평균 동시접속자수 21만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 순위
순위  /  게임명   /  퍼블리셔 /  평균 동시접속자수
1위  Swordman Online / Vina Game /  21.0만명
2위  오디션   / VTC  /   6.5만명
3위  Boom Online(비앤비)  / Vina Game /  3.5만명
4위  First Myth  / Vina Game /   3.0만명
5위  Thien Long Bat Bo  / FPT  /   2.8만명

21만명이란 숫자가 평균 동시접속자수이기 때문에 놀랍다.(개인적으로는 약간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베트남의 인터넷 인프라가 이만한 수준의 동접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때문에) 어쨋든 비나게임과 업계에 따르면‘Swordman Online’은 부동의 1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위와 3위는 모두 한국 게임이다.2위는 베트남 최고 게임회사인 VTC가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 오디션,3위는 역시 비나게임이 서비스하고 있는 붐온라인(비앤비)이다.

 오디션은 정말 놀라운 게임이다.오디션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한국 수준에서 보면 그닥 뛰어나지 않은 그래픽에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면 정말 재밌다.오디션은 중국에서도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데,이런 것을 보면 게임이 굳이 그렇게 복잡하고 정교하고 화려해야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닌 것 같다.오디션의 활약을 보고 있자면 게임은 역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로서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엠게임이 서비스하는 열혈강호가 베트남에서도 게임 순위 10위권에 들어가 있다.최근 아시아소프트 베트남이 서비스하기 시작한 한국 온라인게임 '카발온라인'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순식간에 동접자수 기준으로 10위 안에 들었다.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카발온라인'까지 합치면 10개 게임 중에 4개가 한국 게임인 셈이다.이만하면 괜챦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 게임이 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베트남의 정서가 보다 중국과 밀접하다고 볼 때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선전이 결코 과소평가되서는 안될 것이다.

,

베트남 PC방 체험기

게임이야기 2008. 2. 16. 18:59 Posted by wonkis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게임을 대부분 PC방에서 즐긴다.한국처럼 초고속인터넷이 집집마다 발달하지 않았기에 PC방이나 사무실같이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곳에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PC방을 베트남에서는 인터넷샵(Internet Shop)이라고 한다.베트남의 PC방 역시 한국의 PC방이 전파된 것이라고 하니 한국 PC방의 선구적인 측면에 한번 놀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어쨋든,베트남까지 갔으니 PC방을 안 갈 수가 없다.넥슨의 비앤비를 서비스하는 비나게임을 방문했다가 베트남 PC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한 PC방 내부 모습.20여대의 PC를 갖춘 이 PC방은 베트남에서는 제법 큰 PC방축에 든다.>



비나게임이 위치한 곳은 디스트릭트 3 지역이었는데 이 동네엔 PC방이 별로 없다고 한다.회사를 소개해주고 베트남 게임 시장에 대해 설명해준 비나게임의 호앙 팜 매니저는 PC방이 밀집해 있는 디스트릭트2 지역으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자고 헀다.호치민시는 디스트릭트1부터 8까지와 고유명사 디스트릭트 4개 등 총 12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한국으로 치면 무슨무슨 구 이런 셈이지만 한국 서울이나 부산의 구처럼 지역이 크지 않고 아담하다.도시가 작아서일 거다.그래도 구역이 비교적 정확하게 나뉘어져 있어 지도를 한번만 보면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가 있었다.그런 점은 서울보다 나았다.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한다는 호앙 팜 매니저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호치민 시내 유람 겸 PC방 나들이를 갔다.(오토바이를 사실 난 처음 타 봤는데,남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남자가 뒤에서 타고 간다는 것이 참 뻘쭘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어디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서였다.허리를 잡자니 거시기하고 뒤 손잡이를 잡자니 속도가 빨라지면 떨어질 것 같았다.그래서 할 수 없이 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갔다.호앙 팜 매니저도 무척 어색했을 것이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끼리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은 우리 뿐이었다. -.-;;)


