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PC방 체험기

게임이야기 2008. 2. 16. 18:59 Posted by wonkis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게임을 대부분 PC방에서 즐긴다.한국처럼 초고속인터넷이 집집마다 발달하지 않았기에 PC방이나 사무실같이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곳에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PC방을 베트남에서는 인터넷샵(Internet Shop)이라고 한다.베트남의 PC방 역시 한국의 PC방이 전파된 것이라고 하니 한국 PC방의 선구적인 측면에 한번 놀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어쨋든,베트남까지 갔으니 PC방을 안 갈 수가 없다.넥슨의 비앤비를 서비스하는 비나게임을 방문했다가 베트남 PC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한 PC방 내부 모습.20여대의 PC를 갖춘 이 PC방은 베트남에서는 제법 큰 PC방축에 든다.>



비나게임이 위치한 곳은 디스트릭트 3 지역이었는데 이 동네엔 PC방이 별로 없다고 한다.회사를 소개해주고 베트남 게임 시장에 대해 설명해준 비나게임의 호앙 팜 매니저는 PC방이 밀집해 있는 디스트릭트2 지역으로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자고 헀다.호치민시는 디스트릭트1부터 8까지와 고유명사 디스트릭트 4개 등 총 12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한국으로 치면 무슨무슨 구 이런 셈이지만 한국 서울이나 부산의 구처럼 지역이 크지 않고 아담하다.도시가 작아서일 거다.그래도 구역이 비교적 정확하게 나뉘어져 있어 지도를 한번만 보면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가 있었다.그런 점은 서울보다 나았다.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한다는 호앙 팜 매니저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호치민 시내 유람 겸 PC방 나들이를 갔다.(오토바이를 사실 난 처음 타 봤는데,남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남자가 뒤에서 타고 간다는 것이 참 뻘쭘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어디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서였다.허리를 잡자니 거시기하고 뒤 손잡이를 잡자니 속도가 빨라지면 떨어질 것 같았다.그래서 할 수 없이 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갔다.호앙 팜 매니저도 무척 어색했을 것이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끼리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은 우리 뿐이었다. -.-;;)


<PC방이 밀집돼 있는 호치민시 디스트릭트2 지역의 사거리.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롯데리아 간판이 보인다.>


베트남에서 PC방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호치민시와 하노이시 뿐이라고 한다.다른 지역에서는 PC방을 거의 보기 힘들다고 하니 확실히 상황은 열악하다.하지만 호치민 시와 하노이시에 집중된 PC방 수를 합하면 2만여개에 가깝다고 하니,한국이 현재 PC방 수가 2만20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물론 PC방당 PC 숫자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겠지만)


PC방 이용 요금은 베트남 화폐로 1시간에 1만동 정도였다.PC방에 따라 이것도 물론 차이가 많이 났다.1만동이면 한국 돈으로 약 700원 정도니,베트남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그리 싼 것은 아니다.그래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새카맣게 주차시키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어보이지 않았다.


PC방에 깔린 PC의 초기 화면은 넥슨의 비앤비(베트남 게임명 붐 온라인)가 많았다.플레이하는 게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넥슨이나 엠게임 등의 게임들이 바탕화면에 아이콘으로 설정돼 있어 베트남어를 몰라도 조금만 조작하다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됐다.


PC방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뭘까? 그 의문은 조금만 둘러보니 금방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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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 출장을 가서 현지 게임 시장을 살짝 맛보고 왔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고,게임이라는 장르는 이미 매우 대중화돼 있었다.하지만 호치민 시내에서 만나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대중성과 달리 시장은 아직 매우 작은 상태다.

 올해 3500만달러 규모가 예상되고 있고 내년에는 4500만∼5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시장 규모만 따져도 작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10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하지만 성장성 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4년까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한국의 1995∼1996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한국보다 온라인게임측면에서는 8∼9년 정도 뒤져 있다.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05년부터다.중국 온라인게임 ‘Swordman Online’을 비나게임(Vina Game)이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2005년 시장 규모는 불과 300만 달러.지난해 2000만 달러로 커진 시장이 올해 35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속도는 매우 빠르다.


 

 한국에서도 그랬고 중국이나 미국에서 지금 그러하듯이 베트남에서도 온라인게임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이유는 간단하다.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베트남 기업들의 80%는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정도다.아직 일반 가정에서 인터넷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회사 사무실이나 시내 곳곳에 있는 인터넷샵(한국식으로 말하면 PC방)에서 언제든 인터넷,게임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인터넷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원인으로 꼽힌다.베트남 정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70%가 35세 이하 청년층으로 구성돼 있다.이중 인터넷 인구는 약 20%인 1600만명 정도다.게이머는 이 중 3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내년에는 인터넷 인구가 2300만명으로 늘어나고 게이머는 500만명 가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트남 온라인게임업계의 기대다.

 베트남 온라인게임 시장이 확산될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지금은 호치민,하노이 등 대도시 위주로 국한된 인터넷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확산되는 속도와 인터넷 이용자의 증가율이 지금처럼 빨리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확실하지 않다.한국과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산업은 초고속통신망 구축이 중요하고 이것은 상당 부분 정부의 의지에 의해 이뤄지곤 한다.인터넷 확산이 지연된다면 베트남의 온라인게임 산업의 미래를 점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공산당 서기장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기 밝힌 사료는 없지만 베트남에서 만난 업계의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의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베트남에서 인터넷,온라인게임사업 등을 하고 있는 태국 기업 아시아소프트 Gerry Ung 이사는 “베트남이 경제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확실히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인터넷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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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사 10년래 최대 위기

게임이야기 2008. 2. 16. 18:57 Posted by wonkis

‘한국온라인게임은 지금 게임산업사 10년래 최대의 위기’
 17일 서울 강남 대치동 서울국제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아시아온라인게임컨퍼런스’에서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온라인게임은 지금 게임산업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시장은 크게 확대되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게임 메이커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콘텐츠경영연구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이번 컨퍼런스는 ‘아시아 온라인게임,미래를 꿈꾸다’라는 주제로 열렸지만 ‘위기의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공감대와 이에 대한 대책,대안 위주의 논의가 이뤄졌다.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세컨드라이프,커뮤니티 등 다른 서비스가 온라인게임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고,콘솔게임 등 다른 장르의 게임들도 온라인게임과 접목되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즉 한국 온라인게임이 성장했던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기조 연설을 맡은 권준모 게임산업협회 회장(넥슨 대표)은 “온라인게임의 정의와 범주에 대해 다시 검토를 해야할 때라고 할 정도로 지금 게임업체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발표했다.권 회장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다른 장르의 도전 등에 직면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나 교육,사회 공헌 등까지 모두 반영한 새로운 게임 철학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게임은 싸이월드와 같은 커뮤니티나 세컨드라이프같은 가상 현실 서비스와 경계가 모호해진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요시 신 일본 온라인게임부회 부회장은 “서비스적인 요소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하이브리드로 함께 진행되는 것이 지금 온라인게임의 상황”이라며 “일본에서도 시장의 큰 변화를 인식한 일본정부가 최근 도쿄게임쇼를 최초로 지원하는 등 게임 육성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교수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일본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는 현실을 지적했다.아울러 미국,중국,일본의 거대 자본들이 게임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온라인게임의 주도권이 한국에서 해외로 넘어갈 가능성을 언급했다.위 교수는 “지금 한국 온라인게임의 위기는 글로벌 전략,기술 전략,제품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지 못한 전략 부재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게임업계가 자본 육성에 앞장서고 중소 개발사를 키우는 데 주력해야 온라인게임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아직 적절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컴퍼니를 꿈꾸는 한국게임업체들의 미래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NHN이 일본에서 게임포털로 일정한 입지를 구축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실적이 없다.중국에서 NHN은 아직 힘겹게 경쟁하고 있고,그 밖의 다른 플레이어들은 거의 없다시피하며 미국과 일본에서의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해외 진출 뿐 아니라 게임 콘텐프의 수출 자체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2002년 25편이 수출됐는데,지난해에는 17편이 수출돼 오히려 게임 수출은 줄어드는 추세다.일년동안 만들어지는 게임 수도 2004년 627개를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김정수 조이맥스 이사는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직접 퍼블리싱 및 해외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며 “급성장하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이 판가름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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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NHN재팬은 창업자인 천양현 대표를 회장으로,부사장이었던 모리카와 이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지난 8월 김범수 NHN 창업자가 미국 법인 대표직에서 물러나 회사를 떠나기로 했을 때 향후 문태식 남궁훈 천양현 등 NHN에서 한게임쪽 인사들의 움직임 변화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NHN에서 한게임쪽 창업 멤버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었다.