<PC방이 밀집돼 있는 호치민시 디스트릭트2 지역의 사거리.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롯데리아 간판이 보인다.>


베트남에서 PC방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호치민시와 하노이시 뿐이라고 한다.다른 지역에서는 PC방을 거의 보기 힘들다고 하니 확실히 상황은 열악하다.하지만 호치민 시와 하노이시에 집중된 PC방 수를 합하면 2만여개에 가깝다고 하니,한국이 현재 PC방 수가 2만2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물론 PC방당 PC 숫자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겠지만)


PC방 이용 요금은 베트남 화폐로 1시간에 1만동 정도였다.PC방에 따라 이것도 물론 차이가 많이 났다.1만동이면 한국 돈으로 약 700원 정도니,베트남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그리 싼 것은 아니다.그래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새카맣게 주차시키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어보이지 않았다.


PC방에 깔린 PC의 초기 화면은 넥슨의 비앤비(베트남 게임명 붐 온라인)가 많았다.플레이하는 게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넥슨이나 엠게임 등의 게임들이 바탕화면에 아이콘으로 설정돼 있어 베트남어를 몰라도 조금만 조작하다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됐다.


PC방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뭘까? 그 의문은 조금만 둘러보니 금방 풀렸다.

,

<최근 베트남 출장을 가서 현지 게임 시장을 살짝 맛보고 왔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고,게임이라는 장르는 이미 매우 대중화돼 있었다.하지만 호치민 시내에서 만나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대중성과 달리 시장은 아직 매우 작은 상태다.

 올해 3500만달러 규모가 예상되고 있고 내년에는 4500만∼5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시장 규모만 따져도 작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10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하지만 성장성 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4년까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한국의 1995∼1996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한국보다 온라인게임측면에서는 8∼9년 정도 뒤져 있다.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05년부터다.중국 온라인게임 ‘Swordman Online’을 비나게임(Vina Game)이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2005년 시장 규모는 불과 300만 달러.지난해 2000만 달러로 커진 시장이 올해 35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속도는 매우 빠르다.


 

 한국에서도 그랬고 중국이나 미국에서 지금 그러하듯이 베트남에서도 온라인게임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이유는 간단하다.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베트남 기업들의 80%는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정도다.아직 일반 가정에서 인터넷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회사 사무실이나 시내 곳곳에 있는 인터넷샵(한국식으로 말하면 PC방)에서 언제든 인터넷,게임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인터넷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원인으로 꼽힌다.베트남 정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70%가 35세 이하 청년층으로 구성돼 있다.이중 인터넷 인구는 약 20%인 1600만명 정도다.게이머는 이 중 3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내년에는 인터넷 인구가 2300만명으로 늘어나고 게이머는 500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트남 온라인게임업계의 기대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이 확산될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지금은 호치민,하노이 등 대도시 위주로 국한된 인터넷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확산되는 속도와 인터넷 이용자의 증가율이 지금처럼 빨리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확실하지 않다.한국과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산업은 초고속통신망 구축이 중요하고 이것은 상당 부분 정부의 의지에 의해 이뤄지곤 한다.인터넷 확산이 지연된다면 베트남의 온라인게임 산업의 미래를 점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공산당 서기장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기 밝힌 사료는 없지만 베트남에서 만난 업계의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의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베트남에서 인터넷,온라인게임사업 등을 하고 있는 태국 기업 아시아소프트 Gerry Ung 이사는 “베트남이 경제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확실히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인터넷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BLOG main image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블로그.
by wonkis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66)
뉴미디어 세상 (119)
게임이야기 (66)
임원기가 만난 사람들 (55)
(책)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그 이후 (61)
夢幻泡影-삶과 꿈,살아가는 이야기 (55)
책 다시보기 (25)
한국의 스타트업 (293)
San Francisco&Berkeley (29)
스타트업 소식 (17)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 (26)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VC (14)

달력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wonkis'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