 그 때 예상대로라면 천양현 대표가 회장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는 이번 발표는 김범수 사장의 퇴진과 함께 생각해야할 문제였고 향후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은 사건이었다.하지만 지난 7월에 천 대표를 만났을 때 그와 비슷한 느낌이 없었고 올 연말 일본에서 시작될 검색 서비스를 앞두고 천 대표가 검색 분야를 좀 더 관할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에서 온 손님을 만났다가 색다른 소식을 들었다.일본에서 천 대표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떠돌고 있다는 소식이었다.일본 인터넷업체에서 일하면서 한국을 자주 드나드는 이 인사를 어느 날 한국에서 만나게 됐다.그는 대뜸 “최근 천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국에서는 회장님이라고 하면 사장님보다 더 높으신 분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회장님이 됐다고 하면 회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죠.특히 회사를 창업해 열심히 하시던 분이 회장님이 되면 그 다음엔 고문을 거쳐 회사에서 완전히 나가시는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한국에서 생각하는 회장님과는 다르게 보는 거죠.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천 회장님의 인사에 대해서도 일본에서는 NHN재팬이 2세대로 접어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혹시나 생각하고 있던 가능성이 일본에서 사업하는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다.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든다.향후 일본에서 검색 분야를 다른 사람이 총괄하게 되면 이런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NHN이 정말 아무리 해외법인이라고 하지만 가장 매출이 큰 해외 법인을 외국인에게만 완전히 맡게둘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특히 아주 최근까지도 천양현 회장이 대부분 큰 문제를 직접 다 처리해왔다는 점에서 모리카와 대표의 역할이 얼마나 될 지도 미지수다.

 개인적으로는 천 회장의 사례는 김범수 대표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본인에게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알기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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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드림위즈 합칠까

뉴미디어 세상 2008. 2. 16. 18:54 Posted by wonkis

지난 6월 KTH 송영한 사장을 만났을 때 드림위즈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들었다.두 회사의 최근 스토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든 것은 최근 드림위즈 직원들이 KTH가 위치한 신대방동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자연스레 '두 회사가 단순 제휴 수준을 넘어서 합병으로 가나?'라는 의문이 들 만한 상황이다.

 사실 진작부터 송영한 사장의 복안은 드림위즈를 인수해 포털의 고정된 순위 판도에 작게나마 변화를 주려는 것이었다.송 사장 역시 드림위즈 인수 정도로 판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작게라도 현재 고착된 포털의 순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KTH의 대주주인 KT측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의 한 측근은 "아직 이찬진 대표로부터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많은 얘기가 밖에서 오가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으니 고민하고 있지 않겠느냐.하지만 아직은 그런 말을 본인이 꺼낸 적이 없고,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합병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모양새로 보면 KTH의 일방적인 구애에 가까운 듯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그렇지 못하다.KTH로서는 사실 드림위즈를 인수해도 별반 얻을 것이 없다.드림위즈의 서비스 중 현재 경쟁력이 있다고 볼 만한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인력도 중복되는 부분이 오히려 많다.

 무엇보다 서비스 연동을 개시한 뒤 KTH가 실제로 덕을 본 게 없다는 점이다.두 회사의 블로그 서비스 등이 연동된 뒤 오히려 드림위즈의 트래픽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연동 탓이라기 보다는 드림위즈의 서비스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순위 조사업체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올 4월만 해도 100만명을 훨씬 웃돌던 드림위즈의 일평균 방문자수는 이제 80만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KTH도 오랫동안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KTH-드림위즈의 합병은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두 회사의 수장들이 주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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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SK텔레콤의 미국 인터넷사업 법인 대표를 맡게 된 유현오 사장을 최근 만날 기회가 있었다.현재 SK텔레콤의 글로벌 인터넷 사업개발 단장(전무)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는 이달 중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서게 된다.SK그룹의 미국 사업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맡았으니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하건만 표정을 밝아 보였다.머리가 많이 자라 ‘머리를 기르시나 보다’하고 물었더니 ‘최근 한 두달여 정도 머리 자를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자꾸 새로운 일만 하는 인생
 유현오 사장은 “자꾸 새로운 일만 하는 인생이다”라며 웃었다.유공에 입사해서는 난생 처음 통신업무를 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정보통신 분야로 박사를 받고 들어와 막상 통신업체에 들어오니깐 이번엔 인터넷 사업을 총대를 메고 나섰다.인터넷 사업이 어느 정도 무르익자 이번엔 광활한 미국 시장에서 가서 새로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그냥 팔자려니 생각하니깐 담담합니다.”
 SK텔레콤의 미국 인터넷 시장 개척을 담당했지만 아직 법인 설립도 안 된 단계다.유현오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팔로 알토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홀딩 컴퍼니 법인을 설립한다.한국에서 준비 작업을 한 뒤 미국에 건너가 마무리할 예정이다.


10명의 특공대와 함께
유현오 대표는 SK컴즈 대표를 맡았던 시절 키워왔던,또는 함께 일했던 믿을 만한 인물 10명을 간추려 함께 간다.일종의 특공대다.10명이면 좀 숫자가 적지 않을까?일단 홀딩컴퍼니라서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또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을 하기에 앞서 시장 조사와 인프라를 닦기에 적합한,영어에 능통하고 빠릿빠릿한 인물들로 구성됐고 이런 일을 할 때는 인원이 너무 많은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인터넷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지만 그 외 SK텔레콤이 미국에서 하고 있는 유무선 사업은 그가 건드리지 않는다.힐리오 등은 제외된다는 소리다.일단은 싸이월드를 포함해 미국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의 가닥을 잡는 것이 그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실패는 두렵지 않다.
 현재 미국 시장 현황은 어떨까?인터넷 시장은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싸이월드는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유현오 사장도 이 부분은 인정하고 있고 현재 뚜렷하게 이런 상황을 뒤집을 묘책은 보이지 않는다.마이스페이스닷컴,페이스북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SNS 서비스로서 싸이월드의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서비스의 성격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과금 방식에 있어서도 싸이월드가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넥슨이 성공적으로 부분유료화모델( 마이크로 페이먼트 시스템)을 시도해왔지만 그 밖에 다른 한국 인터넷 업체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결제 문제를 놓고 가장 고심하고 있다.시스템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장벽을 넘는 것도 숙제다.
 그래도 유현오 사장은 실패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도전 자체로 의미가 있고 실패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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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PC방 등록제와 관련,등록제 자체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건축법 상의 면적 제한이다.지난해 5월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2종근린생활시설에서 PC방을 포함한 게임장의 영업 면적을 150㎡ 이하로 제한한 것이다.PC방이 자유업일때는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이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등록제가 되면서 요건이 되 버린 것이다.

 현재 전국의 PC방 중 70% 이상이 전부 이 면적을 초과한다.이 중 법이 개정된 지난해 5월 이후에 설립된 PC방만 해도 1000개는 넘을 거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PC방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본다면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규제다.누구나 이 법을 보면 ‘아니 도대체 PC방에 왜 면적 제한을 가하는거지?’라는 의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PC방 업주들도 마찬가지다.오죽하면 처음 이 내용을 접한 PC방 프랜차이즈 사이버파크를 운영하는 밸류스페이스 최연욱 사장이 행정 소송을 준비했을까.명백하게 영업 자유와 재산권의 침해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 법은 PC방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무조건 때려잡아야 한다는 발상에서 나왔을 것이다.건교부 담당자와의 통화는 이런 의문을 해소시켜 줬다.담당 주무관은 일단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는 전제를 달고(담당 사무관이 가장 잘 아신다고 했다),“성인PC방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의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이들의 주택가 창궐을 막기 위해 규제책이 필요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성인PC방,바다이야기,PC 모두를 동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정상적으로 영업해왔던 대부분의 PC방 주인들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성인PC방이나 사행성 게임장이 문제니 아예 PC방이란 존재 자체를 앞으로 설립 못하게 하는 게 좋겠다는 발상이다.축구장에서 공차다가 사람이 죽었다고 축구장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인데,게다가 PC방과 바다이야기는 전혀 사업목적과,방식,주소비대상 등 모든 면에서 다르다.

 사실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하면 코웃음밖에 칠 수 없는 사안이다.발상 자체부터 터무니 없다.인터넷,게임을 담당하는 CJ투자증권의 심준보 연구원은 “면적 제한으로 성인PC방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원래 성인PC방은 도박만 하는 곳이기 때문에 좁아도 상관없고,등록제도 신경쓰지 않는다.2-3개월 불법영업하다가 철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하지만 PC방들은 죽을 맛이다.대형화를 해야 살아남기 때문에 점차 덩치를 키운 곳이 많다.좁아서는 수지타산이 맞지가 않는다.즉 지금의 규제책으로는 성인PC방의 예방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동네의 우량하고 럭셔리한 PC방은 다 사라지고,좁아터진 PC방만 남을 수 밖에 없다.결론은 PC방은 이 땅에서 사라져라는 것이다.

 PC방을 아주 싫어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PC방이 정말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나도 PC방을 대단히 사랑한다거나 PC방이 없으면 세상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하지만 PC방에 대한 그런 가치판단은 이번 문제와는 상관없다.어쨋든 대부분 불법적이지 않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쭉 해오고 있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법을 만들어 들이밀며 그만두라는 조치는 지나치기 때문이다.그런 발상 자체에 분노하는 것이다.PC방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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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게임의 굴욕?

게임이야기 2008. 2. 16. 18:51 Posted by wonkis

최근 중국의 완미시공이라는 게임업체가 만든 완미세계라는 온라인게임이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했다.소식을 듣자마자 올해 한국에서 출시된 게임들의 성적이 궁금해졌다.게임트릭에서 찾아보니 올해 한국에서 현재까지 서비스(오픈 베타 기준)가 시작된 신규 게임들이 51개라고 한다.작년보다는 감소했지만 올해도 많은 수의 게임들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완미세계보다 나은 성적을 낸 게임이 얼마나 있을까?

 놀랍게도 51개를 통털어서 달랑 1개 밖에 없었다.그것도 아주 최근에 서비스를 개시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창천’이 유일했다.‘미르의 전설’시리즈 개발자로 명성이 높은(특히 중국에서) 박관호 사장이 오래간만에 들고온 컴백 작품인 창천은 지난 달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으며 동시접속자수가 3만7000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그야말로 한국 온라인게임의 굴욕이다.항상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을 운운하면서 게임성과 그래픽,흥행성 등 모두에서 WOW를 제외하고는 적수가 없다고 자신만만해왔던 한국 온라인게임이지만 한 수도 아니고 두,세 수 아래라고 폄하하던 중국 게임에 보기좋게 일격을 당한 셈이다.사실‘창천’마저 없었으면 굴욕이 아니라 한국 게임의 좌절이 될 뻔 했다.
 현재까지는 창천이 그나마 한국 게임의 얼굴을 좀 살려줬다고도 할 수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올해 나온 게임 중에 2만은 고사하고 동시 접속자수 1만명을 넘긴 게임은 레드덕의 ‘아바’,엠게임의 ‘홀릭’밖에 없다.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온라인2’는 한때 1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너무 빨리 퇴보해 잊혀졌다.

 사실 앞서 최근 2년 동안 히트작이 나오지 않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그런 상황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태는 심각하다.그동안 중국 게임은 상대가 되질 못한다라는 막연한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완미세계는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기존의 게임 공식을 답습하고 기술적인 측면의 하이 퀄러티에만 집착하고 있는 사이 완미세계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끌 만한 독특한 요소를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마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리니지’의 게임성을 한데 섞어 놓은 듯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특히 MMORPG로는 드물게 비행시스템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요즘 새로 출시되는 한국 온라인게임들의 면면을 보고 이들의 흥행과 작품성을 보면서 위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나만이 아닐 것이다.그리고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한국이 온라인게임에서 최고다’라는 꿈에서 깨어나는 수밖에 없다.지난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2006에서 넥슨재팬 데이비드 리 사장을 만났을 때 그가 한 말이 생각났다.

 “한국 개발사들이나 게임업체들이 아직도 한국 온라인게임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자부심은 좋지만 그런 생각에만 사로잡혀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를 못보고 못듣는지를 생각하면 화가 날 정도입니다.이젠 이런 생각에서 벗어날 때입니다.일본,미국은 물론이고 우리가 그렇게 얕보는 중국도 결코 우리보다 한참 아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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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사장은 유희동 실장을 분대장(?)으로 한 6명의 특공대를 한게임재팬에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이 역시 한국에서 한게임 유료화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유료화를 시작하고 나서 초반에 확실히 분위기를 잡아놓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한 것이다.

 2002년 11월 11일 어느새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운 날씨 속에 유희동 실장이 거느린 6명의 특공대원들이 베낭 하나씩만 달랑 메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유희동 실장이 총괄을 하고 게임개발자 3명,빌링을 담당한 사람이 1명,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 1명 등으로 구성된 멤버였다.거주지 마련 등 기본적인 것도 거의 준비하지 못한 채 긴급하게 결정된 사안이었다.이들은 처음 한달 동안은 사무실이나 근처 여인숙 같은 곳에서 숙박을 취하면서 힘들게 생활해야 했다.

 김범수 사장이 특별 조직한 이 특공대는 이후 10개월동안 일본에 머무르면서 한게임재팬의 기본적인 시스템과 유료화 구조,네트워크 등을 구축했다.지금의 NHN재팬은 이때 만들어진 시스템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유희동 실장은 그 이후 한국에 돌아갔다가 다시 가족들을 데리고 2004년에 일본으로 돌아와 지금은 일본에서 완전히 정착해서 살고 있다.이 특공대가 당시 교육했던 일본인 다쿠마 상이 지금도 NHN재팬의 게임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특공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막 유료화를 시작한 일본 한게임의 수익 모델을 안정화시키는 것이었다. 2002년 10월 유료화를 시작한 일본의 한게임은 한국에 비해선 훨씬 못 미치는 유료화 성적을 내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돈이 들어오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결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한 시기였다. 한게임재팬이 확실하게 자립할 수 있어야 한국의 한게임도 부담없이 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게임재팬은 초창기에는 그냥 한국게임들을 그대로 올려놨었다.한국의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던 게임들을 언어만 바꿔서 올려놓는 식이었다.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현지에서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했다.유희동 실장을 주축으로 한 6명은 오자마자 한게임재팬의 아바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꿨다.아바타를 클라이언트단이 아니라 서버쪽에서 저장해서 바로 불러 오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이로 인해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끔 환경을 구축했다.

 “처음에는 모듈이 2개가 있었습니다.대기실을 누르면 창이 또 뜨는 시스템이었죠.당시 한국에서 넷마블이 하나로 된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우리도 그것을 벤치마킹해 일본 시장에 적용했습니다.동시접속자수가 단숨에 1만명까지 올라갔고 2003년초에는 1만명을 넘겨 1만2000명까지 급상승했습니다.”
 유희동 실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02년 일본에는 게임개발자가 2명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유희동 실장은 아쉬운 대로 직접 직원들을 교육을 시켰지만 결국 2003년에 여자2,남자 1명으로 구성된 웹개발팀이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파견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특공대는 한게임재팬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과금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아울러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고 백업할 수 있는 내부 의사 결정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도 했다.

 특공대가 다녀간 이후 한게임재팬은 기준이 달라진 회사가 됐다.이후 하늘처럼 높아만 보였던 야후재팬의 게임 사이트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여기에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되자 목표를 정해놓고 이의 달성을 위해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됐다.이 시기에 천 대표는 또 한번의 큰 모험을 했다.아직 채 성장하지 않고 직원들도 아직 많지 않던 시기였지만 일본 도쿄 시내에서도 유명한 에비수가든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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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유료화를 생각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돈이 다 떨어졌기 때문에 유료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하지만 동접 4800명은 일본에서도 유료화를 하기에 쉬운 조건은 아니었다.

 가장 힘든 것은 직원들을 설득하는 거였다.직원들조차 아바타 유료화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자기 자신조차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논리를 세워서 남을 설득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사실 천 대표도 한국에서 성공한 그 모델로 일본에서도 된다는 것을 확신할 수는 없었다.비즈니스에 확신이란 건 없기 때문이다.결국 그것이 대표이사라는 자리의 무거움인 것 같다.그래도 한국에서의 경험이 있다는 것은 역시 좋은 일이었다.한국에서의 경험과 유료화의 진행 과정은 김범수 대표와 김정호 대표가 수시로 전해줬다.
 그리고 천 대표는 사내에서 직원들과 계속 입씨름을 했다고 한다.

 “사장님,솔직히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인데요,집 파일(zip file;판매용 아바타를 묶어놓은 파일) 팔아서 도대체 얼마나 돈이 될까요? 사장님의 지시를 받아 이걸 기획하고 있지만 제가 물끄러미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는 이걸 결코 구매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맞아요.제가 여기 오기 전에 게임회사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이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살 마음이 들지 않으면 남도 사지 않는다‘는 겁니다.우리는 사활을 걸고 이것을 준비하는데 성공 가능성이 너무 낮지 않은가요?”

 천 대표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수긍이 가는 말입니다.사실 맞는 말이구요.기본적으로 마케터들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하지만 저는 그냥 밀어 붙였습니다. 직원들도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그냥 따라올 수 밖에 없었죠.그래서 직원들을 이렇게 설득했습니다. ’여러분이나 나같은 30대들은 돈을 쓰지 않겠지만 10대 20대들은 다르지 않을까? 우리는 문구점 가서 장난감 안 사지만 10대들은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상 세계에서의 자신의 존재를 만드는 아바타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유료화 초기 목표는 하루 매출이 100만엔을 넘어서는 것이었다.쉽지 않았다. NHN재팬이 선택한 유료화 모델은 아바타였다.한국에서는 이미 2001년 네오위즈,한게임 등이 성공한 모델이었다.

 유료화 첫날. 4800명에 불과한 동접수에 비해서는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첫날 하루동안 70만 엔의 수입이 들어왔다.많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돈이 들어오는 것을 본 뒤 천 대표는 바로 김범수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이날 상황을 김범수 사장이 직접 전한 적이 있다.

 천양현 대표는 잔뜩 흥분한 상태였습니다.전화 너머로도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흥분한 것을 느낄 수 있었죠.유료화가 성공한다는 것이 한게임재팬의 독자적인 생존을 좌우하는 것이였기에 당연하기도 했지만 한국 게임업체가 해외에서 독자적인 과금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국에서 한게임이 유료화를 했던 과정과 비슷했다.첫날만 그랬고 이후 계속 수입이 감소했다. 15만 엔에 불과한 날도 있을 정도로 어려운 나날들이 계속됐다.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 한게임을 통해 경험해 봤기 때문에 심하게 당황하지는 않았다는 거였다.

 유료화를 한 뒤 첫날 이후로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아직 무료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갑을 열 만한 새로운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그 다음 단계에서 필요했다.이 때가 천 대표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고민은 너무 많았지만 생각을 너무 해 머리가 쉬지 않는 특이한 병에 시달리기도 했다.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어도 머리가 쉬지 않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원형탈모증에 걸려서 고생도 했다.하지만 무엇보다 특히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 그에겐 가장 힘든 점이었다.아무래도 일본인 직원들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상황을 지켜보던 김범수 사장이 천양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2002년 10월 말의 일이었다.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가 왔음을 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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